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합격선 추락, 우려할 필요 없다 [왜냐면]

지난해 12월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덕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 소집에서 예비 초등학생이 선생님과 인사하고 있다.<BR>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덕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 소집에서 예비 초등학생이 선생님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경수 | 강화도 주민교대 합격선이 크게 낮아졌다는 기사가 이목을 끕니다.
‘6등급도 합격’이라는 자극적인 제목도 보입니다.
교사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담긴 듯합니다.
저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1등급만 갈 수 있는 교대가 아니라, 3·4등급도 가는 교대가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여깁니다.
의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 환자에 대한 사랑이듯, 교사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그리 이뻐하지 않는데, 가르치는 일이 별로 내키지 않는데, 안정적인 직장이라서, 정년이 보장돼서, 방학이 있어서, 부모님이 권해서 시작한 교직은 ‘내가 선생이나 하려고 그 고생하며 공부했나’ 자괴감을 부르고, 자괴감은 삶의 의욕을 갉아먹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교사에게 배우는 아이들은 행복할 수 없습니다.
정말 간절하게,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은 고등학생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무진장 이뻐합니다.
가르치는 일이 그냥 좋습니다.
누가 봐도 ‘저 녀석은 딱 초등학교 교사감이다’ 싶은 심성과 열정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3등급입니다.
교대 합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결국은 실패했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사실은 우리 주위에 아주 많습니다.
하여 교대 합격선이 좀 내려가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여기는 겁니다.
학교 다닐 때 성적 1등급만 받았던 선생님은, 공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쉬운 걸 왜 모르지?’ 학습 부진의 원인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6등급 받았던 선생님은 성적 떨어지는 아이들에 대한 공감이 가능할 겁니다.
해결 방법 역시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세상이 교사를 궁지로 몹니다.
가르치는 행위 자체에 부여됐던 권위도 시나브로 사라졌습니다.
‘모닝 민원’으로 상징되는 일부 학부모의 횡포도 교사의 의욕을 거꾸러트렸습니다.
그러나 중·고 학생들의 장래 희망 조사에서 교직이 여전히 1, 2순위를 달립니다.
아이러니합니다만, 사실은 희망적입니다.
많은 학생이 교사를 꿈꾼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선생님이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절실하게 교사를 꿈꾸는 학생은 성적이 1등급이든, 6등급이든, 이미 교사로서의 책무성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은 6등급 교대 합격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언론에 6등급 얘기가 나와서 당황했죠? 부끄러워 말아요. 위축되지도 말아요. 당신의 6등급 경험이 당신을 1등급 교사로 키우는 발판이 될 겁니다.
머리에 고급 지식 가득한 선생님보다 따듯한 눈빛으로 아이를 보아주는 선생님이 더 소중합니다.
부디 공부 열심히 하세요. 글공부 마음공부 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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