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이 신속 수사를 어떻게 지시한 거야? 5월2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정기보고하는 자리가 있었거든. 거기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가방 수수 사건’ 전담수사팀을 만들어서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주문했대.
️흔한 일이야? 총장이 특정 사건을 빨리 수사하라고 말하는 거. 특별한 경우긴 한데, 과거에도 있긴 했어. 2016년 김수남 검찰총장도 20대 총선을 앞두고 ‘불법·부정 선거를 저지른 사람이 당선되지 않도록 선거범죄를 적극 수사하라’로 얘기했거든.
️전담팀이 꾸려지기 전엔 명품 가방 수사를 안 했던 거야? 지난해 12월 ‘가방 수수 사건’ 고발장이 대검에 접수됐잖아?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에 배당되긴 했어. 근데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던 것 같아.
️배당만 해뒀다? 배당은 수사 담당 부서를 정한 것 외에 큰 의미는 없어. 통상 고발인을 불러서 조사하는 것부터 수사 시작이라고 보거든. 그 뒤에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강제수사 여부를 판단하고 기소, 불기소 여부를 정하는 거라서. 근데 이 사건을 고발한 서울의소리 쪽도 조사하지 않았으니, 수사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봐도 되지.
️처음에 왜 형사1부로 배당한 거야? 서울중앙지검 조직을 잠깐 설명할게. 1차장검사, 2차장검사, 3차장검사, 4차장검사가 있어. 그 아래 담당 부서가 있는 구조야. 형사 1부는 1차장 검사(김창진) 밑에 있는 부서인데, 정치인 명예훼손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검찰이 자체 수사하는 특수부로 넘기기 애매한 사건이 배정되는 경향이 있어.
️전담팀에 다 특수부 검사들만 파견된 거 아냐? 그 부분이 의아하긴 해. 4차장 산하 부서는 주로 반부패, 기업비리 등 특별수사를 전담하거든. ‘윤석열 명예훼손 수사’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수사도 4차장 소속 반부패수사부에서 하고 있고. 근데 형사1부는 1차장 산하 부서거든. 4차장 산하의 부서 검사들을 굳이 1차장 산하 부서에 붙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수사를 확대하겠단 뜻 아냐? 정확한 검찰총장의 의도는 모르니 추측만 하는 상황인데, 김건희 여사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는 4차장 검사 산하 반부패수사 2부가 하고 있거든. 차라리 2부로 사건을 보내서 같이 수사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도 나와.
️5개월간 왜 수사를 안 한 거야? 검찰은 총선이 끝났으니 원칙에 따라 고발 건들을 차례로 처리하는 거라고 설명해. 선거를 앞두고 주요 수사는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거든. 검찰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려는 거지. 검찰이 더는 수사를 미룰 수 없는 상황도 있어.
️어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크게 이겼잖아. 범야권으로 넓히면 192석이니까. 근데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이 검찰 힘을 빼려고 하고 있거든.
️어떻게? 검찰을 직접수사권을 뺀 ‘기소청’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잖아. 검수완박이 다시 추진될 수도 있고. 김건희 특검법도 검찰이 아닌 특별검사가 자체 수사를 한단 점에서 검찰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건 마찬가지고. 검찰 입장에선 조직을 지키기 위해 검찰의 존재감을 드러내서 검찰의 당위성을 입증해야 하는 시기라는 거지.
️대통령실과 검찰 사이가 틀어졌단 얘기도 있던데?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고발된 지 4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김 여사를 대면 조사하지 않고 있잖아. 이와 관련해서 김 여사를 소환조사를 해야 한다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과 대통령실이 부딪쳤다는 얘기는 계속 있었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임명할 때도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내서 물갈이할 거란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니까.
️이번에 검찰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실도 부활했잖아. 응. 윤 대통령이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을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지명했잖아. 이 검찰총장보다 9기수 높은 검찰 선배거든. 과거에 검찰에서 굉장히 그립(장악력)이 셌던 걸로 알려졌어. 검찰 통제에 들어가는 거 아니냔 위기감이 있을 수 있지. 검찰총장이 ‘가방 수수 사건’ 수사를 지시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해 마이웨이(독자적 행보)를 선택했다는 해석도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