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필 시민기자(news@jejusori.net)
[세계자연 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물봉선 (Impatiens textori Miq.) -봉선화과-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한다고 하는 처서(處暑)가 며칠 전에 지나면서 한여름의 열기가 조금은 가신 것 같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제주에는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인 벌초가 있는데 벌초하는 시기(음력 8월1일~15일 전)에 많이 피어나는 물봉선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 물봉선은 손을 갖다대면 열매가 터져 금방 씨가 밖으로 나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꽃을 건드리면 ‘툭’하고 금방 떨어져 버리는 습성 때문에 꽃말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영어명도 'Touch me not', 역시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홍난파 작곡의 '울 밑에 선 봉선화', 가수 현철이 노래한 '봉선화 연정 '으로 널리 알려진 봉선화는 우리나라 토종식물이 아닙니다.
인도,
말레이지아, 중국이 원산인 식물로 흔히 '봉숭아'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숲속에서 만날 수 있는 이 물봉선이 봉선화과의 토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봉선을 옆에서 보면 마치 꼬부라진 나팔 같기도 하고 중세 시대에 나오는 기이한 술잔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꽃잎 뒷부분에 꼬부라진 꿀주머니가 있습니다.
물봉선의 속명인 'impatiens'는 '참지 못한다'라는 의미인데 열매가 익으면 툭하고 터져 버리는 특성을 따서 붙여졌습니다.
종소명인 'textori'는 식물채집가인 텍스토를 기념하기 위하여 붙여졌습니다.
물봉선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물가를 좋아하는 습성 때문에 물봉선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한자인 봉선화(鳳仙花)는 머리와 날개, 꼬리, 발이 우뚝 서 있어 펄떡이는 봉황의 형상과 같다고 하여
봉선화라고 부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물봉선 종류를 국가식물표준목록에 따르면 8종으로 분류합니다.
물봉선을 비롯하여 미색물봉선, 노랑물봉선, 가야물봉선, 산물봉선, 흰물봉선, 처진물봉선, 제주물봉선 등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오기 전, 타 지역 출사에서 담은 물봉선 종류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립니다.
생약명으로는 이 물봉선을 '야봉선', '좌나초', '가봉선'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 물봉선의 열매를 작년에 우연히 손에 쥐게 되었는데 손바닥에서 물봉선의 열매가 톡톡 튀어 손바닥을 간지럽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봉선이 피어 여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끔 지나는 길에 귀뚜라미 소리도 들리는 요즘입니다.
물봉선의 꽃말처럼 건드리지 말고 바라만 봐 달라는 물봉선의 모습에서 가을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어 봅니다.
물봉선
물봉선은 전국 각지의 깊은 산골짜기이나 냇가, 습지에 흔히 자생한다.
꽃이 봉숭화와 같고 냇가나 물가에 잘 자라 물봉선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다른 이름으로는 물봉숭아, 물봉숭, 털물봉숭, 야봉선, 휘채화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산골짜기의 물가나 습지에 무리 지어 자란다.
줄기는 물기가 많고 곧게 서는데 부드럽고 연해 잘 부러진다.
잎은 어긋나고 넓은 바소꼴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다.
꽃은 8~10월에 붉은빛이 강한 자주색(홍자색)으로 피고 가지 윗부분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리는데, 작은 꽃자루와 꽃대가 아래쪽으로 굽는다.
꽃의 지름은 3㎝이고 밑 부분에 작은 포가 있으며,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각 3개이다.
꿀주머니는 넓으며 끝이 안쪽으로 말린다.
꽃은 넓고 끝으로 가면서 좁아지며 끝이 안으로 말린다.
안쪽으로 자주색의 반점이 있다.
꽃의 한 끝이 깔때기 모양으로 말려있는
것이 독특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열매는 삭과이고 가을에 익는데 작은 꼬투리처럼 생긴 열매는 익으면 작은 자극에도 금새 터지면서 그 속에 있는 서너 개의 씨앗이 튀어 나간다.
꽃말은 열매의 특징을 따서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다.
한방에서는 줄기가 해독과 소종작용이 있다 하여 종기 치료와 뱀에 물렸을 때 사용한다.
뿌리는 강장효과가 있고 멍든 피를 풀어
주는데도 활용된다.
어렸을 적에 손가락 끝에 물을 들이던 봉선화는 사실 우리 나라의 고유종이 아니다.
인도·말레이시아가 원산지인 귀화식물이지만 물가에 핀 물봉선은 우리 고유종이다.
진분홍빛 꽃을 가진 물봉선과 비교해서 노란빛 꽃잎으로 잎도 끝이 뾰족하지 않고 둥근 것은 "노랑물봉선"이고, 하얀 꽃잎에 자주빛 점이 박힌 꽃을 가진 것은 "흰물봉선"이다.
한여름 개울가에 핀 물봉선의 꽃을 들여다보면 꽃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찾는 것도 분명 큰 즐거움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잎술 모양으로 생긴 꽃이 입을 벌린 물고기 같기도 하다.
벌어진 반대쪽 꽃잎은 깔대기의 끝처럼 한데로 모아져 동그랗게 말리는데 그 모습이 아주 귀엽고 특이하다.
봉선화는 외래종, 물봉선이 진짜 우리 꽃
봉선화과, 학명 Impatiens textori
[비즈한국]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고 산들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억척스럽게 생명줄을 이어간다.
제자리에 붙박이인 식물은 모든 변화와 어려움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감수해야만 한다.
피할 수 없는 여건 변화 속에서도 저버리지 못한 한 가지 소명(召命)은 꽃 피워 열매 맺어 대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 과정을
보면 눈물겹도록 애처롭다.
이들을 볼 적마다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느낀다.
한참을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 애타도록 목마르게 했던 봄 가뭄이었다.
찜통더위에 불가마 같은 여름이었다.
한 번 내리기 시작한 비는 거의 재앙 수준으로 퍼부었다.
기상 변화가 무쌍했다.
이 속에서도 끈질기게 버티어내고 때가 되면 꽃을 피우는 산들꽃도 ‘살아난다’는 것이 고통인지도 모를 일이다.
비 온 뒤 산들거리는 초가을 바람 속에 계곡 길을 걷는데 그늘 속에 올망졸망 연분홍 꽃이 한창 피어 있었다.
물봉선이었다.
간밤에 내린 비 탓인지 꽃잎이 많이 상해 있었다.
물봉선은 날씨가 한창 더워지기 시작하면 피기 시작하여 초가을까지 피고 지는 꽃이다.
여름꽃과 가을꽃의 경계가 모호한 꽃이기도
한 물봉선은 꽃 이파리가 매우 연약하여 빗방울에 쉽게 찢기고 상한다.
산골짜기의 물가나 습지 그늘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데 꽃대도 연약하여 애잔한 감이 드는 여린 꽃이다.
봉
화 꽃을 닮아 물봉선으로 부르지만, 봉선화는 외래종이고 물봉선이 우리 땅에 자생하는 우리 꽃이다.
사진=필자 제공
봉선화 꽃을 닮아 물봉선이라 이름을 얻었지만, 어린 시절 흔히 화단에서 보았던 외래종 봉선화하고는 달리 우리 땅에 자생하는 우리 꽃이다.
그런데도 그늘진 계곡에서 숨은 듯 자라는 청초하고 여린 물봉선을 보면 봉선화가 생각나고 홍난파의 가곡 ‘봉선화’의 노랫말이 떠오른 것은 어인 까닭일까?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심금을 울렸던 가곡이 ‘봉선화’였다.
홍난파 작곡, 김형준 작사의 ‘봉선화’는 민족 수난 시절의 설움과 역경에 굴하지 않는 민족정신을 상징하는 꽃이었다.
어린 시절 손톱에 빨갛게 물들이던 추억의 꽃이고 향수의 꽃이었다.
하지만 그 봉선화는 우리 꽃이 아니다.
언제, 어떻게
국내에 들어왔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동남아, 인도, 중국 원산의 꽃으로 오랜 세월 이 땅에 함께 살아왔다.
우리 생활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친근한 꽃이었고 일제강점기에 우리 조상들이 망국의 한을 노래했던 꽃이기도 하다.
가곡 봉선화의 노랫말과 배경은 이러하다.
평소 교분이 두터웠던 홍난파와 김형준은 곧잘 “우리 신세가 봉선화 꽃 같다”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홍난파가 1920년에 펴낸 ‘처녀혼’이라는 단편집 앞부분에 ‘애수’라는 곡을 실었는데, 나중에 김형준이 그 곡에 ‘봉선화’ 가사를 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탄생한 가곡 ‘봉선화’가 전국에 퍼지고 만인의 심금을 울리게 된 것은 20년이 지난 1940년대에 소프라노 가수 김천애의 덕분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평남 출신으로 일본 음악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했다.
1942년 봄, 동경의 히비야공회당에서 열린 ‘전일본 신인음악회’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우레 같은 청중의
앵콜 요청에 답송으로 홍난파의 ‘봉선화’를 불렀다고 한다.
이 노래를 들은 청중석의 교포들은 너무도 감격하여 모두 눈물을 흘렸고 노래가 끝난 후 그녀를 붙들고 하도 울어 하얀 치마저고리가 눈물에 흠뻑 젖었다고 한다.
그 후 귀국한 김천애는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소복 차림으로 이 노래를 계속 불러 민족혼을 일깨우고 심금을 울려 이 노래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물봉
은 우리나라 곳곳의 산골짜기 물가나 습지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꽃말은 봉선화와 같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이다.
사진=필자 제공
그래서인지 산 계곡 습지에서 물봉선을 볼 적마다 시골집 화단의 봉선화가 연상되고 가곡 ‘봉선화’의 노랫말이 생각난다.
한여름에 피었던 아름다운 꽃이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처량한 낙화가 되고 북풍한설에 형체는 없어져도 다시 화창한 봄날의 환생을 꿈꾼다는 것이 가곡의 노랫말이다.
봉선화의 한 삶을 노래한
것이지만, 평화로운 조국이 일제강점기의 설움에 잠기고 그 상황에서 바라는 애절한 민족의 염원을 처절하게 절규한 것이기도 했다.
물봉선을 바라보며 되새겨보는 봉선화 연정은 지울 수 없는 아픔이고 슬픈 과거이기도 하다.
물봉선은 우리나라 곳곳의 산골짜기 물가나 습지에서 무리 지어 자라는 우리 꽃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많은 가지가 갈라지며, 높이는 40~80cm이다.
꽃은 봉선화를 닮았지만, 꽃 뒤에 달린 꿀주머니의 끝이 비단결 머리채를 돌돌 말아 올려 비녀 꽂은 새색시 머리 모양새처럼 깜찍하다.
도르르 말린 백옥 같은
꿀주머니의 끄트머리가 단정하고 이쁘다.
그러나 봉선화는 꿀주머니 끝이 말리지 않고 그냥 뾰족할 뿐이다.
꽃도 봉선화는 잎겨드랑이에서 2~3개가 나와 줄기 따라 아래로 매달리듯 달리지만, 물봉선은 줄기 끝의 가지 윗부분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꽃이 달린다.
꽃 색은 붉은색, 흰색, 노란색, 미색, 자주색 등으로 다양하다.
꽃 색깔에 따라 물봉선, 흰물봉선, 노랑물봉선, 미색물봉선, 가야물봉선 등으로 불린다.
열매는 삭과이고 익으면 터지면서 종자가 튀어나온다.
한국, 일본, 중국 동북부에 분포하는데, 전초(全草)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 약용한다.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통증을 완화하여 종기나 상처 등에 치료제로 쓰기도 한다.
꽃말은 봉선화와 같이 씨방을 건들기만 해도 터지기 때문에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이다.
박대문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물봉선
▲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봉선화와 비슷하지만 물가에 자라는 수생식물이라고 '물'자가 붙어 '물봉선'이라고 합니다.
전국 어디에라도 산과 들 물이 있는 작은 계곡들에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가을 야생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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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물봉선도 있고 하얀물봉선도 있습니다.
▲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꿀이 들어 있는 곳은 달팽이처럼 돌돌말린 꽃의 가장 끝 부분입니다.
그래서 꿀은 벌 보다는 긴 빨대를 가진 나비나 나방 차지라고 합니다.
▲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물봉선은 꽃이 시들어 지는것 보다는 톡하고 땅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봉선화와 같이 여문 씨방을 톡하고 터트려 씨앗을 멀리 보내 번식을 해서인지
꽃말도 봉선화와 같이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합니다.
임규동기자photolim@ksilbo.co.kr
▲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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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봉선
산골짜기의 물가나 습지에서 자라는 봉선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8∼9월에 붉은빛이 강한 자주색 꽃이 핀다.
열매는 익으면 가볍게 스치기만 해도 터지면서 멀리 날아간다.
흰색, 노란색 꽃이 피는 흰물봉선, 노랑물봉선도 있다.
물봉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bySep 27. 2024
꽃모양이 봉선화와 닮았는데, 물가에 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유사종으로 흰물봉선, 노랑물봉선 등이 있다.
늦여름에 피는 붉은빛 자주색 꽃은 3개의 꽃잎 중 양쪽에 있는 큰 꽃잎은 자주색 반점이 있고 끝이 안으로 말린다.
잎과 줄기는 종기의 치료나 뱀에 물렸을 때 사용하며, 뿌리는 강장효과가 있고 멍든 피를 풀어준다고 한다.
노랑물봉선
날 건드리지 마세요
백암산의 야생화- 흰물봉선
붕숭아와 비슷하지만 물가에서 주로 자란다하여 물봉선이라 한다.
물봉선은 주로 보라색인데 반해 흰물봉선은 하얀색으로 단연 눈에 띈다.
꽃은 8∼10월 흰빛으로 피며, 높이는 40∼80cm이다.
잎은 어긋나고 넓은 바소꼴이거나 달걀 모양이다.
가지 윗부분에 총상꽃차례로 달리고 작은꽃자루는 길고 털이 나며 그 아래 붉은 선모와 포가 있다.
꽃잎은 3개이고
곁에 난 것은 두 갈래로 갈라지고 꿀주머니는 끝이 안쪽으로 젖혀진다.
주로 물가에서 군락을 이루어 자란다.
열매는 바소꼴의 삭과로서 10월에 익고, 다 익으면 터져 종자가 밖으로 튀어나온다.
유독성 염료를 가지고 있으며, 씨는 민간에서 타박상이나 난산에 약재로 쓴다.
한국 특산식물이다.
꼬마물봉선, 산물봉선
by한결/이상택
물봉선 종류도 구분하기 어렵다.
자료마다 내용이 다르고
최근에 발표되어 자료가 많지 않아서
둘다 크기가 작고 꽃색 흐니색에 가까워
꼬마불봉선과 산물봉선의 차이점도 정확히 모르겠다.
1.꼬마불봉선 (Impatiens violascens 2010년)
비교적 최근에 발표되어 자료가 많진 읺다.
꼬마불봉선은 물봉선에 비해 1/2 정도로 작고
하악편이 급격하게 좁아지며(물봉선은 서서히 좁아짐)
옆꽃잎 끝이 타원형(물봉선은 반원형)
꽃색은 분홍색 또는 흰색
꿀주머니가 1/2~1회 말림
2.산물봉선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산물봉선의
학명은 Impatiens hambaeksanensis (2022년)
학명으로 보면 표본이 함백산이니 강원도에 분포하는 것 같으며
최근 발표 된 것이라 정보가 거의 없음
처진물봉선과 전반적으로 유사한데
잎 가장자리 톱니가 평평한 치아 모양 톱니
꽃차례는 처지지 않으며
꽃은 작고 대부분 흰색이거나 드물게 분홍색을 띤 흰색
꿀주머니는 말리지 않거나 1회 말림
처진물봉선을 찾아서
- 세명고등학교 생물과 교사 김태원 -
처진물봉선, 몇 년 전부터 오매불망 보고 싶어 그리움만 가슴속으로 삭이던 꽃이었기에 올해도 보지 못하면 상사병이 날 것 같아서 먼 길 다녀왔다.
물봉선속 식물 중에 가장 얼짱 식물을 들라면 주저 없이 이 처진물봉선을 들겠다.
화색도 흰색 바탕에 분홍색, 노란색이 가미되어 세가지 색으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4가지 색으로 되어 있다.
거(꿀샘)의 끝부분도 특이하게 연한 갈색으로
자신의 특징을 또 다른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으니 말이다.
흰색 바탕에 분홍색이 살짝 들어가 있는 아래쪽 꽃잎은 새색시의 두 뺨에 찍은 연지 모습과도 흡사하다.
벌들이 이 꽃을 찾아와 편히 앉아서 고개를 안쪽으로 쭈욱 밀어 거 끝부분에 저장되어 있는 꿀을 취한다.
암술과 수술은 통로 입구 위쪽에 붙어 있기 때문에 벌들이 들락거리면서 꽃가루를 머리에 묻혀서 다른 꽃으로 이동하여 똑같은 활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이 꽃은 수정이라는 자신의 임무를 완성한다.
홍조를 살짝이 띠고 안쪽 노란색 점이 벌들의
착지 점을 형성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특이하다.
[처진물봉선]
꽃이 잎 아래로 처진 모습에서 처진물봉선이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한다.
이 처진물봉선은 꽃을 잎 아래에 두니 강한 빛도 어느 정도 차단이 되고, 비가 오더라도 그 잎이 우산 역할을 해 주니 비 맞을 일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즉 상당히 생산적으로 꽃을 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꿀샘)의 끝부분이 갈색인 것이 이 식물의 또 다른 특징 중에 하나이다.
거의 끝부분을 왜 저렇게 흰색이 아닌 갈색으로 자신을 변화시켰는지는
의문이다.
자신을 해코지하는 다른 동물들에게 낚시 바늘 같은 거 끝에 갈색 독극물을 잔뜩 달고 있으니 함부로 해코지하지 말라는 경고의 표시인가?
[처진물봉선 꽃과 열매]
처진물봉선은 거제도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거제물봉선이라는 이명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거제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남해의 도서지방 여기 저기에 이 식물이 자생한다.
꽃은 9월초부터 피기 시작하여 10월 말까지 피고 지고 하면서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삭과로 피침형이고 길이 1-2cm로서 꼬투리속에는 씨앗이 3-5개정도 들어 있는데 성숙된 꼬투리는 탄력적으로 터지면서 과피가 말리고 씨앗은 비산된다.
[처진물봉선 군락]
군락을 이룬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접사한 모습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군락을 이루어 함께 살아나가는 모습은 아름다움을 배가시킨다.
서로가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과 뭣이 다르랴. 처진물봉선 그대는 남도의 향기를 전해주는 멋진 꽃. 너를 만남으로써 나의 그리움 하나 달랠 수 있었다.
그대가 너무나 보고 싶었기에..
[봉선화, 봉숭아]
위 식물은 봉선화로 인도, 말레이시아 원산의 원예식물이다.
여성들은 저 봉선화 꽃으로 손톱에 물들이던 어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저 봉선화 꽃으로 손톱에 물들이는 낭만은 없어진 것 같다.
그 봉선화 꽃 대신에 매니큐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식물에 대해서는 애절한 노래도 있다는 사실은 다 알 것이다.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길고긴날 여름 철에 아름답게
꽃필적에/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어언간에 여름 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낙화로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북풍한설 찬 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김형준 작사, 홍난파 작곡인 이 노래는 곡조와 가사가 참으로 슬프고 애처로워 일제 강점기 온갖 탄압으로 인한 가슴에 응어리진 나라 잃은 한(恨)을 봉선화로 승화시켜 노래로 표현했다.
그 당시 식물에 대해서 좀 더 알았더라면 외래식물인 이 봉선화로
이 노래를 부르는 것 보다는 토종 물봉선이나, 특산식물인 이 처진물봉선으로 노래를 불렀다면 그 애절함이 더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봉선화는 꼬투리를 건드리면 터진다.
건드리면 터지니 "나를 건드리지 말라(Touch me not)"고 애원하고 있다.
나 건드리면 터지니 좀 건드리지 말고 그냥 두라고.한국에서 야생으로 자생하는 물봉선속 식물로 이 처진물봉선을 비롯하여 물봉선, 노랑물봉선등 3종으로 모 박사는 처리했는데, 최근 경북 영천 고산에서 꼬마물봉선이 발견되어 4종으로 나누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있다.
노랑물봉선이 자생하는 곳에 미색물봉선이 있고, 물봉선이 있는 곳에 흰물봉선이 있으며, 가야산에서 최로로 발견되어져 이름을 얻은 가야물봉선까지 하면 종 수는 더 늘어나겠지만 말이다.
한라생태숲에 피어난 물봉선 하얀꽃의 묘한 매력
▲ 한라생태숲에 곱게 피어난 하얀색 물봉선. <사진=한라생태숲>
제주 한라생태숲에 눈부신 하얀 빛깔을 자아내는 물봉선이 개화해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30일 한라생태숲에 따르면 물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봉선화라는 의미로 붙여진
'물봉선'은 보통 8~10월에 산과 들의 습한 곳에서 꽃을 피워낸다.
숲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분홍색 물봉선.
이번에 한라생태숲에서 곱게 피어난 물봉선은 붉은 빛깔 점 하나 찍혀 있지 않은
하얀 꽃잎이다.
숲 그늘에서 하얗게 피어난 꽃들이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 한라생태숲에 곱게 피어난 하얀색 물봉선. <사진=한라생태숲>
고결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물봉선의 꽃잎은 3개인데 곁에 난 것은 두 갈래로
갈라지고 꿀주머니는 끝이 안쪽으로 젖혀진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꽃봉오리 곁에는 어느새 열매도 맺혀있다.
▲ 한라생태숲에 곱게 피어난 하얀색 덩굴용담. <사진=한라생태숲>
▲ 한라생태숲에 곱게 피어난 하얀색 덩굴용담. <사진=한라생태숲>
물봉선 군락 사이에는 나무 밑동을 타고 점점 높은 곳을 향해 뻗어가던 덩굴용담 줄기에 하얀 꽃이 매달려 있는 덩굴용담도 있다.
덩굴용담은 울릉도와 제주도 산기슭의 음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덩굴식물이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