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이었거든. 세상을 떠난 4명의 동료를 추모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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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행복벗, 안녕. 하하몬ߤ 이야.
지난 월요일에 뭐 했어?
난 초3 아이 손을 잡고 회사로 출근했어.
동료들이 아이를 반갑게 맞아줘서 고맙더라고.ߙ‚ 아이가 회사 구경을 한 건 학교 선생님들이 교실 밖으로 나갔기 때문이야.
‘공교육 멈춤의 날’이었거든. 세상을 떠난 4명의 동료를 추모하려고.

그 날을 보는 시선은 두 가지.
일부 학부모는 ‘대책도 없이 학교를 안 나오면 어쩌라는 거냐’라고 불만을 떠뜨렸어.
일부는 교사를 응원한단 뜻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교사들은 왜 학교를 지옥이라고 하는 걸까?
교육부는 대체 뭘 하고 있지?
혹시 교사
교권이 강해지면 학생 인권이 움츠러드는 건 아닐까?
이번주 휘클리는 이런 궁금증을 따라가보려고 해.
무거운 주제지만 조근조근 이야기 나눠보자.ߚŽ

ߓ‚ h_weekly, 빨리

  1. 한 번 물어봤다: 교사들이 계속 거리로 나오는 이유 + 이벤트 알림
  2. 안 읽으면 손해다: ‘온세뉴’의 비결 外
  3. 톡톡 휘클러: 독자 피드백 + 당첨자 발표

ߓ‚교사의 죽음이 말하는 것

✔️세상을 떠난 4명의 교사

  • 7월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가 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 그 뒤 교사가 숨지기 직전 학교 폭력 사건으로 학부모의 항의를 받았었단 의혹이 일었어.
    한 학생이 다른 학생 이마를 연필로 긁었는데, 가해자 부모가 ‘갑질’에 가까운 항의를 했단 거야.
    뒤늦게 그 부모가 현직 경찰과 검찰 수사관이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더 커졌고.
  • 교사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비슷한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고통을 받았단 고백이 이어졌어.
    그리곤 집단 행동이 시작된 거야.
     교사들은 7월22일부터 토요일마다 숨진 교사를 추모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어.
     
  • 그 사이 서울 양천구, 전북 군산시, 경기 용인시 등에서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어.
    3명이나. 이들 중엔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단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 슬픔에 빠진 동료 교사들은 숨진 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인 9월4일 거리로 쏟아져 나왔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하고.

✔️27%가 정신과 치료 

  • 교사들은 생존권을 주장해.
    교단에 서는 게 공포ߘ±란 거야.
    초등교사 2390명 중 
    교권침해를 경험한 교사가 99%나 돼.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교사는 27%. 교사 87%가 1년 내 사직·이직을 고민했대. (전국초등교사노조 자료)
  • 교실에선 소란을 피우는 등 수업 방해를 하거나 휴대전화를 써도 제지하는 교사에게 오히려 항의하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해.
    교사가 제대로 지도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게 교사들의 주장이야.
     아동복지법은 정서적 학대를 금지ߚ«하고 있다는 거지.
    학생의 문제행동을 지적했다가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학부모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일도 있대. 퇴근 후나 주말까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는 일은 흔하고. 
  • 교사들은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처벌 대상을 가정학대 등으로 명확하게 규정해달란 거야.
    지금은 적용 대상이 광범위해서 교사들이 정당한 교육 지도를 해도 처벌받고 있으니.
  • 학부모 민원을 교사 개인이 아니라 학교를 비롯한 교육당국이 맡아 처리하는 제도도 필요하고. 교육 관련 법안·정책 추진 과정에 교사가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란 요구 사항도 있어.
     

숨진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빈 자리. 공동취재사진

✔️누가 민원을 받나 

  • 교육부도 지난달 23일 
    교권회복 및 보호강화 종합방안’
    이라는 대책을 발표했어.
    주요 내용은 4가지.
  • ①교사가 정당한 생활지도로 아동학대 책임을 지지 않게 하겠다.
  • ②교사가 교육활동과 상관없는 민원 응대를 거부할 수 있게 하겠다.
  • ③민원은 교사 개인이 아니라 학교 민원대응팀이 맡는다.
  • ④학생이 교육활동을 침해해 전학·퇴학 등 조치를 당하면 이를 생활기록부ߓ”에 기록한다.
  • 교사들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어.
     대책이 한참 부족하단 거야.
    학교가 교장, 교감, 행정실장, 교육공무직으로 민원대응팀을 꾸린다고 하잖아.
    그러면 그 일을 행정실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직 공무원들이 맡게 된단 거야.
    지금도 하는 일이 많은데. 
  • 그런데도 교육부는 인력을 늘리겠단 계획을 내놓지 않았어.
    여기에 민원대응팀이 어떻게 대응하면 된단 구체적인 방법도. 그러니 그 팀에 들어갈 교육공무직 공무원들도 ‘독박 민원 대응’을 거부하고 있고.  
  • 학생이
    교권을 침해했단 사실을 생활기록부에 적는 방안도 문제가 있대. 그러면 학부모들이 소송을 더 많이 걸 수 있단 거야.
    자녀가 입시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
교권 vs 학생 인권, 교사도 반대

  • 교사들은 학생들도 걱정해.

    교권을 강화한다면서 학생 인권을 침해할까봐. 정부는 서울 초등학교 교사 죽음의 원인을 학생인권조례로 보고 있거든. 윤석열 대통령도 “
    교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자치 조례 개정하라”고 지시했고.
  • 교육부는 학생인권 조례에서 규정한 ‘사생활의 자유’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잠을 자도 교사가 말릴 수 없다고 보고 있거든. ‘차별 금지’ 때문에 특정 학생을 칭찬할 수도 없고. 
  • 그래서 교육부는 학생 인권 조례를 대체할 ’교육공동체 권리와 의무에 관한 조례’ 예시안을 만들려고 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학생인권조례를 개정하거나 폐지할 때 참고할 예시를 주겠단 뜻이야.
     
  • 교사들은 교육부가 부당하게 학생인권조례를 공격하고 있다고 반박해.
    교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잠을 자는 학생들이 있지만 학생인권조례 때문은 아니란 거야.
    그저 그 학생의 잘못일 뿐. 


ߑ‰이제 생생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자.ߏƒ‍♀️

연합뉴스

ߒ¬ 한 번 물어봤다

교육을 담당하는 김민제 요원에게 물었어. 

휘클리: 교사들 증언을 들으면 교실이 지옥 같아.  

민제 요원: 
교권 얘기가 나온 건 좀 됐지.
근데
교권 대 학생인권 구도로 주로 얘기돼 왔고. 그러니
교권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만 바라보게 되지 않았나 싶어.


휘클리: 그게 뜻이야?

민제 요원: 보통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교총)이나 국민의힘 같은 보수진영이
교권을 많이 이야기 했거든.
교권이 무너진 현장 이야기를 하면 ‘보수 쪽 이야기를 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곤 했지.
그러니
교권 문제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 같아.
그래서 이번에 교사들도 진영을 넘어서
교권과 학생 인권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있고.

휘클리: 교사들이 시위를 수업자료 공유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서 집회를 이끌었더라고.

민제 요원: 응. 두 단체가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봐야지.
그건 그만큼 이 문제를 두 단체가 개선하지 못했다는 뜻일 테고.

휘클리: 서초구 교사가 숨진 뒤 49일 동안 정부랑 국회는 대체 뭘 한 거야?

민제 요원: 현장 취재 나가면 교사들이 가장 화가 나 있는 부분이기도 해.
교육부가 현장 문제를 해결할 만한 대책은 제대로 내놓지 못하면서 추모 모임에 참가하면 불법이라면서 징계하겠다고 했잖아.
 ‘교육부가 교사 편이 아니구나’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

휘클리: 대책을 내놓긴 했잖아. 

민제 요원: 학부모 민원도 민원이지만 교사들이 가장 부담을 받는 건 아동학대로 고소, 고발을 당하는 거야.
실제 경험한 분도 계시고. 두려움이 예상보다 훨씬 넓게 퍼져 있더라고.

휘클리: 그 정도야?

민제 요원: 평생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소릴 듣던 교사가 자신이 납득하기 어려운 일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그 스트레스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학교가 교사들을 보호해주지 않는단 생각도 강하니까. 속수무책 느낌?

휘클리: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민제 요원: 그렇지.
어디 기댈 곳이 없이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몰린 거니까.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 연합뉴스

휘클리: 그래서 교사들이 거리로 나온 거구나.

민제 요원: 정부는 이 상황을 들어줄 의지가 없고, 지금 자신들을 대변해왔던 단체들은 능력이 없어 보이니 거리로 나선 것 같아.

휘클리: 교사들이 왜 정부를 못 믿는 거야?

민제 요원: 당장 49재 집회(공교육 멈춤의 날)만 해도 교육부가 참가하는 교사를 징계하겠단 말부터 했잖아.
만약
교권 문제를 먼저 고려했다면 서초구 초등 교사만 아니라 그 사이 숨진 3명 교사 모두 애도하고 추모한단 말부터 했어야 한다고 교사들은 화가 나 있어.
대화해야 할 상대가 나를 부정하고 징계하겠다면 대화를 하기 어렵잖아.
국민의힘도 “어느 순간부터 특정 단체로 인해서 교육의 현장과 교실이 정치투쟁으로 변했다”면서 정치적 문제로 몰아갔고.

휘클리: 정부는 학생인권조례를
교권 추락의 원인으로 보고 있잖아.
교사들은 어때?

민제 요원: 어떤 교사는 “학생 인권 뺏어서 교사 인권 누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그러더라고. 인권은 함께 누리는 거지 제로섬 게임은 아니란 거고. 집회에서 학생인권 얘기가 안 나온 건 많은 교사들이
교권과 학생 인권은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야.
만약 학생 인권이 문제였다면, 그 문제가 교사들 요구 사항에 들어갔겠지.
과도한 학생 인권을 줄여달라고.

휘클리: 그래도 교육부는 학생인권조례를 바꾸려고 해?

민제 요원: 아직 변화가 없어.
교사들은 요즘 윤석열 정부 분위기가 이념적으로 치우쳐 있으니 (조례 개정·폐지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거라고 걱정해.

휘클리: 그럼 당장 뭘 해야 할까?

민제 요원: 아동학대 고소·고발 건처럼 당면한 현장 문제부터 푸는 거지.
현장을 놓쳐선 안 된단 점에서 이제부턴 나도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려고 해.
사실
교권도 학생들의 삶을 토대로 하는 것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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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클리: 학생들이 말할 때가 됐다?

민제 요원: 지금까진 교육 주체 중에 교사와 학부모만 등장했다면 이젠 교육 현장의 또 다른 주인공인 학생들이 생각도 들어봐야지.
선생님들 상황에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지금의 문제의식들이 갈등으로 소모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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