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글, 어피티

어피티가 309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귀농·귀촌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 2024년 12월 6일부터 12월 12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309명 참여

매달 생활비의 절반 이상을 집세로 내고, 아침마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대중교통을 타다 보면 문득 도시 생활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삼시세끼’처럼 농촌에서 직접 기른 채소로 요리해 먹는 예능이나, 농촌에서 휴가를 보내는 ‘촌캉스’ 콘셉트의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귀농 인구 중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고 하죠. MZ세대는 실제로 귀농·귀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설문조사를 통해 자세히 알아봤어요.

숨 막히는 도시를 떠나고 싶어요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은 예상보다 높았어요. ‘매우 관심이 있다’가 17.5%, ‘약간 관심이 있다’가 43.1%로, 응답자의 60.6%가 귀농·귀촌에 관심을 보였죠. 응답자의 거주 현황을 보면 72.2%가 수도권에 살고 있었고, 13.6%는 광역시, 12.6%는 중소도시에 살고 있었는데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떠나고 싶다는 응답도 57.9%에 달했어요. 현재 거주지를 ‘매우 떠나고 싶다’가 7.1%, ‘조건이 맞는다면 떠나고 싶다’가 50.8%였죠. ‘거의 관심이 없다’와 ‘전혀 관심이 없다’는 각각 19.7%였어요.

도시를 떠나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이 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번잡함’(52.0%)이었어요. ‘자연과 가까이 살고 싶어서’(25.1%)와 ‘높은 주거비 및 생활비 부담’(17.9%)을 이유로 꼽은 사람들도 있었죠.

부모님 세대도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설문 참여자의 11%가 부모님이 이미 귀농하셨다고 답했고, 16.2%는 부모님이 귀농을 계획하고 계신다고 답했거든요. 은퇴 시기에 있는 27.2%가 귀농을 실제로 했거나, 염두에 두고 있는 거예요. 세대를 불문하고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걸로 보여요.

귀농·귀촌에 거는 기대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응답자들은 ‘도시 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47.6%)하거나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의 생활’(39.5%)하는 것을 귀농·귀촌의 매력으로 느끼고 있었죠.

하지만 현실적인 고민도 많아요. 귀농·귀촌으로 겪게 될 불편함에 관해 물었더니, 응답자들은 ‘의료·교육 등 생활 인프라 부족’(241명), ‘도시에서 누리던 문화·여가 시설 부족’(206명) 등을 우려했어요. ‘안정적인 소득 확보의 어려움’(170명), ‘지역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움’(115명), ‘본업과의 병행 어려움’(95명)을 걱정하기도 했고요.

실제로 현재 거주하고 있는 도시를 떠날 수 없다고 대답한 참가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대중교통 및 생활 인프라의 편리함’(53.8%)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어요. ‘편리한 의료 및 교육 시설’(15.2%), ‘문화 및 여가 시설’(12.1%), ‘안정적인 일자리’(9.8%)처럼 도시에 마련되어 있는 편리한 생활 여건을 두고 농촌으로 떠나긴 어렵다는 거죠.

MZ세대가 꿈꾸는 귀농·귀촌의 모습은?

MZ세대가 바라보는 귀농과 귀촌의 모습은 전통적인 방식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귀농·귀촌을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복수 응답으로 답변을 요청했더니, ‘온라인 기반 원격 근무’(180명)와 ‘스마트팜과 같은 첨단 농업’(140명)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지역 관광 및 숙박업’(123명), ‘로컬 미디어 운영’(76명), ‘목공이나 수공예 작업’(73명)을 향한 관심도 적지 않았죠. 하지만 ‘전통 농업’을 선택한 응답자는 단 37명에 그쳤어요.

우리가 귀농·귀촌 하면 흔히 생각하는 농사 짓는 삶이 아니라, 온라인 환경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원격 근무가 가능한 환경이 제공된다면, 청년들이 일자리 걱정 없이 농촌으로 이주해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을 거예요. 실제로 설문 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이 “직장 문제만 아니면 굳이 서울에 거주할 이유가 없어요. 그러나 대부분의 일자리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서 떠날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어요.

또 스마트팜으로 효율적인 농사를 짓고, 로컬 콘텐츠를 만들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귀농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시각은 농촌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어요. 디지털 기술에 능숙한 청년들이 첨단 농업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고, ‘촌캉스’와 같은 신선한 시각과 아이디어로 관광이나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며 농촌 일자리와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이처럼 청년들이 농촌에 적극적으로 유입된다면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거예요. 귀농·귀촌 문화가 우리 사회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이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 ‘수도권 과밀화 문제 해소’가 59.2%로 가장 큰 기대를 받았죠. 또한, ‘농촌 지역 경제 활성화’(25.9%)와 ‘사라져가는 농업 및 농촌 문화 보존’(14.2%) 역시 청년 농촌 유입의 긍정적 영향으로 꼽혔어요.

M세대 jj 님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인구 밀집 현상을 지적하며, “종종 지방으로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떠나면 해방감과 여유를 느끼곤 해요. 아마 사람에 치이는 일이 덜하기기 때문이겠죠? 수도권에 쏠려있는 현재의 우리나라 인구 비율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어요.

또한, 많은 사람이 농촌은 현재 매우 심각한 인구 소멸 문제를 마주했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M세대 마옹 님은 “지역 과밀화와 지역 소멸 둘 다 아주 큰 문제예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야 해요. 사람이 있어야 돈이 돌고,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죠. 결국, 지역 소멸을 막고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귀농·귀촌을 통한 인구 유입이 필수적이에요.라고 말했어요.

경제적 지원도 좋지만,인프라 확충을 더 원해요

귀농·귀촌 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해요. 현재 귀농·귀촌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 부족이었어요. MZ세대는 귀농·귀촌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 정책으로 ‘교육·의료 인프라 개선’(38.2%)과 ‘교통 및 인터넷 등 생활 기반 시설 확충’(25.6%)을 꼽았죠. 농촌은 의료와 교육 여건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자녀 계획이 있는 신혼부부나 은퇴를 앞둔 노년층은 쉽게 이주를 결정하지 못해요.

또한 교통과 인터넷 등 생활 편의를 위한 시설이 마련되길 바라는 응답이 많은 것을 통해, 청년들이 농촌 정착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도시 생활과의 접점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어요. 직장뿐만 아니라 여가, 공연 및 문화생활 등이 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까요. 귀농과 귀촌이 활발해지려면 농촌에서의 생활이 ‘고립’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해요.

반면, ‘정착금 지원’(12.3%)과 ‘농업 창업 지원’(11.6%)은 상대적으로 적은 선택을 받았어요.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경제적 지원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결과였죠. 개인이 극복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는 거예요. 농촌이 사회와 단절된 곳이 아니라 더 행복한 삶을 위한 새로운 터전이라는 생각이 들 때, 농촌 정착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요.

어피티의 코멘트

  •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가까운 삶을 꿈꾸는 MZ세대가 많아졌어요. 이는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도 볼 수 있죠. 청년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농촌이 삶을 영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더욱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요.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통해 귀농과 귀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지속 가능한 농촌의 모습도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거예요.

‘65세 노인’은 옛말이 될지도 몰라요

글,김영빈

📌 필진 소개: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석사 졸업 후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입니다.
한국의 사회적 현상에 관심이 많아 Alookso와 Theseoulite 등에서 관련 논문을 소개하는 글과 사회 현안을 분석하는 글을 다수 발표했습니다.

  • <청년을 위한 통계는 있다> 지난 연재 모아보기

새로운 시대를 위한 노인연령 기준

저출생 고령화는 한국의 사회 현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죠. 출생률 하락과 고령화 가속이 비단 한국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출생과 고령화를 겪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데요. 당장 다가오는 2050년에는 한국이 세계에서 홍콩 다음으로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어요. 홍콩은 도시국가이니, 사실상 우리나라가 세계 1위라고 봐야겠지요.

한편, 2022년 기준한국의 기대수명은 선진국 클럽이라고 불리는 OECD 국가 중 일본, 스위스 다음인 3위로 최상위권을 기록했어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국민의 기대수명은 84.3년입니다.

한국의 상황을 요약하면, 저출생과 고령화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동시에 의료 기술과 시스템의 발달로 기대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는 2072년에는 기대수명 91.1년을 바라보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필수적인 논의가 있다면, 그건 바로 ‘새 시대를 위한 노인연령 기준’일 거예요.

살아온 수명 vs 기대여명

변화하는 시대에 따라 노인연령 기준을 새롭게 제안하는 연구는 이미 진행되고 있어요. 경제학자 워렌 샌더슨과 인구통계학자 세르게이 셰르보프는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고령인구 비율이 증가한 현대사회에 발맞춰 ‘기대여명(Prospective age)’에 기반한 노인연령 기준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수명을 기준으로 노인연령을 정하고 있죠. ‘연나이’ 65세가 되면 이때부터 노인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두 연구자는 장래적(Prospective) 관점에서 앞으로 남은 여명, 즉 ‘기대여명’을 기반으로 노인연령을 산정하자고 제안하는데요.

1972년의 50세와 2014년의 60세는 동갑?

이해를 돕기 위해 연구 자료를 토대로 조금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972년의 50세 일본 여성과 2014년의 50세 여성이 있어요. 살아온 기간, 즉 회고적 연령으로 보면 이 둘의 나이는 같죠. 그러나 앞으로 남은 여명을 나타내는 기대여명은 각각 29년과 38년으로 9년의 차이가 생깁니다.
기대여명으로 보면 둘의 나이는 같지 않아요.

이번에는 1972년의 50세 여성과 2014년의 60세 여성을 비교해 볼까요? 살아온 기간을 기준으로 하면 둘의 나이 차는 10년입니다.
하지만, 이 둘의 기대여명은 모두 29년으로 동일합니다.
기대여명을 기준으로 한다면 둘의 나이는 같아지죠.

이러한 논리를 토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기간과 무관하게 앞으로 앞으로 살아갈 ‘n년’을 구해서 노인이라 정의하자는 것이 최근 새롭게 제기되는 주장의 핵심이에요. 이전보다 오래 건강하게 살고, 천천히 늙는 현대인들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죠.

한국 노인연령 기준_최신화

‘기대여명’을 노인연령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예를 들어 ‘기대여명 15세’를 노인연령으로 본다면, 앞으로 여명이 15년인 인구를 노인이라 정하겠다는 의미예요. ‘연나이’로 몇 살부터 노인인지는 계속해서 변하게 되겠죠.

이 기준에 따르면 1990년에는 64.9세, 2020년에는 72.5세, 2065년에는 76.4세부터를 노인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2019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기준). 이렇게 따지면 현재의 65세 노인기준은 1990년에나 적합하고, 지금은 73세 정도로 기준을 올려야 해요. 유엔(UN)의 2022년 인구추계에 따르면, 2100년엔 노인연령 기준을 80세까지 올리는 것도 예상해 볼 수 있어요.

‘기대여명 15세’가 노인일 때

노인연령 기준을 기존의 ‘연나이 65세’가 아닌 ‘기대여명 15세’로 한다면, 고령화와 노인부양문제를 다르게 볼 수 있어요.

① 노인인구 비율

  • 2065년 기준, 노인인구의 비율이 기존 46.1%에서 26.2%로 낮아져요.
  • 1970년 대비 2065년 노인인구비율의 증가비는 기존 14.9배에서 5.8배로 떨어져요.

② 고령인구부양비

  • 2065년 기준, 고령인구부양비가 기존 100.4에서 39.7로 급격하게 낮아져요.
  • 1970년 대비 2065년 증가비도 기존 17.6배에서 4.7배까지 줄어요.

이와 같은 추이는 기대 은퇴 기간, 성별, 지역, 소득 등 각 특성의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기대여명 20세’로 적용하였을 때도 비슷하게 나타났어요.

고령화 대응에 더 적절한 관점

혹여 노인연령 기준 상향이 단순히 노인 부양 비용을 절감하려는 논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텐데요.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시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에
노인들이 생각하는 평균 ‘노인 기준 연령’은 2020년 70.5세, 2022년에는 72.6세예요. ‘기대여명 15세’ 기준인 72.5세와 큰 차이가 없죠. 기대여명 기준은 노인들이 더 오래 살고 건강해지는 현실에 부합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어요.

최근 저속노화 개념을 대중적으로 알리며 큰 주목을 받은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역시, 기대수명 90세를 바라보는 미래에는 노인연령 기준을 점진적으로 올려 77세까지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노인연령 기준을 77세까지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가정하에 2060년 노인부양비와 생산가능인구를 구해보면, 인구 고령화 추세가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2060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기존의 노인연령 65세 기준 2,058만 명에서 신연령 기준 2,755만 명으로 증가해, 2020년과 비교했을 때의의 감소 폭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노인부양비 역시 크게 개선되고요.

여러 연구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노인연령 기준을 상향하면 고령인구 부양비 부담을 크게 완화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 고령 인구 부양의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노인연령 기준 상향을 통해 보다 지속 가능한 사회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가능해지겠죠. 물론 이 과정에서 노인 빈곤, 노인 내 양극화, 은퇴 연령과 수급 연령의 격차 등 다양한 노인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해요.

📚이 칼럼에 참고한 자료의 출처는어피티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청년을 위한 통계는 있다>는 매주 수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

이 칼럼에 참고한 자료

Chang, A. Y., Skirbekk, V. F., Tyrovolas, S., Kassebaum, N. J., & Dieleman, J. L. (2019). Measuring population ageing: an analysis of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7.The Lancet. Public health,4(3), e159–e167.https://doi.org/10.1016/S2468-2667(19)30019-2

Scherbov, S., Sanderson, W. C., & Gietel-Basten, S. (2016). Better way to measure ageing in East Asia that takes life expectancy into account. Australasian journal on ageing, 35(2), 139–142.https://doi.org/10.1111/ajag.12267

Sanderson, W.C. & Scherbov, S. (2007). A new perspective on population aging. Demographic Research 16 (2) 27-58. 10.4054/DemRes.2007.16.2.

고은지. (2023). 서울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 기준 연령은 72.6세.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30205014600004. 2023.02.13 확인.)

계봉오. (2020). 인구고령화 지표에 대한 대안적 접근: 장래연령 관점을 중심으로. 한국인구학, 43(4), 1-35.

서명수. (2023). 한국인 기대수명 50년만에 21년 증가…OECD 국가 중 3위.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86991. 2024.08.19 확인)

이윤경, 김세진, 황남희, 임정미, 주보혜, 남궁은하, … & 김경래. (2020). 2020 년도 노인실태조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책보고서 2020-35.

이태석. (2022).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KDI Focus. 115.

정인설. (2023). 주름 깊어지는 한국…2050년엔 가장 늙은 나라 될 것.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071724891. 2024.08.19 확인)

정희원. (2021). 지속가능한 나이듦. 두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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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5년, 집값 오를까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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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4년이 끝나고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활기찬 마음으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게 되는 시기인데요. 다만, 부동산 시장 상황은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계엄 사태 이후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데다가 고금리 환경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시장의 활기가 사라져 버렸는데요. 한동안 고공행진하던 서울 집값 상승세도 주춤하는 분위기죠.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집값 하락기는 부동산 투자를 고민하고 있던 투자자들에겐 절호의 찬스입니다.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하락세가 단기적인 것인지, 앞으로 또 집값이 많이 떨어지는 건 아닐지 우려도 앞섭니다.
오늘 <부동산 한입>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 현황은 어떤지, 올해 집값은 어떻게 변화할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싸늘해진 최근 부동산 시장

📉 계엄으로 ALL STOP!

거래량은 부동산 시장의 활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대개 부동산 가격이 변동하기 전에 거래량이 먼저 움직이곤 하죠. 그런데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12월 거래량은 1,681건으로 11월(3,235건)의 절반에 그쳤는데요. 올해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7월(9,216건)과 비교하면 17%에 불과합니다.

이처럼거래가 뚝 끊기면서 40주 연속 이어지던 서울 아파트 상승세도 멈췄습니다.
2024년 12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세(0%)를 기록했는데요. 특히, 금천구(-0.05%), 구로구(-0.04%), 노원구(-0.03%)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선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흐름이 관찰되기도 했죠. 고금리 환경과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계엄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모양새입니다.

😥 강남까지 흔들린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강남, 서초, 송파, 용산 등 서울 시내 규제지역에서도 아파트 하락 거래가 나타납니다.
지난 11월 22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면적 124㎡는 지난달 22일 42억 원에 거래됐는데요. 올해 최고가(53억 4,998만 원) 대비 11억 원 넘게 떨어진 수치입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건영아파트 전용 84㎡도 12월 4일 25억 원에 거래되며 전고점 대비 가격이 10억 원 급락했습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아파트 107㎡ 역시 최고가에 비해 6억 원가량 하락했죠.

🏠 분양 시장도 침체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양 시장 분위기도 험악합니다.
미분양 물량 중에서도 가장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서울권에서도 급증하는 흐름인데요.
12월 서울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603호로 전월 대비 15.3%가량 늘었습니다.
주택을 다 짓고도 분양받을 사람을 찾지 못한 준공후 미분양 물량은 사업장 부실과 인프라 침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죠.

📈 상승세 이어가는 전세가율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 전셋값에 비해 매맷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은 오르곤 합니다.
그리고 작년1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7.8%로 2021년 4월 이후 4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전세가율 역시 54.04%로 2024년 들어 가장 높았습니다.
전세가율이 높아진다는 건 매매 수요는 줄고 전세 수요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국면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실수요자가 향후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주택을 구매하는 대신 전세를 구하기 때문에 이런 경향을 띠는 것입니다.

올해, 집값 더 떨어질까?

🚨 계엄에 비상 걸린 부동산 시장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진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특히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의 수요가 몰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타격이 큰데요. 노원구의 작년 12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134건에 그치며 전달(294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고, 구로구 내 아파트 거래량 역시 11월 125건에서 12월 56건으로 급감했습니다.
향후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부동산 정책의 향방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 금리 인하, 생각보다 밀릴지도

고금리 환경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동산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대다수의 부동산 거래에서 대출이 활용된다는 점에서 금리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최근 물가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점점 작아집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이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죠. 이렇게 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경우, 금리 인하 폭은 훨씬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역시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죠.

😰 대출 규제 더 강화한다

내년 대출 규제가 강화 것이라는 점도 시장 침체를 불러올 수 있는 요소입니다.
내년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면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 전망인데요. 연 소득이 5천만 원인 대출자를 기준으로, 30년 만기 분할 상환 대출의 한도가 기존 3억 3천만 원에서 2억 8천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소득 1억 원인 차주의 경우 기존 6억 6천만 원에서 5억 6천만 원으로 1억 원가량 줄어들죠.

하반기엔 다시 오를 수도

🏗️ 아파트 공급, 역대급으로 줄어든다

다만, 하반기에는 아파트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키는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공급량 감소가 꼽히는데요.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6만 3,330가구로, 작년(36만 4천여 가구) 대비 10만 가구가량 줄어든 수치죠.2014년(27만 5천여 가구) 이후 11년 만에 공급 물량이 가장 적습니다.

건설원가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로 인해 수도권 아파트 공급이 대폭 감소하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신축 아파트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기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게 되죠. 특히 월평균 2만 6천 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공급되는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입주 물량이 월평균 1만 8천 가구에 그칠 전망입니다.
하반기 집값 반등을 기대할 만한 이유입니다.

🫠 비아파트 시장, 전세사기 여파로 침체

전세사기 여파로 오피스텔, 다가구 주택 시장이 침체한 점도 집값 상승을 예상케 합니다.
2024년 비아파트 매매는 14만 3천여 건으로 2022년(21만 2백여 건) 대비 7만 건 가까이 감소했는데요. 빌라나 오피스텔 등 시장이 정상화되려면 세입자가 들어와야 하는데, 전세사기 이후 경계심이 커지면서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대한 비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죠. 비아파트 시장이 침체하고 수요가 아파트로 몰리면 자연스럽게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상승하게 됩니다.

📉 결국 금리는 내린다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집값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싣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물가가 안정되면서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오는데요. 금리가 내리면 자연스럽게 주택 매매 대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아오게 되죠. 특히, 높은 금리에 매수를 망설이던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란 기대를 모읍니다.

지난 12월 30일, 서울경제신문이 건설주택포럼·건설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 시장 전망 설문 조사에 따르면응답자의 35%가 2026년 상반기에는 서울 집값 상승세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공급 물량 부족, 금리 인하 본격화 등을 원인으로 꼽았죠.

💡3줄 요약

  • 올해 상반기엔 계엄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고금리 지속,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 다만, 하반기엔 아파트 공급 부족, 금리 인하 현실화 등으로 반등 가능성도 점쳐지는데요.
  • 집값 하락과 반등이 공존하는 만큼 올해 신중한 투자 전략이 필요합니다.

2025년 부동산 시장은 상반기와 하반기 사이의 뚜렷한 온도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상반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고금리,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하락세가 예상됩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공급 부족과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인해 반등 가능성이 남아 있죠.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부동산 투자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데요. 특히 부동산 시장의 경우, 지역별, 상품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는 만큼 투자 전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들의 시골살이 이야기

찐 시골 생활 3개월 차, 활기 가득 수아 씨를 만나다.

우리들의 시골살이 이야기 두 번째 주인공으로 논밭으로 둘러싸인 죽곡면 화양마을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는 김수아 씨를 만났다.

알록달록한 벽화와 차분한 돌담, 푸른 잎들이 어우러진 아담한 마을에 들어서자 왠지 마음이 평온해졌다.
도시에서도 핫플에만 있는 셰어하우스가 정말 이런 시골 마을에 있는걸까? 궁금증을 자아냈다.
골목길을 지나 셰어하우스 문을 두드리니 활기찬 모습으로 반겨주는 수아 씨. 거실 한쪽 벽을 꽉 채운 창문에서 쏟아지는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운동 하는 것도 먹는 것도 사랑하는, 활기찬 라이프를 지향하는 김수아라고 합니다.

현재 곡성군 죽곡면 화양마을에 있는 셰어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공간이나 시설 따위를 공동으로 사용하며 같이 사는 집.

곡성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디에 살고 있었나요? 평소에 시골살이를 계획하고 있었나요? 

저는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얼마 전까지도 광주에서 쭉 살아왔어요. 당연, 몇 달 전만 해도 전혀 시골살이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었구요. 그러다 곡성에 있는 팜앤디 협동조합에 합격하게 되었고, 그 순간부터 시골 생활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거주지를 옮기는 게 쉽지 않은데 꽤 빨리 곡성에 내려오는걸 결정하신 거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빨리 결정할 수 있었나요?

부모님이 회사에 합격했으면 빨리 가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라고 아낌없는 응원과 지원을 해주셔서 합격한 주에 바로 오게 되었습니다(사실 쫓겨났다고 할까요?ㅎㅎ).

갑작스럽게 시골 생활을 시작하면서 걱정되는 건 없었나요?

가장 큰 걱정은 시골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회사생활에 대한 걱정이었어요. 어느 회사나 그렇지만 인간관계 부분이 조금 걱정됐어요. 정치질하거나 뒷담을 하는 안 좋은 문화들이 많은데, 혹시 이곳도 그런 게 아닐까 걱정이 됐어요. 우려했던 것과 달리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굉장히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해서 그런지 뒤에서 이야기하기보다 서로 불편한 부분은 공개적으로 소통해서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정말 놀랐어요. 미국에 있는 회사인 줄 알았습니다.

시골 생활 자체에 대한 걱정은 크게 없었어요. 딱 한 가지 있다면 바로 벌레였어요. 도시 건물들과 달리 사방이 나무와 풀로 가득해서 벌레가 많이 나올 것 같아서 걱정됐어요.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처음 이사 왔을 때, 거실 창문이 큰 편인데 밖이 비치는 커튼만 달려 있어서 저녁에 밖에서 안이 다 보일 것 같아서 조금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본가에서 암막 커튼을 가져와서 바로 설치했어요. 설치하고 나니 조금 안심이 돼서 잘 생활하고 있어요. 

반대로 무엇이 가장 기대됐나요?

제가 자연을 되게 좋아해서, 아침에 눈 떴을 때 맞이할 상쾌한 환경이 기대됐어요. 실제로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면 오기 전에 기대했던 풍경을 볼 수 있어요. 다만! 불청객으로 퇴비 냄새가 찾아와요^^. 잘 적응하면 문제없습니다.
이제 저는 적응이 된 것 같아요.

지금 셰어하우스에서 살고 계시는데, 시골에서 셰어하우스는 흔한 거주 형태는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셰어하우스에 살게 되었나요?

회사에 입사하면서 곡성으로 이사 오게 되었는데, 읍내나 다른 곳에 마음에 드는 집이 없었어요. 그러다 읍내와는 조금 멀지만 저렴한 가격에 생활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있다고 회사 분들이 알려주셔서 바로 보러 왔었죠. 직접 와보니 건물도 깨끗하고 다용도실도 따로 있고 공용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일반 원룸보다 훨씬 넓고 좋더라구요. 게다가 군에서 지원하는 거주지라서 주거에 드는 비용도 저렴했어요. 그래서 바로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시골 셰어하우스 생활은 어떤가요?

생각보다 만족스럽습니다.
처음에는 셰어하우스에 룸메이트 없이 저 혼자 살았는데, 시골 마을에 여자 혼자 산다는 게 과연 안전할지 조금 무서웠어요. 지금은 룸메이트가 생겨서 혼자 살 때보다 훨씬 안전하게 느껴져요. 그리고 이웃 주민과 인사도 나누고 서로 교류를 하다 보니 무서움보다 오히려 안심이되더라구요.

다른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나요? 셰어하우스 규칙이 있다거나.

이건 정말 사바사, 캐바캐인 거 같아요. 타인과 같이 사는 게 불편하다기보다 어떤 룸메이트를 만나냐가 중요한데, 저는 잘 만난 것 같습니다.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다보니 불편함보다 낯선 곳에서 서로 의지가 돼서 좋아요.

생활하는 데 있어 따로 정해 놓은 규칙은 없어요. 굳이 정해진 게 있다면 자신이 구매한 식자재만 사용하기 정도일까요. 룸메이트와 성향이 비슷해서 충돌하는 부분도 없고 퇴근하면 맘 편히 각자의 시간을 보내요.

수아 씨가 요리를 잘하신다고 들었어요. 주변에 마트나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안 보이는데, 장을 보거나 쇼핑은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집 가까이 있는 마트보다 물건 종류가 다양하고 저렴한 읍내에 있는 하나로 마트를 이용해요. 급할 때는 죽곡면사무소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구매하기도 해요. 조만간 기회가 된다면 오일장에도 가볼 계획입니다.

오일장에 가서 무엇을 구매하고 싶으신가요?

식물을 하나 구매하고 싶어요. 자취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식물을 키우고 싶었는데,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되어 참고 있거든요. 오일장에 다양한 식물들을 판매한다고 해서 일단 구경이라도 해보려고요.

시골에 살면 정말 건강하게 먹고살 수 있나요?

아니요. 저는 건강하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요. 요즘은 밀키트도 잘 나와서 시골에서도 얼마든지 건강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더라구요. 찐 편식러들은 오히려 시골에 살면서 냉동식품을 더 많이 먹고 건강이 악화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가끔 부녀회장님이 맛있는 먹거리도 가져다주신다는 소문이 있던데 정말인가요? 어쩌다 부녀회장님과 거래(?)를 하게 되었나요?

처음 입주하고 부녀회장님 댁에 이사 왔다고 떡을 들고 인사를 드리러 갔어요. 그랬더니 며칠 뒤 점심시간에 오셔서 가자미 회무침, 나물, 등갈비, 해물파전을 가져다주셨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젊은 친구가 밥은 잘 먹고 사는지 걱정이 되셨나 봐요. 또, 다른 할머니 댁에도 인사를 드렸었는데, 깨가 엄청나게 뿌려진 맛있는 김부각을 가져다주시기도 했어요.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젊은 친구가 동네로 이사 오면 주변 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시나요?

아니요 ㅎㅎ 생각보다 관심이 없으신 것 같아요. 길 가다가 동네 분들을 마주치면 제가 먼저 인사를 드리는데 그럴 때 누구인지 물어보시는 정도예요. 먼저 인사를 하면 엄청나게 밝게 받아주세요.

지금 살고 계시는 곳이 도시는 물론, 곡성 읍내와도 거리가 있는데 불편한 건 없나요?

불편한 점이 있다면, 친구나 지인에게 놀러 오라고 할 때 거리가 애매해요. 집에 초대하면 시골 생활이나 혼자 사는 집이 궁금해서 놀러 오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데 초대해도 이 동네에서는 딱 집만 보여줄 수 있고 다른 게 없어서 결국 다시 곡성 읍내로 나가야 해서 그게 애매하더라구요.

직장과도 거리가 있으신데 출퇴근은 어떻게 하시나요?

자유롭게 원격근무를 할 수 있어서 필요에 따라서 사무실에 출근하고 주로 셰어하우스에서 일하고 있어요. 읍내에 있는 사무실은 셰어하우스에서 20분 정도 걸리고 나갈 때는 차량을 이용해서 이동하고 있어요. 사무실 출근은 가끔 하지만, 산과 강을 따라 도로가 나 있어서 출근길이 계절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자연을 즐길 수 있어요.

재택근무의 장단점은 어떤 게 있나요?

최대 장점은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거예요. 출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밖에 나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데, 그런 필요 없는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어요. 단점은 마음먹고 움직이지 않는 이상 활동량이 0에 수렴합니다.
진심으로요. 고로 움직이지 않고 먹기만 해서 살이 찝니다….

시골은 저녁만 되도 동네가 어두워지는데, 퇴근하고는 어떻게 지내세요?

주로 방콕인데요. 저녁에 불빛이 거의 없는 마을에 살다 보니 해가 떠 있는 시간이 활동 시간이라는 게 확 느껴져요. 그래서 해가 지고 나서는 차로 이동하는 것 외에는 움직이지 않아요. 보통 저녁 시간에는 다음날 먹을 끼니를 준비하거나, 지인과 연락, 저에게 필요한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말은 어떻게 보내세요? 심심하지는 않나요?

시골에 있어 보려고 했는데 아직은 주말이면 일이 있어서 광주에 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완전 시골에서 주말을 보낸 적이 많지는 않아요. 주말에 집에 있게 된다면 근교에 놀러 가볼까 싶어요.

원래 아침마다 운동하셨다고 들었는데, 시골에서는 어떻게 운동을 하나요?

헬스장을 갈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다 보니, 운동복을 입고 운동화를 신고 냅다 달립니다.
마을 골목이나 밭과 밭 사이에 있는 길도 달려보고, 한적한 도로를 따라 달리기도 해요. 새로운 환경이다 보니 흥미롭고 즐겁기도 한데, 이렇게 야외에서 달릴 수 있는 건 여름이 오기 전까지, 딱 지금만 즐길 수 있겠구나 싶어요. 한동안 못 달릴 수도 있으니 지금 마음껏 달려놔야겠어요.

시골 생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키워드로 말하자면, ‘한적함’, ‘자연’, ‘심리적 편안함’이 세 가지가 최대 장점인 거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햇살을 맞을 때 이게 시골의 매력인가 싶어요. 딱 지금 계절에 뜨겁지 않고 환하고 따사로운 햇볕이 너무 좋아요.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맡으면 행복 그 자체예요. 이 순간만큼은 정말 스트레스가 풀리고 힐링이 돼요. 햇살과 불어오는 바람이 도시와는 확실히 달라요.

도시에 살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시골살이를 하다 보니 도시에 살면서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는걸 알게 됐어요 여긴 늘 한적하고 고요하잖아요. 시골 할머니들을 보면 각자 분주하시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느긋함이 느껴져서 정신적으로 안정감이 들어요. 예민하게 신경 쓸 일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다른 TMI는 오늘 아침에 운동하러 나가는데, 골목길 모퉁이에서 고양이가 자세를 낮추고 벽을 뚫어져라 보고 있더라구요. 뭐 하고 있나 살짝 보면서 내가 지나가도 되나..? 하고 눈치 보면서 조심스럽게 지나가려는데 골목길과 골목길이 만나는 곳에 도착하니 새가 푸드덕하고 날아가더라구요. 새가 날아가자 글쎄 고양이가 저를 째려보지 뭐예요. 그 새를 노리고 있었나 봐요. 정말 미안했어요. 고양이가 얼마나 노려보던지 그 눈빛에 제압당했어요. 이런 평화로운 자연에서 만나는 소소한 일상이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시골에 살다 보면 어떤 게 불편한가요?

어딜 가든 멀어서 차가 무조건 필요해요. 읍내면 모르겠는데 저처럼 한적한 마을에 살면 편의점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대부분 도시에 살다 보니 친구를 만나려면 제가 도시로 나가서 만나야 해요. 제가 사는 곳에서 만나려면 기본적으로 일단 집에 사람을 초대할 수 있어야 해요. 시골에서는 저녁만 되도 모든 곳이 닫아서, 결국 집에서 놀아야 하거든요. 

🚙 수아님이 좋아하는 출근길 드라이브 🌱

찐 시골살이 3개월 차, 앞으로 어떤 시골 생활을 하고 싶은가요?

저는 그냥 건강하게, 진짜 건강한 시골 생활을 유지하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건강한 생활은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 둘 다 챙기는 거예요.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필요하면 다이어트도 하고 아픈 곳 없이 잘 지내는 거고,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는 쓸모없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연에 힐링을 받으며 살아가고 싶어요.

다음 인터뷰이 추천 부탁드려요.

셰어하우스 옆 동에 사는 태희 씨가 궁금해요! 저보다 오래 시골 생활을 하셨고, 같은 셰어하우스에 살고 계시는데 어떻게 다른 생활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술도 음식도 잘 만드신다는 소문이 들려서 어떤 것을 만들면서 살고 계시는지 너무 궁금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등산 가고 싶은 사람 모집합니다.
같이 동악산 가실 분~! 구합니다.
 

차분한 화양마을에 알록달록한 벽화가 어우러져 있는 것처럼, 고요한 시골 마을과 활기찬 수아 씨의 조화가 인터뷰를 마치고도 한동안 머릿속에 아른거렸다.
 

도시에서 정신없이 살아갈 때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지치고 상처받은 나를 발견하는 것도 시골 생활의 큰 성과가 아닐까. 바쁘게 살아오며 알게 모르게 쌓여온 피로는 시골의 따사로운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살다 보니 알게 모르게 치유되고 있는 듯하다.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논길을 러닝 코스 삼아 달려 나가는 수아 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요즘 유행하는 ‘오히려 좋아’라는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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