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성' 과식 메커니즘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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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모방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학술지 '사이언스’가 올해의 연구 성과로 GLP-1 모방 비만 치료제를 선정한 것은뜻밖이었다.
제품명 위고비로 유명한 이 의약품의 효과가 워낙 대단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지만 그래도 과학 학술지인데 후보에 오른 업적 9개 가운데 하나로 넣는 정도가 무난해 보인다.
2000년대 들어 지구촌 비만이 가파르게 늘고 있고 특히 '사이언스’를 발행하는 미국은 심각한 수준이라 가산점을 얻어 선정된 게 아닐까.

● 맛있는 정제 음식이 주범?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촌의 부와 권력을 독점하면서 풍요로워진 미국은 비만이 보건 문제가 되기 시작했고 그 원인을 밝혀 해결책을 제시했다.
바로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지방은 칼로리 밀도가 높고 무엇보다도 체지방의 성분이므로 대중이 직관적으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1980년대 지방을 낮추고 탄수화물을 높인 권장식단이 나왔지만 그 뒤 비만이 오히려 더 가파르게 늘었다.

결국 당과 정제 탄수화물(위와 장에서 당으로 쉽게 분해되는)이 진범이라는 가설이 우세해졌고 소위 '구석기 식단’이라는 진화론적 설명이 곁들여지면서 저탄고지 다이어트 붐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비만화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

그 뒤 지방과 탄수화물이 알고 보니 공범이라는 가설이 나왔다.
식품산업이 발달하면서 식단에서 정제된 지방과 탄수화물이 적절히 배합된 상태인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들 음식은 맛도 좋은데 각종 첨가물을 적절히 배합해 음식의 풍미를 더한 업체의 노하우 덕분이다.

음식을 먹을 때 구강에서 보내는 정보와 소화기에서 보내는 정보를 바탕으로 식사량이 결정된다.<BR> 이전에는 구강은 맛을 통해 더 먹으라는 양의 피드백을, 소화기는 음식이 채워짐에 따라 그만 먹으라는 음의 피드백을 제공해 식사를 멈추는 시점이 정해진다고 봤다.<BR>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화기에서도 영양을 분석해 양의 피드백을 하고(low road) 그 기여도는 구강의 정보(high road)보다 큰 것으로 밝혀졌다.<BR> 네이처 제공

음식을 먹을 때 구강에서 보내는 정보와 소화기에서 보내는 정보를 바탕으로 식사량이 결정된다.
이전에는 구강은 맛을 통해 더 먹으라는 양의 피드백을, 소화기는 음식이 채워짐에 따라 그만 먹으라는 음의 피드백을 제공해 식사를 멈추는 시점이 정해진다고 봤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화기에서도 영양을 분석해 양의 피드백을 하고(low road) 그 기여도는 구강의 정보(high road)보다 큰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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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량은 구강의 감각 기관이 음식의 맛에 대해 보내는 '먹으라는 신호’와 음식이 들어와 배가 찼을 때 위와 장에서 보내는 '그만 먹으라는 신호’ 사이의 힘겨루기의 결과다.
음식으로배를 채우면서 그만 먹으라는 신호가 점점 커져 먹으라는 신호를 넘어서면 식사를 멈추게 된다.
그런데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는 맛이 좋아 먹으라는 신호가 센데다 영양 밀도도 높아 그만 먹으라는 신호가 우세해졌을 때는 이미 칼로리 균형이 무너진 상태라는 이론으로 꽤 그럴 듯 하다.

그런데 몇몇 동물실험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은 위의 가설과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맛이 있다고 해서 더 많이 먹는 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현상은 우리도 늘 경험하는 것으로 과일을 좋아한다고 과일만 배불리 먹는 일은 거의 없고 생크림을 아무리 좋아해도 생크림만으로 배를 채우려다가는 곧 물린다.

게다가 음식이 들어갔을 때 위와 장에서 보내는 신호가 음성 피드백, 그만 먹으라는 신호뿐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예를 들어 포도향과 오렌지향이 있는 물에 대한 선호도가 비슷한 생쥐에게 포도향 물을 줄 때는 주사기로 위에 설탕물을 넣어주고 오렌지향 물을 줄 때는 위에 맹물을 넣어주는 조작을 수일 동안 실시한 뒤 선택하게 하면 포도향 물을 선호한다.

소화기 역시 들어온 음식물의 영양 정보를 감지해 뇌에 더 먹으라는 신호, 양성 피드백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소화기에 분포한 미주신경을 통해 뇌의 선조체로 신호가 가면 도파민 분비가 늘어 섭식 행동이 강화된다.
맛을 감지한 구강의 의식적 신호와 영양(칼로리)을 감지한 소화기의 무의식적 신호가 합쳐져 어떤 음식을 먹으라는 신호의 '강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후속 연구 결과 놀랍게도 구강의 의식적 신호보다 소화기의 무의식적 신호의 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비만의 만연 역시 음식의 맛보다는 영양 때문이라면 소화기가 더 먹으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게 만드는 영양의 비밀은 무엇일까.

● 부실한 장의 영양 정보 시스템

지난 2월 학술지 '셀 대사’에는 이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을 제시한 논문이 실렸다.
소화기에서 뇌로 가는 영양 신호가 영양소, 당(탄수화물)과 지방에 따라 분리돼 있어 두 경로가 동시에 활성화될 때 신호가 증폭돼 뇌에서 도파민을 많이 만들게 되고 그 결과 더 먹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동물실험 결과도 탄수화물만으로 이뤄진 먹이나 지방만으로 이뤄진 먹이보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섞인 먹이를 더 많이 먹는다.

오늘날 과식으로 인한 비만의 원인은 장에서 보내는 영양 신호 시스템의 결함 때문으로 밝혀졌다.<BR> 즉 소화기는 들어온 당과 지방 신호를 별개의 경로로 뇌에 보내기 때문에 두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신호가 증폭돼 뇌에서 도파민 분비가 크게 늘어 더 먹게 된다.<BR> 셀 대사 제공

오늘날 과식으로 인한 비만의 원인은 장에서 보내는 영양 신호 시스템의 결함 때문으로 밝혀졌다.
즉 소화기는 들어온 당과 지방 신호를 별개의 경로로 뇌에 보내기 때문에 두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신호가 증폭돼 뇌에서 도파민 분비가 크게 늘어 더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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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대부분이 탄수화물과 지방 모두 꽤 들어 있는 조성이다.
밀크초콜릿,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영양성분을 보면 각각이 전체 칼로리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 두 경로 모두를 최대한 자극하는 조성이다.
햄버거의 경우 보통 세트 메뉴로 많이 먹는데 콜라(당분)와 프렌치프라이(지방과 탄수화물)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렇다면 왜 소화기는 섭취한 당과 지방의 칼로리 정보를 통합해 뇌로 전달하는 별로 복잡해 보이지도 않는 시스템을 진화시키지 못해 이런 오류를 낳는 걸까.

인류의 게놈 대부분은 여전히 수렵채집인의 삶에 적합하게 진화한 상태로 남아있다.
1만 년 농업을 시작한 뒤 녹말분해효소 유전자 복제 수 증가나 유당분해효소 발현 유지 변이 등 일부 적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하물며 100년 남짓한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역사에는 전혀 대응하지 못한 상태다.

수렵채집인의 식단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에는 당(탄수화물)과 지방 모두를 풍부하게 함유한 음식물이 거의 없다.
고기에는 지방이 많지만 당(탄수화물)은 거의 없고 열매와 덩이줄기(또는 뿌리), 꿀에는 당(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지만 지방은 거의 없다.
물론 요리를 통해 어느 정도 같이 먹을 때도 있지만 오늘날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처럼 하나의 음식으로 얽혀 있는 상태는 아니다.

몸에 밴 습관을 좀처럼 고칠 수 없는 이유는 습관이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식습관이라는 말도 과학적으로 정확한 표현인 셈이다.
예전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음식의 영양 정보를 뇌에 알려주는 장의 무의식적 신호 체계의 부실함이 오늘날 과식으로 인한 비만 만연의 배후라는 사실을 알게 됐더라도 이를 개선하는 데 별 도움은 안 될 것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의식이 무의식을 이기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문득 GLP-1 모방 비만 치료제가 지난해 '사이언스’의 연구 성과로 선정될만했다는 생각이 든다.
의지력에 기댄 다이어트는 십중팔구 실패하는 현실에서 무의식의 신호 회로를 건드려 식욕을 낮춤으로써 덜 먹게 해 살을 빼는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욕망은 누르는 게 아니라 가라앉혀야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 진리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 필자소개강석기 과학칼럼니스트.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동아사이언스에서 기자로 일했다.
2012년 9월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강석기의 과학카페》(1~10권), 《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 《식물은 어떻게 작물이 되었나》가 있다.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극단적 선택 충동 유발? "연관성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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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이 극단적 충동을 일으킨다는 보고에 대해 '연관성이 적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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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 및 당뇨병 치료제로 활용돼 온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가 자해·자살 등 극단적 선택 충동을 불러일으킨다는 보고에 대해"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다수 보고된 위고비, 오젬픽 등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가 극단적 선택 충동을 불러일으킨다는 건에 대해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가 연구를 진행한 결과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비(非) 세마글루타이드계 약물보다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이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

GLP-1 계열 비만·당뇨병 치료제는 최근 '네이처', '사이언스'가 꼽은 2023년 한해를 빛낸 과학 연구로 선정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 GLP-1를 모방한 물질(유사체)을 사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체중 조절을 돕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이 복용해 큰 효과를 본 것으로 유명해진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이 대표적이다.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가 주성분인 이들 약품은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췌장, 위 문제, 근육량 감소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부작용 사례가 보고돼 왔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자해·자살 등 극단적 선택 충동을 부추긴다는 사례도 최근 FDA 부작용 보고 시스템에 보고되면서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EMA는 지난해 7월 GLP-1이극단적 선택 충동을 불러일으켰다는 내용의 보고 약 15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생물의학과 연구팀은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와 함께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품인 위고비와 오젬픽을 처방받은 사람의 전자건강기록 5만 3000여 건을 분석했다.
비(非)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유사 약품을 처방받은 사람과 그 결과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치료제를 처방받은 첫 기간인 약 5.3개월만에 개인 의료 차트에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이 추가된 사람의 비율은 0.11%였다.
비 세마글루타이드계열 치료제 처방군 중 같은 복용 기간 내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을 느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0.43%였다.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치료제 복용자 중 해당 기간 동안 자해·자살 시도를 했다는 사례는 없었다.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처방을 받은 환자의 6개월 후 상태를 비교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의료기록 160만 건을 분석한 결과 비 세마글루타이드계 치료제 복용자 중 극단적 선택 충동을 보고한 환자의 비율이 세마글루타이드계 복용자보다 약 2배 많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종합해 5일(현지시간) 세마글루타이드가 극단적 선택 충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는 결론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마글루타이드와 극단적 선택 충동 간 상관관계가 적다는 것이지 비만치료제가 극단적 선택 충동을 '억제시킨다'는 결론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추가 연구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이 췌장염, 장폐색 등 심각한 위장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던 마야르 에트미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약리학과 박사는 '사이언스'에 "위장병 등 추적이 쉬운 합병증과 달리 약물의 정신적 영향은 환자 판단에 의해 보고되지 않을 수 있어 실제 영향이 간과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람이 실제 약을 복용하는지 여부도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위고비 등을 처방받는 환자 중 약 70%는 부작용이나 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복용을 중단한다.
의료기록이 환자의 실제 건강상태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크리스토퍼 톰슨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 체중관리 및 건강센터 공동책임자는 사이언스에 "5~6개월 정도 단기간에 이뤄진 관찰은 치료제의 정신적 부작용을 판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땅콩버터, 혈당 측정기까지…'최신 유행 다이어트' 효과 있을까

땅콩버터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돕고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지만 열량이 높아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BR> 게티이미지뱅크

땅콩버터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돕고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지만 열량이 높아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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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변화’를 통해 체중 감량을 하는 식사 순서 다이어트, 연속 혈당 측정기(CGM) 다이어트가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런 방식의 다이어트에 대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장 장애와 같은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당이나 탄수화물과 같은 고혈당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가 생길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하면 인슐린이 과잉 분비되고 인슐린이 분비되는 동안에는 지방이 연소되지 않아 살이 빠지지 않는다.
섬유질-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섭취해 혈당이 천천히 오를 수 있도록 조절하는 방법이 '식사 순서 다이어트'다.

이은정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17일 "혈당을 천천히 오르게 하는 식이섬유와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먼저 섭취함으로써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당뇨병은 물론 체중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혈당을 지속해서 모니터링 하기 위해 몸에 연속 혈당 측정기(CGM)를 장착하는 사례가 젊은층을중심으로 늘고 있다.
연속 혈당 측정기는 당뇨병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쓰이는 기기로 센서가 달린 기기를 팔에 부착해 혈당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체크할 수 있는 기기다.
CGM 기기로 혈당 변화가 크거나 없는 음식을 찾아 체중 감량에 도움받았다는 입소문이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에게 퍼지며 인기를 얻은 것이다.

박철영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대한비만학회에서는 비만 관리 목적으로 연속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없을뿐더러 대중에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 방법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CGM은 비만 관리에 필수적인 것이 아니며 본인에게 맞는 다른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한편 '애사비'로 불리는 애플사이다비네거(사과발효식초)처럼 혈당 상승을 최소화하는 음식 섭취도 다이어트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과가 자연 발효를 거치면 아세트산이 생긴다.
아세트산이 탄수화물을 당분으로 만드는 소화 효소를 억제해 혈당 상승을 막는다는 원리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초의 산이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에 일부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식초의 산 성분 때문에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다"며 "공복에 먹거나 원액 그대로 섭취하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땅콩버터도 식욕 조절과 체중 감량에 효과적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땅콩버터는 유명한 고칼로리 음식이지만 단백질, 지방 함유량이 많아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도와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땅콩에 있는 불포화 지방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방지해 혈당 수치 상승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강재헌 교수는 "약간의 땅콩버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열량이 높고 포화지방이 많아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며 "설탕, 소금, 보존제 등 첨가물들이 적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 젊은 당신이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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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좋지 않은 식습관과 과체중이 당뇨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직 젊은 당신이 지금부터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다.
하지만 그 밖에도 우리가 혈당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무수히 많다.
혈당이 다이어트, 뇌 활동,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하나씩 살펴보자.

● 가짜 배고픔 유도하는 혈당 스파이크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SNS를 보면 하루에 한 끼만 먹는 '1일 1식 다이어트',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키토 다이어트' 등 각양각색의 다이어트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중 최근 유난히 눈에 많이 띄는 것이 혈당 다이어트다.
'-8kg 빼는 동안 꼭 지킨 것, 혈당 스파이크 막기', '혈당 스파이크만 잡아도 살 빠진다'와 같은 제목은 마치 혈당 스파이크가 살이 찌는 원인이고 오르는 혈당만 잡으면 살이 빠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혈당 스파이크가 오면 살이 찌는 것은 사실일까. 인과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몸의 혈당 조절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혈액 속 포도당은 기본적으로 몸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원료다.
음식을 섭취하면 탄수화물은 소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분해된 포도당은 소장을 통해 혈류로 흡수되고 이로 인해 혈액 내 포도당의 농도, 혈당 수치가 오른다.
이것을 혈류 속 포도당의 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내분비세포 덩어리, 췌도의 베타세포가 감지하고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액을 타고 흐르는 포도당을 세포 내로 전달하는 경로를 활성화한다.
세포 내로 운반된 포도당은 미토콘드리아에서 TCA(Tricarboxylic Acid・트라이카복실산) 회로를 거치고 산화적 인산화를 통해 대량의 ATP를 생산한다.

만약 포도당을 에너지로 환원한 뒤에도 혈액 내에 포도당이 남아있다면 인슐린은 일차적으로 포도당을 간,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한다.
그러고도 포도당이 남아있으면 지방조직에 지방으로 저장한다.
인슐린이 이렇게 혈액 속 포도당을 모두 처리하고 나면 혈당 수치가 다시 떨어진다.

다시 돌아와 혈당 스파이크는 우리 몸이 처리해야 하는 포도당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의 포도당은 결국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한 두번의 혈당 스파이크가 직접적인 체중 증가로 이어지진 않는다.
오히려 혈당 스파이크 후에 오는 '가짜 배고픔'이 체중 증가를 유도한다.
김유미 세종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인슐린 호르몬이 급격히 분비되면 혈당도 급격히 떨어진다.
뇌는 이것을 에너지 부족 상태, 저혈당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짜 배고픔은 또 다른 섭취로 이어지고 그 결과 혈액 속 포도당의 농도는 다시 높아진다.
간과 근육에 저장하고도 남은 포도당은 지방조직에 저장된다고 했는데 그 양은 거의 제한이 없다.
체지방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김 교수가 급격한 인슐린 분비, 인슐린 스파이크가 체중 감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대사장애, 비만, 당뇨 등의 질병 원인과 치료를 연구하는 김하일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혈당 자체가 체중 감량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발생한다는 건 혈중 포도당의 양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며 "높은 혈당은 지방 축적과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체중의 증가는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고 강조했다.
인슐린 저항성은 세포막 단백질인 인슐린 수용체의 이상으로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세포 내로 포도당을 옮길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김하일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면 충분한 당을 섭취해도 당이 세포 내로 잘 들어가지 못하고 에너지 생성으로 이어지지 않아 우리 몸은 더 많은 당을 원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시간으로 체내 혈당을 보여주는 연속혈당측정기(CGM)가 다이어트의 도구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과거 다이어트를 돕는 보조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식욕 억제제', 영양소 흡수를 막는 '칼로리컷팅제' 등이 있었다면 최근엔 혈당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관리하는 CGM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혈당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식단 조절을 하게 돼 혈당 상승과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방지하면 체중 증가를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대한비만학회는 3월 5일 "체중 감량을 위한 CGM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비만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CGM은 당뇨인들을 위한 제품으로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매우 부족하다"며 "진료지침위원회의 문헌을 통해 살펴본 결과 체중 관리에 대한 CGM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아직 과학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고가의 제품이 마치 과학적 원리로 만들어진 다이어트의 보조도구인 양 홍보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ATP를 생성하는 세포 호흡. 과학동아 제공

ATP를 생성하는 세포 호흡. 과학동아 제공

조금 다른 의견도 있다.
문준호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CGM으로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체중 및 혈당 관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CGM은 자신의 혈당을 눈으로 볼 수 있어 건강한 생활방식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이는 자연스레 체중 감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과학적 근거가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CGM과 체중 감량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하일 교수 역시 "어떤 원리로 혈당 관리가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필요에 의한 현명한 소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유행한 탕후루는 과일에 설탕을 입힌 음식으로 섭취 후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한다.<BR> 마라탕은 비교적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지만 달고 짠 국물은 밥과 같은 순수 탄수화물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BR>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유행한 탕후루는 과일에 설탕을 입힌 음식으로 섭취 후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한다.
마라탕은 비교적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지만 달고 짠 국물은 밥과 같은 순수 탄수화물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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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콜릿이 집중력 높인다? 피로 유발할 수도

사람들은 종종 무언가에 몰두하고 난 뒤 '당 떨어진다'는 말을 하곤 한다.
이는 뇌의 에너지원이 바로 포도당이기 때문이다.
뇌 세포는 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ATP)를 생성한다.
높은 집중력을 요하는 시험을 치르기 전 초콜릿이나 사탕처럼 단 간식을 먹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반대로 밥이나 간식을 많이 먹고난 뒤 머리가 멍하거나 졸음이 쏟아지는 경험을 한 적도 있을 것이다.
뇌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한 것인데 왜 우리는 피로감과 집중력 감소를 느낄까. 여기엔 여러 복합적 이유가 작용한다.

먼저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혈액이 소화기관으로 쏠리고 뇌로 향하는 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뇌로 향하는 혈액이 줄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포도당 공급도 줄어든다.
적절한 에너지 공급을 받지 못한 뇌는 활동량이 감소하고 사람은 피로를 느낀다.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혈당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도 피로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당이 뚝 떨어지면 인슐린과 대조적으로 혈당을 올리는 작용을 하는 글루카곤, 아드레날린 등의 호르몬이 나온다.
이들은 우리 몸이 스트레스 상황일 때 반응하는 교감신경계 호르몬이다.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우리 몸은 비상 상황이라고 여긴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김유미 교수는 "적당한 당 섭취는 피로를 해소하지만 과한 당 섭취는 반대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나 과한 단순 당 섭취는 집중력이 필요한 청소년에게 특히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시험 전 집중력을 더욱 높이고 싶다면 간식으로 초콜릿이나 사탕과 같은 단순 당보다는 섬유질과 당이 함께 포함된 과일이나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포함한 견과류를 먹는 것이 좋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세포막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가 인슐린과 결합하면 포도당을 세포 내부로 이동시키는 경로가 활성화된다.<BR>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 상태에선 수용체와 인슐린이 결합하지 못하고 그 결과 세포 내부로 포도당이 이동하지 못한다.<BR> 에너지가 생성되지도 않고 혈액 속 포도당 농도도 계속 높게 유지된다.<BR> 과학동아 제공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세포막에 있는 인슐린 수용체가 인슐린과 결합하면 포도당을 세포 내부로 이동시키는 경로가 활성화된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 상태에선 수용체와 인슐린이 결합하지 못하고 그 결과 세포 내부로 포도당이 이동하지 못한다.
에너지가 생성되지도 않고 혈액 속 포도당 농도도 계속 높게 유지된다.
과학동아 제공

한편 혈당은 우리의 기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분이 꿀꿀할 때 매콤달콤한 떡볶이나 꾸덕꾸덕한 브라우니를 먹으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당 섭취는 스트레스를 낮추고 기분을 환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인슐린이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 외에 아미노산 중 하나인 트립토판이 뇌로 이동하도록 촉진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의 전구체로 뇌 속 트립토판 수치가 증가하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합성이 증가해 실제로 기분이 좋아진다.
또한 포도당은 보상, 쾌락과 관련된 도파민 분비도 촉진한다.
미국 임상영양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당을 먹으면 뇌의 보상 시스템이 활성화돼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도록 만든다.
(doi: 10.1093/ajcn/62.1.242S)

하지만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과한 당을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김유미 교수는 "최근 탕후루, 마라탕처럼 고탄수화물 식단이 유행해 지속적으로 과한 당을 섭취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과한 당 섭취는 도파민 수용체의 민감도를 감소시켜 보상 시스템의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콤한 간식을 많이 먹는 데 익숙해지면 이후엔 더 많은 양을 먹어야 기분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몸 속 세로토닌의 양은 적당히 조절될 때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균형이 깨지면 우울감 등을 유발한다.
김 교수는 "우리 몸은 수많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매 순간 협업하며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며 "과한 당 섭취는 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혈당은 피부 노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BR> 당이 지방, 단백질과 결합해 생긴 최종 당화산물이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BR>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고혈당은 피부 노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당이 지방, 단백질과 결합해 생긴 최종 당화산물이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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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화를 가속하는 혈당 스파이크

한동안 '저속노화밥'이라는 단어가 X(구 트위터)를 뜨겁게 달궜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언급하는 키워드를 보여주는 '실시간 트렌드'에 저속노화밥이 오르기도 했다.
저속노화밥은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제안하는 것으로 렌틸, 귀리, 현미, 백미를 혼합한 뒤 전기 찜솥에서 조리하면 혈당지수가 낮은 밥을 만들 수 있다는 논리에서 나왔다.

정 교수는 저서 '느리게 늙는 법'을 통해 혈당지수가 낮은 밥을 섭취하는 것은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노화는 단순히 30대 전후로 찾아오는 주름, 탈모와 같은 외모의 노화가 아니다.

의학계에서 말하는 노화는 '세포의 노화(Senescence)'다.
세포가 더 이상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고장난 세포가 염증을 분비해 염증 수치가 늘어나는 현상이다.
문 교수는 "세포를 고장 내고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활성산소(ROS・Reactive Oxygen Species)"라고 설명했다.
활성산소는 포도당이 에너지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포도당은 우리 몸에서 산소와 만나 TCA 회로라는 세포호흡 과정을 거치며 이산화탄소와 물, ATP로 전환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산소는 완전히 물로 환원되지 않고 중간 생성물인 활성산소를 만든다.

활성산소는 비공유 전자를 가진 원자라 반응성이 높다.
반응성이 높다는 것은 다른 분자와 상호작용해 화학적 변화를 유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활성산소는 다른 세포들에게 산화 반응을 일으켜 손상을 입히고 염증을 유발한다.
정리하면 혈액 속 포도당의 양이 많아지면 세포 내에서 과도한 세포호흡이 일어나고 그 중간 생성물인 활성산소가 많이 만들어져 세포의 노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 교수는 책을 통해 혈당지수가 높은 단순 당을 최대한 피하는 식습관으로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과일, 채소, 견과류 등의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유미 교수는 "설탕과 단백질 간 반응에 의해 형성되는 최종 당화산물은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단백질인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손상시켜 피부 탄력을 감소시킨다"며 "고혈당은 피부 노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 더 오래 건강히 살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가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다양한 이유를 살펴봤다.
이제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다.
바로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다.

당뇨병은 췌도 속 베타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며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질병이다.
이는 베타세포를 많이 사용하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동안 당뇨가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병한 이유다.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다르다.
탄수화물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을 즐기고 약과나 탕후루 같은 달달한 디저트를 자주 먹는 20~30대 청년들의 베타세포도 혹사당하고 있다.
젊은 시절 당뇨가 발병하면 남은 생애 동안 끊임없이 혈당을 관리해야 하고 끊임없이 합병증의 위험을 조심해야 한다.

'적당한 시기의 바느질 한 번이 나중에 아홉 번 바느질 할 일을 덜어준다(A Stitch In Time saves nine)'는 영어 속담이 있다.
적당한 시기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건강한 췌도를 가진 지금부터 혈당을 관리하는 것이 앞으로 당뇨병과 합병증 등의 질병을 막아줄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말한다.
관리가 필요한 시기는 바로 지금부터라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우리이기 때문이다.

흡연 덕분에 체중 감량? '뱃살'은 오히려 증가

흡연은 일반적으로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복부 비만과 내장 지방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BR> 게티이미지뱅크

흡연이 복부 비만과 내장 지방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흡연이 복부 비만, 특히 내장 지방 증가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몸무게가 덜나가도 건강에 나쁜 내장지방은 오히려 많다는 것이다.

게르만 카라스크빌라 덴마크 코펜하겐대 보건의료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흡연과 복부 비만 사이의 인과 관계를 밝힌 연구 결과를 중독연구학회(SSA)학술지 '중독(Addiction)'에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전 관찰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일반적으로 키와 몸무게로 계산한 비만도 지수인 체질량지수(BMI)가 비흡연자보다 낮지만 복부 지방은 더 많은 경향이 있었다.
복부 지방과 내장 지방이 많으면 심장병, 당뇨병, 치매 등의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연구팀은 먼저 이전에 연구된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 자료를 통해 어떤 유전자가 흡연 습관 및 체지방 분포과 관련 있는지 확인했다.
이어 흡연 습관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의 체지방 분포가 비흡연자와 다른 점을확인했다.
흡연(원인)에 따른 복부 지방 증가(결과)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분석에는 흡연자 123만 명과 평생 흡연자 46만 명, 그리고 69만 명의 체지방 분포 데이터가 사용됐다.
그 결과 흡연을 할수록 또 평생에 걸쳐 흡연량이 많을수록 허리둘레 및허리-엉덩이둘레 비율 등을 기준으로 봤을 때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복부 지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추가 분석에서는 증가한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내장 지방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상태, 음주 여부 등 다른 요소의 영향을 통제한 뒤에도 흡연 여부와 흡연량이 복부 비만과 인과 관계가 있다"며 "흡연영향을 받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나 성호르몬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흡연 시작과 지속적인 흡연이 복부와 내장 지방을 증가시킨다"며 "흡연을 시작하지 않거나 금연하는 것이 복부 지방과 관련 질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기 비만치료제 '위고비', 美서 심혈관질환 예방 승인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심혈관 문제 예방으로 미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BR> Mikhail Seleznev/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심혈관 문제 예방으로 미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
Mikhail Seleznev/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노보노디스크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FDA는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비만 또는 과체중인 성인 대상으로 심혈관 관련 사망,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데 위고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치료 범위를 확대·승인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심혈관질환 환자나 비만·과체중인 사람은 심혈관 사망 및 심장마비,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다.
위고비가 이러한 위험성을 낮춰준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비만치료제로는 최초로 심혈관 관련 문제를 예방하는 약으로 승인 받았다.

FDA에 따르면 위고비는 1만7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성이 확인됐다.
위고비 투여군은 심혈관 관련 사망, 심장마비, 뇌졸중 발생 비율이 6.5%였던 반면 위약 투여군은 8%를 보였다.
두 그룹 모두 동일한 혈압·콜레스테롤 관리 치료 및 식이·운동 상담 등을 받았으며위고비 투여 시 예방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위고비는 2021년 FDA로부터비만 치료제 적응증을 획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들이 다이어트약으로 사용하면서 현재는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위고비는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주사제로 비만 환자의 체중을 15% 감량하는 효과를 냈다.

현재 위고비는 미국, 덴마크, 독일 등에서 비만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지난달 24일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용 허가를 획득했다.
한국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눈길 끄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새 효능…HIV 환자 치료 부작용에 효과

노보노디스크사 비만치료제인 위고비가 심장질환 위험을 낮춘다는 예비연구 결과가 나왔다.<BR> 노보노디스크 제공.

다국적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비만치료제인 위고비. 노보노디스크 제공.

다국적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생산하는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환자들의 체중 증가로 인한 대사 문제를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심혈관 질환 예방 치료제로 사용 승인을 받기도 한 위고비는 새로운 효능이 밝혀지면서 다양한 효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치료 효과에 대한 초기 데이터가 확보되면 항HIV 약물로 종종 발생하는 대사 문제를 통제하는 핵심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레트로바이러스학술대회'에서 위고비가 HIV에 걸린 환자들의 체중 감량을 돕고 지방 축적을 막는다는 내용의 연구가 발표됐다.

연구를 주도한 대니얼 리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메디컬센터 교수는 자신이 일하는 병원에서 HIV로 대사 합병증을 겪는 환자 중 약 20%가 이미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나 같은 계열의 약물을 투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매우 좋은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HIV 감염자에 대한 위고비의 효과를 조사한 연구는 이전까지 거의 없었다.

HIV 감염자의 비만 발병률 증가 추세는 일반인과 유사하다.
하지만 HIV를 억제하는 데 사용되는 특정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이 환자의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가운데위고비나 당뇨병치료제 '오젬픽'으로 판매되는 세마글루타이드는 혈당 수치를 낮추고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라는 호르몬을 모방한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의 경우 이 약물을 통해 상당한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달 초에는 미국 치료법 연구 단체인통합임상시스템의 에이즈 연구 네트워크 센터연구원들이HIV 치료를 받는 222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의 체중 감량효과를 살피기도 했다.
분석 결과이 약물은 1년 만에 평균 6.5kg, 초기 체중의 5.7%의 체중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앨리슨 에커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교수 연구팀은 초기 임상 시험을 통해 세마글루타이드가 HIV 환자의 복부 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최근 발견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연구 참가자는그렇지 않은 참가자에 비해 'C-반응성 단백'이라는 혈액 염증 지표가 거의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학술대회의 또 다른 발표에서는 HIV 감염자의 지방비대증에 대한 세마글루타이드의 사용을 조사한 연구 성과에 대한 발표도 있었다.
 이 질환은 복부 지방이 축적되면서 염증을 늘리고 심장 대사 위험도 높인다.

위고비는 HIV 환자의 지방성 간 질환 치료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HIV 감염자의 30~40%에 영향을 미치는 질병 중 하나는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대사 장애 관련 지방성 간 질환이다.
상태가 진행됨에 따라 간부전 및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승인된 약물은 없다.

2020년 조던 레이크 미국 텍사스대 건강과학센터 교수 연구팀은  HIV와 대사 장애 관련 지방성 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약 6개월 동안 매주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의 사용을 평가했다.
그 결과참가자 중 29%가 간 질환이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크 교수는 "우리가 본 것은 짧은 기간 동안에도 간 지방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위고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근육 감소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 교수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참가자는 근육량이 감소했으며 이 효과는 약물을 복용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찰됐다.
60세 이상이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리 교수는 "HIV에 걸린 노인은 세마글루타이드와 관련된 근육 손실에 취약한 만큼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기 비만치료제 '위고비', 美서 심혈관질환 예방 승인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심혈관 문제 예방으로 미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BR> Mikhail Seleznev/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심혈관 문제 예방으로 미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다.
Mikhail Seleznev/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노보노디스크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FDA는 심혈관질환이 있거나 비만 또는 과체중인 성인 대상으로 심혈관 관련 사망,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 데 위고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치료 범위를 확대·승인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심혈관질환 환자나 비만·과체중인 사람은 심혈관 사망 및 심장마비,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다.
위고비가 이러한 위험성을 낮춰준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비만치료제로는 최초로 심혈관 관련 문제를 예방하는 약으로 승인 받았다.

FDA에 따르면 위고비는 1만7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성이 확인됐다.
위고비 투여군은 심혈관 관련 사망, 심장마비, 뇌졸중 발생 비율이 6.5%였던 반면 위약 투여군은 8%를 보였다.
두 그룹 모두 동일한 혈압·콜레스테롤 관리 치료 및 식이·운동 상담 등을 받았으며위고비 투여 시 예방 효과가 더 크다는 점이 확인됐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위고비는 2021년 FDA로부터비만 치료제 적응증을 획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인들이 다이어트약으로 사용하면서 현재는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위고비는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주사제로 비만 환자의 체중을 15% 감량하는 효과를 냈다.

현재 위고비는 미국, 덴마크, 독일 등에서 비만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지난달 24일 일본에서 처음으로 사용 허가를 획득했다.
한국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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