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인터뷰 | 우군 없는 '모두까기' 논객 진중권
모두와 불화하는 논객 “내게 중요한 건 상식”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자택 인근의 카페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인생의 주요 분기점으로 조국 사태를 꼽는다. 그는 3년 전 낸 『이것이 우리가 원했던 나라인가』에서 “의로운 친구와 동지로만 알았던 이들의 추악한 민낯을 보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없다. 내게는 세계가 무너지는 충격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3년간 과거 ‘동지’로 불렀던 이들과 대립하고, ‘적’이었던 이들과 연대해 정권도 바꿨다. 이제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25일 서울 마포구 자택 인근에서 만나 들어봤다.
- 조국 사태 당시 심경을 “패닉 상태”라고 표현했다.
- 최근 586을 다룬 드라마 ‘돌풍’이 뜨면서 조국 사태 등이 다시 소환됐다. ‘독재타도’와 ‘민주화’를 외친 이들이 기성 권력으로 바뀌어 가는 내용에 반향이 컸다.
- ‘네 편 내 편’을 가리지 않고 비판하기 때문에 ‘모두까기 인형’으로 불린다. 오랫동안 ‘같은 편’이었던 사람들도 등을 돌렸다. 외롭지는 않나.
- 공지영 작가나 조국 전 장관 등 한때 가깝게 지냈던 이들과는 앙숙이 됐다.
진중권이 지향하는 ‘진보’란
2008년 촛불집회 당시 진보신당 ‘칼라TV’ 생중계에 참여한 진중권 교수. [사진 진보신당]
- 운동권에서도 NL(민족해방)계열에 대해선 예전부터 비판적이었다.
- 어릴 때도 지금처럼 튀는 성격이었나.
- 당신이 꿈꾸는 ‘진보’는 무엇인가.
그는 민주노동당-진보신당-정의당 등 오랫동안 진보정당에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대 대선 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지지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맡는 등 보수정당과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이른바 ‘읽씹’ 논란에서 김건희 여사와 직접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다. 친윤 측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배후에 있다며 진 전 교수를 맹비난했다.
- 진보를 지향한다고 말하는데, 대선 때 보수정당을 도운 건 모순적 행동 아닌가.
- 한동훈 대표와 가깝다는 평이다. ‘킹메이커’를 꿈꾼다는 의심도 있다.
한동훈·김건희 여사와 가깝나
진중권 교수가 2020년 9월 25일 서울 강남구 최인아책방에서 열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저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담집은 문재인 정부와 진보세력에 대해 비판했다. [뉴스1]
- 어쨌든 한 대표에게 우호적인 건 사실 아닌가.
- ‘읽씹 논란’에서 김건희 여사와 한 통화도 공개했다.
- 당시 무슨 말을 나눴나.
- 사람들은 김 여사와 어떻게 가깝게 됐는지 궁금해 한다.
진 교수는 ‘이재명 1극 체제’의 민주당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었다. 그는 “박용진 같은 상식적인 사람이 있었는데 배제됐다”며 “지금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이 생각했던 민주주의 정당에서 너무 멀리 가버렸다. 전체주의 정당과 비슷해졌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은 당원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했다고 자부한다.
- 개딸이라는 이재명 대표 팬덤은 어떻게 봐야 하나
?
- 논객으로서 30년째 활동한다. 잘 팔리는 비결이 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