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기자회견은 어떻게 열리게 된 거야? 2022년 11월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뒤 수많은 언론이 윤 대통령의 불통을 지적하면서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어. 총선 패배 뒤 윤 대통령이 참모진을 교체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도 했지만 좀처럼 여론이 돌아서지 않으니까 결국 기자회견을 피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아.
️기자들에겐 언제 공지됐어? 5월 초부터.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취임 2주년 전후로 할 것 같다고 비공식적으로 얘기해왔어. 5월6일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5월9일에 한다고 밝혔고.
️그다음 기자회견을 준비 할 땐? 대통령실이 준 가이드라인이 있어? 가이드라인을 따로 주진 않았고. 사전에 기자들이 대통령실로부터 공지 받은 건 이 정도였어. “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국민보고 형식으로 20분간 생중계 담화를 하고 기자회견이 1시간 남짓 진행될 것이다.” “질문 주제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정치·외교안보·경제·사회로 나눠서 질문 받겠다.”
️4개 분야로 나눠 받겠다? 응. 과거 정부의 기자회견 때도 주제별로 나눠서 질의응답을 진행한 적이 많아. 관례대로 진행한 것 같아.
️기자회견장엔 기자들이 몇 명 들어갔어? 145명.
️왜 145명만 들어갔어? 현재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300여 명 정도로 알고 있어. 기자회견은 출입하는 언론사 모두를 대상으로 했거든. 다만 한 매체당 여러 명이 출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견장엔 매체당 한 명만 입장하기로 했어. 그래서 145명이 된 거야. 145개 매체가 참여한 거지.
️대통령 앞으로 기자들이 쫙 앉았잖아. 자리 배치는 어떻게 하는 거야? 앞에는 종합지, 경제지, 통신, 방송, 외신이 각각 나눠서 자리를 배분하는 지정석이었어. 뒷자리는 입장하는 대로 앉는 자유석. 모두 앞자리에 앉을 수 없다 보니 신문, 통신, 방송, 외신은 각각 기자단 안에서 알아서 결정했어.
️알아서 결정? 한겨레가 속한 종합지 기자단은 사다리를 타서 선정했어. 그 결과 앞 구역에 못 앉은 매체들은 뒷자리 자유석에 앉았고. 나는 사다리에서 탈락하지 않아 앞에 앉을 수 있었지.
️질문은 대통령과 미리 조율하는 거야? 대통령실과의 사전 조율은 공식적으로 없었고 제출한 것도 없어. 매체가 많다 보니까 기자단 안에서도 조율이 사실상 불가능해. 기자끼리도 질문을 두고 사전에 조율한 건 없었어.
️대통령이 들어올 때 기자들이 일어나던데. 사전에 약속? 기립은 대통령실이 요청한 건 아니었어. 앞서 2022년 100일 기자회견에선 기립 안 했다고 하더라고. 다만 기자단 안에서 이전 정부 기자회견 때도 기립한 적이 있고,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갖출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어. 개인 판단에 맡겼고.
️대변인이 질문자를 골랐잖아. 현장에서 정말 랜덤하게 한 거야? 대변인이 임의로 선정한다고 했고. 기자들과 사전에 조율한 건 없었어.
️진보 매체 중 한겨레만 질문했잖아. 관계가 껄끄러운 MBC에겐 기회가 없었고. 맞아. 그런 측면에서 아쉬운 점들이 많았고 매체를 가려 질문을 받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대통령실이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없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직접 질문자를 정했잖아. 이번에는 안 그랬던 이유가 있어? 100일 기자회견처럼 이번에도 진행한다는 정도 설명만 들었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눈을 마주치는 사람을 선정했을 때 눈에 띄려고 인형을 든다거나 하는 기자들이 있었는데. 현재 대통령실의 일부 관계자들, 일부 기자들도 그런 모습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기류이긴 했어.
️깊이 파고드는 질문이 별로 없었어. 대통령 답변을 들은 뒤에 부족하면 곧 바로 추가 질문을 할 순 없었어? 추가 질문을 할 수 없다고 사전에 못을 박은 건 아니야. 근데 145명 모두 손을 드는 상황이었고, 시간은 한정돼 있으니 다른 기자들의 시선에 추가 질문이 부담스럽긴 했어. 대변인도 질문 끝나면 바로 다음 기자를 선정하기도 했고.
️그래도 미국처럼 묻고 또 묻을 순 없었나? 이번이 정말 오랜만에 하는 기자회견이고 윤 대통령에게 질문할 사안이 정말 많았어. 채 상병 순직 사건 대통령실 개입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더 묻고 싶은 매체가 있었고,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관계를 묻고 싶은 기자들도 있고, 경제 현안에 대한 견해나 지역 균형 발전을 묻고 싶은 매체도 있고….
️종합지, 경제지, 외신의 관심사가 다르니까? 응. 그런데 사전에 누가 어떤 질문을 할지 모르고, 질문 기회는 사실상 한 번이라고 예상을 했어. 실제로도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됐고. 사실 집요하게 파고들며 질문해야 했다는 비판, 기자들이 지금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기자들이 자유롭게 묻는 기자회견이 되지도 못했고. 그런 점들에서 나 역시 기자로서, 독자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