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예측·치료 돌파구 찾았다


연세대 의생명과학부

관절에 통증을 느끼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표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관절에 통증을 느끼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표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을 예측하고치료를 돕는핵심 물질을 찾고 작용 원리를 규명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김락균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단백질의 일종인 ‘겔솔린(GSN)’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 다량 발생하는 ‘NLRP3 염증복합체’의 활성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일 밝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지속적으로 염증이 발생해 관절을 훼손한다.
자칫하면 연골과 뼈의 파괴로 이어지기 때문에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빠르게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다양한 진단 마커들이 제안되었지만 작용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임상에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겔솔린(GSN)은 세포 모양 변화와 이동성 및 세포 사멸 억제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혈액에서 낮은 농도로 발견된다.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겔솔린이 NLRP3 염증복합체의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NLRP3 염증복합체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1β’와 관련이 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의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연구팀은 나아가 겔솔린이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예측과 조기 진단을 도울 뿐 아니라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교정기술을 이용해겔솔린이 결핍된 쥐와 정상 쥐에게 류마티스 관절염을 유도하고 염증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겔솔린 결핍 쥐 그룹은 발과 발목에 부종이 더 심각하게 나타는 관절염 증상을 보였다.
염증성 사이토카인도 과도하게 분비됐다.

겔솔린이 부족하면 NLRP3 염증복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류마티스 관절염 증상이 악화되는 셈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 관찰된 겔솔린의 감소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질병의 진행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또 겔솔린이 세포 내 칼슘 균형과 미토콘드리아의 안정성을 유지해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겔솔린은 NLRP3와 결합해 염증복합체 형성을 방해하고 NLRP3 염증복합체가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는 것을 억제했다.
그 결과 염증 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 다양한 염증성 질환에서도 겔솔린을 진단 마커와 치료 표적 물질로 활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김락균 교수는 “겔솔린이라는 단백질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한계에 부딪쳤던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예측과 치료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사멸과 분화’에 8월 24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418-024-01367-6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세포 노화·사멸 핵심 '텔로미어' 메커니즘 밝혔다

서울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선형동물과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텔로미어 유지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선형동물과 포유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텔로미어 유지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염색체를 보호하는 단백질인 텔로미어는 세포 노화와 사멸에 관여한다.
다양한 생물에게서 나타나는 텔로미어의 동일한 특성을 규명한 이번 연구는 노화와 암 발생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는 이준호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예쁜꼬마선충과생쥐 모델에서 텔로미어가 길이를 유지하는 전략인 '대안적인 방식(ALT)'을 분석해 유전적, 분자적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유전체의 정보를 온전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염색체의 말단을 잘 유지해야 한다.
물리적으로는 염색체의 말단이 다른 염색체 내부의 끊어짐과 동일하지만 복구돼야 할 손상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DNA-단백질 복합체가 텔로미어이다.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 과정에서 스스로의 길이를 희생하면서 유전 정보를 보호함과 동시에 염색체 말단이 잘못된 상태로 인지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텔로미어의 길이가 일정 수준 이하로 짧아지게 되면 보호 구조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세포는 유전정보의 손상을 방지하고자 분열을 멈추고 노화하거나 세포의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조절 과정이 망가지면 심각한 유전 정보의 손상이 뒤따르고 세포에 내재된 안전한 설계의 죽음이 시행되지 못하기 때문에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다.

텔로미어의 길이(선형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역전사효소인 텔로머레이즈가 사용된다.
앞서 일부 생물이나 암세포에서는 텔로머레이즈가 아닌 다른 기전이 발견됐다.
이를 총칭해 대안적인 텔로미어 유지기전이라는 뜻에서 ALT라고 불렀다.
ALT는 단일한 효소에 의해서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유전자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되는 메커니즘이다.
문제는 복잡성과 다양성은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예쁜꼬마선충에서 '유형 1 ALT'를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생쥐배아줄기세포에서 두 가지 유형의 ALT를 확립했다.
이 두 유형을 멀티-오믹스 기법으로 자세히 비교 분석해 ALT 생쥐배아줄기세포의 유전체 지도를 최초로 완성했다.

ALT 연구의 흐름과 방향을 요약해서 표현한 그래픽. 서울대 제공

ALT 연구의 흐름과 방향을 요약해서 표현한 그래픽. 서울대 제공

먼저 텔로머레이즈를 사용하던 개체가 텔로머레이즈를 잃어버렸을 때 ALT로 세대를 이어갈 수 있음이 보고된 최초의 다세포 진핵생물인 예쁜꼬마선충의 텔로미어 구조를자세히 확인했다.
단순한 반복서열이 아닌 독특한 서열이 텔로미어를 재구성하고 있는 유형 1 ALT를 통해 세대를 무한히 이어갈 수 있는 예쁜꼬마선충 개체를 최초로 분석하고 텔로미어 구조를 자세히 보고했다.

연구팀은 또 생쥐배아줄기세포에서도 유형 1과 2 ALT를 모두 발견했다.
유전체, 전사체, 단백질체, 후생유전체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두 유형의 ALT에서 나타나는 특이적인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두 유형의 ALT가 유전체 안정성 유지 능력, 유전자 발현 네트워크의 변화, 텔로미어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유전자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형 1 ALT를 포유류 모델에서 이 두 유형을 발견한 것은 세계 최초다.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들 생명체의 유형 1 ALT 유전체 지도를 작성했다.
연구팀은 "이 지도를 통해 ALT에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1000여개의 구조적인 변이들을 확인하고 이러한 변이가 유전체 내에 분포하고 자리잡는 원리에 대해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독특한 서열로 재구성된 텔로미어의 구체적인 구조를 규명하면서 유전체 내부에도 이 서열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서열이 단순히 염색체 말단을 보호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유전체 내부에 발생한 DNA 손상을 치료하는 능력도 가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최초로 ALT 세포의 유전체 지도를 완성하고 독특한 특징을 규명했다"며 "이를 통해 텔로미어 위기를 극복한 세포의 유전체가 진화한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유전체 보존 프로그램의 중요한 축이자 노화와 암 발생 과정의 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참고 자료>
- doi.org/10.1093/nar/gkae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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