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조림에 무를 넣으면 맛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시너지효과를 낸다, 제공=아주대병원 영양팀


“우리가 먹는 음식 속에는 갖가지 비밀들이 숨겨져 있다.
맛의 궁합은 물론이고 영양학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매주 화요일, 아주대학교병원 영양팀과 함께하는 [짝꿍음식의 비밀]에서는 음식 속에 감춰진 비밀들을 소개한다.

“그대만을 위한 D.H.A 나는 고등어여라~ 그대만을 위한 오메가-3 나는 고등어여라~
대중가요의 후렴구다.
노래 제목은 ‘고등어’다.

고등어는 우리 몸에 좋다고 알려진 등 푸른 생선 중에서 대표격이다.
값이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 밥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반찬이기도 하다.

생선은 어두육미(魚頭肉尾)라고 하는데, 고등어만큼은 예외다.
기름이 껴 있는 뱃살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가을을 고등어 제철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을철엔 고등어 뱃살에 독특한 맛을 내는 기름이 더 많아진다.

고등어는 암과 심장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고,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고등어 속에 셀레늄과 오메가 3 지방산인 EPA, DHA가 다량 들어 있기 때문이다.
DHA는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을 높이고 망상 증세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일주일에 고등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을 최소한 한 번 이상 먹는 노인은 전혀 먹지 않거나 가끔 한번 먹는 노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60%나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밖에도 많은 연구 결과가 등 푸른 생선의 효능을 증명한다.

생선 기름은 치명적인 부정맥 위험을 감소시켜 심장마비 위험을 크게 줄여주고, 생선을 많이 먹으면 전립선암의 위험이 낮아진다.
등 푸른 생선을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먹는 사람은 한 달에 1회 미만을 먹는 사람에 비해 뇌졸중 위험이 22%나 낮다는 결과도 있다.

생선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1인당 생선 소비량이 많은 나라는 우울증 발생률이 낮다는 재미있는 결과가 있다.

고등어는 철분과 영양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나 기력이 쇠한 노인, 냉증이 있는 사람이나 위가 약한 사람 빈혈이 있고 피부가 거친 사람에게 좋다.

특히 성질이 급하고 맥이 강한 사람, 몸에 열이 많고 머리에서 땀이 많이 나는 체질, 스트레스에 민감해 변비가 잘 되고 장이 긴장하기 쉬운 체질일 때 고등어를 권한다.

또한 혈액의 순환을 좋게 하고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 준다.
최근 편두통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신시내티 의과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고등어를 먹으면 편두통 발생률을 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 고등어와 무의 궁합, 맛도 영양도 ‘시너지 효과’
이처럼 우리 몸에 이로운 고등어의 조리법은 구이, 찌개, 조림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입맛이 없을 때 식욕을 돌게 하는 반찬으로 고등어조림이 꼽힌다.

냄비에 적당히 썬 무를 깔아주고, 그 위에 고등어를 얹어 국물이 자작하게 조려낸 고등어조림은 고소한 고등어와 짭조름한 국물, 부드러운 무가 조화를 이뤄 밥 한 공기를 뚝딱 하고 비울 정도로 맛이 좋다.

이때 고등어와 무의 궁합은 맛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
고등어를 조릴 때 무를 넣어서 조리하면 무의 유황화합물이 고등어의 비린내를 없애준다.

또한 고등어에는 다소 부족한 비타민 C와 소화효소가 무에는 풍부하다.
즉, 고등어와 무를 함께 먹으면 영양을 보충해주고 소화가 잘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생선은 산성식품이기 때문에 알칼리성식품인 무를 함께 요리하면 중화하는 효과가 있어 우리 몸에 균형 잡힌 음식이 된다.

◆ [Health Tip] 무의 효능
무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채소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는 재래종인 조선 무 계통과 단무지를 담글 때 쓰는 왜무 계통이 가장 많다.
조선무우가 왜무에 비해 수분이 적고 영양가가 높은 편이다.

무에는 여러 가지 소화 효소가 많이 들어있다.
예로부터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다는 말은 여기서 기인한다.

무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디아스타제는 소화를 촉진하고 리그닌이라는 식물성 섬유는 변비를 개선하며 장 속의 노폐물을 청소해준다.

리그닌은 자른 면이 클수록 증가하므로, 잘게 썰어 무말랭이를 만들어 먹으면 더 좋다.
또한 무는 기침에 특효약이다.
무에는 항산화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매운맛 성분과 함께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무를 1cm로 네모로 썰어 병에 담고 조청이나 꿀을 부어 2~3일 두면 무의 물이 빠져나가 맑은 물이 고인다.
기침이 날 때 이물을 먹으면 기침도 멎고 아픈 목도 잘 낫는다.

무를 먹을 땐 무의 껍질도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무 속보다 비타민 C가 배나 더 들어 있으므로 껍질을 도려내지 말고 깨끗이 씻어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청 역시 영양 가치가 높다.
무청에는 비타민 A가 당근의 2배 이상, 비타민 B1과 B2, 칼슘은 우유의 2배, 그리고 비타민 C는 딸기보다 많이 들어 있다.

또한 발암 물질을 분해 해독하고 위벽을 보호하여 궤양 치료에 도움을 주는 오게시타제 성분이 증명돼 미국 암 예방협회에서도 무와 같은 근채류를 날마다 먹으라고 권장한다.

무의 매운맛 성분은 유황 화합물로, 항암, 항산화, 항균, 항염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성분은 무의 조직이 파괴될 때 생성되기 때문에 강판에 갈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 나도 ‘고등어 무 조림’ 만들어 볼까?
△재료=고등어 1마리, 무 200g, 대파 1/2뿌리, 마늘 2톨, 홍고추와 풋고추 약간, 물 1/2컵
조림장(고춧가루 2큰술, 된장 1작은술, 간장 1작은술, 다진마늘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참기름 약간)
△ 만드는 방법
1. 고등어는 머리와 꼬리를 자르고 내장을 빼낸 뒤 쌀뜨물에 깨끗하게 씻어 건진다.

2. 무는 두툼하게 썰어서 미리 다시마를 넣은 물에 삶아 놓는다.
무 삶은 물은 버리지 말고 국물로 활용한다.

3. 굵은 파는 3cm 길이로 자르고, 풋고추와 붉은고추는 어슷 썰어서 물에 헹구어 씨를 뺀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서 조림장을 만들어 둔다.

5. 냄비에 무를 깔고 고등어를 얹은 뒤 조림장을 골고루 끼얹는다.

6. 무 삶은 물 1/2컵을 가장자리로 돌려 부은 뒤 강한 불에서 조린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조림 국물을 생선 위에 끼얹어 가며 조린다.

7. 고등어에 양념이 배고 국물이 자작하게 남으면 파와 고추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불을 끈다.

조경진 매경헬스 기자 [nice2088@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