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량 감소에 신체 리듬 깨져…‘해바라기’ 하며 대화 나눠보아요| heart2heart.kr
“요즘 들어 아버지가 부쩍 말이 없어지고 표정이 어두우세요. 기억도 잘 못하시는 거 같아요. 가을을 타시는지, 혹시 치매는 아닌지….”고령의 부모를 둔 자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찬 바람이 불면 부쩍 우울증이 늘어난다.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기운이 없고 수면과 식욕의 변화가 생긴다.
가을과 겨울에 발생하고 봄과 여름이 되면 완화되어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불린다.
일조량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신체 리듬이
깨지고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과 비타민D의 생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추위와 짧아진 낮시간으로 야외활동이 위축되고, 외로움과 고립감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물론 계절성 우울증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많지만, 노인들에게 더 위험하다.
우울증은 기분만 슬퍼지는 병이 아니다.
다른 기능들이 함께 저하되는데 노인들에게 흔한 신체적인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노화를 촉진하게 된다.
계절성 우울증은 치료를 받으면 어렵지 않게 호전되지만, 예방만큼 좋은 약은 없다.
일조량을 늘리고
고립되지 말아야 한다.
정신의학자의 관점에서, 탑골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해바라기’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어르신들을 보면 ‘참 현명한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늙으면 왜, 트로트 가수 ‘덕후’가 될까?
삶을 지탱해주는 ‘사랑’…남들이 수군대도 ‘덕질’ 시작해보길| heart2heart.kr
“요즘 살맛이 나요. 영웅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만성 우울증으로 고통받던 할머니의 표정이 밝아졌다.
남편의 병간호와 갈등으로 힘겨워하던 할머니는 혼자가 되면 나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버텨왔지만 막상 현실이 되자 무력감과 불안에 죄책감이 더해져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고인에게는 정말 죄스럽지만, 이제 더는 악몽을 꾸지 않아요.” 상실감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한 트로트 가수였다.
로고테라피의 창시자 빅터 프랭클은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희망이 아니고 의미라고 했다.
삶의 의미는 행동과 사랑, 그리고 위기에 맞서 싸울 용기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할머니는 애증의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상실감으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그때 사랑하는 대상이 생긴 것은 정말 다행이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행동에 옮겼다.
티케팅에 밤을 새웠고, 공연장에서 신나게 소리 질렀다.
그러자 세상이 밝아졌다.
‘덕질 효과’를 남들과 나누기를 바라기까지 하셨다.
노인에게도 사랑은 필요하다.
대상은 다양하다.
사람,
물건, 사회적 현상 또는 배움일 수도 있다.
‘덕질’에 빠졌다고 수군거려도 좋다.
삶의 의미는 사랑하고 행동하고 극복해야 얻을 수 있다.
기분도 ‘꿀꿀’한데, 소심하지만 요즘 핫한 아이돌 덕질을 시작해볼까 고민한다.
‘아파트, 아파트….’
늙으면 왜, 어둠에 취약할까
빛 감지 세포 기능저하로 ‘눈 침침’…바라건대, 식당 좀 밝게 해주세요| heart2heart.kr
“아이고 침침해. 뭐가 보여야 주문하지?” 어두컴컴한 불빛 아래서 한참 동안 메뉴판을 보던 친구는 결국 스마트폰의 손전등 기능을 켜며 구시렁거렸다.
식당뿐만 아니다.
영화관에서 객석을 찾아가거나 밖으로 나오려면 혹시 계단이 안 보여 넘어질까 조바심이 난다.
야간 운전을 한 날에는 피곤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왜 어둠에 취약할까?중앙안과 이재빈 안과전문의에 의하면, 노화가 진행되면서 빛을 감지하는 망막의 간상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수정체가 혼탁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도의 변화에 따라 물체 인식이 걱정될 정도로 어렵다면, 백내장과 같은 안과 질환이나 비타민 A 결핍 등을 의심해볼 만하다.
heart2heart.kr어두운 레스토랑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썩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디파얀 비스와스 교수팀은 남녀노소 모두 어두운 곳에서 주문하는 경우, 밝은 곳에 비해 건강에 이롭지 못한 메뉴를 선택하고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심리적으로 어둠은 감정과 사고를 부정적으로 만들고, 장기간 낮은 조도의 환경에 방치되면 우울증 발병의
위험성이 커진다.
로맨틱한 분위기도 중요하겠지만, 건강을 위해서라면 밝은 환경이 필요하다.
노인만을 위한 나라, 아니 식당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좀 밝게 해주면 안 될까.
늙으면 왜, 가슴속 슬픔 더 꺼내야 할까?
상실감 그냥 두면 심각한 위험…소리 내 울기도 하세요| 김진세 정신과 전문의 heart2heart.kr
“이렇게 괴로울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벌써 1년 넘게 감당하기 힘들어하셨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 잊히려니 했는데, 슬픔이 점점 심해져요.” 칠순을 훌쩍 넘긴 할아버지는 ‘지속적 비탄장애(prolonged grief disorder, PGD)’를
앓고 계셨다.
상실은 ‘부정-분노-협상-우울-수용’ 등 5단계의 애도 과정을 통해 극복된다.
다른 세상사와 마찬가지로, 상실 극복에도 성별 차이가 있다.
남성은 혼자서 해결하고자 하지만, 여성은 남들과 슬픔을 나누려고 한다.
상실 초기에 남성이 상실감을 크게 앓는 이유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7~10%의 사람들이 지속되는 상실감, 우울감, 불안, 죄책감 등 PGD로 지속적인 고통을 받는다는 것이고, 특히나 노인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된다.
노인에게
상실은 신체적인 질병을 악화시키고, 건망증 등 인지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며, 재정적 압박 등의 스트레스를 더하고 특히나 심각한 소외감에 시달리게 한다.
소외감은 비만과 흡연만큼이나 건강에 위협을 주는 요소 아닌가.세상에 같은 상실은 없지만, 잘 극복하려면 속으로 삼키지 말고 소리 내어 울어야 한다.
가슴속에 슬픔을 묻지 말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라는 이야기다.
상실은 충분한 애도로만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