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트레이닝 신드롬을 극복하라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한 학부모의 고민이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자녀가 고등학교 진학 후 열심히 해 전교 상위권까지 성적이 올라 본인도 놀라고 있다.
지인의 권유로 입시 컨설팅을 받아 최고의 목표도 달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 들었다.
그런데 이후에 그 목표를 정말 성취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오히려 커져 공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내용이다.

“승리를 향한 높은 목표 설정은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그 동기가 나를 삼켜버릴 때입니다”라는 말이 있다.
오버 트레이닝(over training) 신드롬을 극복하고 2010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네덜란드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마르크 투이테르트가 한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오버 트레이닝 신드롬은 과도한 훈련으로 회복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다.
휴식 상황에서도 심박수가 상승되는 현상을 보인다.
만성 피로 및 근육통, 그리고 집중력 저하와 심리적 번아웃 등도 찾아와 경기력 저하를 일으킨다.
투이테르트 선수 말대로 승리를 향한 강한 동기가 과도한 훈련으로 이어지면서 나를 삼켜버린 상태가 되는 것이다.

‘승리에 집중하지 않음으로써 승리하기(win by not focusing on winning)’와 ‘컨트롤의 반대는 혼돈이 아닌 수용(the opposite of control is not chaos but acceptance)’은 투이테르트 선수가 동기가 나를 삼켜버리지 않도록 사용하는 마인드셋(mindset)이다.

승리를 향한 강력한 동기는 긍정적 요소다.
그러나 팩트 체크를 해보면 결과 자체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이 순간에 무엇을 할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늘 어떤 트레이닝과 회복 활동을 할지 선택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그런데 선택과 실행이 아닌 통제할 수 없는 미래의 결과에 너무 집착하면 불안이 증가하고 오버 트레이닝과 번아웃 등의 부작용이 찾아올 수 있다.
승리는 꿈꾸지만, 결과의 불확실성은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오늘에 집중하라는 투이테르트 선수의 마인드셋이 현실적이며 효과적이다.

“활 들면 쏴라” “메달 땄다고 젖어 있지 마. 해 뜨면 마른다”는 양궁 금메달 3관왕인 김우진 선수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여기에도 승리에 취하지 않고 겸손하게 오늘의 선택에 집중하며, 미래 불안과 거리를 두는 마인드셋이 담겨 있다고 느껴진다.
강력한 승리의 마인드셋이다.

앞 사연의 부모에게 성취에 대한 동기가 과도한 불안을 일으킨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적절한 휴식과 현재에 집중하는 금메달리스트들의 마인드셋을 이야기해 드렸다.
필자도 연습해 보려 한다.

한국 식단이 장수 식단이었다...세계 100세인 밥상 봤더니

일러스트=최정진

일러스트=최정진

건강 장수에 도움이 되는 식단을 찾으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중구난방이다.
다만 건강하게 장수하는 지역의 식단은 늘 주목받는다.
지중해 식단이 대표적 사례이다.

우리나라도 장수 지역의 전통적 선호 식품을 중심으로 조사하여 보면, 특정 식품 수요 차이가 일부 보이지만 지역의 장수도가 높을수록 식재료의 다양성이 높다는 특성을 보인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섭취해 온 다양한 식재료의 건강 장수 기여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각종 채소와 과일을 대상으로 항산화능, 항암능과 면역 증진능 등을 비교 분석하였다.

항산화능 분석을 위해서는 유해 산소 발생 억제, 생성된 유해 산소 제거 및 유해 산소 손상 과산화물을 처리하는 기능을 비교하였다.
항암능을 위해서는 세포 돌연변이 억제 및 암세포 사멸유도능을 비교하였다.
면역능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염증반응 저하, 면역세포 활성화 및 면역 단백질 사이토카인 생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인 냉이, 메밀, 율무, 생강, 부추, 쑥갓, 돌미나리, 톳, 돌나물, 파, 마늘, 마, 취나물, 부추, 파래, 김, 토마토, 딸기, 고들빼기 등에서 앞서 언급한 다양한 기능이 검출되었다.
더욱이 이들을 우리가 먹던 식단과 유사한 조합으로 혼합하여 분석하면, 이러한 생리 기능들이 증폭하는 효과를 보였다.

건강 장수를 위해서는 특정 식재료의 집중적 섭취보다는 다양한 식재료를 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함이 분명해졌다.
그리고 우리 식단이 건강 장수 식단으로 부각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하다.

채식 위주 한국 100세인... 고기에 함유된 비타민 많은 이유대표적인 발효식품 김치.

대표적인 발효식품 김치.

영양학적으로 완전 채식을 권장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비타민B12가 없다는 점이다.
비타민B12는 조혈 기능과 신경 기능을 강화하고,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고령자에게 보강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백세인 혈중 비타민B12 농도를 분석해 보니 정상 수준이었다.
이 사실을 별생각 없이 국제장수심포지엄에서 ‘한국 백세인의 영양 상태’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그러자 미국의 저명한 학자가 “채식 위주인 한국 백세인의 비타민B12 수준이 왜 정상인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하였다.
비타민B12는 고기에만 있고 채소에 없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필자는 그때 제대로 답변을 못 했다.

귀국하여 바로 우리 식단의 비타민B12 급원을 찾다가 ‘유레카!’를 외칠 수 있었다.
바로 된장, 간장, 청국장, 고추장과 김치 등 발효 식품이었다.
원재료인 콩이나 채소 또는 두부에도 없던 B12가 발효 과정을 통하여 생성되었음을 밝혔다.
다음해 국제영양학회에서 이를 발표하여 한국 전통 식품의 위상을 높였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인류를 수확한 그대로 자르거나 갈거나 말려서 날 것으로 먹는 쪽과 끓이거나 굽거나 쪄서 익혀 먹는 쪽으로 이분하였다.
삭힌 음식을 먹는 제3의 ‘발효 인류’가 존재함을 간과하였다.
식품을 장기간 보존하고자 개발한 발효는 인류에게 맛과 영양 측면에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필자는 앞선 칼럼에서 한국 장수인 식단의 공통점으로, 첫째 고기 굽지 않고 삶아 먹기, 둘째 나물 데쳐 먹기를 꼽았는데, 셋째는 발효 식품이다.
발효를 통해 영양소를 보완하는 한국의 전통 식단은 세계 최고 장수 식단이다.

치매 막는 '마인드 다이어트'... 뇌건강 식단 9계명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사과나 감자만 먹는 원 푸드(one food) 다이어트, 고기만 먹는 황제 다이어트, 공복 시간을 늘리는 간헐적 단식, 특정 시간대에만 식사를 하는 시간 제한 다이어트 등 그동안 수많은 다이어트가 나왔다.
모두 효율적으로 체중을 줄이거나 살을 안 찌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이런 체중 관리 일변도의 다이어트계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있다.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마인드(MIND) 다이어트다.
살이 아니라 뇌 건강이 목표다.
마인드 다이어트는 이른바 지중해 식단과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나온 다이어트 합작품이다.

2015년 미국 하버드대와 러시대 메디컬센터는 시카고 지역 은퇴자 커뮤니티와 노인 주거 단지를 대상으로 치매가 없는 노인 1000여 명을 최대 10년 동안 추적하면서 그들의 식사 패턴과 인지기능 변화의 관계를 추적했다.
어떻게 먹어야 치매가 덜 걸리는지를 본 것이다.
그 결과 마인드 다이어트를 적극적으로 실천한 노인은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현저히 줄었다.
이후 마인드 다이어트 식단에 대한 연구가 줄을 이었고, 인지기능을 높이는 식단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래픽=이지원

그래픽=이지원

마인드 다이어트 핵심은 야채와 채소, 통곡물, 생선 중심의 지중해식 다이어트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고기를 피하는 식단의 조합이다.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여 뇌세포를 보호하는 비타민, 카로티노이드 및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어 뇌 염증을 줄이고, 동맥경화를 줄여서 뇌혈류량을 늘리자는 의도다.

구체적인 지침을 보면, 통곡물은 하루 3회 이상 섭취를 권한다.
야채는 하루 한 번 이상 먹고, 특히 녹색잎 채소는 일주일에 6회 이상 먹어야 한다.
견과류는 일주일에 5회 이상, 콩은 4회, 딸기나 블루베리 등 베리류 과일은 2회 이상, 닭고기 살 등 가금류는 2회 이상, 생선은 1회 이상 먹기를 권한다.
식물성 기름 올리브 오일은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

섭취 자제를 촉구하는 기준도 있다.
기본적으로 지방질 고기 속 포화 지방과 한 번 튀겼다가 식은 트랜스 지방은 피해야 한다.
아울러 단맛의 가공 빵과 과자는 일주일에 5회 미만, 쇠고기, 양고기, 베이컨, 소시지 등은 4회 미만, 치즈와 튀긴 음식은 1회 미만으로 섭취하길 권한다.
버터와 마가린은 하루 한 티스푼 이내로만 먹어야 한다.

알코올 중에는 적당한 양의 와인이 인지기능을 올린다고 해서 추천됐다.
개인의 알코올 섭취 능력을 감안해야 하고, 하루 한 잔 이내 섭취를 권한다.
마인드 다이어트는 뇌졸중 같은 뇌질환이 이미 있는 사람에게도 인지기능 감소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다만 마인드 다이어트 식단의 식재료는 주로 스스로 조리해서 먹어야 하는 것이기에 식사 준비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외식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실천이 힘들 수 있다.
고령자 스스로 요리를 해서 먹는다면, 인지기능 개선 효과는 더 올라가기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리법을 개발해 마인드 다이어트를 즐긴다면, 나이 들어도 좋은 기억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영양 정신학자들은 말한다.

☞마인드 다이어트

마인드(MIND)는 지중해식 식단과 심혈관 질환 예방 식단으로 기억력이나 신경기능 저하를 늦추자는 뜻의 영어 약자 조합이다.
맨 앞의 M은 지중해식(Mediterranean)이고, 맨 뒤의 D는 딜레이(delay, 지연)를 의미한다.
나이 들수록 감소하는 인지기능을 체내 염증을 줄이고, 뇌혈류는 늘리는 식사를 통해 최대로 지켜보자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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