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하, 아주 보통의 행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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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사고 오마카세 자랑 지겨워"…이젠 '아보하'가 뜬다

15회소비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교수'트렌드코리아 2025' 키워드 10개 발표"SNS 과시 지쳐"…소확행 저물고 '#아보하'"잡식성 소비 늘어…'옴니보어 소비'가 뜬다"이유있는 '푸바오 신드롬'…'무해력'은 강하다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소비 트렌드 전문가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꼽은 내년 트렌드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트렌드코리아 2025>를 펴낸 김 교수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개념이 확산하면서 본질을 잃고 과도하게 피로해졌다.
명품을 사고 오마카세를 가는 것까지 소확행으로 표현되기도 한다면서도 “요새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려는 경향이 짙어졌다.
#아보하는 행복을 자랑하고 과시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어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애초 소확행은 소소한 소비라는 취지를 담고 있었지만,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와 같은 의미로 변했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입니다.
김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줄기차게 올라오는 소확행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젊은 세대의 행복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아보하는 소확행의 의미가 변질하면서 나온 대안 키워드입니다.
‘보통의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고 여기는 삶의 태도가 사회 전반에 퍼졌다는 것입니다.

매년 다음 한 해의 소비 흐름을 제시해 온 김 교수팀은 내년 주요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옴니보어’를 제시했습니다.
옴니보어 소비자는 주어진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개성과 관심에 따라 자신만의 소비 스타일을 가진 이들을 말합니다.
‘주말에 명품 쇼핑 대신 다이소에 가는 천억 자산가’와 같이 자신이 속한 집단의 고정관념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이죠. 트렌드코리아는 “잡식성 소비와 취향의 무한 진화, 집단의 경계가 사라지고 개인의 취향이 더욱 또렷해지는 옴니보어 소비자가 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해력'을 대표하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사진=에이컴즈,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무해력'을 대표하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사진=에이컴즈,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또 다른 주요 키워드로는 ‘무해력’을 꼽았습니다.
무해력은 ‘해를 주지 않는 것들이 힘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귀여움' 하나만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든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작은 미니어처와 대충 그린 듯한 캐릭터 등이 사랑받는 것과 관계가 깊습니다.
김 교수는 “갈등 요소가 많은 사회에서 무해함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면서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들이 사랑받는다는 의미에서 무해력에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가 주목할 만한 트렌드로는 ‘토핑경제’가 있습니다.
토핑경제는 본체보다 액세서리 같은 토핑이 더 주목받는 것을 말합니다.
동일한 상품이더라도 타인과 다름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생긴 트렌드입니다.
올 한 해에는 ‘신꾸’(신발 꾸미기), ‘백꾸’ 등 꾸미기 트렌드가 확산했는데요. 김 교수는 “신꾸 열풍에 신발 크록스에 다는 지비츠(액세서리)가 크록스의 매출을 견인하기에 이르렀다며 “지하철에서도 루이비통 명품백에 2000원짜리 인형을 단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 기술과 기후 등 요소들이 변화함에 따라 생긴 트렌드도 있습니다.
여러 목표보단 한가지 목표를 세워 실천하는 자기 계발 패러다임인 ‘원포인트업’,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인 대응책을 모색해나간다는 뜻의 ‘기후 감수성’, 기술에 인간의 얼굴을 입히기 위한 움직임을 담은 ‘페이스테크’ 등에 해당합니다.
이외에도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5%에 육박하면서 한국이 다문화 국가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의 ‘그라이데션K’, 만질 수 있는 물성을 추구하는 현상인 ‘물성매력’, 경쟁자와의 공생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전략인 ‘공진화 전략’이 내년 주요 트렌드 워드로 꼽혔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5'를 출간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책을 소개하고 있다.<BR> 사진=연합뉴스

'트렌드 코리아 2025'를 출간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교수는 “많은 애널리스트가 지금의 답답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경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며 “이처럼 경기가 지지부진할 때는 작은 것들, 현재지향적인 태도 등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을 2025 트렌드 키워드에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올해 고금리와 고물가가 시장의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얼었고 소비자들이 “현재의 행복을 위해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고 외치는 ‘욜로족’아 아닌, “꼭 필요한 것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요노족’이 되고 있다고도 짚었습니다.

최근엔 ‘트렌드가 없는  트렌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젊은 층이 찾는 트렌드는 빠르게 변합니다.
 이걸 먹고찾고즐기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젊은 문화.
 
통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이 즐기는 것들이 기업 마케팅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여깁니다.
 
다양한 트렌드를 다루고 연구하는 김세린의 트렌드랩(실험실)에서는 ‘요즘 뜨는 것들 소개합니다.

뱀의 해 온다…2025년 새 트렌드는 ‘아보하’ [가봤더니]

25일 프레스센터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5’ 미디어데이 열려김난도 교수 “2025년 트렌드 ‘스네이크 센스’로 정리
보통의 하루와 무해함, 1%의 성장에서 답 찾아야디지털 편리함 속에 ‘물성’이 더욱 귀해지는 사회 될 것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5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사진=이영재 기자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우리 사회를 규정하는 단어로 ‘소확행’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 피로증’, 일종의 ‘행복 강박’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5년은 소확행을 대체할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으로 ‘아보하’, 즉 ‘아주 보통의 하루’가 떠오를 것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길었던 폭염도 점차 기세가 누그러들면서 2025년 뱀의 해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면 생각나는 사람, 바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유명세를 탄 김난도 교수다.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5’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난도 교수는 2025년을 강타할 새로운 트렌드를 ‘스네이크 센스’로 정리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펴낸 지 17년이 됐다면서 “매년 그 해를 상징하는 동물의 이름으로 주제를 잡아 왔는데, 2025년은 ‘스네이크 매직’ 등 다양한 단어를 고민하다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뱀에 대해 스터디를 하다보니, 아주 감각이 예민하고 민감한 동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후각이 발달했고, 야간에도 잘 볼 수 있으며 진동과 공기 움직이 등을 감지하는 능력을 지닌 동물이라고 뱀을 소개했다.
“예민하게 센싱하는 뱀을 키워드로 삼아 스네이크 센스를 만들었다고 부연한 김 교수는 S·N·A·K·E, S·E·N·S·E 총 9개의 키워드로 2025년을 예측했다.
먼저 첫 번째 S의 키워드는 ‘옴니보어’다.
소비의 전형성이 무너지면서 집단의 차이는 줄고 개인의 차이가 늘어나고 있는 세태를 짚었다.
옴니보어란 ‘잡식성’이라는 의미지만 파생적으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도 있다.
고정관념이 사라진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든 전제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다음 키워드 N은 이른바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다.
불행한 것은 싫지만, 그렇다고 너무 행복한 것도 바라지 않는 최근 풍토를 담았다.
오늘 하루 무사히 넘어간 것에 감사하며, 특별히 좋은 일이 없어도, 행복한 일이 찾아오지 않더라도 안온한 일상에 만족하는 새로운 트렌드다.
김 교수는 “소확행 개념이 너무 확산되면서 본질을 잃고 과도하게 피로해졌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석하면서 “행복을 자랑해야 하고, 행복을 과시해야 하는 의무감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행복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게 감지된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5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사진=이영재 기자

다음 A는 토핑경제, K는 페이스테크다.
토핑경제는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요아정’과 이미 뉴노멀로 자리잡은 마라탕 등이 예시다.
본 제품 못지않게 토핑에 더 신경을 쓰는 세태와 관련이 깊다.
페이스테크는 무생물인 기계에 표정을 입히는 기술로, 생성형 AI 시대의 기술을 짚었다.
다음 E는 바로 ‘무해력’이다.
김난도 교수는 귀여운 뱀이 그려진 트렌드 코리아 2025 마우스 패드에 “오늘도 무해한 하루라는 문구를 담았다.
작고 순수한 것들이 사랑받는 현재 문화가 반영돼 있는 키워드다.
사방이 나를 공격해오는 것만 같은 험한 세상에서 작고 귀엽고 연약한 존재는 그 자체로 힘을 갖는다는 것인데, 김 교수는 “무해하기 때문에 가지는 힘, 즉 ‘무해력’이 화두가 될 것이라며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들의 공통점은 해롭지 않고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S는 그라데이션K, 점점 다문화 되는 우리나라 문화를 담은 키워드다.
외국인 인구 비중이 어느덧 5%에 육박한 한국의 현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지는 E는 ‘물성매력’이다.
디지털이 발달하고 AI가 우리 일상에 깊이 스며들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엄연히 물질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김 교수는 “물성은 같은 개념이더라도 훨씬 힘이 세다면서 “인사이드 아웃 2 영화 개봉 전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생각 기차’를 만들어 인기몰이를 했다고 소개했다.
물건을 판매하는 곳에서만 존재했던 팝업스토어가 영화에도 접목된 것인데, 만져지지 않는 영화 속 개념을 현실화해서 ‘물성’을 갖게 한 것이다.
김 교수는 “사람들은 보고, 만지고, 느끼고 싶어 한다면서 “소비자들에게 물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제품의 매력을 어필하는 최고의 방법이 될 것이므로 ‘물성매력’이라는 키워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미디어데이를 진행하고 있는 김난도 교수. 미래의창

다음 N은 ‘기후감수성’이다.
역대급 무더위에 삼켜진 2024년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기후변화의 문제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후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후감수성은 뜨거워진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덕목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어지는 S는 공진화 전략, 마지막 E는 ‘원포인트업’이다.
공진화 전략이란 상호연결성이 높아진 오늘날의 경제의 핵심 키워드다.
적과 나를 구분하지 않는 상생의 진화 전략, 공진화의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협력, 누구와도 협업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던 애플이 오픈AI와 손을 잡은 사건 등이다.
원포인트업이란 위대한 인물을 롤모델로 삼아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면서 조금씩 성취감을 쌓아가는 새로운 문화다.
도달 가능한 한 가지 목표를 세워 실천함으로써,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계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바로 원포인트업이다.
 김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MBTI 열풍이 불고 있는 것처럼, 자기계발도 가장 나다운 성장을 해야 한다면서 “과거와 지금 자기계발의 포인트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예전과 같은 전면적인 자기 개조가 아니라 ‘작은’ 목표와 함께 이뤄지는 ‘꾸준한’ 실천이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정헌호

ⓒ정헌호

얼마 전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귀동냥으로 알게 된 '아보하'.

모 교수가 만든 신조어로 사회적 현상을 재치 있게 표현한 ‘아주 보통의 하루’를 축약한 말입니다.
‘아주’와 ‘보통’은 상충되는 함의를 가지지만 어지러운 사회적 현상에서 하루하루를 쉽지만 않은 걸음을 걸어가는 시민들에게 가진 것만이라도 챙겼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인지 더 오래된 해의 유행어인지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연장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시대와 묘하게 어울립니다. 

제가 보통 일어나는 시간은 새벽 다섯 시 전후입니다.
여명입니다.

산 아랫마을 자호천을 막아 만든 영천호에서 안개가 스멀거리며 골짜기를 타고 올라오는 것이 보입니다.
불과 엊그제 같은 50대 시절에는 알람 소리를 듣질 못하여 일어나질 못하였지만, 지금은 백보 거리의 닭장에서 수탉이 회를 치는 네댓 시부터 눈을 뜹니다.
단지 밤사이 굳어진 몸을 푸느라 흔쾌히 일어나지 못할 뿐입니다.
겨우 꼬물거리며 닭장 문을 열어 주고 닭알을 꺼냅니다.
마트에 파는 굵직한 달걀의 반 정도 되는 달걀을 생으로 참기름 동동 띄워 먹을 심산입니다.
밤사이 창고를 지킨 고양이의 코를 쓰다듬어 주고 산책을 나갑니다.
한 마장 거리의 아랫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도 들리며 가끔은 고라니의 울음소리도 들립니다.
상큼한 안개 냄새가 도톰한 옷 속을 파고듭니다.

 ⓒ정헌호

ⓒ정헌호

해가 기룡산 남쪽을 돌 즈음이면 범바위 쪽 하늘은 가물가물한 푸름을 내뱉습니다.
기룡산과 보현산과 허리를 묶고 있는 수석봉 사잇길에는 벚나무 단풍이 붉은 곡선을 그리며 정각마을 고갯길로 내달립니다.
두 평 텃밭에서 허기를 달랠 요량으로 한두 번 내린 서리를 이겨낸 가을 상추를 뜯습니다.
집과 연결된 마루에는 두꺼운 감나무 낙엽이 구르고 보이차 다관에서는 살포시 김이 오릅니다.
축 아래 핀 노란 산국 꽃내음이 코끝을 설레설레 스쳐 갑니다.

 ⓒ정헌호

ⓒ정헌호

보이지 않는 서쪽 팔공산 쪽으로 붉음이 물듭니다.

바람이 살랑 스쳐 가는 풍경이 뎅그렁거리며 달콤한 도넛 같은 파문을 내려보냅니다.

아랫마을에서 남색 연기가 오릅니다.

늦가을의 어둠은 틈을 주지 않고 찾아옵니다.
여름날의 저묾이 뒷짐을 진 어슬렁거리는 걸음이라면 미틈달의 어둠은 잰걸음입니다.

자호천 너머 동쪽 하늘에 열엿새 둥근달이 맑은 밤하늘을 등에 업고 오릅니다.

바람이 찬지 산새들은 일찍 울음을 멈추었습니다.

‘아보하’입니다.

2025년도의 새로운 트렌드가, 2024년 9월 말에  “트렌드 코리아 2025라는 책에서 소개가 됐었다.

매년 말이 다가오면 늘 그랬듯이, 놀랄만한 새로운 키워드를 갖고 우리를 찾아오는데, 올해도 역시나 상상을 초월하는 신기한 것들이 10가지나 만들어졌다.

그중에서 이번에는 아주 특이한 키워드 하나가 눈에 띄더니, 영 뇌리에서 사라지지를 않는다.

바로 “아보하라는 신박한 키워드이다.

“아보하

“아주 보통의 행복

이름부터 참 소박하다.

“아보하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이상하리만치 잔잔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한동안, 아니 아주 오랫동안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단어를 쟁취하기 위해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었다.

하나라도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그리고 더 많은 성취를 이루기 위해 그야말로 물불 안 가리고 애쓰고 살아왔었다.

그러다가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지치고, 오히려 “행복이라는 것을 더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반대로 “그저 아주 보통의 하루만으로도 충분하다"라는 마음이 든 것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한때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오로지 성공이나 물질적인 성취, 혹은 특별한 경험에서만 찾곤 했었다.

남들보다 더 많은 걸 이루어야만 행복할 것 같았고, 넘쳐나는 SNS 속에서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압박감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다.

그저 단순히 기분 전환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보이기 위한, 그런 사진을 찍느라고 정작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놓치고 다니는 것 같았다.

그런 사진들을 부지런히 올려놓고는, 또 오늘은 몇 명이 “좋아요를 눌렀는지에 온 신경을 다 쓰다 보니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잊고 지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게 된 것이다.

행복이란 것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는 것을 …

그냥 오늘 하루 무탈하게 지나가고, 집에 돌아와서는 편안한 자리에 앉아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의 여유, 그런 일상 속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이야말로 진짜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아보하, “아주 보통의 하루‘인 것이다.

아보하“는 대단하거나 특별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발견되는, 그러한 작은 기쁨들, 그 자체가 행복의 진짜 모습인 것이다.

오늘도 무사히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하루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제서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아무 일 없이, 그저 무탈하게 지나갔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우리는 그동안 행복을 너무 멀리서만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너무 큰 기대를 하고, 너무 높은 기준을 세우다 보니 그만큼 지치고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기대를 조금 내려놓고, 그저 지금 이 순간, 아주 보통의 하루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더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칠십 대에 발을 들여놓으니까 여기저기 몸이 탈이 난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대단한 여행지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오히려 가까운 집 앞 공원을 산책하면서 느끼는 상쾌한 바람이 더 큰 위로가 되어서 돌아온다.

이제부터는 올려다보는 것을 그만두고, 하나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미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도 몸이 무거운 것을 보면 아마도 더 많은 것을 버려야 하나보다.

이제는 더 이상 행복을 쫒아 힘들어하기보다는, 그저 오늘 하루가 무사히 지나갔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런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더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저 멀리 아득한 곳에 있을 것 같았던 행복이, 바로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보하

“아주 보통의 행복

이 소중한 키워드로 인해 다가오는 2025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소확행' 지고 '아보하'가 뜬다

 ‘알로하’는 알아도 ‘아보하’는 낯설다.
친구가 끝인사로 ‘아보하’를 건네길래 이 용어가 소개되었다는 <트렌드 코리아 2025>를 읽어 보았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의 줄인 말로,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내년을 이끌어갈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는 2018년에 처음 알려진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출현과 같은 맥락으로, 변화하는 가치관을 보여주는 새로운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확행’은 불확실한 미래의 성공을 좇기보다, 일상에서 작고 성취 가능한 행복을 찾으려는 태도를 대변하며 일상어가 되었다. 소확행의 출현 이후, 나도 ‘소소한’이란 단어를 즐겨 사용했다. 소소하고 소박하지만 '소중하다'는 의미가 담긴 듯해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랫동안 인간의 궁극적 목표였던 ‘행복’에 대한 관점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 듯하다.
예전에는 행복을 떠올리면 즐겁고 웃음이 가득한 환희 찬 상태가 
떠올랐다면 지금은 잔잔하고 편안한 일상이 행복이라 여겨지는 것도 아보하의 탄생과 결이 닮아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5>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무탈하고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자 하는 욕구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대단히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바라는 심리와 연결된다.
번아웃으로 알려진 소진증후군이 만연한 사회에서 ‘이대로도 괜찮다’는 방어기제가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런 경향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최근 2년간 ‘무탈, 평범, 보통’과 같은 단어의 온라인 언급량이 꾸준히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과시하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과 일상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다.
더 이상 외부의 인정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를 긍정하려는 변화의 모습이다.
    
책에서는 ‘아보하’가 단순히 개인적인 선택이 아닌, 사회적·경제적 구조를 반영한 결과라고 본다.
젊은 세대가 느끼는 좌절감, 즉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보다 행복해질 것 같지 않다는 인식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은 설득력을 갖는다.
줄곧 Go만을 외치던 한국 사회는 이제 곳곳에서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대 전반에 걸친 절망감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아보하’는 단순히 이러한 비관적 세태의 반영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그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대안적 태도로 보여서 긍정적이라 느껴진다. 대단히 행복하지 않아도, 특별한 일이 없어도 하루를 보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위로가 될 수 있다.
거창하지 않지만, 무탈한 하루의 가치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낸 가장 소중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무사히 지나가는 일상이 행복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는 아침부터 한숨이나 쉬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금의 노력이 모여서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너의 눈치를 살핀다>      김설 작가의 이 문장은 무사히 보낸 오늘 하루도 거저 얻어지는 일상이 아니며 나의 숨은 노력이 베인 진정한 행복일 수 있다고 알려준다.
 찬란하지 않아도, 삶은 그 흐름 속에서 우리를 다독인다.
우리가 오늘의 작은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면, 그 평온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행복 아닐까. '아보하’가 과연 ‘소확행’을 잇는 또 하나의 메가히트 신조어로 떠오를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도 아주 보통으로 하루 잘 보내면 된 것이다.
모두 아보하
!

내일이 불안한 시대, 나에게 더 소중한 '아보하'

[2025년 트렌드 키워드]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을 때 '아주 보통의 하루'는 소중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25년 트렌드 키워드의 하나로 '아보하'가 보인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의미이다.
우리는 이전에 '소확행'이라는 트렌드에 심취해 나의 하루를 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몰두해 집중하고자 했다.
시간이 갈수록 소확행은 크기가 커져야 했고 점차 남에게 보이는 과시로 변질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점에서 새롭게 등장한 '아보하'는 우리가 찾는 행복이란 하루를 경쟁적으로 살아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오늘 보통의 하루를 살아내면 된다는 의미로 보기에 사람들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내가 사는 하루하루가 늘 특별할 수는 없다.
특별함을 짜내고 고안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삶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아보하'가 추구하는 가치라고 본다.
아무것도 아닌 하루,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어쩌면 지리멸렬할지도 모르는 하루. 그것이 눈물 나게 그립고 행복한 하루가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무탈하게 살아온 게 기적걷는 게 힘든 엄마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 도수치료를 받으러 간다.
워커에 의지해 걷는 연습을 하는 단순한 일인데 병원에서 이 사소한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많은 삶을 보게 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이른 아침부터 휠체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력으로 걷는 연습을 한다.

나이가 들어가니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간다.<BR> 그들이 바라는 삶은 하나같이 '아보하'이다.<BR>

나이가 들어가니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간다.
그들이 바라는 삶은 하나같이 '아보하'이다.
ⓒ mugeinsky on Unsplash

엄마를 모시고 다니기 전에는 주로 나이가 드신 분들이 걷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인해 수술을 받고 재활 치료하는 40,50대가 많았다.
얘기를 들어보면 저마다 사연도 다양하다.
교통사고로 뇌수술 후, 뇌에 이상이 생겨 걷지 못하는 40대 초반의 남자는 병원에 입원한 지 벌써 6년이 되었는데 언제 퇴원해 스스로 걸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잘나가는 회사원이었다가 갑자기 뇌경색이 와 몸이 부자연스러워진 남자는 스스로 걷지 못하고 휠체어에 앉아 허공만 바라보고 있다.
초점이 흐려진 그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발병 이전의 평범한 하루를 그리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가니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간다.
무릎 연골이 마모해 걷는 게 부자연스러워진 친구가 있는가 하면 중한 병이 발견되어 병원 예약과 검사, 치료, 통원을 반복하는 지인도 있다.
그들이 바라는 삶은 하나같이 '아보하'이다.
아주 보통의 하루만큼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 없다는 말에 모두 동의한다.
그리고 자신이 보낸 그 수많은 '아보하'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새삼 깨닫는다고 한다.
나 역시 퇴직하던 해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결과가 나왔다.
그 후로 치료와 관리를 위해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평범했던 일상이 병원 진료와 맞물리게 되니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했다.
내가 원했던 일정이 미뤄지기도 하고 취소되기도 했다.
말하자면 나의 삶이 병원을 중심으로 회전하기 시작했고 병원에 매여 살아가야 하는 삶이 이런 거구나, 하는 자각이 싹틈과 동시에 그동안 내가 무탈하게 살아온 삶이 '아보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삶이 소중하고 행복했다는 것을 당시에는 알 수 없었다.
건강을 잃고 그것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시간과 노력이 커질수록 아주 보통의 하루는 멀어졌지만, 상대적으로 그립고 소중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고 밤에 잠들던 그 수많은 날이 때로는 너무나 평범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지리멸렬한 하루였음에도 너무나 소중하고 반짝이는 날들이었음을 깨닫는다.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아도 그냥 존재했던 일상의 하루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다는 깨달음.
과거에 내가 보낸 일상의 시간이 소중했고 어쩌면 다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때 '아보하'를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보면 이 단어는 그동안 내가 무수히 흘려보냈던 일상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데 왜 하필 2025년에 새롭게 부각되는 것일까.'더 나은 삶'의 실체 없음을 깨달았을 때

In Neon Lights

In Neon Lights ⓒ arihe on Unsplash

수년간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한 것은 경쟁에서 남보다 빨리 치고 나가 자리를 선점하거나 가치가 높은 물건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강조하거나 출발선에서 어쨌든 타인을 제치고 자신의 입지를 세우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몸과 마음을 갈아 넣어야 했고 시간과 노력을 어딘가에 쏟아부어야 했다.
그런 시간이 지속될수록 사람들은 지쳐갈 수밖에 없다.
양극화는 지난 세기보다 더 심해졌고 앞으로도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더 나은 삶을 향해 전력 질주한 인생들은 순간 방향성을 잃게 되고 자신이 추구했던 '더 나은 삶'의 실체에 대해 고민하게 될 수도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달려온 것인가. 앞으로도 계속 달리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인가.사실 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조금 더 나은 그 무엇을 위해 현재를 억제하거나 희생하는 것에 익숙하다.
앞으로의 삶이 과거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좀 더 반짝이며 빛이 날 거라는 기대에 오늘을 내일과 맞바꾸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렇게 맞이한 내일이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더 힘든 과제가 부여된 시간의 연속이라고 보일 때 흘려보낸 시간의 소중함과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더 나아질 내일이 별로 기대되지 않는 2025년. 극심한 기후 위기가 닥치고 경제적 위기를 진단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희망에 대한 언급이 적은 시간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거창한 미래는 의미가 적다.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 평범하며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 보통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역으로 깨달을 뿐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지금 현재가 가장 소중하며 그 시간을 무탈하게 잘 보내는 것이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임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방황을 마친 사람이 알게 된 '아보하'의 의미가 아닐까. 그렇게 보면 아주 보통의 하루는 그냥 하루가 아닌 삶이 나에게 주는 기적인 셈이다.

‘아보하’부터
‘옴니보어’까지...2025년 강타할 10대 트렌드 뭘까
김난도 교수, ‘트렌드코리아 2025’ 출간
‘소확행’ 지고 ‘아보하’ 뜬다…10대 트렌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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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가 ‘트렌드코리아 2025’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2025년을 강타할 키워드는 뭘까? 트렌드 전문가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한국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내년에 새롭게 떠오를 개념을 소개했다. 

김난도 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내년 소비 흐름을 전망한 ‘트렌드코리아 2025’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김 교수는 지지부진한 경제침체 속에서 내년에도 ‘작고 민감한 것들’과 ‘현재지향적인 태도’가 키워드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025년 10대 트렌드’로 
옴니보어 
#아보하 
토핑경제 
페이스테크 
무해력 
그라데이션 K 
물성매력 
기후감수성 
공진화 전략 
원포인트업을 꼽았다. 

그중 현재의 트렌드를 포괄하는 ‘옴니보어(Omnivores)’는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두는 ‘잡식성 소비자’를 의미한다.
나이와 성별, 소득 등의 경계가 사라지고 개인의 취향이 또렷해진 것인데, 집단보다는 개인 취미에 방점을 두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아보하’는 아주 보통의 하루가 가지는 힘을 의미하며 무탈하고 특별할 것 없이 평온한 하루를 통해 자신에게 집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앞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 나온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확산되면서 ‘작은 사치(스몰 럭셔리)’로 의미가 변질됐고, 이 현상에 피로도를 느낀 MZ세대의 가치관이 바뀌면서 대안적 성격으로 아보하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아기 시절의 판다 푸바오처럼 작고 귀여운 것들이 사랑받는다는 ‘무해력’, 본체보다 액세서리 같은 토핑이 더 주목받는 ‘토핑 경제’, 여러 목표보단 한가지 목표를 세워 실천하는 자기 계발 패러다임 ‘원포인트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술에 인간의 얼굴을 입히기 위한 움직임을 담은 ‘페이스테크’, 기후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한다는 뜻의 ‘기후 감수성’,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이제는 다문화 국가로 진화한다는 의미의 ‘그라데이션 K’  역시 주요 키워드다.

이밖에 만질 수 있는 물성에 대한 추구를 뜻하는 ‘물성매력‘, 적과 나를 가리지 않고 공생하는 비즈니스 전략인 ’공진화 전략'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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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트렌드코리아 2025’ 표지. 미래의 창

김은혜 기자 ehki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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