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모두 다 뛰고 있어? 금값은 매일 최고치를 경신할 만큼 고공행진 중이야. 미국 주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 S&P500은 매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어. 지수가 5000을 넘는 날이 계속되다 보니, 이름을 S&P5000이라고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니까.
️과거엔 금과 주가가 함께 오르는 일이 없었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됐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그랬지. 그땐 팬데믹으로 전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잖아. 고용률은 물론이고 모든 자산 가격이 폭락했어. 그러자 세계 모든 중앙은행이 경기를 살리려고 초저금리 정책을 폈거든. 돈도 많이 뿌렸고. 거기에 백신 등장으로 코로나19가 종식될 거란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자산시장이 호황이었던 거지.
️모든 자산이 지금처럼 올랐었나? 시중에 돈이 넘치니까 주가, 코인 같은 위험 자산 가격이 껑충 뛰었어. 하지만 금 같은 안전자산은 가격이 주춤해졌지.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도 비슷한 랠리 현상이 있었어.
️에브리싱 랠리였다고? 응.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어. 수출이 어렵게 된 거야. 그래서 기준금리를 낮췄어. 코로나 팬데믹 후 미국도 경기를 띄우려고 금리를 낮췄잖아. 옛날 일본이나 코로나19 때 미국이나 금리를 확 낮추니까 자산 가격이 뛴 거지.
️지금과는 좀 다르네. 미국은 고금리잖아. 응. 미국 기준금리는 5%대 고점에 올라와 있어. 한국 금리도 마찬가지고. 금리가 높다는 건 내가 돈을 빼서 투자하기가 어렵단 거고. 그러면 시장에 돈이 덜 돌아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 자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거야.
️왜 역주행하는 거야? 코로나 팬데믹 때 돈을 너무 많이 풀었단 해석이 있어. 미국만 해도 어마어마한 현금을 일반 국민에게 꽂아줬으니까. 그 뒤 금리를 올렸지만 그때 푼 돈을 아직도 다 못 거둬들였을 거란 거지. 미국 국민 주머니에 당장 쓸 돈이 남아있단 건데, 정말 그럴까?
️코로나 엔데믹이 언젠데. 이미 다 쓰지 않았을까? M2 지표를 확인해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와. 광의의 통화, M2는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을 의미해. 미국 GDP(국내총생산) 대비 M2 비중을 계산하면 시중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있겠지? 2019년엔 이 비중이 70% 정도였어. 근데 2020년 5월 코로나19 유행 이후 90%가 됐어. 정말 돈이 많이 풀렸단 거지. 근데 지난해 11월 이 비중이 74%까지 떨어졌어.
️돈이 넘쳐서 에브리싱 랠리가 일어난 건 아니다? 물론 2019년보단 시중에 돌아다닌 유동성이 풍부하기는 하지만 코로나 시기에 풀렸던 돈은 많이 회수됐다고 볼 수 있어. 미국 사례만 보고 단정할 순 없지만, 전 세계 자산 유동성에서 미국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니까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볼 수 있어.
️사람들 주머니에 돈도 없는데 어떻게 투자하는 거야?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출 거란 기대감이지. 최근까지만 해도 미국 연준이 올해 6월부터 금리를 내릴 거란 전망이 50% 정도거든. 올해 초보단 확률이 떨어졌지만,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야. 미국에 이미 풀린 돈이 많은 상황에서 금리가 내려갈 거란 기대심리에 에브리싱 랠리가 일어난단 거야.
️금은 왜 사? 투자 기대감이 크다며. 물가가 많이 올라서 소득이 감소한단 기사 봤지? 실제 소득이 줄진 않았지만,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하니, 실제 소득 증가율은 마이너스인 거야. 가만히 있어도 소득이 준단 거야. 사과도, 양배추도 못 사 먹고. 힘든데 돈을 펑펑 쓰겠어? 돈을 아껴야 소득 감소를 방어할 거 아냐. 그러니 열심히 투자해서 소득을 벌충해야 하잖아? 그렇게 주식, 코인 같은 위험한 자산에 투자를 많이 늘리고 나니까, 위험자산이 하락할 때 위험 회피를 하려고 안전자산인 금까지 사려는 수요가 늘 수 있는 거지.
️맞아. 돈 쓰는 게 무섭긴 해. 그렇지. 또 중요한 건 팬데믹 이후에 랠리가 왔을 때 생각해 보면 그때 위험자산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큰 혜택을 봤어. 코인이 대박 나서 다음 날 출근 안 한 직장인 사례, 기억나?
️응. 배 아팠던 기억이 나. 그때 경험이 있다 보니, 당장 가진 돈은 없지만 미국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될 것 같단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아. 그런 측면에서 이번 랠리는 위험자산, 안전자산 가리지 않고 모든 자산을 상대로 좀 더 투기적인 양상이 나타난다고 해석해볼 수 있어.
️증시만 보면 미국, 일본, 대만이 오르는데, 공통점이 있어? ‘반도체 테마주’가 멱살을 잡고 전체 주가를 상승세로 이끌고 있단 점이지. 대표적인 게 미국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종목이야. 이런 기술 대장주 7가지를 묶어서 ‘매그니피센트7’이라고 하거든. 대장주들이 높은 실적을 올리며 미국 증시를 견인하고 있어. 대만 증시도 TSMC란 세계 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이 전체 증시를 상승세로 끌고 가고 있고. 일본도 마찬가지야. ️한국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주가가 나쁘지 않지? 맞아.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이런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코스피 시가총액에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크거든. 그러니 이런 회사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가 전반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지.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것 같더니 다시 좀 주춤하던데. 최근 등락률이 마이너스인 건 워낙 기존보다 올랐다가 조정되는 상황이라 그런 측면이 있어. 신영증권이 낸 최근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동안 수익률이 가장 높은 건 원자재로 12.3%야. 다음 미국 주식(10.2%), 선진국 주식(8.6%), 한국 주식(3.5%) 순. 코스피도 2700선을 회복했는데, 매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S&P 500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랠리 흐름에서 소외됐다고 볼 순 있을 것 같아.
️원자재는 왜 크게 오른 거야? 먼저 석유는 지정학적 요인이 가장 커. 시리아에 있는 이란영사관을 이스라엘이 폭격했잖아. 이란은 보복하겠다고 했고. 가자 전쟁에 이란이 참전하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거란 예측까지 나오고 있어. 이런 우려가 석유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구리 값은? 구리는 조금 달라. 구리는 여기저기 많이 사용돼서, 구리 가격이 오르면 실물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보거든. 실제 지금 미국 경제 지표들이 좋고, 중국도 경기 침체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지표들이 또 떨어지진 않고 있거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경기가 괜찮구나’하면서 구리를 사들이고 있고. 이런 점들이 구리 가격 상승에 반영된 거라고 볼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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