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할 줄 알아야 현명한 사람"…나라·인종 초월한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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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로부터 현명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사람들에게는 나라와 인종을 초월한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리적이고 반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으며 또 타인의 감정과 인식을 고려할 수 있는 이가 공통적으로현명한 사람으로 인식됐다.

26일 캐나다 워털루대에 따르면 이고르 그로수만 캐나다 워털루대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결과를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세계 5개 대륙에 분포한 12개국 2707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참가자는 사회경제적, 문화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19개의 사회인지적 특성에 대해 각각 현명한 사람, 현명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자신에게 해당하는지 평가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은 반성을 지향하는 태도와 사회 정서를 인식하는 능력을 현명한 사람의 특성으로 꼽았다.
반성을 지향하는 것에는 논리적 사고와 감정 조절 및 지식의 적용과 같은 특성이 포함됐다.
사회 정서를 인식하는 것에는 타인의 감정에 대한 배려, 사회적 맥락에 대한 관심과 같은 특성이 포함됐다.

연구에 참여한 막심 루드네프 워털루대 박사후연구원은 "이 두 가지 큰 특성은 연구 대상이 된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현명한 사람의 특성으로 지목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특성 중에서도 반성을 지향하는 태도가 현명한 사람의 특성과 더 큰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루드네프 박사후연구원은 "만약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반성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회 감정적으로 유능하면서 도덕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현명한 사람에 대해 갖는 보편적인 인식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현명함에 대한 공통된 인식은 리더십이나 문화 간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참고사항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7605/OSF.IO/M4DXV.

한국인 남성은 사회적 고립감, 여성은 외로움에 더 취약해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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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남성은 사회적 고립감, 여성은 외로움에 더 취약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국내 성인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국 지역별로 성별과 나이, 결혼, 교육, 소득수준, 종교활동, 건강상태 등을 반영한 모집단을 꾸려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1700명 중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한 이들은 295명으로 전체의 17.8%였다.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은 63명으로 4.1%였다.

남성은 사회적 고립감에 노출될 위험이 여성보다 44% 높았다.
원인으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친구나 가족 관계가 미약한 것이 지목됐다.
세대별로는 30세 이상 44세 이하 연령대에서 사회적 고립감을 답한 비율이 전체 295명 중 101명으로 34.1%로 가장 높았다.
45세에서 59세가 30.7%로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은 유지 중인 인간관계 역시 일과 관련된 사람들이 많아 기대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청장년층에서 1인 가구가 증가하며 고립감을 호소하는 비율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외로움에 취약한 계층은 고립감과 정반대였다.
여성은 남성보다 외로움에 시달릴 위험이 51% 높았다.
세대별로도 노년층이 청장년층에 비해 외로움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와의 사별, 이혼, 별거, 교육 수준, 재정 상태, 건강 상태 등이 외로움을 늘리는 요소로 분류됐다.

사회적 고립감이나 외로움은 사회적 부담으로도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사회적 고립감이나 외로움을 호소한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로움을 호소한 응답자 중 52.4%는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는 외롭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의 5배가 넘는 비율이다.

홍 교수는 “비대면이 일상화됐지만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감 같은 감정적 취약점은 온라인상 만남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며 “자기 주변을 돌아보며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데 집중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데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올해 7월 16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에 실렸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글로 쓰는 삶의 '조각'이 '나'를 완성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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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안다는 것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알기 어려운거대한 과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나를 안다는 것은 퍼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

1000피스 이상의 큰 퍼즐을 맞추다 보면 어디서부터 맞춰야 할지, 지금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조각이 그림의 어떤 부분에 속하기는 하는지, 작은 조각들을 맞춘다고 해서 과연 큰 그림이 완성이 될지 같은 의문들이 밀려온다.
하지만 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조각들을 조금씩 맞추다 보면 어느새 꽃이 피고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그림이 완성된다.

자신을 아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기억과 경험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사실을 하나씩 조각조각 맞춰가다 보면 어느새 어떤 그림이 만들어지곤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자기 안에는 특정 모습이 자리잡고 있고 이 모습이 또 다른 모습과 연결이 되어서 더 큰 나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말이 쉽지 실제로 자신에 대한 조각 맞추기를 하는 과정은 수년에서 평생 걸릴 수도 있는 장기 프로젝트다.
그래도 분명한 사실은 자신을 형성하는 조각들을 발견하고, 수집하고, 맞추는 행위는 나를 알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 기억의 조각들을 기록해두는 행위는 생각보다 우리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다 준다.

● 삶의 조각 기록하기

일례로 많은 사람들이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과 관련된 정보들을 모으는 것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실린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타임 캡슐을 만들도록 했다.

자신과 관련된 사소한 정보들을 담도록 했다.
예컨대 최근 친구들과 나눴던 대화, 친구를 알게 된 계기, 최근 들었던 노래, 친구들끼리 흔히 하는 농담들,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포스팅 등 평범한 일상을 기록했다.
이후 타임 캡슐을 열 때 이 내용들이 얼마나 궁금하고 놀랍고 의미있게 느껴질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타임 캡슐이라지만 별 볼일 없어 보이는 평범한 내용들이 담겼으므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3개월 뒤 실제 타임 캡슐을 열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봤을 때 사람들은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자신의 삶에 대한 자질구레한 정보들에 큰 흥미를 보였다.
발렌타인데이 때의 데이트 같은 특별한 추억과 비교했을 때에도 3개월 전에 먹은 음식, 친구랑 나눈 대화 같은 정보들이 비슷하거나 혹은 더 큰 기쁨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삶에 대한 정보라면 어떤 자질구레한 정보라도 다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기록’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내 삶에 대한 기록이라면 단편적인 것들도 다 자신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주기 때문이다.
맛있게 먹었던 음식 사진 같은 사소한 것도 나중에 보면 단순히 무엇을 먹었다는 사실에 더해 이 때 자신이 어떤 기분이었는지, 특별히 축하하거나 위로할 일이 있었는지, 누구랑 먹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준다.

여행을 다녀와도 결국 남는 것은 사진이라는 말처럼 사진 한 장만 봐도 이를 촉매로 우리가 인출할 수 있는 정보들은 무한대다.
결국 아무리 작은 정보라도 이를 기록하는 행위는 내 삶의 조각을 보관하는 행위에 가깝다는 것이다.
인생은 곧 시간이어서 아무도 삶을 붙잡아 둘 수는 없다.
오직 기록하는 행위만이 지나가버린 삶의 조각들을 모아서 맞춰 볼 수 있게 도와준다.

● 기록하는 글 쓰기

삶의 조각 맞추기는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해줄 뿐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나침반이 되기도 한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흔히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함이라고들 이야기한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기보다 어떤 사건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다른 방향의 해결책은 없었는지 같은 논리적 흐름과 인과관계에 더 집중한다.
나 자신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 역시 비슷한 효과를 가져온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의 심리학자 키티 클레인은 대학생들에게 2주 동안 하루에 20분씩 요즘 가장 고민인 것들을 적어보도록 했다.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왜’ 발생했는지, 원인과 결과가 무엇인지,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인과관계를 서술하도록 했다.
또 다른 학생들에게는 단순히 일어난 사건을 나열하도록 했다.
그러고 나서 이후 이 두 그룹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했다.

그 결과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논리적으로 정리해본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우선 스트레스가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작업 기억력(working memory: 컴퓨터의 RAM과 같이 여러 테스크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작업기억 용량이 적으면 일이 조금만 많아져도 버벅거리게 되는 등 능률이 떨어진다.) 또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보기도 전에 실패할까 걱정하는 탓에 에너지 소모만 많고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는 비효율도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생각을 정리해본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더 높은 학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음이 복잡할 때 글쓰기 등을 통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리해 보는 것만으로 우리는 걱정을 내려 놓고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 감정을 해소하는 글쓰기

괴로운 감정들에 휩싸여 있을 때도 생각을 정리하는 글쓰기가 큰 도움이 된다.
충격적인 사건이나 큰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는 감정을 잘 해소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때로 곱씹기 형태로 나타나 기억 속에서 머물며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진짜 원인을 찾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텍사스대의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의 연구에 의하면 이렇게 복잡한 감정 상태를 이해할 때에도 내가 왜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분석하며 글을 써내려가는 행위가 감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복잡한 마음 상태에 대한 기록은 때론 ‘표출’의 역할을 하며 감정의 해방구가 되기도 한다.
일례로 윌프리드 로리어대의 심리학자 민디 포스터는 연구 결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겪은 성차별에 대해 털어 놓은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행복도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청자가 낯선 사람들이기에 더 쉽게 털어 놓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는 법이다.

미투 운동처럼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 놓는 행위는 집단적인 공감과 분노, 나아가 사회 변혁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작은 기록 또는 표현이 개인의 삶, 나아가 사회를 바꾸기도 하는 것이다.
작은 표현의 효과가 이렇게나 크기 때문에 학자들은 생각이 담긴 글쓰기를 자주 하도록 권한다.
특히 내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차분히 앉아 사진을 정리해보거나 일기를 적어보는 것이 작은 등불이 되어 가야할 길을 비춰줄 수도 있다.

● 해보기

평소 자신에 대해서 알고 싶었던 부분이나 최근 마음 속을 어지럽혔던 사건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하나를 골라서 적어보도록 하자. 자신의 어떤 부분인지 또는 어떤 사건인지 2-3줄 정도로 적어보자.

① 그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어떤 감정들을 느꼈는가.② 지금 다시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③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그것들은 어떤 사실인가.④ 억누르고 싶은 감정들이 있다면 그것들은 어떤 감정인가.

위에 적은 내용들을 찬찬히 읽어보도록 하자. 쭉 읽어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다시 적어보도록 하자. 새로운 깨달음이나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면 적어보도록 하자.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해도 괜찮다.
며칠 후 다시 들여다보고 비슷한 작업을 해보도록 하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이나 생각들이 있다면 글쓰기로 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Pennebaker, J. W. (2004). Writing to heal: A guided journal for recovering from trauma and emotional upheaval. New Harbinger Publisher.

※필자소개

박진영.《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글을 쓰고 타인에게 귀기울이는 노년의 삶, 노화를 늦춘다

대부분의 뇌 기능이 나이가 들면서 감퇴하는 것과 달리 어휘력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BR> 전문가들은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하듯 언어능력을 단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BR> 게티이미지뱅크

대부분의 뇌 기능이 나이가 들면서 감퇴하는 것과 달리 어휘력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하듯 언어능력을 단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누구나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보다 언어능력이 감퇴했다고들 느낀다.
하려던 말을 잊거나 사물과 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리고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다가 주제를 벗어난다.
노화로 언어능력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과학자들이수십년 간 진행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노화는언어능력 자체에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인지나 감각등 뇌의 다른 기능이 떨어지면서 그 결과로 언어능력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운동이체력을 단련하듯 나이를 먹을수록 언어능력을꾸준히 단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리있는 말솜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노화를 늦추는데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로저 크루즈 미국 멤피스대 심리학과 교수는 2019년 ‘체인징 마인드(Changing Minds)’라는 책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해언어와 노화 간의 관계를 밝힌 과학자들의 연구를 소개했다.
최근 최원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초교육학부 교수가 이 책을 한글로 번역한 '노화와 언어는 서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를 국내에 냈다.

'힘든 경험'이 자신 전부를 설명하지 않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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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타임즈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봤다.
기관이나 온라인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간편’ 심리 상담 또는 정신 질환에 관한 정보들이 사람들을더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현상이 관찰된다는 내용이었다.
사람들을 보다 쉽게 돕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들이 되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서던캘리포니아대의 심리학자인 다비 삭스베는 특히 요즘 십대들 사이에서 정신질환과 관련 없는 일상적인 우울감이나 불안감, 스트레스 등을 정신 질환인 것처럼 성급하게 판단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예컨대 ‘시험이 다가오니까 불안한 마음이 들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을 ‘나는 시험에 대한 불안증이 심해’라고 하는 등 일반적인 상태도 정신 질환으로 진단내리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10대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시는 전문가 선생님들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렸을 때 가정이나 학교에서 힘들었던 경험을 한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이런저런 힘들었던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자신은 무슨무슨 ‘트라우마’가 있다고 구체적인 진단명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이 있다고 했다.

물론 자신의 상처를 들여다 볼 줄 알고 그 존재를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간혹 어떤 아이들의 경우 스스로 내린 진단명을 곧 자신의 정체성이자 존재론적 한계로 설정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예를 들어 내면의 불안을 직면해 보는 등 다소 불편함을 동반할 수 있는 치료적인 개입을 할 때, 과거의 상처 때문에 긴장되고 힘이 든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나처럼 ㅁ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믿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이라는 사람을 정의할 때 자신의 진단명을 결코 바뀔 수 없는 자신을 정의하는 핵심적 요소로 여기는 아이들의 경우 과거의 경험에 의해 현재의 선택을 지배당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도 잘 하지 않으며 따라서 치료의 목적 또한 더 나은 삶을 사는 것보다는 스스로 내린 진단명을 재확인받고 위로받는 데 그치는 편이라고 했다.
이러한 아이들을 어떻게 도우면 좋을지 고민이라는 이야기였다.

관련해서 트라우마 이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서도 잘 회복하고 되려 이를 통해 더 ‘성장’했다고 하는 사람들의특징에 대한 연구를 본 적이 있다.

다양한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요인은 끔찍한 경험에서도 어떤 ‘의미’를 발견하는 것, 삶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 또 이 사건 하나만 가지고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 것이었다.

예컨대 자연 재해나 범죄, 질병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을 때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규정하기보다 ‘생존자’로 규정하는 사람들이 더 적응적인 모습을 보이는 편이다.

또한 자신에게는 특정 사건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모습들이 있지만 이것이 자신의 전부는 아님을 아는 사람들이 더 일상생활을 잘 이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관련해서 암 생존자이지만 암을 이겨낸 사건으로 자신을 정의하고 싶지는 않다고 이야기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다.
암이 큰 사건이었던 것은 맞지만 그래도 자신의 삶은 암 투병보다 더 다양한 경험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암과 관련된 기억들은 자신을 구성하는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자기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는 데에는 자기예언적 효과가 따른다.
스스로 만든 자기개념에 따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필터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고 단단한 것보다는 크고 말랑말랑한 자기개념을 갖는 것이 더 적응적일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나를 만들어온 수많은 경험들 중에서 어떤 하나에 지나치게 많은 가중치를 두고 있다면 혹시 그 때문에 새로운 나를 만날 기회를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포만감 왜 드나 했더니…'과식 막는 신경세포' 찾았다

음식을 먹었을 때 포만감이 들도록 조절하는 신경세포 원리가 확인됐다.<BR> Doucefleur/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음식을 먹었을 때 포만감이 들도록 조절하는 신경세포 원리가 확인됐다.
Doucefleur/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음식을 먹다가 배가 부른 느낌이 드는 이유는 과식을 막는 역할을 하는 두 가지 신경세포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연구 결과는 섭식장애를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데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쯔엉 리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연구원 연구팀이 ‘고립로핵 꼬리(cNTS)’라고 불리는 뇌 영역에 있는 특정한 신경세포들이 식사 중 어떻게 작동하는지 밝힌 논문을 2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선행 연구를 통해 cNTS에 있는 두 가지 신경세포가 음식 섭취 중단과 연관이 있다는 점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하나는 PRLH 신경세포로 섭식 행동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하나는 GCG 신경세포로 위고비와 같은 다이어트약이 모방하는 식욕억제호르몬인 글루카톤 유사 펩타이드1을 생성한다.

선행 연구자들은 마취한 동물의 위 속에서 풍선을 부풀리거나 직접 음식을 주입해 배를 채워 이 두 가지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는 강압적으로 배를 채운 것이다.

이번에 연구팀은 보다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쥐가 깨어있는 동안 뇌의 cNTS에 있는 신경세포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쥐가 다양한 고체나 액체 음식을 먹을 때 신경세포들이 언제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폈다.

연구팀은 쥐가 음식을 먹기 시작한 뒤 몇 분 내에 GCG 신경세포들의 활동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신경세포들이 위가 확장된 정도를 감지해 음식을 얼마나 섭취했는지 추적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레이저를 이용해 이 신경세포를 인공적으로 자극했을 때도 쥐는 배가 부르다고 느끼며 이전보다 훨씬 적게 먹는 경향을 보였다.

PRLH 신경세포는 입안에 음식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반응이 일어났다.
연구팀이 지방, 설탕,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 물을 쥐에게 먹이자 물이 아닌 나머지 세 물질이 입에 들어온 지 몇 초만에 PRLH 신경세포가 활성화됐다.
정상적인 미각 기능이 결여되도록 조작한 쥐에서는 이 신경세포의 활성화가 감소했다.

연구팀은 PRLH 신경세포는 얼마나 많이 먹는지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얼마나 빨리 먹는지를 살피고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물이 아닌 지방, 설탕 등에 대해서는 먹는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만든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GCG 신경세포와 PRLH 신경세포가 각기 다른 척도를 기준으로 섭식 행동을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들은 마취를 한 쥐의 배를 강압적으로 채우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면, 이번 연구는 깨어있는 동물이 직접 음식을 섭취할 때 일어나는 신경세포 변화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크다.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실험 세팅에서 신뢰할 수 있는 뇌 기록을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이번 연구 결과는 과식이나 폭식 등 섭식장애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의 한계도 있다.
사이먼 럭맨 영국 맨체스터대 신경학과 교수는 사이언스를 통해 “PRLH 신경세포가 왜 지방이나 설탕처럼 맛있는 음식이 입으로 들어왔을 때 먹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입맛에 맞는 음식이 들어오면 오히려 섭취 속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아직 풀어야 할 비밀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연구팀은 맛있는 음식이 들어왔을 때 뇌는 많이 먹을 것이란 신호를 감지하고 먹는 속도의 균형을 잡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충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번에 밝혀낸 두 신경세포 외에도 다양한 뇌 영역과 신경세포가 섭식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NTS에는 약 20가지의 신경세포가 존재하며 이들 중 대부분은 아직 제대로 그 특성이 정의되지 않았다.

"사회적 지위 높을수록 고립에 더 취약"

미국 툴레인대 연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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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지위와 건강은 서로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통계와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은 부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
대체로 사회적 지위가 낮을수록 단명한다.
이와 달리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고립, 외로움 등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나단 파독 미국 툴레인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사회적 지위가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지난달 31일 게재했다.

연구팀은 성체 암컷 쥐를 한 쌍으로 묶어 며칠 동안 안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도록 한 뒤 다양한 조건에서암컷 쥐 사이에 서열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한 마리는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지배적인 반면 다른 한 마리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낮은 종속적인 쥐로 간주했다.
이후 생쥐에게 사회적 '고립' 또는 사회적 '불안정'이라는 두 가지 형태의 만성 심리·사회적 스트레스를 가했다.

연구팀은 만성적인 사회적 스트레스에 대한 행동, 스트레스 호르몬, 신경세포 활성화 변화를 측정했다.
또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에 반응해 활성화되는 뇌 영역을 확인하기 위해 뇌 전체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지위가 높은 쥐는 사회적 고립 또는 외로움에 더 취약한 반면 사회적 지위가 낮은 쥐는 끊임없이 변화하거나 일관성 없는 집단 등 사회적 불안정성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회적 지위가 높더라도다른 종류의 스트레스에 반응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계급은 동물들이 만성적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독특한 신경생물학적 '지문'을 제공한다"며 "연구 결과는 사회적 지위와 소셜 네트워크가 범불안장애 및 주요 우울증과 같은 스트레스 관련 정신 질환 유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여성은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

네 줄 요약

1. 짝에 대한 인간의 선호 기준은 본성과 문화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2. 부나 지위, 나이 등 차별적인 자질은 대부분의 문화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3. 하지만 이러한 선호의 차이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절대적인’ 차이가 아니다.
4. 실제로 친절함이나 배려, 지능, 성격, 건강, 융통성, 창조성, 교육 수준, 정절, 용기 등이 더 중요하다.

이번이면 딱 열 번째 딱지입니다.
마음에 두던 여성에게 퇴짜를 맞는 일은 이제 이골이 날 지경이네요. 제가 직업도 변변치 않고, 돈도 없기 때문일까요? 이러다가 여자 손도 못 잡아보고 홀아비로 늙어갈까 싶어 걱정됩니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성의 조건, 그것을 알고 싶습니다.

사랑의 차별성

사람을 조건에 따라서 차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인종 차별, 남녀 차별, 학력 차별, 외모 차별 등등 인간의 역사는 수많은 차별로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차별이 옳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차별은 일단 ‘정치적으로 옳지 못한’ 일입니다.
그러나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짝에 대한 차별이죠.

우리는 좋아하는 이성을 아주 차별적으로 대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나는 어떤 이성이든지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좋아하겠다’라는 식의 선언은, 실현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이상한 일입니다.
우리는 어떤 특정한 이성을 선택적으로 좋아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여깁니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대개 한번에 단 한 명의 이성을 좋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녀는 다른 남성을 좋아하면서, 왜 나에게는 사랑을 나누어주지 않느냐는 항변은 받아 들여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여성은 어떤 기준으로 남성을 차별할까요?

바비(Barbie)와 그의 남자친구 켄(Ken). 제작사에 따르면, 바비는 몇 년 전 성격 차이로 켄과 헤어졌다.<BR> 지금은 그냥 좋은 친구로 지낸다.<BR> - madelineyoki(F) 제공

바비(Barbie)와 그의 남자친구 켄(Ken). 제작사에 따르면, 바비는 몇 년 전 성격 차이로 켄과 헤어졌다.
지금은 그냥 좋은 친구로 지낸다.
- madelineyoki(F) 제공

보편적인 매력 기준이 존재하는가?

과연 짝 선호의 보편적인 기준이 있을까요? 분명 개인적인 선호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매력적인 자질에 대한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다는 근거는 아주 많습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이 오래 전부터 연구해 온 주제인데, 이런 주제는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기 때문에 흔히 ‘진화심리학=성적 매력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뭐. 어느 정도는 진화심리학자들이 자초한 일이네요. 남성과 여성의 성적 선호에 대한 진화심리학 연구들은 정말 끝도 없이 많습니다.

보통 예쁜 여자를 보면, 모든 남자들이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물론 남성의 이성 선호가 신체적 외모에 상당히 많이 좌우되는 것은 분명합니다만, 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여성은 이성을 선택할 때, 너무 많은 기준을 가지고 있어서 쉽게 단언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것도 역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주장입니다.
분명 여성이 남성보다 더 복잡한, 그리고 보다 애매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준이 있다는 통념은 옳지 않습니다.
사실 인간의 이성 선택 기준은 아주 비슷한 데다가, 남녀 간의 차이를 보이는 기준은 정말 몇 개에 불과합니다.

1980년대 무렵, 데이비드 버스는 37개의 문화권을 대상으로 짝 선택 선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습니다.
과연 모든 문화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매력 기준의 남녀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횡문화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자질은 아래의 세 개입니다.

1. 여성은 남성의 경제적 능력에 보다 관심이 많다(97%의 문화)2. 여성은 남성의 야심과 성실성에 관심이 많다(78%의 문화).3. 여성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을 선호한다(100%의 문화).

여성은 남성보다 더 속물인가?

이러한 차이에 대해서 솔로 남성들은 꽤 서운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왜 여성들은 돈 많고 지위 높은, 그리고 나이 많은 남성만 좋아하냐는 것이죠(너무 나이가 많으면 역작용입니다만). 그러니 자신처럼 가진 것 없는 젊은 남자들은 맨날 딱지나 맞는다는 것이죠. 심지어는 여성들은 모두 속물적이라며 비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성의 이러한 짝 선호 경향은, 역설적으로 남성 중심의 사회가 만든 것입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중년 남성이다.<BR> 그러나 엔론 머스크(Elon Musk)는 스탠퍼드 대학에 대학원 과정에 입학한 후, 단 이틀만에 학교를 때려치우고 페이팔, 스페이스 X, 테슬라 등을 설립했다.<BR> 현재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다.<BR> 개인 재산은 약 17조원이다.<BR> 분명 바비의 잘생긴 남자친구 켄보다, 더 ‘매력적’이다.<BR> - OnInnovation(F) 제공

언뜻 보면 평범한 중년 남성이다.
그러나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스탠퍼드 대학에 대학원 과정에 입학한 후, 단 이틀만에 학교를 때려치우고 페이팔, 스페이스 X, 테슬라 등을 설립했다.
현재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다.
개인 재산은 약 17조원이다.
분명 바비의 잘생긴 남자친구 켄보다, 더 ‘매력적’이다.
- OnInnovation(F) 제공

이를 이른바 ‘구조적 무기력과 성 역할 사회화(structural powerlessness and sex role socialization)’ 가설이라고 합니다.
즉 가부장적인 전근대 사회에서는 부와 권력이 남성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에, 여성이 부와 권력을 얻는 방법은 결혼 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사실 과거에는 여성이 사회적 직책을 가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재산도 가질 수 없거나, 아주 불평등하게 배분되었죠. 여성은 직업이나 재산을 가질 수 없으니, 도리없이 그것을 갖춘 남성을 선호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가설에 대해서는 반론도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부와 지위를 가진 여성들이 많은데, 이들도 역시 (자신보다) 더 많은 부와 권력을 가진 남성을 원한다는 것이죠. 이미 자기 스스로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를 갖추었으니, 남성을 선택할 때는 보다 ‘너그러워야’ 할 텐데 별로 그렇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사실 이성에 대한 선호가 사회적 학습의 결과인지 혹은 타고난 성향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두 가지 요인이 조금씩 다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데이비드 버스의 연구는 아주 주의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버스는 여성과 남성이 각자 선호하는 자질의 차이를 밝히려고 한 것입니다.
즉 ‘여성은 남성의 경제적 능력에 보다 관심이 많다(97%의 문화)’라는 말은, (여성이 남성보다) 경제적 능력이라는 자질에 (약간이라도) 더 큰 비중을 두는 문화가 97%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종종 마치 여성의 97%는 돈만 밝히는 속물이고, 오직 3%의 여성만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오해하기 쉽죠.

여성이 남성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

사실 남녀가 서로에게 원하는 자질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약간의 선호 순위의 차이는 있지만, 대동소이합니다.
예를 들면, 친절함이나 배려, 지능, 성격, 건강, 융통성, 창조성, 교육 수준, 정절, 용기 등이죠. 왜 우리는 이성에게 이러한 자질을 원할까요? 이성에게 바라는 자질은 (하룻밤의 연애가 아니라면), 좋은 부모로서의 자질과 아주 흡사합니다.
여성의 입장이라면, ‘저 남자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것인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죠. 물론 이런 과정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그런 자질을 갖춘 남성에게 ‘푹 빠지는’ 것이죠.

여성이 선호하는 남성의 기준은 아주 까다로운 것처럼 보인다.<BR> 그러나 이는 ‘좋은 아빠’의 잠재적 기준과 매우 흡사하다.<BR> 그리고 대부분의 남성은 조금만 노력하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BR> - U.S. Fish and Wildlife Service(W) 제공

여성이 선호하는 남성의 기준은 아주 까다로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좋은 아빠’의 잠재적 기준과 매우 흡사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남성은 조금만 노력하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
- U.S. Fish and Wildlife Service(W) 제공

여성이 선호하는 남성의 기준은 사회 환경이나 문화에 좌우되기도 하고, 타고난 성향에 따라 영향 받기도 합니다.
앞서 말한 대로 ‘좋은 아빠’의 자질을 갖춘다면 짝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겠죠. 상당수의 자질은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괴팍한 성격, 게으른 습관, 불친절한 태도, 비겁한 마음을 가진 남성이, ‘내가 돈이 없으니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비관하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일찍이 찰스 다윈은 ‘아름다움에 대한 보편적 기준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이성을 사랑하고, 또 장기적으로 결혼해야 할 지 여부에 대한 강력한 개인적 선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여성이 남성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각각의 여성이 가진 개인적인 선호에 의해 좌우됩니다.
특히 로맨틱한 사랑이 이상시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더더욱 개인의 선택권이 중요하게 작용하죠. 제 눈에 안경입니다.
힘내십시오.

청소년 때 성격 보면 노년기 치매 위험 보인다

활달하고 사회적인 감수성이 뛰어나며 침착하고, 성숙한 사람 치매 위험 낮아

성격에 따라 치매 발생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BR>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청소년기 때의 성격을 토대로 수십 년 뒤의 치매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BR>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성격에 따라 치매 발생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청소년기 때의 성격을 토대로 수십 년 뒤의 치매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성격에 따라 치매 발생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청소년기 때의 성격을 토대로 수십 년 뒤의 치매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1960년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150개 항목의 성격 검사를 평가했다.
이 검사에는 사교성과 평온, 공감, 성숙도, 양심, 자신감 등 성격을 다양한 방면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후 2011~2013년, 연구팀은 당시 성격 검사에서 82~232점을 맞았던 사람들을 추적해 치매 진단 결과를 비교했다.
성격 검사 점수에 따라 치매 발생률이 달라지는지 알아본 것이다.

그 결과 청소년기에 '활발하고 사회적인 감수성이 뛰어나며 침착하고, 성숙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평균 54년 뒤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낮았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사회성이 떨어지며 불안하거나 예민하고 비양심적인 성격을 가졌던 사람들에게서는 발생률이 비교적 높았다.

연구팀은 성격 특성 가운데 특히 활발참과 침착함, 성숙함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을 수 있고 스트레스를 잘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벤자민 채프먼 로체스터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기에는 치매가 나타나지 않지만, 이런 성격적 특징이 치매의 위험 인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이를 활용해 수십 년 뒤 치매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 16일자에 실렸다.

정신건강 안좋으면 타인 얼굴 덜 본다

스위스 베른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개인의 성격과 정신건강 상태에 따라 타인의 외모에 집중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베른대 연구팀은 내향적이거나 불안감과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타인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서 얼굴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다는 연구 결과를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했다.

통상 사람들은 사진을 볼 때 사진에 담긴 사람의 얼굴에 집중하게 된다.
사진의 배경이나 다른 사물보다 사람의 생김새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는 아기도 사람의 얼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학계에서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사람의 외형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사회적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고 분석한다.

연구팀은 성격이나 정신건강 상태가 사람의 외모에 대해 관심을 갖는 정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추정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독일과 스위스 성인 12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22세였으며 성별은 여성 100명, 남성 18명, 성별에 대한 선택을 거부한 참가자 2명 등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의 성격은 외향성, 쾌활함, 근면성, 개방성 그리고 신경질적인 정도 등 5개 항목에 대해 점수를 매겨 평가했다.
정신건강 상태는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를 측정했다.
평가 도구로는 사회적상호작용불안척도(SIAS-6)가 사용됐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선정된 20개의 이미지를 각각 10초 동안 응시했다.
컴퓨터에 띄워진 이미지는 흐릿하게 처리됐고 참가자들이 움직이는 마우스 커서에 따라 20픽셀 반경만 선명하게 보이도록 했다.
모든 이미지는 일정한 크기의 사람 얼굴을 담고 있었으며 이 중 절반은 사람의 시선이 정면을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분석 결과 외향성, 쾌활함, 개방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낮은 점수를 받은 사람보다 사진에서 사람의 얼굴에 더 집중했다.
전체 참가자들은 사진을 보는 시간 중 평균 약 17%에 해당하는 시간을 얼굴을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
외향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평균보다 오랜 시간 얼굴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가 심할수록 평균보다 적은 시간을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는 데 소모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얼굴에 대한 관심도는 개방성, 외향성, 상냥함 등의 성격적 특성과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반면 성격이 내향적이거나 정신건강의 상태가 상대적으로 악화된 사람들은 사람의 얼굴에 집중하는 것을 피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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