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 순방의 손익계산서

 


주간뉴스레터 131호  | 2023.11.23
이미행복벗, 안녕? 올해 해외에 다녀온 적 있어? 하하몬🤠은 한 번 다녀왔어. 아주 오랜만에. 또 나가고 싶은데, 아직은 기약이 없어.
 
요즘 한 달에 한 번꼴로 출국하는 사람이 있어. 공군 1호기를 타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참모진도 수행단으로 함께. 아직 임기가 3년 넘게 남았는데, 벌써부터 가장 많이 순방길에 오른 대통령이 될 거란 이야기가 나와. 그만큼 돈도 가장 많이 쓰고.

근데 말야. 예산을 좀 써도 대통령이 다른 나라 대통령을 부지런히 만나 더 큰 성과를 낸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래도 너무 자주 자리를 비우면, 대통령이나 참모진이 국내 문제들에 소홀해지는 건 아니고?  

이럴 때 휘클리가 나서야겠지? 이번 주엔 대통령 순방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 윤 대통령과 함께 공군 1호기를 타고 미국 순방을 떠났다가 막 돌아온 대통령실 출입기자와 함께. 자, 그럼 순방의 세계로 떠나보자!✈️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15번 순방의 손익계산서
  2. 한 번 물어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에 진심인 이유
  3. 휘클리 심화반: 팔레스타인 분쟁 & 유대인 문제 1시간 안에 몰아듣기
  4.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환경 뉴스픽
  5. 휘클러 say!: 독자 피드백 + 이벤트 알림
대통령실
📂15번 순방의 손익계산서

한 달에 한 번 순방
  •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영국 국왕의 초청으로 런던으로 떠났어. 5박7일 일정으로. 세계엑스포 부산 유치를 홍보하려고 프랑스도 들른대. 18일 밤 미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돌아온 지 36시간 만에 다시 떠난 거야.
  • 지난해 5월 취임한 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은 15번 순방💡을 나갔어. 93개국 정상을 만났고. 취임 첫 해는 두 달에 한 번꼴로 나갔는데, 올 들어선 한 달에 한 번꼴.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계산으로는 이번 영국 순방을 제외한 14번의 순방에 총 651억8700만원이 들었대. 1년으로 따지면 400억원이 넘어. 올해 책정된 예산이 부족해 추가로 예산을 더 받았대. 
  • 박근혜 전 대통령(연평균 182억원)과 문재인 전 대통령(163억원)보다 2배 넘게 썼어. 정부는 물가가 올라서 예산이 늘었다고 주장해. 특히 항공료와 숙박비가 2배는 올랐다면서. 

‘103조원 계약’ 사실일까?
  • 윤 대통령은 스스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불러. 경제 외교로 수출을 늘리겠단 뜻. 대통령실은 지금까지 총 792억 달러(103조원)의 계약을 따냈다고 설명해.
  • 그 중에서도 올 초 중동 순방을 최대 성과로 꼽고 있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서 총 63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돈으로는 총 202억 달러(26조원) 규모.
  • 근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52건 계약 중 44건이 양해각서(MOU)야. 진짜 계약은 아니고 ‘가계약’인 거야. 서로의 입장을 확인했단 뜻.
  • 진짜 계약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어. 예를 들어 HD현대중공업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선) 건조, 현대건설의 가스플랜트 건설, 농심 스마트팜 시장 진출. 이미 한국 기업과 상대 국가 간에 성사됐거나 성사 직전인 계약들을 끼워 넣었단 거야. 순방의 성과로.
  💡  하이라이트
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환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경제적 협력 국제 기구
순방: 나라나 도시를 차례로 돌아가며 방문
7월 리투아니아 순방 당시 명품 매장 주변을 다니는 김건희 여사. 주모네스

윤석열 대통령은 안 만난 시진핑 주석

  • 정부는 워싱턴 선언💡, 캠프 데이비드 회담💡같은 외교 성과도 컸다고 해. 한·미·일이 뭉쳤으니 안보는 걱정 없단 거야. 하지만 미국에 치우친 외교를 비판하는 전문가들도 있어. 미국과 경쟁하는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는 거지. 그러면 북한 핵문제 해결도 더 어려워지고.
  • 그 결과도 나타나고 있어. APEC 순방 때 한·중 정상회담이 불발됐거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일본, 피지, 브루나이, 페루, 멕시코 정상은 다 만나면서 윤 대통령은 외면했거든. 윤석열식 미·일 편향외교가 평화외교💡의 실종을 불렀단 비판이 나올 수밖에. 

순방 효과 대신 ‘순방 리스크’
  • ‘순방 리스크’도 있어. 윤 대통령의 말실수도 끊이지 않잖아. 1월 UAE 순방 땐 UAE에 있는 우리 부대를 방문해 “UAE의 적이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했어. 당시 이란이 발끈했어. 사실과 다른 말이니. 이란은 UAE의 적국이 아니라 가장 큰 교역국이거든.
  • 지난해 9월 UN 총회 참석 당시엔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해주고(면) 날리면(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떻게”라고 말하는 장면이 취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어. 큰 외교적 실수였지. 
  • 지난 7월 리투아니아 순방 땐 김건희 여사 명품 쇼핑이 알려지면서 떠들썩했어. 당시 국내엔 큰 수해가 났었거든. 지난해 11월 아세안 정상회담 땐 김 여사가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환자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드리 헵번을 따라했단 논란도 있었고.

장관·참모진도 줄줄이 나간다
  • 윤 대통령은 왜 자꾸 나가는 걸까? 전문가들은 지지율 때문이라고 설명해.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한다는 평가가 그리 높지 않거든. 그나마 순방에서 성과가 나오면 지지율이 오른다는 거야.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지지율 관리를 해야 하니 순방을 자주 나갈 수밖에 없단 거지.
  • 하지만 여권에서도 순방을 자제해야 한단 요구가 나와. 대통령이 순방을 가면 장관·참모진이 줄줄이 수행을 가는데, 그러면 국내 문제나 민생에 소홀해질 수 있단 거야.  
  • 예를 들어 지난 21일 북한이 정찰위성을 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긴급 소집됐잖아. 근데 의장인 대통령은 물론 핵심 국가안보 지휘부가 모두 프랑스 파리에 있었어. 아무래도 전화·화상으로 대응을 지시하는 데 한계가 있을 텐데. 
  • 지난 7월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때도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순방 중이었어. 콘트롤타워가 없으니 정부 대응은 우왕좌왕이었고.
💡  하이라이트
워싱턴 선언: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해 미국이 한국과 핵협의그룹을 신설하고, 미국이 전략핵잠수함도 총동원하기로 약속
캠프데이비드 회담: 한·미·일이 안보위협에 대해 함께 대응하기로 약속하면서 군사 동맹의 발판을 마련한 회담
대통령실
🎙️지금까지 순방, 다 동행했어?
💬지금까지 15번 모두 다녀왔어. 혼자 다 다닌 건 아니고, 대통령실을 같이 출입하는 배지현 기자랑 나눠서. 14번은 윤 대통령과 함께 1호기를 탔어. 한 번은 따로 갔고. 지난해 대통령실에서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를 먼저 한 MBC 취재지만 전용기를 못 타게 했잖아. 그땐 한겨레도 항의 차원에서 전용기 안 탔거든.

🎙️그때 힘들진 않았어?
💬아무래도 정보가 1호기 안에서 제공되는 게 있으니 불편이 있긴 했지. 그래도 MBC 전용기 탑승 배제는 언론을 통제하려는 반민주주의적 결정이라고 보고 회사 차원에서 거부한 거니까 현장에선 오히려 떳떳한 측면도 있었어.

🎙️기억나는 순방은?
💬역시 ‘날리면’ 논란있었던 지난해 9월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

🎙️왜?
💬논란도 논란이지만 대통령실이 그걸 해명 못 하고 시간만 보내는 게 답답했지. 이미 국내에선 보도가 되고 있는데, 따져보니 15시간을 그냥 흘려보냈더라고.

🎙️그 뒤엔 좀 나아졌어?
💬올 초 UAE, 중동순방 때 ‘이란 적국’ 발언으로 시끄러웠잖아. 나아지지 않았더라고. 대응은 늦고, 딱 떨어지는 답변도 안 하고.

🎙️사과하지 않겠다는 대통령 태도가 문제 아닐까.
💬그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옛날 방식이랄까. 답을 알면서도 (대통령실 직원들이 눈치를 보느라) 시원스럽게 답도 못하는 것도 문제야.

🎙️순방엔 돈도 많이 들지?
💬순방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 근데 예산 논란이 계속되면서, 성과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니 비용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도 있는 것 같아.

🎙️언론사도 순방에 돈을 내잖아.
💬잘 알려지지 않은 건데, 언론사 순방 비용은 언론사끼리 공평하게 나눠 내. 아까 말한 영·미·캐나다 순방은 5박7일 일정에 우리 회사는 2700만원 가까이 냈어. 나 혼자 갔는데. 그때가 역대급이었지.

🎙️1인당 2700만원? 너무 많이 드는데?
💬급히 여행 가면 비싸지는 거랑 비슷하달까. 정상외교 일정이 변수가 많아서 미리미리 예약하기가 어려워. 또 순방하는 곳마다 프레스센터도 만들거든. 그것도 언론사가 부담해. 그 비용이 많더라고.

🎙️언론사도 부담되겠는데?
💬아니라고 하기 어렵지. 근데 부담은 다른 데도 있어. 다른 출입처처럼 출장 전 미리 현안 자료를 받아 공부해 가면 좋을 텐데. 여력이 되면 다른 기획취재를 해볼 수도 있고. 다자회담 같은 경우엔 당일 정상회담 같은 일정이 확정이 안 돼 대기할 만큼 분초를 다투는 경우도 있었어. 보안 때문에 직전에 알리는 경우도 있었고. 당일 기사를 처리하기도 버겁지. 시차 적응은 말할 것도 없고.

🎙️그렇게 긴박하게 돌아가?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이 UN 연설을 하러 방문했을 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만났잖아. 그 땐 회담이 시작된 지 2분이 지난 뒤에 한국 기자단에 알렸어. 결국 한국 기자 없이 일본 기자들만 있는 자리에서 약식으로 회담이 열렸지. 그래도 그때는 성사라도 됐으니 다행이었달까. 이번엔 한·중 회담은 될 거라는 분위기만 풍기다 실패했으니.
MBC 화면 갈무리
🎙️그런 취재 제약을 다들 받아들여?
💬순방 취재는 상대국이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고. 다만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땐 좀 오버한다는 말도 좀 있었지.

🎙️오버라니?
💬지난 7월 리투아니아 순방 때 우크라이나 방문이 전격 결정됐어. 그때 기자단에 휴대전화 사용도 자제해달라고 하더라고. 대통령 일정이나 동선이 노출되면 드론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단 이유였어. 물론 안전과 관련된 거니까, 다 받아들이긴 했지.

🎙️그 때 순방 가 있어서 국내 수해 상황을 제대로 못 챙겼잖아. 
💬대통령 메시지가 그 다음 날 나갔으니까. 대응이 너무 늦었지. 대통령실에선 부랴부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이동 중에도 보고를 받는 장면이라면서 사진을 뿌렸어. 근데 너무 늦은 데 다 효과적이지도 않았지.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 반응은 어때? 왜 또 나가냐고 안 해?
💬왜 없겠어. 그래도 안 갈 수 없으니까. 특히 다자회담이나 국빈 방문이면 의미가 없지 않으니, 거기에 무게를 두려고 하지. 

🎙️지금까지 15번 순방 중 꼭 가야 하는 순방은 뭐야?
💬임기 초반이어서 초청받은 다자회담은 모두 참석했단 게 대통령실 설명이야. 특히 대통령실은 오는 28일 발표되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여러 정상을 직접 만나야 한다는 이유도 대고 있어.

🎙️꼭 안 가도 되는 순방은 없었어?
💬상대국 초청을 받아 진행하는 국빈 방문이야 이유 없이 거절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시기를 조율할 수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예를 들어 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뒤, 하루 국내에 들렀다가 다시 영국으로 출국했잖아.

🎙️국내 찍고 곧바로 다시 나갔지.
💬국내 문제 챙기는 데 비중을 덜 두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잖아. 게다가 11월 대통령의 순방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이었고, 12월 순방 국가는 네덜란드로 확정됐어. 두 달 새 유럽 지역을 두 차례나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도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어.

🎙️이번에 다녀온 APEC은 가야 했던 거지?
💬APEC이야말로 중요했지. 한·중 회담, 한·미 회담 다 관심사였으니까. 결국은 사실상 둘 다 성사되지 못했지만. 한·중 회담은 대통령실도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다음 주 외교장관 회담을 들면서 불씨를 살려간다고 말은 했는데. 실패는 실패지.

🎙️정부가 중국과 회담하려고 노력은 했어?
💬현장에선 한국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려고 엄청 노력했거든. 결과적으론 중국이 브루나이, 멕시코보다 한국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은 거지. 

🎙️현장 취재를 할 때 제약은 없어?
💬김건희 여사가 이전엔 대통령실 전속 사진이나 영상을 쓰는 경우가 많았어. 그걸 ‘대통령실 제공’으로 언론사에 뿌렸고. 근데 요즘은 좀 나아져서 언론사 풀 기자단(합동취재단)의 촬영은 허용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긴 해.

🎙️취재도 잘 안 되는데, 비싼 돈 들여서 언론사는 왜 따라가?
💬사실 상대국이 있는 외교 일정에선 국내와는 다르게 취재 허용 범위가 줄어들어. 이번 정부만의 일은 아니라고 들었어. 각 국가의 대통령들이 움직이다 보니 보안과 경호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도 하고.

🎙️그러면 언론사는 안 가면 안 돼?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대통령 순방을 취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현장 전달 목적만은 아닐 거야. 권력을 감시하는 기자들의 일이 국외냐, 국내냐로 나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대통령실은 왜 자꾸 나가려고 해? 말도 많은데.
💬국내 정치는 여소야대 구성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아. 적어도 내년 4월 총선 전까지는. 그래서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외교 분야로 성과를 보이려는 거고.

🎙️지지율도 오르지? 여론조사 하면 그나마 제일 잘하는 게 외교로 꼽혀.
💬그래서 더 순방 성과에 열을 올리는 거 같아. 순방 뒤에 지지율이 오르는 걸 순방효과라고 하거든? 근데 그건 전 정부 얘기 아닐까? 윤석열 정부는 순방리스크라고 할 만큼 다녀와서 마이너스가 많았으니까.

🎙️나가서 국빈 대접받으면 기분도 좋을 것 같은데?
💬사실 역대 대통령들도 국내 골치 아픈 일들을 내려놓고 국빈 대접을 받는 정상외교 무대에 서는 것을 즐겼다고 들었어.
  🖐️  하이 파이브
  1. 윤석열 대통령은 총 15번 순방을 나갔어.
  2. 전 정부보다 2배 많은 651억원을 썼어.
  3. 경제도, 외교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와.
  4. 지지율이 오르는 순방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아.
  5. 정작 국내 문제엔 소홀할 때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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