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괴담 1년, 거짓에 반성한 사람 아무도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당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 위원회 상임위원장) 등 민주당 인사들이 2023년 9월 4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국제공동회의에서 후쿠시마 방류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BR>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당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 위원회 상임위원장) 등 민주당 인사들이 2023년 9월 4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철회 국제공동회의에서 후쿠시마 방류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8월로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를 방류한 지 1년이다.
1년간 총 5만4600톤의 처리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했지만 단 한 번도 방사능 기준치에 근접한 적이 없다.
지난 6월 7차 방류 때 삼중수소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2.6%였다.
자연 상태의 삼중수소 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쿠시마 방류 전부터 “우리 수산물이 방사능에 오염된다.
핵 테러이자 제2의 태평양 전쟁”이라며 괴담을 퍼뜨렸다.
과거 광우병과 사드 전자파 괴담 유포에 앞장섰던 좌파 단체와 방송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세슘 우럭 너나 먹어” “차라리 X를 먹겠다”며 불안을 조장했다.
한때 수산물 소비가 급감하고 ‘천일염 사재기’까지 벌어졌다.
그 피해는 우리 어민과 수산물 상인들이 봤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지 12년이나 지났는데 우리 바다에 아무 영향이 없다.
사고 당시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오염수가 처리도 없이 그대로 바다로 들어갔다.
그런데도 우리 바다에 영향이 없는데 오염수를 처리해 훨씬 적은 양을 방류하는데 어떻게 우리 바다에 영향을 미치나. 방류수가 태평양을 돌아 4~5년 뒤 우리 바다로 오면 삼중수소 증가량은 X레이 한 번 찍을 때의 1000만분의 1에 불과하다.
우리보다 먼저 영향을 받는 미국·캐나다·멕시코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식품 안전에 가장 엄격한 유럽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재개했다.
거의 모든 원자력 전문가들도 괴담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원자력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이재명 전 대표는 전문가들을 “돌팔이”라고 했다.
괴담 살포에 앞장선 좌파 인사들은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에 참여했다.
전교조 간부는 교사들 개인 정보를 빼내 ‘방류 반대’ 독려 메일을 보내고, MBC는 물고기 떼죽음 거짓 영상을 내보냈다.

이들이 이런 허위 괴담에 매달린 것은 광우병 괴담처럼 정부에 친일 프레임을 씌워 궁지로 몰아 총선에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광우병 괴담 때와는 달랐다.
엉뚱한 피해를 본 수산업자들이 “수산물을 오염시키는 장본인은 정치인과 언론”이라고 비판했다.
정확히 그 말 그대로다.
괴담이 먹히지 않자 민주당 지도부는 갑자기 목포의 횟집에서 생선 회식을 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고 했다.
하루 전까지 수산물 먹으면 큰일 날 것처럼 하던 사람들이었다.

민주당은 지금도 오염수 괴담에 대해 사과나 반성 한마디 없다.
도리어 ‘방류 방조’라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유에 넣기까지 했다.
과거 광우병과 사드 전자파 괴담 때도 마찬가지였다.
괴담 선동으로 정치적 이득을 노리다 ‘아니면 말고‘다.

벌교 짱뚱어 전골

짱뚱어 전골

짱뚱어 전골

추어탕에서 미꾸리를 찾기 어렵듯 짱뚱어탕도 짱뚱어 형체를 볼 수 없다.
뼈를 발라내고 육수와 시래기를 넣고 끓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믹서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간혹 손님 중에 정말 짱뚱어로 끓이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그때마다 ‘벌교갯벌에서 나는 짱뚱어로 끓입니다’라고 하지만, 미심쩍어하는 분에게는 짱뚱어 전골을 권한다.
전골은 짱뚱어가 통째로 들어간다.
벌교갯벌에서 볼 수 있는 모습대로다.
또렷한 형체에 기겁해 먹지 못하고, 쳐다보기만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국물맛을 보면 달라진다.
탕과 달리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고 담백하다.

여자만에서 짱뚱어 홀치기 낚시를 하는 어민

여자만에서 짱뚱어 홀치기 낚시를 하는 어민

짱뚱어는 펄갯벌에 서식한다.
미세한 진흙으로 이루어진 갯벌로 벌교갯벌이나 순천만갯벌이 포함된 여자만이 대표적인 서식지이다.
이곳에서 그물이나 낚시를 이용해서 잡는다.
어느 쪽이든 반드시 뻘배를 타야 한다.
모래갯벌과 혼합갯벌은 걸어갈 수 있고, 경운기나 트랙터로 이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펄갯벌은 뻘배를 타지 않고는 한 발짝도 들어갈 수 없다.
한 발은 뻘배에 올리고, 다른 발로 갯벌을 밀치면서 스키를 타듯 이동한다.
스키보다 길고 폭이 넓은 나무로 만든 어구다.
그 뻘배 위에서 낚시를 한다.
몇 개의 낚시를 갈고리 모양으로 묶어서 짱뚱어를 낚아채는 ‘홀치기낚시’ 어법이다.

짱뚱어를 잡은 왜가리

짱뚱어를 잡은 왜가리

짱뚱어는 아주 예민하다.
새 그림자만 보여도 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하물며 사람이 다가가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눈이 툭 튀어나온 것은 갯벌과 하늘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적에 대응하기 위한 적응과 진화의 결과다.
그래서 ‘자산어보’에 짱뚱어를 ‘철목어(凸目魚)’라고 기록했다.
그래도 서식굴 앞에 죽치고 기다리는 왜가리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모양이다.
살살 구멍에서 나오던 짱뚱어가 왜가리 날카로운 부리에 딱 걸렸다.
여자만 옆에 터를 잡고 지내는 나도 전골에 짱뚱어 몇 마리 올리고, 왜가리처럼 만찬을 즐긴다.
기승을 부리는 폭염도 얼마 못 가서 기세가 꺾일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남은 여름을 위해 짱뚱어 전골을 비우자.

짱뚱어 전골 밥상과 서대회무침(가운데)

짱뚱어 전골 밥상과 서대회무침(가운데)

선진국서 본 도서관들이 우리 동네에

일러스트=김성규

일러스트=김성규

미국이나 유럽 특파원을 마치고 돌아온 선배들에게 인상 깊게 들은 얘기 중 하나가 도서관 체험담이었다.
동네에서 가장 쾌적하고 좋은 공공 시설이 도서관이라고 하는데 믿기지 않았다.
열람실에 앉아 시험 공부만 했던 게 도서관 경험의 전부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연수차 선진국에 가보고서 비로소 실감했다.
건물 디자인부터 달랐다.
우리 공공 도서관처럼 네모진 곳은 하나도 없었다.
동네 주민이 가장 많이 찾는 마을 쇼핑 센터나 체육관·수영장과 붙어 있는 것도 신기했다.

▶그곳에서 대출 카드를 만들고 무슨 책이 있나 살펴보다 책 대출은 도서관 업무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도서관은 마을 동아리 활동의 중심지였다.
독서 동아리는 그러려니 했는데 영어 회화반도 있었다.
사서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우리 동네에 정착한 이민자를 도울 목적”이라고 했다.
“이런 게 선진국 도서관이구나” 싶었다.
도서관은 비즈니스 워크숍, 공연, 집회 장소 등으로도 쓰였다.

▶외국 얘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 우리도 그런 도서관을 가진 나라가 돼가고 있다.
어디를 가든 냉난방 잘되는 쾌적한 공간에서 직접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갖췄다.
강원도 인제에 지난해 문을 연 ‘기적의 도서관’은 주변 군부대 장병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연다.
의정부 음악 도서관에선 음악을 들을 뿐 아니라 직접 연주도 할 수 있다.
대구의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은 독서 교실에서 책 읽는 습관을 키워준다.
건물 설계가 아름답거나 주변 경관이 수려해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도서관도 여럿이다.

▶디지털 도서관의 편리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휴대전화로 공공 도서관 앱을 내려받으면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장서 목록은 물론이고 이미 대출됐는지 여부와 대기 순번까지 알 수 있어 무작정 책 빌리러 갔다가 허탕 칠 염려가 없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도서관 장서 상당수는 디지털 파일로 저장돼 모바일로 접속해 열람할 수도 있다.

▶지난해 전국 공공 도서관 이용자가 2억200만명을 기록했다.
재작년 1억7500만명에서 1년 새 15% 넘게 늘었다.
공공 도서관은 2019년 1134곳에서 2023년 1271곳으로 늘었고 도서관 한 곳당 방문자 수도 지난해 15만9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도서관이 제공하는 프로그램 참가자도 연 2700만명을 넘어서며 친숙한 생활 공간이 됐다.
우리 사회가 눈부신 발전을 이룬 분야가 한두 곳이 아니다.
도서관도 분명 그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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