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의 최선은 '예방'...다이어트,금연보다 어려워

비만 치료의 최선은 '예방'..."다이어트,
금연보다 어려워"

고혈압은 심장마비,<br> 뇌출혈 등의 일으켜 한순간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질병이다.<BR>-GIB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대유행이 3년째 지속되면서 우리 생활양식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덜 움직이고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습관으로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일 때 '확진자' 아닌 '확찐자'라는 단어가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확찐자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닐 겁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방역조치들이 서서히 해제되면서 움츠렸던 몸을 움직이며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독자들을 위해 최신 비만 치료법에 대해 두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체중이 크게 늘었다면 몸 상태에 주목해보자. 비만은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6년 비만을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규정했다.
섭취한 영양분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체지방으로 쌓인 상태다.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를 넘는지 계산해보자. 특히 복부비만이 심각한데 허리둘레가 남성은 90㎝,
여성은 80㎝ 이상인지 확인한다.

비만하면 다른 질병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최대 당뇨병 13배,
고혈압 4배,
심혈관질환 2배 등이다.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증가할수록 동반질환 위험이 크다.
이외에도 비만은 뇌경색,
치매,
치주질환,
수면무호흡증,
지방간,
불임,
고지혈증,
하지정맥류,
각종 암,
관절통 등을 일으키며 위협한다.

문제는 체지방을 줄이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려고 안간힘을 쓸수록,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쓴다.
더울 때 땀 흘리고,
추울 때 몸을 떨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것처럼 호르몬과 신경이 민감하게 대응한다.
먹는 양을 줄이면 열 발산과 같은 기초대사량을 줄여버린다.
이처럼 생존을 위해 체중 감량을 거부하는 몸을 상대로 성공할 수 있을까.

최신 비만 치료 비법을 들려줄 비만 전문가를 대거 모셨다.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소속 김민정 이사장(용인 미하나의원),
이철진 회장(시흥 좋은가정의원),
안상준 정책이사(국제성모병원 신경과),
이승우 학술이사(신사 이승우의원)다.

친절한 의사를 만나,
그동안 병원에서 듣지 못했던 궁금증을 풀어보는 ‘친절한 클리닉’,
두번째 시간에는 ‘비만은 질병…요요 예방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친절한 클리닉] ①편 보기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6724)

Q. 비만하면 노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비춰지곤 하는데.

“비만은 질병이다.
절대로 의지박약 문제가 아니다.
의사들 사이에서,
비만이 질병이라는 개념은 이미 2000년 이후부터 자리 잡혔다.
우리 몸에는 기존 체중을 지키려는 내재된 메커니즘이 항상 작용한다.
노력과 의지로 식욕을 눌러도 몸이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 기존 체중을 회복한다.
식욕 촉진 호르몬이 증가하고,
포만감 호르몬과 기초대사량이 감소해 체중이 다시 증가한다.
심지어 아시아인 유전자에는 선조들이 혹독한 영양 결핍상태를 장기간 견뎌냈던 결과까지 남아있다.
먹을 게 없어도 잘 버틸 수 있도록,
지방을 덜 쓰고 잘 비축하는 ‘절약형 유전자’로 변이된 것이다.
오늘날에도 한국인이 서양인처럼 먹으면 비만해질 위험이 더 높다.

Q. 노력했지만,
기존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몸과의 싸움에서 늘 지고 있다면.

“살 빼기는 절대 쉽지 않다.
미국의 체중 감량 TV프로그램에서 6개월간 평균 60㎏을 뺐던 참가자들을 6년 후 추적 관찰한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50㎏이 다시 증가했다고 한다.
살 빼려면 식욕과 생활습관 조절,
동기부여 등이 필요하다.
이때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부스터 효과를 낼 수 있다.
비만 치료제의 도움을 받아,
체중 감소가 시작되면 힘을 내서 안 하던 운동도 하게 된다.
새로운 생활습관이 몸에 세팅 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요즘 비만 치료제는 부작용을 줄이고,
체중 감량은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근육량은 늘리고,
지방만 감소시키는 추세다.

Q. 비만 치료제가 어떤 도움이 될까.

“대뇌 시상하부 식욕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강화시킨다.
또한 쾌락적 식욕 중추에도 작용해 배불러도 계속 먹던 상황을 막는다.
크게 3개월 이내로 사용이 제한되는 단기 약물과 장기간 복용 가능한 약물로 구분된다.
펜터민 등은 단기간 써야 하고,
삭센다·큐시미아·콘트라브·제니칼 등은 장기간 가능하다.
그러나 약물 선택은 워낙 전문적인 분야고,
환자별로 다 다르다.
빨리 빼야 하는지 천천히 빼야 할 지,
유지 치료 기간인지,
요요가 있었는지,
동반질환이 무엇인지,
남성형 혹은 여성형 비만인지,
나이,
사회경제적 환경,
국소비만인지 전체비만인지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한다.

Q. 어떤 약물이 인기인가.

“현재 전세계 비만치료 시장은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삭센다가 점령하고 있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음식이 소화되는 속도를 늦추고,
뇌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증가시킨다.
매일 주사해 보통 5~9㎏ 감량이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비만이나 당뇨병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시장의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기다리는 약들이 있다.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될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인데,
일주일에 한번 주사해 약 15㎏ 정도가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뇨병 신약 중에 터제파타이드 성분은 약 24㎏까지 체중 감소에 성공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아사이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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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약물 중독 등 부작용은 없을까.

“물론 구역질이 느껴지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충분히 극복 가능한 부분이다.
해외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 중독이나 의존성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러나 실제 진료실에서는 식욕억제제를 끊고 많이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본다.
향정신성약물처럼 중단으로 힘들어하는 게 아니라,
약발이 없어져 식욕이 커지는데 대한 걱정이 크다.
각성제로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환자도 간혹 있다.
또 원래 심리적으로 취약한 환자들도 있다.
이런 환자들은 더 주의해서 약을 처방하고,
다른 진료과 의사와 협력 진료하는 게 좋다.

Q. 약을 끊으면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나.

“요요는 다이어트를 중단하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1~2년 이상 지속해야 몸에 세팅된 체중을 바꾸는데 성공한다.
금연보다 몇 배 더 힘든 것이 다이어트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체질량지수 35이상의 고도비만인 경우에는 식이요법과 약물만으로 어려울 수 있다.
위와 장을 절제하는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Q. 이렇게까지 살을 빼야 할까. 왜 확 찐 살을 방치하면 안 될까.

“비만은 모든 질환의 근원이다.
성인병은 비만과 관련 있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 발생 원인의 80~85%를 차지한다.
비만을 교정해 당뇨병 완화까지 노리는 치료가 많이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 당뇨병 인구가 1400만명,
고혈압 1100만명,
고지혈증 1000만명 정도다.
살이 쪄서 지방이 축적되면,
이 지방이 독이 되어 온몸을 휘젓고 다니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수면 무호흡증,
암 등에 영향을 미친다.
배 내장지방이 쌓이면,
이 지방이 뇌 영양분으로 전환되기 위해 간에서 활용되는데,
넘치면 지방간이 된다.
이렇게 넘친 지방이 피 속으로 흘러가면 고지혈증이 된다.

또한 피 속의 넘쳐나는 지방은 췌장으로 가서 베타세포 기능을 망가뜨려 당뇨병을 일으킨다.
반대로 체중을 감량해 뱃살이 빠지면,
간에 쌓인 지방이 빠져 정상 간이 된다.
피 속의 기름도 없어져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을 정상으로 돌릴 수도 있다.
체중을 10% 정도만 줄여도 이러한 질병으로 먹어야 하는 약 개수를 줄이고,
합병증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나우루는 전세계에서 비만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BR> 위키피디아 제공.

위키피디아 제공.

Q.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살 빼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우리나라는 임신 때 많이 먹고 산후조리 때 움직이지 않아서 체중이 크게 증가하는 편이다.
임신 중 평균 12㎏ 늘었다가,
출산 후 1년 내 다 빠져야 한다.
임신 중 너무 찌지 않도록 주의하고,
출산 즉시 계획적인 체중 관리에 돌입하길 권한다.
모유를 먹이는 산모는 끼니를 거르지 말고,
현미·잡곡·콩류·채소·해조류 등을 찌거나 구워 싱겁게 먹는다.
아기가 자는 시간에 제자리 걷기,
에어로빅,
실내 자전거 등을 하면 좋다.

Q. 갱년기부터 폐경까지 몸에 호르몬 변화가 큰 시기도 체중 조절이 어려운데.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살찌는 패턴과 성인병 위험도가 남성과 동일해진다.
이때는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 등을 본인에게 투자해야 할 시기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병원 도움을 주저하지 말라. 식이요법과 운동,
약물,
기기치료 등 총체적인 관리로 체중 조절을 해야,
이후 삶에 불편이 적다.

Q. 사실 코로나 확찐자는 여성보다 남성에서 많았다.
특히 20~30대 비만율이 급증했는데.

“코로나 시기에 과로,
불안한 미래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 같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남성호르몬은 말초지방에서 효소에 의해 여성호르몬으로 변화돼 피하지방이 증가한다.
우리나라 남성은 자신이 비만인데도 정상으로 생각하고,
생활습관을 조절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남성은 대개 조금만 노력하면 다이어트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뺄 부분이 많아서다.

또한 근육량이 많이 보존된 상태여서 효과가 좋다.
악순환 고리를 끊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남성 호르몬도 급격히 회복된다.
뺄 마음만 먹으면 된다.
남성은 인식이 제일 큰 문제다.
본인이 비만이라는 것도,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해당된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 남성이 많다.
비만 치료가 필요하다는 깨달음이 가장 필요하다.
약 처방에 큰 차이는 없지만,
약한 약에도 탄력을 받아 삶의 모든 초점을 체중 감량에 쏟는 등 극대화된 효과를 보는 남성도 의외로 많다.

Q. 외모에 민감한 10대 청소년 확찐자를 위한 조언도 해준다면?

“학령기 비만의 50%가 성인비만으로 직행한다.
나중에 빼는 것은 더 힘들다.
비만 치료의 최선은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건 절대 진리다.
한번 비만이 된 뒤에는 빼도 요요가 필수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호르몬 시스템 때문이다.
정제탄수화물과 패스트푸드,
배달음식 등은 반드시 피하라. 어릴 때 입맛이 잘못 형성되면 평생 지속돼 결국 성인병으로 이어진다.
이번 코로나 시기에 나타났던 변화들을 보면,
걱정이 많이 된다.
아이들 스스로 다이어트를 하게 두면 실패한다.
가족 모두가 같이 동참한다.
장보기 단계부터 몸에 해로운 음식은 사지 말고,
달달한 음료수도 눈에 보이지 않게 치운다.
학업량과 스트레스가 높은 시기이니 함께 산책,
대화 등으로 풀어준다.

Q.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중에도 비만이 많은데.

“발병 직전 단계이거나 초기 환자는 동기부여가 잘 되는 편이다.
이때 노력하면 치료제를 안 먹어도 되는 등 큰 효과가 눈으로 보인다.
체중 감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라. 길들여진 술,
믹스커피,
정제탄수화물 등을 단호하게 끊는다.
이미 여러 번 실패해 살 빼기를 포기한 만성질환자들이 많은데,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면 성공 확률이 높으니 전문의와 함께하는 비만 치료를 권한다.
설령 1~2㎏만 감소해도 건강 효과가 크다.

Q. 노력해도 안 빠지는 부위는 어떻게 공략할까.

“허벅지나 팔의 상완부는 실제로 초음파로 피부 속을 들여다보면 단단한 조직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의 허벅지 지방은 생식 기능을 위해 필요한 부위이기에,
지켜내려는 호르몬 작용이 있다.
셀룰라이트는 단순히 살이 찐 것과 다르다.
지방세포조직을 감싸고 있는 세포외기질에 만성 염증성 조직학적 변성이 일어나고,
저산소증과 부종이 동반돼 지방세포와 덩어리를 형성한 것이다.
지방세포를 파괴하면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체외충격파는 조직에 진동을 일으켜 미세순환을 개선시키고 대사 작용을 촉진한다.
고주파장비는 지방조직 내 온도를 높여 혈류량을 증가시켜 융해시킨다.
초음파장비는 피하지방 내에 동공(cavitation)을 형성해 수류탄처럼 터지면서 지방세포를 파괴시키고,
진피층 콜라겐도 형성한다.
삼투압이 낮은 저장성 약물을 피하지방에 주사하는 지방분해주사(HPL)도 있다.
주사된 과량의 용액으로 지방세포 사이의 공간이 벌어지고,
삼투압 원리로 지방세포가 불려져 세포벽이 느슨하게 되어 분해된다.

※필자소개

이주연기자는 이화여대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2006년부터 기사를 썼다.
특히보건의료 분야를 집중 보도했다.
중앙일보·연합뉴스·조선비즈 등 언론사 기자로,
보건정책·질병·의약품·병의원·제약산업·과학기술등에 대해 취재했다.
보고 들은 건강정보는 많지만 실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알찬 정보를 드리고 싶다는 게 필자의 바람이다.

꿈의 비만치료제,
美 부유층 지역서 집중 처방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의약품 접근성이 계층별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BR> JV_LJS77/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의약품의 접근성이 계층별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JV_LJS77/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뉴욕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Upper East Side)' 지역은 명품매장,
고급 레스토랑과 아파트 등이 즐비한 부유층 지역이다.
이곳은 뉴욕에서 시민들의 기대수명이 가장 높고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 유병률은 가장 낮다.
이곳 주민들이 더 날씬해지는 기회를 얻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헬스케어분석기업인 ‘트릴리언트 헬스’에 의하면 지난해 비만치료제 사용 비율은 이 지역에서 특히 높았다.
어퍼 이스트 사이드 거주자의 2.3%가 획기적인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주사형 약물인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비만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브루클린 지역에서는 이 약의 사용률이 어퍼 이스트 사이드의 절반인 1.2%에 머물렀다.
이러한 분석은 ‘꿈의 비만치료제’로 등장한 의약품들이 현재 어느 계층에서 실질적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위고비 등의 비만치료제는 현재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체중 관리 보조제로 위고비 사용을 승인했지만,
공급량 부족으로 국내 유통은 내년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비만치료제는 혈당과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며 포만감을 증가시켜 비만과 당뇨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뉴욕 거주자 중 비만은 흑인과 히스패닉계,
당뇨는 아시아계에서 유병률이 높은데 이러한 약의 등장은 이들의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조사에 의하면 인종과 계층별로 약 접근성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약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탓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위고비는 미국에서 한 달 사용 기준 1350달러(약 178만 원)의 비용이 들며,
오젬픽·마운자로도 월 기준 100만 원이 넘는 약값이 든다.
뉴욕은 현재 저소득층 대상으로 건강보험 ‘메디케이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약에 대한 의료비 지원은 당뇨병일 때만 이뤄지며 비만에 대해서는 지원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우스 브롱크스에서는 비만치료제 처방을 받은 환자의 73%가 당뇨병 환자이며,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는 27%만이 당뇨병 환자였다.
부유층 지역에서는 체중 감량이 약 처방의 주요 목적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저소득층의 비만율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약에 대한 접근성 차이가그 격차를 더욱 벌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비만전문가인 프리야 제이싱허니 뉴욕대 내분비학과 박사는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를 통해 “임상적으로 비만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약이 있지만 접근성 면에서 장벽이 존재한다며 “이 약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간과하기 쉬운 비만 원인 2가지,
지나친 소금 섭취...또 하나는?

감자튀김처럼 짠 음식을 통해 염분을 많이 섭취하거나 물을 적게 마시면 살이 찌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BR> Narong KHUEANKAEW/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감자튀김처럼 짠 음식을 통해 염분을 많이 섭취하거나 물을 적게 마시면 살이 찌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Narong KHUEANKAEW/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을 분석한 의과학계논문들을 보면 당분,
탄수화물,
포화지방의 과도한 섭취를 유도하는 서구식 식사나 운동 부족을 주로 문제 삼는 연구들이 많다.

이에 대해 리처드 존슨 미국 콜로라도대 의대 교수는 ‘수분 섭취 부족’과 ‘과도한 소금 섭취’는 상대적으로 그 중요성이 덜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교수는 비만 원인 및관련 질환을 20년 이상 연구해온 학자로,
이 두 가지 또한 비만이 발생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더 컨버세이션’을 통해 자연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막의 모래쥐는 바닷가에서 자라는 식물인 ‘퉁퉁마디’를 먹고 산다.
이 식물은 영양소 함량은 적지만 수액에 염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리처드 교수는 모래쥐가 고염분 섭취를 통해 자신이 적게 섭취한 탄수화물을 과당으로 전환하는 도움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체내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굶주린 상태일 때 과당이 필요한 이유는 과당이 지방과 탄수화물을 적극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돕는 ‘생존 스위치’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아를 막는 요인이지만,
요즘 같이 모든 사람들이 잘 먹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질병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
리처드 교수는 2018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쥐 실험을 통해 높은 염분 섭취는 과당 생성과 신진대사 자극으로 렙틴 저항성과 비만을 유발한다는 실험 내용을 발표했다.

리처드 교수는 최근 수십 년간 발표된 논문들을 종합해,
비만인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막쥐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음식이 부족한 환경에 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생존스위치를 활성화해 지방이 체내에 축적되도록 만든다는 설명이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은 이미 과당 섭취가 과한 경향이 있다.
과일과 같은 자연식품으로 소량의 과당을 얻는 것이 아니라,
설탕과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통해 많은 양의 과당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 이것 자체만으로 지방 축적,
체중 증가,
당뇨병 발생 위험 등이 높아지는데 과도한 염분 섭취가 이를 더욱 촉진한다는 설명이다.

수분 섭취 부족도 비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목이 마르는 탈수 현상이 일어난다.
리처드 교수는 “소금 섭취 후 발생하는 탈수 또한 과당과 지방이 형성되는 원인이 된다며 “감자튀김에 포함된 전분이 과당 등으로 더 잘 전환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비만인 사람들은 신장이 소변량을 조절하도록 수분을 붙잡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바소프레신 수치가 높은 특징도 보인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바소프레신은 지방 생성을 자극하는 또 하나의 역할을 한다.
바소프레신 수치가 높다는 것은 지방 축적,
체중 증가,
비만 관련 질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처드 교수는 이를 개선하려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2020년 국제학술지 ‘임상연구저널’에 수분 섭취가 체중 증가와 당뇨병 발병을 늦춘다는 쥐 실험 연구 결과가 실렸다.

리처드 교수는 짜게 먹는 습관과 물을 적게 마시는 습관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실질적으로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을 살펴보면 소금 섭취량은많고 물 섭취량은 적은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적정한 수분 섭취량은 하루 물 8잔 정도다.
단,
체격이 큰 사람,
신체활동량이 많은 사람,
덥고 습한 환경에 있는 사람,
땀 배출량이 많은 사람은 더 많은 수분 섭취가 필요할 수있겠다.
일반적으로는 8잔 이상의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
리처드 교수는 “너무 많이 마시면 물 중독이 일어날 수 있다며 “특히 심장,
신장,
간 질환이 있거나 최근 수술을 받았거나,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수분 섭취량에 대해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인기 비만약 ‘위고비’,
심장마비·뇌졸중 위험도 낮춰

노보노디스크 예비연구

노보노디스크사 비만치료제인 위고비가 심장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예비연구 결과가 나왔다.<BR> 노보노디스크 제공.

노보노디스크사 비만치료제인 위고비가 심장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예비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보노디스크 제공.

일론 머스크,
킴 카다시안 등 유명인이 다이어트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는 예비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고비 제조업체인 덴마트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45세 이상 과체중 및 비만 성인 약 1만 7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다.
연구대상자들에게 위고비 또는 위약을 투여한 결과,
위고비 투약 그룹에서 주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0% 감소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노보노디스크는 8일(현지시간)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및 유럽 규제 당국에 적응증(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 확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틴 홀스트 랭 노보노디스크 개발 담당 부사장은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비만인 사람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하지만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사망 위험을 줄이면서체중 관리를 돕는 데 승인된 약물은 없다며 “위고비가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이번 임상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주 1회주사로 투약하는 위고비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을 시 월 1000달러(약 13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고가의 약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심장질환 적응증을 획득하게 되면 보험 적용을 통해 약가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정식 논문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말 열리는 의학계 컨퍼런스에서 보다 상세한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위고비는 혈액 속 혈당 수치를 낮춰 음식물 통과 속도를 늦추고 배고픔을 줄여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약이다.
인슐린 생산을 돕는 GLP-1 수용체의 작용으로 혈당 수치를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만 환자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동반된 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한 보조제로 위고비 사용을 승인했다.
아직 국내에서 이 약을 처방받을 수는 없다.
위고비의 인기로 공급량이 부족해 국내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유통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비만환자 3명 중 1명은 치료 중도 포기...이유는 "비용 감당 못해서"

의사 60% “환자 비용 부담 덜기 위해 건강보험 급여화 필요

대한비만학회 제공

대한비만학회 제공

국내 비만환자 3명 중 1명은 비만치료를도중에 중단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를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대한비만학회는 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비만 진료에 대한 인식 및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선 5월 27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약 4주간 의사 77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응답자 소속 기관은 개원의(79%),
종합병원(21%)이었으며 진료과는 내과(36%),
가정의학과(32%) 등이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1%는 ‘비만은 다양한 만성 대사질환 이환율 및 사망률을 높이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답했다.
또 ‘비만은 만성질환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84%로 나타났다.

치료방법으로는 응답자 89%가 ‘비만 치료를 위해 약물치료(비만치료제)를 실시한다’고 꼽았다.
‘약물치료가 비만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42%로 나타났다.

비만에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고일반적인 치료법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은 가운데,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던 환자가 도중에 처방을 중단하는 비율은 33%로 나타났다.
종합병원(36%)보다 의원(42%)에서 처방한 경우약을 마지막까지복용하지 않는 환자가 더 많았다.
환자들이 처방을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선 ‘환자가 비용 부담을 느껴서(46%)’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부작용을 꼽는 경우가 18%,
가격 대비 효과가 낮아서가 10%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비만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60%가 비만치료제와 영양·운동 상담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화가 필요하고 답했다.
급여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유로는 ‘비용부담이 커서 약처방 시작 및 유지가 어려움’이라고 답한 응답자 75%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비만치료 접근성이 낮아지면서 만성질환 발생이 증가함’(67%),
‘가짜 다이어트 약 등 비의료적 관리로 피해 발생(35%)’ 등의 이유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창범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비만치료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선 비만치료제,
식이요법,
운동이 지속적으로 병행돼야 한다“며 의료진은 진료와 상담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환자는 약물치료 등을 제때 시작하고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혁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위원회 이사는 “비만은 치료과정이 상담,
약물 처방뿐만 아니라 영양,
운동,
행동 등 다각적인 접근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비만치료제 외에도 비만치료 관련 급여화가 이뤄져 환자들이 효과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 제공

대한비만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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