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과음·비만보다 해롭다... 사망 위험 2배 높은 생활 습관

혼자가 익숙할수록 커지는 단명 리스크

20~30대女, 40~50대男 고독지수 높아

아프지 않고 오래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몸에 좋은 음식이나 규칙적인 운동만으로 해결되진 않는다.
지난 1938년부터 현재까지 85년 동안 진행 중인 하버드 대학 연구(성인 발달 탐구)에 따르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보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친구·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Strong relationship)였다.

80대에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노인들은 대부분 50대일 때 대인 관계 만족도가 높았던 사람들이었고, 배우자·친구 등 의지할 곳이 없는 80대는 기억력 감퇴 속도가 남들보다 빨랐다.

로버트 월딩어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The Good Life)에서 “원치 않게 사회와 단절되어 사는 외로운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보다 건강이 빨리 나빠져서 단명(短命)하기 쉽다면서 “말년에 의지할 곳(배우자·친구 등)이 있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고 만족도가 높은 ‘좋은 인생’을 보낸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외로우면 병들기 쉽다

외로움과 고립은 술·담배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
무라야마히로시(村山洋史) 도쿄도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 부부장은 “흡연, 과음, 비만, 운동부족 등과 같은 불건전한 생활 습관보다 고독·고립 상태가 사망 위험을 최대 1.9배나 높일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타인과의 접촉이 줄면 건강 관련 유익한 정보나 재정적 지원도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고독이 사망 리스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신체 내에 염증을 일으켜서, 심혈관이나 뇌혈관 같은 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나와 있습니다.
면역 체계가 약해지고 뇌 기능이 저하되고 수면 효율이 떨어져서 몸이 아프기 쉽죠. 당뇨병이나 암, 치매, 우울증, 자살 등의 원인이라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미혼女와 중년男의 고독감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들이 고독·고립의 굴레에 빠지기 쉬울까.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이달 초 SM C&C 설문 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에 의뢰해 20~60대 성인 남녀 1513명의 고독·고립 지수를 조사해 봤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명 중 1명은 깊은 외로움과 고립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서 고립되어 있거나 고독하다고 느끼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13%는 ‘항상 그렇다’고 답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 비중은 35% 정도였고, ‘가끔 그렇다’는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다.

고독·고립은 노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곤 하지만,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성별·연령대별로 나눠 분석해 봤더니, ‘항상 혹은 가끔 고독·고립감을 느낀다’는 응답 비중(14%)이 가장 높았던 그룹은 20~30대 여성이었다.
남성은 40~50대 중년층의 고독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 남성은 고독사 위험이 60~70대 노인보다 더 높은 집단이기도 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항상 외롭다’고 말한 응답군의 배우자 유무와 관련해서는 미혼·비혼이 52.4%로 가장 높았다.
기혼자는 29% 정도였고, 그 다음은 이혼(12.7%), 사별(6.3%) 순이었다.

젊은 여성들과 중년 남성들이 고독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현상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독·고립대책담당실’을 신설한 일본은 매년 전국민 2만명을 대상으로 고독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30대 여성과 50대 남성의 고독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온다<아래표 참고>.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고독·고립 연구가인 이시다미츠노리(石田光規) 와세다 대학 교수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는 누구와 만나려면 특정 장소로 이동하고, 그 곳에서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연결 고리를 만들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고, 그래서 자신이 만나고 싶어하는 상대만 최우선 순위에 놓고 관계를 지속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즉 남들과 쉽게 가까워지기 힘든 성격의 사람들은 외로움 문제를 더 강하게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중심리업계 관계자 A씨도 “윗세대는 가족·동료 등 어울리는 범위가 넓은 데 반해 요즘 젊은 세대는 혼자서,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에 더 외로울 수 있다면서 “또 젊은층은 앞으로 성취해야 할 것이 많고, 원하는 기준치가 높기 때문에 이미 많은 것을 이루고 현재의 삶에 수긍하는 윗세대와는 행복을 느끼는 가치 기준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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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고령화 등 사회 변화에 따라 외로운 사람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영국이나 일본처럼 사회적 대처가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 전에 개인적인 노력과 관리가 필요하다.

사토카즈마(佐藤一磨) 타쿠쇼쿠대 정경학부 교수는 “새롭게 뭔가 시작하거나 그룹에 참여해서 관계를 시작하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이럴 때는 학창 시절 친구에게 오래 간만에 연락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라고 조언했다.
너무 어깨에 힘주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먼저 연락해 연결 관계를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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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에도 쌩쌩... 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의 7가지 특징

노후에도 ‘젊고 건강한 뇌’ 유지하려면
日 뇌과학자 니시다케유키 박사 인터뷰

“나이 드니 사는 게 따분해.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어. “뭘 해도 즐겁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귀찮아. 의욕도 없고, 그냥 이대로 살래.

이런 사람들의 뇌는 십중팔구 딱딱하게 굳어 퇴화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말랑말랑하고 쌩쌩한 뇌를 가진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
80~90대에도 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 바로 슈퍼 에이저(Super Ager) 얘기다.

슈퍼 에이저처럼 나이 들어도 건강하고 튼튼한 뇌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선일보 [왕개미연구소]가 일본의 저명한 뇌과학자인 니시다케유키(西剛志) 박사에게 해법을 들어봤다.

니시 박사는 도쿄공업대학에서 유전자와 뇌내 물질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한 뇌 관리법 등을 일반인에게 알리는 ‘젊은 뇌 전도사’로 활약 중이다.
2년 전 출간한 저서 ‘80세에도 뇌가 늙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것’은 일본에서 20만부 이상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한국에는 ‘80에도 뇌가 늙지 않는 사람은 이렇게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번역 출간됐다.

뇌과학자인 니시다케유키 박사는 "나이가 드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뇌도 늙는다"면서 "생활 습관을 바꿔야 뇌도 바뀐다"고 말했다.<BR>/니시다케유키

뇌과학자인 니시다케유키 박사는 "나이가 드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뇌도 늙는다"면서 "생활 습관을 바꿔야 뇌도 바뀐다"고 말했다.
/니시다케유키

✅눈 감고 한발 서기 30초 넘어야 40대 뇌

–뇌의 노화는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노인이 되어서야 뇌가 늙는 게 아니다.
빠르면 30대부터 뇌가 늙기도 한다.
실제로 일본에선 65세 미만에 발병하는 약년성(若年性) 치매가 늘고 있다.
또 뇌의 능력은 정점을 찍는 시기가 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에 따르면, 사람 이름을 기억하는 능력이나 정보 처리 능력은 20세 전후(18~22세)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E스포츠(게임)는 젊은 사람들이 해야 좋은데,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18세에 최고치를 찍기 때문이다.

–뇌가 늙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아나.

“50세 이상이라면 간단한 셀프 진단법이 있다.
두 눈을 감고 한 발로 서는 시간을 측정하면 된다.
30초 이상 버틸 수 있다면 뇌가 상당히 젊다고 볼 수 있다.
만약 80대인데 눈 감고 한 발로 35초 이상 서 있었다면 뇌의 나이는 40대로 젊다<아래표 참고>. 눈을 뜨고 한발 서기는 오래 하는데 눈만 감으면 바로 균형 감각을 잃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안타깝지만 뇌의 노화가 제법 진행된 상태다.

–노인 뇌와 눈 감고 한발 서기 관계는?

“일반적으로 눈을 뜨고 있을 때는 대뇌 시각피질이 균형을 잡으려 한다.
그런데 눈을 감아서 시각피질이 완전히 차단되면, 시각 정보 대신 신체 균형 감각으로 서 있어야 한다.
바로 이 신체 균형 감각이 뇌의 건강 상태와 비례한다.
그런데 신체 나이보다 뇌의 나이가 늙게 나왔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눈 감고 한 발 서기를 2초만 해서 뇌의 나이가 80대였던 지인(48세)이 있었다.
결과에 쇼크 받아 여러 번 연습하니 지금은 18초쯤 설 수 있게 됐다.
균형 감각도 훈련하면 좋아진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고기를 먹어야 뇌의 노화 막아

–음식으로 뇌의 노화를 막을 수 있나?

“슈퍼 에이저들은 식욕이 왕성한데, 특히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 최고령자였던 기타가와미나(115세 사망)씨는 100세가 될 때까지 농가에서 일하며 소고기를 즐겼다.
나카치시게요(115세 사망)씨 역시 하루 세 끼 꼬박 챙겨 먹었는데 닭고기 영양밥과 소고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의외일지 모르겠지만 건강한 백세인 중에 소고기나 유제품 같은 동물성 단백질을 매일 섭취하는 비중이 60%나 된다.
단백질에서 필요한 아미노산을 섭취하지 못하면 뇌 속 물질을 만들지 못해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노인 뇌가 가속화된다.
채식주의는 오히려 뇌졸중(뇌 혈관이 막히는 질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

–뇌가 늙으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나.

“일본에는 로가이(老害·노해)라는 단어가 있다.
한국의 ‘꼰대’와 비슷한 말인데, 상대방에게 벌컥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면서 불만을 퍼붓는 고령자를 의미한다.
뇌가 늙은 고령자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해서 주변에 민폐를 끼친다.
이런 행동은 전두엽 앞쪽 부분인 전두전야(前頭前野) 기능이 약해져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뇌의 노화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뇌가 건강한 백세인의 특징을 살펴 봤더니 크게 7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즐거운 식사였다.
현재 일본 최고령자(115세)인 타츠미후사씨는 요양시설에 누워 지내지만 ‘밥, 아직인가요?’라는 말을 습관처럼 한다.
왕성한 식욕으로 삼시세끼를 즐기면 노쇠 위험이 낮아진다.
두 번째는 따뜻한 집. 방이 추우면 혈관이 수축해서 혈압이 올라가고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겨울철 거실 온도가 낮은 집과 5도 정도 높은 집을 비교한 연구가 있는데, 따뜻한 집에 사는 사람의 뇌 나이가 10살이나 젊었다.

–겨울철 난방비를 아끼지 말아야겠다!

“하하, 일본은 목조 주택이 많아서 실내 온도가 제법 내려가는데, 18도 이상 유지하는 것이 뇌의 건강에 좋다.
뇌가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취미 부자’여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뇌의 회춘(回春)에 도움이 된다.
은퇴하면 수첩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은퇴하면 꼭 써야 하는 것이 수첩이라고 생각한다.
수첩에 손 글씨를 쓰면 뇌의 인지 기능이 좋아진다.
몸을 움직이고 오감을 자극하면서 입력되므로 기억에도 잘 남는다.

–퇴직하면 일정이 없는데 수첩에 뭘 적나.

“수첩에 삶의 목표를 적는 것이다.
가령 ‘1년 뒤에 죽는다면?’이라고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적는 것이다.
일정이 없는 날은 ‘오늘 하고 싶은 일 5가지’, ‘오늘 성공한 일 3가지’ 이런 식으로 목표를 정하고 답을 쓰면 된다.
실현 가능성이 낮아도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목표가 생겨야 뇌가 녹슬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뇌의 노화는 생활 습관과 관계가 커 보인다.

“그렇다.
평소에 말을 할 때도 뇌를 젊게 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탕탕, 휘익, 타닥 등과 같은 의성어를 쓰는 것이다.
별 의미 없이 쓴다고 해도 뇌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운동 선수들이 의성어를 많이 활용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운동할 때 의성어를 넣어서 하면 몸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의성어를 외치면 뇌에서 지령을 내리고, 근육의 한계까지 힘을 낼 수 있다(샤우팅 효과).

–말 한 마디로 뇌의 노화를 막는다니 재미있다.

“피곤해, 지루해, 힘들어... 이런 부정적인 말은 뇌를 지치게 한다.
만약 이런 부정적인 말을 하게 됐다면 ‘하지만’을 뒤에 붙여 보자. ‘피곤해, 하지만 오늘 하루 열심히 일했어’라고 덧붙이는 것이다.
뇌는 마지막 정보를 주로 기억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어’가 뇌리에 남게 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하지만’이라는 세 마디로 인생이 바뀐 사람을 직접 봤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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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남·기혼남 수명차 14년… 퇴직한 중년 남성에게 벌어질 일 

솔로남을 위한 월동 준비 가이드라인
연기연금 절대 선택하면 안 되는 이유

“독신으로 살 생각은 없었어요. 내년에 52세인데, 지금까지 미혼일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괜찮은데 정년퇴직할 때도 혼자일까봐 솔직히 두렵네요.

“아파트 대출은 다 갚았고 연금도 탄탄하게 준비했고 정년 후 고민은 없습니다.
다만 매일 술잠, 술잠을 반복하고 있어서 뱃살과 건강은 걱정됩니다.

가족을 만들지 않은 화려한 싱글에게도 정년은 온다.
인생 후반전에서 꽃길을 걸으려면, 싱글 중년은 더 치밀하게 월동 준비를 해야 한다.
이때 부부가 기준인 일반적인 노후 대책으로는 연착륙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알아야 대비책도 마련할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서 ‘솔로 공화국’이 된 일본의 자료를 토대로, 혼자 사는 중년 남성이 노후에 직면하게 될 3가지 위험에 대해 알아봤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1️⃣독신남의 단명(短命) 리스크

50대 독신 남성 통계는 인구학에서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50대에도 미혼이면, 죽을 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주변에서 50대 미혼 남성을 예전보다 쉽게 볼 수 있다.
실제 통계를 봐도 그렇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50대 미혼 남성 가구주는 27만 가구로 전체 50대 가구의 5.8% 정도였다.
하지만 내년엔 50대 미혼 남성 가구가 40만 가구를 돌파하고, 50대 가구 내 비중도 8.3%로 높아진다.
이런 추이가 계속된다면 2050년엔 미혼 남성 가구주 비중이 50대 전체 가구의 39%를 차지하게 된다.

결혼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50대에도 싱글이고 평생 혼자 살 것 같다면, 혼인 여부가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독신 연구가인 아라카와가즈히사(荒川和久)씨가 2020년 일본의 사망자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독신 남성은 배우자가 있거나 이혼·사별한 남성에 비해 단명(短命)할 가능성이 높았다.
미혼 남성의 사망연령 중간값은 67.2세로, 사별남(88.4세), 기혼남(81.6세), 이혼남(72.9세)에 비해 크게 낮았다.
사망연령 중간값이 67.2세라는 것은, 해당 나이에 표본의 절반이 사망한다는 의미다.

✅아내 있으면 독신보다 14년 더 살아

일부 남성들은 ‘늙어서 아내가 퍼붓는 잔소리를 듣는 건 고역’이라고 불평한다.
하지만 아내의 바가지와 간섭이 어쩌면 남편을 오래 살게 하는 비결일 수도 있다.
통계를 보면, 기혼 남성이 아내 없이 혼자 사는 독신 남성보다 14년이나 더 오래 산다.

왜 독신 남성의 수명은 이렇게 짧은 걸까. 아라카와가즈히사씨는 “소비 성향을 보면, 독신 남성의 외식 비용은 일반 가족 씀씀이의 3배에 달한다면서 “값싸고 간편하면서도 빨리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많아지니까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짜고 기름진 식당 음식이 제철 채소와 싱싱한 생선 등으로 요리해 먹는 집밥만큼 몸에 좋을 리 없다.
독신 남성의 사망 원인을 보면 신부전, 간질환, 당뇨, 고혈압 등의 비율이 기혼 남성에 비해 훨씬 높았는데, 나쁜 식습관이 수명 단축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아라카와씨는 설명했다.

참고로 여성은 배우자 없이 혼자 살아야 오히려 장수했다.
구체적으로는 남편과 사별한 여성이 가장 오래 살고(91세), 미혼이거나 이혼한 여성도 여든살 생일은 넘겼다.
반면 배우자가 있는 기혼 여성은 사망연령 중간값이 78.6세로, 단명 위험군이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2️⃣독신남 짓누르는 무임승차론

“독신자는 출산·양육하는 사람에 비하면 사회 기여도가 전혀 없는 무임승차자 아닌가요? 왜 우리 아이들이 그런 독거 노인들까지 부양해야 하나요? 공동체 유지를 위해서도 독신자에겐 페널티(싱글세)를 부과해야 해요.

최근 한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독신자 무임승차론’이 진지하게 거론됐다.
“싱글들은 늙으면 남의 자식들에게 부양받는 것이니 무임승차를 하는 것이며, 이는 불공평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
오히려 독신 남성들은 젊을 때 쌓은 연금을 온전히 다 받지도 못한 채 일찍(67.2세) 죽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독신남은 연금 재정을 갉아먹기는커녕, 오히려 연금 재정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애국자라고 볼 수 있다.

연금액을 더 많이 받으려고 연기연금을 신청하는 독신남은 어떨까. 국민연금은 정상 수급 연령이 65세(1969년 이후 출생부터)다.
연기연금은 국민연금을 최장 70세까지 미뤄서 받는 것인데, 늦게 받는 대신 연금액은 최대 36% 늘어난다.
하지만 독신남의 사망연령 중간값이 67세 근처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기연금 선택은 불리할 수 있다.
정상 나이에 연금을 받거나 연금액은 다소 손해(최대 30%)보더라도 최대 5년 당겨받을 수 있는 조기연금 중에서 고민하는 게 낫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만약 독신 남성이 연금을 타던 중에 사망하면 어떻게 될까. 국민연금을 예로 들어보자. 국민연금은 수급자가 사망하면, 유족에게 유족연금(기본연금의 40~60%)이 지급된다.

그런데 국민연금법에서 말하는 유족 범위는 배우자, 25세 미만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다.
독신남은 배우자와 자녀, 손자녀가 없으니까, 유족연금이 지급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낮다.

의무적으로 들라고 해서 가입했는데 일찍 사망하면 그간 낸 보험료보다 사망 전까지 받은 연금액이 적어 억울할 수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제도가 개선됐다.
국민연금법에서 정한 유족이 없어 유족연금을 받을 사람이 없다면, 장제비 성격으로 사망일시금이 지급된다.
금액은 국민연금 가입자 본인의 가입 기간 평균소득 월액의 4배 정도다.
형제자매나 4촌이내 방계혈족 순으로 받을 수 있는데, 4촌이내 방계혈족은 주거지가 같아야 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3️⃣‘외딴섬’ 고립 리스크

젊고 건강하고 직장까지 탄탄하면 싱글 라이프는 순항한다.
기혼 남성처럼 자녀나 노후 때문에 고민할 필요도 없으니 마음도 편하다.
하지만 오십줄에 들어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일이 재밌고 즐거워도 고독이나 소외에 대한 공포가 커지기 시작한다.
“내일부터는 출근 안 해도 됩니다라는 최후 통첩까지 받으면 스트레스는 더욱 커진다.

“이러다 고독사하면? “치매에 걸리면? “내 장례식은 누가? 등과 같은 질문도 꼬리를 문다.
나이가 들면 인지 능력이 약해지는데, 혼자 살고 있어 외롭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기꾼들이 접근하는 것도 이때다.

장기적으로 통원을 해야 한다거나 간병이 필요한 질병에 걸리게 될까봐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독신자는 함께 사는 배우자도 없고 자신을 부양해 줄 자녀가 없다.
병든 독신남을 돌봐줄 사람은 부모와 형제자매, 혹은 단짝 친구 정도다.

<독신의 오후> 저자인 우에노지즈코 전 도쿄대 교수는 “독신 여성들은 상부상조하는 네트워크를 만들면서 인생의 내리막길을 버텨내지만, 독신 남성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권력이나 지위를 누렸던 남성일수록 나이가 들면서 기력과 자유를 잃는 것에 상처 받아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가족 난민>을 쓴 야마다마사히로씨는 “고립화되기 쉬운 싱글은 평생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시니어타운과 같은 공동주택 거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배우자나 자녀를 대신하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심리적 고립감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돈 되는 정보가 가득한 재테크 맛집 왕개미연구소에 방문해 주세요. 조선닷컴에선 여기를 누르시고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서는 사이트 주소(designlab.chosun.com/giantAnt/user/html)를 복사해서 주소창에 입력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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