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지연·혈연은 그만! 요즘 중년의 관계 맺기 트렌드
개인의 취향과 성향 중요시… SNS 활용 늘면서 일회성 관계 많아져
▲도움말 이명수 연세라이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어도비스톡)
사실 인간관계의 본질은 같다.
1936년에 출간된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이 지금까지 자기 계발 분야 베스트셀러에 자리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하지만 시대를 거듭할수록 사회적·문화적 변화와 함께 사람들 사이 소통 방식과 관계의 범위 등 많은 것이 달라졌다.
새로운 사람과 만났을 때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를 한 번에 완화할 수 있는 한국 사회 속 ‘필승 전략’이 있다.
학연, 지연, 혈연이다.
우연히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걸 알았을 때 주변 맛집, 교내 명소, 동아리 등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다 보면 금세 친해진 기분이 든다.
지연이나 혈연은 말할 것도 없이 서로를 이끄는 매력 중 하나다.
속상한 일이지만, 적지 않은 사람이 세 요소 중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 상대와 거리를 좁히긴 쉽지 않다고 여긴다.
공통점을 찾거나 재미있을 만한 주제를 꺼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 내다 결국 출신 성분으로 다시 돌아가고 말 때도 있다.
그러나 최근 인간관계의 지평이 흔들리고 있다.
흐름을 파악해 또 다른 필승 전략을 찾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취향을 통한 ‘모임 속 모임’
전염병이 도래하면서 3여 년 동안 사람들의 교류가 일시적으로 단절됐다.
서로 간 소통의 빈도와 강도는 단박에 복구되기 어려웠다.
그 사이 취향을 중심으로 인간관계가 재편되기 시작했다.
‘2023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나이, 사회적 지위, 의례 강요와 같은 견고한 전통적 기준을 통한 관계 맺기를 탈피하고자 하는 정서가 짙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취향이 비슷하면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다고 말한 비율이 84.7%에 달했다.
일부는 익숙한 관계와 개인의 취향이 결합한 모임을 선호하기도 한다.
자신의 과거를 고려한 동창회나 회사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취향 맞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려 한다는 의미다.
직장 내 살롱문화(책, 와인, 스포츠, 맛집)가 그 예다.
수평적 형태만 유지된다면 한 번의 모임으로 사내 인맥 관리와 취미를 동시에 취할 수 있다.
가벼운 경험 공유 소재 외에 자신의 가치관과 사회적 의미(비건, 환경보호, 정치 성향)를 공유하고자 하는 모임도 생기고 있다.
◇찐친과 겉친 사이
‘2024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무조건 인맥을 확장하려는 욕구는 줄고, 좁고 깊은 관계를 통해 관계의 효율을 추구하는 추세다.
일부는 SNS도 폐쇄형식으로 운영한다.
최근 개인 SNS의 공개나 운영은 대체로 이미 ‘잘 아는 관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었고(65.8%), 해당 관계끼리만 소통을 시도하는 편이었다.
(65.3%) 반면, ‘찐친’ 외에는 필요할 때만 찾는 일회성 관계로 여기기도 한다.
‘티슈 인맥’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목적과 친밀도, 중요도에 따라 의도적으로 색인을 붙여 분류하는 ‘인덱스 관계’를 소개했다.
이명수 연세라이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은 “온라인 만남이 익숙해진 만큼 다양한 관계를 맺게 될 기회도 급격히 늘었기 때문에 목적을 기반으로 인맥을 관리하는 경우가 나타난 것이라며 “다만 활동 기록이나 메시지 답장 시기가 실시간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서로 선을 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상식? MBTI
“MBTI가 어떻게 되세요?는 처음 본 사람에게 서먹함을 깨는 용도로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최근 온라인에 간이 검사법이 확산되면서 광풍이 불었다.
MBTI는 심리학자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개발된 성격 유형 검사다.
여러 문항을 통해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판단(J)과 인식(P) 4가지 지표 중 각각 어떤 특성에 가까운지 분류한 뒤 해당 지표를 조합해 총 16가지 유형 중 하나로 성격을 구분한다.
SNS나 유튜브뿐 아니라 방송에서도 MBTI 유형별 연애·공부·관계법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주목받는 지표는 T와 F다.
같은 상황에서도 사고 흐름과 반응 양상에 큰 차이가 있다.
만약 친구가 “나 우울해서 미용실 가서 머리했어라고 말했을 때 T 유형은 “어떤 스타일로 했어?, F 유형은 “무슨 일 있는 거야?로 반응이 나뉜다고 한다.
이명수 원장은 “MBTI는 원래 팀 프로젝트를 할 때 서로 다른 성향의 사람들이 협업 능력을 높이고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며 “타인과 대화할 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성향인지, 상대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재미로 파악해볼 수는 있지만 그 특성 안에만 갇히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문혜진 기자hjmoon@etoday.co.kr
가벼운 인생 만드는 미니멀 라이프, ‘비움’ 아닌 ‘소유’가 핵심
비움보다 새 물건 들이는 것 줄여야… 버리기 물건 주인이 결정해야
언제부터인가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을
줄여 단순한 생활 방식을 택하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함으로써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건데, 막상 집 안을 둘러보면 뭐 하나 쉽게 버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장 좋은 것 딱 두 개만 남기고 다 버리세요!라는 정리수납 전문가의 말에 물건 정리를 하겠노라 다짐한 김말녀(65세, 가명) 씨. 우선 오래돼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을 버리고 가장 좋은 걸 꺼내려고 수납장을 열었다가 ‘어머!’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온갖 종류의 프라이팬이 14개나 나왔다.
사은품으로 받아서, 누가 줘서, 홈쇼핑에서 세일해서 등 온갖 이유로 들여온 것들이 어느새 이렇게 쌓여 있었던 것.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또 뭘 샀느냐’는 남편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신발장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프라이팬 하나가 더 있었다.
우스갯소리 아닌가 싶겠지만 실화다.
게다가 이건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니라고? 지금 당장 부엌으로 가 찬장을 열어보자. ‘○○은행’ 로고가 크게 자리 잡은 컵과 ‘○○카페’ 로고가 적힌 텀블러가 몇 개나 나오는지 말이다.
“모든 물건에는 이유가 있다!
김민주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이사, 이지영 새삶 대표에게 ‘왜 우리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느냐’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내가 사는 집에 있는 물건이지만 남을 생각한 이유가 붙어 있다는 뜻이다.
대개는 이런 이유다.
‘아들이 사준 비싼 가방’, ‘돌아가신 아버지가 선물한 만년필’, ‘결혼 기념으로 산 와인 잔’, ‘딸 결혼하면 줄 그릇’ 같은. 선물한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서, 자녀에게 주려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추억하려고 등 ‘나’가 아닌 다른 이를 기준으로 가치를
두는 물건들이다.
그렇다고 쓰임이 있는 건 아니기에 어딘가에 놓여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뿐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나이 들수록 사람, 시간, 물건, 공간 등 정리할 게 많아진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물건이다.
물건이 비워지면 공간도 정리된다.
공간은 나의 생활 습관이 남긴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따라서 공간을 비우면 삶도 정리된다.
기준은 ‘나’다.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공간의 쓰임을 생각하게 된다.
그 공간에서 나의 생활이 어떤지도 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사람, 시간
등 내 인생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이다.
비움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새 물건을 들이지 말라는 의미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가를 알아가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비우는 과정을 통해 소유에 관한 자신만의 기준을 다시 세우게 된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여전히 미니멀 라이프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실천 방법을 알아봤다.
1. 습관 점검하기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동선을 살펴보자. 하루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는 방도 있을 테고, 한 번도 열어보지 않는 서랍장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비싼 옷을 사도 손이 자주 가지 않으면 옷장 한켠에 자리만 차지하는 것처럼 자주 사용하는 컵, 자주 앉는 소파 자리, 자주 입는 옷 등을 보며 꼭 필요한 것의 기준을 세운다.
그러려면 집 안에 뭐가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내가 자주 쓰는 것들이 무엇인지, 저 물건은 저 자리에 얼마나 놓여 있었는지 관찰해보자.
생활 습관을 바꿈으로써 자연스럽게 정리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식탁 위를 보자. 각티슈, 건강보조제, 볼펜, 안경, 식물 등 무언가가 반드시 놓여 있을 것이다.
모두 다 치워보자. 항상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식탁을 보다 보면 물 마신 컵을 그곳에 놓지도, 먹다 남은 피자를 그대로 두지도 않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김민주 이사는 “짐
속에 파묻혀 생활하면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빼앗기게 된다면서 “나이 들면 아플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집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 주어진 공간에 만족하기
신발장을 열어보면 신발이 위아래로 서로 엉켜 있는 집이 많다.
그러고도 넘쳐서 현관에 줄지어 있다.
버림의 첫 시작은 나에게 주어진 공간을 인정하는 것이다.
신발장이 열 칸이라면 신발도 열 켤레만 있어야 한다.
비좁은 공간을 어떻게든 활용해 수납의 묘수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공간을 얼마나 쾌적하게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여기까지만 생각해도 버려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버리는 게 너무 어렵다면 다음 두 가지를 우선 실행해보자. 이지영 대표는 딱 세 가지를 먼저 버려보라고 조언했다.
오래된 수건, 일회용품 용기, 화장품 샘플이다.
수납장 어딘가에 지금 쓰는 수건 개수만큼의 새 수건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재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쟁여둔 일회용품 용기도 과감하게 버리자. 찬장 속 주방 용기로 충분하다.
발뒤꿈치에라도
바르려고 놔두었던 유통기한 지난 샘플 역시 버리자. 소중한 나를 위해 좋은 것을 바르겠다는 마음으로. 김민주 이사는 하루에 딱 한 가지씩 30일 동안 매일 버려볼 것을 권유했다.
30년 넘게 모아둔 물건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는 없다.
휴대폰에 ‘버림의 행복’이라는 사진첩을 따로 만들어 버린 물건은 사진으로 찍어놓는다.
시간이 지나 사진첩을 보면 ‘우리 집에 이런 물건이 있었나?’ 싶을 것이다.
꼭 지켜야 할 점은 하루에 딱 한 개만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30일은 볼펜류, 티셔츠류, 그릇류 등 하루에 한 종류를 모아
버린다.
이렇게 100일을 반복하면 어느새 집이 쾌적해졌음을 느낄 것이다.
3. 현재의 ‘나’ 생각하기
물건의 필요를 고민할 때는 ‘나’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나의 과거가 담긴 물건, 내 미래를 위해 비축해둔 물건을 너무 많이 쌓아둔다.
물건의 용도는 ‘쓰임’이라는 걸 잊지 말자.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은 오늘이다.
제일 좋은 것은 지금 써야 한다.
주의할 점은 다른 구성원의 기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주 이사는
‘내 기준을 절대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가족의 물건은 해당 물건의 주인이 버릴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취미가 있다면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지영 대표는 “한 사람의 취향이 모든 공간을 지배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피규어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면 자리를 정해 그 공간에만 둘 수 있도록 한다.
자녀가 독립해 두 부부만 지낸다면 각 방을 자신의 공간으로 쓰는 것도 방법이다.
방의 쓰임을 꼭 침실, 옷방, 서재라는 식으로 나누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건 비싼 물건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집이라는 공간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한 것들로 채우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김민주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이사, ‘신박한 정리’ 이지영 새삶 대표
“물건을 정리하니 일상의 소중함이
보여요
‘모델하우스 같다!’
김미희(61세) 씨의 집에 들어서며 받은 첫인상이다.
현관에 줄지어 있는 게 익숙한 신발도, 주방 아일랜드에 나와 있는 물건도, 거실 바닥에 늘어놓은 물건도 없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사례자를 찾아온 것이지만, 이렇게 심플할 줄이야. 본래 취향이 심플한 사람을 찾아온 건 아닐까, 번지수를 잘못 찾았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김미희 씨의 집에는 딱 필요한 물건만 있다.
(사진=이연지 기자)
“40년을 쉬지 않고 사업을 했어요.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정말 많았죠. 그때는 남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아요.
그릇도 진열해두었고, 술이 가득한 진열장도 있었죠. 또 집에 찾아온 사람을 빈손으로 보낼 수 없어 들려 보낼 선물들도 한가득 쌓아뒀어요.
그 역시 물건으로 가득한 집에 살았더란 이야기다.
김미희 씨는 10년 전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했다.
당시 이사할 때만 해도 물건을 버리려니 마음속 갈등이 컸다고 한다.
‘비싼 물건이라서, 정이 들어서, 갖고 싶었으니까’ 등 갖은 이유가 맴돌았다고. 그러다 2년 전 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결심하고 물건을 비워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상의 소중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단다.
“어느 순간 물건들이 장소만 차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쓰지도 않는 물건인데 먼지가 쌓이니까 청소할 것도 많고요.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다 버렸어요.
집이 작아졌으니 거기에 맞게 가구도 정리하고요.
처음에는 버리는 게 너무 아까웠는데, 집이 정리되니까 홀가분하더라고요.
이후에는 마음도 가벼워지고 인생이 심플해졌어요.
무엇보다 자신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김 씨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돈 버는 기계처럼 희생만 하는 삶이었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지금은 스스로 토닥여주면서 ‘그동안 열심히 잘 살았다’고 칭찬할 수 있게 됐다.
지나가는 꽃도 눈에 들어오고,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어르신을 돕는 오지랖(?)도 생겼다.
물건을 정리한 자리에 여유가 들어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소를 잘 못한다고 느낀 김 씨는 지난해 청소 학원을 다녔다.
청소를 배우고 나선 정리수납과 방역·소독까지
배워 자격증을 취득했다.
40년간 쉬지 않고 달렸으니 쉴 법도 한데, 이번에는 블루클린이라는 청소·방역 회사를 차리며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김미희 씨의 미니멀 라이프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게 많이 비웠는데도 아직 버리지 못하는 게 있다.
바로 옷이다.
“만 원짜리 티셔츠에 구멍이 나도 버리지 못하고 잠옷으로 입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어떤 계기가 생기면 정리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한번 비워보니 더 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인생 정리를 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가면서요.
이제 철드나 봅니다.
(웃음)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김미희 씨(사진=이연지 기자)
이연지 기자yeonji@etoday.co.kr
환갑에 다시 시작하는 청춘
[마음 반창고] 여유와 함께 나이 의식 말고 청춘 즐겨야
“저는 환갑이 지났는데도 귀에 거슬리는 게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네요, 허 참. 나와 생각이 달라도 그렇고, 옷차림도 말투도 여전히 거슬리는 것투성입니다.
공자님은 60을 이순(耳順)이라고 하셨는데 말입니다.
회의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간 철남 씨가 주문한 순댓국이 나오기 전에 툭 내뱉습니다.
공자님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산전수전 다 겪고 70세가 넘은 공자(孔子)가 자신의 삶을 회고합니다.
“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30세에 스스로 섰고(三十而立), 40세에 미혹되지 않았으며(四十而不惑), 50세에 천명을 알았고(五十而知天命), 60세에는 귀가 순해졌고(六十而耳順), 70세에는 하고 싶은 바를 따르더라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
나이가 육십갑자(六十甲子) 한 바퀴 돌면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이 될까요? 공자 나이 60세가 되어 천지 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하게 된 데서 나온 말이 ‘이순’이라고 합니다.
남의 말을 듣기만 해도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고, 남이 하는 말을 순순히 받아들인다고도 해석되는 ‘이순’. 필자도 앞으로 4년이 지나면 예순이 될 텐데 ‘이순’ 경지에는 감히 이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디쯤 속하는지 떠올리면서 같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열다섯에 왜 공부해야 하는지 도통 몰랐고, 서른에 등 떠밀리듯 결혼했고, 마흔에는 유혹에 빠져 미친 듯이 방황했고, 쉰에 겨우 정신 차릴 즈음 가족이 흩어졌고, 육십엔 여차하면 시비에 휘말리는 꼰대가 되더니, 이제 칠십 바라보며 노망날까 두렵기 짝이 없네요.
그날 저녁 자리에 함께 있던 순욱 씨가 갑자기 한숨을 푹 내쉽니다.
60·70·80대
1000만 시대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950만 명(전체 인구의 18.4%, 통계청 발표)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추세라면 2025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에서 가장 빨리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됩니다.
환갑을 넘어 칠순, 팔순, 구순에 이르는 인구가 불과 2년 뒤엔 100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니 귀도 순해져야 하고(60, 耳順), 하고픈 대로 해도 민폐가 되지 않아야 하고(70, 從心), 정말 나이별로 숙제가
태산입니다.
반면 유엔(UN)은 2015년에 이미 체질과 평균수명, 사회적 역할과 역량의 변화를 고려해 인간 생애주기에 따른 새로운 연령 기준을 정의했습니다.
태어나서 17세까지가 ‘미성년’(Underage), 18~65세 장장 50년 가까이 ‘청년’(Youth or Young People), 66~79세가 ‘중년’(Middle Aged)이랍니다.
80세 넘어서야 겨우 ‘노인’(Elderly or Senior) 축에 들고, 100세를 넘겨야 ‘장수 노인’(Long-lived Elderly) 대접을 받습니다.
8년 전에 나온 새로운 연령 기준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솔직히 웃고 말았습니다.
당시 필자는 40대였기 때문에 5060 세대랑 한 집단으로 묶이는 게 매우 불쾌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세월 무서운 줄 모르는 철부지였으니까요.
2023년 만으로 쉰다섯 살 먹은 필자는 이제야 유엔이 정한 나이 기준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백세시대, 환갑에 다시 시작하는
청춘
유엔 연령 기준대로 생생히 살아내신 분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1920년 4월 23일생으로 현재 103세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입니다.
지팡이 없이 꼿꼿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청중을 만나는 김 교수는 책과 강연,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인생에서 제일 좋고 행복한 나이는 60에서 75세까지이고,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65세에 정년 퇴임한 뒤 할 일이 더 많았다는 그.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내기 시작했고, 이후 정부기관, 기업체, 사회단체
등에서 강의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대학에서 강의할 때보다 훨씬 많이 강연을 했다고 합니다.
“전 누굴 만나든지 90세 전엔 늙지 마라, 늙을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30, 60, 90세까지 세 단계를 살게 됐으니까요.
30세까지는 내가 나를 키워가는 단계이고, 65세까지는 직장과 더불어 일하는 단계이며, 90세까지는 그동안 받은 것을 나누며 사회를 위해 일하는 단계라고 구분합니다.
김 교수는 60세쯤 되니까 조금 철이 드는 것 같고, 75세쯤까지는 성장을 하는 것 같다며, 76세 즈음에 제일 좋은 책들이 나왔다고 자평합니다.
그는 99세가 되어서야 일간지 두 곳에 칼럼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연간 100회 넘는 강연과 글쓰기로 일상을 보내는 그는 늙지 않는 정신력으로 신체와 균형을 유지하는 중입니다.
95세쯤 되니 정신력이 쇠락한 신체를 업고 가더라며, 50대가 되면 기억력은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창조하는 능력인 사고력은 오히려 그때부터
올라간다며 우리를 안심시킵니다.
나이에 주눅 들지 않기
그렇다면 필자처럼 코앞에 닥친 예순, 이순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103세 김형석 교수가 60대에게 준 말씀을 다시 새깁니다.
“인생에서 열매를 맺은 기간은 60대였던 것 같다.
그래서 60대엔 제2의 출발을 해야 한다.
독서로 대변되는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놀지 말고 일하라. 과거에 못 했던 취미 활동도 시작하라.
올해 구순인 필자의 시어머니, 87세 친정아버지, 82세 친정어머니 세 분 모두 60대에도 현역이었고, 지금도 일터에서, 밭에서 일손을 놓지 않고 계십니다.
친정어머니 김초자 여사는 최고령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1020 손주 세대와 얘기하는 게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오늘 점심에 전화했더니 어제 노인대학 졸업식을 마치고 부석사로 졸업여행 중이라고 자랑하시네요.
친정아버지 박성옥 선생은 젊어서부터 보던 ‘명심보감’(明心寶鑑)이며 일본어 교과서를 몇 번이고 필사하며
기억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엄살을 부리십니다.
겉절이 담근 이야기를 하다 어떤 낱말이 맴돌기만 하고 퍼뜩 떠올리지 못하는 제게 ‘우거지 아니냐’며 보란 듯이 건재함을 증명해내시는 분이 바로 시어머니 조진실 여사입니다.
귀가 순해지기 위한 방법을 한참 궁리하던 차에 김형석 교수부터 필자의 양쪽 부모님까지 이야기하다 보니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총명’(聰明)이 그것입니다.
귀 밝을 총(聰)과 눈 밝을 명(明)이 합쳐진 총명은 남의 소리를 잘 듣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 남의 입장과 처지도 밝게 살피는 지혜를 뜻합니다.
때로는 같이 사는 강아지나 길에서 만난 고양이, 시들어 말라가는 관음죽이 내는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것이 총명입니다.
비단 밖의 소리뿐 아니라 내 안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잘 들어줄 줄 알아야 총명과 이순이라는 경지를 맞이한다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물어볼 줄 아는 마음 : 공자의
구슬
공자가 진(陳)나라를 지나갈 때 어떤 사람한테 귀한 구슬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하나뿐인 구멍에 실을 꿰려는데 구슬 구멍이 아홉 구비나 구부러져 있어 아무리 해도 꿰어지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던 공자는 마침 뽕잎을 따고 있는 아낙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아낙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꿀을 이용하면 가능할 것이니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공자는 시키는 대로 곰곰이 생각하다 그 말뜻을 깨닫고 무릎을 쳤습니다.
그러고는 개미 한 마리를 붙잡아 허리에 실을 잡아맨 다음 개미를 구슬 한쪽 구멍으로 밀어 넣고 다른 편 구멍에는 꿀을 발라놓고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꿀 냄새를 좇아 반대편 구멍으로 나온 개미 덕분에 실을 꿰는 데 성공했다는 이 고사는 ‘공자천주’(孔子穿珠)라고 합니다.
송(宋)나라의 목암선경(睦菴善卿)이란 선사(禪師)가 편찬한
‘조정사원’(朝廷事苑)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공자님 일화로 가르쳐줍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신분이 높든 낮든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든 묻고 스승으로 삼으려는 공자의 마음을 우리도 배운다면, 나이 먹는 두려움과 서러움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위로해봅니다.
청춘 제대로 즐기는 법 : 여여여
인생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나이에 구애됨 없이 멋지게 청춘을 즐기려면 여백과 여유, 여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백(餘白) - 글씨나 그림이 꽉 들어차면 보는 사람이 숨이 막히고 답답해집니다.
빈자리나 행간이 적당히 있어야 숨통이 트이고, 이야기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자기 말만, 그것도 일제강점기부터 피난 시절까지 고생한 얘기 수백 번 한다고 알아주는 자식 드뭅니다.
대화에도 여백을 주어야 쌍방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여유(餘裕) -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쓸 수는 없는 법입니다.
차분하게 생각하고 느긋하게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실수를 줄여서 시간을 벌 때가 많습니다.
나이 들수록 조급증이 생겨서 젊은이들이 늦다고 재촉하고, 더디다고 성화를 낼 게 아니라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를 부려봅시다.
▶여지(餘地) - 평소에 “난 한번 한다고 하면 여지없이 확실한 사람이야라고 자부하다가 큰코다친 경험이 있다면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일말의 틈이나 만회할 기회를 주지 않고 상대방을 가차 없이 몰아세우지 않았는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지가 있어야 그 사이로 아이디어나 영감이 떠오르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 서로가 만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을 활짝 열고 남이 하는 말이나 내 마음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다 보면 귀도 순해지고, 우리 삶이 순풍에 돛 단 듯 멋진 항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환갑 만세! 청춘 만만세!
박경희 마음치유 강사bravo@etoday.co.kr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
[마음 반창고] 즐거움이 우리 인생에 주는 활력
“웃음이 없는 하루는 낭비한 하루다.
- 찰리 채플린(1889~1977)
우하하하하하하하!
한 번 더!
우하하하하하하하!
독자 여러분, 일단 웃고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웃을 일이 없다고요?
속 편한 소리 하지 말라고요?
걱정이 태산인데 웃음이 나오냐고요?
그러니까 웃어야 합니다.
그럴수록 웃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웃어야 합니다.
웃지 않으면 병이 옵니다.
웃음에는 삶의 통찰과 지혜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소고기 사주는 사람을 주의하세요.
대가 없는 소고기는 없습니다.
순수한 마음은 돼지고기까지예요.
허리가 꺾어질 만큼 웃었던 게 언제인지 떠올려봅시다.
흉도 허물도 없이 마냥 좋은 친구, 내 사정 속속들이 알고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 저만치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구부정한 어깨에 팔자걸음 딛는 사람을 보는 순간, 한눈에 알아보고 실실 웃기 시작합니다.
시간은 훌쩍 열아홉 나이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그러다 도로 앞까지 마중 나가 얼굴 마주하자마자 입꼬리가 귀에 걸리도록 웃습니다.
말 한마디 없이 보기만 해도 웃깁니다.
웃는 나를 보고
친구는 더 크게 웃습니다.
사랑하면 예뻐지는
이유
카페에서 혹은 거리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한눈에 티가 납니다.
옆에서 듣기에 말 같지도 않은 말에도 활짝 웃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깔깔거리고, 별것 아닌 걸 보면서도 키득키득합니다.
두 눈을 반짝이며 상대가 하는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시답지 않은 얘기에 손뼉을 치며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 순간엔 정말 세상 부럽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잘생겨 보이기까지 합니다.
‘좋을 때다’ 이러고 지나가는 독자 여러분, 당신도 그렇게 예쁘고
멋진 순간이 있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사랑하고 다시 웃고 다시 아름다워집시다.
완벽한 커뮤니케이션
수단
‘소가 웃을 일이다.
’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일을 당했을 때 흔히 쓰는 표현입니다.
이 말은 소는 웃지 못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동물도 감정을 느끼고 밖으로 드러내지만 기쁨을 웃음으로 표현하지는 못합니다.
필자도 ‘벼리’라는 반려견과 16년째 같이 살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
동물은 사람과 달리 안면 근육이 웃을 수 있게 발달되지 않은 데다 생존에 웃음이 필수적이지도 않습니다.
웃음은 인간이 지닌 심리적
반응이며,
문화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복잡한 감정과 생각을 웃음 속에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눈웃음, 코웃음, 너털웃음, 헛웃음, 비웃음, 박장대소, 파안대소, 포복절도, 요절복통 등 갖가지 웃음으로 우리 마음 상태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우리 몸에는 완벽한 약국이 있다.
우리는 어떤 병도 고칠 수 있는 강력한 약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웃음이다.
– 노먼 커즌스(1915~1990)
만병통치 명약이 공짜
컬럼비아대학교 졸업 후 ‘뉴욕 이브닝 포스트’ 기자로 활동하다 ‘새터데이 리뷰’로 옮긴 뒤 30년을 편집장 겸 발행인으로 활동한 노먼 커즌스(Norman Cousins)는 50대 초반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침대에서 옴짝달싹 못 한 채 통증에 시달렸습니다.
병원에서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깨달은 그는 근처 호텔에 방을 잡고 코미디 비디오를 빌려 보며 실컷 웃었습니다.
한참을 웃고 나니 극심한 고통이 사라지고 염증 수치가 줄어들었으며, 어느새
진통제 없이도 편히 잠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웃음 치료 효과를 몸으로 입증한 그는 6개월 만에 다시 걷게 되었고, 두 해 뒤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노먼 커즌스는 한 발 나아가 의과대학과 병원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웃음이 가진 의학적 효과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75세 되던 해 ‘웃음의 치유력’(원제 Anatomy of an Illness)이라는 책을 펴냅니다.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반응을 얻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그는 유효기간이 없어 부패하지도 않는 최고의 명약이 바로 웃음이며, 만병을 막아주는 방탄조끼가 웃음이라고
역설합니다.
게다가 웃음은 공짜입니다.
웃음이 주는 백만
가지 효능
‘웃음학’을 개척한 노먼 커즌스의 ‘웃음의 치유력’을 비롯해 리 버크와 스탠리 탠 의대 교수가 발표한 논문 ‘웃음과 면역체계’, 40년 가까이 웃음을 연구해온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프라이 박사 등의 연구를 종합해 대표적인 웃음 효능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매일 아침 큰 소리로 읽어보고 한바탕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면 건강과 행복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 믿습니다.
웃음으로 불치병을 이겨낸 노먼 커즌스는 웃음이야말로 참으로 놀랍고 긍정적인 최고의
약이자,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 고백했습니다.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야 할 이유를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증명해냈으니까요.
▶웃으면 통증을 줄이는 호르몬이 200~300배 많이 나옵니다.
▶웃다 보면 면역력이 증가하고 감기를 예방합니다.
▶웃음은 천연 혈액순환 개선제입니다.
▶웃으면 화난 사람이 아니라 환한 사람이 됩니다.
▶웃을 때 제일 예쁘고 가장 멋있습니다.
▶웃으면 어려 보입니다.
▶웃음은 조직의 유대감을 높여주고,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지면 관계상 이하 생략합니다.
가장 빨리 웃는 방법
: 까꿍 인사
숨 막히는 긴장 상황에서 누군가 터뜨린 웃음이 관계를 탁 풀어줄 때가 있습니다.
막힘을 뚫어주고 관계를 되살려주는 웃음이란 선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아이 같은 마음, 동심을 회복하는 것이 웃을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억지로 웃기도 힘든 당신께 가장 쉽고 빨리 웃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까꿍 인사입니다.
필자가 강의 초반에 객석을 돌아다니며 나누는 절차입니다.
까꿍 하면서 화내는 사람은 여태 보지 못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저와 같이 해보겠습니다.
두 사람이 짝을 지어 먼저 오른손으로 악수하며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합니다.
이번에는 악수한 오른손 위로 왼손을 마주 잡고 악수하며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악수로 교차한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상대와 눈을 맞춘 채 ‘까꿍’ 하고 인사합니다.
백이면 백 반드시 웃음이 터집니다.
꼭 해보셔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게 까꿍 인사입니다.
20대 젊은이부터 70~80대 어른까지 직접 같이 해보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누구와도, 어떤 자리에서도, 공적이든 사적인 모임이든 관계없이 ‘까꿍 인사’를 하는 순간 웃음이 빵 터집니다.
아이를 보듯 마음이 무장해제되면서 한순간에 활짝 열립니다.
웃을 수 있는 마음의 상태가 됩니다.
지름길이 맞으니 꼭 자주 해보시기 바랍니다.
당장 남편, 아내와 해보시면 압니다.
공자 맹자 노자 대신
웃자 살자 놀자
어떨 때는 웃음이 백 마디 말보다 훨씬 효과가 크고 반응도 즉각적입니다.
나라마다 언어, 문자는 달라도 웃음은 만국 공용어로 만인 소통 수단이 됩니다.
특히 함께 웃을 때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고, 같은 생각이라는 맞장구, 같은 편이라는 신호를 나타내는 관계의 척도가 바로 웃음입니다.
미국의 뇌과학자이자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프로바인은 연구를 통해 인간은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30배 더 많이 웃는다고 밝혔습니다.
웃음이라는 신이 주신 선물을 마다해서야 되겠습니까. 얼른 받아서 잘 써먹어야 합니다.
공자도 맹자도 노자도 좋지만 성인 말씀 그대로 실천하기 무척 힘듭니다.
하지만 웃으며 살고 재밌게 노는 건 우리가 해볼 만합니다.
웃자, 살자, 놀자, 그리고 지화자! 웃으면 복이 와요.
(笑門萬福來)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한 번 늙어지니까요.
(一笑一少 一怒一老) 우하하하!
박경희 마음치유 강사bravo@etoday.co.kr
길어진 노후, 순탄한 인생 위한 중년의 관계 방정식
길어진 노후, 일자리와 즐거움 위한 두 축의 관계 형성해나가야
방정식은 미지수(χ) 값에 의해 참 또는 거짓이 된다.
예측하기 어려운 미지수라도 방정식 내 상수와 숫자, 사칙연산 등을 잘 따져보면 결국 답이 나온다.
이러한 방정식을 인생에 대입해보자. 나라는 상수와 주변인, 그들과의 연관성에 따라 ‘관계’라는 미지수 값이 매겨진다.
그렇게 적합한 미지수를 잘 찾으면, 참다운 인생이라는 등호도 성립된다.
생애주기에서 중년의 관계 방정식은 어쩌면 가장 어렵고 복잡할 수 있다.
그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알아둘 만한 몇 가지 조언을 담아봤다.
[1] 평생 현역 시대라는 ‘관계 전제 조건’
은퇴 후에는 비즈니스로 형성됐던 인맥이 자연스레 축소된다.
과거라면 섭섭한 마음은 들지언정 살아가는 데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넘어 150세 시대까지 예견되는 요즘,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은 계속돼야 한다.
평생 현역 시대를 사는 중장년에게 경제적 관계가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감정적으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이며, 가급적 기존의 비즈니스 관계를 잘 유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굳이 이러한 조언이
없더라도, 스스로 그 필요성을 체감하는 중장년이 적지 않을 것이다.
김동철 심리학 박사는 “최근 중장년들을 보면 가급적 직장 생활을 오래 하려 애쓰고, 은퇴 후에도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최대한 유지하려 한다.
이때 본업이 내가 좋아하는 쪽이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관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제2의 직업으로 전향한다 해도 또 다른 비즈니스 관계 형성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어쨌거나 평생 현역 시대를 살아내려면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공적인 관계 확장은 꼭 필요하다.
다만 순수하게 나의 관심과 흥미에
따른 사적인 관계도 형성해둬야 한다.
노후에는 일과 즐거움을 두 축으로 균형감 있게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말했다.
[2] 때때로 탈피하는 ‘관계의 알고리즘’
중장년이 애용하는 유튜브에는 ‘알고리즘’이라는 기능이 있다.
이는 원하는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편리하게 작용하지만, 자칫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만 독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알고리즘의 부작용이 바로 ‘확증편향’이다.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취하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성향을 말한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인간관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오십의 기술'을 펴낸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은 “우리는 흔히 편한 친구를 반복적으로 만난다.
나이 들수록 친구 관계는 줄어들고 압축적으로 변한다.
그렇게 나의 사고방식 또한 자주 만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덩어리처럼 압착된다.
‘내가 맞구나’라며 안전하다는 착각 속에 확증편향이 생겨나는 것이다.
또 늘 비슷한 사람들과 치우친 생각만 이야기하다 보면 아무래도 지겨울 수밖에 없다.
긴 노후에는 삶의 영역, 특히 대인관계가 다채롭고
다양해야 한다.
안정적인 관계가 때로는 지루함을 준다.
때때로 제한된 관계의 알고리즘에서 탈피해보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존 관계의 알고리즘을 벗어날 수 있을까? 크게 손해 보지 않는 선에서 낯선 곳에 나를 던져보는 방법이 있다.
이를테면 늘 만나던 친구가 아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귄다거나, 정치적 성향이 반대인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면 새로운 알고리즘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새로운 인생도 열리게 된다.
사실 아주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건 위험한 면도 있다.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계속 새로운
관계에 도전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 최대 수명 대비한 ‘최소 사회망’
나는 앞으로 얼마나 살게 될까? 예측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수명의 최댓값이 날로 증가하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독거노인 수도 이에 비례하는 양상을 보인다.
결혼을 했더라도 이혼이나 졸혼, 사별 등으로 언젠가는 혼자가 된다.
즉 수명이 길어질수록 얼마나 홀로 살게 될지도 미지수인 셈이다.
이렇게 독거 신세가 됐을 때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성향을 보인다.
족쇄라도 풀린 듯 대인관계를 더 왕성하게
펼쳐나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고립된 상태로 외톨이를 자처하는 이도 있다.
김동철 박사는 “본래 기질이나 성향이 대인관계에 소극적이고 불편해하는 분들이 있다.
노후 관계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나서는 게 쉽지 않은 것이다.
타고난 성향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억지로 관계를 맺으려 했다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땐 직접적인 일대일 관계가 아닌, 상대적으로 관계망이 느슨한 모임의 일원이 되어볼 수 있다.
이마저도 어렵다면 강연이나 공연을 보러 가는 등 다수 속에 섞이는 경험을 해나가면 도움이 된다.
특별히 누군가와 인맥을 쌓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이런 방식의 간접적인 사회 관계망이라도 형성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자칫 고립이 일어나고, 노인성 우울증이나 고독사 등의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염려했다.
[4] 더할수록 즐거운 ‘친구들의 집합소’
이호선 센터장의 조언대로 기나긴 노후를 함께할 친구가 기왕이면 여럿 있는 게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기존에 친구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모임이나 동창회 등도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관계의 알고리즘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새로운 공동체 관계망을 찾아봐도 좋다.
더욱이 요즘에는 블로그나 카페, SNS 등을 이용하는 중장년이 늘어 관심사나 취향에 따라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게 어렵지 않다.
독서, 여행 같은 취미 동호회도 많고, 소셜 다이닝이나 자원봉사 등
사회 관계망을 이어주는 공동체 모임도 상당하다.
이 센터장은 “꼭 참여하길 추천하고 싶은 건 학습 공동체다.
오십 이후에 노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의미가 사라진다.
반면 배움은 늘 우리를 새롭게 한다.
때문에 학습 공동체는 가장 건전하고도 발전적인 모임 형태라 할 수 있다.
지식만 습득하는 게 아니라 거기서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형성된다.
시험과 과제를 거치면서 서로 성취를 확인하고, 나와 공동의 목표를 바라보는 이들과 토론해가며 상호 돌봄 과정도 경험하게 된다.
학습은 과정만으로도 성숙을 이루고, 학습 공동체는 성숙을 통한 자아실현을 가능케 한다.
노후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고 싶다면 학습 공동체에 참여해보길 바란다고 권했다.
도움말 김동철 심리학 박사(김동철심리케어
원장),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숭실사이버대학교 기독교상담복지학과 학과장)
참고 '오십의 기술'(이호선 저,
카시오페아)
이지혜 기자jyelee@etoday.co.kr
우리나라 직장인 실질 은퇴 나이
“정년은 무슨… 마흔 이후도 잘 그려지지 않아.
친구는 말했다.
친구의 불안은 통계와 궤를 같이 한다.
사람들은 주된 직장에서의 은퇴 시점을 법적 정년인 60세 전후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질 은퇴 나이는 그와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실질 은퇴 연령*
49.3세
*2022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실제 은퇴 나이는 예상 은퇴 나이보다 15년 이상 빠르다.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의 희망 은퇴 나이도 현실과 10년 이상 차이를 보인다.
2023년 실제 은퇴 나이는 50대가 49세, 60대가 57세, 70대가 63세로 연령대별 희망 은퇴 나이보다 10년 이상 일렀다.
KB금융지주 경영보고서의 희망 은퇴 나이 VS 실제 은퇴 나이
50대: 희망 65세, 실제 49세
60대: 희망 70세, 실제 57세
70대: 희망 77세, 실제 63세
노후 자금 상황은 이런 현실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노후 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비중이 50%를 웃돌고 있다.
그 시기는 평균 45세로 5년 전 조사에 비해 1년여 늦어졌다.
경제적 노후 준비 시작한 시기
평균: 45세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52.5%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 49.3세. 법적 정년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
에디터 조형애 디자인 이은숙
조형애 기자hyungae@etoday.co.kr
“텃밭의 기적 중장년, 도시농업에 빠진 이유
자신을 돌보는 보상심리 느껴… 제2직업으로도 관심
기후위기
대응 방법 중 하나로 도시농업이 떠오르고 있다.
도시농업이란 도시 지역에 있는 생활공간에서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옥상이나 베란다에서 상자 텃밭 가꾸기, 주말농장 운영 모두 해당한다.
2020년 기준 도시농업 참여자가 185만 명에 이를 정도인데, 특히 중장년에게 인기가 많다.
“남편이 퇴직 후 귀농을 하겠대요.
그런데 농사를 하나도 몰라요.
제가 배워서 가르쳐주려고 합니다.
“번 아웃이 와서 퇴사한 후 텃밭을 가꾸고 싶었어요.
4월 16일 서울 은평구 향림도시농업체험원에는 열기가 가득했다.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 첫날이었다.
도시농업에 관심을 가진 30명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대부분 중년의 나이로 보였다.
텃밭은 마련했지만 어떻게 가꿔야 좋을지 몰라서, 교육 쪽에 몸담고 있어 도움이 될까 싶어서 등 다양한 사연을 품고 있었다.
한 가지 공통점은 자연환경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었다.
도시농업지원센터
알기
도시농업에 대해 알고 싶다면 도시농업지원센터를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도시농업인에게 필요한 지원과 교육·훈련을 하는 기관이다.
전국에 분포돼 있는데, 서울시 내에는 종로구·관악구·도봉구·강동구·금천구·양천구·서초구·은평구에 있다.
은평구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인데, 2022년 향림도시농업체험원이 은평구 도시농업지원센터로 지정됐다.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하는 일을 알아보자. 먼저 기관마다 자체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앞서 얘기한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과정’은 이론 40시간, 실습 40시간으로 총 80시간 교육이다.
도시농업 관련 법률 및 정책, 텃밭 조성 및 관리, 정원 과수, 작물 재배 등에 대해 배운다.
향림도시농업체험원에서는 조별로 텃밭을 제공해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과정을 수료하면 국가자격증인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취득 조건이 된다.
그 이후 도시농업 관련 국가기술자격증 9종(농화학, 시설원예, 원예, 유기농업, 종자, 화훼장식, 식물보호, 조경, 자연생태 복원) 중 기능사 이상 자격을 1종 이상 취득하면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을 가질 수 있다.
도시농업관리사가 되면 주말농장, 도시농업공원 등의 관리 인력, 관련 교육 강사 등으로 활동이 가능하다.
또한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는 주민들을 위해 텃밭을 분양해주는 경우가 많다.
향림도시농업체험원에서는 3평짜리 텃밭을 210명에게 제공한다.
매년 4월에 분양받아 11월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쟁률이 매우 치열하다.
동네에 나만의 텃밭이 생기는 셈이니 인기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텃밭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꾸기 나름이다.
채소만 심어도 되고, 꽃씨만 뿌려도 된다.
배추, 무, 고추 등을 심어 텃밭에서 나오는 것만으로도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단다.
중장년에게
추천하는 이유
도시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도시농부가 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자연 속에서 마음을 치유받으면서 도시 생태계를 보전하고, 사회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서주봉 향림도시농업체험원 대표는 “100세 시대에 50~60대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해야 하는데, 농업은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면서 “일을 즐겁고 건강하게,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할 수 있다.
식물은 나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성장하지 못한다.
식물을 보살피다 보면 그게 또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향림도시농업체험원에는 도시농업관리사들이 활동가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텃밭 관리 멘토 역할을 하고, 가끔 강의도 한다.
농협에서 퇴직 후 도시농업관리사가 된 지 10년이 넘었다는 오영기 씨는 “원래 이곳에서 교육을 듣는 분들의 연령대가 높았는데 점점 젊어지고 있다.
그만큼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면서 “도시농업을 통해 단순히 먹거리 재배 이상으로 가치 실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 팜 운영도 가능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최효자 활동가는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전문가까지 됐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그는 상자 텃밭을 받으려고 처음 방문한 이후 현재에 이르렀다.
그는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과 땅을 같이 사서 농사를 짓고 있다.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워가고 있는데, 모든 과정이 재밌다.
친구도 생겨서 좋다.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들보다 여기서 만난 사람들이 더 편하고 얘기가 잘 통한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아무래도 관심사가 맞아서 그런
것 같고, 좋은 사람들인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Interview
서울 강남에 사는 ‘이세계농부’, “도시를 시골로… 나는 청개구리
▲이세계농부가 유기물로 만드는 ‘휴머스 토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손효정 기자)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는 신기한 건물이 있다.
여름이 되면 초록 지붕이 생기는데, 자세히 보면 나무와 풀이 우거진 것이다.
옥상에 작지만 꽉 찬 정원을 조성한 사람은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 중인 ‘이세계농부’다.
그의 본명은 양달샘(50)으로 배우 출신이다.
옥상 정원은 최근 보수 공사를 마쳤고, 꽃과 열매가 개화하길 기다리고 있다.
사과나무, 포도나무, 호두나무 등. 이세계농부는 정원 곳곳에 심은 나무를 신이 난 모습으로 소개했다.
생태계의 원리까지 척척 말하는 그는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나 다름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옥상 정원을 운영한 지도 어언 15년. 2009년부터
정성을 다해 가꿔온 곳이다.
현재는 경기도 고양 북한산 자락에 300평대의 텃밭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곳은 주말농장이라고 부른다.
도심 한복판에서 키우던 닭들도 그곳에서 자라고 있으며, 이세계농부는 더 넓은 땅에서 토양과 농사 기법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실험하고 있다.
여름이면 옥상 정원과 텃밭에서 결실을 맺는 열매들을
따 먹으며 한 해 농사의 행복을 만끽한다.
이세계농부는 자신의 농사 방법을 ‘이세계농법’이라고 부른다.
생태계가 공존하는 탄소순환농법에 자신만의 색을 덧입혔다.
이산화탄소는 식물의 성장에 꼭 필요한 존재지만, 대기 중으로 날아가면 미세먼지가 되고 산성비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탄소를 토양 속에 잡아두는 것이 핵심이다.
보통 낙엽 또는 풀을
활용한다.
선행되어야 할 조건은 탄소가 가득한 토양이다.
이세계농부는 자신이 개발한 ‘휴머스(Humus) 토양’ 만들기를 추천한다.
휴머스 지수란 토양의 비옥한 정도를 나타낸다.
휴머스 지수가 높으면, 농약 없이도 식물이 잘 자란다.
그는 “낙엽을 들춰서 부엽토를 보면 검은색 흙이 나온다.
유기물이 분해돼 생성된다면서
“휴머스에는 지렁이, 공벌레, 톡톡이벌레가 필요하다.
이 미생물만 있으면 토양은 알아서 만들어진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반면 친환경농업, 유기농 등에 대해 이세계농부는 “너무 그린워싱(친환경 위장술)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친환경농업이나 유기농에서는 농약을 안 쓰는 줄 아는데, 알고 보면 관행농법과 방식이 똑같다면서 “아름다운 녹지를 위한다면서 도시에서 살충제를 많이 뿌린다.
그래서 꿀벌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벌레를 죽이는데 친환경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힐링’을 위해 도시농업을 하고자 하는 중장년들에게 그는 조사를 철저히 하고 농사를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
결론적으로 이세계농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미생물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다.
비옥한 토양을 마련하고 꽃과 나무를 심고 물을 잘 줬더니, 어느샌가 해충을 잡아먹는 익충 사마귀와 나비가 찾아왔더란다.
그리고 농약은 아예 필요치 않게 됐다.
자연에게 맡기면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것을
자연을 벗 삼아 살다 보니 깨우친 셈이다.
“남들이 시골을 떠나 도시에 갈 때 나는 도시에 시골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세계농부는 자신을 ‘청개구리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그의 꿈은 도심 속 시골을 더 키워나가는 것이다.
“저는 물욕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땅에 대한 욕심은 있죠. 1만 평 이상의 땅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지금처럼 농사를 하면서 앞으로는 토끼, 양, 소 등도 키우고 싶습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도심 속에 알프스 같은 초원을 만드는 겁니다.
손효정 기자shjlife@etoday.co.kr
중년 들어 자꾸만 누군가 밉다면, “자신을 미워하는 겁니다!
고령사회에 걸맞는 노후 관계, '건강한 자기중심성' 필요
은퇴 후 소원해지는 인간관계에 실망하는 이가 적지 않다.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안부도 주고받고 종종 식사도 했던 사이인데, 회사를 나오니 연락도 만남도 사라져버린 것이다.
누군가는 ‘내가 명함이 없다고 얕보나’, ‘내가 돈을 안 번다고 무시하나’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자. 혹시 ‘내가’ 스스로에게 그런 편견을 갖고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지. 만약 그렇다면 주변은 잠시 제쳐두고 나와의 관계부터 돌아봐야
할 때다.
퇴직 이후의 삶이 길어지며, 노후 대인관계가 중요하다는 건 두말할 것도 없다.
다만 원활하고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자신과의 관계를 다지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매일 은퇴를 꿈꾼다’, ‘은퇴의 말’, ‘은퇴의 맛’ 등의 저서를 펴내며 수많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들을 만나온 한혜경 전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은퇴 후 얼마나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느냐는 자신과의 관계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그는 “직장
생활로 생겨난 공적 관계망은 보통 퇴직 후 6개월 이내 소멸된다.
특히나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명성을 얻은 분일수록 이러한 변화에 취약하다.
‘그동안 나를 잘 따랐던 부하 직원들이 연락하겠지’ 같은 기대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가 클수록 실망이 크고, 실망이 쌓이면 절망하게 된다.
점점 위축되고 예민해지기 시작한다.
작은 일에도 버럭 하고 화를 내는 등 이른바 ‘앵그리 올드’가 되기 십상이다.
그런 모습을 보이면 주변에서는 회피하고 멀리하게 마련인데, 결국
대인관계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누군들 좋아할까
한혜경 교수의 경험에 의하면 은퇴 후 화가 많아지고 이를 표출하는 중장년이 적지 않다고. 겉으로는 타인을 향해 화를 내는 것 같지만, 이는 결국 자신에게 화를 내는 것과 같단다.
스스로에게 답답하고 불만스러운 심정을 그러한 방식으로 토로하는 것이다.
반대로 자신과의 관계가 평온하고 긍정적인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 또한 순조로운 편이다.
한 교수는 “최근 뇌과학 분야 연구 중에 흥미로운 결과가 있었다.
나에 대한 정보처리와
타인에 대한 정보처리가 동일한 뇌 신경망을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풀어 설명하자면 나를 좋게 보는 사람이 남도 좋게 보고, 나를 존중하는 사람이 남도 존중한다는 얘기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어떻게 타인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나와의 관계, 자기 내면과의 소통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것이 곧 타인과의 관계에도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나와의 관계가 편안하고 능숙한 사람들은 웬만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회복탄력성 또한 높다.
반대로 자신에게 불만이 많고 소통이 어려운 이들은 사소한 일도 크게 힘들어하고, 회복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교수는 “살다 보면 유난히 사람들이 미워지거나 괜히 무시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혹시 내가 나를 미워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봐야 한다.
마치 거울처럼 누군가에게 갖는 나의 마음이 알고 보면 나를 향한 마음은 아닐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인정중독에서
벗어나 ‘셀프 칭찬’ 필요해
경쟁과 성취를 강조해온 한국 사회에서 현재의 중장년 세대는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다.
어떤 이들은 타인에게 인정받아야 잘 사는 삶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가령 어느 대학과 직장을 다닐지, 얼마만큼의 집을 사고 무슨 차를 타야 할지 등 자신보다 타인의 인정이나 평가를 따르는 경향이 적지 않다.
한혜경 교수는 “이러한 삶이 계속되다 보면 인정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거부당할까 봐 두려워하고, 타인 때문에 상처받으며 그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았을 때만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30~40대에는 타인의 관심과 인정이 성장의 디딤돌이 되기도 하지만, 50대 이후까지 이에 얽매이는 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와의 관계를 더 행복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주파수에 나를 맞추지 말아야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이상적인 나’와 ‘현실의 나’ 사이엔 차이가 존재한다.
그 사실을 먼저 받아들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
나아가 잘난 척, 괜찮은 척이 아닌 솔직한 나를 드러낼 수 있을 때 개인적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으로는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하면서도 실제 자신을 향한 칭찬에는 의구심을 갖거나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이는 자신에 대한 평가가 엄격하고, 스스로의 능력과 장점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반응이다.
한 교수는 자신의 좋은 점과 강점 등을 발견하는 과정이 매우 가치 있기에, 때때로 스스로를 칭찬해보는 시간도 마련해보길 권했다.
나를 위한 삶,
건강한 자기중심성 갖기
은퇴 후 또는 자녀 출가 후에도 끊임없는 희생을 감수하는 부모들이 있다.
가령 노후자금이 부족한데도 자녀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준다거나, 몸이 아프고 힘든데도 손주 육아를 돕는 등 자신보다는 자녀를 중심으로 노후를 살아가는 것이다.
타인 중에서도 자녀가 주는 기쁨이 상당하지만, 결국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지속적인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을 지키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자녀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서 정작 자신의 인생을
누리지 못하고, 나를 돌보는 일을 게을리한다면 행복한 노후를 가꿔가기 어렵다.
한혜경 교수는 “초고령사회, 수명은 길어지고 1인 노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어떻게 혼자 잘 살 수 있을까’, ‘누가 끝까지 나를 돌봐줄까’, ‘누가 내게 삶의 기쁨이 남아 있다고 말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꼭 해봐야 한다.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독립돼야만 자신을 스스로 돌보며 잘 지낼 수 있고, 자신을 잘 돌볼 수 있어야 자식이나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오래오래
유지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나를 위하고 사랑해줄 사람, 내게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할 사람은 곧 나 자신이다.
스스로를 위하고 사랑해야 하는 이유다.
인본주의 심리학자로 유명한 로저스(C. Rogers)는 말년에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더 많이 돌보게 됐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나는 나를 좋아한다.
나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보았고, 그것을 충족시키려고 했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삶을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아내가 매우 아프지만 내 삶을 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 교수는 “로저스의 글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결국 나이 들수록 ‘건강한 자기중심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건강한 자기중심성은 본인의 가치와 독특성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돌보는 태도다.
스스로를 홀대하고 혹사하는 건 짧고 굵게 살던 시대의 논리다.
100세 넘게 사는 요즘 시대에 필요한 건 자기중심적인 삶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스스로의 고유한 가치와 개성을
존중하고 사랑할 때, 타인도 나를 그렇게 존중하고 사랑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의 역사
쓰기’로 회복하는 나와의 관계
교수 은퇴 후 현장에서 중장년을 대상으로 ‘나의 역사 쓰기’를 운영하고 있는 한혜경 교수는 글쓰기를 통해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의 역사를 쓴다고 해서 유명인이 자서전을 내듯 거창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글쓰기가 어렵다면 나의 삶을 한 권의 책이라 여기고 목차를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은퇴 후에는 대인관계를 비롯해 여러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내
인생의 해답 또한 내 안에 있는 법. 찬찬히 과거의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스스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발견하게 된다.
한 교수는 “나의 역사 쓰기란 내가 나에게 나에 대해서 진심으로 하는 이야기다.
현역 시절 이력서에 보기 좋게 썼던 나의 모습과 달리,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적어보는 것이다.
퇴직 이후 인생 2막 또는 3막을 준비하려면 과거와 현재의 나를 잘 이해해야 한다.
나를 헤아리는 과정 속에서 자신과의 갈등 고리를 풀어내기도 하고, 과거의 나와 화해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나의 역사 쓰기도 너무
말년에 했다가는, 과오를 발견하고도 ‘이제 와서 달라질까’, ‘너무 늦었구나’라며 개선할 시간이 없다고 여겨 절망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나와의 관계 회복을 위해 나의 역사를 꼭 한번 써보시길 바란다고 권했다.
도움말 한혜경
전 호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기꺼이 오십, 나를 다시 배워야 할 시간' 저 , '나의 역사 쓰기' 운영)
이지혜 기자jyelee@etoday.co.kr
노년의 주체성 조명하는 사진전 ‘아마도, 여기’ 개최
주목하지 않는 생애시기 ‘노년’ 주제… 오는 7월 31일까지
▲케로우 셰지아크가 가장 처음 우연히 찍게된 인물 이스테르. 도나 이스테르는 튼튼한 두 다리와 아무 말이나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 지혜로운 귀를 가진 100세를 이제 막 앞두고 있었다.
©Carol Chediak(턱괴는여자들)
카페 브랜드 가배도가 오는 7월 31일까지 시청점에서 카로우 셰지아크 사진전 ‘아마도, 여기’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노년’이라는 생애시기를 조명하는 16점의 사진을 소개한다.
이 전시는 앞서 작년 11월 서울 성수동에서 단독 진행된 바 있다.
카로우 셰지아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양로시설에서 자원봉사자로 5년간 요가를 가르치며 수강생들과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키웠다.
1.5평의 단칸방을 배경으로 우연히 찍게 된 최고령자 수강생의 사진을 시작으로 입소자들의 초상 사진 연작 ‘아마도, 여기’가 탄생했다.
전시를 주최한 ‘턱괴는여자들’ 팀에 따르면 그의 사진에서는 어느 장소에서든 생생하게
살아있는 노인들의 개성과 다양성 그리고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여기’ 사진 연작은 과거와 현재, 젊은이와 노인, 그리고 다국적의 사람들이 교차하는 지역적 특성을 지닌 공간 가배도 시청점에서 선보인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멀게만 느껴지던 ‘노년’이라는 낯섦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자세한 전시 스토리는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건물 3층에 상주해있는 ‘턱괴는여자들’ 팀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아마도, 여기’ 전시 포스터(턱괴는여자들)
한편, 기획은 사회의 밝은 사각지대를 책과 전시로 조명하는 콘텐츠 기획사 toh works의 ‘턱괴는여자들’ 팀이 맡았다.
해당 기획사는 한국이 2025년 초고령 국가 진입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세대 간 생애 경험의 격차를 좁히지 못해 생기는 노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문화적으로 개선하고자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노인을 생산성이 떨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에 비례하는 가치를 지닌 존재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전시 기간에 노년을 주제로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참여형 워크숍 행사 또한 진행될 예정이다.
서로의 주체성과 나이 듦, 돌봄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송근영 턱괴는여자들 공동대표는 “단순히 시장 논리에 따라 유입된 상품과 콘텐츠가 아니라 진정성 있고 다양한 책과 전시, 행사를 통해 어르신들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혜진 기자hjmoon@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