2000년대생 선수들의 도쿄 올림픽 이야기

 


2000년대생 선수들의 도쿄 올림픽 이야기

도쿄 올림픽을 한국의 MZ세대 선수들이 ‘쿨림픽’으로 만들었다. 결과에 상관없이 경기를 즐길 줄 알고, 패한 상대 선수에게 포옹을 건네며, 팬들을 위해 귀국길 브이로그를 찍는다. 그 주역은 2000년대생 장준, 박지현, 조성재, 안세영, 신유빈! 그야말로 스포츠의 New Beginnings!

재킷과 블라우스는 에트로(Etro), 데님은 마쥬(Maje), 레이어드한 진주 네크리스는 타사키(Tasaki), 골드 체인 네크리스는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이어링은 구찌(Gucci).


드레스와 네크리스, 이어커프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이어링은 구찌(Gucci).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와 톱, 레깅스, 부츠, 네크리스는 발렌시아가(Balenciaga).

삐약! 신유빈의 인생 기합

도쿄 올림픽 이후 신유빈은 ‘국민 여동생’으로 불린다. 14세 11개월에 한국 탁구 역대 최연소로 국가 대표에 발탁돼 17세에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다. 개인 단식 32강부터 화제였다. 자신보다 마흔한 살 연상인 룩셈부르크의 노장 니샤렌을 이겼다. 니샤렌은 중국 국가 대표 팀 출신으로 세계 대회 메달리스트다. “초반엔 조급했지만 천천히 하자, 줄 것 주고 할 것 하자고 생각하니 경기에 여유가 생겼어요.” 니샤렌은 경기 후 “신유빈은 새로운 스타이며 기술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신유빈이 꼽은 기억에 남는 또 다른 경기는 단체전 8강. 전지희, 최효주 선수와 함께 출전했지만 독일에 2 대 3으로 역전패했다. 경기 후 신유빈은 눈물을 보였다. “언니들이 잡아준 경기를 제가 마무리하지 못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탁구 선수로서 이런 응원은 처음이라 보답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울었나 봐요.”

톱은 오프화이트(Off-White), 진주 펜던트 골드 네크리스는 타사키(Tasaki), 레이어드한 다이아몬드 세팅 네크리스는 프레드(Fred).


드레스와 네크리스, 이어커프, 링, 슈즈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다이아몬드 세팅 사쿠라 골드 링은 타사키(Tasaki), 이어링은 구찌(Gucci).

신유빈의 진심을 아는 팬들은 그의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응원 댓글을 달았다. 인스타그램은 훈련 모습과 함께 17세 소녀의 평범한 일상과 패션 스타일로 팔로워가 늘어 현재 15여만 명이다. “팔로워가 벌써요? 올림픽 후에 가족과 떠난 제주 여행에서도 알아봐주는 분이 있어서 얼떨떨했어요. 저를 좋아해주시다니!” 팬의 요청으로 귀국길 브이로그를 찍은 것이 계기가 되어 유튜브 채널 ‘삐약 유빈’이 개설됐다. 삐약은 신유빈이 경기 중에 넣는 기합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제가 노란 유니폼을 입어서 더 ‘삐약’으로 들렸나 봐요. 다음엔 검은색을 입으려고 했는데 결국 노란색을 입었어요. 지금은 삐약이란 별명이 친근해요.” <보그> 촬영 때는 MBC <놀면 뭐하니?> 녹화도 있었다. 신유빈은 2014년 열한 살에 국가 대표 상비군 탁구 선수로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적 있어 유재석과의 재회로 화제다. 다섯 살 때는 탁구 신동으로 SBS <스타킹>에 출연했다. “부끄러워서 그 영상은 못 보겠어요. 강호동 아저씨께 뚱뚱하다고 말해서 지금도 죄송해요.”

톱은 오프화이트(Off-White), 스커트와 벨트는 알라이아(Alaïa), 진주 펜던트 골드 네크리스와 다이아몬드 세팅 골드 링은 타사키(Tasaki), 레이어드한 골드 브레이슬릿과 다이아몬드 세팅 네크리스는 프레드(Fred).

올림픽이 끝나면 휴식 겸 영광을 즐겨야 마땅하지만, 신유빈은 훈련과 함께 이 일정을 감당하고 있다. 8월 17~19일 무주에서 열리는 2021 세계 선수권 파이널스에 출전할 대표 선수 선발전을 준비 중이고, 방역 상황에 달렸지만 일본 프로 탁구 T리그의 2021-2022 시즌을 뛰기 위해 훈련 중이다. 여행도 좋아하고, 기분 전환을 위해 쇼핑도 가고 싶지만 어느 정도는 참아야 한다. “좋아하는 떡볶이, 간장게장은 잘 먹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신유빈은 자신의 장점으로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될 때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꼽았다. 힘든 훈련도 웃으며 해왔다. “어차피 해야 한다면 즐겨야죠. 가끔 못 견딜 만큼 쌓이면 크게 울고 다시 훈련해요. 탁구가 그만큼 좋거든요.” 하지만 인생 목표는 더 크다.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지만, 탁구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픈 친구들에게 기부도 하고 주위에 베풀며 어우러지는 삶을 살고 싶어요.”

조성재가 유영하는 법

“아쉽죠. 결과에 대해서는 아쉬운 것밖에 없어요. ‘왜 저것밖에 못 나왔지? 평소만큼만 했어도 결승에 가는 건데.’ 그날따라 컨디션이 안 따라줬어요. 자신감도 없었고,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나 봐요.” 올림픽 남자 100m 평영에서 조성재가 터치 패드를 누른 시간은 59초 99. 1분의 벽을 깨고 예선 4조 1위로 들어왔지만 다른 조에서 16명의 더 빠른 선수들이 나왔다. “저에겐 아직 시간이 많아요. 서른 살 넘어 2032년 올림픽까지 나가는 게 목표예요. 세계 신기록 세우고 금메달 따야죠.” 다행이다. 조성재가 지나간 버스에 미련을 두는 성격은 아니라서 말이다.

레더 바이커 재킷은 로에베(Loewe), 모자는 2 몽클레르 1952(2 Moncler 1952), 레깅스는 몽클레르 컬렉션(Moncler Collection), 네크리스는 펜디(Fendi).

화이트 레더 트렌치 코트, 지퍼 디테일 레더 팬츠, 슈즈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조성재는 수영을 하던 누나를 따라 처음으로 물에 들어갔다. 물이 좋아 시작한 취미가 인생을 바꿨다. 날 때부터 아쿠아맨은 아니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중상위권의 평범한 선수였다. 서울체고 2학년 때 하영일 코치를 만나며 선수 인생에 변곡점이 생겼다. “코치님 덕분에 영법이 많이 바뀌었어요. 기록 단축에 큰 도움을 주셨죠. ‘수영이 재미있구나’ 하는 걸 그때 알았어요. 다른 건 몰라도 이 인터뷰는 꼭 나갔으면 좋겠어요.”

조성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태극 마크를 달았다. “터치 패드를 찍고 들어왔는데, 제 이름이 전광판에 있었어요.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질렀죠. 어릴 때부터 국가 대표가 되는 게 목표였으니까.” 처음 참가한 올림픽도 낯선 경험이다. “비행기를 타면서부터 실감이 나더라고요. 도쿄에 도착해 수영장에 오륜기가 걸린 걸 보고 소름이 돋았어요. ‘드디어 올림픽에 왔네!’ 어릴 때 꿈꾸던 모습이 눈에 펼쳐진 순간이었죠.”

승부욕 역시 지금의 조성재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연습할 때 기록이 안 나오면 극도로 예민해져요. 올림픽 때 숙소를 같이 쓰던 친구도 말하더라고요. 엄청 예민하고 날카로웠다고.” 마음을 다잡는 방법은 아직도 찾는 중이다. 이번 올림픽 기간에는 유튜브로 ‘마음이 안정되는 음악’, ‘불교 경전’ 등을 들으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요즘 관심사에 대해 묻자 “롤(리그 오브 레전드)이에요. 저 얼마 전에 다이아 찍었어요”라고 답했다. 스무 살다운 대답이다. 조성재가 수영만큼 좋아하는 건 역시 게임이다. “또래 운동선수 중에 톱 10에 들걸요?” 그의 눈에 생기가 돈다. 신발 끈을 느슨하게 풀어 헤친 아디다스 이지부스트를 신고 있어서 패션에 대해 물었다. “작년에 이지에 꽂혀 세 켤레나 샀어요. 한 켤레는 안 신어서 중고나라에 팔았어요(웃음). 패션, 좋아하죠. 깔끔하게 입는 걸 좋아해요.” 어쩐지, 그의 영법도 군더더기가 없었다. 최근 조성재는 카메라에도 ‘빠졌다’. 올림픽이 끝나고 우연히 들른 전자 기기 매장에서 카메라의 ‘찰칵’ 소리에 매료돼 그 자리에서 덜컥 구매한 것이다. 지금은 닥치는 대로 셔터를 누르며 사진의 재미를 알아가는 중이다. “작년에는 기타를 쳤어요. 잘 치진 못해요.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칠 수 있을 정도 수준? 이런저런 취미를 갖는 게 제 ‘멘탈’ 관리에 도움이 돼요. 너무 수영에만 빠져 있는 것보다 훨씬 낫더라고요.”

올림픽이 끝났건만 조성재는 쉴 틈이 없다. 일주일 휴식 후 바로 제주로 내려간다. 전국체전 준비에 돌입해야 하니까. 체전이 끝나면 아시안게임이 기다린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인데, 물속에서 너무 빨리 철이 든 걸까. 도리어 운동하는 게 쉬는 거라며 찡긋 웃는다. “물이 제일 편해요. 오롯이 저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안세영의 후회 없는 스무 살

“정말 후회 없을 만큼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지난여름의 안세영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둔 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한 덕분에 컨디션이 좋다는 걸 스스로 느낄 만큼 자신 있었다. “스무 살에 겪는 올림픽은 살면서 한 번뿐이잖아요. 긴장만 하지 않으면 잘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국가 대표 선발전 전승 기록, 한국 선수 최초 2019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 올해 BWF 월드 투어 우승 등 수많은 기록을 세우며 성장한 2002년생 ‘셔틀콕 천재’의 올림픽 첫 무대. 여자 단식 세계 랭킹 8위인 그녀에게 한국이 거는 기대는 당연했다. 조별 리그 1차전부터 이어진 16강전까지 세트 스코어 2 대 0으로 끝낸 안세영의 플레이는 침착하면서도 끈질긴 그녀 특유의 스타일이 살아 있었다. 무릎이 까지든, 발목을 접질리든 툭 털고 일어나 끝까지 셔틀콕을 쫓아가는 투지에 사람들은 빠져들었다. 8강전에서 세계 랭킹 1위 중국 천위페이를 만나 도쿄에 더 이상 머물지 못했을 때조차 오히려 세상 사람들은 다음 올림픽을 기대할 만큼 ‘안세영다움’은 멋졌으니까.

블루종과 데님은 디올(Dior).

“그래도 아쉬워요. 올림픽이 아직 안 끝난 것 같기도 해요.” 올림픽이 끝난 지금, 끝나지 않은 건 안세영의 훈련 루틴뿐이다. 귀국 후 코로나 검사를 위해 딱 하루 격리하고 스스로 소속 팀(삼성생명) 훈련에 돌입했다. “운동은 하루 쉬면 다시 시작하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 하루 쉬면 이틀 쉬고 싶고, 이틀 쉬면 사흘 쉬고 싶고… 그게 싫어서 가능하면 매일 하려고 해요.” 여섯 살 때 처음 라켓을 쥐고, 초등학교 1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해 만 15세에 최연소 국가 대표가 된 이후 더 깊이 있게 이어온 훈련의 시간이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운동을 하고 주말이면 가족이 있는 광주로 향하는 스케줄이다. 집에 가서도 홀로 45층 아파트 계단을 뛰어오르거나 전남대학교 운동장을 뛰며 하루를 채운다. 올림픽이 끝나면, 딱 한 잔 해보고 싶다던 맥주도 아직 못 마셨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정말 느낀 게 많았어요. 아직 국가 대표 주전을 하기에는 부족하구나 싶었죠.” 태극 마크를 달고 임한 첫 경기 상대도 천위페이였다. 2 대 0으로 눈물을 머금었다. “정말 많은 분이 응원하고 계시다는 걸 느꼈는데도 15 대 8, 20 대 13… 점점 점수 차가 벌어지니 포기하게 되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빨리 끝날지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어렸으니까, 그게 정말 창피했어요.” 경기 직후 인터뷰할 때마다 울먹이는 이유는 함께 고생한 코칭스태프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지 손에 쥐지 못한 메달 탓이 아니다. “장영수 코치님이 새벽이고 밤이고 제가 훈련하고 싶다면 시간 맞춰 매번 나와주셨거든요. 훈련밖에는 답이 없어서 그랬는데. 경기 결과가 나쁘면 그 생각부터 나서 힘들어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안세영은 성장했다. 어릴 때부터 써오던 훈련 일지는 이제 경기 분석으로 내용이 바뀌었고 주위의 기대도 즐긴다. “‘천재 소녀’, ‘기대주’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정말 좋아요. 처음에는 잘해야겠다는 마음에 칭찬을 부담으로만 느꼈어요. 그런데 스무 살이 된 뒤 달라졌어요. 은근히 관심받는 거 좋아하거든요(웃음).”

레드 컬러 니트 터틀넥은 에트로(Etro), 진주 네크리스와 옐로 골드 진주 이어커프, 옐로 골드 진주 링은 타사키(Tasaki).

경기 중 뉴스나 SNS 댓글, 팬들이 만들어준 영상도 찾아본다. 자신이 몰랐던 단점도 깨닫고 장점으로 자신감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래도 때로 결과에 따라 흔들리는 마음이 복잡할 땐 별을 본다. 원래는 베이킹이 취미인데 진천선수촌에선 빵을 만들 수 없으니 카메라로 이것저것 사진을 찍으며 머리를 식히고 다시 뛰었다. 그런 식으로, 안세영 스스로 프로다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중이다. “제 경기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환호할 때 제일 행복해요. 그때 쾌감이 정말 커요. ‘할 수 있을 때 하자’는 마인드거든요. 앞으로 뭔가 대단한 목표보다 아직 다 해보지 않은 세계 대회 우승부터 차곡차곡 해보려고요.” 그래도 하나 더 갖고 싶은 꿈은 없는지 물었다. “나중에 제 이름을 단 경기장은 하나 만들어보면 좋지 않을까요? 운동하고 싶을 때 언제든 할 수 있게요.” 경기장 밖, 그녀의 목소리는 작지만 솔직하고 거침없다. 바로 지금, 스무 살 안세영이므로.

태권도 정신처럼 단단한 장준

장준의 SNS 팔로워는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네 배 이상 늘었다. 동메달을 손에 든 사진이 피드에 올라오자 순식간에 댓글 수백 개가 달렸다. 그중 장준의 ‘대댓글’이 눈에 띈다. “DM으로 축하한다고 정말 많이 연락을 주셨는데 꼭 답장 드릴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이라는 수식어를 두 번 사용했고, 힘주어 ‘꼭’이라는 말로 기다리는 팬을 안심시켰다. 지금도 장준은 쉬지 않고 답장을 하는 중이다.

스터드 페이스 마스크와 니트 톱은 셀린느 옴므 바이 에디 슬리먼(Celine Homme by Hedi Slimane).

 

블루종, 셔츠, 쇼츠, 삭스, 슈즈는 구찌(Gucci).

효와 예를 중시하는 태권도지만 세상 모든 태권도인이 다 장준 같을지 궁금해졌다. 조금 느리지만 또박또박 이야기하고, 표정이 다양하진 않지만 눈빛은 언제나 진심이다. 아는 체를 해오는 모든 이에게 깊이 고개 숙여 하는 인사도 몸에 익어 보였다.

일곱 살의 장준은 형이 하는 건 뭐든 좋아 보였다. 형의 태권도장을 무작정 따라간 날이 태권도와의 첫 인연이다. 열한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태권도 지도자였던 지인에게 아들의 실력을 알린 것이 선수 장준의 본격적 시작이었다. 아버지의 선견지명이 오늘의 장준을 만든 셈이다. 2018년 열아홉 살 장준은 본격적인 ‘장준 시대’를 만들어간다.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1위, 금메달, 챔피언을 석권했다. 이듬해에는 세계태권도연맹 갈라 어워즈가 선정한 올해의 남자 선수상을 탔다. 단 한 명에게만 출전 기회(-58kg급)가 주어지는 도쿄행 티켓 역시 그의 차지였다. 1등이라고 자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첫 올림픽 출전이라고 흥분하거나 중압감을 느끼지 않은 이유 역시 고요한 호수 같은 성격 덕분이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이 다가오자 ‘어금준(어차피 금메달은 장준)’의 무게가 전신을 짓눌렀다. 태권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고백한다.

슬리브리스 실크 톱과 팬츠는 디올 맨(Dior Men), 다이아몬드 펜던트 골드 네크리스와 볼드한 골드 링은 프레드(Fred), 스틸 워치는 티쏘(Tissot).

경기 당일, 컨디션 난조로 결국 준결승전에서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 선수에게 패하고 만다. “상대 선수는 각 상황에 따른 대처 방안을 철저히 준비해왔어요. 그가 더 잘했기 때문에 이긴 거예요. 당연히 축하해줘야죠.” 준결승전이 끝나자 장준은 칼릴 선수와 포옹했다. 이어 승리의 기쁨에 흐느껴 우는 튀니지 감독도 찾아가 축하의 포옹을 건넸다.

다이아몬드 펜던트 골드 네크리스와 다이아몬드 세팅 골드 링은 프레드(Fred).

태권도를 시작한 이후로 이기는 데 익숙한 그에게 패배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신기한 건 올림픽 기간 내내 그를 괴롭힌 중압감이 패배 이후 치유됐다는 사실이다. 그 후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장준은 헝가리의 오마르 살림 선수를 30점 차로 이겼다. 장준 스스로는 평소 기량의 절반밖에 발휘 못했다며 아쉬워했지만, 해설위원들은 태권도에서 가능한 모든 기술을 완벽하게 보여줬다며 극찬했다.

블루종과 셔츠는 구찌(Gucci).

장준은 동메달 수상자로서 태극기를 높이 들고 경기장을 돌 때 그간의 훈련 과정과 부모님, 은사를 떠올렸다. 과격한 경기 중에도 흥분한 적 없는 그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퇴장한 후 한참 울었다. 그 자리엔 고등학교 은사인 송명섭 코치도 함께였다.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송명섭 코치는 고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장준의 멘토였다. 장준은 그의 인품을 좋아하고 닮고 싶어 했다. 이미 물들어 있음에도 본인은 더 자신을 가다듬어갔다.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얻은 교훈도 마음과 관계 있다. “긴장과 부담을 덜어내는 마인드 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여유롭고 편안한 경기 운영이 장점인 그이지만 더 견고해지기 위해 전진할 것이다.

여자 농구의 내일이 된 박지현 

13년 만에 한국 여자 농구가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와 함께 예선 A조에 편성된 한국 팀은 안타깝게도 3패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세계 랭킹 19위인 한국 팀은 강호들과 근소한 점수 차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특히 4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패한 세르비아전에서 박지현은 다시 한국 여자 농구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도쿄 올림픽 이전에 이미 FIBA(국제농구연맹)가 선정한 ‘지켜볼 젊은 선수 10인’에 이름을 올린 그녀는 세르비아전에 선발로 출전해 팀 내 최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코트는 발렌티노(Valentino), 티셔츠와 레깅스, 농구공은 나이키(Nike), 네크리스는 로에베(Loewe), 이어링은 펜디(Fendi).

 

코듀로이 와이드 팬츠는 로에베(Loewe), 스니커즈는 발렌티노(Valentino), 버킷 햇은 펜디(Fendi), 스틸 워치는 티쏘(Tissot).

“대진표를 보고 걱정이 앞섰지만 금세 마음이 바뀌었죠. 상위권 선수들과 언제 겨뤄보겠어요? 두려움이 아니라 설렘을 안고 경기를 기다렸어요.” 주변에서 “30점 차만 아니면 돼, 20점 차로만 져도 잘한 거야”라고 할 때마다 박지현은 오기가 생겼다. “아직 상대하지 않았는데 왜 다들 우리가 진다는 건지… 부정적인 생각은 옳지 않아요. 경기를 위해 내 몫의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여겼죠.”

박지현은 도쿄 올림픽에서 얻은 성과를 팀원들과 전주원 감독에게 돌렸다. 전 감독은 엄한 편이지만 선수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보듬으며 팀을 이끌어왔다. 박지현은 팀 내 정신적 지주인 김정은 선수에게도 각별히 고마워했다. 김정은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한국 여자 농구가 올림픽 티켓을 쥐게 한 공신이다. “국가 대표 팀 전원 모두 좋은 분들이에요. 그들 옆에 있으면 덩달아 저도 좋은 선수가 돼가는 것 같아요. 팀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도 설 수 있었고. 팀 코리아죠!”

레더 바이커 재킷은 로에베(Loewe), 니트 베스트는 에트로(Etro), 레이어드한 브레이슬릿은 펜디(Fendi).

박지현은 열 살에 동네 친구 따라 유소년 농구 클럽에 등록했다. 중학생 유망주를 거쳐 숭의여고의 전승 행진을 이끌었고, 2018-2019 여자 프로 농구 신인 선수 선발에서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프로에 입성했다. 입단 후 정규 리그 15게임에 출전해 두각을 보인 뒤, 2019 정규 리그 시상식에서는 기자단 투표 101표 중 96표를 얻으며 스타 신인 선수상을 수상했다. 박지현의 농구 인생에 굴곡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자신감만으로 프로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훈련량도 어마어마했으며 입단하자마자 곧장 프로 경기에 투입된 점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특유의 단단한 성격으로 모두 이겨냈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드물었을 사진 촬영에도 박지현은 호리촌트에서 머뭇거림 없이 당당했고, <보그> 스태프와 스스럼없이 농담하는 여유도 보였다.

만약 농구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농구 안 했으면, 농구 했을 텐데요.” 박지현은 우문에 현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농구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으니까요”라고 덧붙였다. 10대 때부터 큰 주목을 받고, 태극 마크를 달았으며, 스물두 살인 지금 여자 프로 농구의 희망으로 여겨지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더 노력해서 언젠가 미국 여자 프로 농구(WNBA) 진출이란 꿈도 이루고 싶어요. 물론 어디서든 최선을 다할 거예요.” (VK)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 임시현 화보 B컷 공개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 6월, <보그>는 임시현을 만나 미리 축하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올림픽이 끝나면 무얼 할 거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죠.

“고요한 산책을 즐기며 올림픽을 치르면서 벌어진 모든 일을 차분히 돌이켜볼 거예요. 아주아주 큰 무대이고 준비 기간도 길었지만 실제 경기에 임하는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잖아요. 그 순간을 찬찬히 돌아보고 싶어요. 그런 미래를 만끽하려면 일단 멋진 결과를 만들어야죠!”

임시현은 그 미래를 기어코 현실로 만들어냈습니다. 단체전, 혼성전, 개인전까지,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전 종목에서 보란 듯이 금메달을 획득했죠. 임시현의 노력과 결실에 또 한 번 뜨거운 축하를 건네며, <보그>와 함께한 화보 B컷을 공개합니다. 그녀의 고요한 산책이 어느 때보다 충만하기를 바라면서요!

블랙 톱, 드레스는 페라가모(Ferragamo).
블랙 톱, 드레스는 페라가모(Ferragamo).
블랙 톱, 드레스는 페라가모(Ferragamo).
블랙 톱, 드레스는 페라가모(Ferragamo).

영양학자가 말하는 7가지 물 부족 징후

오늘 물을 얼마나 마셨나요? 혹시 물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지는 않았나요? 폭염으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요즘, 몸이 호소하는 수분 부족 신호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신호를 무시했다가는 심각한 질환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죠.

@jasminsarakatariina

인간의 몸은 약 70%가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는 하루에 최대 2.5L의 물을 몸 밖으로 내보냅니다. 대소변, 땀 등을 통해서 말이죠. 심지어 호흡을 통해서도 하루에 약 0.6L의 물이 빠져나갑니다.

이렇게 우리 몸에서 주기적으로 물을 내보내는데,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몸속 장기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하죠. 피부 탄력 저하나 비만을 초래하는 등 외모적인 부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Unsplash

물, 하루에 얼마나 마셔야 할까?

몸속 수분 균형을 유지하려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하는데요. 독일영양학회(DGE)에서는 성인의 경우 하루에 최소 1.5L의 물을 마실 것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권장량으로, 사람마다 필요한 수분 섭취량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 아울러, 식사 시 섭취하는 수분의 양에 따라 물 섭취량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mecahwirht

그렇다면 평소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있지 않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독일의 영양학 및 피부과 전문의인 렐라 아헬만(Lela Ahlemann)은 다음 일곱 가지 징후가 있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합니다.

1. 입이 마르고 갈증을 느낀다

수분 부족의 가장 전형적인 징후는 ‘갈증과 입 마름’입니다. 우리 몸은 수분량이 2%만 줄어들어도 갈증을 느끼기 시작하는데요. 렐라 아헬만은 “입안이 건조해지면 구강 점막의 면역 방어가 약화되어 감염에 취약해진다”라고 설명합니다. 물을 마시기 힘든 상황이라면 입안을 물로 헹구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소변의 양이 적거나 색이 진한 노란색을 띤다

소변 색을 확인하는 것은 수분 부족을 확인하는 가장 쉬운 자가 테스트 방법입니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 소변이 농축되어 짙은 노란색을 띠는데요. 평소에 비타민제 등을 먹지 않았는데 소변 색이 진하다면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3. 두통과 현기증을 자주 느낀다

머리가 윙윙거리거나 어지러움을 느낄 때 물을 마시면 좀 나아진다면? 수분 부족이 원인일 수 있는데요.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뇌에 혈액과 산소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두통 및 현기증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4. 피로감이 심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잠을 푹 잤는데도 피곤하고 몸이 무겁다면 수분 부족을 의심해보세요. 갈증을 느끼면 몸의 대사 작용이 느려져 피로감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집중력도 저하됩니다. 피곤하고 집중력이 떨어졌을 때, 커피나 녹차 대신 물 한 잔을 먼저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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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피부가 건조하다

렐라 아헬만은 “간단한 피부 테스트를 통해 탈수 징후를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먼저 손등을 두 손가락으로 잡은 뒤 위로 당겨보세요. 피부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속도가 느릴수록 수분 부족이 심하다는 신호입니다. 아울러, 피부가 건조해 가려움이 심해졌거나 피부가 창백해 보이는 것도 수분 부족의 신호 중 하나입니다.

6. 눈 밑 다크서클이 진해졌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혈액이 진해지는데요. 이는 혈관을 더 눈에 띄게 만들고, 특히 피부가 얇은 눈 밑 다크서클이 짙어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푹 잤는데도 평소보다 다크서클이 진해지고 눈가 주름이 늘어났다면? 커버력 좋은 컨실러를 찾기보다 물 마시는 습관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7. 변비가 생겼다

물을 너무 적게 마시면 장에서는 변에 들어 있는 수분까지 모두 흡수해 변이 딱딱해집니다. 딱딱해진 변은 배출되기 어려워 결국 변비가 생기죠. 수분 섭취를 늘리면서 커피나 짠 음식, 술 등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음식의 섭취를 줄여보세요. 물은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침 공복에 마시는 미지근한 물 한 잔은 쾌변을 부른다는 사실!

@elinwarn

몸이 보내는 갈증 신호를 잘 알아채고 적절한 수분을 섭취하는 습관을 길러보세요. 촉촉해질수록 몸 안팎으로 건강해질 테니까요!

켄달 제너의 2024 버전 비키니 룩이 의미하는 것

올여름 켄달 제너의 비키니 셀카가 줄었나요?

Backgrid

보그 월드와 올림픽 승마 결승전을 위해 파리를 오가며 바쁜 시즌을 보낸 켄달 제너는 친구들과 함께 스페인의 작은 보석이라 불리는 포르멘테라섬에서 뜨거웠던 열기를 식히는 중입니다.

새틴 소재의 근사한 맥시 스커트나 응원복은 벗어 던지고, 비키니에 선 드레스를 입고 있었죠(물론 제너의 사진이 찍힌 직후 호주 브랜드 디쉬(Dissh) 스트라이프 선 드레스는 몇 시간 만에 품절었습니다). 그녀가 더 로우의 새틴 스커트는 벗을 수 있어도 100만원짜리 플립플롭은 벗을 수 없었다는 사실만 빼면요. 더 로우의 끈 샌들은 켄달의 애착템으로 청바지와 티셔츠, 1990년대 펜슬 스커트와 베스트 톱을 매치할 때도 늘 함께였죠. 고급 가죽 깔창이 지중해 지형에 손상되어도 상관없는 건 켄달이나 제니퍼 로렌스처럼 더 로우의 소녀들은 파크 토트백에 엔조 로퍼, 할로우 샌들을 여분으로 갖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한 켤레가 아니라는 거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헤비 매너스(Heavy Manners)와 칼제도니아 비키니를 인스타그램에 올려 (카다시안의) 비즈니스가 원활히 돌아가고, 셀럽 랜드의 평범한 일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휴가 떠난 셀럽들의 수영복 스타일

해마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이번 여행지에선 어떤 수영복을 입을지 늘 고민합니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멋스러운 사진을 찍고 싶다면, 존재감 넘치는 화려한 수영복을 선택하는 건 어떨까요? 참고하기 좋은 셀럽들의 수영복 스타일을 소개합니다.

@jennierubyjane

수영복을 입었다면, 존재감이 뚜렷한 액세서리를 과감하게 시도해보세요. 신디 킴벌리는 자글자글 주름 텍스처가 인상적인 비키니 셋업에 화려한 플라워 귀고리를 매치해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루비 린 역시 옐로 비키니에 여러 액세서리를 믹스 매치했는데요. 커다란 링 귀고리부터 골드 목걸이와 뱅글, 여기에 트로피컬 비즈 체인을 허리에 둘러 세련되면서도 심심하지 않은 룩을 완성했습니다. 평소에는 너무 큼직해서 시도하기 힘들던 볼드한 액세서리도 해변가에서는 많이 도드라지지 않죠.

@wolfiecindy
 @rubylyn_
 @rubylyn_

비키니와 캐주얼한 아이템의 조화도 놓칠 수 없습니다. 올리비아 페젠테는 옐로 계열의 비키니에 옐로 트러커 캡과 선글라스를 매치하고, 그린 컬러 크로셰 스커트로 룩에 포인트를 주었는데요. 청량감 넘치는 컬러 조합으로 캐주얼한 바캉스 룩을 연출했죠. 구릿빛 피부가 매력적인 지젤 올리베이라도 모국인 브라질 국기가 프린트된 비키니에 데님 팬츠를 더해 쿨한 무드를 발산했습니다. 볼캡 역시 브라질 국기가 새겨진 아이템으로 골라 룩에 통일감을 주었고요.

@oliviapezzente
 @giizeleoliveira
 @giizeleoliveira

수영복은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해집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화려하거나 단색으로 이루어진 아이템이 많았지만 컬러부터 소재, 디테일을 부각해 다채로운 비키니 룩을 연출할 수 있게 됐죠. 시원한 계곡으로 떠난 린제이와 바네사 캄파나. 레이스 소재가 가미된 비키니, 컷아웃 디테일의 탱크 톱을 입고 폭포 앞에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휴양지 느낌을 극대화하는 수영복은 물론 컬러 선글라스와 니삭스, 볼캡, 스트라이프 셔츠로 누구보다 돋보이는 룩을 완성했죠. 엘사 호스크도 핑크 포인트의 감각적인 비키니로 키치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연출했군요. 과한 노출에 대비해 핑크 톤온톤의 오버사이즈 재킷을 활용해 매력적인 휴양지 아웃핏을 만들어냈습니다.

@v_camps
@hoskelsa

아직 휴가를 떠나지 못했나요? 이번엔 일상에서 도전하기 어렵던 과감한 아이템을 시도해보세요. 셀럽들처럼 볼드한 액세서리를 해보거나, 과감한 디자인의 수영복은 오버사이즈 셔츠나 아우터로 가려도 좋습니다. 뜨거운 열기만큼 더해지는 자신감과 함께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을 거예요.

나무 집에서의 짧은 밤은 초여름 꿈처럼 달았다

양쪽 창틀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영월종택 1동의 포토 스폿인 복도.

“한옥이 소리에 취약하다고들 하죠. 하지만 잘 말린 나무로 집을 지으면 소음이 없어요. 오늘 경험하실 겁니다.” 조정일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 대표의 말에도 의심의 싹을 남겨둔 것이 무색하게 올해 들어 가장 편안하게 잤다. 간간이 창을 때리는 빗소리만 가득할 뿐 인기척조차 나지 않는 나무 집에서의 짧은 밤은 그야말로 초여름 꿈처럼 달았다. 몇 달 내내 어깨를 짓누르던 압박감과 두통이 나무의 숨결과 함께 사라졌다.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의 나무들은 몸살을 크게 앓았다.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대목(大木)을 까다롭게 골라 들여온 뒤 직접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 기계로 건조했다. 그 덕에 목재 내 수분 함유량인 ‘함수율’을 15%까지 낮출 수 있었다. 문화재청은 신축이나 보수용 목재 함수율 기준을 24%로 정하고 있으며, 목재법에 따르면 구조재의 함수율 기준은 19% 이하다. 대목은 함수율을 15%까지 낮추는 것 자체가 어렵다. 대목장들이 이토록 단단한 나무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팽창과 수축을 고려해 나무의 접합을 설계하는 것이 우리나라 대목장의 기술인데, 방망이 깎는 노인처럼 나무를 정교하게 깎고 맞추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어야 했어요.” 거기서 끝이 아니다. 한옥 타운을 조성할 영월에 2~3년을 두고 나무들이 환경에 적응하는지 지켜봤다. 나무가 나고 자란 땅과 전혀 다른 볕, 온습도에 자신을 맡기는 것을 두고 대목장은 ‘몸살’이라 표현한다. 큰 병을 치른 뒤 잔병이 없어지는 인간 생사와 비슷하다. 이렇게 단단해진 나무에는 바람 한 점도, 소리 한 숨도 쉽사리 통과하지 못한다.

“한옥이 방음이나 보온, 차음이 안 된다는 건 편견입니다. 건조되지 않은 나무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생기는 문제죠. 여름에 팽창하고 겨울에 수축하는 과정에서 변형이나 뒤틀림이 생기고 틈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처음에 잘 지어놓은 집들도 나중에 보면 앉은 자리가 달라져 있어요. 잘 말린 나무를 가지고 제대로 된 한옥을 지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는 방충망 하나를 고르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창문을 연 투숙객이 혹여 방충망에 풍경 보는 일을 방해받을까 우려해서다. 직접 고른 독일산 투명 방충망은 작은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와도 같다. 총지배인은 조 대표가 수영장 타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다 완성한 뒤에 뜯어냈다며, 남다른 미감에 직원들이 혀를 내두른다고 불만을 빙자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산의 품에 안긴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 전경.
올해 7월 새로이 문을 연 선돌정의 침실. 천장을 높여 시원한 개방감과 모던한 느낌을 주었다.

강물에 휘감긴 영월의 명물, ‘선돌’과 마주 선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는 대목장 18인이 8년간 작업에 매진한 끝에 지난해 문을 열었다. 현재 영월종택 1·2동, 선돌정을 운영 중인데, 2027년까지 10동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접근하기 조금 더 쉬운 가격대의 한옥 호텔도 곧 선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진짜 한옥의 멋과 맛을 즐기기를 바라서다. 사실 경험하기 전까지는 한옥으로 호텔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할지 내심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실내외 수영장, 야외 연회장, 다이닝 룸과 거실, 스파, 세미나실을 갖추고, 곳곳에 예술 작품을 배치한 아트 갤러리와 지역 식재료를 활용하는 제철 다이닝까지 호텔과 한옥에 기대하는 모든 서비스가 수준급이다.

‘프라이빗’은 가장 큰 무기다. 대지를 제외하고서도 독채 한옥의 규모만 해도 약 661㎡(200평)가 넘는다. 게다가 언덕 지형에 담을 두른 자연스러운 설계로 각 동 사이 시선을 완전히 막은 덕분에 모든 방에서 황홀한 차경(借景)을 만끽할 수 있다. 낮에는 침대에 누워 산을 보며 선잠에 빠졌다가, 새벽녘 편백나무 욕조에서 처마 밑 빗줄기를 구경한다(나무 굴에 사는 동물의 기분이 이렇게 아늑할까). 공간을 채우는 시원하면서도 묵직한 나무 향은 날숨에도 미처 몸 밖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리끝까지 기운을 전한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니 이곳에선 안 될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보다 더 호사스러울 순 없다.

풍경이 액자처럼 담긴 선돌정 내부.
그윽한 편백나무 욕조에서 차경을 즐길 수 있는 영월종택 1동의 욕실 풍경.

2024 파리 올림픽 셀럽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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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파리 올림픽이 시작됐습니다. 불과 며칠 만에 우리는 셀럽으로 가득한 올림픽 전야제, 스릴 넘치는 개막식 그리고 오상욱, 오예진 선수 등의 놀라운 운동 능력을 목격했습니다.

올림픽에는 아리아나 그란데, 신시아 에리보, 톰 크루즈, 양자경 등 톱스타도 눈에 띄었죠. 특히 영화 <위키드>의 주역 아리아나와 신시아는 개막식을 비롯해 체조 예선전에서도 포착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영화 캐릭터가 떠오르는 메소드 드레싱을 선보였으며, 각각 글린다 핑크와 엘파바 그린 컬러를 활용했죠.

같은 장소에 제시카 차스테인, 톰 크루즈, 니나 도브레브, 레이디 가가도 있었습니다. 레이디 가가 또한 이미 개막식에서 디올 꾸뛰르 룩을 입고 멋진 모습을 선보였죠. 개막식의 피날레를 장식한 셀린 디온은 많은 이의 환호와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2008년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으며, 이날은 강직 인간 증후군 진단을 받은 후 선보인 첫 라이브 공연이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수십 명의 유명인이 참석한 2024 올림픽 전야제도 빼놓을 수 없죠.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를 비롯해 퍼렐 윌리엄스, 제레미 앨런 화이트, 로살리아, 샤를리즈 테론, 타일라 등이 참석했습니다. 지난 며칠로 미루어볼 때 2024 파리 올림픽은 셀럽이 총출동하는 패션 무대가 될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물론 응원하는 마음은 매한가지고요. 그 모습을 사진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죠.

레이디 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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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 키스 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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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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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차스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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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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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디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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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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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시 타이겐, 존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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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체임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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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화이트, 니나 도브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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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렐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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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클락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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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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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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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데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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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즈 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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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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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앨런 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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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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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즈 루어만, 안나 윈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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