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미끼를 물었다’…“3 대 1로 싸웠다 화풀이도


[해리스-트럼프 첫 TV 토론]
유권자 63% “해리스가 더 잘해

기자이본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 텔레비전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이 있는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로 들어오고 있다.<BR> 필라델피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 텔레비전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이 있는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로 들어오고 있다.
필라델피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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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미끼를 물었다.

10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텔레비전 토론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이겼다는 평가를 내놨다.
검사 출신으로 상대를 몰아가는 능력을 지닌 해리스 부통령이 여러 대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일침을 놓은 표현들도 득점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그랜트 리허 시러큐스대 교수(정치학)는 “분명히 해리스에게 더 나은 저녁이었다며 “성격이나 지도력 문제를 두고 트럼프를 효과적으로 ‘기소’했다고 한겨레에 밝혔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더 부정적이고 덜 합리적으로 보이도록 효과적으로 트럼프의 화를 돋웠다고 평가했다.

정치 분석 사이트 ‘새버토의 크리스털볼’의 존 마일스 콜먼 부편집장도 한겨레에 보낸 이메일에서 “해리스가 이겼다며 “처음에는 긴장돼 보였으나 그가 집중하는 임신중지 이슈가 빨리 제기되면서 그 덕을 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해리스가 던진 미끼를 거부하지 못했다며 “확실히 해리스는 바이든이 아니었지만 트럼프는 우리가 몇년 동안 봐온 트럼프였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가 경합주 유권자 25명에게 물은 결과에서도 23명이 해리스 부통령이 잘했다고 평가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했다는 이는 2명에 그쳤다.
시엔엔(CNN)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에스에스알에스(SSRS)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날 토론을 지켜본 등록 유권자의 63%는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답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초반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낡고 지겨운 각본, 여러 거짓말, 불평, 악담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면서 문제점을 파고들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당한 표정으로 상대를 응시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소 찌푸린 얼굴로 카메라만 쳐다보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반으로 가면서는 상대의 공세에 안색이 변하면서 “지금 내가 말하고 있다, “조용히 하라며 신경질적 반응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리한 소재는 빨리 건너뛰거나 역공의 소재로 활용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솜씨에 눌렸다.
그는 미군 13명이 폭사한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를 주된 공격 포인트로 삼으려고 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이 2019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때 탈레반 지도부를 캠프데이비드 별장에 초청하려고 한 일 등을 추궁하자 해명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임신중지에 대한 입장을 추궁하는 가운데 전국적 임신중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피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노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난 역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많은 7500만표를 얻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8100만명이 당신을 해고했다는 한마디로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는 모든 사람의 총을 뺏으려 한다는 주장도 했으나, 해리스 부통령은 “팀 월즈(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나는 총기 소지자라며 무안을 줬다.
해리스 부통령은 권총을 갖고 있다고 2019년에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그의 유세장에서 사람들이 지겨워서 자리를 일찍 뜬다는 해리스 부통령의 말에 발끈하면서 “사람들은 해리스의 유세에는 가지 않는다.
그는 돈을 주고 사람들을 버스로 실어나른다고 근거 없는 말을 했다.
자신의 유세에는 “정치사상 가장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며 역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이 잘 풀리지 않았다는 점을 자인하듯 소셜미디어에 “지금까지 내 토론 중 최고였다.
특히 3 대 1의 대결이라 그렇다는 글을 올렸다.
그의 측근들도 “해리스의 앞잡이였다고 주장하는 등 진행자 데이비드 뮤어와 린지 데이비스에게 화풀이를 했다.
근거 없는 주장에 팩트체크 차원에서 질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뮤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들의 남의 집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텔레비전에 나온 사람들이 ‘내 개가 잡혀가 식량으로 쓰였다’고 말했다며 같은 주장에 집착했다.

해리스 부통령 캠프는 토론이 끝난 직후 2차 토론을 제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직후 “(해리스 부통령이) 오늘 밤 토론에서 매우 심하게 졌기 때문에 두 번째 토론을 원하는 것이라며 “한 번 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임신중지·이민자·의료·총기소지 두고 맞붙은 트럼프-해리스

[미 대선 후보 첫 TV토론 ] 사회 이슈 날카로운 공방

기자김미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버클리 미술관 인근에서 시민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텔레비전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다.<BR> 버클리/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버클리 미술관 인근에서 시민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텔레비전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다.
버클리/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8주 앞두고 10일(현지시각)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에게 유리한 임신중지권을 주제로 강하게 공세를 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거듭 “국경 차르라고 부르며 이민자 문제를 파고들었다.

여성의 임신중지 권리를 연방 차원에서 보장해온 ‘로 대 웨이드’ 판례가 2022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뒤집힌 데 대한 논쟁이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연방이 아닌) 주별로 되돌리라 했다, “나는 임신중지 금지에 찬성하지 않지만, 이제는 각 주가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그것(내 입장)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때 연방 차원에서 임신중지 금지를 지지할 것이라고 암시하기도 했지만, 올해 초 ‘각 주가 판단할 일’, 즉 ‘연방 차원에서는 개입하지 않겠다’로 입장을 정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 등 민주당 정치인들이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을 지지한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진행자인 린지 데이비스가 “이 나라에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이 합법인 주는 없다고 개입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에서) 거짓말을 많이 듣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다시 선출되면 전국적인 임신중지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봉쇄와 이민자 문제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그는 “(현 정부) 정책을 유지하면 국경에 베네수엘라 불법체류자들이 계속 들어올 것이라며 “(그들이 오면서) 베네수엘라와 남미 국가 범죄율이 크게 낮아졌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11월 형사 재판 참석을 위해 출두가 예정돼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 말이라고 받아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흑인이자 인도계인 자신의 인종과 관련해 언급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이 인종을 이용해 미국 시민을 분열시키려 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 케어로 알려진 전국민건강보험개혁법(ACA)과 관련된 질문에는 “형편없는 의료제도라며 폐지 의사를 밝혔고, 대안에 대해 “콘셉트는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얼버무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저렴한 의료보험 혜택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라며 “의료에 대한 접근이 그것(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의 특권이 아니라 (모두의) 권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학교 총기 난사 사고를 계기로 쟁점으로 더욱 부각된 총기 소지 문제와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이의 총을 압수할 계획이라고 주장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부인하면서 “월즈와 나는 모두 총기 소유자라며 “누구의 총도 빼앗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트럼프가 흥분해도 ‘쿨’하게…해리스, 음소거 공격

고개 가로젓고 턱 지그시 괴는 등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무언의 호소

기자김원철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 동안 ‘그의 말은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BR>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 동안 ‘그의 말은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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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가 관객 없는 적막한 스튜디오에 입장했다.
오른쪽 끝에서 입장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반대편으로 입장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카멀라 해리스입니다.
좋은 토론합시다.
트럼프는 “만나서 반갑다.
재밌는 시간 보내라며 악수에 응했다.
지난 6월 말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의 토론회는 악수 없이 시작됐다.
기선 제압을 위한 해리스의 ‘일격’이었다.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선 두 진영의 치밀한 전략 대결이 맞부딪혔다.
‘상대 후보 발언 중 마이크를 끄지 말자’던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해리스는 작심한 듯 ‘트럼프 말은 거짓말’이라는 다양한 제스처를 지으며 ‘마이크 음소거’에 대응했다.
비교적 여유 있는 태도로 해리스의 공격을 받아넘기던 트럼프는 사회자로부터 여러 차례 ‘사실관계가 틀리다’는 지적을 당하는 등 수세에 몰리자 후반으로 갈수록 공세적으로 변했다.

핵심은 해리스의 제스처였다.
트럼프 주요 발언 동안 고개를 가로저었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가늘게 뜨며 그를 째려봤다.
트럼프가 “해리스가 마르크스주의자라는 걸 모두가 안다.
아버지도 마르크스주의 교수였다고 말할 땐 재밌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주먹을 턱에 괸 뒤 지그시 응시하기도 했다.
해리스의 이런 다양한 반응은 트럼프와 한 프레임에 잡혀 ‘거짓말쟁이 트럼프’라는 무언의 호소로 작용했다.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 동안 ‘그의 말은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BR>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 동안 ‘그의 말은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반면 트럼프는 토론 초반 여유를 보이며 비교적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해리스 발언 중에도 특유의 여유만만한 미소만 지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말이 많아졌고, 규칙을 자주 어겼다.
후보들에게는 질문에 답할 시간 2분, 반박 시간 2분, 추가 질문과 해명 시간 1분이 배정됐지만 트럼프는 자주 시간을 넘겼고, 배정된 기회 이상 발언했다.

사회자 2명의 개입도 그를 흥분하게 한 듯했다.
주관 방송사인 에이비시(ABC) 방송은 실시간 팩트체크를 시도했다.
트럼프가 ‘해리스는 출생 뒤 사형 집행(임신중절)을 지지한다’고 하자 “출생 후 아기를 죽이는 것을 합법화한 주는 없다며 제지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라고 하자 “그런 일이 공식 확인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 때 범죄율이 급증했다’는 주장엔 “연방수사국(FBI)은 미국에서 전반적인 폭력 범죄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토론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3 대 1의 대결이었다며 불만을 표했다.

뜨거워진 토론은 95분 만에 끝났다.
토론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해리스), “(부통령인데) 왜 (지금 말하는 공약들을) 당장 실천하지 않는가(트럼프)라는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두 후보는 악수하지 않고 그대로 뒤돌아 퇴장했다.

미국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토론회에서 전 미국 전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BR>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미국 부통령이자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가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토론회에서 전 미국 전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현장엔 스튜디오 방청객이 없었다.
대신 민주당과 공화당은 미국 전역에서 지지 파티 등을 열어 함께 토론을 시청하고 응원하는 행사를 열었다.
전날부터 토론 장소 주변엔 보안을 위한 바리케이드가 설치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날 밤 필라델피아에 입성한 해리스 부통령은 현장 답사 이후 시내 호텔로 복귀해 토론 준비를 이어갔다.
‘토론 캠프' 형태의 특훈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글을 올리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등 메시지 공중전을 이어갔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테일러 스위프트 ‘해리스 지지’…2억8천 팔로워에 공개선언

“해리스가 권리, 대의 위해 싸워
트럼프 지난달 지지 조작 사진 올려

기자김미나

테일러 스위프트 인스타그램 게시물 갈무리

테일러 스위프트 인스타그램 게시물 갈무리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 젊은 층에 영향력이 큰 그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을 하면서 초접전 양상으로 치달은 이번 대선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위프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2024년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할 예정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어 “해리스가 권리와 대의를 위해 싸운다며 “그들을 옹호할 전사가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그가 안정적이고 재능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혼란이 아닌 침착함으로 이 나라에서 더 많은 것들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인스타그램 게시물 갈무리

테일러 스위프트 인스타그램 게시물 갈무리

스위프트는 아울러 “수십 년 동안 성 소수자의 권리와 시험관 시술(IVF), 여성 그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 등을 지지해 온 팀 월즈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에 대해 고무됐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스위프트는 게시글 초반에는 이날 열린 미국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에 대해 언급하며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중요한 주제와 이슈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을 알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관심을 촉구했다.
또 이날 자신의 지지 후보를 밝히게 된 이유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지지한다는 ‘나’의 인공지능(AI)이 그의 사이트에 게시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 잘못된 정보 확산 등의 위험성이 떠오르게 했다며 “유권자로서 이번 선거에 대한 나의 실제 계획을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스위프트는 그러면서 “나는 찾았고 선택했다.
여러분의 조사는 여러분이 해야 하는 것이라며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또 “특히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투표하려면 등록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전 투표는 훨씬 쉬워졌다.
어디에서 등록할 수 있는지, 사전투표 일정과 관련 정보는 스토리에 올리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에 “테일러 스위프트, 자식 없는 캣 레이디(Childless Cat Lady)라고 적었다.
이는 제이 디(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2021년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 등을 겨냥해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cat lady)들이 사실상 국가를 운영하고 있고, 이들은 미국을 자신의 인생처럼 비참하게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스위프트는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2억8천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정상 가수로 여느 정·재계 인사들과 견줘 영향력이 뒤지지 않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스위프트의 지지를 받았다는 조작 사진을 게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해리스가 토론 더 잘했다…2차전지 등 공약 관련주 ‘강세’

삼성SDI, 장중 36만7500원까지 치솟아

기자노지원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 도중 턱에 손을 괴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BR> 필라델피아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 도중 턱에 손을 괴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필라델피아 로이터=연합뉴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0일(현지시각) 열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에 대한 시장 반응은 “해리스 부통령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에 가까워 보인다.

11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미 대선 토론과 국내 증시 상황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대체로 “해리스 후보가 생각보다 잘 대응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애초 예상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에 굴하지 않고 요목조목 반박을 이어갈 뿐 아니라, 웃어 넘기기까지 하는 여유까지 보이자 시장은 전통적인 민주당 정책이나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과 관련한 수혜 종목으로 관심을 돌렸다.

이날 2차전지 관련주는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장중 36만7500원까지 올랐고, 종가 기준으로 전날 대비 9.91% 넘게 상승한 36만6000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종가 기준 5.14% 올라 39만9000원을 기록했다.
어제까지 6일 연속 하락했던 에코프로비엠은 3.36% 올라 15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POSCO홀딩스, LG화학 등을 구성종목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TIGER 2차전지테마는 4.98% 급등했다.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씨에스윈드는 종가 기준 전날 대비 11.11% 올라 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청정 에너지 경제에 수조 달러를 투자했고 국내 가스 생산량도 역사적 수준으로 늘렸다며 “제조업에서 80만개 이상 새 일자리 창출했다고 언급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람들이 미 대선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을 시청하고 있다.<BR> A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람들이 미 대선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을 시청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크게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2차 전지, 배터리, 풍력, 태양광 종목이 올라갔다며 “해리스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유지되고 친환경 쪽에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폐지하고 대신 화석 연료 생산을 늘리겠다고 밝혀왔다.

반대로 공화당 수혜주는 하락세를 보였다.
은행주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전통적 은행 시스템이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4대 금융지주 등 국내 은행주는 대체로 하락했다.
KB금융은 종가 기준 전날 대비 6.03% 빠졌고,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도 각각 6.18%, 6.50%, 4.36% 하락했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실적 악화 우려로 금융주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낙폭이 유독 크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불법 이민 강경론자 트럼프가 국경강화 법안 무산시킨 건 사실

[미 대선 토론 팩트체크]

기자김원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진행된 텔레비전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BR>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진행된 텔레비전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다양한 공방이 오갔다.
주관 방송사인 에이비시(ABC) 등 미국 언론들은 토론 이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발언을 자세히 분석해 팩트체크했다.

■“노벨상 수상자들, 트럼프 때문에 경기침체⇒대체로 사실

에이비시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트럼프 경제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건 맞는다고 봤다.
그러나 16명의 경제학자들이 명시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언하지는 않았다며 ‘대체로 사실’로 판단했다.
수상자들은 “미국의 세계 경제적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내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이 벌어졌다.<BR>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이 벌어졌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해리스가 “트럼프가 일상용품에 20% 세금을 부과해 미국 일반가정에 연간 약 4000달러의 추가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고 한 발언은 ‘사실이지만 맥락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에는 60%의 관세를 제안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관세가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부추길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가정당 연간 추가 비용에 대한 예측은 연구에 따라 다르다.
1700~4000달러까지 다양하다.

■“트럼프가 국경을 확보할 법안을 무산시켰다⇒사실

대선 최대 화두 중 하나인 ‘국경 강화’와 관련해 해리스가 트럼프의 공격을 받아치기 위해 꺼내 든 대표 카드는 ‘사실’ 판정을 받았다.

올해 초 초당적 상원의원 그룹은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200억달러 규모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국경순찰대 수백 명을 추가하고, 새로운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며, 구금 시설을 확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불법 이민이 급증할 때 국경을 사실상 폐쇄하는 내용도 담겼다.
트럼프는 이 법안이 공개된 직후 ‘공화당이 이를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거를 앞두고 이 법안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실제 지난 5월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져 법안은 무산됐다.

“이민자들이 개와 강아지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주장은 토론회 중간에도 사회자에 의해 ‘사실 아님’ 판정을 받았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오하이오주에 있는 아이티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납치해 먹고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다.
이러한 소문은 주로 아이티 이민자들이 많은 스프링필드 지역을 중심으로 했지만, 현지 경찰은 이러한 이야기를 부인했다.

■“트럼프 재선되면 임신중지를 금하는 법에 서명할 것⇒거짓

트럼프는 자신이 임명한 대법관에 의해 임신중지 관련 권리가 폐지된 것과 관련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연방 차원의 임신중지 금지법에 서명하지는 않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그는 이를 주정부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해리스는 출생 후 임신중지도 지지한다는 트럼프 발언도 ‘사실 아님’ 판정을 받았다.
미국의 어떤 주도 출생 후 영아 살해를 허용하지 않는다.
50개 주 모두에서 불법이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주지사로 있는 미네소타를 포함해 몇 개 주가 임신중지 가능 시한을 법으로 제한하지 않을 뿐이다.
임신 후기 임신중지는 의료적으로 복잡하고, 대개 여성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태아가 생존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만 이루어진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임신 21주 이후에 이루어지는 임신중지 수술은 전체의 1%에 불과하며, 대개는 심각한 의학적 이유로 인해 수행된다.

■“2020년 선거 패배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거짓

트럼프는 2020년 선거에서 선거인단을 적게 확보해 바이든에게 패했다.
선거 이후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60건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부분의 소송이 기각되거나 철회됐다.
소송 기각 사유 대부분은 증거부족이었다.
트럼프 주장은 ‘증거는 있지만,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법원의 기술적 판단으로 소송들이 기각됐다’는 취지여서 사실과 다르다.

2021년 1월6일 의사당 폭동 사태 당시 “1만명의 주방위군 병력을 제공하고 싶었지만, 낸시 펠로시가 거부했다는 트럼프 주장은 ‘사실 아님’으로 분류됐다.
이 사태를 조사한 초당적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가 1만명의 병력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증거가 없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언급한 ‘병력 1만명’은 의사당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반대쪽 시위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지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이익 포기시킬 것⇒모호

해리스는 트럼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비시(NBC)는 이 발언에 맥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트럼프는 “나는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
무의미하게 죽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양쪽과 대화하고 그들을 만나게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전쟁을 끝낼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한 적이 없다.
지난 4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영토와 평화 교환 계획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 트럼프는 “전쟁을 멈추게 하겠다는 말만 할 뿐 “우크라이나가 이기기를 원한다고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았다는 해리스 주장은 ‘사실 아님’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가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편지를 주고받은 것은 맞고, 트럼프가 “아름다운 편지라고 언급도 했지만, “러브레터는 과장된 표현이라는 게 에이비시 판단이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임신중지·이민자·의료·총기소지 두고 맞붙은 트럼프-해리스

[미 대선 후보 첫 TV토론 ] 사회 이슈 날카로운 공방

기자김미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버클리 미술관 인근에서 시민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텔레비전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다.<BR> 버클리/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버클리 미술관 인근에서 시민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텔레비전 토론회를 시청하고 있다.
버클리/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8주 앞두고 10일(현지시각)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텔레비전 토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에게 유리한 임신중지권을 주제로 강하게 공세를 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거듭 “국경 차르라고 부르며 이민자 문제를 파고들었다.

여성의 임신중지 권리를 연방 차원에서 보장해온 ‘로 대 웨이드’ 판례가 2022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뒤집힌 데 대한 논쟁이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연방이 아닌) 주별로 되돌리라 했다, “나는 임신중지 금지에 찬성하지 않지만, 이제는 각 주가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그것(내 입장)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때 연방 차원에서 임신중지 금지를 지지할 것이라고 암시하기도 했지만, 올해 초 ‘각 주가 판단할 일’, 즉 ‘연방 차원에서는 개입하지 않겠다’로 입장을 정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 등 민주당 정치인들이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을 지지한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
진행자인 린지 데이비스가 “이 나라에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것이 합법인 주는 없다고 개입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에서) 거짓말을 많이 듣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라며 “트럼프가 다시 선출되면 전국적인 임신중지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봉쇄와 이민자 문제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그는 “(현 정부) 정책을 유지하면 국경에 베네수엘라 불법체류자들이 계속 들어올 것이라며 “(그들이 오면서) 베네수엘라와 남미 국가 범죄율이 크게 낮아졌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며 “11월 형사 재판 참석을 위해 출두가 예정돼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 말이라고 받아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 흑인이자 인도계인 자신의 인종과 관련해 언급한 데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이 인종을 이용해 미국 시민을 분열시키려 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 케어로 알려진 전국민건강보험개혁법(ACA)과 관련된 질문에는 “형편없는 의료제도라며 폐지 의사를 밝혔고, 대안에 대해 “콘셉트는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얼버무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저렴한 의료보험 혜택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라며 “의료에 대한 접근이 그것(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의 특권이 아니라 (모두의) 권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학교 총기 난사 사고를 계기로 쟁점으로 더욱 부각된 총기 소지 문제와 관련해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이의 총을 압수할 계획이라고 주장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부인하면서 “월즈와 나는 모두 총기 소유자라며 “누구의 총도 빼앗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불법 이민 강경론자 트럼프가 국경강화 법안 무산시킨 건 사실

[미 대선 토론 팩트체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진행된 텔레비전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BR>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진행된 텔레비전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다양한 공방이 오갔다.
주관 방송사인 에이비시(ABC) 등 미국 언론들은 토론 이후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발언을 자세히 분석해 팩트체크했다.

■“노벨상 수상자들, 트럼프 때문에 경기침체⇒대체로 사실

에이비시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트럼프 경제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 건 맞는다고 봤다.
그러나 16명의 경제학자들이 명시적으로 경기 침체를 예언하지는 않았다며 ‘대체로 사실’로 판단했다.
수상자들은 “미국의 세계 경제적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내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이 벌어졌다.<BR>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이 벌어졌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해리스가 “트럼프가 일상용품에 20% 세금을 부과해 미국 일반가정에 연간 약 4000달러의 추가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고 한 발언은 ‘사실이지만 맥락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에는 60%의 관세를 제안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관세가 소비자 가격 인상을 부추길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가정당 연간 추가 비용에 대한 예측은 연구에 따라 다르다.
1700~4000달러까지 다양하다.

■“트럼프가 국경을 확보할 법안을 무산시켰다⇒사실

대선 최대 화두 중 하나인 ‘국경 강화’와 관련해 해리스가 트럼프의 공격을 받아치기 위해 꺼내 든 대표 카드는 ‘사실’ 판정을 받았다.

올해 초 초당적 상원의원 그룹은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200억달러 규모의 계획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국경순찰대 수백 명을 추가하고, 새로운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며, 구금 시설을 확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불법 이민이 급증할 때 국경을 사실상 폐쇄하는 내용도 담겼다.
트럼프는 이 법안이 공개된 직후 ‘공화당이 이를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선거를 앞두고 이 법안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실제 지난 5월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져 법안은 무산됐다.

“이민자들이 개와 강아지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주장은 토론회 중간에도 사회자에 의해 ‘사실 아님’ 판정을 받았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오하이오주에 있는 아이티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납치해 먹고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다.
이러한 소문은 주로 아이티 이민자들이 많은 스프링필드 지역을 중심으로 했지만, 현지 경찰은 이러한 이야기를 부인했다.

■“트럼프 재선되면 임신중지를 금하는 법에 서명할 것⇒거짓

트럼프는 자신이 임명한 대법관에 의해 임신중지 관련 권리가 폐지된 것과 관련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연방 차원의 임신중지 금지법에 서명하지는 않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그는 이를 주정부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해리스는 출생 후 임신중지도 지지한다는 트럼프 발언도 ‘사실 아님’ 판정을 받았다.
미국의 어떤 주도 출생 후 영아 살해를 허용하지 않는다.
50개 주 모두에서 불법이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주지사로 있는 미네소타를 포함해 몇 개 주가 임신중지 가능 시한을 법으로 제한하지 않을 뿐이다.
임신 후기 임신중지는 의료적으로 복잡하고, 대개 여성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태아가 생존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만 이루어진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임신 21주 이후에 이루어지는 임신중지 수술은 전체의 1%에 불과하며, 대개는 심각한 의학적 이유로 인해 수행된다.

■“2020년 선거 패배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거짓

트럼프는 2020년 선거에서 선거인단을 적게 확보해 바이든에게 패했다.
선거 이후 트럼프와 지지자들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60건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부분의 소송이 기각되거나 철회됐다.
소송 기각 사유 대부분은 증거부족이었다.
트럼프 주장은 ‘증거는 있지만,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법원의 기술적 판단으로 소송들이 기각됐다’는 취지여서 사실과 다르다.

2021년 1월6일 의사당 폭동 사태 당시 “1만명의 주방위군 병력을 제공하고 싶었지만, 낸시 펠로시가 거부했다는 트럼프 주장은 ‘사실 아님’으로 분류됐다.
이 사태를 조사한 초당적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보면, 트럼프가 1만명의 병력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증거가 없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언급한 ‘병력 1만명’은 의사당 보호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반대쪽 시위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과 지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이익 포기시킬 것⇒모호

해리스는 트럼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비시(NBC)는 이 발언에 맥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날 트럼프는 “나는 전쟁이 끝나길 바란다.
무의미하게 죽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양쪽과 대화하고 그들을 만나게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전쟁을 끝낼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한 적이 없다.
지난 4월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영토와 평화 교환 계획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 트럼프는 “전쟁을 멈추게 하겠다는 말만 할 뿐 “우크라이나가 이기기를 원한다고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았다는 해리스 주장은 ‘사실 아님’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가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편지를 주고받은 것은 맞고, 트럼프가 “아름다운 편지라고 언급도 했지만, “러브레터는 과장된 표현이라는 게 에이비시 판단이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미 부통령 후보 ‘토론 배틀’은 10월1일…민주 월즈·공화 밴스 합의

기자박병수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각) 애리조나 메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BR>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10일(현지시각) 애리조나 메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제이 디 밴스 상원의원이 10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BR> 로이터 연합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제이 디 밴스 상원의원이 10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의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이어 부통령 후보 토론회도 다음달 1일(현지시각) 열린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주지사(미네소타)와 공화당 부통령 후보 제이 디(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지난달 일찌감치 10월 1일 뉴욕시에서 텔레비전 토론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토론회는 시비에스(CBS) 주관으로 열리며, ‘시비에스 이브닝 뉴스’의 앵커 노라 오도넬이 시사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의 마가렛 브레넌과 함께 사회를 맡는다.

토론회의 상세 규칙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밴스 상원의원은 시엔엔에 출연해 자신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단지 “진정한 견해의 교환이 이뤄질 기회만 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시비에스는 지난달 이번 토론회을 준비하며 날짜를 9월 17일, 9월 24일, 10월 1일, 10월 8일을 제시했으며, 이에 대해 왈즈 주지사와 밴스 상원의원이 10월 1일에 동의하면서 날짜가 잡혔다.

두 부통령 후보는 상반된 성격으로 둘의 대결은 주목을 받고 있다.
모두 중서부(Midwest·현재 미국 지도상으로는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중북부)의 가난한 가정 출신 백인 남성들이다.
하지만, 밴스 의원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사업가 출신이고 월즈 주지사는 고교 사회 교사로 오랫동안 일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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