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전주기 맞춤형 치료제 순차 공개”
“먹는 GLP-1 의약품,
비만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체중 25% 감량하면, 마운자로 뛰어넘어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
비만 관리’로 정하고,
비만 치료 신약 개발 프로젝트 ‘에이치오피(H.O.P)’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13일 밝혔다.
프로젝트의 총괄은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한미약품 사장)이 맡는다.
한미
비만 파이프라인(Hanmi Obesity Pipeline)의 앞 글자를 딴 이 프로젝트는 임주현 사장이 전략기획실장으로 부임한 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신약 개발 대형 과제다.
임 사장은 그동안 기존의 불필요한 사업 정리에 몰두해 왔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 신제품개발본부, 전략마케팅팀, 평택 바이오플랜트, 팔탄 제제연구소, 한미정밀화학 연구진이 모두 참여한다.
한미는 에이치오피 프로젝트를 통해
비만 예방, 치료, 관리 등 모든 과정을 해결하는
맞춤형 혁신
신약을
차례로 선보이는 게 목표다.
한미약품이 지난 7월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첫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과거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이전을 했다가 반환받은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환자에 대한 임상에서 체중의 5%가량이 줄어든 것을 확인한 만큼 일반
비만 환자에게서는
10%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내달 국내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가서 오는 2026년 출시하는 게 목표다.
두 번째 유망 물질은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글루카곤,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IP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비만 치료용 삼중작용제(LA-GLP·GIP·GCG)다.
이 물질은 한미약품의 기존 신약 개발 플랫폼인 랩스커버리
플랫폼이
아니라
다른 차세대 플랫폼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미약품 전경.(한미약품 제공)
한미는
전임상을 통해 이 후보물질인
비만대사수술에 버금가는 체중감량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비만대사수술을 받으면 체중의 최대 25%를 줄일 수 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해 출시를 앞둔 ‘마운자로’가 체중의 22.5%를 줄이는 것으로 임상에서 확인했는데, 이 후보물질이 성공하면 기존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요요 현상과 같은 섭식장애를 개선하는 후보물질도 포함됐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면 포만감이 들어 음식 섭취가 줄고, 이에 따라 근육량도 줄어든다.
하지만 투약을
중단하면 식욕이
돌아와
체중이 급격히 늘어난다.
주사제 GLP-1이 아닌 알약이나 물약으로 먹을 수 있는 GLP-1
비만 치료제도 개발한다.
한미는 먹는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도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비만 치료 환자를 위한 디지털치료기기(DTx)도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디지털 치료기기를 활용해
비만 환자의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
비만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고 약물 부작용 등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한미는 기대하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임 회장의 2남 1녀 중 둘째로 지난 2007년 한미약품에 합류했다.
이후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사장을 동시에 맡으며 자사 신약들의 해외 전략을 총괄 기획했다.
이후 그룹사 인적자원 개발 부문을 맡았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 이사를 맡고 있으며, 한미약품의 글로벌 전략 수립 총괄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한미 관계자는 “H.O.P를 영어로 읽으면
‘폴짝 뛴다(hop)’는 뜻이고, 프랑스어로는 격려하는 감탄사로 쓰인다”며 “에이치오피 프로젝트는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는 한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