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에 불운이 겹친 참사라고들 하던데, 맞아? 운이 없었다고만 할 수 있나? 정말 조류 충돌로 사고기 양쪽 엔진이 고장 난 게 사실이라면 워낙 낮은 확률이니 불운이라고 볼 수 있긴 해. 근데 기계 결함이나 정비 불량, 수동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점 등 아직 참사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잖아. 지금 단계에선 불운만으로 사고가 났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아.
️새떼제와 충돌한 건 맞지? 사고기 엔진에서 깃털도 나왔다면서. 맞아. 7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브리핑에서 한쪽 엔진에서 깃털이 나왔다고 발표했어. 인양한 엔진에 워낙 흙이 많이 묻어있어서 계속 파내면서 보고 있다고 해. 조사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조류 충돌은 사조위가 공식 확인해준 것.
️나머지 한쪽에선? 둘 다 새가 들어간 거 아냐? 그건 아직 밝혀지진 않았어. 다만 참사 영상을 봤을 때 양쪽 엔진에서 연기가 보여서, 전문가들이 양쪽 엔진이 다 문제가 된 것 같다고 추정하고 있고.
️한마디로 뭐야? 결정적인 참사 원인. 조사 중인 단계에선 딱 뭐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아. 제주항공, 무안공항, 조종사 중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밝혀져야 알 수 있지 않을까. 한 가지 명확한 건 조류 충돌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볼 순 없을 것 같아.
️왜? 조류 충돌로 사고기 양쪽 엔진이 망가졌다고 해도 안전한 비상 착륙을 위한 장치가 있잖아. 사고기는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이런 것들이 모두 작동되지 않은 건지, 그렇다면 보잉기 문제인지, 부품사 문제인지, 아님 정말 조종사가 패닉이 와서 놓친 건지. 아직은 모두 미스터리야. 그게 블랙박스 분석 결과로 밝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사고 기종 말고 다른 보잉 737-700이나 900은 안전한 거야? 소비자 입장에선 보잉 737 기종은 모두 불안할 것 같아. 특히, 보잉 737 맥스 기종은 악명이 높았으니까. 2018~2019년 추락사고가 잇따라 나면서 미국에서도 집중 점검을 했었고, 전 세계적으로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거든. 근데 보잉 737 전체 기종이 문제라고 단정하긴 어려워.
️왜? 보잉 737 기종은 클래식, 넥스트 제너레이션, 맥스 등 엄청 다양하거든. 이번에 사고가 난 737-800은 맥스가 아니라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포함돼. 한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도 737 기종들이 오래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기도 하고.
️저비용항공사보다 대형항공이 안전해? 중요한 건 저비용항공사 안에서도 가동률, 그러니까 얼마나 항공기를 운항했는지 다르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해. 가동률이 높다는 건, 자주 항공기를 운항한단 거고 그만큼 정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으니까.
️제주항공은 어땠어? 정비시간이 부족했던 게 맞아? 국토부가 올해 1~11월 주요 항공사 5곳의 보잉 737-800 기종이 하루 평균 얼마나 가동됐는지 비율을 계산해 봤거든. 제주항공이 14.14시간으로 가장 높았어. 제일 빡빡하게 항공기를 돌린 거지. 가장 짧은 건 이스타항공(6.46시간)으로 대한항공보다 짧았어. 다음은 티웨이항공(10.94시간), 진에어(11.35시간) 순.
️그대로 둬도 돼? 너무 빡빡하게 못 돌리게 해야 하지 않아? 일단 지금 국토부가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보잉 737-800 101대를 모두 점검하고 있어. 만약 이 기종에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긴급 운항 정지란 제재를 할 수 있어.
️그게 뭔데? 항공안전법 제76조에 규정돼 있는데, 항공기 운항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는 거야.
️그럼 737-800은 영영 퇴출? 일시적인 중단 조치지, 바로 해당 기종을 퇴출하는 건 아냐. 일단 해당 기종에 대한 운항을 모두 중단하고, 항공사와 제조사가 해당 기종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후속 조치에 들어가는 거지.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운항 정지 기간을 늘리거나 운항을 아예 금지할 수 있어.
️콘크리트 둔덕만 없었어도 크게 불이 안 났을 수도 있잖아. 그거 불법 아냐? 이 부분이 좀 복잡한데, 규정 위반 여부는 다퉈 볼 여지가 있는 것 같아. 우선 활주로 끝에서부터 일정 구역을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이라고 지정해.
️종단안전구역? 공항·비행장 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을 보면 활주로 끝에서 최소 90m를 종단 안전구역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거든. 그리고 이 구간은 비행기가 착륙하다가 조금 미끄러질 수 있으니, 활주로는 아니지만 여기까진 웬만하면 장애물을 두지 말도록 하고 있고.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어디 있는데? 종단안전구역에서 5m 떨어진 곳에 있어. 그러니까 불법은 아니란 거야. 그래서 국토부도 줄곧 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명해온 거고. 문제는 다른 규정과 이 규정이 충돌하는 거야.
️어떤 규정하고? 설치 기준 말고 공항안전운영기준이 있거든. 이 기준을 보면 종단안전구역과 관계없이 로컬라이저를 포함한 비행기 활주로 안전시설은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어.
️그럼 불법이네. 잘 들어 봐. 무안공항이 2007년에 문을 열었거든. 근데 공항안전운영기준은 2010년에 시행됐어. 그래서 국토부는 무안공항 건설 당시 적용할 수 없었다고 주장해. 근데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제대로 된 해명이 아냐.
️어질어질하네. 어떤 점에서? 정확히 따지면 해당 규정이 만들어진 건 2003년이더라고. 규정을 만들면서 시행 시점을 2010년 1월로 유예한 거였고. 여기서 유예는 시설을 바꾸는 시간을 고려한 거지, 2003년 이후 만들어진 신규 공항에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긴 어렵다는 반발이 일고 있어. 이런 부분을 명확히 말하지 않은 점을 국토부도 인정했고.
️근데 두 규정 모두 국토부가 만든 거 아냐? 왜 둘이 안 맞지? 국토부가 다 만들고 관리하고 있지. 웃긴 건 우리가 규정을 만들 때 참고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설치·운영 기준을 따로 규정해놨다는 거야. 그러니까 각 기준을 담당하는 부서가 ICAO 기준을 번역해 만들잖아. 그때 자기들이 담당하는 내용을 업데이트하면서, 다른 기준과 상충하는지는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것 같아. ️정말 황당하네. 다른 지역 공항에 있는 콘크리트 둔덕은 괜찮은 거야? 괜찮지 않지. 참사가 일어났으니, 이젠 규정 위반 여부를 논할 게 아니잖아. 그곳에서도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거니까. 일단 조사위는 어떤 방식으로 로컬라이저와 콘크리트 둔덕을 개선할 건지 전문가 얘길 들어보고 검토한다고 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