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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뉴스레터 174호 | 2024.10.31
이미행복벗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에 지지하는 후보가 있어? 도넛몬🍩은 있어. 누군지는 비밀.🤫 이제 5일 뒤면 누가 대통령이 될지 결정된대.

남의 나라 선거에, 웬 지지냐고? 그래도 미국 대선엔 좀 관심 가지 않아? 도넛몬🍩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해리스 지지 선언을 했을 때 기사를 친구들 단톡방에 공유하기도 했어. 요즘엔 트럼프가 해리스를 이길 거 같단 기사가 단톡방에 자주 올라오더라.

정말 트럼프가 당선되는 걸까? 혹시 그렇게 된다면, 미국 사람들은 왜 트럼프를 또다시 선택하는 거지? 막판 역전극이 펼쳐질 수도 있으려나? 한국은 누굴 응원해야 하는 거야? 이번주는 지구 최대 정치 이벤트, 미 대선을 공부해보자. 들어간다, 미국으로!🗽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미국 대통령, 누가 될까?
  2. 한 번 물어봤다: 워싱턴 특파원의 전망과 분석
  3. 휘클리 심화반: 한강을 읽다(with 책기자)
  4.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환경 뉴스픽
  5.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AP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누가 될까?

 승리 확률, 트럼프 54%
  •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왔어. 지난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후보가 된 뒤 줄곧. 그런데 최근 뒤집어졌어. 트럼프가 추격에 성공했단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거든.
  • 지난 26일 나온 에머슨대-CNN의 여론조사에서 양쪽 지지율은 48% 대 48%로, 같았어. 하루 전날 발표된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여론조사 결과도 같아. 23~24일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각각 2%p 앞섰고.
  • 선거 전문 사이트 538은 지난 27일 트럼프와 해리스의 승리 확률을 각각 54%, 45%로 예상했어. 이코노미스트의 예측도 55% 대 45%로 비슷해. 선거 막판 트럼프로 기우는 중.
  • 하지만 격차가 크지 않아 트럼프 승리를 장담하긴 어려워. 또 총득표💡 1위와 선거인단💡 확보 1위가 다를 수 있어 예측이 더 어려운 상황. 최종 승리는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한 후보에게 돌아가니까.

매직넘버 ‘270’
  • 무슨 말이냐고? 여기서 미국 선거 제도를 살펴보고 갈게. 한국은 온 국민이 1인 1표로 대통령을 바로 뽑는 직접 선거를 하잖아. 미국은 선거인단 제도를 채택 중. 주별로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최종적으로 뽑는 것.
  • 일단 18세 이상으로 미리 유권자 등록을 한 유권자(약 1억6000만명)들은 11월5일에 투표를 해. 자기 주의 선거인단을 선택하는 거야. 민주당인지, 공화당인지.
  • 그다음 12월17일엔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고. 이미 정당별로 뽑아놓은 선거인단이 누굴 선택할지는 정해져 있으니, 12월17일 투표는 사실 형식적 절차.
  • 선거인단은 총 538명💡이야. 50개 주와 워싱턴DC의 인구에 비례해 주별로 나뉘어. 캘리포니아가 54명으로 제일 많고, 알래스카는 3명뿐. 538명 중 270명을 가져와야 승리라, 270은 매직 넘버로 불려.

이겨도 질 수 있다
  • 미국은 ‘승자독식제도’를 가지고 있기도 해. 각 주의 최다 득표자가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전원의 표를 다 가져가는 거지.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트럼프 표가 더 많이 나왔으면 선거인단 54명 표를 다 가져가는 식. 유권자 총득표에서 앞서더라도,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따라 패배할 수도 있는 구조인 것.
  • 실제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총득표에서 트럼프를 앞섰지만,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배했어. 힐러리가 6585만 표를 확보해 트럼프보다 300만 표 가까이 더 받았지만, 선거인단은 227명밖에 확보를 못했거든. 2000년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총득표에서 이겼지만,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에 선거인단 수에서 밀렸고.

‘블루 월’은 복원될까
  • 한국처럼 미국도 특정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지역이 많아. 그래서 승패를 결정하는 건 양쪽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합주💡 7곳이야.
  • 현재 경합주를 제외하고 해리스는 226명, 트럼프는 219명의 선거인단을 사실상 확보한 상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나머지 93명이 바로 경합주 7곳에 있어. 👉펜실베이니아(19명)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 👉노스캐롤라이나(16명) 👉조지아(16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 여기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는 북부 러스트벨트💡의 3대 경합주로 불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블루 월’💡로 불렸는데,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차지해 충격을 줬던 곳이야. 이민에 반감을 가진 백인 노동자층이 집결한 결과였어. 2020년엔 민주당이 겨우 이겼고. 
  • 해리스가 러스트벨트 세곳 중 하나라도 잃으면? 당선이 어려워져. 해리스에겐 ‘블루 월’ 복원이 무엇보다 중요. 8년 전 대선에선 여론조사로 잡히지 않는 ‘샤이 트럼프’💡 현상이 있었기에 해리스는 여러모로 불안한 상황.
  💡  하이라이트
총득표: 전체 등록 유권자들에게 얻은 표 수
선거인단: 주로 지역 정당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거나 정당 지도부와 가까운 이들로 구성. 전당대회에서 뽑기도 하고 지도부가 임명하기도 함
538명: 상원의원 수 100명(주당 2명씩)+인구에 비례한 하원의원 수 435명+수도 워싱턴DC에 배정된 3명을 합한 수
경합주: swing state. 특정 후보를 확실하게 지지하지 않는 주
러스트벨트: 녹을 의미하는 rust에 belt를 합한 말. 쇠락한 공업지대를 의미
블루 월: blue wall. 파란 장벽. 민주당 강세 지역
샤이 트럼프: Shy Trump.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트럼프 지지자. 주로 백인
AP 연합뉴스
떠오른 변수, 히스패닉 
  • 이번에 히스패닉💡이 승부를 좌우할 인구 집단으로 꼽혀. 히스패닉은 미국 전체 인구의 19%를 차지하는, 최대 소수인종 집단이거든. 미국 인구는 대략 백인 60%, 히스패닉 19%, 흑인 12%로 구성됨.
  • 히스패닉 유권자는 올해 초 3620만명으로, 2020년보다 390만명이나 늘었어. 이들이 누굴 뽑을지가 중요. 원래 히스패닉에선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어. 2016년 68%, 2020년 62%를 민주당에 몰아줌. 근데 이번 해리스 지지율은 50%대에 그치고 있어. 트럼프가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 히스패닉 중 남성의 민주당 지지도가 훅 낮아졌어. 경제적인 불만과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크단 분석이 나와. 해리스가 여성 후보라서 덜 지지한단 얘기도. 

흑인 남성은 누구에게
  • 흑인 남성 표심도 관심사 중 하나야. 흑인은 2020년 바이든 대통령에게 90%의 몰표를 줬어.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70%대 밖에 나오지 않아. 여기도 남성의 이탈이 커. 해리스는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를 발표하며 표심을 되돌리려 노력 중.
  • 트럼프도 흑인 남성 표를 끌어오는 데 힘쓰고 있어. 미등록 이주자들이 흑인과 히스패닉계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하면서.

너무나도 다른 둘
  • 78살의 사업가 출신 백인 남성 트럼프.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검사 출신 60살 여성 해리스. 둘은 캐릭터부터 정책까지, 달라도 너무 달라.
  • 트럼프는 이번에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있어. 당선되면 사상 최대 규모로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남부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해. 대기업을 포함해 사상 최대 감세를 하고, 수입품의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입장.
  • 해리스는 정반대. 부유층과 대기업에겐 세금은 더 걷고, 중산층과 중소기업에겐 혜택을 더 주겠대. 또 임신중지권💡을 옹호하며 트럼프에 각을 세우는 중. 당선되면 ‘로 대 웨이드’ 판결💡폐기 이전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누가 돼도 걱정
  • 결과에 따라 국내에 미칠 영향이 커. 당장 트럼프는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면 보조금을 주는 ‘반도체 지원법’💡을 비판하고 있어. 대신 관세를 높이면 미국에 알아서 공장을 짓게 될 거라면서.
  • 트럼프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 100억 달러(13조6500원)를 요구할 수도 있어. 이달 초 한미는 2026년 방위비 분담금(1조5192억원)을 정했는데, 백악관에 들어가면 재협상하겠다고 벼르는 중.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고 부르면서.
  • 해리스가 되면? 바이든 정부 때 속도가 붙은 한·미·일 공조 강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북한과 러시아는 더 밀착하고. 누가 되든 한국엔 완전히 낙관적이지 않다는 평가야.
      💡  하이라이트
    히스패닉: 스페인어를 쓰는 중남미 출신자들과 그 후손들
    관세: 수출, 수입 때 통과되는 물품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
    임신중지권: 여성이 임신 중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로 대 웨이드’ 판결: 1973년 미 연방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사건에서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판결. 2022년 미 연방 대법원은 이를 폐기
    반도체 지원법: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들한테 미국이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
    주한미군 주둔 비용: 방위비 분담금.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며 드는 비용 중 한국의 부담분 
    AFP 연합뉴스

    🎙️️그동안 해리스가 우세했잖아. 막판엔 왜 뒤집히는 분위기야?

    💬속된 말로 약발 떨어진 거지 뭐. 7월 말에 후보를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하면서 한 번 뜨고, 다음 달에 전당대회 효과로 한 번 또 뜨고, 9월 텔레비전 토론으로 또 좀 뜨고, 언론도 좀 도움이 됐고, 그다음에 뭐가 없었잖아.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본인이 어필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던 것 같아.


    🎙️️어필하는 거?

    💬뭐 하나가 딱 와서 박히는 그런 느낌, 그게 정책이든 구호든 제스처이든 애드리브든 그런 게 안 보이잖아.


    🎙️️해리스가 준비가 덜 됐던 건가?

    💬해리스 탓만 하기도 뭣하지. 그냥 묻어가는 부통령 후보였다가 갑자기 대통령 후보가 됐잖아. 그런 상태에서 바이든의 유산, 바이든의 선거 전략과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는다고 할 수도 없고. 그럼 새로운 걸 내밀어야 하는데 그건 부족하고, 그런 거 같아.


    🎙️️지금 경합주에서 박빙인 거지?

    💬응. 여론조사 평균에서 다수가 1%p 미만 차이야. 동률이라고만 분류되는 곳들도 있어.


    🎙️️이번에도 경합주가 핵심이네?

    💬그렇지. 지금 경합주로 불리는 곳들은 2016·2020년 대선 승패를 좌우했던 곳이니 양쪽이 얼마나 치열하게 달려들겠어? 일진일퇴, 난형난제지.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할 거야. 역대 경합주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 오차가 평균 3.4%p라잖아. 경합주들을 (두 후보가 각기) 나눠 먹을 가능성, 하나가 싹쓸이할 가능성 모두 있다고 봐.


    🎙️️백인들 표심은 어때? 트럼프야? 

    💬백인 남성들, 특히 젊은 남성들이 트럼프한테 많이 쏠리고 있지. 백인 여성들은 달라. 2020년에 트럼프는 백인 여성들한테 같은 백인인 바이든보다 12%p나 더 득표했거든. 그런데 최근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백인 여성들 지지가 해리스한테 3%p 앞설 뿐이야.


    🎙️️남녀 차이가 크구나?

    💬이번 대선은 역대 최대 성 대결 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어. (우리나라의) 이대남, 이대녀 현상 같은 거지. 최근 USA투데이 조사에서는 남녀 지지율이 해리스는 36%와 53%, 트럼프는 53%와 37%였어. 이게 실제 선거 결과로 이어진다면 역대 최대의 성별 지지 격차가 돼.


    🎙️️백인 여성들은 왜 트럼프한테서 등을 돌린 거야?

    💬백인 여성들이 과거보다는 인종 정체성보다 성적 정체성을 더 추구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지. 임신중지 이슈도 있지만, 트럼프 자체가 성평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잖아. 전에는 ‘왜 배운 백인 여성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냐’가 논쟁거리였어. 지금이 정상으로 돌아온 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


    🎙️️백인 표 중에서 ‘샤이 트럼프’는 이번에도 있을까?

    💬샤이 트럼프의 반복 여부는 결정적 문제야. 이번에도 그게 유의미한 수준이라면 해리스는 그냥 망하는 거야.


    🎙️️헉. 그 정도야?

    💬초박빙 여론조사 결과에 샤이 트럼프가 숨어 있다면 가망이 없는 거지. 통계학적으로는 무식한 소리이지만, 오차범위도 무시하고 지금 여론조사 평균이 그대로 선거 결과가 된다면 해리스가 당선될 가능성도 상당해. 그런데도 트럼프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지. 취재를 다녀보면 샤이 트럼프가 있긴 있는 것 같아.


    🎙️️아, 현장에서 직접 보면? 

    💬응. 왠지 트럼프 지지자일 것 같아서 말을 걸어보면 대답을 안 하는 사람도 있어. 마음을 못 정했다는데 말하는 것 보면 트럼프를 찍을 수밖에 없어 보이는 사람도 있고.


    🎙️️이번에도 큰 변수가 되겠네.

    💬그런데 여론조사 업체들은 2016·2020년에 트럼프를 상당히 저평가해 낭패를 본 경험 때문에 (이번엔) 많은 노력을 했다고들 해. (이번에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응답을 안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런 문제 해결하려고 애썼다는 거지.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뚜껑을 열어보면 알겠지.


    🎙️️흑인과 히스패닉은 민주당 지지가 강하지 않았나? 이번엔 왜 이탈해?

    💬그러게. 해리스도 흑인 정체성이 있는데 말야. 일단 일반적 설명은 경제적 불만이 크다는 거야. 흑인과 히스패닉은 전반적으로 곤궁한 집단이잖아. 그런데 물가가 엄청 올랐지. 이런 사람들일수록 저축 여력은 없고 그냥 버는 대로 쓰면서 삶을 이어간다고 해서 ‘paycheck to paycheck’로 산다고 해.


    🎙️️paycheck가 뭐지?

    💬paycheck는 급료로 주는 수표를 말하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는 뜻이야. 그런 상황에서 물가가 팍 오르면 그렇잖아도 빠듯한 살림이 더 이상 어떻게 하기 힘든 지경이 되는 거지.


    🎙️️흑인과 히스패닉에서도 ‘성별 차이’가 있어?

    💬아까 이번에는 성 대결 양상이 뚜렷하다고 했는데, 흑인과 히스패닉도 젊은 남성들 중심으로 트럼프한테 쏠려. 그동안 민주당을 열심히 밀어줬는데 자기들한테 해준 게 뭐냐, 해리스는 우리는 신경도 안 쓴다, 이런 평가와 정서도 있다네.


    🎙️️서운하단 거네.

    💬응. 그래서 해리스가 부랴부랴 이들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지. 또 하나는 미등록 이주자 문제야. 이것도 결국 어느 정체성이 사람을 움직이느냐는 문제일 수 있어. 


    🎙️️이주자 문제? 히스패닉계면 국경을 넘어오는 중남미 출신자를 반기지 않나?

    💬꼭 그렇지는 않다네. 월경자(국경을 넘는 사람)들과 일자리 경쟁을 할 수도 있고. 자기들은 미국 시민권자 내지 영주권자로서 지켜야 할 기득권이 있는 거지. 그런데 트럼프가 미등록 이주자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잖아.


    🎙️️부동층은 어때? 변수가 될까?

    💬당연하지. 박빙인 상황에서는 이 사람들이 어디로 움직이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도 있고. 조사마다 부동층 규모가 다르긴 하고, 사실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이 쉽지만은 않지. 여론조사 때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래도 누구한테 조금이라도 더 마음이 가냐고 묻기도 하지만….


    🎙️️끝까지 봐야겠구나.

    💬응. 요즘 트럼프한테 좀 쏠리고 있다고 해서 조명을 받는 히스패닉계는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해. 어쨌든 투표일이 며칠 안 남은 상황에서 한 표라도 아쉬우니 이들한테 집중할 수밖에 없지.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번이 세 번째 출마잖아. 달라진 점이 있어?

    💬사람은 안 변하고, 말하는 것, 특히 거짓말하고 독설 내뱉는 것은 예전하고 같지 않나? 나이(78살)가 그 정도 됐으면 좀 진중해질 법도 하지만 전혀 그러질 않네. 


    🎙️️아, 그대로야?

    💬연설은 횡설수설하는 게 많아졌어. 틀린 표현을 쓰는 빈도도 늘었고. 정신 능력이 쇠퇴한 것은 맞는 것 같아. 미국 주류 언론은 그걸 조명하기는 하던데, 사실 이렇게 보면 이렇고, 저렇게 보면 저런 측면도 있는 것 같아. 그 나이에 두 시간 정도는 소리 지르면서 연설할 수 있다는 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대단한 거지.


    🎙️️대단하긴 한 거 같아, 정말.

    💬응. 트럼프 연설 때 가까운 곳에서 본 적이 있는데 좀 놀랐어. 상반신 아래로 다리가 아니라 단단하고 반듯한 쇠기둥이 두 개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야. 20대의 다리라고 해도 믿을 정도야. 그만큼 쌩쌩하고 꼿꼿해.

     

    🎙️️트럼프가 대통령 할 때, 비판도 많이 받았잖아. 근데 왜 미국인은 또 그런 선택을 하려는 거야? 아, 트럼프가 된다면 말야.

    💬이 매우 미스터리한 현상에 대해 긴 답변을 요구하는 것 같네. 여러 이유가 있겠지. 핵심 키워드는 배외주의(외국의 사람, 문화, 물건, 사상 등을 배척하는 주의), 백인 민족주의가 아닐까? 미국의 주인은 자기들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트럼프의 노골적 배외주의에 호응하는 거지. 제정신으로 보면 트럼프가 좀 이상하긴 하지. 거짓말 잘하고, 품위 없고, 너무 탐욕적이고.


    🎙️️맞아. 지지자들은 그런 면이 안 보이나?

    💬트럼프 지지자들 중 그런 거 충분히 안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아. 하지만 트럼프는 삶의 전망 없음에 좌절하는 이들에게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좌절하는 이들?

    💬한참 아래로 봤던 아시아인들이 대도시에서 좋은 일자리를 잡아 떵떵거리고, 기존 엘리트는 자기들을 신경 써주지 않으면서 무지렁이 취급하는 것 같고, 세금은 걷어서 군산복합체(군부와 대규모 방위산업체의 상호의존체제)의 배나 불려주는 것 같고…. 그런데 트럼프가 뭐라고 했어? 응징(retribution)해준다잖아? 딥스테이트(숨은 권력 집단), 내부의 적을 소탕한다고 하잖아?


    🎙️️혹할 만하네.

    💬응. 트럼프가 그들을 위해 신의 채찍이 돼준다는 거야. ‘아, 내가 못나서 이러나?’ ‘저 외국서 온 저것들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은데 쪽팔려서 말은 못하겠네’ ‘워싱턴에 있는 놈들, 아시아 놈들하고 짝짜꿍해서 우리를 등쳐먹네’라는 생각을 품었던 사람들이 분노의 출구를 찾은 거야.


    🎙️️분노의 출구라…. 

    💬열등감을 정당한 분노로 포장해주고, 왠지 발설하기가 꺼려졌던 자신들의 말을 어엿한 중앙정치의 담론으로 인정해주고, 강력한 인물이 자신들과 똑같은 어법을 쓰고, 이런 것들이 트럼프를 그들의 대리인, 구세주로 만들어준 거 같아. 이제 그들은 비로소 정치의 주인이 됐다고 생각하겠지. 트럼프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건 사기라고 보겠지만.


    🎙️️여러 의미에서, 놀랍네. 

    💬해리스가 요즘 트럼프를 파시스트라고 비난하는데, 실제로 트럼프가 대중을 끌어들이는 방식을 보면 일리가 있는 말 같아. 볼수록 히틀러의 방식과 흡사해. 또 트럼프의 특출난 능력들 중 하나는 지지자들이 원하는 거짓말을 잘한다는 거야.


    🎙️️원하는 거짓말? 예를 들면?

    💬트럼프가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남의 집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며 근거도 없는 거짓말을 해서 질타를 받은 적이 있지. 그런데 그건 지지자들이 원하는 거짓말이었어. 입증하기는 어렵지만 난 그 거짓말이 작은 전환점이 됐다고 봐.


    🎙️️전환점? 

    💬응. 그전에는 언론이 해리스한테만 집중하고 트럼프는 외면했거든. 그런데 황당한 소리를 하니까 비로소 다시 쳐다보기 시작했어. 카메라가 다시 그쪽으로도 돌아가기 시작한 거지.


    🎙️️효과가 있었네. 

    💬또 지지자들은 ‘거봐, 중남미 이민자들, 걔들이 그런 애들이라니까’라며 맞장구를 친 거야. 지지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때로는 그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보는 거짓말이 그의 주무기야.


    🎙️️지금 현직 대통령이 바이든인데, 해리스한테 도움이 안 되나?

    💬바이든이 도움이 안 돼도 한참 안 되지. 바이든 업무 수행 지지도가 40%가 될까 말까야. 미국에서 그 정도 업무 수행 지지도를 보인 대통령이 속한 당이 정권 연장한 적이 없다잖아. 해리스는 요즘 자기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이 아니라는 말을 자주 해.


    🎙️️선을 긋네. 

    💬그렇다고 해서 바이든을 부정하지도 못해. 자기가 바이든 행정부 2인자였고, 또 함부로 비판하다간 바이든 지지자들이 반발하겠지. 그런 약점과 딜레마를 안고 선거를 치르는 거야.


    🎙️️해리스에게 뒤집을 카드는 없을까?

    💬그런 게 있으면 진작 쓰지 않았을까? 이 거대한 나라에서는 웬만한 일로 큰 흐름이 바뀌지는 않는 거 같아.


    🎙️️쉽진 않겠구나.

    💬혹시 ‘샤이 트럼프’처럼 ‘샤이 해리스’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있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도 드네. 아랍계, 히스패닉, 흑인 등 소수 인종들이 (해리스에게) 꽤 등을 돌렸다는 거잖아. 그 사람들이 여론조사 때는 고개를 젓다가도 실제 선거일에 ‘우리가 남이가’로 돌아서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국은 이제 뭘 준비해야 해?

    💬누가 되든 정신 바짝 차려야지. 그런데 이건 용산(대통령실)에 묻지 왜 나한테 물어? 그거 하라고 월급 주고 이런저런 대접을 해주는데 그 사람들이 책임감 갖고 해야지. 대접이 부족했는지 식구(김건희 여사)가 작은 가방 하나 챙겼다가 문제가 되긴 했지.


    🎙️️그래도 누가 더 나아? 한국엔?

    💬내가 보기에 트럼프와 해리스를 비교하면 이런 거 같아. 한쪽은 인상 쓰면서 우악스럽게 팔을 비틀고, 다른 쪽은 웃으면서 살살 비트는 사람들이랄까. 어느 쪽이 더 나쁘고 어느 쪽이 좀 나을까?


    🎙️️글쎄….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고? 맞아, 좀 얘기 안 되는 질문 같지? 고통과 불쾌감의 정도는 분명히 차이가 있겠지.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세게 비틀든 살살 비틀든 꼼짝 못 하는 건 마찬가지란 거야.

      🖐️  하이파이브
    1. 여론조사 결과가 워낙 박빙이라, 결국 경합주에서 승부가 결정될 거 같아.
    2. 백인 남성들은 트럼프에게 확 쏠렸지만, 백인 여성들은 해리스로 가고 있어.
    3. 흑인과 히스패닉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어 주목돼. 특히 젊은 남성들.
    4. 트럼프는 좌절한 이들에게 분노의 출구를 제시하며 지지를 더 모으고 있어.
    5. 해리스에겐 뒤집을 카드가 잘 보이지 않는데, 혹시 ‘샤이 해리스’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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