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빠르고 건강하게 극복하는 방법



네 단계의 이별, 알면 더 효과적인 극복이 가능하다?

 

어려운 이별을 최대한 빠르고 건강하게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

“세상에 혼자라 느낄 테지, 그 마음 형도 다 알아 짜샤… 사람을 믿었고 사람을 잃어버린 자, 어찌 너뿐이랴” (그룹 노라조 ‘형’ 가사 중)

어느 순간부터 서로의 분위기가 싸늘해지고, 서로 무관심해지며, 늘 다투기만 한다.
혹은 관계가 일방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이들의 관계가 어긋나고 가슴에 상처가 쌓이는 데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수 있지만 안 맞는 사람들은 결국에는 이별이라는 결과가 반드시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러한 관계의 끝을 알리는 신호탄을 본인 스스로 이미 자각할 수도 있다.
물론 상대방은 이를 예상하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즉, 떠난 사람은 남겨진 사람과 이별을 다르게 느끼거나, 커플이 서로 상의하에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할 때에도 서로가 느끼는 감정은 매우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관계의 끝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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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공통점을 들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관계의 끝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의 시작이라는 점이다.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인 도리스 울프(Doris Wolf)는 파트너 혹은 남녀 사이의 이별은 단순히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것 이상의 의미로 인생의 설계 전체가 실패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이토록 힘들고 어려운 이별을 최대한 빠르고 건강하게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이별을 경험할 때 어떠한 과정이 일어나는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실연한 사람들의 뇌에는 공통적인 신경전달물질이 활성화된다

미국의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실연당한 학생들의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기능 자기공명영상 장치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들에게 실연을 안겨준 사람들의 사진과낯선 사람들의 사진을 번갈아 보면서 뇌 영상을 찍었는데, 실연당한 학생들의 뇌에서는 사랑이 시작됐을 때나 진행할 때 나타나는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코르티솔 등 신경전달물질이 다시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갑자기 분비되는 데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먼저 도파민이 분비되는 이유는 사랑에 빠졌을 때의 행복감을 기억하는 뇌에 실연 감정이 떠올려지며 상실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결핍된 사랑을 더욱 갈망하게 되며 도파민이 분비된다.
즉, 과거 경험으로 인해서 쾌락 중추가 자극되지만, 상대방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집착이 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내 뇌는 ‘이 상황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감지한다.
이 순간 분노 호르몬인 ‘노르에피네프린’이 급격히 분비된다.
참가자들의 가슴이 뛰고 혈압이 올라가며 분노가 폭발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의 무한 반복을 겪게 된다.
이내 몸은 앓아눕게 되는데 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 때문이다.

실연당한 학생들의 뇌에서는 사랑이 시작됐을 때나 진행할 때 나타나는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코르티솔 등 신경전달물질이 다시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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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경험했을 때에도 이와 비슷한 단계가 이어진다.
심리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별을 4단계로 나누어서 구분하는데,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부분 위 4단계를 반드시 경험한다고 한다.

이별의 네 단계 ‘4단계 모델’

이별 초기에는 충격과 불신에 빠지게 되며 상대방을 되찾으려는 노력 그리고 이에 대한 다소 당황스러운 시도가 이어진다.
이후 슬픔, 절망, 죄책감, 괴로움, 격렬한 분노의 감정적 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울프는 이 모든 단계가 매우 큰 혼돈이지만 대부분 네 가지 단계로 잘 구분되는 일종의 ‘질서가 있는 혼돈’이라고 말한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4단계 모델’이 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울프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위 4단계 모델은 결국에는 끝날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당사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자신의 진료실에서는 이 모델이 매우 효과가 있다고 덧붙인다.
울프는 이러한 모델을 이해하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정상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특정 단계에 갇혀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별의 4단계 모델은 각 단계에 갇혀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를 깨닫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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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모델’에 따르면 이별의 네 단계는 부정, 감정의 분출, 새로운 방향성 찾기, 미래로 향하는 관점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각 단계는 고유한 감정선이 지배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는 ‘거부’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상대방 없이는 못 산다고 생각하는 감정이 당신을 지배한다.
당신은 상대방에게 계속 전화할 것이며 이번엔 다를 거라고 약속하곤 한다.
더 다정하고 사랑스러워지려 노력하며 옛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무력감과 통제력에 대한 상실 때문이다.
울프는 무력감에 대해서 위험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현실이라고 설명한다.
울프는 이 단계에서 헤어 나오기 위하여 하루빨리 전 애인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은 모두 버리라고 조언한다.
울프는 상대방의 흔적만 보더라도 절망감에 빠질 수 있기에 이별을 상기시키는 물건을 치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는 이 단계에서 자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두 번째 단계는 ‘분출하는 감정’ 단계로 ‘사랑해’, ‘그리워’, ‘미워’라는 3개 단계가 계속해서 지속된다.
그리고 당신의 모든 간청과 부탁, 애원에도 관계 회복이 실패했다면 이제 고통, 외로움, 두려움, 분노, 자괴감, 죄책감을 느낄 때이다.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실제로 이별은 흔한 일이며 어떤 사람들은 이별을 수도 없이 겪는다.
하지만 이별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별을 극복하기가 정말 어렵고, 이는 우울증과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리치료사 울프는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한 가지 방법은 감정이 왔다가 사라지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다.
울프는 이 단계에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속되기를 기대하는 대신에 현실을 받아들이고 일기를 쓰거나 친구,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등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감정을 견디는 것보다 더 쉬운 마약, 무분별한 성관계, 과도한 업무 등을 택하지만 이는 건강한 방법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감정을 견디는 것은 매우 힘들다.
얼마나 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까? 울프는 매일 의식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시간을 내어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고, 삶을 이어나가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삶은 어떻게든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노는 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분노’는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경우라도 결국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중요한 신호이다.
화가 나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더 이상 무력감을 느끼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노는 다음 단계로 가는 원동력이 된다.
물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분노는 건강한 표출 그리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분출이 뒷받침된 분노이다.

분노는 다음 단계로 가는 원동력이 된다.
물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분노는 건강한 표출 그리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분출이 뒷받침된 분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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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단계는 ‘새로운 방향성 설립’ 단계로, ‘어쩌면 당신 없이도 계속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감정을 느끼는 단계라고 한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갑자기 인생은 계속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보통 이 단계에서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매우 소중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연애를 하는 동안 얼마나 소홀히 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고 한다.
처음 두 단계에서는 상실한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이 계속 진행되었다면, 세 번째 단계에서는 분노를 통해 자신에게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울프에 따르면 이 단계에서는 심지어 사별 등의 이유로 이별을 했을 때에도 이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관계에 뛰어들기 시작한다.
울프는 이 시기에 새로운 관계를 찾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경고한다.
이제야 헤어진 이유를 파악하기 시작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너무 빨리 다시 사랑에 빠지면 새로운 파트너와 같은 실수를 반복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단계는 ‘미래의 관점’ 단계로 ‘상대방이 있어서 좋았고, 떠나서 좋다’는 감정을 느끼는 단계이다.
울프는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별은 내게 일어날 수 있었던 최고의 일이었다고 평가한다고 한다.
이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슬픔, 분노, 수용, 그리고 헤어진 관계에 대한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그 모든 감정은 과거의 일일뿐이다.
그리고 오래된 관계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골절처럼 느껴지더라도 지금 단계야말로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그렇다면 실연의 아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이를 바탕으로 실연의 아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일기를 쓰는 것이다.
이는 이별의 두 번째 단계에서 벌어지는 일로 전문가들은 이 단계가 현실을 직시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하루 20분 정도 자신의 슬픔과 분노 그리고 불안에 대해서 일기를 쓰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불안감을 해소하고 도파민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 행복한 음악을 듣는 것을 들 수 있다.
행복한 느낌의 음악은 실제로 도파민의 증폭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이별 음악이나 슬픈 음악은 이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단계 및 방향성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그동안 그들이 살아온 방식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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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새로운 단계 및 방향성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그동안 그들이 살아온 방식을 바꿔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를 통해서 세 번째 이별 단계에서 네 번째 이별 단계로 가는 과정이 보다 빨라질 수 있다

‘현명’한 사람이 더 행복할까?

메타 분석을 통한 지혜로움과 행복과의 상관관계 연구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존재할까?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상,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 이상, 어떠한 목표를 추구해야 올바른 삶을 산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절대적인 신의 존재가 아니기에 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인간은 태초부터 ‘행복에 대한 추구’를 삶의 목표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행복은 사람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채워질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이나 친구 간에 원만한 관계가 행복으로 정의될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물질적인 풍요로움이나 편안한 삶을 사는 것이 행복으로 여겨질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아를 실현함을 행복으로 정의하곤 한다.
이처럼 다양한 행복의 개념에 대해 정확하게 한가지로 정의 내리기는 힘들지만, 인간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기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이나 결과를 행복으로 정의내리는 듯 보인다.

지혜롭고 현명해야 행복하다?

그렇다면 인간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행복에 대한 개념 정의가 어려운 만큼 이에 대한 답을 찾기도 쉽지 않다.
학자들은 전반적인 행복을 추구하려면 사물의 이치를 빠르게 깨닫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인 ‘지혜(Wisdom)’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지혜로운 삶이 더 좋고 행복한 삶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지혜로움’ 역시 행복의 정의처럼 측정하기 힘든 변수임이 분명하다.

과학자들은 지난 30년 동안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특히, 심리학자들은 지혜로움에 관한 전반적인 정의를 확립하는 한편 이를 측정하는 두 가지 일반적인 접근 방식, 즉 수행적 지혜와 현상학적 지혜에 대한 이론을 발전시켜왔다.
그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두가지 지혜로움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둘은 같은 대상이 아니다.

두 가지 지혜로움 – ‘수행적 지혜로움’ 그리고 ‘현상학적 지혜로움’

보다 전통적인 접근 방식인 수행적 지혜(Performative wisdom)는 인지 능력을 강조하고 판단하는 행동의 결과를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위 정의는 지혜로움을 ‘삶에 대한 근본적인 전문성’ 정도로 해석한다.
이러한 지혜로움은 상황을 고려하고, 다른 가치를 허용하며,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분석하면 현명한 사람들은 인간의 여러 조건을 이해하고 평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 현상학적 지혜(Phenomenological wisdom)는 보다 주관적인 경험에 비추어서 자기 스스로 측정하는 척도로 정의된다.
즉, 현상학적 지혜는 사회적으로 평가되는 행동들에서 발현되는 수행적 지혜와 달리 자신의 인지, 동기, 감정 등을 현명하게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수반한다.
다만 현상학적 지혜는 평가하는 본인이 ‘성과’보다는 ‘일상 경험’에 따라 평가를 내리기에 보다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수준의 지혜를 평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두 가지 행복 – ‘쾌락적인 행복’ 그리고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행복’

심리학자들은 더 나아가서 지혜로움과 좋은 삶 사이의 잠재적인 연결고리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져왔다.
물론 ‘좋은 삶’이나 ‘행복’의 정의도 쉽지 않다.
심리학 연구에서는 두 가지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심리학에서는 첫 번째로 긍정적인 감정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으며, 부정적인 영향이 없는 삶을 나타내는 ‘쾌락적 행복(Hedonic well-being)’을 정의한다.
이 관점에서 좋은 삶과 행복은 기분이 좋은 삶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행복(Eudaimonic well-being)’으로 알려진 두 번째 접근 방식은 적응, 성장 및 잠재력 실현 등에 중점을 둔다.
이 관점에서 좋은 삶과 행복은 의미 있고 자기실현적인 삶으로 정의될 수 있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행복’ 그리고 ‘쾌락적인 행복’ 비교. 가치있고 의미 있는 행복은 성취하는 데에 의미를 두며 쾌락적인 행복은 행복한 순간에 초점을 맞춘다.
© Connie Mester/Wharton Health Care Management Alumni Association

그래서, 현명한 사람이 더 행복할까? – 30년간의 연구를 종합한 메타 분석

토론토 대학의 멍시 동 박사(Dr. Mengxi Dong)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지혜로움에 대한 메타 분석 연구를 통해 지혜와 행복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를 요약했다.
이는 30년간 쌓인 연구를 통해서 지혜로움과 행복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메타 분석적 통찰력을 제공하는 최초의 연구이며, 여러 가지 다른 관점에서의 수행적 지혜와 현상학적 지혜를 평가하며 측정한 연구이다.

위 결과는 지난30년간 쌓인 연구를 통해서 지혜로움과 행복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메타 분석적 통찰력을 제공하는 최초의 연구이다.
© Dong et al. 2022

연구팀은 먼저 어떤 개별 특성이 수행적 또는 현상학적 지혜와(혹은 두가지 지혜로움 모두) 상관관계가 있는지 연구했으며, 궁극적으로는 지혜로움과 현명함이 실제로 행복과 좋은 삶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쾌락적이든 행복적이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노령 자체가 지혜로움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외국이든 한국이든 영화나 만화에서 산신령 혹은 마법사 등을 매우 고령으로 묘사하곤 한다.
이는 젊은 사람들의 패기로는 헤쳐나갈 수 없는 여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나이가 들면서 얻어진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로움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 심리학자는 노령 자체가 현명함을 보장할 순 없다고 주장한다.
물론 젊은 사람들보다 한 가지 일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성실하게 한우물을 판 노령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상당한 전문성을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현명함을 보장할 순 없다.
이러한 심리학자들의 예측과 비슷하게 나이와 현명함 사이에서는 오로지 사소한 상관관계만 발견되었다.
또한 성별도 지혜로움을 예측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없음이 드러났다.

지능과 지혜로움과의 상관관계

우리는 직관적으로 지혜로움이 개인의 영리함과 관련이 있다고 가정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은 심리학적으로 동일한 변수가 아니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이들을 구분할 수 있는 척도는 ‘똑똑한 사람’은 곤경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 ‘현명한 사람’은 곤경 자체에 끼어들지 않는 방법을 안다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한다.

현명한 사람이 더 행복할까? © CarlosDavid.org/GettyImagesBank

동 박사연구팀 역시 수행적 지혜로움과 지능 척도 사이에 작은 상관관계를 발견했지만, 현상학적 지혜는 지능과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즉, 지혜롭기 위해서 반드시 많은 지식을 얻을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지혜로움과 5가지 성격 특성 요소와의 상관관계

다음으로 연구팀은 현대 심리학에서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는5가지 성격 특성 요소(Big Five personality traits)인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상상력, 호기심 등을 기반으로 다양성에 대한 욕구 관련 특징),성실성(Conscientiousness: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성향),외향성(Extraversion: 사교적인 성향), 우호/친화성(Agreeableness: 타인에게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성향) 그리고신경성(Neuroticism: 분노 및 불안감과 같은 불쾌한 정서를 쉽게 느끼는 성향) 등과 지혜로움과 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현상학적 지혜와 특성 개방성 사이에 큰 양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었다.
또한 현상학적 지혜로움은 여러 척도에서 성실성, 외향성 및 친화성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지만, 신경성과는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행적 지혜로움과는 5가지 성격 특성 요소 모두에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부분 성격을 결정짓는 요소들과 지식의 습득과도 큰 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놀라운 연구 결과로 지혜로움과 나르시시즘(Narcissism: 자신의 외모나 능력 등을 이유로 지나치게 자기 자신이 뛰어나다고 믿는 자기중심적 성격과 행동)에는 연관성이 없음이 발견되었다.
반면 자존감은 현상학적 지혜와의 여러 척도에서 높은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지만, 수행적 지혜와의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즉, 위 결과는 많은 양의 교육과 학습이 자존감의 상승을 도와줄 수는 없을 수도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현명한 사람이 더 행복하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지혜로움이나 현명함과 행복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연구팀은 쾌락적 삶이나 행복과 지혜로움과의 큰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현상학적 지혜는 긍정적인 감정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었으며,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과 두 가지 유형의 지혜로움과 모두 큰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가치를 추구하는 행복을 좇는 사람이라면 어떠한 종류의 지혜로움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은 현상학적 지혜와의 상관관계가 더 강함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현명한 사람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연구팀은 행복감의 두 가지 핵심 요소인 적응(자율성, 환경 숙달, 긍정적 관계 및 자기 수용 측정을 통한 평가)과 성장(개인적 성장 및 삶의 목적 척도를 통한 평가)을 더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현상학적 지혜만이 적응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반면 성장에 관해서는 두 가지 지혜로움 모두 유의미한 관계를 보였다.

연구를 요약하면 현상학적 지혜와 5가지 성격 특성 요소들과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었으며, 쾌락적 삶이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은 현상학적 지혜와 더 큰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를 통해서 저자들은 이론적으로 알려져 있던 지혜로움의 근본적인 특성을 반영할 수 있음을 결론지었다.
특히 지혜로움은 생각의 유연성과 다양한 아이디어와 관점을 취하는 경향과 의지, 탐구, 심리적 성장 및 개인적 성취에 대한 지향성을 수반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 박사는 위 결과가 현명함과 (쾌락적 의미와 가치 기반 의미 모두에서의) 좋은 삶 사이의 강력한 연결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동 박사는 위 연구를 통해서 모든 형태의 지혜로움과 현명함이 반드시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수 있지만,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궁극적으로 더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이에 관해서 현명함은 객관적인 상황과 그에 대한 감정적 반응과 관계없이 삶에서의 만족을 찾을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해주는 결과같이 보인다고 설명한다.

‘Boys, Be ambitious’에 숨겨진 심리학적 비밀

청소년기에 목적의식을 가지면 삶의 만족도 향상

 

“Boys, Be ambitious”

미국의 과학자이면서 교육자인 윌리엄 클라크(William Smith Clark) 교수의 메시지는 오랜 세월 동안 청소년들의 좌우명이 되어 왔다.
‘야망’이 갖는 뜻이 자칫 계몽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클라크 교수는 “청소년들이 이기적인 성취를 위해서도 아니고 명성이라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아닌” 야망, 삶의 목적을 품으라고 고한다.

1877년의 메시지가 약 1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울림을 주는 이유는 청소년기에 목적의식이 삶의 만족도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Boys, be ambitious”를 강조한 윌리엄 클라크 교수의 동상 ⓒbritannica

청소년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하락 추세

3월, 경칩(驚蟄)이 지나면서 봄기운이 곳곳에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새 학년, 새 학기를 시작한 학교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동물들이 언 땅에 새 숨을 불어넣듯 학생들의 에너지가 가득하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여파가 완전히 걷힌 것은 아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코로나 19가 학생들의 학업 의욕을 떨어뜨리고, 여전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해 지난달에 보도했다.

‘찰스 트러스트’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2,025명의 청소년 중 절반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14년 만에 가장 낮은 지표이며, 젊은이들이 삶의 질이 우려된다고도 덧붙였다.

한국 상황도 다르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 아동·청소년 삶의 질〉에 따르면 청소년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6.8점으로 2017년 6.99점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이 수치는 OECD 국가 중 1위인 네덜란드(90.0%)에 훨씬 못 미치며, 비교 대상 국가 중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에 청소년이 느끼는 부정정서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사회적 상황들 때문에 청소년들의 삶의 만족도가 감소하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목적의식을 느끼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삶의 질은 현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역량을 개발하는 바람직한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개인적 차원·사회적 차원에서 중요한 지표다.

그렇다면 청소년기의 삶의 질을 높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삶의 질을 구성하는 요소가 매우 복잡하고, 규범적 특징이 있어 다차원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는데, 심리학적 측면에서는 ‘목적의식’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필수 구성 요소로 꼽힌다.

케일린 라트너(Kaylin Ratner) 일리노이 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청소년의 목적의식이 삶의 만족도 및 주관적 웰빙의 수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Journal of Happiness Studies에 발표했다.
200명 이상의 십 대를 대상으로 70일간 진행한 이 조사 결과 목적의식이 큰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더 행복하고 삶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목적의식이 큰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더 행복하고 삶에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대상자들은 매일 4가지 긍정적인 감정(만족, 여 , 열정, 즐거움)과 4가지 부정적인 감정(화남, 불안, 무기력, 슬픔) 정도를 평가했는데, 평소보다 더 목적의식을 느끼는 날에는 정서적 안녕감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적의식의 수준 및 강도와는 유의미한 영향은 없고, 학교 밖 프로그램 등 간단한 참여 동기만으로도 긍정적 감정이 상승했다.

무증상 자폐 학생 경우에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났다.
사회적 기술 부족 및 주의집중 어려움과 같은 행동·인지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평소 부정적 감정이 높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수준이지만. 이들의 특성이 목적의식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임상적으로 자폐증을 진단받은 경우는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트너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청소년들이 날마다 목적의식을 갖도록 돕는 개인적 의지 및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청소년’ 참 싱그럽고 힘찬 이름이다.
한자로 靑(푸를 청), 少(젊을 소), 年(해 년)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푸른 젊음을 가진 나이 즉 희망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 아름다운 시절을 사는 청소년들이 부디 꿈을 품고 무한한 가능성을 펼치면서 삶의 가치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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