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학교육 저널 JGME서 한국 전공의 사직 사태 조명…"개별 주체성·사회 정의 돋보여"


한국 의대증원은 지속가능한 '수련병원 저비용 운영' 위한 꼼수…정부실패로 귀결돼 건보재정 더 위태롭게할 것

40대  진단검사의학과  공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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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욱 미국 루이빌 의과대학(University of Louisville School of Medicine) 교수, 이주영 콜로라도 의과대학(University ofColorado School of Medicine) 교수 등은 JGME 8월 호에 '왜 모든 전공의들이 사직했나(Why Did All the Residents Resign? Key Takeaways From the Junior Physicians’ Mass Walkout in South Korea)'라는 기고 논문을 게재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국의 의대생·전공의 등 젊은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조명한 해외저널 기고가 또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기고 논문은 한국 전공의 사직 사태에 대해 기존 보건의료계 파업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분석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전공의들의 '개인적 주체성(personal agency)'에 주목했다.
 전공의들이 한국 의료시스템과 교육 환경이 처한 문제점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사회적 정의 실현을 위해 개별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신규 의사 수 확대 정책은 정부가 주장하는 지역필수의료 개선 보단 더 많은 '전공의 교대 근무자의 필요'와 '수련병원의 저비용 운영'을 지속가능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진욱 미국 루이빌 의과대학(University of Louisville School of Medicine) 교수, 이주영 콜로라도 의과대학(University of Colorado School of Medicine) 교수 등은 JGME 8월 호에 '왜 모든 전공의들이 사직했나(Why Did All the Residents Resign? Key Takeaways From the Junior Physicians’ Mass Walkout in South Korea)'라는 기고 논문을 게재했다.
 JGME(Journal of graduate medical education)는 ACGME(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라는 미국판 의학교육평가원에서 출간하는 의학교육 저널이다.
 박진욱 교수는 이번 기고에서 한국 전공의 사직 사태의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개인적 주체성'과 '사회 정의(Social justice)'적 관점에서 젊은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번 한국 전공의 대량 사직은 그간 의료 종사자들의 파업과 유사하다.
다만 이번 사태는 전공의들의 '개인적 주체성'이 돋보인다"며 "전공의들은 한국 의료시스템과 교육 환경 등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주인의식을 갖고 있다.
이런 점은 이들이 사직 이후 발표한 7대 요구안에 분명히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교수는 "전공의들은 또한 자기효능감을 통해 부적절하게 정당화된 기존 건강보험제도 개혁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들은 2020년 때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의대 입학 기준과 준비되지 않은 의학교육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을 저지한 바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 사직의 주요한 이유론 '사회 정의'에 대한 믿음이 꼽혔다.
 한국의 신규 의사 수 확대 정책은 정부가 주장하는 지역필수의료 개선 보단 더 많은 '전공의 교대 근무자의 필요'와 '수련병원의 저비용 운영'을 지속가능하기 위한 꼼수이기 때문에 젊은의사들이 직접 사회 정의를 위해 나섰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의대증원이라는 정부 개혁안은 의사 이탈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또한 2000명 증원이라는 수치가 도출된 논리의 결여는 근거중심 의학을 배우는 젊은의사들에게 좌절감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위별수가제 모델과 의사 수 증가로 인한 의료비 지출 증가는 정부 정책의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며 "향후 10년 이내에 이미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건강보험 재정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다.
전공의들은 환자 개개인과의 상호작용을 넘어서는 책임, 즉 사회 정의와 더 큰 선을 추구해야 할 의무에 따라 행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직은 개인적 동기도 주요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은 집단적으로 행동하기 보단 더 이상 가혹한 전공의 수련을 견뎌야 할 정당성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며 "전공의들은 바뀐 의료 환경에서 일찍 의료업을 시작하는 것과 전문의가 돼 늦게 전문 분야에 종사하는 것의 이점을 저울질했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지난 6월에도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을 통해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의과대학 윤주흥 교수가 전공의 사직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랜싯'에 한국 '의료대란' 알린 美피츠버그의대 교수 "의대증원은 역방향 의료개혁"

[인터뷰] 윤주흥 교수 "한국 정부의 의료개혁 아젠다는 매듭 푸는 것이 아니라 매듭 더하는 꼴"

40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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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의과대학 윤주흥(Jooheung Yoon)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근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국내 의료대란 사태를 고발한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의과대학 윤주흥(Jooheung Yoon) 교수가 한국 의료 시스템 개혁에 대한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러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매듭을 만드는 '반대 방향으로의 개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윤 교수의 총평이다.
 윤 교수는 앞서 지난 14일 랜싯에 '위기에 처한 한국의 의료시스템(The South Korean health-care system in crisis)'이라는 제목의 기고 논문(Correspondence)을 게재했다.
기고문은 한국의 잘못된 의료시스템을 바로 잡기 위해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나섰지만 오히려 정부는 이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등 인권유린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윤주흥 교수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에 살고 있어 현실 한국 의료에 직접 발을 담그고 있지는 않지만 반대로 더욱 미국이나 해외의 의료 시스템과 한국의 시스템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기회가 많이 있다"며 "이번 한국 의대증원 사태를 바라보며 안타까움이 많아 직접 기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지역필수의료 기피 현상에 대처하는 미국과 한국의 국가별 정책 양상의 상이함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의대정원을 대폭 늘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미국은 인센티브를 통한 의료취약지 근무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미국 역시 오래 전부터 의료취약지 문제를 고심하고 있다.
 미국의과대학연합(AAMC; 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 보고서 ‘미국의 의료인력 부족 현황 조사(Recent Studies and Reports on Physician Shortages in the US)’ 결과에 따르면 미국 대다수 주의 지역간 의료인력분포 불균등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일례로 몬타나(Montana) 주를 구성하는 총 56개의 자치주(county)중 40개가 의료인부족지역(HPSA)으로 지정될 정도 몬타나 주는 심각한 의료인력 결핍상태에 있다.
 미네소타(Minnesota)주 역시 총 주민 13%가 벽지에 살고 있지만 오직 5%의 의료인력이 벽지에서 진료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미국은 HPSA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메디케어(Medicare)와 메디케이드(Medicaid)를 통한 의료인 인센티브 지급뿐만 아니라 의료인 교육과 채용을 지원해주고 외국인 출신 의사들의 비자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 의사가 의료인력 부족지역(HPSA) 인센티브 제도의 혜택을 받기 위해선 가정의학과와 내과, 소아청소년과, 일반의학과를 전공한 전문의여야 한다.
주당 40시간 이상 진료활동을 하게 되면 인센티브 비율은 의료서비스 총액의 10% 가량이 된다.
의료취약지 근무를 권장하는 제도도 존재한다.
 미국의사협회(AMA)에 따르면 미국은 취약지(low income area)에서 근무할 의사 수급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방정부에서 월 4000~5000달러를 지원하고 정해진 취약지에서 최소 2년 가량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반대로 한국은 고질적인 저수가 형태나 의료인 사법 리스크 등 부담은 그대로 둔 채, 단기간에 비효율적으로 의대정원만 늘려 사태를 해결하려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윤 교수의 견해다.
그는 다른 선진국들 처럼 의사들이 의료취약지에 근무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에 거쳐 다양한 지원 방안을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한국의 의사 대상 형사처벌 비율도 윤주흥 교수가 눈 여겨 보는 대목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약 1000명에 가까운 전문직이 업무상과실치사상 죄로 기소됐는데, 그 전문직 중 의사의 비율이 약 70%로 높았다.
반면 미국은 1982년~2001년까지 약 30년간 25건의 의료사고에서 의료진을 형사처벌했고, 캐나다는 1900년부터 2007년 사이 의료과오로 인해 형사 기소된 의사가 15명에 불과하며 유죄 판결을 받은 의사는 단 1명이었다.
윤 교수는 "미국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영미권 의료와 한국 의료를 직접 비교하게 됐다"며 "의료 시스템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문화적인 태도와 행태들도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의 의사들은 의료 과실로 인한 형사 고발 비율이 불균형적으로 높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의사의 형사 고발률은 일본의 약 15배, 영국의 566배에 달한다"며 "이런 문제로 인해 젊은 의사들이 위험 부담이 있는 과들을 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대증원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 의료시스템 변화에 대해서도 그는 "무엇보다 지난 수 년간, 특히 올해 초부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위 '의료 개혁' 이라는 아젠다는 의료 시스템에 얽힌 여러 가지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매듭을 만들고 단단히 얽어매는 것"이라며 "즉 올바른 방향이 아닌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의 개혁하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저수가·의사 형사처벌...'랜싯' 학술지에 실린 한국 의료 시스템 위기

피츠버그의대 윤주흥 교수 "한국 젊은 의사들은 건강보험 제도 개혁을 원해...한국 정부는 의사들의 기본권 박탈"

30대  신경과  수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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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의과대학 윤주흥(Jooheung Yoon)교수는 14일 국제적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을 통해 '위기에 처한 한국의 의료시스템(The South Korean health-care system in crisis)'이라는 제목의 기고 논문을 게재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현재 대한민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젊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는 한국 건강보험제도를 재정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해외 기고 논문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교 의과대학 윤주흥(Jooheung Yoon) 교수는 14일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위기에 처한 한국의 의료시스템(The South Korean health-care system in crisis)'이라는 제목의 기고 논문(Correspondence)을 게재했다.
공동저자로 단국의대 박형욱 교수와 동아의대 권인호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윤주흥 교수는 한국의 잘못된 의료시스템을 바로 잡기 위해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나섰지만 오히려 정부는 이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등 인권유린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기고에서 "한국 정부는 젊은 의사들을 물러나게 하기 위해 행정과 사법권을 행사해 구금 조사를 실시하고 사직을 유지하면 의사 면허를 정지시키겠다고 위협했다"며 "정부는 또한 의사들이 사직할 법적 권리가 없다고 한다.
현 상황에서 의사들의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한국의 젊은 의사들의 시위(protest)는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는 건강보험제도를 재정비하고 의사들의 기본권과 안전을 되찾기 위한 절박한 요구다.
한국 정부가 시행해온 건강보험제도는 과감한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윤 교수는 '저수가'와 '한국 의사들의 과도하게 높은 형사 고발 비율'을 한국 의료시스템의 심각한 결함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 한국 의료의 전국적인 혼란은 극도로 낮은 저수가로부터 시작됐다.
평균적으로 한국 국민은 1차 진료 1회당 1.82파운드(3197원)의 본인부담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약 6.70파운드(1만 1770원)를 환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은 사용한 자원의 약 60%를 환급받고 병원은 40%의 손실을 입게 된다"며 "이런 낮은 환급으로 인해 많은 병원이 재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국의 의사들은 의료 과실로 인한 형사 고발 비율이 불균형적으로 높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의사의 형사 고발률은 일본의 약 15배, 영국의 566배에 달한다"며 "2020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4명의 신생아가 사망했고 의료진이 의료과실로 형사고발됐다.
결국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이 충격적인 사건은 젊은 의사들에게 고위험 전문 분야를 피하라는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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