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프레임의 심리학

견과류를 건강하게 먹는 법

고승덕 변호사(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고승덕의 백세건강 모범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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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는 건강한 음식이다.
식물 음식 중에서 단백질, 섬유질, 무기질, 비타민 등이 높다.
지방도 높지만 건강한 지방인 불포화지방의 비중이 높다.
포화지방은 아몬드와 헤이즐넛이 가장 낮고, 브라질너트, 마카다미아, 캐슈가 높다.

견과류는 심혈관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심혈관 효능은 견과류의 항산화물질, 아르기닌, 불포화지방, 섬유질 등에 기인한다.
항산화물질은 염증을 감소시켜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아르기닌은 혈관 확장 물질인 산화질소의 전구체이다.
불포화지방과 섬유질은 지질 개선 효과가 있다.
견과류를 섭취하면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이 낮아진다(2015 메타분석). 하루 1온스(28g) 섭취하면 심혈관질환 위험 21%, 당뇨 사망률 39%, 호흡 질환 사망률 52%, 조기 사망률 22% 등이 각 낮아진다(2016 메타분석, 2022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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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 적정 섭취량은 하루 30g(한 움큼)이다.
한 움큼은 대략 아몬드 20개, 호두 10개, 마카다미아 또는 피칸 15개에 상당한다.
<사진=어도비스톡>

견과류의 단점은 높은 열량 밀도이다.
30g당 160~200kcal이다.
그런데 적당한 견과류 섭취는 체중 증가와 상관없다(2013, 2021 메타분석). 체중 증가를 유발하지 않는 이유는 견과 세포벽이 지방 흡수를 낮추고, 섬유질과 단백질이 포만감을 촉진하기 때문이다(2021 논문).

견과류를 과잉 섭취하면 가스, 복부팽창, 설사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견과류에는 철, 아연 등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하는 피트산이 있기 때문에 과잉 섭취하면 무기질 결핍 위험이 있지만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면 문제 되지 않는다.
최근에 피트산이 항산화 및 항암 작용을 하고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낮춘다고 밝혀졌다.

견과류의 적정 섭취량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에는 공인된 기준이 없지만 적정 섭취량을 규정하는 나라가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 네덜란드는 25g, 덴마크, 호주, 뉴질랜드는 30g, 아일랜드는 40g, 스페인, 스위스는 20~30g을 권장한다.
프랑스, 노르웨이 등은 무게 대신에 한 움큼(handful)을 권한다.
전문가들이 흔히 권하는 적정량도 하루 한 움큼, 무게로는 30g이다.
아몬드 약 20개에 상당한다.
미국 FDA는 견과류 1.5온스 섭취가 심장병에 효능이 있다고 인정했다.

견과류에는 아플라톡신을 생성하는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다.
이 독소는 청산가리 10배의 독성이 있다.
이 독소는 간, 신장 등을 손상하고 간암 위험을 증가시킨다.
곰팡이 번식을 줄이려면 견과류를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견과류는 신선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이 사지 말고 오래된 것은 버려야 한다.
미국암연구소는 이 독소를 피하려면 믿을 수 있는 업체의 제품만 사라고 권하고, 곰팡이가 끼거나 변색 된 것은 버리라고 한다.

견과류 제품은 소금, 당 등을 첨가한 것이 적지 않다.
소금이나 당이 첨가되면 건강효능을 상쇄할 수도 있다.
견과류를 구우면 비타민 손실이 크고, 불포화지방산이 산화되어 좋지 않다.
130°C 이상에서 구우면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미드가 생성된다.

견과류는 다양한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샐러드나 요거트에 뿌려 먹어도 좋다.
미국 FDA는 견과류를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낮은 식단의 일부로서 섭취하라고 한다.
지방 섭취가 많으면 견과류를 줄이라는 것이다.
견과류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건강한 간식으로 적합하다.

고승덕 변호사(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싱가포르 ‘태형’에 열광하는 이유

천경훈 교수(서울대 로스쿨)

태형 기사 등장하면쏟아지는 ‘좋아요’댓글엔 “판사 수입하자”반헌법적 형벌 부활말도 안 되지만
국민 90% 이상이“아동성범죄 처벌 약해”남녀노소 가리지 않고현 사법 시스템에 불만특별법도 중구난방
모순과 부정의 심각재판에 효능감 없으면신뢰 얻기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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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일본인이 징역 17년 6개월과 태형 20대를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하여 확정됐다는 뉴스가 얼마 전 관심을 끌었다.
어느 50대 한국인이 싱가포르에서 성범죄로 처벌을 받았지만 태형을 면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태형은 50세 이하 남자에게만 부과되기 때문이다.

지팡이(cane)로 때린다는 뜻에서 케이닝(caning)이라고 하는 싱가포르의 태형은 잔혹하기로 유명하다.
숙련된 집행인이 시속 160km의 속도로 휘두르는 매를 맨살에 3대 이상 맞으면 피부가 찢어지고 출혈이 시작되며 쇼크 상태에 빠진다고 한다.
고통에 몸부림치기 때문에 온몸을 묶어놓는 것은 물론이고, 탈장을 막기 위해 허리띠도 조여 놓는다.
집행 시에는 의료인력이 입회하여 수시로 상태를 확인한다.
집행 후에는 항생제와 진통제를 주는데, 적어도 한 달은 앉거나 누울 수도 없다.
상처가 아문 후에도 흉터는 영구히 남는다.

이런 잔혹한 형벌이 묘사된 기사마다 사람들은 ‘좋아요’를 누른다.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싱가포르 판사를 수입하자” 등등의 베스트 댓글에 사람들은 수백 개씩 찬성을 누른다.
‘우리나라 범죄자들은 벌금 조금 내거나 집행유예로 나오면 그만인데, 저 나라는 아주 혼쭐을 내니 부럽다’는 반응 일색이다.

물론 태형 부활은 말도 안 된다.
1919년 4월, 3.1운동의 격랑 속에 상해 임시정부의 첫 헌법으로 공포된 ‘대한민국 임시헌장’에서부터 신체형 폐지를 선언했다.
태형과 같은 신체형의 폐지가 근대국가 형성의 핵심의제였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3.1운동에 따른 일제의 유화조치로 1920년 조선태형령이 폐지되었다.
태형은 우리 헌법은 물론 우리가 서명·비준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유엔 고문방지협약’ 등 인권조약에도 반한다.
이런 핵심 인권조약에 서명조차 하지 않은 싱가포르와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런 반인권적이고 반헌법적인 태형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우리의 현재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만 때문일 것이다.
한국법제연구원의 ‘2021년 국민법의식조사 연구’에 의하면 응답자들의 80-90%가 우리나라는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고 생각하고, 특히 아동대상범죄에 대하여는 그 비율이 90%를 넘는다.
남녀, 연령, 학력, 소득, 지역에 따른 차이도 없다.
이만큼 전 국민이 의견 일치를 이룬 문제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이는 형사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 법원에서는 피해자가 제대로 구제받기 어렵다는 인식은 민사사건에서도 광범위하다.
애플이 아이폰 일부 기종에서 배터리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켰다는 이른바 배터리게이트의 경우가 시사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서는 미국 전역의 소비자를 위해 5억 달러를 내라는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한국에서는 6만여 명 원고들의 1심 청구가 모두 기각된 후 항소심에서 7명의 원고에게 7만 원씩 49만 원의 배상을 명했을 뿐이다.
지적재산권 사건의 경우 국내 회사 간 분쟁도 훨씬 높은 배상액을 인정하는 미국 법원으로 가는 예가 늘고 있다.
이혼사건에서도 비슷한 사안에서 유책배우자에게 명하는 배상액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한미 양쪽에 재판관할이 있는 사건의 경우 원고들은 미국을 선호한다.

물론 강한 처벌, 높은 배상액만이 정의에 부합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법원의 형량이 반드시 낮다고 할 수도 없고, 중구난방으로 입법된 처벌강화 특별법들로 인해 발생하는 모순과 부정의도 심각하다.
그러나 국민의 90%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래서 인터넷 댓글 따위이긴 하지만 태형에 열광하는 모습마저 나타난다면, 이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지금보다는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효과가 좋다고 스테로이드와 항생제를 늘 처방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백날 병원을 다녀도 낫는 느낌이 없다면 환자들은 병원을 불신할 것이다.
강한 처벌과 높은 배상으로 인기에 부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재판이 국민들에게 시원한 효능감을 전혀 주지 못한다면 신뢰도 얻기 힘들 것이다.
천경훈 교수(서울대 로스쿨)

"65세 이상 인구 1천만 명 시대"…YK, '고령화사회와 법연구소' 개소식 성료

YK, 고령화사회와 법연구소 개소식 성황리 개최초대 연구소장에 배인구 대표변호사'고령화 사회와 상속' 기념 심포지엄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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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종희 연세대 로스쿨 교수, 현소혜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박인환 인하대 로스쿨 교수, 배인구 대표변호사(연구소장)

법무법인 YK(대표변호사강경훈·김범한)는 3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YK 강남 주사무소 10층 대회의실에서 '고령화 사회와 법 연구소'를 개소하고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개소식에는 YK 고령화 사회와 법 연구소의 초대연구소장인배인구(56·사법연수원 25기) 대표변호사와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 전경근 한국가족법학회 회장 등 40여 명의 법조 관계자가 참석했다.
권순일(65·14기) YK 대표변호사는 환영사에서 "오늘 개소식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이슈에 대해 뜻을 모아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고 좋은 결과를 내기를 바란다"며 "YK의 대표로서 연구소가 연구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학계와의 가교 역할을 해 법률가들이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변호사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은 축사에서 "YK 고령화사회와 법연구소가 고령 인구의 희망이 되고 그들의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경근 한국가족법학회 회장은 "가족법과 관련된 문제는 많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단체는 드물다"며 "고령화사회와 법연구소가 가족법학회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박인환 인하대 로스쿨 교수,현소혜(50·35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서종희 연세대 로스쿨 교수가 발표를 맡았다.
박 교수는 '취약한 고령자의 보호와 지원'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의사결정능력이 손상된 취약한 고령자 보호를 위한 법적 과제로 △재산관리 △가족관계 △신상결정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성년후견제도와 후견제도를 언급하며 "고령자는 경제적·신체적 취약성으로 부당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후견인을 통한 법적 보호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초고령사회의 상속(부양계약을 중심으로)'에 관해 발표한 현 교수는 "초고령사회에서 상속재산은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 재산이기 전에 피상속인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재산"이라며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을 최대 확보 방식으로 상속재산을 운용하는 것은 피상속인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 관계를 기반으로 피상속인으로부터 부양의무자에게 이전된 재산에 대해 상속인들의 공격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법장치를 고안하는 것이 초고령시대를 맞이하는 입법자와 사법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고령화시대의 증여, 상속, 그리고 신탁'에 관해 발표하며 고령자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으로 신탁제도를 제시했다.

그는 "신탁제도를 통해 고령자의 자산이 법적으로 보호되면 상속 분쟁 방지뿐 아니라 고령자의 자산이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YK 관계자는 "YK 고령화 사회와 법 연구소에는 20여 명의 변호사들이 소속돼 있으며, 가사상속&가업승계센터 소속 전문가들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심완선SF평론가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 인스타그램의 추천 알고리즘이 화제에 올랐다.
그다지 관심도 없는 게시글이 자꾸 나오더라는 거였다.
한 명은 딱히 원한 바는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불륜 문화를 좀 알게 되었다고 했다.
어쩌다 불륜 사연을 읽었더니 슬금슬금 비슷한게시글이 나타났다고 들었다.
한두 개 보고 나니 추천 피드가 온통 뒤덮였다고. 알고리즘은 사소한 행동마다 황급히 반응한다.
극성 보호자처럼 호들갑이 심하다.
심지어 앱을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 정보를 수집하는 듯했다.
우리가 정말로 감시되고 있을까? 실험 삼아 우리는 그날 나왔던 키워드를 외쳤다.
“동탄! 청약! 불륜! 불륜!” 웃기게도 하나같이 남의 휴대폰을 타깃으로 삼았다.
짧은 실험 결과 한 명이 당첨되었다.
인스타그램의 추천 피드에 갑자기 청약 관련 게시글이 생겼다.
우리는 ‘진짜네!’ 하며 실컷 웃었고 나는 먼저자리를 떴다.
이동하며 확인해보니 나도 당첨이었다.
지금까지 얼씬거리지도 않았던 불륜 관련 게시글이 나의 피드에 살포시 자리 잡고 있었다.
웃어넘기긴 했지만 이런 호들갑은 성가시다.
네모난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풍부하다 못해 지나치게 많은 자극에 노출된다.
원한다면 언제든 숏츠의 바다에 뛰어들 수 있다.
별 의미 없는 콘텐츠를 보며 그리 즐겁지도 않은 상태로 몇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다.
혹은 광고에 붙들리기도 한다.
나는 인스타그램 때문에 속눈썹 영양제를 구매한 적이 있다.
제품을 극찬하는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니 하나쯤 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물건이 도착했을 즈음에는 마음이 떠났다.
저주가 풀렸다고 할 수도 있겠다.
돈이 아까우니 몇번 사용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이렇게 보면 알고리즘은 욕구를 조작한다.
정보를 수집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자연히SF의 디스토피아 설정이 떠오른다.
조지 오웰이 쓴 <1984>에서는 ‘빅 브러더’가 텔레스크린으로 하루 종일 사람들을 감시한다.
어디에든잠들지 않는 눈과 귀가 있다.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가 없다.
내면에 집중할 수도 없다.
비판적 사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빅 브러더의 체제는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다.
주인공은 ‘자발적으로’ 빅 브러더를 ‘사랑’하게 된다.
나아가 <1984>의 21세기 버전처럼 보이는 율리 체의 <어떤 소송>은 한층 세련된 방법을 쓴다.
체제는 건강이라는 덕목을 내세운다.
하루치 운동량을 채우지 못하면 경고를 받는다.
불응을 지속하면 벌금이 부과된다.
건강하지 못함은 범죄다.
체제에 대한 의심은 곧 건강을 의심하는 것이므로 건강하지 못하다.
감시와 통제가 있더라도 체제는 어디까지나 개개인을 위해 그들의 건강을 돌보는 중이다.
사람들은 그저 몸을 맡기면 된다.
나도 알고리즘에 몸을 맡길 수 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정보를 넘겨주기도 한다.
어차피 감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적어도 내가 정말로 관심 있는 내용이 나타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매일 주문을 걸듯 소원을 속삭일 수도 있다.
그러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면 얘 좀 보라며 웃음거리로 삼아도 좋겠다.
웃음은디스토피아에서도살아갈 힘을 준다.
언제까지 통할지는 몰라도.

심완선 SF평론가

심완선SF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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