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서사' 없는 한동훈에 대중이 열광하는 이유

 


본전도 못 찾으면서…자꾸 '한동훈 벌집' 들쑤시는 민주당

서영교·송영길·안민석,

한동훈 건드렸다 '낭패'쏘이면서 자꾸 건드려

 <BR><B>한동훈</B>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방소멸 위기,<BR> 실천적 방향과 대안’ 세미나 참석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BR> /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 세미나 참석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촌극을 빚고 있다.
갖은 막말로 공세를 퍼부었다가
한 장관으로부터 치부만 까발려지는 의원들이 속출하면서 '자꾸
한동훈 벌집을 건드렸다가 쏘인다'는 분위기다.

한 장관의 체급만 키워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 장관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무관심'이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 장관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무관심'이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동훈 비판 몇시간 만에…전력 다 까발려진 서영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뉴스1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뉴스1


지난 22일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처남의 마약 의혹과 관련해
한 장관을 여섯 차례 언급하면서 누구 마약은 잡고 누구 마약은 다 봐주는 것이었냐 등 불공정하다는 취지로 맹비판했다.

하지만 불과 몇시간 만에 전 국민은 서 최고위원의 전력(前歷)을 샅샅이 알게 됐다.

한 장관이 같은 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깨끗한 척하면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서 서 최고위원의 치부를 일일이 언급하면서다.

한 장관은 서 최고위원을 겨냥해 ①보좌진은 친인척으로 채운 분 아닌가 ②보좌진 월급에서 후원금 떼간 분 아닌가 ③자기 지인 자녀의 형사 사건에 압력을 국회 파견 판사 불러서 전달했던 분 아닌가라고 저격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사건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2013년 5개월 동안 서 의원이 대학 휴학 중이던 친딸을 인턴 비서로 채용했던 것과 2015년 친동생을 5급 비서관으로 채용했던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서 최고위원이 앞선 사건에 대해 딸의 급여를 정치 후원금으로 모두 반납했다고 해명하면서 드러났다.
보좌진 인건비를 자신의 정치 후원금으로 썼다는 얘기가 된다.

마지막은 서 최고위원이 2015년 5월 국회 파견 판사였던 김 모 부장판사를 의원실로 불러 형사재판(강제추행미수 혐의)을 받고 있던 지인의 아들 이 모 씨를 선처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의혹을 언급한 것이다.
이 내용은 2019년 1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송영길 갑질 장관 vs한동훈 NHK(유흥주점) 다닐 때…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CBS 라디오에 나와
한 장관을 향해 사법고시 합격 하나 했다는 이유로 검사 갑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장관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 같은 일부 운동권 정치인들이 겉으로 깨끗한 척하면서 NHK 다니고 재벌 뒷돈을 받을 때,
어떤 정권에서는 재벌과 사회적 강자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했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이른바 '새천년NHK 사건'을 소환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새천년NHK 사건은 송 전 대표가 200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전날 '86그룹' 정치인들과 함께 광주광역시 새천년NHK라는 상호의 유흥주점을 찾은 사건을 말한다.
당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이들은 술을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수의 여성 종업원까지 대동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한동훈 무기 '과거 소환'…안민석 비열하고 쪼잔해

<BR><B>한동훈</B>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안민석 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답하고 있다.<BR>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안민석 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 최고위원이나 송 전 대표 모두
한 장관의 이같은 '반격'에는 어떠한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한 장관의 '과거 소환'은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하는 무기로도 불린다.

지난 9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에게 국민들이 우습냐,
국민이 두렵지 않냐,
그동안 한 발언이나 태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한 장관은 안 의원의 치부를 들췄다.
그는 의원님은 민원인에게 욕설을 한 분이 아니냐. 그런 지역구에 욕설 문자를 보낸 분이지 않으냐며 그런 분이 여기 와서 누구를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가 안 의원에게 그런 식의 훈계를 들을 생각은 없다고 받아쳤다.

한 장관은 안 의원이 2020년 9월 7일 지역 민간사업자에게 문자로 욕설을 보냈던 것을 소환한 것이다.
안 의원은 당시 사업자에게 사업 내용을 문자로 물었는데 답장이 없자 XX이가 답이 없네라고 욕설이 담긴 문자를 보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안 의원은 당시 민원인이 욕설 문자에 항의하자 후배에게 보낸 것이 잘못 갔군요. 양해 바랍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한 장관과의 대정부 질문 사흘 뒤 CBS 라디오에 나와 (
한 장관이) 반격할 공격용 무기를 나름대로 제조해서 오는 것이라며 저런 태도는 굉장히 좀 비열하고 쪼잔하다고 느끼고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는 거라고 본다고 하소연했다.

본전도 못 찾는 민주당…자꾸 벌집 건드렸다가 쏘여

 

<BR><B>한동훈</B>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에서 열린 2023 국회 세미나 ‘지방소멸 위기,<BR> 실천적 방향과 대안’에 참석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BR> / 사진=김병언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에서 열린 2023 국회 세미나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에 참석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병언 기자
이처럼 민주당 인사들이
한 장관을 건드렸다가 본전도 못 찾는 양태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한 장관의 정치적 체급을 키워주고 있다는 평가가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훈비어천가'를 부르며
한 장관을 띄워주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한 장관은 국민의힘이 저를 띄운다는 것에 대해 공감할 분들은 많지 않을 것 같지만,
민주당이 저를 띄운다는 점에는 많은 분이 공감할 것 같다고 일침을 놨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꾸
한동훈이라는 벌집을 건드렸다가 쏘여 퉁퉁 붓는데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 괜찮아지면 쏘인 걸 까먹고 또 건드리고 있다며
한 장관과 설전을 벌여서 본전이라도 찾은 분들이 있긴 하냐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이제야 '무관심이 답'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 라디오에서 장관의 언행을 보면 애정 결핍이 있는지,
끝없이 관심을 갈구하는 스타일인데 세상이 본인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 속에 있는 것 같다며
한 장관한테는 악플보다 '무플'이 훨씬 더 무섭지 않을까. 오히려 무관심이 답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앵커]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광폭 행보를 이어가면서,
여의도 데뷔가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덩달아 '몸값'도 높아지는 형국인데,
여권에선
한 장관의 등판 전략을 놓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됩니다.

이종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아 내놓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 발언.
[
한동훈 / 법무부 장관 (지난 17일) : 총선은 국민의 삶에 대단히 중요한 것인 건 분명합니다.
대구에 두 번째 왔는데요. 저는 평소에 대구 시민들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 왔습니다.
]
내년 총선 등판론에 불을 붙였습니다.

이후 대전과 울산으로 이어진 광폭 행보는 총선을 염두에 둔 '전국 투어'란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한동훈 / 법무부 장관 (지난 21일) : 만약에 여의도에서 일하는 300명만 쓰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요? 저는 나머지 5천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습니다.
]
여권에서 현직 국무위원의 거취 문제라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되지만
한 장관 '등판 전략'을 놓고는 이미 갑론을박이 시작됐습니다.

대중적 인지도를 활용해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를 이끌게 하는 방안이 우선 거론됩니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등 상징적인 지역에 출마해,
서울은 물론 인접한 경기와 인천까지 바람을 일으켜 줘야 한다는 겁니다.

[유상범 / 국민의힘 의원 (지난 21일 MBC 라디오) : 수도권에서의 총선 승리를 겨냥할 수 있는 역할 이런 부분을
한동훈 장관에게 기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장관의 '대야 투쟁력'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자객 공천'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선명성이 강한 야당 의원 지역구에
한 장관을 공천해,
전체 선거판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전략입니다.

[오신환 / 국민의힘 혁신위원 (지난 22일 SBS 라디오) : 조금 어려운 지역으로 가서 모든 당의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을 함께한다면 저는 그 시너지나 파급력이 더 클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후보 자리를 주는 대신 선대본부장 같은 직책을 맡겨 다른 후보들을 지원하게 하는 방안도 빠지지 않는 시나리오입니다.

물론,
총선에 나서지 않고 정부에 남아 장관직을 그대로 맡거나 국무총리 등을 거치며 차기 대권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아직은 유효합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지난 21일) : 국민께서도
한동훈 장관의 행보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잘 보고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많은 훌륭한 자질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여권에선
한 장관 등판이 현실화할 경우 '이준석 신당'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상당 부분 반감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읽힙니다.

다만
한 장관이 내년 총선의 승패를 가를 중도층이나 무당층에도 확장성을 갖췄는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립니다.

후임 법무부 장관 하마평까지 돌고 있는 만큼,
여권에선
한 장관 등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등판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한 장관 역할론을 둘러싼 여권 내 논의도 한층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장경태
한동훈,
결국 총선 때 김태우 역할,
짝퉁 윤석열…검사 공천의 완성”

photo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의중앙선 지하화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역할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결국 총선 때 김태우(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장관의 총선 출마가 거의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저희 입장에서도 크게 나쁠 게 없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 의원은
한 장관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총선 등판설 이후 민주당의 견제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의힘에서 저를 띄운다는 것에 대해 공감하실 분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민주당이 저를 띄운다는 점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로서 왕자병이 참 심하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
한 장관의 총선 출마가) 검사 공천의 완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또 결국 짝퉁 윤석열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갖고 있는 경제적 무능,
인사 참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무책임,
무기력한 모습에 대해 과연
한 장관이 보여준 게 뭐냐라는 정치적 과정은 결국 실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야 저는 개인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말로라도 권력에 대항한 과정이라도 있었다면서
한 장관은 지금 윤석열 정부에 비판하거나 혹은 거기에 대한 조언이라도 한 게 있나. 아무런 정치적 성과,
자산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이어 어찌 됐건 저는 (
한 장관이) 총선에 나오고 저렇게 지금 계속 왕자병 걸린 듯 본인이 이렇게 어필을 하면 저는 국민의 비호감은 더 증가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장 의원은 당 지도부가 ‘설치는 암컷’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전 의원에게 당원자격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린 데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북 콘서트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내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이준석 한동훈,나 때문에 등판했다면 너무 빨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일과 밖에 나와 하는 일은 달라정치인에게 지역 연고는 중요…춘천 배치해야민주,

한동훈 안 두려워해…선거 이긴다면 '구국 영웅'
한동훈 안인득 방화·살인 유족에 사과…배상 항소 포기

법원 국가가 피해자 유족에 배상하라법무부,
신속한 회복 위해 항소 포기해

한동훈 대한민국 대표해 사과와 위로

[진주=뉴시스] 차용현 기자 = 안익득 방화·살인 사건 피해자 유가족에 대해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법무부가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항소 포기 의사를 전했다.<BR> 사진은 지난 2019년 4월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방화 및 흉기난동 사건을 벌인 안인득이 같은 달 19일 오후 치료를 받기 위해 진주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19.04.19. con@newsis.com

[진주=뉴시스] 차용현 기자 = 안익득 방화·살인 사건 피해자 유가족에 대해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법무부가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항소 포기 의사를 전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4월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방화 및 흉기난동 사건을 벌인 안인득이 같은 달 19일 오후 치료를 받기 위해 진주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2019.04.19.  con@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국가가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 피해자 유가족에게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법무부가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항소 포기 의사를 전했다.

법무부는 24일 피해자 유가족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에 대해 정부 책임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신속한 피해회복을 위해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신속히 소송을 종결해 피해자 가족들이 범죄 피해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도록 항소 포기 결정한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해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가해자의 이름을 따 '안인득 사건'으로도 알려진 이 사건은 지난 2019년 4월 경남 진주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아파트 주민들이 단체로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안인득은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던 주민들을 향해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주민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이듬해 대법원은 안인득에 대한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피해자 유가족은 '수차례 신고로 경찰이 안인득의 범죄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업무를 소홀히 했다'며 2021년 11월8일 국가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4부(부장판사 박사랑)는 경찰의 부실 대응과 사건 발생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국가가 유가족에게 배상할 것을 지난 15일 명령했다.
적절한 개입을 통해 치료가 병행됐다면 범행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경찰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사망 사고의 인과성이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법원은 유가족 A씨 등 4명에게 각각 약 1억7800만원,
1억6500만원,
2740만원,
3040만원 등 총 4억8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이 2019년 4월25일 오후 검찰에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BR> 2019.04.25. jkgyu@newsis.com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이 2019년 4월25일 오후 검찰에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4.25. jkgyu@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kez@newsis.com

야당과 큰 대립각 세우며 스타장관 부상연예인 못잖은 인기…정치입문 초읽기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이야” 강력멘트스스로 투사 자청하며 여의도 문 노크여권 ‘
한동훈 카드’로 총선몰이 나설듯‘윤석열 키즈’ 탈피여부가 운명 가를듯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전 울산시 동구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외국인 노동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베테랑 법조기자로부터 들은 얘기다.

한동훈 검사(현 법무부장관)랑 저녁을 한 적이 있는데요. 조용한 성격이었어요. 술을 안하던데,
차분히 얘기를 들어줬어요. 식사가 끝나고 집에 데려다준다고 하더라구요. 얻어탔죠. 참 친절하고 젠틀한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 건너 건너 접한 다른 법조기자의 말 역시 비슷했다.
그러고보니 ‘술자리 의혹’이 제기됐었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본인은 술을 안하고,
오랫동안 밤늦게까지 모임을 가진 적이 거의 없다고 했던
한 장관의 강변이 기억난다.
그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한 법조기자 얘기를 종합하면,

한 장관이 매너남이면서도 자기절제의 삶을 살아온 것은 맞는 것 같다.

그 베테랑 법조기자는 그런데 이런 말도 했다.
그런데
한 장관이 국무위원으로 데뷔하면서 보여준 모습은 제가 전에 봤던 동일인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어요. 순한 스타일로만 알았는데…. 와,
전투력 장난이 아니던데요.” 검사때는 순박한 모습이었는데 청문회나 국정감사,
대정부질문에서 본
한 장관의 모습이 좋게 말하면 거대 야당과 홀로 맞서는 고독한 투사,
좀 점잖치 못하게 말하면 온동네를 휘젓는 날선 쌈닭으로 비쳐지면서 조금은 당혹스러웠다는 게 그의 말이다.

사실 그랬다.
야당 의원들과의 1대1 질문과 답변에서 자기 논리와 단호함으로 무장한채 장관과 국회의원 딱지를 떼고 맞짱을 뜨며,
어떤때는 상대방을 당황케 하는
한 장관의 모습은 생소한 풍경이었다.
여태 이런 국무위원은 없었다.
최소한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국회의원은 늘 갑이었고,
국무위원은 을이었다.
여야를 떠나 의원은 호통을 치고,
국무위원은 궁색한 답을 내놓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 이게 우리가 통상 봐 왔던 본회의장 풍경이 아니었던가.


한 장관은 달랐다.
오히려 투사 같이 행동했다.
그러다보니 어떤 때는 십자포화의 대상이 됐고,
조롱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인상적이라는 말도 따랐지만,
장관이 자기 영역을 벗어나 너무 나선다는 힐난을 받기도 했다.

한 장관의 부정적인 면도 부각됐다.
오만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게 대표적이다.
자기 할말은 속사포처럼 쏟아내고 질문을 받을때면 본회의장 의자에 깊숙이 박혀 사람 무시하는 시선으로 상대방을 불편케 했고,
공격적 말투로 사사건건 맞서면서 야당으로부터 태도가 불순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세상 모든 일은 호불호가 있고,
보는 시각에 따라 갈리는 법. 풍경이야 어쨌든,

한 장관에 우호적인 이는 내심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비우호적인 이는 싸가지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야당 코를 납작 눌러 속시원하다”는 이와 검사 특유의 잘난 체 하는 게 꼴보기 싫다”는 이가 극명하게 갈렸다.

좋게보든 싫게보든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한 장관이 국무위원으로 데뷔한 이후 이같은 튀는 언행과 행보에 힘입어 몸집이 대단히 커졌다는 점이다.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지만,
여느 정치인 못잖은 무게감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본인 힘으로 큰 것도 있지만,

한동훈 잡기’에 올인하면서도 시원찮은 성적을 거둔 거대야당(더불어민주당)이 오히려 인큐베이팅(육성)해준 측면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그게 맞다면 민주당은 그동안 쓸데없이 헛심만 썼다.

국민의힘이 나를 띄운다는 것에 대해 공감할 분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나를 띄운다는 점에는 많은 분이 공감할 것 같아요”. 지난 22일 국회입법조사처 주최의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 세미나 참석을 위해 국회의정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스타 장관들이 험지 출마를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기자들이 묻자
한 장관이 이같이 답한 것은 그 역시 이런 상황을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전 대전광역시 한국어능력 등 사회통합프로그램 CBT 평가 대전센터 개소식에 참석,
차에서 내리며 지지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

이런
한 장관이 움직이고 있다.
걸음이 향하는 곳은 ‘정치 본무대’다.
여태까지 객석에서 정치 연출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관람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젠 성큼성큼 본무대에 올라 본인의 정치 프로그램을 지휘하려는 듯 하다.
여당 내부도 이를 인정한다.
정치 데뷔는 예정된 수순이고 100% 확실하며,
어떤 모습으로 첫 무대에 설지 그 포인트만 남았다는 것이다.


한 장관의 분주한 행보는 이를 뒷받침한다.
한 장관은 지난 24일 울산을 찾았다.
법무 정책 현장 방문을 위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한 것이다.
그는 정치권 출마 관련 얘기에 대해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다만 최근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암컷’ 발언 논란과 관련해선 인종·여성 혐오 발언을 공개적으로 구사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민주주의 공론의 장에서 퇴출당하는 것이 세계적인 룰”이라고 했다.
법무장관 이라기 보다는 정치인성 메시지다.
그는 앞서 지난 21일과 17일에는 대전과 대구를 방문한 바 있다.
그곳에서도 속내를 과감히 드러내진 않았지만,
행간으로 보면 간단치 않은 의미의 멘트를 날렸다.
겉으로는 법무부 수장으로서의 ‘법무 행정’ 차원이라고는 했지만,
여느 정치인의 동선보다도 많은 ‘정치적 함의’를 스스로 소화한 것은 그의 정치무대 데뷔가 임박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치무대 데뷔 예정코스,
남은 건 방식

눈길을 끄는 것은
한 장관이 움직일때마다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누리며 화제를 뿌리고 있다는 점이다.
공연 관람을 위해 예술의전당을 찾았을때 화려한 팬사인회(?)를 했던 것이 출발점이다.
그 옛날의 ‘오빠 부대’ 못잖은 팬심에
한 장관은 고무적인 표정을 보였다.
대구를 방문했을때는 역에서 KTX기차를 타려고 하다가 시민들의 넘치는 사진 촬영 요청에 아예 탑승을 미뤘다가 3시간 늦게 서울행 기차에 올라탔다.
대전에선 꽃다발과 응원의 손팻말을 준비한 지지층 앞에서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대전에선 아예 정치권 입문에 대한 속마음을 꺼냈다는 시각도 뒤따른다.

한 장관은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는 평가에 대해 여의도에서 300명(국회의원)만 공유하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 저는 나머지 5000만명(국민)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했다.
시선이 정치를 향하지 않고 있다면,
굳이 그런 말을 했을리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민주당이 자신을 향해 탄핵카드를 꺼낸 것과 관련해 고위공직자가 법인카드로 일제 샴푸를 사고 소고기나 초밥을 사먹는 게 탄핵 사유일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한 것으로,
야당 대표와의 대척점에 자신을 일부러 세운 셈이다.
이쯤이고 보면 삼척동자도 척 아는 법.
한 장관의 법무행정 차의 지방 방문이 정치적 행보이자,
총선을 겨냥한 ‘전국 표심 순회’라는 것이 무리한 해석은 아닐 것 같다.
여당 관계자는
한 장관이 움직일때마다 현장은 유세장을 방불케할 정도”라며 우리 당의 소중한 자원임엔 틀림없고,
어떻게 이를 활용하는가 하는 일만 남았다고 본다”고 했다.

대전에서 ‘5000만명 문법’을 화두로 꺼냈듯이,
요즘들어
한 장관의 멘트가 ‘정치인 화법’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는 데 주목하는 이도 많다.
특히 24일 울산HD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암컷’ 발언 논란과 관련해 이게 민주당이야. 멍청이야”라는 초강력 멘트를 날림으로써 스스로의 운신을 정치권 한복판에 올려놨다.
지난 9월만해도 총선 출마 관련 질문에 ‘장관 임무’만를 강조했는데,
최근 총선과 국민을 연결하는 등 유권자를 다분히 의식하는 정치인 특유의 화법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그의 계획된 시나리오같은 ‘예정 코스’가 초미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이야”-11월24일 울산HD현대중공업 방문

5000만명(국민)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11월21일 대전 한국어능력평가센터 개소식 참석차

(총선 출마 추측 보도에 대해선) 제가 할 일 열심히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11월20일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 참석차

총선이 국민의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11월17일 대구스마일센터 현장 방문차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총선 출마하나’라는 질문에) 제 임무를 다하겠다.
그런 문제를 대정부질의에서 물을 것은 아니다”-9월8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한 장관의 가장 큰 장점으론 ‘무한한 잠재력’이 꼽힌다.
여권의 독보적 간판스타 자질을 갖추고 있음엔 이견이 없다는 것이다.
언변도 좋다.
키도 크고 외모도 반듯하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정치인으로선 합격점을 훨씬 넘겼다는 뜻이다.
강단과 카리스마 역시 입증됐고,
시민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친절한 이미지 세팅도 어느정도 완료됐다.
그래서일까. 여권 내부와 일부 국민들 사이에선 줄곧 윤석열정부에서 눈에 보이는 내각은 원희룡 장관 외
한동훈 장관 뿐”이라는 말이 돌곤 했었다.

잠재력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최근 갤럽에서 시민들에게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물었는데,

한 장관(14%)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2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11월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설문). 최근에 발표되는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이 대표가 20% 초중반에서 선두를 달리고
한 장관은 10%대 초중반에서 2위 구도를 형성 중이다.
정치에 본격 입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꾸준히 2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한 장관의 향후 진화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이같이 ‘잠룡’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한 장관을 여당으로선 총선카드로 염두에 두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한동훈 장관이 갖고 있는 많은 훌륭한 자질이 대한민국을 위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김기현 대표,
지난 21일 해병대 2사단 방문),
(한 장관은) 굉장히 신선하고 너무 좋은 분으로,
젊지만 내가 존경하는 분이다.
그런 경쟁력 있는 분들이 와서 도와야 한다”(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장,
지난 20일 당사 기자간담)는 여권 수뇌부의 말은 ‘
한동훈 카드’가 가동채비를 마쳤음을 의미한다.


한동훈 카드,
그럼 만패불청일까

현재 여당에서의 ‘
한동훈 활용법’은 정해진 것은 없다.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 승리의 월계관을 쓴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거나,
수도권 출마 또는 험지 출마로 총선 대결 현장의 선봉장에 설 수 있다는 얘기 등 관측만 무성하다.

그렇다면 총선용 ‘
한동훈 카드’는 만패불청(萬覇不聽·바둑에서 패가 생겼을 때 상대편이 어떠한 패를 쓰더라도 응하지 아니하고 해소할 정도로 엄청난 패)일 정도로 위력적일까. 시각은 엇갈린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자는
한 장관의 확장력에 주목한다.
여권 한 중진은
한 장관의 스마트한 이미지로 보수 정당의 한계로 지적돼온 중도층이나 수도권,
청년이나 여성 표심을 많이 확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실제로 여권 내부에선 중도층 확장에 관한한
한 장관 외 대안이 마땅치 않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고 한다.
이런 여권 시나리오대로 결과까지 좋게 흘러간다면 국민의힘으로선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를 찾아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

후자는
한 장관의 확장력엔 분명 한계가 있고,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다.
이는
한 장관이 이번 총선만큼은 ‘윤석열 키즈’라는 숙명의 걸림돌에서 벗어날 수 없고,
오히려 그 덫에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30%대 중반의 지지율로 답보 상태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교적 낮은 지지도와 정권심판론을 필두로 세운 윤정부에 대한 많은 반감을 지닌 층에 대한 극복 문제는
한 장관으로선 버거운 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장관의 이미지 중 하나가 ‘윤대통령 호위 무사’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총선에서 이같은 인식을 단숨에 벗어버릴 수는 없는 상황에서는 정권심판론에 휘둘려 중도층 확장은 고사하고 오히려 여태까지 쌓아온 정치적 무게감 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의 한 초선의원은 대선이라면 대통령과의 결별과 차별화 이미지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지만,
이번 총선은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한 정권심판론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아무래도 ‘윤석열 수호자’ 역할을 해왔고,
‘윤정부 황태자’ 소리를 들어온
한 장관은 결국 이 심판론의 희생자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 될 것인데,
야권으로서는
한동훈 출마를 굳이 말릴 이유가 없다.
분노의 반대표 행렬이 형성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며
한동훈 카드의 위력을 폄하하는 야당의 일부 견해는 이런 시각을 기반으로 한다.

여당 쪽에서의 ‘
한동훈 긴급 투입’ 흐름이 빨라지면서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 팬덤정치 여부에도 관심을 갖는 눈치다.
정치거물 잠재력을 지녔지만 초보정치 수순을 거칠 수 밖에 없는 그가 기존의 팬덤정치를 답습하느냐,
아니면 새 스타일의 확장정치 실효를 거두느냐는 향후 여의도 정치 지형에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시각에서다.
이 역시 둘로 갈린다.

한동훈의 확장성은 현재 여권 인사 중 최고”(국민의힘 당직자),
팬들에 이미 취한
한동훈 역시 정치를 하더라도 팬덤에 휘둘릴 것”(민주당 당직자)이란 관측은 이를 대변한다.
확실한 것은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면 결국 망할 수 밖에 없다”(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는 것처럼 달콤한 열매 이면에 독약이 숨어있는 팬덤정치 덫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한 장관 역시 반짝스타에 그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울산에서의 ‘민주당 멍청이’같은 초강성 멘트가 극성 지지층을 의식한 기성세대의 정치화법으로 자꾸 회자된다면 ‘안티
한동훈’은 더욱 세를 불릴 것이고,
큰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뒤따른다.

황홀한 열매를 취할 것인가,
아니면 잠시 빛났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수많은 정치선배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어쨌든
한 장관의 앞날은 둘 중 하나다.

한 장관은 본인의 바람대로 과연 국민이 쓰는 문법을 쓸 수 있게 될까. 일단은 정치 입문부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영상 논설실장

ysk@heraldcorp.com 

정치인 '서사' 없는 한동훈에 대중이 열광하는 이유

남녀노소 모두 모였던
한동훈 지역 현장

외연확장 어려울 것이란 野 관측 무색

엘리트에게 기대했던 실력·겸손 갖춰

대중이 원하는 '정치인 상' 변화 분석도

 

<BR><B>한동훈</B> 법무부 장관이 21일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한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BR> ⓒ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한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제공: 데일리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한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행보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울산과학기술원을 방문한
한 장관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지지자와 학생들이 모여 현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대구에서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기 위해 열차 시각을 3시간이나 미뤘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전여옥 전 의원은 BTS급 정치 아이돌이 탄생했다고 표현했다.

정치권에서도
한 장관의 인기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특히
한 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으려는 시민들을 보면,
청년층과 노년층의 비율이 비슷했고 여성뿐만 아니라 2030 남성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보수층을 결집할 순 있지만 외연 확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야권의 분석을 무색하게 만든 대목이었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7~9일 한국갤럽이 '차기 대통령감'을 설문한 결과,

한 장관은 13%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1%)에 이어 두 번째였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4%,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였는데 이들은 모두 더한 것보다
한 장관 지지율이 높았던 셈이다.
여론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또한 온라인상 대중의 관심도를 일부 파악할 수 있는 구글트렌드를 살펴보면,
대구를 방문했던 지난 17일 88을 기록했고 울산을 방문했던 24일에는 관심도 최대치인 100을 찍었다.
대중들이
한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일주일 평균을 내보면
한 장관이 37,
이재명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2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3순이었다.


한 장관의 인기 요인으로는 국민이 상상하고 기대했던 '엘리트의 모습'이라는 점이 꼽힌다.
서울대 법대 졸업,
최연소 사법시험 합격,
최연소 검사장,
최연소 법무부 장관 등 기록들을 새로 쓰며 누구보다 화려한 이력을 갖췄다.
무엇보다 전문성에 바탕을 둔 명쾌한 화법은 민주당 정치인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며 보수 지지층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는 평가다.
부정부패 의혹이 지금까지는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하며,
깔끔한 외모와 몸에 밴 겸손한 태도 역시 긍정적 요인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그간 보수 정치인 혹은 엘리트라고 하면 거만하고 대중들과 호흡하지 못한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한 장관에게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며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도 예민한 질문이 나오면 회피하거나 자기 할 말만 하는 정치인들과 달리
한 장관은 대중들의 언어로 소통을 한다고 했다.

'큰 정치인'을 바라보는 국민적 관점이 변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사실
한 장관은 열심히 공부하고 검사로서 성실히 직분을 수행한 것 외에 정치적 '서사'가 있는 인물은 아니다.
민주화 투사(김영삼·김대중 등),
인권 변호사(노무현·문재인),
월급쟁이 사장 신화(이명박),
전직 대통령의 딸(박근혜),
자수성가(정주영·홍준표·김동연) 등의 스토리가 있는 전·현직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하다.
하지만 지금은 스토리나 포장된 이미지가 아닌 실력과 소통으로 평가받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과거에는 YS나 DJ 같은 지사형,
노무현 같은 투사형,
정주영 같은 자수성가형 리더십을 국민이 원했다면 지금은 민주화를 이루고 SNS가 발달하면서 '나의 문제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시대라며 박근혜·문재인 정부 시대를 거치며 그러한 갈증이 더욱 커졌는데,
윤석열 정부도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완전히 스타일이 다른
한 장관이 나오면서 국민이 기대감을 갖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 장관과 같이 '엄친아 엘리트'는 정치인 상이 아니었다며 예전 정치권에서는 '스토리'라는 용어가 많이 쓰였고 다들 포장하느라 난리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그대로의 모습과 옳은 말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 상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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