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이 맞아"… 나이 들수록 '고집' 세지는 이유

 이금숙 기자 | 이아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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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뇌의 연결망인 시냅스가 줄어 원래 있던 경로만으로 사고(思考)하려 하기 때문에 고집이 세질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생 경험이 많은 내 말이 맞아"

개인차가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기 주장이 세지면서 남의 의견을 잘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서 고집이 세질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뇌 연결망 감소‧자기방어 원인일 수도

나이가 들면 고집이 세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 사고가 굳어지는데,
뇌의 연결망인 시냅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경로들을 만들지 않고 원래 있던 경로만으로 사고(思考)하려고 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자기가 해왔던 것들을 고수하려고 한다"며 "이전에 생각해왔던 자신의 신념,
가치를 따르려다 보니 고집이 세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방어 때문일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 신체도 굳어 이전과 달리 유동성 있게,
날렵하게 활동하고,
사고(思考)하기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것들을 꺼릴 수 있다.
곽금주 교수는 “젊었을 때는 두려운 게 없지만 나이가 들면 신체가 이전만큼 활성화되지 못해 그것으로부터 오는 자기방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본인이 잘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신중함과 조심성이 더 강해지면서 고집이 세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은행 기기와 키오스크를 떠올려보자. 본인이 잘못 사용해서 기계가 고장이 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자기방어와 자기보호를 위해 은행 창고나 대면 주문을 고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나이가 들어도 고집이 세지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남들과 똑같이 시냅스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곽금주 교수는 “사람에 따라 나이가 들어도 들으려 하고,
배우려고 하는 자세를 가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받아들이는 자세 가장 중요해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세지는 노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곽금주 교수는 “특히 노년기에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혜를 가지려면 가장 먼저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는 호기심이 많은데,
이 호기심이 뇌를 발달시키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게 한다며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발생하기 때문에 배우려 하고 관심을 가지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건강 관리와 본인의 신체적 한계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주변 사람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 본인의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면 맞춰주는 게 가장 좋다.
다만 법적으로 잘못되거나 건강에 좋지 않은 고집이라면 무조건으로 순응하지 않아야 한다.
이때 언어로 대립적인 상황을 만드는 것은 피해야 한다.
오히려 반발심리가 생겨 더 따르지 않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곽금주 교수는 “일반적인 관계에서도 ‘이거는 아니야’,
‘이건 안 돼’라고 말하면 관계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물며 나이가 들면 고집이 세져 받아들이는 게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언어적인 대립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는 서로 관계를 쌓아간 뒤 감정을 열고 대화를 시도하는 게 좋다.
산책하거나 같이 식사를 준비하는 등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한 뒤 잘못된 부분을 말해주면서 서로 조정하고 순응해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죽음은 준비할 때에만 우리를 존엄하게 해줍니다

김서희 기자

정현채 교수

정현채 교수./사진=정현채 교수 제공

“죽음을 인지하고 직면해야 삶이 간결해집니다.

‘죽음’이란 단어에는 왠지 모를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습니다.
‘비관적이다’ ‘고통스럽다’는 느낌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는 걸 기피하기도 하셨을 겁니다.
특히 암 환자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서 떨쳐내려 애쓰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죽음도 삶의 과정 속 하나입니다.
현재의 삶,
지금 이 ‘순간’을 보다 더 건강하고 윤택하게 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죽음과 친근해져야 합니다.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죽음에 대해 연구를 하고 계신 분이 계십니다.
바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현채 명예교수입니다.
40년 가까이 의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환자들을 고치고 죽음을 바라봤습니다.
생물학적 죽음은 그에게 익숙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나이 오십을 바라보며 자신의 죽음에 대해 궁금해지고 두려워졌습니다.
죽음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그 궁금증과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국내 죽음학 최고 권위자인 정현채 교수가 암 경험자로서 암을 이겨낸 비결,
또 암을 치료하면서 죽음을 성찰한 방법에 대해 아미랑에서 자세히 들려드립니다.

죽음이 삶의 끝은 아니다
죽음학은 죽음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한편,
사후 세계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학문입니다.
죽음학에서는 ‘죽음은 소멸이 아닌,
다른 세계로 옮겨감’이라는 전제로 근사 체험 차례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대 인지과학연구소는 ‘윤회’나 ‘카르마’에 대한 자료를 3000건 이상을 모아 연구 중이며,
의학학술지 ‘랜싯’은 사망 판정을 받은 후 심폐소생술로 되살아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사 체험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죽음에 대해 연구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정현채 교수는 죽음을 소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죽음 이후’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통해 삶과 의식과 우주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크게 확장됐습니다.
과학자로서 살아온 정 교수의 삶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주고 더 풍요롭게 해줬습니다.

죽음이 소멸이 아닌 옮겨감이라면,
어디로 가는 걸까요? 미국의 예언가로 명성을 날렸던 에드거 케이시의 ‘삶의 열 가지 해답’에 따르면,
영혼은 사라지지 않으며 각 영혼은 거듭되는 환생을 통해 진보와 퇴보를 거듭합니다.
죽음을 다른 영적 세계로의 이어짐으로 받아들이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정현채 교수는 “죽음을 공부함으로써 이번 생을 의미 있게 살다가 아름답게 세상을 마무리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죽음학은 결국 ‘좋은 죽음’을 맞이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이기도 합니다.
완화의료 전문의 아이라 바이오크는 ‘아름다운 죽음의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았습니다.
사랑한다,
고맙다,
용서한다,
잘 지내라. 이러한 감정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게 좋은 죽음이자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여깁니다.
정 교수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걸 아는 순간,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들의 공포가 줄어들 것이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이들의 마음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죽음을 일깨워준 방광암 극복기
현재 68세인 정현채 교수가 암 진단을 받은 건 2018년 1월입니다.
평소와 다른 콜라 색깔의 짙은 소변을 본 정 교수는 바로 비뇨기계 암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내시경 검사 결과,
방광암이었습니다.
치료는 곧장 시작됐습니다.
방광 안에 결핵균을 주입하는 면역요법 BCG 요법을 1주일 단위로 여섯 번 진행했습니다.
방광을 완전히 비운 상태에서 요도 카테터를 삽입해 BCG를 방광에 두 시간가량 머물게 한 뒤 소변으로 배출하는 방법입니다.
치료 효과가 없어 조직 검사를 시행해 보니,
방광뿐 아니라 방광 근육층까지 암이 퍼진 방광암 2기였습니다.
같은 해 6월,
정 교수는 종양 크기를 줄이기 위해 젬시타민,
시스플라틴 항암제 병용 요법을 4주 간격으로 두 번 받았습니다.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이기 위한 치료였습니다.
그 후,
방광과 전립선을 다 들어내며 인공 방광 수술을 받았습니다.

2023년 8월,
방광암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매년 1회씩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하고 있으며 다행히 재발이나 전이 없이 건강한 상태입니다.

화상 인터뷰)

지난달 22일,
제주에 있는 정현채 교수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헬스조선DB

암과 이별하는 5년의 시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 달라진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풀어봅니다.

-은퇴 후 제주에서 지내신다고.

“2016년 초부터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지냈습니다.
나무로 지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아내의 소망이 계기였습니다.
암 치료를 끝내고 난 뒤에는 은퇴하고,
2018년부터 제주에 상주하고 있습니다.
물론 강의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는 종종 서울에 가기도 합니다.
다양한 묘목 130그루를 심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화나무가 참 사랑스럽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정원을 가꾸고 바다를 보며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가 어떤지?

“제 하루는 매일 오전 다섯 시 반에 시작합니다.
아침에 샤워하면서 제 자신이 누리는 ‘기적’을 상기하고 감사해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저의 신체가 멀쩡한 데 대한 감사,
오늘도 눈을 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에 감사,
변화하는 날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입니다.
방광암에 걸리고도 잘 치료된 것에 감사하고,
소변주머니를 안 차고 사는 것에도 감사를 느낍니다.
그 후에는 제가 운영하는 ‘죽음학 카페’에 글을 올립니다.
죽음이나 인생 문제를 놓고 회원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아침 식사하고는 한두 시간 정도 걷습니다.
집 앞 인근 숲을 걸으면서 제자가 선물해준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자연을 만끽합니다.
버섯 사진만 9000장 넘게 찍었습니다.
제주 살이 장점 중 하나이지요. 오후에는 죽음 강의를 준비하거나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암 환자로서 사회생활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암 경험자로 죽음에 대해 강의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느낍니다.
부모를 여읜 중학생부터 60~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죽음에 대해 강의합니다.
그러다보면 모두가 자연스레 건강의 소중함은 물론 삶의 귀함을 깨닫습니다.
17년째 죽음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데요. 그 시간 동안 성숙해진 대중들의 인식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강의 초창기만 하더라도,
‘재수 없는 이야기다’ ‘장의사가 되려고 하느냐’는 등의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는 저로 인해 많은 분들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점차 바뀌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암을 겪었더라도 사회에 복귀한 점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는 때입니다.
제가 살아가는 날 동안 보다 많은 분들에게 강의하기 위해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제 건강에도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암 진단 당시 심정이 어떠셨는지?
“매일 질병을 치료하는 교수인 저에게도 암은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암이 아닌 염증으로 인한 혈뇨이길 바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기도 했습니다.
암은 제가 아닌 남의 이야기인줄로만 알았습니다.
10년째 매일 아침 수영하고 2년마다 건강검진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건강을 관리해 왔습니다.
부모님 모두 급성심장질환으로 돌아가시고 형님도 과거에 대동맥 박리로 응급수술을 받은 집안 내력이 있는 만큼,
제가 아프게 된다면 그건 아마 급성심장질환 때문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암이라니,
절망적이었지요. 돌이켜보니,
빠듯한 진료 시간으로 소변을 참는 습관이 방광암의 원인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힘든 순간은?

“암 투병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인공 방광 수술로 인한 육체적 통증이었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고집 부릴 걸’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수술로 인한 회음부 통증은 병원에서 처방해준 펜타닐 진통제로도 견디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펜타닐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갈 정도’로 통증이 심해 데메롤 주사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런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19세기 영국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의 시 ‘굴하지 않는다―인빅투스’의 구절 덕분입니다.
12세 때 결핵에 걸려 왼쪽 다리 무릎을 아래를 절단하면서도 굴복하지 않고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헨리의 시 중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다,
굴하지 않는 영혼을 주셨음을 신에게 감사하노라’라는 내용을 떠올리며 살아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가족들의 힘도 보태졌습니다.
수술 후 입원 5주 동안,
아내는 매 순간 제 곁을 지키며 매일 건강해질 수 있다고 끊임없이 격려하고 말동무가 되어줬습니다,

-이후 심경의 변화는?

“60년 넘게 건강하게 살아봤으니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에 걸렸다고 원망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가족을 못 알아보는 치매나 교통사고가 아닌,
치료를 받으면 이겨낼 수 있는 암에 걸려서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암 경험자라고 위축되기는커녕,
암 이후로 더 건강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암을 극복하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왔습니다.
다른 암 환자들도 그렇듯이,
저 역시 수십 년 정신없이 살아왔습니다.
암 환자가 된 이후 처음으로 ‘나는 누구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삶에 더 충실해진 것이지요. 문득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모두 봐야 전체의 모양을 알 수 있듯이,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반대편인 죽음을 직시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때 아내가 선물해준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 박사의 ‘사후생’이라는 책을 읽으며 과학자의 시각으로 죽음을 바라보고 싶어졌습니다.
죽음은 ‘소멸’이 아닌 ‘옮겨감’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으며 소화기내과 의사로 환자를 돌보면서 죽음학에 대해 연구와 강의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란 책도 출간했습니다.
암 진단을 받으면서 죽음관이 더 명료해진 것이죠.

-죽음이란 무엇인가요?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문입니다.
결혼이나 취업처럼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사건입니다.
​죽음은 생각하면 염세적이고 비관해진다고 오해합니다만 죽음을 자꾸 생각할수록 오히려 현재 삶에 충실하게 됩니다.
삶의 끝이 아닌,
‘순환’이라는 점에서 죽음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세요. 삶을 제대로 직시하기 위해 꼭 생각하고 깨달아야 할 게 죽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죽음은 준비할 때에만 나를 존엄하게 해줍니다.
삶의 길이를 무의미하게 연장하기보다 남은 삶을 꽉 채우고 잘 마무리해야 합니다.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을 맞아야 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제 신변을 미리 정리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비품이나 자료를 학교 의학역사문화원에 기증하고 있습니다.
장기기증 서약서와 유언장,
연명치료를 거부한다는 사전여명의료의향서,
묘비명도 작성해뒀습니다.
제 장례식에 쓸 음악은 물론 무명 수의도 준비했습니다.
제 삶을 제가 꾸려왔듯이 제 죽음도 제가 꾸리는 것이죠. 죽음을 이렇게 준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분들에게 한마디.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여러분도 알고 계신 사실입니다.
누구나 죽을 수밖에 없는데도 죽음을 언급하는 건 터부시합니다.
죽음에 대한 이런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죽음을 끔찍한 끝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 가는 ‘문’으로 받아들이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평소 죽음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면 삶의 선택지가 간결해지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 것입니다.
가까운 사람과 먼저 죽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세요. 자기 자신과,
아내와,
친구와,
자식들과 죽음에 대해 얘기하고 함께 준비해보는 문화가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지금 암과 싸우고 계신 분들께 한마디.

“두려움을 떨쳐내세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암입니다.
암에 걸렸다고 무서워할 필요도,
좌절할 필요도 없습니다.
불안함은 오히려 암 치료를 방해하고 여러분의 삶을 끌어내립니다.
치료를 충실히 받으세요. 그러면 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마세요. 나 자신과 담당 의사만 믿어야 합니다.
암에 걸려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나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밥 잘 먹고 치료를 잘 받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혹여 말기 암이라 할지라도,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기회’라고 여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교통사고나 치매로 작별의 시간 없이 세상을 떠나기보다 자신의 마지막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치매 증상’ 고백한 김창옥,코로나 3년 동안 ‘이 증상’도 겪었다

이금숙 기자,
이아라 인턴기자

김창옥 나오는 화면

스타강사 김창옥이 갱년기를 겪었다고 밝혔다.
/사진=SBS 예능 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 캡처

스타강사 김창옥(50)이 갱년기를 겪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지난 5일 SBS 예능 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는 김창옥이 갱년기에 대해 언급했다.
김창옥은 “파이팅 넘치는 사람들이 특히 자기가 갱년기인 걸 잘 모른다.
자존심 센 분들도 인정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갱년기를 2~3년 겪었고 지금도 그 끝자락에 있다며 “코로나 전까지 바쁘게 살다가 강연을 못 하게 되니까 (갱년기가) 오게 됐다고 했다.

남성 갱년기는 나이가 들어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성 갱년기처럼 여러 증상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게 심리 변화다.
갱년기에 접어든 남성은 잦은 심리 변화를 경험한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고 우울감에 빠지며 불안과 초조함을 느낀다.

최근 들어 부쩍 살이 찐 경우에도 남성 갱년기를 의심해볼 수 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몸의 기초대사량을 유지하고 근육 크기를 키우며 내장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한다.
나이가 들면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기초대사량과 근육도 줄어든다.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다 보니 젊을 때와 비슷한 강도로 운동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 것이다.

성욕 저하 역시 남성 갱년기 증상 중 하나다.
성욕이 줄어들 뿐 아니라 발기력도 함께 저하된다.
나이가 들면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떨어져 혈관이 확장되고 음경 내로 혈액이 잘 유입되는 발기 과정이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남성 갱년기가 의심되면 남성 호르몬 수치 검사를 한 번쯤 받아보자. 부족하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좋다.
특히 스트레스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당한 휴식과 여가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좋다.
적절한 성생활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 역시 갱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
또 남성 호르몬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남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아연이 풍부한 ▲굴 ▲게 ▲새우 ▲콩 ▲깨 ▲호박씨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카페인이나 음주,
흡연 등은 남성 호르몬을 감소시키므로 삼가야 한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친 후 남성호르몬 보충 요법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허리 아파서 정형외과 갔는데 '정상' 진단… 이게 무슨 일?

이슬비 기자

허리 통증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옆구리 쪽 허리가 일주일 넘게 쑤시듯 아파서 정형외과에 갔습니다.
당연히 근골격계 질환일 줄 알고,
X-ray와 MRI를 찍었는데 정상 진단을 받았습니다.
혹시 내장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을까요?"
병원을 갔지만 명확한 질환을 확인하지 못한 본지 독자가 기자에게 취재 문의를 해왔다.
보통 허리가 아프면 십중팔구는 근골격계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나 콩팥,
췌장,
대장 등 내장에 이상이 있어도 허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자세 바꾸든 말든 허리 아프면 내장 질환 의심해야

물론 먼저 정확한 통증 양상을 진단받아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이주강 교수는 "X-ray와 MRI에서 정상으로 확인돼도 척추에 이상이 있거나 근육이 심하게 뭉치는 등 근골격계질환이 허리 통증 원인일 수도 있다"며 "영상으로 촬영할 땐 환자가 통증이 있다고 말한 한정된 척추부위만 찍으므로 넓은 범위에서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자세를 바꾸는 등 움직일 때마다 통증의 양상이 달라지고,
근육을 풀어주는 물리·주사 치료를 받았을 때 통증이 완화됐다면 근골격계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어떻게 움직이든 상관없이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땐 내장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콩팥 질환 원인일 땐 옆구리 쪽 아파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내장질환 중 가장 가능성이 큰 건 콩팥 질환이다.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김지은 교수는 "콩팥에 이상이 생겨 허리 통증이 있다면 등 하부나 중간 척추부분보다 등 오른쪽이나 왼쪽 옆구리가 아프다"고 했다.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콩팥 질환으로는 급성 신우신염,
요로결석 그리고 수신증이 있다.
급성 신우신염은 콩팥에 세균 감염이 발생한 질환으로,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비교적 짧아 감염이 쉬운 여성에서 주로 나타난다.
실제로 2020년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중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5.9배 정도 많았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지은 교수는 "신우신염은 허리 통증만 있는 경우는 잘 없고,
잔뇨·빈뇨·배뇨통 등 배뇨 증상과 발열,
울렁거림 등을 주로 동반한다"고 했다.
요로결석은 소변이 나오는 길인 요로에 말 그대로 결석,
즉 돌이 생긴 질환이다.
신우신염과 다르게 남성에서 여성보다 2배가량 많이 발생한다.
결석이 생긴 위치에 따라 통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상부에 생기면 오른쪽이나 왼쪽 옆구리가 끊어질 정도로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부에 생기면 배뇨 이상이 동반된다.
수신증은 요로결석 등으로 콩팥에 소변이 과다하게 모여,
부었을 때를 말한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오진규 교수는 "콩팥에 수신증이 생기면 등,
허리 쪽이 전반적으로 아픈데,
부은 콩팥 위쪽을 두드렸을 때 강한 통증이 느껴진다"며 "시간이 너무 지나면 콩팥 기능이 떨어져 통증이 사라지는데,
통증이 사라졌다고 병원을 안 가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콩팥 이상이 의심될 땐 반드시 제때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콩팥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게 중요하다.
혹여 요도로 균이 유입돼도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으로 균이 씻겨나간다.
요로결석도 소변의 미세한 찌꺼기가 결정을 이루는 것인데,
평소 수분을 제대로 보충하면 결정을 이루는 성분들을 희석해 결석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급격한 체중 감소 동반되면 췌장암 가능성도

옆구리가 아닌 위쪽 허리뼈가 아프다면 췌장에 이상이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도재혁 교수는 "췌장은 해부학적으로 머리,
몸체,
꼬리,
세 부위로 나뉜다"며 "머리 부위에 암이 생기면 황달이 먼저 오지만,
몸체나 꼬리 부위에 암이 생기면 허리뼈 쪽 신경다발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긴다"고 했다.
보통 위쪽 허리뼈나 명치 뒤쪽에 통증이 생기고,
췌장암이 원인이라면 등만 단독으로 아프진 않다.
살이 급격하게 빠지거나,
혈당이 오르거나,
묽은 변이 나오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근골격계 아픈데,복부팽만… 통증 악화해

허리 아래쪽이 아프면 근처 내장인 대장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닐지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장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얘기했다.
다만,
허리에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데 대변에 가스가 찼다면 허리 통증이 더 악화할 수는 있다.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인 장요근은 허리에서 시작해 복부,
골반을 관통한 뒤 허벅지 안쪽까지 붙어있는데,
복부를 가로지르는 곳이 대장과 인접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 장요근이 보통 수축해 있다.
이때 대장이 변비,
복부팽만 등으로 팽창되면 장요근이 눌려 허리 부근 근육통이 악화할 수 있다.
예방하려면 변비,
복부팽만 등을 막기 위해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규칙적으로 잘 섭취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단한 바닥이나 침대에 엎드린 상태에서 고관절은 침대에 붙이고 상체를 들어 올려 장요근을 이완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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