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들어 신약 건강보험 급여 등재율


2017~2021년 80.3%→2022~2023년 75%..재임기간 5% ‘감소’

사망 위험 높은 ‘중증·희귀질환’ 신약 등재율도 현저히 낮아

[출처=이미지 사이트 어도비스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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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 첫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에게 ‘따뜻한 정부, 행동하는 정부’를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모든 국정의 중심을 국민에 두고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 후보 당시에는 ‘심쿵’ 시리즈 공약의 24번째 약속으로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 환자와 가족들의 의료비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증·희귀질환 환자와 그 가족들은 신약 보험급여 등재율 확대를 내심 기대했다.

그렇다면, 윤 정부 들어 중증·희귀질환 치료제를 포함한 신약 등재율은 어느 정도 될까.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2017~2021년 신약 급여 등재율은 80.3%였던 반면, 윤 정부 기간 2022~2023년에는 75%로 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사망 위험이 높은 상위 질환 중에서도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신약 지출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는 젊은 운동선수들의 돌연사 원인으로 잘 알려진 ‘비대성 심근병증’이다.

비대성 심근병증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돌연사까지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심장 질환이다.
특히 젊은 환자들에게서 돌연사 위험이 높아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어린 학생이 가슴을 열고 제세동기를 삽입해야 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다.

그간 제대로 된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던 상황에서 비대성 심근병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약 ‘캄지오스’가 등장했다.

10년간 비대성 심근병증으로 투병하며 매일 증상에 시달리고, 불면증과 우울증까지 겪었던 환자가 이 약을 먹은 지 일주일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관건은 한 달 치 월급에 가까운 고액 치료 비용이다.

업계에 따르면 캄지오스는 지난 7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에 돌입했다.

이미 공단의 약가 협상 기한인 60일을 넘겼지만, 현재까지 급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올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신약 접근성 부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복지위 위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의정 갈등 혼란에 2조 원이 넘는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면서 정작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야 할 국민은 신약이 눈앞에 있음에도 급여가 되지 않아 치료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chop23@wikileaks-kr.org

"약 복용하고 좋아졌는데"…학원비 내기도 벅찬데 언제 건강보험 될까요

심근병증 신약 급여 검토 지연에 환자들 애간장…복지부 "적극 협조" 답변만

조민규 기자기자 페이지 구독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여러과 진료를 받으며 정확한 병도 모른 채 수년간 응급실을 다니다가 폐색성 심근병증으로 좁혀져서 최근 캄지오스를 복용하게 됐습니다.
정말 놀랍게도 2개월 차부터 효능을 보게 됐습니다.
그렇게 오래 고생하고 돈을 썼는데 약을 복용 후부터는 좋아졌습니다.
한가지 가장 큰 단점은 비용입니다.
200만원이 넘는 약의 가격을 매달 먹어야 하는데 아낀다고 2일에 한번씩 먹었더니 하루 빠지면 증상이 또 발생되네요 ㅠㅠ. 재난지원금은 가족을 함께 등록해놓으니 수입이 낮아야 가능해서 받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저희 가족이 중소기업 다니는데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아이 학원비 내기도 벅차기만 한데 물가는 오르고 힘드네요. 하루빨리 정부에서 급여 지원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달 벌어 먹고살기도 힘든데 약값이 너무 부담스럽군요.

윤석열 정부가 재임 2년을 넘기면서 대선 당시 약속했던 공약의 중간 성적표가 나오는 가운데, 보건의료분야의 중증·희귀질환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확대 약속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승래 동덕여대 약학대학 교수의 ‘신약의 치료군별 약품비 지출현황 분석’에 따르면, 건강보험 보장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2022년부터 중증‧고액진료비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6년 간(2017~2022년) 건강보험 총약품비에서 신약 지출 비중은 한국이 13.5%로, OECD 26개 국 중 최저 수준이었다.

환자들이 질병 부담이 높은 상위 질환군 중 심혈관계, 신경계, 호흡기계 질환의 신약에 대한 정부의 재정 부담 비중이 OECD 및 A8 국가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 신약의 지출 비중은 OECD 평균이 20.2%인 반면, 한국은 2.4%로,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최근 환자 커뮤니티에서 자주 거론되는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신약도 그중 하나다.
실제 심혈관계 질환 중 비대성 심근병증 신약인 국BMS제약 ‘캄지오스’는 지난해 5월 허가를 받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한 차례 탈락한 후 지난 7월 통과 소식을 전했지만, 1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과정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특히 최근 협상 기한이 연장된 것으로 알려지며 연내 급여 결정도 불투명해지자 보건복지부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답변은 원활한 협상과 이후 절차 진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는 내용뿐이라 비대성 심근병증 환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 민원인이 온라인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보건복지부 답변 내용을 보면 ‘건강보험은 국민이 부담하는 보험료와 국고지원액을 재원으로 질병과 부상 등에 대해 진료‧검사‧약제 등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로, 한정된 재원으로 가입자 및 피부양자에게 소요되는 비용을 모두 충당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약제의 경우 아래의 절차를 거쳐 부득이 보험급여 우선순위와 범위를 정하여 운영하고 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는 내용과 함께 ‘문의주신 캄지오스 관해 확인해 보니 현재 제약사와 건강보험공단에서 협상중임이 확인이 됩니다.
원활한 협상과 이후 절차 진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부에서도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회신했다.

이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국내 도입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보건복지부는 연내 추가 신약 등재가 예정돼 있어 등재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해명하며,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환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혹시 캄지오스 약가협상 진행사항 아실까요’ ‘11월에 급여등재를 예상했었으나, 추가협상이 필요하다 하여 12월은 되어야 급여가 될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등 약가협상 진행 상황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비대성 심근병증은 돌연사 위험이 높아 환자들의 치료가 시급한데, 이번 신약의 급여 등재 여부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출처=온라인커뮤니티 글 일부 캡처)

‘저도 민원 동참하였습니다.
전 캄지오스 복용대상이 아니라 아쉬움이 있지만 매달 200만원 정도의 약값은 많이 부담스러워요. 캄지오스 매일 먹어야하고 이틀정도만 빼먹어도 예전으로 돌아간다고 담당교수님께 들었습니다ㅜㅜ’‘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서 하루빨리 건강보험 적용이 돼서 약값 부담이 줄었으면합니다’‘저희 엄마도 벌써 8개월이 다 되어가요. 말이 2백만원이지 쉽지가 않아요. 얼른 급여가 되면 좋겠어요’‘남편이 폐색성 심근병증인데 돈 때문에 신약도 못사먹고 지원사업신청도 연간 400 이상을 써야 120만원 지원이고. 이번에 호흡이 너무차서 일상생활도 힘들고, 우울증, 스트레스과호흡, 불면증까지 너무 힘든상태예요’

이러한 환자들의 호소에 정부가 어떤 응답을 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민규 기자kioo@zdnet.co.kr

BMS 캄지오스 협상 재개…국감영향 급여 등재될까

이탁순 기자

협상결렬 화이자 로비큐아도 구제 가능성…약평위 생략 유력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치료제 캄지오스캡슐(마바캄텐, BMS)이 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캄지오스는 지난 8월 약가협상에 돌입했지만, 기한(60) 내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상황. 하지만 협상기한이 연장돼 빠르면 연내 급여 등재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회 국정감사 지적으로 급여에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역시 국감에서 지적됐던 협상 결렬 약제 로비큐아도 약평위를 건너뛰고, 다시 공단과 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3일 종료된 국회 보건보지위원회 국감에서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캄지오스 급여 진행상황을 질의하며 신속 급여를 요청했다.
캄지오스는 지난 8월 초부터 약가협상을 진행했다.
협상기한은 60일로, 예정대로라면 10월초에는 합의가 이뤄져야 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박 의원 질의 답변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결과를 기반으로 제약사와 적정한 약가 및 예상청구금액 설정, 위험분담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상 추진 중에 있다"면서 "다만, 현재 협상 진행 과정에서 제약사에서 추가 자료 제출을 위한 시간 필요의 사유로 협상의 일시 중지를 요청했기에 공단은 이를 수용, 협상기한이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즉, 추가 자료 제출 기간은 협상 기간에서 제외해 기한이 연장됐다는 것이다.
공단은 이어 "심근병증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 신약접근성을 보장하고 재정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제약사가 제출한 환자 규모, 시장점유율 등 재정영향 관련 자료 및 임상 문헌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협상약제의 보험 재정영향 및 임상적 가치를 반영해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캄지오스는 국감뿐만 아니라 최근 언론에서도 다루며 환자들을 위한 신속급여 이슈 중심에 서 있다.
이에따라 보험당국도 신속 급여 등재에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협상을 재개하면서 빠르면 다음달 급여 등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오늘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해 보고하기 까진 시간이 촉박하다.
다음달이 아니더라도 12월까지 연내 등재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지난 6월 공단과 협상이 결렬된 '로비큐아(롤라티닙, 화이자)'도 다시 약가협상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이 약은 ALK(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 양성 비소세포폐암치료제로 1차 치료제로 급여 확대 절차를 밟고 있다.
애초 위험분담제 총액제한형 형태로 급여확대를 신청했지만, 협상 결렬 이후 일반 등재로 신청한 상황이다.
절차대로라면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심의를 밟고 다시 건보공단 협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이 약이 RSA에서 일반등재로 전환한 특이사례인만큼 정부가 절차를 간소화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6일 국감에서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현재 제약사와 협상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협상해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따라 약평위를 건너뛰고 다시 공단과 협상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탁순 기자 (hooggasi2@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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