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C2216편이 남긴 기록

 


주간뉴스레터 183호 | 2025. 1. 9
이미행복벗은 연말, 연초를 어떻게 보냈어? 2호😎는 새해 첫 주말에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어. 지난해엔 연말 휴가를 짝꿍과 함께 보내지 못해, 이번엔 짬을 냈거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 계획을 짜던 2024년 마지막 일요일. 제주항공 참사 속보를 봤어. 희생자가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걸 보니 너무 무섭고 슬펐어. 2022년 10월29일 아침 이태원 참사 때도 생각이 나고.

제주항공 항공기가 착륙 허가를 받고 폭발하기까지 9분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을 정리해보려고 해. 앞으로 밝혀야 할 의문점도. 비행기 타기가 두려운 휘클러를 위해 그나마 안전한 항공기 고르는 법도 준비했으니 끝까지 읽어줘. 희생자 179명의 명복을 빌며, 시작하게.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참사가 벌어진 그날
  2. 한 번 물어봤다: 비행기, 타도 될까
  3.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경제 뉴스픽
  4.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연합뉴스
📂참사가 벌어진 그날

최초 원인은 버즈 
  • 제주항공 여객기 2216편 참사가 일어난 건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을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 보잉 737-800💡(사고기)에 탄 181명 중 179명이 숨졌어. 승무원 2명은 꼬리칸에서 구조.
  • 정부는 참사 1차 원인을 조류 충돌💡로 보고 있어. 새떼가 사고기에 부딪히면서 양쪽 엔진에 이상이 생겼고, 사고기가 복행💡하다 무안공항 활주로 3분의 1 지점에 동체착륙💡하게 됐단 것. 그 뒤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로컬라이저💡와 충돌하면서 폭발했고. 
  • 새떼가 최초 원인이었단 증거가 있어. 사고기는 참사 나기 9분 전인 8시54분 무한공항 관제탑으로부터 착륙 허가를 받았거든. 3분 뒤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충돌을 조심하란 메시지를 보냈어. 2분 뒤 사고기 기장이 관제탑에 조난 신호, ‘메이데이’💡를 외치면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두 번 언급했고. 
  •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엔진을 분석한 결과 사고기 한쪽 엔진에서 새 깃털도 나왔어. 참사 전 거대한 새떼가 여객기 주변으로 날아가는 CCTV 영상도 공개됐지. 살아남은 승무원의 증언도 일치. 

늙고 과로한 항공기
  • 제주항공기 기체결함이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여. 안전한 착륙을 도와주는 자동·수동 랜딩기어💡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거든. 새떼가 사고기 엔진과 부딪혔어도 랜딩기어 잘 펴졌다면 동체착륙을 안 해도 됐었으니까. 착륙 속도를 줄여주는 엔진 역추진 장치💡와 스피드 브레이크💡도 작동 안 했다는 추정도.
  • 기체결함의 정확한 원인은 사고기 블랙박스💡 분석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평소 제주항공이 중고 비행기를 싸게 사서 무리하게 운항했단 얘기가 있어. 제주항공기 평균 기령💡은 14.4년. 국내 항공사 8곳 중 가장 많아. 올해 하루 평균 항공기 가동률도 주요 항공사 5곳 중 가장 높았고. 특히 사고기는 참사가 일어난 순간까지, 사흘간 13번이나 하늘을 날았어. 정비할 시간도 부족할 수밖에. 
  • 기체결함을 잡아낼 정비사 인력도 부족했다고 해. 국토부가 저비용항공사💡에 권고한 정비사 기준은 항공기 1대당 최소 12명이거든? 제주항공은 지난해(12.43명)는 그 기준을 가까스로 넘었지만 2022년과 2023년엔 못 넘었어. 지난해 상반기 항공기 정비로 출발이 가장 많이 지연된 국내 항공사도 제주항공이었고. 블라인드💡에 제주항공 숙련 정비사들이 대거 퇴사했단 폭로도 나옴.

로컬라이저만 없었어도
  • 참사를 키운 건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설치된 착륙 유도 시설, 로컬라이저야. 단단한 콘크리트 둔덕 위에 2m 높이로 설치됐는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맞지 않아.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시설물은 쉽게 부서지는 재질로 만들어야 한다고 돼 있거든.
  • 일단 국토교통부는 국내 규정 위반은 아니라고 해.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에서 5m 벗어나 있거든. 국제 기준이 정한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으니 문제가 없단 뜻.
  • 종단안전구역과 상관없이 활주로 주변에 딱딱한 재질의 시설물을 설치 못 하게 한 ‘공항운영 기준’과 부딪친단 지적도 있거든? 이 규정은 무안공항이 문을 연 2007년 이후인 2010년에야 시행됐다고 국토부는 해명해.
  • 무안공항은 조류 충돌 사고 대비도 부족했어. 지난해 국내에서 일어난 조류 충돌은 153건. 2019년(108건) 이후 꾸준히 증가 중. 그 5년간 무안공항에선 10건이 발생했고. 운항 편수 대비 1위지. 근데 무안공항에 조류 충돌을 예방하는 전담 인력은 4명뿐이야. 김포공항(23명)의 약 6분의 1 수준. 대구·청주 공항(8명)의 절반이고. 참사 당일 전담 인력은 단 한명 뿐이었다고 해. 
      💡  하이라이트
    보잉 737-800: 보잉사가 1967년 첫 생산한 중·단거리 전용 항공기. 보잉사 최장수 모델
    조류 충돌(Bird Strike): 항공기가 비행 중 새와 출동해 엔진, 날개 등에 피해를 입는 사고
    복행(Go around): 정상 착륙이 불가능한 경우 다시 이륙하는 조치
    동체착륙: 항공기가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활주로에 착륙하는 비상 착륙 방식
    로컬라이저(방위각제공시설): 항공기가 활주로에 진입할 수 있도록 위치를 안내하는 장치
    메이데이(Mayday): 항공기나 선박이 비상 상황에서 보내는 조난 신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항공·철도 사고를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정부 기관
    랜딩기어: 항공기 이착륙시 무게를 지탱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항공기 바퀴 등 장치
    엔진 역추진 장치: 항공기 착륙시 추진력을 반대로 전환해 속도를 줄이는 장치
    스피드 브레이크: 항공기 비행 속도를 줄이기 위해 날개 위에 설치된 장치
    블랙박스: 항공기 비행 데이터를 기록하는 장치, FDR과 CVR로 구성 
    기령: 항공기를 사용한 연수
    저비용항공사(LCC): 기내 서비스를 줄이는 등 효율적 운영으로 항공권 가격을 낮춘 항공사 
    블라인드: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회사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 항공 규정을 만들고 항공 안전을 촉진하는 UN 전문기구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활주로를 지나친 항공기의 장애물 충돌을 막기 위한 여유 공간
      1월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인근을 나는 새떼. 연합뉴스
    미국과 합동조사 중
    • 참사 원인 규명은 투트랙으로 진행돼. 사조위+한미합동조사단💡의 조사, 그리고 경찰 수사. 국토부 산하에 꾸려진 사조위는 외부 전문가를 비롯한 12명으로 구성돼. 유가족들은 참사 책임이 있는 국토부가 조사에 참여하는 건 ‘셀프 조사’라며 반대. 결국 국토부 전·현직 공무원은 모두 빠졌어.
    • 한미합동조사단은 참사 원인을 밝힐 블랙박스,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를 분석 중. CVR은 국내에서 녹취록 작성을 마쳤고 FDR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작업에 들어갔어. 음성과 영상 기록을 합친 조사 보고서는 완성까지 최소 몇 개월이 걸릴 듯. 
    • 경찰은 무안공항을 비롯해 3곳을 압수수색했어. 항공기 운항 관련 시설의 설치나 설계 자료, 항공기 정비 이력, 관제탑 교신 기록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어. 수사와 조사 결과 제주항공의 기체결함이 증명되면 제주항공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어. 유가족에 대한 악플 수사도 진행 중. 

    안전 위한 ‘투 두 리스트’
    • 조사·수사와 상관없이 해야 할 일이 있어. 조류 충돌을 막는 장치 마련부터. 국내 15개 공항에서 조류 탐지 레이더💡가 설치된 공항은 1곳도 없거든. 조류 열 탐지 카메라💡도 김포·김해·제주공항 3곳뿐. 일본 하네다 공항은 조류 탐지 레이더와 고해상도 감시 카메라로 실시간 조류 움직임을 감시한대. 
    • 항공기 1대당 최소 12명의 정비사를 두게 한 국내 기준도 권고에서 의무로 바꿔야 해. 지금은 지키는 항공사가 거의 없으니. 당장은 사고기 기종의 안전 점검도 중요. 국토부는 지금 항공사가 가진 보잉 737-800 101대를 모두 살펴보는 중. 
    • 콘크리트 둔덕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여수, 광주, 포항·경주공항의 안전도 챙겨야겠지? 사조위는 7일 브리핑에서 다른 공항의 로컬라이저도 둔덕 경사를 완만하게 하거나 재시공하겠다고. 로컬라이저 구조물을 땅 밑에 설치해 2016년 화물기와 로컬라이저 충돌 피해를 줄인 인천국제공항 사례를 참고할 만해. 
      💡  하이라이트
    한미합동조사단: 제주항공 참사를 위해 모인 사조위, 보잉사, 미국국가교통안전위원회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항공기 조종실 내부 음성을 기록하는 장치. FDR과 함께 작동
    비행기록장치(FDR): 항공기 비행경로, 속도, 엔진 상태 등을 기록하는 장치
    미국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교통사고를 조사하고 안전을 개선하는 독립 연방기관 
    중대재해처벌법: 중대 재해 발생시 경영책임자 책임을 강화해 처벌하는 법
    조류 탐지 레이더: 비행경로에 접근하는 새를 탐지해 충돌 위험을 미리 경고하는 시스템
    조류 열 탐지 카메라: 열 감지 기술로 공항 주변 새를 감시하는 카메라 시스템  

    🎙️️불운에 불운이 겹친 참사라고들 하던데, 맞아? 운이 없었다고만 할 수 있나?  

    💬정말 조류 충돌로 사고기 양쪽 엔진이 고장 난 게 사실이라면 워낙 낮은 확률이니 불운이라고 볼 수 있긴 해. 근데 기계 결함이나 정비 불량, 수동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점 등 아직 참사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잖아. 지금 단계에선 불운만으로 사고가 났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아. 


    🎙️️새떼제와 충돌한 건 맞지? 사고기 엔진에서 깃털도 나왔다면서.

    💬맞아. 7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브리핑에서 한쪽 엔진에서 깃털이 나왔다고 발표했어. 인양한 엔진에 워낙 흙이 많이 묻어있어서 계속 파내면서 보고 있다고 해. 조사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조류 충돌은 사조위가 공식 확인해준 것. 


    🎙️️나머지 한쪽에선? 둘 다 새가 들어간 거 아냐?

    💬그건 아직 밝혀지진 않았어. 다만 참사 영상을 봤을 때 양쪽 엔진에서 연기가 보여서, 전문가들이 양쪽 엔진이 다 문제가 된 것 같다고 추정하고 있고. 


    🎙️️한마디로 뭐야? 결정적인 참사 원인. 

    💬조사 중인 단계에선 딱 뭐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아. 제주항공, 무안공항, 조종사 중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밝혀져야 알 수 있지 않을까. 한 가지 명확한 건 조류 충돌이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볼 순 없을 것 같아. 


    🎙️️왜?  

    💬조류 충돌로 사고기 양쪽 엔진이 망가졌다고 해도 안전한 비상 착륙을 위한 장치가 있잖아. 사고기는 수동으로 랜딩기어를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이런 것들이 모두 작동되지 않은 건지, 그렇다면 보잉기 문제인지, 부품사 문제인지, 아님 정말 조종사가 패닉이 와서 놓친 건지. 아직은 모두 미스터리야. 그게 블랙박스 분석 결과로 밝혀져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사고 기종 말고 다른 보잉 737-700이나 900은 안전한 거야? 

    💬소비자 입장에선 보잉 737 기종은 모두 불안할 것 같아. 특히, 보잉 737 맥스 기종은 악명이 높았으니까. 2018~2019년 추락사고가 잇따라 나면서 미국에서도 집중 점검을 했었고, 전 세계적으로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거든. 근데 보잉 737 전체 기종이 문제라고 단정하긴 어려워.


    🎙️️왜?

    💬보잉 737 기종은 클래식, 넥스트 제너레이션, 맥스 등 엄청 다양하거든. 이번에 사고가 난 737-800은 맥스가 아니라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포함돼. 한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서도 737 기종들이 오래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기도 하고.


    🎙️️저비용항공사보다 대형항공이 안전해? 

    💬중요한 건 저비용항공사 안에서도 가동률, 그러니까 얼마나 항공기를 운항했는지 다르기 때문에 잘 살펴봐야 해. 가동률이 높다는 건, 자주 항공기를 운항한단 거고 그만큼 정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으니까. 


    🎙️️제주항공은 어땠어? 정비시간이 부족했던 게 맞아? 

    💬국토부가 올해 1~11월 주요 항공사 5곳의 보잉 737-800 기종이 하루 평균 얼마나 가동됐는지 비율을 계산해 봤거든. 제주항공이 14.14시간으로 가장 높았어. 제일 빡빡하게 항공기를 돌린 거지. 가장 짧은 건 이스타항공(6.46시간)으로 대한항공보다 짧았어. 다음은 티웨이항공(10.94시간), 진에어(11.35시간) 순. 


    🎙️️그대로 둬도 돼? 너무 빡빡하게 못 돌리게 해야 하지 않아?

    💬일단 지금 국토부가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보잉 737-800 101대를 모두 점검하고 있어. 만약 이 기종에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긴급 운항 정지란 제재를 할 수 있어. 


    🎙️️그게 뭔데? 

    💬항공안전법 제76조에 규정돼 있는데, 항공기 운항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는 거야. 


    🎙️️그럼 737-800은 영영 퇴출?

    💬일시적인 중단 조치지, 바로 해당 기종을 퇴출하는 건 아냐. 일단 해당 기종에 대한 운항을 모두 중단하고, 항공사와 제조사가 해당 기종을 점검하고 정비하는 후속 조치에 들어가는 거지.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운항 정지 기간을 늘리거나 운항을 아예 금지할 수 있어. 


    🎙️️콘크리트 둔덕만 없었어도 크게 불이 안 났을 수도 있잖아. 그거 불법 아냐?

    💬이 부분이 좀 복잡한데, 규정 위반 여부는 다퉈 볼 여지가 있는 것 같아. 우선 활주로 끝에서부터 일정 구역을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이라고 지정해.  


    🎙️️종단안전구역?

    💬공항·비행장 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을 보면 활주로 끝에서 최소 90m를 종단 안전구역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거든. 그리고 이 구간은 비행기가 착륙하다가 조금 미끄러질 수 있으니, 활주로는 아니지만 여기까진 웬만하면 장애물을 두지 말도록 하고 있고.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어디 있는데?

    💬종단안전구역에서 5m 떨어진 곳에 있어. 그러니까 불법은 아니란 거야. 그래서 국토부도 줄곧 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명해온 거고. 문제는 다른 규정과 이 규정이 충돌하는 거야. 


    🎙️️어떤 규정하고?

    💬설치 기준 말고 공항안전운영기준이 있거든. 이 기준을 보면 종단안전구역과 관계없이 로컬라이저를 포함한 비행기 활주로 안전시설은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어. 


    🎙️️그럼 불법이네.

    💬잘 들어 봐. 무안공항이 2007년에 문을 열었거든. 근데 공항안전운영기준은 2010년에 시행됐어. 그래서 국토부는 무안공항 건설 당시 적용할 수 없었다고 주장해. 근데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제대로 된 해명이 아냐


    🎙️️어질어질하네. 어떤 점에서?

    💬정확히 따지면 해당 규정이 만들어진 건 2003년이더라고. 규정을 만들면서 시행 시점을 2010년 1월로 유예한 거였고. 여기서 유예는 시설을 바꾸는 시간을 고려한 거지, 2003년 이후 만들어진 신규 공항에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긴 어렵다는 반발이 일고 있어. 이런 부분을 명확히 말하지 않은 점을 국토부도 인정했고. 


    🎙️️근데 두 규정 모두 국토부가 만든 거 아냐? 왜 둘이 안 맞지?   

    💬국토부가 다 만들고 관리하고 있지. 웃긴 건 우리가 규정을 만들 때 참고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설치·운영 기준을 따로 규정해놨다는 거야. 그러니까 각 기준을 담당하는 부서가 ICAO 기준을 번역해 만들잖아. 그때 자기들이 담당하는 내용을 업데이트하면서, 다른 기준과 상충하는지는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것 같아.  

     

    🎙️️정말 황당하네. 다른 지역 공항에 있는 콘크리트 둔덕은 괜찮은 거야? 

    💬괜찮지 않지. 참사가 일어났으니, 이젠 규정 위반 여부를 논할 게 아니잖아. 그곳에서도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거니까. 일단 조사위는 어떤 방식으로 로컬라이저와 콘크리트 둔덕을 개선할 건지 전문가 얘길 들어보고 검토한다고 했어.

    🎙️참사 당시 무안공항에 새를 쫓는 사람도 한 명이었다면서? 주변에 조류 서식지가 있다는데. 

    💬응. 무안공항 야외에서 일한 근무자는 한 명이었대. 조류 탐지 장비도 없었고. 


    🎙️️무안공항만 그래? 

    💬무안공항뿐만 아니라, 조류 퇴치팀에 들어가려면 총포 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더라고. 


    🎙️️총을 쏴서 새를 쫓아야 하니까?

    💬그치. 그래서 그 조건을 갖춘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아. 지역은 그런 사람을 구하기 아무래도 더 어려운 거고. 이번 참사를 계기로 조류 충돌 예방 인력을 늘리는 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무안공항엔 조류충돌예방위원회도 있다는데, 거기선 뭘 한 거야?

    💬무안공항이 조류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든 위원회야. 제주항공과 무안군청 관계자가 회의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은 점이 드러났어. 15명의 위원 중 야생생물관리협회 위원은 알고 보니 오래전 협회를 탈퇴했고. 조류 충돌이 늘고 있는데, 대비는 면피성으로 운영된 거지. 


    🎙️️운영이 너무 허술하네. 무안공항만의 문제야? 다른 소형 공항은?

    💬물론 지역공항이 경제성이나 환경 영향 평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정치적 이유로 건설된다면 문제겠지. 하지만 지역 주민의 교통 인프라를 생각하면 이용률이나 인프라만 가지고 지방 공항의 존폐를 판단하긴 어려운 것 같아. 


    🎙️️왜?

    💬나는 국토부와 기획재정부를 출입하고 있어서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에 살거든. 비행기를 탈 때 청주 공항을 이용하니까 무척 편하더라고. 세종에서 인천공항, 김포공항까지 가기가 힘드니까. 다만, 공항 인력을 위한 예산은 검토가 필요해 보여. 그 부분이 개선돼야 지역 주민들도 안심하고 공항을 이용하고, 부실 운영을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


    🎙️️조사는 어디까지 진행됐어? 

    💬경찰은 수사, 사조위는 사고 원인 조사. 2가지로 보면 될 것 같아. 경찰은 한국공항공사 등 참사 관련 기관을 압수수색하고 참사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한 수사를 하고 있어. 사조위는 사고기 엔진과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고. 


    🎙️️블랙박스 조사가 제일 궁금해. 

    💬한국에서 분석한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는 녹취록 작성을 마쳤어. 어느 정도 주요 내용이 추려진 것 같아. 비행기록장치(FDR)도 6일 미국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로 보내져서 블랙박스 안 데이터를 빼내는 인출 작업을 시작했어. 이게 잘 되면 바로 분석에 들어가겠지.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3년이 걸린단 말도 있던데, 맞아? 

    💬정확히는 FDR 분석이 아니라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최대 3년이 걸릴 수도 있단 거야. 데이터에 문제가 없으면 데이터 인출은 10일 안에 가능하다고 해. NTSB가 이미 조사하고 있던 건도 있어서, (사고기의) 데이터 인출이 더 늦어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빨리 시작된 거거든. 물론 FDR 상태에 따라 분석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어. 


    🎙️️언제쯤 끝날까?

    💬데이터 분석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니, 3년까지는 안 걸릴 것 같아. 보통 블랙박스 분석에 1년~1년 반 정도 걸리는 경우가 많더라고. 특별한 변수가 없이 데이터가 빠르게 복구된다면 이 정도 기간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왜 미국에서 분석해? 국내에서 하면 더 빠를 텐데. 

    💬FDR이 온전하게 발견됐으면 우리나라에서 했을 거야. 근데 FDR과 데이터 추출 기기를 연결하는 부품, 커넥터가 사라진 파손 상태로 발견됐잖아. 데이터 손상이나, 비용을 고려했을 때 NTSB에서 하는 게 제일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아. 블랙박스가 파손됐을 때 해외에 분석을 맡긴 전례도 있고. 


    🎙️️보고서가 나오기 전까진, 음성 기록도 공개하지 않는 거야? 

    💬명확한 사실은 일부 공개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가능성을 열어뒀어. 예를 들어 랜딩기어 조작이 됐다, 안됐다 정도? 다만 FDR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종사 음성을 공개했을 때, 조종사가 잘못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음성과 영상을 최대한 종합해 발표하려는 것 같아. 


    🎙️️유가족은 왜 국토부가 조사에 참여하는 걸 반대했어? 

    💬이번 참사를 키운 원인인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만 해도 국토부가 허가했거든.

    공항시설을 관리·감독할 국토부 관계자가 조사하는 건 공정성이 떨어진단 거지. (원래 꾸려져 있던 사조위의) 장만희 조사위원장은 국토부 출신이고, 항공분과위원 상임위원은 현직 한공정책실장이거든. 


    🎙️️믿음이 안 가는데? 

    💬응. 그래서 조사위원장은 사퇴했고, 상임위원도 조사위에서 배제됐어. 다만, 유가족들이 여전히 납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왜?

    💬유가족은 사조위에 자신들이 직접 참여하는 걸 함께 요구했거든. 그래야 조사 과정을 감시할 수 있으니까. 국토부는 현행법이나 해외 사례를 봤을 때 참사 유가족이 조사에 직접 참여하는 건 어렵다고 했어. 대신 조사 과정을 충분히 공유하고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하면 사조위가 검토하겠다고 했고. 


    🎙️️다른 국가는 항공기 참사가 일어나면 어떻게 조사해?

    💬미국 NTSB는 대통령 직할 조직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돼. 인사권과 예산권을 국토부가 가지고 있는 사조위와는 다르지. 2018년 사조위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변경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어. 당장 국토부 출신을 사조위에서 배제했지만, 국토부가 항공 규제·허가 당국인 만큼 사조위는 독립 기구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해. 


    🎙️비행기 타는 게 무섭다는 이들이 많은데, 타도 괜찮을까? 
    💬워낙 큰 참사가 있었으니 당분간 비행기를 탄다는 두려움이 큰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아. 다만,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해. 내가 탈 항공기 기종을 찾아보는 거야. 100% 안전한 기종이 있진 않지만, 참사가 난 사고 기종을 피할 순 있겠지. 비행기를 예약할 때 기종을 확인할 수 있으니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아. 

    🎙️️또 항공기가 안전한지 알아볼 방법은? 
    국토부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2번에 나눠 항공운송서비스 평가 결과를 발표하거든. 10개 국적항공사의 평가 등급을 알 수 있어. 여객 실적이나 지연시간, 안전성, 이용자 만족도 등을 반영한 결과니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도움이 될 거야.
      🖐️  하이파이브
    1. 참사는 조류 충돌, 기체 결함, 콘크리트 둔덕 문제가 맞물려 발생했어.  
    2. 새때 충돌은 어쩔 수 없다쳐도 항공사·공항에 원래 문제가 있었는지도 봐야.  
    3. 미국과 한국의 합동조사 결과 보고서는 1년~1년6개월쯤 걸릴 듯.
    4. 불안하면 내가 탈 항공기가 사고 기종인지 정돈 확인할 수 있어.
    5. 국토부 홈페이지에서 항공사의 안전 정보를 찾아보는 방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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