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급사 사례와 원인은?

연간 5천~100만 명당 1명, 남성·과격한 종목·35세 미만 선수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와 보고···35세 이상 선수 급사는 대부분 동맥 경화성 관상동맥 질환이 원인, 과도한 운동→혈전 생성→혈압 상승→동맥경화 발생 증가로 이어져



다이어트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동은 득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데요. 특히 심장에 부담을 주는 경우 위급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위급한 상황을 피하고 튼튼한 심장을 유지하는 방법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심장내과 전문의 한성욱 교수와 알아봅니다.

[이동훈 MC]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심장이 그렇게 튼튼한데 뭐가 걱정일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게 아닙니다.
종종 안타까운 사례들이 있는데 보시면서 좀 얘기해 주시죠.[한성욱 심장내과 교수]운동으로 인한 급사가 처음 생긴 것은 마라톤의 기원인 한 사람에 의해서 생긴 거죠. 페이디피데스라는 사람이 40살의 전령이었는데, 그리스하고 페르시아 간에 전쟁이 있었어요. 그리스가 전쟁에 패할 것 같아지자, 스파르타에 가서 원군을 청해 오라고 했더니 이틀 동안 거의 2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갑니다.

 그런데 다시 마라톤이라는 곳의 전쟁터에 가서 보니 그리스가 이긴 거예요. 그래서 기쁜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42.195km를 달려갑니다.
 달려가서 승전보를 전하고는 그 자리에서 죽었어요. 이게 인류 역사상 기록된 운동에 의해 사망한 첫 사례가 됐죠.대부분의 운동은 우리한테 많은 도움을 주지만, 달리기 클럽에서 열심히 달리기하는 사람을 20년 동안 봤더니 그 사람들이 일반인들보다 오히려 생존율이 더 낮았습니다.

운동의 반대죠. 역설이죠. 결국 그 사람들의 심장에 무리가 가서 그렇게 되더라.이것을 J커브라고 하는데요. 운동을 열심히 하면 건강 위험이 줄어드는데, 그것이 어떤 한계치를 넘어서게 되면 위험이 더 올라가게 되는 거죠. 잘 조율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운동할 때 급사는 어느 정도의 빈도냐? 라고 물으셔도 사실 통계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운동선수나 아니면 그 직업에서는 한 사람의 선수가 급사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고, 또 운동선수들은 나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검사가 잘 없고요. 그래서 보고하는 것도 마라톤에서 급사가 발생했으면 반드시 어디에 보고하라는 그런 체계가 우리나라에 없어서 실제로 빈도가 얼마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략 연간 한 5천에서 100만 명당 1명이 사망합니다.

미국의 연구를 보면 고등학교 선수는 8만 명당 1명, 대학교 선수는 5만 명당 1명이 급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남자가 많고 흑인도 많다고 되어 있고, 격렬한 운동, 미식축구나 농구에 많고, 유럽은 축구에서 급사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돼 있고요. 35세 미만의 사람들은 보통 14살에서 30살 사이 젊을 때 주로 많이 발생한다고 되어 있고 경기 중에도 많이 발생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다음에 35세 이상이면 대부분은 심장혈관이 막히는 겁니다.

동맥경화성 심장혈관 질환 때문에.우리나라에서 보고된 건데요. 2013년에 마라톤 경기하는 도중에 2명이 급사했어요. 심정지가 발생해 소생시켜서 심장 혈관을 찍었더니, 첫 번째 환자는 혈관이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막혀 있었거든요. 막혀 있어서 넓혀줬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혈관이 툭 끊겼어요. 첫 번째 사람과 비교해 보시면 혈관이 보이지 않죠.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해서 혈관이 막힌 거예요. 그래서 급사가 발생했는데요. 두 분 다 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없었고 음주, 흡연 아무것도 안 하던 두 분이에요. 그런데 마라톤하다가 심정지가 발생한 거예요. 그래서 보통 중년의 나이에 가장 많습니다.

그러면 관상동맥 질환 두 경우가 하나는 혈관이 막힌 것, 하나는 막히지 않았는데 심정지가 발생한 것인데요. 혈관이 갑자기 콱 막히는 건 심근경색인데 그거는 19%밖에 되지 않는데요. 결국은 급사가 발생했을 때 심근경색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러면 나머지 상당수 많은 것이 뭐냐 하면 심장혈관이 막혀 있어 평상시에는 피가 가는 데 문제가 없지만 운동을 많이 해서 피를 많이 줘야 하면 피가 못 오잖아요. 그러면 심장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심정지가 발생하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훨씬 더 검진을 잘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운동군에 보면 심근경색이 14%밖에 되지 않잖아요. 운동할 때 밑으로 피는 잘 가는 상황인데 운동 때문에 피가 안 가는 허혈이 발생했기 때문에 생겼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동훈 MC]운동을 통해서 충분히 심장은 더 건강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 심장의 건강과 혈관의 건강은 달리 봐야 할까요?[한성욱 심장내과 교수]그렇죠. 전체적으로 심혈관계의 운동 능력이나 운동을 통해서 심장 자체가 여러 가지 물질의 분비나 이런 것들로 인해서 심혈관의 건강을 개선하여 주지만, 과도한 운동 자체는 심장혈관뿐만 아니라 다른 혈관들을 꾸덕꾸덕하게 하고, 꾸덕꾸덕하게 하니까 혈압이 올라가고, 혈압 때문에 혈관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동맥경화가 더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구성 김재윤)

김은혜 greatkeh@dgmbc.com

“머스크 ‘턱선’ 살려준 약 한국 온다”....한달에 한번 맞는 비만약 얼마면 돼?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15일 출시이달 말 쯤이면 처방 가능할 듯출고가 약 37만원, 건강보험 비적용실제 환자 부담은 80만원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일론 머스크가 극찬한 비만약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가 오는 15일부터 국내에서 출시된다.
1800억 규모 국내 비만약 시장의 판도를 바꿀 신약이 도입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위고비를 국내 출시하는 유통사 쥴릭파마코리아는 오는 10월 15일부터 병의원과 약국 주문을 접수를 시작한다.
실제 환자에 대한 처방은 이달 하순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약은 펜처럼 생긴 주사제 방식으로 주 1회 투약하며 0.25㎎, 0.5㎎, 1.0㎎, 1.7㎎, 2.4㎎ 등 용량별로 5가지 제품이 있다.
적은 양부터 투약을 시작해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처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위고비 국내 공급 가격은 용량과 관계없이 37만2025원으로 정해졌다.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품목으로 환자가 약값을 전액 부담한다.
이에 따라 유통 비용과 진료비, 처방비 등을 더하면 환자의 실 부담비용은 8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4번 맞던 경쟁 제품과 달리한달에 한번으로 체중 감량 효과비싼 가격에도 인기 끌듯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30 이상인 비만이거나, 과체중(BMI 27~30 사이)이 한 가지 이상 비만과 관련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으로 허가받았다.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유사체 계열 약물로 피하지방 주사제로 주 1회 투여한다.
 GLP-1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춰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GLP-1 유사체 비만 치료제는 GLP-1 호르몬을 흉내 내 체중을 감량하는 효과가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로이터연합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위고비. 로이터연합같은 회사가 앞서 국내 출시한 비만 치료제 삭센다 역시 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이지만 투약방식이 다르다.
삭센다는 매일 투여해야 해 위고비에 비해 번거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상시험 결과 체중 감량 효과도 위고비가 평균 10% 이상으로 삭센다(7~8%)보다 크다.
국내 유통사에 내놓은 가격은 둘 다 비슷하다.
삭센다의 경우 4주분 가격이 30~50만원대다.
위고비 출시로 국내 비만약 시장의 개화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도 임상 3상 등을 통해 신약으로 시장공략에 나선다.

국내 제약사들의 GLP-1 계열 비만약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HK이노엔, 일동제약, 동아에스티, 한독, 디앤디파마텍 등이 GLP-1 계열의 비만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

문제 생기면 “인생 망했다” 최악 상상… 걱정의 ‘급발진’ 멈추는 법[최고야의 심심(心深)토크]

마음(心)속 깊은(深) 것에 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살면서 ‘도대체 이건 왜 이러지?’ ‘왜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될까?’ 하고 생겨난 궁금증들을 메일(best@donga.com)로 알려주세요.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내 잘못으로 상황이 뭔가 잘못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것은 당연하다.<BR><BR> 하지만 사소한 일에도 ‘끝장이다’ ‘망했다’고 생각한다면 파국화 사고 같은 인지 오류에 빠진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게티

내 잘못으로 상황이 뭔가 잘못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사소한 일에도 ‘끝장이다’ ‘망했다’고 생각한다면 파국화 사고 같은 인지 오류에 빠진 것은 아닌지 살펴보자. 게티이미지
중소기업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30대 직장인 A 씨는 사장단 앞에서 업무 계획을 발표하다가 내용에 대한 몇 가지 지적을 받았다.
A 씨는 지적받은 부분에 대해 나름대로 잘 설명하고 발표를 마쳤지만 ‘무능하다고 찍힌 게 틀림없다’는 불안감이 덮쳐왔다.
그는 ‘앞으로 승진은 글렀고, 연봉은 한 푼도 오르지 않을 것이며, 곧 잘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급기야 ‘이직(移職)이 답’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6세 딸을 키우는 40대 주부 B 씨는 딸이 유치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친구들이 딸에게 조금이라도 불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을 본 날엔 걱정으로 잠을 설친다.
혹시 왕따는 아닌지,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친구 문제가 생기진 않을지, 그로 인해 평생 큰 상처를 받진 않을지 걱정돼서다.
아예 유치원이나 학교를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위기 상황에 걱정을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지만 위 두 사례처럼 중간 과정 없이 극단적인 결론으로 치닫는 경우엔 얘기가 좀 다르다.
이들은 특정 생각에 꽂히면, 마치 고속도로에서 액셀을 밟듯 최악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그러다 보면 상황을 실제 일어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착각하기 쉽다.
사소한 일에도 ‘망했다’ ‘끝장이다’라며 스스로 불안을 증폭시키는 사람들은 왜 그런 걸까. 이런 생각을 완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최악의 결말 상상… 
논리적 
점프
걱정되는 상황에서 가능한 최악의 결과를 상상하는 것을 파국화(破局化·catastrophizing) 또는 재앙화 사고라고 한다.

 사소한 일이 비합리적으로 과장돼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 게 특징이다.
‘중간고사를 망치면 대학에 못 가고, 취업도 못 해 쓸모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또는 ‘회사에서 실수하면 잘리고, 노후 준비도 못 한 채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이다’라고 상상하는 식이다.
 매우 빠르고 자동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부정적 사고는 불안, 우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파국화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현실성 있는 결과보다는 상상 속 최악의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BR><BR> 게티이미지

파국화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현실성 있는 결과보다는 상상 속 최악의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
게티이미지
그래서 파국화라는 개념을 처음 제안한 미국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는 “사람들은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과 관련한 극단적인 신념 때문에 고통받는다”
고 했다.
‘인간은 사건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점 때문에 고통받는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그래서 엘리스는 잘못된 신념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 심리학자 에런 벡은 우울증 환자를 연구하면서 이들에게 파국화와 같은 공통된 사고 패턴이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러한 사고 과정을 통틀어 인지 
오류(cognitive errors)라고 불렀다.
생각에 논리적 비약이 있다는 의미다.
파국화를 비롯해 한두 사례만 가지고 일반적 사실로 믿어버리는 과(過)일반화, 세상을 흑백논리로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 등도 인지 오류다.

● 한국인 10명 중 9명이 인지 오류 습관
인지 오류는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7년 펴낸 ‘한국 국민의 건강행태와 정신적 습관의 현황과 정책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1만 명 중 90.9%가 인지 오류에 해당하는 사고 습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을 해치는 습관적 사고가 그만큼 널리 퍼져 있다는 의미다.
특히 파국화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만약 ~한다면?’이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최악의 결과를 답변하면서 걱정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파국화 사고를 ‘파국적 걱정’이라 부르기도 한다.

현실에 없는 재앙을 상상으로 만들어 내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보단 방해가 될 때가 많다.
또 최악의 결과가 일어날 거라고 믿는 ‘주관적 확률’이 실제 그러한 결과가 일어날 확률보다 훨씬 크다고 지각한다.

● ‘시험을 망쳤다
→지
옥에 간다’?
평소 불안을 잘 느끼는 사람일수록 파국화 사고가 잘 나타난다.
마이클 베이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진은 평소 자주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파국화 양상이 각각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봤다.
사전 검사를 통해 자주 불안을 느끼는 24명(일명 ‘걱정 그룹’)을 선발했다.
이들은 잠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 평균 60%를 걱정하는 데 쏟았다.
별다른 걱정 없이 사는 24명(일명 ‘평온 그룹’)을 추가로 뽑았다.
이들의 하루 평균 걱정 시간 비중은 5% 미만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삶에서 가장 걱정되는 주제를 뽑아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우려되는지,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지를 상상해 보라고 했다.

파국화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160;단지 시험을 한 번 망쳤을 뿐인데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BR><BR> 게티이미지

파국화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단지 시험을 한 번 망쳤을 뿐인데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
그 결과 걱정 그룹은 평온 그룹보다 2배 많은 걱정을 쏟아냈다.
결말도 훨씬 비극적이었다.
예를 들어 ‘만약 시험을 망친다면’이라는 주제에 대해 걱정 그룹은 ‘스스로에게 실망할 것이다’부터 ‘내 삶 전반에 대한 자신감을 잃을 것이다’ ‘불안감이 커지고 극도로 예민해질 것이다’ ‘정신적으로 미쳐버릴 것이다’ ‘약물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죽고 싶을 것이다’ ‘지옥에 갈 것이다’까지 극단적으로 뻗어 나갔다.
 
이들은 최악의 상황이 실제 일어날 거라고 믿는 수준도 상당히 높았고, 미래를 상상하는 동안 불안감이 급격히 커졌다.

반면 평온 그룹은 ‘평균 성적이 낮아질 것이다’ ‘좋은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급여가 적을 것이다’ ‘원하는 데 돈을 쓸 수 없어 불행할 것이다’ 같은 비교적 현실적인 걱정을 했다.
결정적으로 최악을 상상하는 동안 별로 불안해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평소 걱정이 많은 사람은 기억 속에 저장된 최악의 시나리오 정보가 많기에 안 좋은 생각을 더 잘 떠올릴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생각할수록 현실 가능성을 크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불안 일으키는 정보에 유독 민감


또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위협적인 정보에 남들보다 ‘촉’이 예민하다.
불안을 일으키는 부정적인 단서는 확대해서 지각하고, 긍정적인 단서는 무시하는 인지 편향(cognitive bias)이 일어나서다.
작은 단서에도 불안감이 쉽게 불붙고, 불행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기 쉽다.
실제로 뇌신경 활동을 관찰하면 이런 현상이 그대로 관찰된다.
미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어려워하고, 대인관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회불안장애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타인의 표정을 관찰할 때 뇌의 변화를 살펴봤다.
사회불안장애 수준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 17명을 각각 선발해 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웃는 표정, 무표정(중립), 화난 표정을 보여주고 뇌파검사(EEG) 등을 통해 관찰했다.

타인을 지나치게 신경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웃는 얼굴보다 화난 얼굴을 더 민감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이로 인한 불안감을 더 많이 느낀다.<BR><BR> 게티이미지

타인을 지나치게 신경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웃는 얼굴보다 화난 얼굴을 더 민감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이로 인한 불안감을 더 많이 느낀다.
게티이미지
그 결과 사회불안이 높은 이들은 유독 화난 얼굴에만 더 강한 신경 반응을 보였다.
다른 표정보다 화난 얼굴에 주의를 더 쏟았다는 의미다.

 이들에게 화난 얼굴은 대인관계 문제로 이어지는 불안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화난 얼굴로 인해 나타난 뇌신경 활동이 꽤 오랜 시간 지속됐는데, 한번 불안감이 발생하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사회불안 수준이 낮은 이들이 화난 표정보다 웃는 표정에 더 많은 주의를 쏟은 것과 대비된다.

● 파국화 사고, 몸 아플 때 치명적


파국화 사고는 몸이 아플 때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왜 병원에 다녀도 낫지 않고 계속 아픈지, 더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더 크게 뻗어나가서다.
이러다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릴 것 같다’라거나, ‘여기저기 아픈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최악의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
국내외에서는 환자들의 파국화 사고 수준과 주관적 통증 강도, 치료 예후 등의 연관성을 활발히 연구해 왔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파국화 사고를 하는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몸이 아픈 통증 강도를 세게 느끼고, 이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몸이 아플 때 최악의 결과를 상상하다보면 주관적으로 느끼는 통증 강도는 더 강해지고, 치료 예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BR><BR>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동아일보 DB

몸이 아플 때 최악의 결과를 상상하다보면 주관적으로 느끼는 통증 강도는 더 강해지고, 치료 예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동아일보 DB
질병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남들보다 크기에 몸과 마음의 불쾌한 느낌에 집요하게 집중하고 과장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다른 곳에 주의를 돌리기도 어려워한다.
몸이 나을 때까지 여러 의사를 만나러 다니는 ‘병원 쇼핑’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치료 예후는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건강에 대한 병적인 걱정은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서다.
심지어는 몸이 다치거나 아플 것을 대비해 외부 활동을 완전히 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신체 활동 자체를 피하게 되면 오히려 신체 기능이 더 약해지고 부정적 기분이 오래 가면서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어떻게 완화할까

탈(脫)파국화의 첫걸음은 나도 모르게 머릿속을 스쳐 가는 부정적 생각을 순간순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된다.
박기환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장)는 “불안에 휩싸여 안절부절못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불안한지, 이때 신체감각은 어떤지, 무슨 생각이 드는지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 그 생각이 적절한지를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최악의 결과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을 짚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어 혼자서도 해볼 수 있다.
최악의 결과를 지지하는 객관적 근거와 그에 반하는 근거를 각각 나열해 보고, 더 확실한 쪽을 택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최악의 결말을 생각할 땐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다시 천천히 생각해 보면 긍정적인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다.<BR><BR> 이는 더 현실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만들어 준다.<BR><BR> 게티이미지

최악의 결말을 생각할 땐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다시 천천히 생각해 보면 긍정적인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더 현실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게티이미지
앞서 사장단 앞에서 발표 후 이직을 고려하는 A 씨 사례로 살펴보자. ‘회사에서 무능하다고 찍혔다’는 생각을 뒷받침할 근거로 ‘발표 내용을 지적받았다’ ‘사람들이 왠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는 것 같았다’ ‘발표가 끝난 뒤 아무도 잘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반박할 근거로 ‘지적받은 내용을 나름대로 설명하고 마무리 지었다’ ‘발표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잘 듣는 사람도 있었다’ ‘발표를 못했다고 직접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때 

다른 사람의 한심하다는 표정
 같은 주관적인 느낌은 실제 사실과 다를 수도 있으므로
 판단 근거에서 제외한다.

● 파국화 사고에서 벗어나는 연습부정적 생각: 발표를 못해 회사에서 무능하다고 찍혔다.
부정적 생각의 근거 떠올리기1. 발표 내용을 지적받았다.
2. 사람들이 왠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는 것 같았다.
3. 발표가 끝난 뒤 아무도 잘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반박 근거 생각하기1. 지적받은 내용을 잘 설명하고 마무리 지었다.
2. 발표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사람도 있었다.
3. 발표를 못했다고 직접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렇게 하나씩 따져보면 회사에서 찍혔다고 확신할 만한 근거는 부족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반대 근거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직해야 한다는 최악의 결과는 부적절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부정적 생각은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으로 떠오르기에 반복적 훈련이 요구된다.
박 교수는 “잘 풀리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가장 실현 가능한 결과는 무엇인지 스스로 답하면서 현실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걱정스러운 생각이 비집고 들어와 방해한다면 걱정을 몰아서 하는 ‘걱정 타임’을 따로 정해두는 것도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일과 중에 10분간 다른 생각을 차단하고 걱정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오히려 10분이 길게 느껴지는 역설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잠자기 직전에는 수면을 방해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일과 시간 중간이 더 좋다는 점을 기억하자.※불안 다스리는 법에 대한 또 다른 기사:“딸깍” 오늘도 켜진 ‘불안 스위치’, 꺼버릴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한국인 평균 IQ 세계 5위… 1위는 바로 ‘이 나라’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에서 지능지수(IQ)가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5위를 기록했다.
핀란드 지능 테스트 기관 윅트콤(Wiqtcom)이 109개국 IQ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25일 발표한 ‘2024년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국가 순위’에서 일본이 평균 112.30으로 1위에 올랐다.
세계 평균은 99.64로 조사됐다.
이어 헝가리(111.28) 대만(111.20) 이탈리아(110.82) 한국(110.80) 순이었다.
독일(105.23)이 23위, 영국(97.63)은 66위, 미국(96.57)은 77위를 차지했다.
최하위인 109위에는 모잠비크로, 이 나라 평균 IQ는 90.06으로 세계 평균보다 9.58점 낮았다.
일본은 2019년 영국 얼스터연구소가 발간한 ‘국가의 지능’ 보고서에서도 평균 IQ 106.48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02.35로 6위에 올랐다.
2022년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를 바탕으로 뽑은 ‘가장 똑똑한 국가 순위’에서는 싱가포르가 가장 높은 1679점으로 1위였다.

한국은 1570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윅트콤에 따르면 IQ는 사람의 일반적인 지능을 추정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다.
평균적으로 인간의 IQ는 100에 근접하며, 인간 중 95%는 70과 130 사이에 분포해 있다.
즉 IQ가 70 미만이거나 130을 초과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5%에 불과하다.
통상 90~109의 IQ를 ‘일반/정상’으로 분류하며, 119를 넘으면 매우 우수한 지능을 갖췄다고 본다.
반면 80 미만의 IQ는 경계선 지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IQ는 상대적인 지능의 지표일 뿐이라는 게 윅트콤의 설명이다.
IQ 자체만으로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가늠할 수 없다.
논리적 추론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 정답이 있는 절대적 척도와는 아무 관련 없다는 것이다.

살 안 찌는 ‘대체당’…장 건강엔 어떨까?[건강의피셜㊵]

최근 건강과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제로 칼로리” 제품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BR><BR> 픽셀즈

최근 건강과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제로 칼로리” 제품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픽셀즈
최근 건강과 체중 관리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제로 칼로리 제품의 소비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제로 칼로리 식품에 사용되는 비영양감미료((Non-Nutritive Sweetener)는 체지방과 혈당 관리는 좋지만 장내 환경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다.
관련 논문을 바탕으로 건강의학 학술회 ARMS가 팩트체크한다.

대체당 어떤 것들이 있을까?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과체중, 비만 및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며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설탕의 섭취는 곧 체중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여러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식단으로 사카린,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스테비아 등의 비영양감미료(대체당)가 설탕의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비영양감미료는 칼로리나 영양소를 거의, 또는 전혀 함유하지 않으면서 설탕에 비해 매우 높은 당도를 가진 감미료로, 적은 양만으로도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충분하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국민건강영양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의 25.1%와 성인의 41.4%가 저칼로리 감미료를 소비한다.

대체당, 체중 감소에는 좋지만…

대체당은 현재 에너지 섭취량(EI) 및 체중(BW)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는 대체당이 에너지 섭취량이나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특히 메타분석 연구 결과, 대체당을 설탕이 포함된 음료(SSB) 대안으로 사용할 때 체중 감소와 심혈관 대사 위험 요소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체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단 대체당이 장내미생물총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만한 연구 주제다.
대체당이 장내미생물총 구성에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일관된 결론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사카린과 수크랄로스 섭취가 특정 균주의 감소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내당능 저하 및 혈당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기존 장내미생물총 구성에 따라 다른 반응을 나타내며, 대체당 섭취가 장내미생물총과 상호작용하여 생리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아직 그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감미료가 장내에 오래 머물며 미생물총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들은 대체당의 체중 감소 효과와 관련하여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장내미생물총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장기간 대체당 섭취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높은 농도의 대체당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결론은 대체당을 설탕 대신 사용하는 것이 이점이 될 수 있지만, 이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장내미생물총 구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비영양감미료가 장내미생물총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영양감미료뿐만 아니라 설탕이 포함된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본 기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 학술회 ARMS가 제공한 자료를 2차 가공해 작성되었으며 자료의 출처는 의학·과학논문에 근거한다.

자료제공: SEVERANCE ARMS 김명렬, 심수현, 안현서(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운동 의학 학술회 ARMS)

SEVERANCE ARMS(세브란스 암스)는?‘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올바른 건강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연세대학교 학술회다.
 ARMS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학·과학 논문을 분석해 검증된 운동, 식단관리, 건강 지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제4회 청년 정책 경진대회 ‘우수상’, 제5차 국민건강증진 종합 계획 정책 제안 공모전 ‘대상’, 2022 보건산업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연구 내용을 모아 건강 다이어트 서적 <몸 만들기 처방전>을 출간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양반 말고 머슴처럼 먹어라” 이유가? [식탐]

단순당질, 혈당·체중문제 초래붉은고기·가공육 섭취량 제한

[123RF]

[123RF][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흰쌀밥에 고기반찬. 과거엔 ‘양반’이나 먹던 귀한 밥상이었으나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거친 잡곡밥에 나물반찬을 먹는 ‘머슴’ 밥이 건강식으로 주목받는다.
쌀밥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기 육즙은 입을 즐겁게 해주지만 과다 섭취가 문제다.
이미 현대인은 일상에서 정제된 탄수화물과 붉은 육류를 많이 먹고 있다.
김형미 동덕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쌀밥 중심의 식문화는 탄수화물 과다 섭취 우려가 있다”며 “과거보다 활동량이 적은 현대인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에서 줄여야 할 종류는 단순당질이다.
탄수화물은 당 분자의 형태에 따라 크게 복합당질과 단순당질로 나뉜다.
복합당질에는 많은 섬유소가 들어있다.
그래서 우리 몸에서 혈당을 빠르게 올리지 않는다.
도정하지 않은 쌀, 귀리, 호밀, 보리 등의 잡곡이 대표적이다.
반면 단순당질은 당의 화학구조가 단순하다.
분해속도가 빨라 혈액으로 곧바로 흡수되므로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단당류(포도당, 과당, 갈락토스 등)와 이당류(설탕, 유당, 맥아당 등)가 해당된다.
김형미 교수는 “단순당질의 과잉섭취는 혈당 문제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다”며 “섭취한 단순당질을 모두 에너지로 사용하지 못하면 체중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순당질의 과다섭취는 건강에 위해하다”고 경계했다.
붉은 고기 또한 섭취량을 제한해야 하는 음식이다.
지난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적색육과 가공육류 과다 섭취의 위험성을 알렸다.
적색육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2A군으로 분류됐다.

붉은 고기에 인공첨가물을 넣고 가공 과정을 거친 가공육은 ‘암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의 ‘암예방수칙’에서는 붉은 육류의 헴(heme)성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대장암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1주일에 400 g 이하 섭취가 권고된다.
세계적인 장수지역 ‘블루존(Blue Zone)’에서도 단순당질과 붉은 고기를 매우 적게 먹는다.

블루존은 오랫동안 장수마을을 연구해온 댄 뷰트너(Dan Buettner)가 저서 ‘블루존(Blue Zones)’에서 장수마을을 표현한 단어다.
댄 뷰트너에 따르면 블루존에서는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 위주로 탄수화물을 먹는다.
육류는 한 달에 평균 5회 미만 섭취한다.
고기의 양은 한 번에 56g이하로 소량이다.
블루존에서 고기를 대신해 단백질을 채우는 식품은 생 이나 콩류 등이다.
생선에는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콩류에는 노화 지연에 좋은 각종 항산화물질과 비타민 등이 들어있다.

"혈당 조절해서 다이어트 성공"…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유 [건강한 가족]

혈당 관리 돕는 연속혈당측정법혈당 관리 돕는 연속혈당측정법당뇨병 관리의 기본은 혈당 모니터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는 “당뇨병 합병증은 혈당 패턴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 이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혈당 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연속혈당측정(CGM·Continuous Glucose Monitoring)이 보편화하고 있다.
안정적 혈당 관리를 돕는 연속혈당측정의 올바른 활용법에 대해 알아봤다.

당뇨병 환자가 연속혈당측정기로 실시간 혈당 변동 상황을 확인하면 저혈당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할 수 있다.<BR><BR> 김동하 객원기자

당뇨병 환자가 연속혈당측정기로 실시간 혈당 변동 상황을 확인하면 저혈당이 발생하는 것에 대비할 수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연속혈당측정은 혈당을 5분마다 측정해 데이터로 저장·관리하면서 혈당의 변화 양상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최신의 혈당 모니터링 방법이다.
연속혈당측정은 1형 당뇨병 치료에서 글로벌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표준치료의 일부로 인정받고 있다.
인슐린 주사 치료가 필요한 2형 당뇨병에서도 연속혈당측정을 통한 혈당 조절 개선 효과 등을 확인하면서 유용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정환 교수는 “매일 바늘로 손끝을 찔러 채혈하지 않아도 팔뚝·복부 등에 붙여놓은 센서를 통해 하루 288회씩 혈당을 측정하면서 언제, 어떤 상황에서 혈당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 같은 혈당 변동 패턴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목표 혈당 범위내시간 70% 유지를

혈당이 너무 높아도 낮아도 안 된다.
변동성이 큰 생체 지표인 혈당은 얼마나 많이 먹고(식사), 움직였는지(운동)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임수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로 변동성이 크면 췌장의 베타세포 등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당인 채로 지내면 서서히 전신 혈관이 병든다.
저혈당이 나타나면 쇼크 상태가 초래돼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당뇨병은 스스로 목표 혈당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장기 예후가 달라진다.
손가락 끝에서 혈액을 채취해 하루 4~8회 혈당을 측정하는 자가 혈당측정법은 사진처럼 혈당을 측정하는 당시의 혈당만 알 수 있다.
측정 당시에는 목표 범위 이내로 측정되더라도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을 측정하는 당화혈색소 역시 매일, 매시간 변하는 혈당 변동성은 알기 어렵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 이 연속혈당측정이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지은 교수는 “혈당을 직접 측정하기 힘든 야간 저혈당도 연속 혈당측정을 통해 확인하면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도 연속혈당측정으로 하루 중 목표 혈당 범위내시간(TIR)을 70% 이상으로 맞추도록 권고한다.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이상배 교수는 “TIR이 10% 줄어들면 당뇨망막병증 위험이 64% 높아지고 당뇨병 콩팥병으로 악화하는 지표인 미세알부민뇨 발생률이 40% 높아진다”고 말했다.
혈당 관리에 소홀하면 전신 혈관 손상으로 여러 당뇨병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추세 화살표로 혈당 변동 예측하고 대응

연속혈당측정기로 안정적인 혈당 관리를 시도할 때 기억해야 할 점은 네 가지다.
첫째로 혈당과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 확보에 신경 쓴다.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권혁상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는 활성사용 시간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하고, 최소 14일 이상 사용해야 유의미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둘째로 혈당 데이터를 자주 확인한다.
식사 전후 등 혈당 변동성이 큰 시간대의 변동성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음식·운동 등에 따른 개인별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생활습관 교정이나 인슐린 투여 용량 등을 결정하는 데 긍정적이다.
박정환 교수는 “기록을 자주 확인할수록 스스로 생활습관을 교정해 목표 혈당 범위 안에 있는 시간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셋째로 혈당이 목표 범위 밖으로 벗어난 원인을 점검한다.
전지은 교수는 “저혈당, 식전 고혈당, 식후 고혈당 순서대로 살피고 생활습관 등을 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세 화살표를 활용해 30분 후 혈당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는 것도 좋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한다면 단순 당이나 당지수가 높은 음식일 수 있어 해당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지방의 섭취 비율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이상배 교수는 “인슐린을 투여한다면 속효성 인슐린 감량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요일별, 시간대별 특징을 살펴본다.
실시간 혈당 수치 데이터가 1주일 이상 쌓이면 손끝 채혈로는 알 수 없었던 숨겨진 혈당 변동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를 위한 의료기기다.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을 잘 조절하면 체중 감량 등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권혁상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혈당 변동 폭을 최소화해도 섭취 열량을 줄이지 못하면 체중 감량에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가을철 면역력 걱정될 때, ‘이 채소’가 보약!늙은 호박은 환절기 면역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BR><BR>&#8203;/사진=게티이미지뱅크

늙은 호박은 환절기 면역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0월~12월은 호박 중에서도 특히 늙은 호박이 제철이다.
호박은 한의학에서 ‘가을 보약’으로 불릴 만큼 미네랄과 식이섬유 등 몸에 좋은 영양소가 풍부하다.
늙은 호박의 효능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아본다.
늙은 호박은 환절기 면역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늙은 호박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면역세포인 NK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비타민A가 되는 카로틴과 비타민C도 풍부하게 들어 있다.
면역력을 강화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수분이 많고 칼륨 함량이 높은 늙은 호박은 이뇨작용과 해독작용도 뛰어나다.
전통적으로 호박은 수분 조절에 효과적으로 알려졌다.
부기 제거가 필요한 사람이나, 회복기의 환자, 노인, 산모들에게 아주 좋은 채소다.
늙은호박 속 당분은 소화‧흡수가 잘 돼 위장이 약한 사람도 먹을 수 있다.
늙은 호박은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먹어도 좋다.
늙은 호박은 ▲호박죽 ▲호박찜 ▲호박범벅 ▲호박엿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된다.
우리거나 졸여서 차로 마실 수도 있으며, 씨를 강정, 식혜에 곁들여 먹기도 한다.
늙은 호박은 반으로 갈라 속과 씨를 숟가락으로 긁어낸 후 껍질을 벗겨 요리에 사용한다.
호박죽을 할 때는 팥을 넣어 먹으면 궁합이 좋다.
팥은 호박죽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의 섭취를 증가시켜준다.
달콤한 호박은 파이로 만들어 먹는 것도 별미다.
이때 견과류를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견과류에 풍부한 단일불포화지방산과 다가불포화지방산은 혈당 조절을 개선하고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다.
특히 아몬드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가을 호박의 평균 당도는 14~16Brix(브릭스, 당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배(13Brix)나 복숭아(12Brix)보다도 높기 때문에 호박파이에 설탕, 꿀, 생크림의 양을 조절해 당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호박을 먹을 때 설탕이 다량 함유된 탄산음료나 에이드를 함께 먹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신소영 기자 ssy@chosun.com

“부모님 채식 말려야겠다”...65세 넘으면 ‘이 식단’ 먹어야 100세 장수한다는데지중해식 음식.[사진=픽사베이]

지중해식 음식.[사진=픽사베이]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노년기에는 채식 위주의 식단이 치매 위험 측면에서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로마린다 대학 보건대학 연구진이 대부분의 채식주의 식단이 중년층의 질병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나, 65세 이상의 사람들은 그 반대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매우 나이가 많은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학적 질환에 걸릴 위험이 약간 더 높다는 것을 관찰했다.
하지만, 생선이 식단에 추가되었을 때, 그 위험은 현저히 감소했고 사망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미국 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이 연구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온 30-85세 8만8000명의 식단 데이터를 사용했는데, 이 중 1만2500명은 사망했다.
참가자는 2002년에서 2007년 사이에 모집되었으며 2015년까지 추적 관찰되었다.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채식주의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육식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12% 낮았다고 밝혔다.
특히,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생선을 함께 먹은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18% 낮았다.
반면, 동물성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비건은 사망 위험이 3% 감소했을 뿐이다.
이번 연구의 수석 연구원인 게리 프레이저(Gary Fraser) 교수는 80대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신경학적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생선이 포함되지 않은 채식 식단은 지방산과 같이 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필수 영양소가 누락될 수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알츠하이머 협회(Alzheimer‘s Society)는 이것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세포의 일부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며 오메가-3가 풍부한 기름진 생선을 추가하면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인하 기자(ihyoon24@mk.co.kr)

“운동 중 숨쉬기 힘들더니…” 젊은 사람도 돌연사, ‘이 병’ 때문이었다

윤예림 기자

    운동 자료 이미지. 픽사베이

    운동 자료 이미지. 픽사베이

    최근 국내에서 젊은 나이 급성 심장사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비후성(肥厚性) 심근병증’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 좌심실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심실 안에 피를 채우는 이완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좌심실 여러 부위에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심실중격이 두꺼워지면 좌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을 보내는 ‘좌심실 유출로’가 좁아져 실신하거나 극심한 흉통 등이 생길 수 있다.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고 유연성이 떨어져 움직이면 숨이 차는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부정맥도 빈발할 수 있다.
    또 운동 시 호흡곤란, 피로감, 앉아서 몸을 굽히지 않으면 숨쉬기가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야간에 발작성 호흡곤란을 겪기도 한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선천성 심장병으로 인구 500명당 1명에서 발견되며 이 중 약 70%는 돌연사 위험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일반 인구 0.016%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2016년 0.031%로 집계되면서 6년 새 2배 가까운 환자가 증가했다.
    문인기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환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적절한 관리를 위해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며 “유전적 원인이 가장 흔하지만, 동양권에서 많이 발견되는 심첨부 비후성 심근병증은 유전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제공

    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초음파검사를 통해 비후된 심근을 확인해 진단하며, 심전도와 심장 MRI, CT 등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 치료는 심근병증 형태에 따라 다르게 접근한다.
    좌심실 유출로 협착이 있는 경우 심근 절제술이나 두꺼워진 부위 심근을 괴사시키는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 밖에 비후성 심근병증 관련 부정맥 및 심부전이 발생했다면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를 하거나, 급성 심장사를 예방하기 위해 ‘삽입형 제세동기(AED) 시술’을 할 수 있다.

    비후성 심근병증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이 도움이 된다.
    여러 연구를 통해 운동이 비후성 심근병증 예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좌심실 유출로 폐색이 있는 운동을 제한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심부전, 부정맥이 잘 동반되기 때문에 짜게 먹지 않고 금연, 금주를 하는 것이 좋다.
    유전성 질환이므로 환자들이 두려움을 갖기 쉽다.
    그러나 진단됐다 하더라도 반드시 유전되는 건 아니며 유전 이상이 있더라도 심근 비후가 발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문 교수는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비후성 심근병증이 없는 일반인과 유사한 생존율을 보인다는 보고도 있기에 조기 진단 및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윤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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