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보/한상규 기자)성남시는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65세가 되는 1959년생과 그 이전에 출생한 어르신 모두 무료 접종 대상이다.
시는 지역 내 337곳 병의원을 폐렴구균 접종 위탁의료기관으로 지정했다.
접종 대상자가 신분증을 가지고 지정 병원을 가면 23개 종류의 혈청형이 있는 ‘폐렴구균 23가 다당질 백신’을 접종해 준다.
지정 의료기관 현황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폐렴구균은 급성 중이염, 폐렴, 균혈증, 수막염 등 침습성 감염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 중 하나다.
콧물이나 기침 분비물로 전파돼 몸속에 상주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폐와 뇌, 혈관, 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킨다.
사망률 3위 ‘폐렴’ 13가? 23가? 어떤 백신 접종해야하나
정기석
교수, 65세 이상 폐렴구균 백신 13가~23가 순차접종해야
구형 23가 다당질 백신 단독 접종 큰 효과 없어…기억력 좋은 13가 접종 효과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코로나19 환자에서 후유증으로 부각됐던 ‘폐렴’. 이 폐렴은 우리나라 사망 원인 3위로 암이나 심뇌혈관질환 다음으로 많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2만2000명이 폐렴으로 사망하고 있다.
특히 10년간 사망자가 3.6배나 증가해 OECD 2위를 차지하며, ‘폐렴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같이 무서운 질병인 폐렴은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폐렴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폐렴이 많은데 특히 65세 이상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균혈증 동반 폐렴, 뇌수막염,
심내막 등)은 치명적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신문은 최근 유튜브 채널 ‘채널의’를 통해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를 만나 폐렴 예방과 백신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정기석 교수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무조건 폐렴을 막을 순 없지만 제대로 된 백신을 접종하면 80% 이상의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밀도가 높아 폐렴구균 전파력이 높은데 특히 요양원 등 집단감염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코로나 백신과 마찬가지로
폐렴구균 백신도 폐렴에 걸릴 확률이 떨어지고, 걸려도 나빠질 확률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폐렴구균 백신은 크게 13가 단백접합 백신과 23가 다당질 백신으로 나뉘는데 13가의 경우 폐렴 비롯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백신은 효과적 측면에서 편차가 크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단백접합백신인 13가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
정 교수는 “13가의 경우 접종하면 몸에서 기억해 균이 들어오면 항체를 만들어내지만 23가는 몸에서 기억을 못한다”며 “23가는 재접종하더라도 맞으면 맞을수록
항체가 덜 생기는데 구형 백신의 단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단백결합백신이 나오면서 학계에서는 최종적으로 23가 백신이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을 막아주는 연구는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정부에서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23가 백신에 대한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진행 중인 실정이다.
이는 백신 가격이 높아 재원적 측면에서
사업에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65세 이상에서 13가와 23가를 순차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폐렴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연구 논문을 통해 국내 65~74세 성인에서 폐렴구균성 지역사회획득 폐렴 예방법으로 13가와 23가의 순차적 접종(80.3% 예방)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도출된
바 있으며, 미국에서도 13가 단독으로 73%, 23가는 17% 폐렴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정 교수는 “13가를 먼저 맞고 1년 후에 23가를 맞으면 폐렴 구균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예방은 다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순차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당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폐렴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도 중요하나 시작되면 빠르게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라며 “혹시라도 폐렴증상이 있다면
즉각 의료기관에 방문해야한다”라고 조언했다.
김현기 기자khk@bo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