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뒤흔든 'GLP-1 비만치료제' 개발한 의학자들, 래스커상 영예


'미리 보는 노벨 생리의학상' 래스커상 수상자 발표

래스거상 재단 제공

2024년 래스커상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 왼쪽부터 조엘 하베너 미국 메사추세추종합병원 교수, 로테 비에르 누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고문, 스베틀라나 모스조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 래스거상 재단 제공

세계 의약바이오 시장을 흔들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들이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DNA가 면역과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한 과학자도 수상했다.

래스커상 재단은 19일(현지시간) 올해 래스커상 수상자로 임상의학 부문에 조엘 하베너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교수, 스베틀라나 모스조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 로테 비에르 누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고문 등 3명의 의학자를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초의학 부문은 암 퇴치의 단서로 주목받는 DNA의 면역, 염증 반응 자극 메커니즘을 실험을 통해 검증한 제임스 첸 미국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교수가 수상했다.

래스커상은 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다.
1946년부터 앨버트앤메리래스커재단이 기초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거나 질병의 원인, 치료법, 예방방법을 찾아 임상과 공중보건에 기여한 의학자들에게 매년 시상한다.
래스커상은 기초의학상 수상자 중 절반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해 '미리 보는 노벨 생리의학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각 부문 수상자에게는 상금 25만달러(약 3억5900만원)가수여된다.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인 조엘 하베너 교수는 1980년대에 GLP-1 호르몬을 발견하는 연구를 시작한 이 분야의 선구자로 꼽힌다.
혈당 수치를 높이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에 주목한 그는 이 호르몬의 유전자를 복제하는 연구를 통해 유전자가 췌장에 인슐린을 생성하도록 자극하는 호르몬을 암호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오늘날 GLP-1으로 명명된 호르몬의 구조를 밝힌 최초의 연구 중 하나로 꼽힌다.

스베틀라나 모스조프 미국 록펠러대 교수는 메사추세츠종합병원에 근무하던 당시 GLP-1이 생물학적 활성상태에 돌입하기 위한 아미노산 서열을 확인했다.
쥐 실험을 통해 이 활성상태가 쥐의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당뇨와 같은 질병치료제로 응용하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테 비에르 누센 노보노디스크 최고과학고문은 GLP-1에 지방산을 부착해 변형하는 연구를 통해 이 약물을 상용화된 치료제로 거듭나게 했다.
이렇게 개발된 GLP-1기반 약물인 리라글루타이드는 201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최초의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은 비만과 당뇨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수면 무호흡증, 신장 질환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래스커상 재단은 "비만은 일반적으로 의지력의 실패로 여겨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식단과 운동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수상자들은 GLP-1 기반 의약품을 개발해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체중 관리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인 제임스 첸 교수는 포유류가 체내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과 싸우고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주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첸 교수가 발견한 합성효소(cGAS)의 부적절한 활동은 자가면역과 염증성 질환의 핵심적인 발병원인으로 확인됐다.
합성효소가 생성하는 신호 분자는 전염병이나 암 질병 치료 전략의 열쇠로 주목받는다.

공중보건 부문 수상자는 미국 컬럼비아대의 콰라이샤 압둘 카림과 살림 압둘 카림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이들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이 전파되는 주요 원인을 조명하고 예방과 치료 전략을 세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들의 연구는 국제 에이즈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제고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여겨진다.

생각할 때 눈을 위로 치켜뜨는 이유

미국 시카고대

눈 움직임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 인지결정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BR> JV_PHOTO/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눈 움직임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 인지결정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V_PHOTO/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눈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 영역이 의사 결정과 같은 고차원의 인지기능 활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 관련 행동과 뇌 기능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무언가를 회상하거나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위를 쳐다보며 생각하거나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집중하는 행동을 보인다.
이는 비공간적 인지기능을 수행할 때 공간과 연관된 뇌 영역이 쓰이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데이비드 프리드만 미국 시카고대 신경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눈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 영역인 ‘위둔덕’이 고등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19일 발표했다.

위둔덕은 중간뇌의 위쪽 부분이다.
밝은 빛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눈과 머리를 돌리는 등 시각적 신호에 따라 눈과 머리 위치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이다.

연구팀은 위둔덕과인접한 뇌 영역들이 까다로운 인지작업에 관여한다는 점에 착안해 위둔덕도 보다 추상적인 사고에 관여할 것으로 보고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화면에 등장하는 이미지를 올바른 카테고리에 집어넣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훈련시켰다.
원숭이가 올바른 의사 결정을 내리면 보상으로 과일주스를 제공해 훈련에 지속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원숭이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위둔덕과 후두정엽 뇌세포 활동을모니터링했다.
후두정엽은 연구팀의 선행 연구를 통해 카테고리 분류와 같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피질 영역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실험 결과, 원숭이들이이미지를 분류하는 동안 위둔덕이 크게 활성화됐다.
후두정엽보다도 더욱 활발하게 활동했다.

원숭이가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위둔덕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킬 수 있는 약물을 주입하자 시각 및 운동 기능이 손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물 효과가 사라질 때까지 이미지를 올바르게 분류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경향이확인됐다.

연구팀은 “누군가 어젯밤 뭘 먹었냐고 물어보면 대답하는 사람은 마치 천장에 답이 적힌 것처럼 위를 쳐다보며 무엇을 먹었는지 떠올리려 한다”며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손으로 저울질을 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상을 하거나 의사 결정을 할 때 눈을 움직이거나 손짓을 하는 이유는시각적 공간과 관련된 뇌 부위가 비공간적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동물은 시야에 들어온 물체를 빠르게 구별하고 분류해야 한다.
물체가 자신에게 위협적일 수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각적 자극에 반응하는 부위가 의사 결정과 같은 인지기능 영역으로기능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위둔덕은 시각 자극에 대한 반응 및 반사 기능을 하는 부분으로 알려져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복잡한 인지 결정에 있어 대뇌피질보다 더 많이 관여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어르신 일상 대화 분석으로 치매 고위험군 조기 선별

연구팀이 경기 안산시 상록구노인복지관 어르신을 대상으로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조기 선별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BR> KERI 제공

연구팀이 경기 안산시 상록구노인복지관 어르신을 대상으로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조기 선별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
KERI 제공

국내 연구팀이 노년층의 일상생활 대화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치매 이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을 조기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실증을 진행 중이다.
치매를 조기에 발견해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사전에 관리해 증상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박영진 전기의료기기연구단 청각인지 뇌기능 진단 연구팀 책임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이 노년층의 일상생활 대화 분석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진행해 실증 단계에 있다고 7일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있어 아직 치매가 아니지만 기억력이나 기타 인지기능이 검사로 확인될 정도로 뚜렷하게 감퇴된 상태를 뜻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치매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제4차 치매관리 종합계획에 따르면 국내 치매 인구는 지속증가해 2030년에는 136만 명, 2050년에는 302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2030년에 7500만 명의 치매 인구가 예상되는 등 치매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 증상을 발견하지 못해 치매 단계로 진입하거나 환자가 직접 방문하더라도 뒤늦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치매안심센터 등을 방문해 매년 관리를 받으면 좋지만 혼자 사는 노인은 거동이 불편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이기도 한다.

65세 이상 정상인의 치매 발생률은 매년 1~2%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서는 10~15%로 나타난다.
6년 장기 추적 결과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80%가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매 고위험군 선별 및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KERI는 '노년층의 일상생활 발화 빅데이터 구축을 통한 AI기반 퇴행성 뇌기능 저하 평가 기술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발화는 책을 소리 내어 읽거나 질문에 답하는 등 언어를 음성으로 표현하는 행위다.
연구팀은 노인 친화형 발화 데이터 수집 기기를 개발해 발화, 청각인지 뇌파, 청력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집된 데이터와 AI를 이용해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 노인을 선별 및 모니터링한다.

기술의 핵심은 편리함과 정확성이다.
모니터링 대상 노인은 보청기 같은 가벼운 기기를 착용하고 신경인지기능 검사기기 앱을 설치하면 된다.
연구팀은 일생생활에서 주로 활용되는 발화를 분석해 평균 20회 정도의 발화 정보만으로 80% 이상 정확성으로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것이 목표다.

연구팀이 개발한 노인 발화 데이터 수집용 웨어러블 기기(왼쪽)와 신경인지기능검사 앱이 실행중인 태블릿 화면. KERI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노인 발화 데이터 수집용 웨어러블 기기(왼쪽)와 신경인지기능검사 앱이 실행중인 태블릿 화면. KERI 제공

노인의 발화는 발음 장애나 사투리 등으로 음성 인식이 까다롭다.
또 난청으로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 정상군임에도 치매 위험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연구팀은 청각인지 뇌파 모니터링을 통해 노인이 질문을 제대로 들었는지 확인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KERI는 현재까지 개발된 연구결과를 활용해 경기 안산시 상록구노인복지관을 포함한 노인 약 100명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 중이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6명과 의심 대상자 7명을 선별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8월까지 150명을 대상으로 추가 실증을 진행해 안산시 거주 노인에 대한 헬스케어 지원 및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후 다른 지자체를 발굴해 범위를 약 1000명까지 넓힐 계획이다.

연구팀은 나아가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인지기능 개선도 연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치매 위기를 사전에 관리해 증상을 늦추는 데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영진 책임연구원은 "치매 조기 발견으로 치료 시기를 1년만 앞당겨도 1인당 수천만 원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고 천문학적인 국가·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오랫동안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짧은 검사로 집에서 편리하게 경도인지장애 고위험군 선별이 가능하도록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치매 인구 100만 돌파…"치료제 나왔지만 완벽한 치료법은 아직 없어"

약물치료 외 경두개전기자극술, 집속저강도초음파자극치료 등 임상시험중

2050년이 되면 국내 치매 환자가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BR> libre de droit/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50년이 되면 국내 치매 환자가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libre de droit/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올해는 국내 치매 인구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치매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건강한 일상'과‘빠른 진단’,‘적절한 약물치료’라고 설명한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1%다.
65세 이상 고령층 9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의미다.
80대 중반 이상 기준으로는 절반 정도가 치매 환자일 것으로 추정하는 연구 보고도 있다.

올해는 국내 치매 인구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3’에 따르면 2024년 국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 수는 105만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추정 치매 환자는 숨겨진 환자까지 추계한 개념으로 2023년142만명, 2040년226만명, 2050년315만명, 2060년340만명, 2070년334만명으로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송인욱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뇌에 독성 단백질인 아밀로이드베타등이 쌓이거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겨 뇌가 손상되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치매, 복합성치매가 많다”며 “그 영향으로 기억력 저하 등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상행동이나 시공간 장애, 망상, 환시 같은 환각, 공격적인 행동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알츠하이머병 가장 흔해...혈관성 치매는 악화 억제 가능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조직인 해마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최근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력 저하로 증상이 시작된다.
이후 인지력이 떨어져전화 걸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씻기 등 일상생활에점점 문제가 발생한다.

두 번째로 많은 치매는 혈관성 치매로 뇌의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졸중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전략적 혈관성 치매’와 다발성 뇌허혈성병변 등으로 서서히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가 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위험인자 등의 관리와 초기 적절한 치료로 악화되는 것을최대한 막을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40%도 치매를동반한다.
파킨슨병에 동반된 치매는 기억력 저하와 함께 성격 변화, 환시, 환각 등 이상행동 증상이 초기에 나타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양상의 루이소체 치매도 있다.
루이소체 치매는 파킨슨 증상이 발현되기 이전이나 발현 1년 내에 인지력 저하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치매의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치매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영상검사가 아닌 교육 정도에 따른 인지 저하를 판단하는 신경인지검사로 진단한다.
조직검사 상 신경섬유반 또는 아밀로이드 반응이 발견되면 치매를 확진한다.
현재는 이처럼 임상적 추정진단만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영상검사의 발전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을 통해 베타아밀로이드의 뇌 침착 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정확한 의미로치매는 아니지만 뇌염, 수두증, 뇌병증, 약물 등으로 인지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 완화뿐 아니라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 알츠하이머완치법 없어...뇌자극치료·유전적인자 연구 중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
진행을 약간 늦추거나 증상일부를 완화하는 치료만 가능하다.

아밀로이드베타(Aβ) 축적을 저해하는 메커니즘을 가진 항체신약으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아두카누맙을 비롯해 레카네맙, 도나네맙 등이 출시됐지만 이들 약제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뇌부종이나 미세출혈, 비용 문제 등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가있다.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은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해 약제를 사용한 뒤 뇌 영상에서 관찰되는 이상 소견을 의미한다.
송 교수는 “치매는 각각의 진단에 따라 약물 선택이나 전반적인 예방 또는 치료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빠른 진단과 적절한 약물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약물치료 외에는 경두개전기자극술, 집속저강도초음파자극치료, 경두개자기장자극치료 등 비침습성 뇌자극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인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알츠하이머병 가족력을 가진 대표적 유전자는 프레시닐린1, 프레시닐린2, 아밀로이드 유전자 등 세 가지다.
이들 유전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
현재 연구자들은 이들 유전자의 돌연변이 형태를 찾고 있다.
아밀로이드 유전자에서는 5가지 돌연변이, 프레시닐린 유전자에서는 30가지 이상의 돌연변이 형태가 밝혀졌다.

송 교수는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유전 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유전적 발견은 그 유전자의 병리학적 관점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치매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치매를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수면 및 식생활, 혼자 지내는 시간은 줄이고 외부와 어울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노력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고가 GPU 없어도 효율적 AI 학습시킨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학습하는 모습을 나타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데이터센터급 그래픽처리장치(GPU)나 고속 네트워크 없이도 인공지능(AI) 모델을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원이 제한된 기업이나 연구자들이 AI 연구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한동수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일반 소비자용 GPU를 활용해 네트워크 대역폭이 제한된 분산 환경에서도 AI 모델 학습을 수십에서 수백 배 가속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8월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 학술대회 ‘ACM 시그콤(SIGCOMM) 2024’에서 발표됐다.

기존에는 AI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개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성능 서버용 GPU 여러 대와 이들을 연결하기 위한 400Gbps(초당 기가비트)급 고속 네트워크를 가진 고가 인프라가 필요했다.
소수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기업과 연구자들은 비용 문제로 고가인프라를 도입하기 어려웠다.
한교수 연구팀은 '스텔라트레인'이란 분산 학습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H100에 비해 10~20배 저렴한 소비자용 GPU를 활용한다.
고속의 전용 네트워크 대신 대역폭이 수백에서 수천 배 낮은 일반 인터넷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분산 학습이 가능하다.

기존의 저가 GPU를 사용할 경우 GPU 메모리가 작고 네트워크 속도가 제한돼대규모 AI 모델 학습 시 속도가 수백 배 느려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텔라트레인 기술은 CPU와 GPU를 병렬로 활용해 학습 속도를 높이고 네트워크 속도에 맞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압축 및 전송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해 고속 네트워크 없이도 여러 대의 저가 GPU를 이용해 빠른 학습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학습을 작업 단계별로 CPU와 GPU가 나누어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파이프라인 기술을 도입해 연산 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원거리 분산 환경에서도 GPU 연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모델별 GPU 활용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모델이 학습하는 샘플의 개수(배치 크기)를 동적으로 결정하고 변화하는 네트워크 대역폭에 맞추어 GPU 간의 데이터 전송을 효율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 스텔라트레인 기술을 사용하면 기존의 데이터 병렬 학습에 비해 최대 104배 빠른 성능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수 교수는 "이번 연구가 대규모 AI 모델 학습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데 크게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저비용 환경에서도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계속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 연구팀은 앞서 지난 7월 GPU 메모리 한계를 극복해 소수의 GPU로 거대 언어 모델을 학습하는 새로운 기술도 발표했다.
최신 거대 언어 모델의 기반이 되는 전문가 혼합형 모델을 제한된 메모리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32~64개 GPU가 필요한 150억 파라미터 규모의 언어 모델을 단 4개의 GPU만으로도 학습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학습의 필요한 최소 GPU 대수를 8배~16배 낮출 수 있게 됐다.

"소득·교육수준 등 사회 환경 따라 청소년 뇌 발달 달라"
 
고려대 연구진, 뇌 연결망 데이터로 청소년 사회적 환경 예측 모델 개발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뇌 연결망 데이터를 이용해 청소년의 사회적 환경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고려대는 신은경 사회학과 교수와 석흥일 인공지능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뇌 연결망 데이터를 활용해 청소년의 사회적 환경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는 지난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뇌 발달에는 매우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끼친다.
그동안연구는 뇌 발달이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집중했다.
두뇌의 연결망 데이터를 분석해 사회적 조건이 뇌 신경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고려대 공동 연구팀은 우선 미국에 거주하는 아동 9099명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데이터를 선형 서포트 벡터 머신(Support Vector Machine·SVM)으로 분석했다.
SVM은 기계 학습의 분야 중 하나로 패턴 인식, 자료 분석을 위한 지도 학습 모델이다.
주로 분류와 회귀 분석을 위해 사용한다.
뇌의 두정엽과 전두엽에서 사회적 환경을 예측하는 데 결정적인 8개의 신경 연결을 확인했다.

이 분석을 바탕으로 연구 대상의 가구 소득, 학군, 교육수준 등 사회적 환경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
가구 소득과 지역사회 교육 수준을 결합해 청소년이 속한 학군과 경제적 여건을 구분하는 데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뇌 구조적 차이가 사회적 요인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밝히고 사회적 환경에 따라 아동 및 청소년의 뇌 발달이 다르게 진행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신 교수는 “연구는 청소년기 사회적 영향이 뇌에 남긴 신경적 흔적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뇌 연결망 구조가 개인의 사회적 환경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 혁신적인 시도”라고 말했다.

석 교수는 “융합 연구를 통해 보다 세밀한 뇌 관련 질환의 정밀 의료의 구현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분석을 진행한 강은송 고려대 인공지능학과 연구원은 연구에 대해 “사회적 데이터 분석과 의료 인공지능이 만나 최고의 인사이트를 도출한 다학제간 융합이 열어줄 뇌 연구의 중요한 논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회학과 신은경 교수, 인공지능학과 석흥일 교수, 강은송 연구원. 고려대 제공
사회학과 신은경 교수, 인공지능학과 석흥일 교수, 강은송 연구원. 고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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