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

 


주간뉴스레터 129호 | 2023.11.9
이미행복벗, 안녕. 하하몬🤠이야. 한 달 만이지? 갑자기 추워져서 서둘러 돌아왔어. 찬바람이 불 때쯤, 우리 다시 만나기로 했잖아. 

한 달간 팀휘클리가 준비한 휘클리를 소개할게. 휘클리 시즌2의 콘셉트는 ‘달안달’이야. 달라진 듯 안 달라진 듯한 휘클리. 설문조사를 해보니 지금 이대로의 휘클리도 좋단 휘클러들이 많았어. 그래서 달라지되 낯선 느낌은 들지 않게 꾸며봤어.

먼저 글자 크기를 키우고 배경을 환하게 바꿨어.(시원시원하지?) 화사하게 민트로 포인트를 줬고. 코너도 바꿨어. 많은 휘클러들이 원한 ‘Hi-light’(용어 설명)과 ‘Hi-five’(5줄 요약)가 생겼어. 모르고리즘도. 알고리즘 대신 팀휘클리가 한 땀 한 땀 고른 뉴스를 전달할 거야. 수제 뉴스 큐레이팅이랄까. 한 주에 한 주제의 기사로만 꽉 채울게. 휘클러들이 관심 많은 경제, 과학, 환경, 젠더 분야를 돌아가며.

‘휘클리 심화반’도 열 거야. 휘클리의 새로운 코너는 아니고, 휘클리의 대면수업 버전이야. 휘클러가 직접 팀휘클리를 만나 공부도 하고 클럽활동도 하게 될 거야. 자세한 내용은 따로 설명할게! 

두번째 시즌을 시작하는 휘클리의 첫 주제로, 그리고 최초 휘클리 심화반 주제로 뭘 할까 고민했어. 눈길이 가게 밝고 가벼운 주제를 다룰까도 생각했지. 하지만 내내 마음에 걸렸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란 비극이. 

무겁지만 어디서부터 이 비극이 시작됐는지, 머나먼 곳의 비극을 우리가 왜 알아야 하는지를 찬찬히 얘기해보려고 해. 이번 주 휘클리도, 이 전쟁도 끝까지 함께 지켜봐 주길 바랄게. 그럼 오랜만에, 힘차게 출발하자!🤸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
  2. 한 번 물어봤다: 비극이 벌어진 진짜 이유
  3. 휘클리 심화반: 75년 분쟁, 1시간 안에 몰아듣기
  4.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경제 뉴스픽
  5. 휘클러 say!: 독자 피드백
로이터 연합뉴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

한 달간 1만명 숨진 지옥 
  • 한 달 전인 10월7일 아침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의 군대 3000명이 이스라엘이 설치한 가자지구 장벽을 넘었어. 가자지구를 빙 둘러싼 길이 65km, 높이 6m의 장벽 일부를 무너뜨려서. 그리곤 무방비가 된 도시에서 이스라엘 시민 1400여명을 살해하고 가자지구로 돌아갔어. 인질 240명을 끌고서.
  • 이스라엘의 보복이 시작됐어. 일주일 동안 가자지구에 6000발의 포탄을 떨어뜨렸지. 엄청난 양이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가장 격렬했던 2019년 1년 동안 사용된 포탄이 7300발이었거든. 
  •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희생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었어. 상당수는 하마스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야. 어린이는 4237명, 여성은 2500여명 숨졌거든. 

도망갈 수 없는 이유
  • 왜 민간인 희생이 컸을까? 이스라엘은 공격 전에 하마스 근거지인 가자지구의 북쪽 가자시티💡에 대피령을 내렸다고 주장해. 하지만 많은 민간인들이 피난가지 못했어. 남쪽도 공습이 계속됐거든. 남쪽에 가봤자 물조차 없는 상황이고. 
  • 일부러 떠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또다시 집에 돌아오지 못할까봐. 이 마음을 이해하려면 가자지구가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해. 
  • 가자지구는 원래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아랍인들이 살기로 돼 있던 지역이야. 1947년 UN 결정에 따라.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성지인 예수살람이 있던 팔레스타인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으니 UN이 중재에 나선 거지.
  • 하지만 유대인은 이듬해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을 건국했어. 그리곤 전쟁을 일어났고 그때마다 영토는 넓어졌어. 여기서 쫓겨나 난민이 된 아랍인들은 가자지구에 정착했지. 그러다보니 가자지구 인구 230만명 중 60%는 팔레스타인 난민이거나 그 후손이 된 거고. 
  • 그래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또 다시 난민이 될 수 없단 생각이 강해. 결국 망자 3분의 2는 집에서 폭격당했어.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를 ‘부수적’이라고 말해. 
  💡  하이라이트
하마스: 이슬람 저항 운동이라는 뜻. 수니파 이슬람 단체 ‘무슬림 형제단’의 분파
가자시티: 가자지구 북부의 하마스 본거지. 인구 77만5000명인 밀집지역
연합뉴스
하마스만의 잘못일까?
  • 하마스의 기습공격은 분명 테러행위야. 하지만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를 봉쇄한 뒤 잔인한 ‘잔디깎기’ 전략으로 이 지역을 관리해왔어. 주기적으로 웃자란 잔디를 깎듯, 지속적으로 하마스를 공격해왔어. 세력이 너무 크지 않게.
  • 그러다 8월 초에 하마스를 자극하는 일이 벌어졌어.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으려 했거든미국와 안보협정을 하는 대가로. 하마스는 미국·사우디·이스라엘이 손잡으면 돌이킬 수 없을 거라고 판단한 거야.

    슬라이스 작전이란
    • 허를 찔린 이스라엘의 공격 목표는 하마스를 완전 없애고,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겠단 거야. 관리하던 잔디를 다 뿌리뽑겠단 거지.  
    • 방법은? ‘슬라이스 작전’이야. 가자시티💡의 모든 지형과 건물을 저미듯 초토화시키는 거지. 민간인이 죽든 말든 상관없이.
    연합뉴스
    침묵하는 한국
    • 한국은 10월29일 유엔 총회 ‘휴전 촉구 결의안’에 기권했어. 정부는 휴전이 아니라 미국이 주장하는 ‘인도적 교전 중단’을 지지해. 미국과 뜻을 함께하는 거지.
    • 어쩌면 한국이 수출한 무기를 이스라엘이 쓰고 있을지도 몰라.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885만 달러(326억원)어치를 수출했어. 그 중 53.7%는 폭탄, 수류탄, 어뢰, 지뢰, 미사일, 탄약와 같은 ‘발사 무기류’야. 

    우리가 피해자가 될 수도

    • 전쟁은 가자지구 밖으로 확전되고 있어.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에선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미 국지전을 시작했거든.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한 뒤 곧바로 국경 너머 레바논을 침공했거든. 헤즈볼라를 제거하려고. 지금 이스라엘 동부 예맨에서 후티반군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도발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야.
    • 헤즈볼라와 후티반군의 공통점이 있어. 이슬람 시아파 벨트💡에 속한단 거야. 여기 맏형인 이란이 참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고. 전 세계로 수출되는 원유 20~30% 정도가 다니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관할이거든.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가 여기로 다니고. 이란이 본격적으로 전쟁에 참여해 여길 막는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 거지. 
      💡  하이라이트
    시아파 벨트: 이란, 시리아,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무장정파, 예멘 반군으로 구성. 저항(악)의 축으로 불림
    로이터 연합뉴스
    🎙️왜 아무도 이스라엘을 못 말려? 
    💬국제사회 집단지성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봐야지. 우크라이나전이랑 비교해봐도 민간인 학살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다르잖아. 우선 미국이 꼼짝 못 하고. 

    🎙️미국, 왜 그래? 
    💬미국의 정치·경제를 유대계가 꽉 잡고 있는 건 다 아는 사실이고. 실제로 대선에선 유대인들의 표심이 중요하지. 왜 미국은 자기네 국익을 해치면서까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가를 보면 그런 사정이 있는 거고. 인도적 차원에서 일시적 휴전이라도 하라지만, 이스라엘은 들은 척도 안 하잖아. 미국이 러시아 침략을 규탄했던 걸 봐. 그게 진심이었다면 어떻게 이스라엘 민간인 학살을 어떻게 두고 볼 수 있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
    💬하마스의 공격 때문이고 이에 대한 응전이라고만 보면 이해하기 어려워. 이 얘길 하려면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서 당시 어땠나부터 따져야지. 

    🎙️75년 전으로?
    💬여기서 다할 순 없지만(12월2일 휘클리 심화반에서 만나자!), 우리는 당시 세워진 이스라엘에만 주목했잖아. 근데 돌아보면 팔레스타인도 그때 독립국으로 제대로 섰어야 했어. 그걸 국제사회에서 합의했어야 했고. 지금도 팔레스타인은 국가가 아니라 자치정부야.

    🎙️그때 왜 못했어?
    💬당시 주변 아랍국 특히, 이집트나 요르단만해도 팔레스타인 지역을 자신의 영토로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만 했지. 결국 전쟁이 벌어졌고, 그러면서 상황이 꼬이게 됐어. 팔레스타인이 국가를 세울 때를 놓치고, 전쟁은 거듭되고, 이스라엘은 점점 세를 넓혀갔고. 결국 70만명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쫓겨나는 걸 국제사회는 지켜만 본 거야.

    🎙️바로잡을 기회가 없었어?
    💬팔레스타인은 원래 아랍 주민이 사는 곳이었어. 그 중엔 유대교 신자도 상당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말하자면 유대교인 아랍인들이 이슬람교인 아랍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았던 셈이지.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런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뒤로 몇 차례 전쟁과 수많은 희생을 치른 끝에 미국이 중재에 나섰거든. 결국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이에 ‘두 국가 해법’을 담은 오슬로 합의(1993)가 있었고. 그것도 공존의 취지였지. 근데 이스라엘에서 온건파가 자리를 잃고 극우 강경파가 득세한 뒤로 없었던 일처럼 된 거지.

    🎙️이스라엘 잘못이 크구나.
    💬물론 PLO의 무능력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자리 잡은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이 두 국가 체제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아 온  더 크지. 가자지구 상황만 해도 2005년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철수하고, 봉쇄한 뒤로 ‘잔디깎기’ 전략으로 관리해 왔으니까. 하마스가 잔디가 자라는 것처럼 문제를 일으키면 공습이나 군을 투입하는 걸로 견제하는 식으로.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4차례 지상군을 투입했었잖아. 근데 민간이 피해가 이번에 왜 큰 거야?
    💬그때도 가자지구는 피해가 엄청났지. 4번 지상전만이 아니야. 그 이후 한 달에 한 번씩 공습이 있었으니까. 18년 동안 가자지구에서 죽은 이가 3550명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군사작전 성격이 아예 달라. 관리가 아니라 궤멸이 목표니까. 그때는 타겟을 정하고 공격한 다음 철수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엔 지상전을 전개하기 전 6000발로 사실상 가자지구를 초토화시킨 다음 슬라이스 작전을 펴면서 무인 지대로 만들겠단 의도잖아.

    🎙️생각만 해도 소름 끼쳐.
    💬한번 가자지구를 상상해봐. 가로 10km, 세로 40km잖아. 서울 3분의 1 크기 정도? 거기서도 3분의 1도 안 되는 면적의 가자시티에 다들 몰려 살아. 인구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야. 6m짜리 담으로 가둬놨으니 갈 곳도 없어. 거기에 집중적으로 폭탄을 떨어뜨리는 거야.

    🎙️어린이·여성 피해가 엄청 커.
    💬이건 전쟁이 아니야. 학살이야. 분명히 말하자고. 난민촌, 병원 폭격을 봐. 이스라엘은 오히려 알고도 폭격한 거라잖아. 그래도 ‘부수적 피해’라잖아. 

    🎙️하마스 공격으로도 많이 희생됐잖아. 이스라엘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유대인 학살이라고 주장해.
    💬전쟁엔 비례성(기대되는 군사적 이익보다 민간인 희생이 과도한 공격은 금지) 원칙이란 게 있잖아. 지금은 누가 시작했느냐가 중요하지 않게 된 거 같아. 건물이나 집에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하면 아이들이 있어도 폭격하잖아. 이건 전쟁이 아니야. 사냥이지.

    🎙️왜 그렇게까지 할까?
    💬일단 하마스 공격에 대한 보복이지. 하필 네타냐후 정권이 극우잖아. 아예 하마스를 완전히 무력화시키겠다고 마음먹은 거야. 벤트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사태가 나기 전부터 정치적으로 위기였으니 국내 분위기에 밀려 어쩔 수 없이 과도한 보복을 하는 측면도 있고.

    🎙️하마스나 지지자를 어떻게 가려내?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하마스는 정당조직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종교) 이념으로 뭉친 네트워크같은 집단이야.

    🎙️누가 이득을 보는 거야.
     💬글쎄. 이스라엘엔 별도 득이 될 게 없고. 가자지구의 하마스 근거지인 북쪽을 점령한다해도. 관리 비용만 더 들겠지.

    🎙️미국은?
     💬미국이 무기 수출로 돈을 벌 거란 얘기도 있지만,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걸 고려하면 그것도 한계가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2곳을 감당하기 힘들거고.

    🎙️유럽은?
     💬 거긴 더하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쇼크가 한번 왔잖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값이 폭등했고. 이제 좀 견딜만 하니까 중동문제가 터진 거야. 사실 유럽은 러시아와의 에너지 공급이 절단 난 뒤로 중동으로 공급선을 돌리고 있는 상황인데, 더 큰 어려움이 생긴 거지. 해결은 어려울 거고.

    🎙️무기력하게 지켜봐야만 하는 건가.
    💬그게 비극이라는 거지. 그러니까 우리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해. 김대중 대통령도 그랬잖아. “할 수 있는 게 없으면 벼랑박(벽)에다 소리라도 치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주요 서방 언론에서 나오는 얘기 말고, 우리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 말고, 다른 이야기, 다른 시선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침묵하는 정부를 향해서도 분명하게 입장을 정하라고 요구해야지.
      🖐️  하이 파이브
    1.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희생자가 1만명을 넘었어.
    2. 여성과 어린이 희생자가 70%에 가까워. 
    3.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키는 미국의 중동정책이 직접적 원인이야.
    4.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전혀 말리지 못해.
    5.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해온 한국은 침묵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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