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과 콜레스테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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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은 영양이 우수한 식품이다.
포화지방은 낮고 단백질,
비타민(A,
B군,
D 등),
무기질(아연,
철 등)이 풍부하다.
문제는 콜레스테롤이다.
계란 1개에 든 콜레스테롤은 한국인 콜레스테롤 섭취한도(하루 300㎎)의 약 2/3에 해당한다.
계란을 하루에 2개 이상 먹으면 건강에 해로운 것일까?

혈중 콜레스테롤과 심혈관질환(CVD)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다.
LDL콜레스테롤이 높으면 CVD 위험이 높고,
HDL콜레스테롤이 높으면 그 반대이다.
LDL은 혈관에 축적되어 동맥경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HDL은 LDL을 혈관에서 간으로 돌려 보내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혈중 LDL이 심혈관에 해롭다는 사실은 확립되어 있으나 음식에 함유된 콜레스테롤(DC)과 혈중 LDL의 관계는 논란이 있다.
종전에는 DC를 많이 섭취하면 LDL도 높아진다고 믿었다.
그러나 증거는 명확하지 않다.
일반 인구에 대한 연구결과는 상충된다.
계란을 많이 먹는 사람은 LDL이 높다는 보고(2020 중국 연구)가 있지만 계란을 많이 먹어도 LDL 상승이 낮다거나(미국 연구) LDL에 영향이 없다거나(일본 연구) 도리어 고지혈증 위험이 감소한다는 보고(스페인 연구,
2022 중국 연구)도 있다.
DC 섭취 실험결과들은 대부분 DC를 많이 섭취해도 LDL이 그다지 증가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2016 리뷰). DC를 섭취한 만큼 LDL이 증가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2015년 미국은 콜레스테롤 섭취한도를 폐지했다.
계란 섭취를 제한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한국은 아직도 콜레스테롤 섭취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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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섭취와 심혈관질환(CVD) 위험의 관계 
x축은 주당 섭취하는 계란 수량,
y축은 CVD의 상대적 위험을 표시. 주당 6개까지의 계란 섭취는 안 먹는 것에 비해 CVD 위험이 낮다(Godos 2021년 메타분석). 하루 1개의 계란은 건강에 좋다는 의미다.

왜 DC를 많이 섭취해도 LDL은 많이 증가하지 않을까? 우리 몸에는 LDL 수준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75~80%는 체내에서 합성된다.
DC 섭취로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면 DC 흡수율과 콜레스테롤 합성이 감소한다(2000,
2022 논문). 계란 1개를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은 2~3%밖에 증가하지 않는다(2018 논문).

그렇다고 아무나 계란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DC의 LDL 효과는 사람마다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인구의 2/3은 DC 섭취가 높아도 LDL 증가가 미미하다(2018 논문). 이런 사람을 저반응자라고 한다.
대부분은 계란을 하루 1~2개 먹어도 LDL 증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2019 논문). 하루 20개 이상 먹어도 LDL이 정상인 사례도 있다.
반면에 인구의 1/3은 DC 섭취에 따른 LDL 효과가 크다.
고반응자는 계란을 적게 먹어도 LDL 수준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2022 논문) 계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포화지방 섭취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계란을 하루 1개 먹었을 때 LDL이 높아진다면 고반응자일 가능성이 있다.

LDL 수준을 낮추는 최선의 방법은 전반적인 식단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열량 밀도가 높은 식단은 DC만 높은 식단보다 LDL 증가(2016 논문)와 CVD 위험(2022 논문)이 더 크다.
반면에 섬유질이 높은 식단은 LDL 효과가 적다.
매일 계란을 먹더라도 섬유질이나 생선 섭취가 높은 사람은 계란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보다 LDL 수준이 낮다는 보고(2023 논문)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고승덕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변호사

단 음식을 즐겨 먹으면 온몸이 망가진다

고승덕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 변호사

단백질,
지질 또는 DNA가 당과 결합하는 것을 당화라고 한다.
체내에서 포도당은 보통 고리형 구조를 하고 있지만 구조가 사슬형으로 바뀌면 반응성이 높아져서 다른 물질과 결합하기 쉽다.
당화된 화합물이 여러 반응을 거쳐 가장 안정적인 구조가 된 것을 최종당화산물(AGE)이라고 한다.
AGE는 우리나라에서 ‘당독소’라는 용어로 알려져 있다.

AGE는 체내에서 수시로 생성되지만 혈당이 정상이면 그 양은 매우 적다.
건강한 습관을 가졌다면 AGE 생성과 제거가 균형을 이룬다.
우리 몸에는 당화를 방어하는 메커니즘이 있다(2020 논문). AGE는 당화를 방어하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고(2021 리뷰) 신장을 통해 배출된다.
그런데 당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뿐 아니라 AGE 수준도 높아진다(2017 논문). 고혈당이 지속되면 단백질,
지질,
DNA가 당에 오래 노출되어 AGE 수준이 처리 능력을 넘어서고 체내에 서서히 축적된다.

AGE는 몸의 거의 모든 세포와 조직에 악영향을 미친다.
AGE는 면역계가 이물질로 인식하기 때문에 면역반응을 촉발하여 활성산소와 염증 물질의 생산이 증가한다.
그래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이 유발된다(2019 논문). AGE는 DNA를 손상하여(2020 논문) 유전자 변이가 증가한다.
콜라겐이 AGE로 손상되면 탄력을 잃는다.
AGE는 피부에 주름을 생기게 하고 노화를 촉진한다.
피부 콜라겐은 교체 반감기가 15년이기 때문에(2013 논문) AGE에 취약하다.
연골은 교체가 안 되기 때문에(2016 논문) AGE는 관절 연골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힌다.
AGE가 수정체의 콜라겐을 손상하면 백내장이 온다(2021 논문). 혈관 벽의 콜라겐은 당화되면 경직되고,
LDL콜레스테롤이 당화되면 혈관 벽에 달라붙어 고혈압,
동맥경화증에 이어 심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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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로 손상되기 전과 후의 피부 콜라겐 비교 
오른쪽은 AGE에 의해 손상된 피부 콜라겐,
왼쪽은 손상되지 않은 젊은 피부 콜라겐. 콜라겐이 당과 결합하면 탄력을 잃고 노화된다.

AGE와 고혈당은 피를 끈적거리게 해서 혈류를 방해한다(2019 논문). 그래서 모세혈관이 많은 기관,
특히 눈,
신장,
췌장,
뇌는 AGE에 취약하다.
AGE가 망막 혈관을 공격하면 망막변증,
신장 사구체에 축적되면 만성신장질환,
췌장 베타세포를 손상하면 인슐린 분비 이상,
뇌혈관을 손상하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이 각각 생길 수 있다(2023 논문). AGE는 비만,
심장병,
암,
발기부전 등에도 기여한다(2020 논문). 한 마디로 AGE가 축적되면 온몸이 손상되고,
다양한 만성질환이 생길 수 있으며 노화가 촉진된다(2023 논문).

AGE는 무섭다.
일단 생성되면 당화한 단백질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세포나 단백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아직까지 AGE를 분해할 수 있는 약은 개발되지 못했다.
AGE 생성을 줄이는 것이 상책이다.
무엇보다 당이 높은 음식,
특히 가공식품을 줄여야 한다.
AGE를 많이 함유한 식품은 건열 처리한 고기,
빵,
과자 등이다(2016 논문). 120°C 이상에서 수분 없이 가열하면 갈변 반응으로 AGE가 생성된다(2017 논문). 반면에 항산화물질(비타민 C,
E,
폴리페놀 등)은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완화한다.
채소와 과일이 풍부한 식단,
혈당 관리,
적당한 신체활동과 수분 섭취,
금연,
절주 등 건강한 습관을 유지하면 AGE 축적을 완화해서 건강한 노화에 도움이 된다(2023 논문).

고승덕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 변호사

스트레스가 암의 직접 원인이 된다는 최신 연구성과

스트레스는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스트레스와 암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영국 암연구재단은 “스트레스가 암의 원인이라는 것은 미신”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암과 무관한 것일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스트레스가 암과 상관없다는 보고도 있지만 상관있다는 보고가 우월하다(2023 리뷰). 연구 결과가 상충되는 것은 스트레스에 관한 인식이 주관적이고,
사람마다 스트레스 반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암과 직접 연관이 없다는 전문가들도 스트레스가 흡연,
음주,
과식,
당에 대한 갈망 등 나쁜 행태를 유발해서 간접적으로 암과 연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 약화가 암의 간접적인 요인이라는 사실은 과학적 컨센서스이다.
면역이 약화되는 이유는 스트레스 반응으로 분비되는 호르몬 때문이다.
인간은 위협에 직면하면 생존을 위해 빨리 도피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와 골격근에 산소와 영양을 더 공급하기 위해 심박,
혈압,
혈당이 상승한다.
이런 생리적 반응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에피네프린(영국식 용어는 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코티솔 등의 효과이다.
스트레스가 반복되거나 지속되면 이런 호르몬들이 과다 분비되고 체내 호르몬 수준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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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DNA 
건강한 세포는 DNA 복제 과정에서 생기는 변이를 스스로 복구할 수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 변이 빈도는 증가하고 활성산소로 인한 DNA 손상도 증가하며 DNA 복구는 억제된다.
<출처=미국 NIH>

최근 몇 년 사이에 만성 스트레스가 암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암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DNA 변이는 자연적인 복제 오류가 2/3를 차지하는데(2017 논문) 스트레스 호르몬은 변이 빈도를 증가시킨다(2023 논문). 스트레스 호르몬이 생성하는 활성산소는 DNA를 손상하여(2020 논문) DNA 손상이 5배 증가한다(2007 논문). 과다한 스트레스 호르몬은 고장 난 DNA 복구와 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단백질(p53)을 억제해서 DNA 복구를 방해하고,
암세포의 생존을 돕는다(2020 논문). 만성 스트레스는 호염증 면역세포의 방출을 증가시키고(2013 논문) 이런 면역세포가 생산하는 염증 물질은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형시킬 수 있다(2010 논문). 따라서 최신 연구성과에 의하면 만성 스트레스는 암 형성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2022 리뷰).

스트레스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확실하다(2010 리뷰). 스트레스 호르몬은 암세포를 공격할 면역세포를 감소시키고(2019 논문) 암세포로 이동하는 것을 억제한다(2000 논문). 또한 면역 억제 세포를 증가시켜(2020 논문) 면역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할 수 있게 한다(2023 논문). 스트레스 호르몬은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고(2023 리뷰) 암세포를 자연사나 항암제 효과로부터 보호하며(2010 논문),
심지어 항암제와 면역감시를 피해 휴면 중인 암세포를 깨워 암이 재발하기도 한다(2020 논문). 한 마디로 만성 스트레스는 암의 발생,
성장,
전이,
재발 등 모든 단계에 직접 기여한다.

스트레스는 도시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 만큼 건강에 대한 해악도 광범위하다.
모든 질환의 50~80%가 스트레스와 연관된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조절할 수 있다.
스트레스 관리에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다.

굳이 현미를 안 먹어도 되는 이유

현미는 백미보다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이 더 많다.
그렇지만 식감은 떨어지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불리고 조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값도 비싸다.
굳이 현미를 먹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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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크래커와 비소 농도x축의 White는 백미 크래커,
Brown은 현미 크래커,
Mixed는 혼합미 크래커,
n=은 각 종류의 제품 개수,
y축은 비소 총량(tAs) 농도를 표시. 호주에 수입된 쌀 크래커들의 비소 성분을 조사한 결과,
건강한 선택이라고 알려진 현미 크래커에 함유된 비소 농도가 백미 크래커보다 현저히 높았고,
일부는 안전기준치를 벗어났다(Gu 2020).

현미와 백미는 실제로 영양 성분에 별로 차이가 없다.
예를 들어 쌀밥 100g에 함유된 식이섬유의 양은 현미 2.2g,
백미 0.9g이다.
하루 섭취기준량(남자 30g)에 대한 비율로 따지면 차이는 4%에 불과하다.
쌀에는 비타민 A,
B12,
C,
D가 전혀 없고,
비타민 E도 미미하다.
밥 위주로 먹으면 영양 불균형이 오기 때문에 어차피 채소와 과일은 먹어야 한다.

백미를 먹으면 당뇨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많지만(2012 메타분석) 탄수화물이나 열량을 과잉 섭취한 결과로 보인다.
미국인 15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탄수화물 섭취와 사망률의 관계는 U자형이고,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총열량의 50~55%일 때 사망률이 최저라고 밝혀졌다(2018 메타분석). 백미를 좋다고 많이 먹으면 해롭다.

당지수(GI)는 현미(55)가 백미(86)보다 낮다.
GI가 높으면 혈당과 인슐린 수준이 빨리 상승해서 혈당조절에 좋지 않다.
그런데 백미의 GI를 현미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밥을 식히면 전분의 일부가 저항성 전분(RS)으로 변한다.
밥을 상온에서 12시간 식히면 RS가 2배가 되고,
4℃에서 24시간 식히면 2.5배가 된다(2015 논문). 다시 가열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RS는 식이섬유이기 때문에 식후 혈당과 인슐린 반응이 좋아진다(2023 논문).

현미는 피트산이라는 나쁜 성분을 가지고 있다.
피트산은 철,
아연,
칼슘 등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한다.
현미를 주로 먹으면 무기질이 결핍될 위험이 있다(2020 논문). 다만 다양한 음식을 섭취한다면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피트산은 쉽게 줄일 수 있다.
현미를 따뜻한 물에 담가놓으면 피트산이 녹고,
피트산 분해효소가 활성화된다.

쌀은 밀이나 보리보다 비소 농도가 10~20배 높다(2016 논문). 무기 비소는 WHO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중금속이다.
비소는 주로 껍질에 축적되기 때문에 현미의 비소는 백미보다 80% 더 높다(2008 논문). 국산 백미는 안전한 수준이다(2018 논문). 수입산은 안심하기에 부족하다.
우리나라 쌀 수입량의 80%는 현미이고,
중국산이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 쌀은 비소가 기준치 이하라는 보고가 많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
남부 일부 지역은 기준치 이상이다(2013 논문). 또한 쌀 자체는 비소가 기준치 이하이지만 밥을 많이 먹기 때문에 섭취기준을 초과한 사례들이 외국에서 보고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미를 매일 먹으면 해롭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미를 자주 먹는다면 비소 성분 줄이는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
맑아질 때까지 쌀을 씻기만 해도 비소를 28% 줄일 수 있고,
물을 6배 붓고 불린 다음 물을 버리고 밥을 하면 35% 이상 줄일 수 있다(2009 논문). 쌀을 씻지 않거나 물을 버리지 않으면 비소를 줄일 수 없다(2006 논문). 쌀뜨물도 아낌없이 버려야 한다.

굳이 맛없고 비소가 많은 현미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혈당 걱정은 밥을 식혔다가 먹으면 해결된다.
‘방금 한 따뜻한 밥’에 대한 집착만 버린다면 누구나 백미를 즐길 수 있다.

사우나의 건강 효능에 관한 3대 미신

사우나를 하면 고열로 땀을 흘리게 된다.
오랜 전통이 있는 핀란드식 사우나는 80~100°C이다.
19세기 말에 발명된 원적외선 사우나는 주로 복사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실내 온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40~60°C이다.
땀을 많이 흘리면 노폐물 배출에 효과가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런 믿음 때문에 장시간 사우나를 하거나 땀복을 입고 달리기도 한다.
이런 믿음은 과학적으로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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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식 사우나
핀란드식 사우나는 긴 겨울에 혹한으로 야외활동이 힘든 북구에서 유래했다.
근육 이완과 스트레스 감소의 효과는 있지만 노폐물 배출,
체중 감소,
피부 미용 등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인정되기 어렵다.
사진 (c) Fluidra S.A.

땀의 주성분은 물(99%)과 소금이다.
땀의 노폐물 농도가 소변보다 높다는 보고들이 있으나 최신 연구에 의하면 방법론적으로 오류가 있다고 밝혀졌다(2019 리뷰). 땀에 든 요소,
암모니아 등 노폐물 농도는 미미하고,
중금속,
환경오염물질 등 독소는 측정하기도 힘든 수준이다.
사우나가 노폐물이나 독소의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믿을 만한 증거는 없다.

노폐물을 처리하는 기관은 본래 간과 신장이다.
간은 노폐물과 독소를 독성이 덜한 물질로 변환시키고,
신장은 이를 여과해서 배설한다.
사우나를 하면 피부 혈류는 증가하지만 상대적으로 간,
신장 등 장기로 가는 혈류는 현저히 감소한다(2020 논문). 소변 배출도 감소한다(2016 논문). 따라서 사우나를 하면 간과 신장의 노폐물 처리 기능이 저하된다(2016 논문). 한 마디로 사우나는 노폐물 배출을 돕기는커녕 방해한다.

사우나를 하면 체중이 감소한다는 믿음도 미신이다.
고열에 노출되면 심박과 피부 혈류가 증가하면서 대사율이 약간 높아지지만 실제로 태우는 열량은 미미하다.
사우나를 20분 하면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이 약 0.7㎏ 줄고,
정상 체중인 사람은 약 0.3㎏ 줄지만 이것은 탈수 효과일 뿐이다(2011 논문). 지방은 빠지지 않기 때문에 물을 보충하면 원래 체중으로 돌아간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지방을 태울 수 있다는 마케팅은 역사적으로 대개 사기성이었다(2016 논문).

사우나 열이 모공을 열어 피부에 좋다는 인식 역시 미신이다.
땀을 분비하는 주된 땀샘(에크린선)은 모공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
사우나를 자주하면 피부가 빨리 노화된다.
피부가 장시간 열에 노출되면 진피의 콜라겐이 손상되고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며,
만성적인 원적외선 노출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과 유사한 탄력섬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2006 논문).

사우나를 하면 기분은 확실히 좋아진다.
열로 인한 고통을 덜기 위해 모르핀보다 진통 효과가 수십 배 강한 베타 엔돌핀이 분비된다.
사우나 할 때 느끼는 행복감은 엔돌핀 효과이다.
열 스트레스 반응으로 혈관이 확장되어 혈압이 내려가고 심박 증가로 심장 배출량이 커지는 등 단기적으로 효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심혈관 기능이 좋아진다는 연구는 부족하다(2016 논문). 사우나를 하면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항산화물질 수준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2012 논문).

장시간 사우나를 해도 노폐물과 독소는 배출되지 않고 전해질 농도만 낮아져서 탈수 위험이 커진다.
굳이 사우나를 즐기려면 전해질,
특히 소금을 적절히 보충해야 한다.
노폐물과 독소를 원활하게 배출하려면 간과 신장이 건강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건강한 생활 습관이 답이다.
금주와 절주는 당연하고,
건강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이다.
가공식품까지 피한다면 체중 감소는 보너스로 따라온다.

림프계의 건강 효과

 

혈관계가 세포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받아 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제2의 순환계인 림프계는 어떤 기능을 할까? 기본적 기능은 조직액을 배수하는 것이다.
혈장은 동맥 쪽 모세혈관에서 조직 공간으로 밀려 나와 조직액과 섞인다.
혈액에서 유래한 조직액의 90%는 정맥 쪽 모세혈관에 흡수되어 혈류로 돌아간다.
10%는 모세림프관에 흡수되어 림프관으로 흐르는데 이 액이 림프(lymph)이다.
온몸의 림프관은 가슴에 모여 좌우에 있는 쇄골하정맥으로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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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계는 면역계 일부이기도 하다.
근육과 신경에 있는 모세혈관은 혈관 벽의 구멍이 작기 때문에 분자량이 큰 박테리아나 암세포는 침입할 수 없다.
반면에 모세림프관은 투과성이 높다.
병원체나 암세포가 림프관에 들어가 림프절로 가면 면역세포가 포획하여 파괴한다.
림프계는 죽은 세포,
손상된 세포,
비정상세포도 파괴한다.
그래서 림프에는 파괴된 세포나 박테리아가 발견된다.
이런 잔재도 분자량이 커서 모세혈관에는 들어갈 수 없고 림프관을 통해서만 배출된다.
림프에는 조직 세포에서 노폐물로 배출된 다양한 단백질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단백질은 조직에서 제거되지 않으면 축적되어 해로울 수 있다(2021 논문). 대분자량 단백질도 림프계를 통해서만 배출될 수 있다(2012 논문).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림프계의 기능은 알부민과 글로불린의 순환이다.
혈장 단백질의 절반을 차지하는 알부민은 삼투 조절에 관여하고,
조직으로 영양,
이온,
호르몬 등을 운반한다.
혈장의 글로불린도 삼투압 유지에 관여한다.
알부민의 60~70%는 혈류에서 조직 공간으로 들어갔다가 림프계를 거쳐 혈류로 되돌아온다(2022 논문). 알부민과 글로불린은 분자량이 커서 모세혈관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이런 단백질을 조직 공간에서 혈관계로 되돌리는 것은 림프계의 필수적 기능이고,
이 생리기능이 없다면 우리는 24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Gutton & Hall 의료생리학 교과서).

최근에는 림프계의 암 예방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림프계는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변이세포를 파괴한다.
운동을 하면 림프가 효과적으로 흘러서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MD 앤더슨 암센터). 특히 물속 운동은 수압 때문에 효과가 크다.
유방암,
결직장암,
전립선암의 경우 운동을 많이 하는 암 생존자의 사망 위험이 적게 하는 사람보다 36~42% 낮다(2019,
2022 메타분석).

혈관계는 할 수 없고 림프계만 할 수 있는 병원체나 암세포에 대한 방어,
대분자량 노폐물과 세포 조각의 제거,
알부민과 글로불린의 재순환 등이 잘 되려면 림프가 원활하게 흘러야 한다.
그런데 림프계에는 심장과 같은 펌프가 없고,
림프는 중력을 거슬러 가슴 부위까지 올라가야 한다.
림프관에는 정맥처럼 판맥이 있어서 역류를 막고 림프가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휴식할 때 림프는 매우 느리게 움직인다.
시간당 120~125㎖ 배출된다.
림프 흐름의 강한 동력은 근육 수축이다.
운동을 하면 휴식할 때보다 림프 흐름이 10~30배 빨라질 수 있다(같은 교과서). 앉아서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과 배의 림프가 움직인다.
귀 밑에서 목 아래쪽으로 쓸어내리기,
목과 어깨를 천천히 돌리기,
팔과 다리 마사지도 효과가 있다.
 

커피를 건강하게 마시는 법

향미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라이트 로스트가 낫다카페인 함량은 커피 품종 따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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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페아 아라비카와 코페아 로부스타 
커피의 2대 품종은 코페아 아라비카(Coffea Arabica,
오른쪽 사진)와 코페아 로부스타(Coffea Robusta,
왼쪽 사진)이다.
아라비카는 카페인이 적고 신맛이 나며 향미가 좋아 비싸다.
로부스타는 카페인이 많고 쓴맛이 강하며 신맛은 약해 싸다.
원두 모양이 약간 길쭉한 것과 둥근 것으로 구별된다.

커피에는 폴리페놀,
특히 클로로겐산(CGA)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CGA는 항산화,
항염증,
항바이러스,
신경보호 등의 작용을 한다.
커피는 당뇨,
심혈관질환(CVD),
암,
파킨슨병,
우울증 등에 효능이 있다.
CGA는 당 흡수를 줄이고 포도당 생성을 억제한다(2013 논문). 커피를 하루 1컵 더 마시면 당뇨 위험은 8%씩 감소한다(2014 메타분석). 커피 안 마시는 사람에 비해 하루 3~5컵 마시면 CVD 위험이 15% 낮고(2014 메타분석),
2컵 이상이면 고혈압 위험이 16% 낮다(2023 한국인 연구).

커피에 발암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극소량 들어 있지만 커피가 암을 유발한다고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다.
폴리페놀과 카페인은 암을 억제한다(2015 논문). 하루 4컵 이상 마시면 대장암(2008 메타분석),
자궁암(2011 메타분석),
피부암(2014 논문) 등의 위험이 낮다.

커피는 우울증과 자살 위험도 낮춘다.
하루 1컵씩 더 마시면 우울증 위험이 8%씩 낮아지고(2016 메타분석),
2~3컵이면 자살 위험은 45% 낮아진다(2014 리뷰). 카페인은 도파민을 생산하는 뇌세포를 보호하기 때문에 커피는 파킨슨병 위험도 낮춘다(2016 메타분석). 하루 3컵 이상 마시는 사람은 전인 사망률이 16% 낮다(2022 한국인 연구).

전반적으로 따지면 커피는 건강에 이롭다(2020 리뷰). 그렇다고 많이 마실수록 좋은 것일까? 카페인은 심장 박동,
불안,
초조감을 증가시키고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카페인의 최대섭취 권고량은 하루 400㎎이다.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1컵(12온스)은 카페인이 150㎎이기 때문에 3컵이면 한도를 초과한다.

카페인 민감성은 나이 들면서 증가한다(2018 논문). 카페인은 지방조직 아닌 곳에만 분포하기 때문에 근육이 적은 노인은 같은 양의 카페인에도 체내 농도가 높다(2012 리뷰). 디카페인 커피가 건강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항산화 능력에 별 차이가 없고(2007 논문),
건강 효능도 크게 다르지 않다.

CGA는 원두 1g에 54㎎ 들어 있으나 고열에 분해된다.
로스팅 온도가 높을수록 급감한다.
라이트 로스트 27㎎,
미디엄 로스트 19㎎,
다크 로스트 9㎎ 수준이다(2021 논문). 향미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라이트 로스트가 낫다.
카페인 함량은 커피 품종에 따라 크게 다르다.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하와이 등에서 재배하는 아라비카에는 약 1.5%,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등에서 재배하는 로브스타에는 약 2.7% 들어 있다.
카페인이 많고 향미가 낮은 로부스타는 주로 인스턴트커피,
에스프레소,
커피 블렌딩의 원료로 사용된다.

커피 기름인 카페스톨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2007 논문). 여과지에 흡수되지만 금속이나 플라스틱 필터로는 제거되지 않는다.
여과 커피는 비여과 커피보다 CVD 위험이 4~9%,
사망률은 6~11% 낮다(2020 논문). 심혈관을 위한다면 브루드 커피를 마시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캡슐커피는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 1컵에 든 칼로리(스타벅스 기준)는 브루드 커피 4,
아메리카노 10으로 낮지만 우유,
크림,
당,
시럽 등을 첨가하면 급증한다.
카페라떼 150,
바닐라라떼 200 등 높은 열량은 커피의 건강 효능을 상쇄할 수 있다.


오메가3는 심장에 이로울까 해로울까

오메가3지방산(Ω3)은 심장과 뇌에 좋다고 알려져 왔다.
Ω3 중에서 심장과 혈관에 좋은 것은 특히 EPA이고,
뇌에 좋은 것은 주로 DHA이다.
EPA는 혈액 응고,
동맥의 수축과 이완에 관여하고,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킨다.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DHA는 세포막과 신경세포의 주성분이다.
EPA와 DHA는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섭취해야만 한다.
EPA와 DHA는 등 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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Ω3 보충제가 심혈관질환(CVD)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는지 논란이 있다.
특히 CVD 이력이 있는 환자나 고위험군에 대한 연구결과는 일관되지 않는다.
2019년 미국 FDA는 EPA+DHA 섭취가 고혈압과 관상동맥심장병(CHD)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다소 상충되지만 ‘신빙성 있는 증거’라고 인정했다.
같은 해 미국심장협회(AHA) 지침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 CVD 예방을 위해 EPA+DHA 보충제를 권고했다.
하루 2~4g으로 중성지방을 20~40%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23년 AHA 등 6개 단체는 공동으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만성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 생선기름,
Ω3,
비타민을 포함한 보충제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Ω3 보충제가 심장 보호 효능이 있다는 전제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이 AHA 지침을 달라지게 했을까? Ω3 보충제가 심방세동(AF)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가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AF는 가장 흔한 심장 부정맥이다(2014 논문). 심방은 심장으로 들어오는 피를 받는 곳인데 AF는 심방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는 현상이다.
AF는 혈전,
뇌졸중,
심부전,
심장마비 등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최근에 나온 대규모,
장기간의 무작위대조시험(RCT) 결과를 보면,
고위험군 환자의 하루 EPA 4g 섭취(2020 논문),
심근경색 환자의 하루 Ω3 1.8g 섭취(2021 논문,
2023 논문) 등은 AF 위험을 현저하게 높인다고 보고했다.
2021년에 나온 4건의 메타분석은 Ω3 보충제가 AF 위험을 25%~31% 높인다고 분석했다.

최신 연구결과는 Ω3 자체가 심장에 해롭다는 의미는 아니다.
AF 위험을 현저하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대개 고용량에 관련된 것이다(2022 논문). 용량을 세분한 메타분석에서는 하루 1g 이하 섭취에 따른 AF 위험 증가가 12%로 낮았다.
CVD 이력이 없는 사람에게 하루 EPA+DHA 840㎎ 섭취는 AF 위험을 소폭 높이거나(2021 RCT) CVD 발생과 상관없었다(2018 RCT). EPA+DHA가 혈압 강하,
심박 감소,
중성지방 감소의 효과가 있다는 점(2018 메타분석)에 비추어보면 건강한 사람에게 AF 위험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건강한 성인이 EPA+DHA를 하루 566㎎ 섭취하면 CHD 사망 위험이 37% 감소한다(2008 메타분석). 특히 생선기름의 Ω3는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돌연사 원인이 되는 심실 부정맥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1997 논문).

Ω3 섭취는 보충제가 아니라 자연음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식단은 채소,
과일과 함께 기름진 생선을 매주 2회 이상 먹는 것이다(AHA 지침). 그러면 우리에게 필요한 EPA+DHA을 섭취할 수 있다(2008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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