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변신은 무죄…황량한 아타카마가 꽃으로 뒤덮인 이유

칠레 아타카마 사막 | The Epoch Times, Shutterstock


마이클 윙(Michael Wing)

남아메리카의 험준한 안데스산맥 서부에 펼쳐진 아타카마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메마른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곳에 비가 내린 후, 드넓은 모래 위에 자홍색 꽃이 끝없이 피어났다.



아타카마 사막 | abriendomundo/Shutterstock

약 10년 전, 칠레 북쪽의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이 사막에는 20년 만에 때아닌 폭우가 내렸다.
이에 따라 산사태가 발생하고 강물이 범람해 총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 비로 인해 해발 고도 1500km에 펼쳐진 이 사막은 우리가 상상도 못 했던 풍경으로 바뀌었다.
수십 년 동안 사막 아래 잠들어있던 꽃 씨앗이 갑작스러운 강우로 인해 살아나면서 사막 전역이 꽃으로 뒤덮였다.

‘데시에토 플로리도’



아타카마 사막(지도에 표시) | CC BY-SA 3.0

아타카마 사막은 총면적 105000km²으로, 한반도 면적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이 드넓은 사막이 자홍색과 초록색으로 생기를 되찾자 전 세계는 이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인 ‘데시에토 플로리도’에 흥분했다.
이는 ‘사막(Desierto)’과 ‘꽃이 만발한(Florido)’이 합쳐진 말로 이 현상 자체를 의미한다.
이 황량한 풍경 속 펼쳐진 초현실적 현상과 꽃과 나뭇잎의 놀라운 색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많은 여행객이 칠레를 찾았다.
이후 수많은 언론과 매체가 이곳을 방문해 사막에 핀 꽃을 취재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시스탄테 그랜드플로라’ | abriendomundo/Shutterstock

이는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원래 5~10년에 한 번씩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2017년, 2021년, 2022년에도 꽃이 피었고 올해 7월 중순경 또 한 번 이런 광경이 나타났다.

아타카마 사막에 피는 자홍색 꽃은 대부분 ‘시스탄테 그랜드플로라(Cistanthe grandfiflora)’로 남미에서는 ‘파타 데 과나코’라 불리는 종이다.
이 꽃은 건조하고 모래가 많은 토양을 선호하는 식물로 남미 칠레가 원산지다.



아타카마 사막 | abriendomundo/Shutterstock

이곳에는 다른 종의 꽃도 함께 피어난다.
사자 발을 닮아 ‘라이온스 클로우’라고도 불리는 ‘보마레아 오발레이(Bomarea ovallei)’와 사막냉이족(Schizopetalon)’과 같은 200여 종의 꽃이 함께 핀다.
대부분의 꽃이 봄~여름철에 피는 것과는 달리, 이곳의 꽃은 보통 9월 중순에서 11월 중순 사이에 볼 수 있는 겨울꽃이다.

올해는 지난 4월 11~12mm가량 내린 높은 강우량으로 인해 개화기가 앞당겨졌다.
그 덕에 우리는 7월부터 지금까지 이 아름다운 꽃으로 덮인 드넓은 군락지를 감상할 수 있다.



아타카마 사막 | abriendomundo/Shutterstock

아타카마 사막이 품은 자연

2023년 칠레 정부는 아타카마 사막을 보호하겠다고 발표했다.
진귀한 풍경을 보러 온 이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꽃을 짓밟아 훼손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곳에 보호지역을 조성하지 않으면 수년 내 꽃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알파카 | Carolpauferro/Shutterstock

이곳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사막 선인장과 생태계 위험에 노출된 여러 종이 살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발견되는 주요 미생물들이 화성의 우주 환경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고 말한다.

공기가 맑고 건조한 남반구의 고지대에 자리한 이 곳은 천체 관측에도 탁월한 장소로 알려져 올해 안에 세계 최대 천문 카메라가 설치될 예정이다.

온난기로 접어드는 지구



(전체) 아타카마 사막 | PositiveTravelArt/Shutterstock. (삽화) 몇 년마다 나타나는 ‘데시에토 플로리도’ 현상 | sunsinger/Shutterstock

아타카마 사막의 꽃들이 개화가 점점 빈번해지고 빨라지는 것은 지구가 온난기로 접어들며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지구 역사상 빙하기와 온난기가 반복되어 나타나며 우리가 사는 환경은 조금씩 변한다.
드넓은 사막을 물들인 이 꽃의 등장은 지구 온난기가 인류에 선사하는 즐거움 중 하나로 간주된다.

마이클 윙은 캐나다 캘거리에서 태어나 예술 교육을 받은 작가 겸 편집자입니다.
그는 주로 문화, 사람, 트렌드 뉴스에 대해 글을 씁니다.


이탈리아 해저에서 발견된 고대 로마의 화려한 유산

마이클 윙(Michael Wing)

기원전 8세기경 이탈리아 중부에 세워진 고대 로마는 지중해를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해 약 1300년간 서유럽을 호령했다.
당시 로마의 유흥지 역할을 했던 바이애(Baiae)는 화려하고 호화로운 마을이었다.
그러나 바이애는 4세기 무렵부터 화산 활동으로 포추올리만 아래 수몰됐다가 약 2000년 뒤 탐험가에 의해 그 아름다운 위용을 뽐내게 됐다.

바이애 마을


바이애 마을 유적지 전경 | Edoardo Ruspantini/Parco Archeologico Campi Flegrei 제공

바이애 마을은 고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네로 등 황제 7인의 별장이 있던 곳이다.
물속에 잠들어있는 이 마을의 현재 모습은 수심 4~6m를 잠수해야만 볼 수 있다.

그 옛날 바이애의 한 별장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대리석과 원형이 잘 보존된 모자이크, 고대 유물이 최근 그 형체를 드러내 고고학계를 뜨겁게 달궜다.

수중고고학자들은 이곳에서 약 817평에 이르는 상감 대리석 바닥 양식을 발견했다.
이는 오푸스 세크틸레(대리석을 크게 잘라 만든 작품)라고 불리며, 3세기에서 5세기 사이의 양식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대리석 바닥은 약 60cm 크기의 마름모꼴 타일 총 600장으로 이뤄져 있다.


복잡한 기하학 패턴을 형성하도록 배열된 대리석 슬라브 | Edoardo Ruspantini/Parco Archeologico Campi Flegrei 제공

연구진은 이곳의 석판 두께가 다양한 것으로 보아 다른 구조물에서 떼어내 재활용한 중고 조각으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수천 개의 복잡한 모양이 기하학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품질과 색상의 대리석이 사용됐다고 언급했다.

이곳은 2012년 발생한 폭풍에 의해 처음으로 일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발굴과 복원 작업의 난도가 높아 본격적인 작업은 2024년 5월에서야 시작됐다.



Edoardo Ruspantini/Parco Archeologico Campi Flegrei 제공

연구진은 복원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닥이 원래 조각으로 구성돼 있고, 해저의 작용으로 인해 상감 판이 해저 바닥에서 분리됐다.
이탈리아 캄피 플레그레이 고고학 공원의 고고학자 엔리코 갈로치오는 이 작업에 대해 “광범위한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모래로 덜 덮인 부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이곳이 이미 알려져 있긴 했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바닥의 기하학적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고대 로마의 유흥지


캄피 플레이 근교의 로마 목욕탕 유적지 | Shutterstock / auralaura

바이애 마을은 고대 로마의 라스베이거스로 익히 알려진 곳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이곳에서 여가와 도덕적 방종을 마음껏 즐겼다.
후기 스토아 철학을 대표하는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기원전 4년 추정~기원후 65년)는 “해변을 따라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사람들, 요트 파티의 소란스러운 향연, 합창이 울려 퍼지는 호수, 그리고 법의 구속에서 해방된 사치는 법의 구속을 벗어나 죄를 지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공공연히 자랑하는 방식이다”라며 “왜 내가 이 모든 것을 목격해야 하는가?”라고 한탄했다.

불타는 땅

바이애 마을이 위치한 지역은 캄피 플레그레이라는 곳이다.
나폴리만(灣)의 일부인 이곳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불타는 땅’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화산 칼데라 내에 속해 있으며 캄파니아 화산 지대의 마그마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고대 로마인들 역시 이곳에 화산 폭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인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원후 79년 폼페이에서 베수비오산이 폭발하고 점진적인 홍수가 발생하리라곤 예측하지 못했다.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올라오며 전단층 지진이 발생했고 바이애 마을은 점차 침수돼 결국 물속에 수장됐다.


대리석 바닥 잔해를 재조립한 모습 | Edoardo Ruspantini/Parco Archeologico Campi Flegrei 제공

캄피 플레그레이 고고학 공원의 관계자는 이곳의 한 부분을 수집 후 재구성해 향후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모래에 덮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대리석 바닥은 9월부터 추가 복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마이클 윙은 캐나다 캘거리에서 태어나 예술 교육을 받은 작가 겸 편집자입니다.
그는 주로 문화, 사람, 트렌드 뉴스에 대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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