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취재 제약을 다들 받아들여? 순방 취재는 상대국이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고. 다만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땐 좀 오버한다는 말도 좀 있었지.
오버라니? 지난 7월 리투아니아 순방 때 우크라이나 방문이 전격 결정됐어. 그때 기자단에 휴대전화 사용도 자제해달라고 하더라고. 대통령 일정이나 동선이 노출되면 드론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단 이유였어. 물론 안전과 관련된 거니까, 다 받아들이긴 했지.
그 때 순방 가 있어서 국내 수해 상황을 제대로 못 챙겼잖아. 대통령 메시지가 그 다음 날 나갔으니까. 대응이 너무 늦었지. 대통령실에선 부랴부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이동 중에도 보고를 받는 장면이라면서 사진을 뿌렸어. 근데 너무 늦은 데 다 효과적이지도 않았지.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 반응은 어때? 왜 또 나가냐고 안 해? 왜 없겠어. 그래도 안 갈 수 없으니까. 특히 다자회담이나 국빈 방문이면 의미가 없지 않으니, 거기에 무게를 두려고 하지.
지금까지 15번 순방 중 꼭 가야 하는 순방은 뭐야?임기 초반이어서 초청받은 다자회담은 모두 참석했단 게 대통령실 설명이야. 특히 대통령실은 오는 28일 발표되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여러 정상을 직접 만나야 한다는 이유도 대고 있어.
꼭 안 가도 되는 순방은 없었어?상대국 초청을 받아 진행하는 국빈 방문이야 이유 없이 거절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시기를 조율할 수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예를 들어 얼마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뒤, 하루 국내에 들렀다가 다시 영국으로 출국했잖아.
국내 찍고 곧바로 다시 나갔지.국내 문제 챙기는 데 비중을 덜 두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잖아. 게다가 11월 대통령의 순방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이었고, 12월 순방 국가는 네덜란드로 확정됐어. 두 달 새 유럽 지역을 두 차례나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도 적절한지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어.
이번에 다녀온 APEC은 가야 했던 거지? APEC이야말로 중요했지. 한·중 회담, 한·미 회담 다 관심사였으니까. 결국은 사실상 둘 다 성사되지 못했지만. 한·중 회담은 대통령실도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다음 주 외교장관 회담을 들면서 불씨를 살려간다고 말은 했는데. 실패는 실패지.
정부가 중국과 회담하려고 노력은 했어? 현장에선 한국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려고 엄청 노력했거든. 결과적으론 중국이 브루나이, 멕시코보다 한국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은 거지.
현장 취재를 할 때 제약은 없어? 김건희 여사가 이전엔 대통령실 전속 사진이나 영상을 쓰는 경우가 많았어. 그걸 ‘대통령실 제공’으로 언론사에 뿌렸고. 근데 요즘은 좀 나아져서 언론사 풀 기자단(합동취재단)의 촬영은 허용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긴 해.
취재도 잘 안 되는데, 비싼 돈 들여서 언론사는 왜 따라가?사실 상대국이 있는 외교 일정에선 국내와는 다르게 취재 허용 범위가 줄어들어. 이번 정부만의 일은 아니라고 들었어. 각 국가의 대통령들이 움직이다 보니 보안과 경호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도 하고.
그러면 언론사는 안 가면 안 돼?굳이 비싼 돈을 들여 대통령 순방을 취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현장 전달 목적만은 아닐 거야. 권력을 감시하는 기자들의 일이 국외냐, 국내냐로 나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대통령실은 왜 자꾸 나가려고 해? 말도 많은데.국내 정치는 여소야대 구성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걸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아. 적어도 내년 4월 총선 전까지는. 그래서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외교 분야로 성과를 보이려는 거고.
지지율도 오르지? 여론조사 하면 그나마 제일 잘하는 게 외교로 꼽혀. 그래서 더 순방 성과에 열을 올리는 거 같아. 순방 뒤에 지지율이 오르는 걸 순방효과라고 하거든? 근데 그건 전 정부 얘기 아닐까? 윤석열 정부는 순방리스크라고 할 만큼 다녀와서 마이너스가 많았으니까.
나가서 국빈 대접받으면 기분도 좋을 것 같은데?사실 역대 대통령들도 국내 골치 아픈 일들을 내려놓고 국빈 대접을 받는 정상외교 무대에 서는 것을 즐겼다고 들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