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직전의 안중근을 만나러 가다


사형 직전의 안중근을 만나러 가다

시사 경제 큐레이션 '미스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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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부동의 1위

 

여러분

엄선했습니다

깊게 보는 정치

트럼프와 윤석열

미스터동이 간다

안중근의 글씨로 본 그날

간추린 정치·사회

한국계 첫 미국 상원의원

그냥 쉰다 25.4만 명 증가

북한군-우크라이나 교전, 미국 '확인'

전 민주노총 간부 간첩활동 등등

간추린 경제

쿠팡 매출 증가

김범석 쿠팡 의장, 주식 매각 등등


깊게 보는 정치

미국은 트럼프

한국은 윤석열

트럼프의 귀환

예상과 달리 싱겁게 끝났습니다.
미국 대선의 여론조사가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인데요.

경합주에서의 트럼프 압승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죠.

특히 이번 대선은 선거 전날까지 주요 여론조사와 미디어가 ‘초박빙’ 혹은 ‘해리스 우세’를 예측했으나, 선거 결과는 이를 뒤집고 트럼프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로써

2024년 11월 6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경합주 7곳을 모두 석권하며 트럼프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를 여유롭게 따돌렸습니다.

더군다나

공화당은 상·하원에서도 다수당을 차지하며 대통령·상원·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레드 스윕(싹쓸이) Red Sweep’을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연방대법원 역시 보수 성향 대법관 수가 우위를 차지하며 트럼프 정책의 사법적 저항은 최소화될 전망입니다

이로써 트럼프는 132년 만에 재선 실패 후 백악관에 복귀한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는데요.

트럼프는 2025년 1월 재취임과 함께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한 상태에서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왜 트럼프였나

트럼프 승리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였습니다.
<NBC>와 에디슨 리서치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65%는 “미국 경제가 나빠졌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응답자의 45%는 개인 재정 상태가 4년 전보다 악화됐다고 느꼈습니다.

트럼프는 이러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적극 활용했는데요.

그는 유세 기간 동안 민주당 집권 하의 높은 물가와 에너지 위기를 강조하며, 자신의 경제 정책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반복적으로 주장했습니다.

특히나 흑인 남성(38%), 히스패닉(41%)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왔던 유권자층에서도 트럼프 지지율이 높아진 것이 눈에 띕니다.

이들은 일자리 부족과 생활비 상승에 실망하며 트럼프의 ‘강한 미국’ 경제 메시지에 반응한 것으로 분석되죠.

트럼프의 부활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트럼프는 4년 만에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억만장자 사업가에서 정치적 아웃사이더, 그리고 이제는 재선 스트롱맨으로 거듭난 겁니다.

1946년 뉴욕 퀸스에서 태어난 트럼프는 부동산으로 성공을 거둔 아버지 밑에서 자랐는데요.

뉴욕군사학교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교육받은 그는 1971년 가업을 이어받아 ‘트럼프 그룹’으로 사명을 바꾸고 사업 확장에 나섰습니다.

맨해튼 중심에 세운 ‘트럼프 타워’는 그의 이름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든 상징적인 건축물이죠.

이후 호텔, 카지노, 골프장, 미디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개인 자산 67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를 일궜고, <NBC>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 진행자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면서 2015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며 정치권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선거 기간 내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기존 정치 엘리트와 차별화된 정책으로 백인 유권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죠.

그 결과, 2016년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당시 언론과 여론조사는 대체로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으나,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며 모두를 놀라게 했죠.

하지만 대통령 임기 내내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러시아가 그의 당선을 도왔다는 러시아 게이트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처했는데요.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같은 파격적인 외교 행보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대유행이 그의 치명적인 정치적 약점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2020년 선거에서 조 바이든에게 패하며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선 결과를 불복하여 벌어진 1·6 의사당 난입 사태는 트럼프의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으로 기록되죠.

더군다나

네 건의 형사 기소와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인한 유죄 평결로, 트럼프의 재집권은 불가능할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게다가 유세 중 암살 위기까지 겪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카멀라 해리스를 꺾고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된 겁니다.

7월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에서 발생한 피격 사건은 그의 지지층 결집에 결정적인 순간으로 작용했습니다.

총알이 귀를 스치고 지나갔음에도 주먹을 치켜들며 “싸우자!”라고 외치는 모습은 그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습니다.

여러분. 트럼프는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건 무단 반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으로 형사 기소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재집권한 대통령으로서 그는 스스로 사면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방대법원의 면책 특권 확대 판결도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죠.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사실상 그의 사법리스크는 임기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이 달라질까

보편관세 도입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는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FTA 재협상 가능성

트럼프는 자신의 첫 임기 때 재개정했던 한미 FTA의 추가 재협상을 언급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직면할 무역 장벽을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지원법(칩스법)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혼란의 금융시장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했습니다.
트럼프의 강달러 정책과 보조금 삭감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트럼프는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지칭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의 9배 수준인 13조 6천억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는 한미 관계의 핵심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행히, 트럼프 당선되기 이틀 전에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 서명이 완료됐습니다.
이번 협정은 2026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트럼프 당선을 우려해 조기에 협상을 시작해 서명까지 끝낸 겁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를 뒤집을 수 있어서, 마냥 안심할 수 없죠.

북한과의 관계 재설정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정상외교 재개 가능성을 암시했습니다.
북한과의 직거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개방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한미 간 기존 협의 구조를 흔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사진은 대통령실

尹 사과

고개를 숙이다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통해 취임 후 처음으로 허리를 굽혀 사과했습니다.

12차례의 사과 표현과 함께 국민 걱정을 언급했지만, 주요 의혹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여야의 엇갈린 반응이 나왔습니다.

  • 김건희 여사 의혹 : “침소봉대와 악마화가 있었다”며 강하게 부인.
  • 공천 개입 의혹 : “누구를 공천해 달라고 한 적 없다.
  •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 “사실상 중단해 왔으며 앞으로도 유지.”

  • 야당의 김건희 특검법 요구를 ‘정치 선동’으로 일축.
  • 인적 쇄신에 대해선 구체적 대안 없이 “검증 중”이라고 답변.

  • 한동훈 대표가 요구한 ▲특별감찰관 임명 ▲김건희 여사 라인 정리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국정 기조 전환 ▲인적 쇄신 등을 사실상 거부.

김건희 의혹 부인

다만, 활동은 중단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야당이 추진 중인 특검법을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특검은 삼권분립을 위반하는 정치 선동”이라며,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하고도 기소하지 못한 사안을 다시 수사하자는 것은 인권유린”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요구한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꼽히는 대통령실 참모 개편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명태균 의혹에

모두 부인

윤석열 대통령은 공천 개입·여론조사 의혹 일축했습니다.
“누구를 공천해 주라고 한 적도, 여론조사를 부탁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 “대선 초기 도움을 준다고 했지만, 경선 후반부엔 거리 두었다.
  • “당선 이후에도 연락이 왔지만, 답변하지 않은 문자는 소통으로 볼 수 없다.
  • “대통령실의 해명은 사실상 연락이 끊겼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

  •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 없고, 조작할 이유도 없었다.
  • “창원 국가산업단지 관련 정보 유출은 사실무근이며, 사과할 일도 없다.

의대 증원

‘정부안대로’ 재확인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도 의대 증원 재조정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사진은 대통령실

시정연설 불참 지적에

야당에 불만 제기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 불참 배경과 관련해, 야당의 태도와 국회 운영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는 국회를 굉장히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와 탄핵소추 남발이 국회 방문을 막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내년엔 꼭 국회에 가고 싶다.
    야당도 예의를 지켜준다면 10번이라도 가겠다.
  • “취임 첫해 시정연설에서 반쪽 국회였고, 두 번째는 돌아앉거나 악수를 거부했다.

  • “특검과 탄핵은 중범죄에 대한 예외적 조치인데 남발되고 있다.
  • “국회가 ‘대통령 망신을 주겠다’는 태도로 접근하면 정치는 죽는다.

야당은 비판

한동훈은 침묵

  •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 "김건희 여사 특검 필요성이 더욱 명확해졌다"며 공세를 강화.
  • “자리에서도 듣기 어려울 정도의 횡설수설, 아무 말 대잔치”라고 평가.
  • 민주당은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표결 예정.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친윤) : “겸허히 사과했다”며 “국정 쇄신 의지와 당정 소통 강화에 대한 의지도 뚜렷이 밝혔다”고 긍정 평가.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
  • 친한계 : 한동훈 대표가 제시한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불만 제기.


미스터동이 간다

정치 | 7분 22초

안중근 유묵 전시회

글씨에서 느껴진 굳건함

미스터동이 현장을 직접 찾아갑니다.
기업과 인물, 이슈의 중심에 들어갑니다.
오늘은 첫번째 순서이자 테스트 버전입니다.
향후 정착하면, 정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예정인데요. 미스터동은 이번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안중근 유묵 특별전시’를 찾았습니다.
다음주 국가정보원을 방문한 뒤에, 관련 내용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 콘텐츠를 읽을 땐 이 배경음악을 함께 하세요.

1909년 10월 26일 오전 7시. 안중근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기다린다.

일주일 전,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 재무장관 코코프초프와 하얼빈에서 만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26일 오늘 이토를 제거하기로 한다.
이토가 탄 특별열차는 오전 9시가 돼서야 하얼빈역에 도착했다.
러시아 군악대의 소리가 커지면서 대기하던 사람은 환호했다.
이토가 다른 역에서 내릴 수 있어 우덕순과 조도선을 다른 역에서 대기시켰는데, 그러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날의 거사는 안중근이 직접하게 됐다.

그날 안중근은 일장기를 흔드는 인파 속에 있었을까, 아니라면 러시아 의장대 뒤에 있었을까. 그동안 안중근은 인파 속에서 이토를 저격했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안중근은 러시아 의장대 뒤에 서 있다가, 이토를 저격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어쨌든 안중근은 미리 준비한 권총으로 7발을 겨눴고, 그 중 3발이 이토를 직격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변방의 일본을 아시아 중심으로 축을 옮긴 인물, 일본 초대 통감이자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 그대로 쓰러졌다.

그런데 안중근은 이토의 얼굴을 제대로 몰랐다.
안중근은 자신의 자서전 ⌜안응칠 역사⌟에서 거사 직전 “내가 이토 히로부미의 모습을 모르는데, 어찌 능히 일을 완수해낼 수가 있을까”라며 걱정했다.
그래서 안중근은 제일 앞에 있고 흰 수염이 있는 자를 이토라고 생각해서 3발을 쐈다.
정확한 판단이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세 명을 향해 더 쐈다.
하얼빈 주재 일본 총영사, 남만주철도주식회사 이사, 일본 궁내부 비서관을 그렇게 명중시켰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안중근은 체포된다.
안중근은 러시아어로 외쳤다.

코레아 우라!(코리아 만세!)

안중근은 중국의 뤼순감옥으로 이송된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뤼순은 일본의 지배 아래 있었다.

안중근의 거사는 일본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토가 죽었다.
그래서일까. 일본 본토에서 안중근을 조사하기 위해 조사단이 급파되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일본과 러시아는 상당한 명분 싸움에 휩싸인다.
하얼빈은 청나라 영토였는데, 하얼빈역의 치안은 러시아가 맡았다.
그런데 죽은 이는 일본인이었다.
과연 어떤 나라에서 재판해야 하는가.

러시아는 책임지기 싫었고 일본은 빠르게 이토 저격 사건을 끝내고 싶어했다.
이때 안중근은 포로 대우를 받길 원했다.
자신을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고 했다.
이토의 저격은 군인으로서의 결단으로 불법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이에 일본법이 아니라, 국제법에 따라 처리되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 법정은 안중근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는다.
1910년 2월 7일 첫 공판이 열린 뒤, 2월 14일 마지막 공판을 끝으로 안중근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다.


이후 항소 여부를 결정짓는 법원장 면담이 이뤄진다.
여기서 안중근은 말한다.
이토에 대한 개인적 원한은 없다.
이토 살해는 나라를 위한 것이었다.
일본은 대한제국에 강요된 조약을 내세웠다.
그래서 일본 재판부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
재판 결과를 승복하는 것은 일본의 강요된 조약을 인정하는 꼴이다.
그리고 나는 대한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거사를 치뤘으니, 국제법상 포로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
이에 내가 사형 선고를 받아들여도 일본은 법질서가 없는 야만국이라고 들을 것이다.

이렇게 말한 뒤 안중근은 항소하지 않았다.
대신 법원장으로부터 ⌜동양평화론⌟ 집필을 허가받는다.

집필 시간을 다소 벌었지만, 안중근의 죽음은 정해졌다.
그러는 사이, 자신의 일대기를 다룬 ⌜안응칠 역사⌟를 썼고 ⌜동양평화론⌟을 써내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 최고의 정치가이자 통치자를 삭제한 인물이었지만, 간수들은 안중근을 극진하게 대우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중근 자신도 뤼순감옥 이송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으나, 감옥 내에서는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며 일본 간수에 감사한 마음을 ⌜안응칠 역사⌟에 기록했다.

하지만 그의 철학이 담긴 ⌜동양평화론⌟은 끝내 다 쓰지 못했다.
사형집행일이 다가온 것이다.
1910년 3월 24일. 사형집행일이 다가왔음을 느낀 안중근은 유서를 작성한다.
먼저 천주교 신자로서 신앙심을 드러냈다.

“예수를 찬미합니다.

이어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표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자식의 막심한 불효와 아침저녁 문안 인사 못 드림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끝으로 안중근은 이렇게 썼다.
“허다한 말은 후일 천국에서 기쁘게 만나서 상세히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을 믿고 또 바랄 뿐이오.”

그리고 25일. 안중근 동생이 안중근을 찾아왔다.
동생의 손에는 어머니가 마련한 수의가 있었다.
죽음의 문턱이 정말로 가까워졌으리라. 어머니와 사랑하는 아내, 나의 동생을 두고 떠나는 순간이 다가왔으리라.

26일 오전 10시. 안중근은 사형장으로 향한다.

통역인이 말했다.
“금년 2월 14일 뤼순 지방 법원의 언도와 확정명령에 따라 사형을 집행하겠다.
” 그러자 안중근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냐고 묻자, 그제야 안중근은 입을 열었다.

“내가 이토 히로부미 사살한 것은 동양평화를 위한 것으로, 한일 양국인이 서로 일치협력해서 동양평화의 유지를 도모하길 바란다.

간수는 흰 종이를 접어 안중근의 눈을 가렸고 그 위에 흰 천을 덮었다.
얼굴이 가려진 안중근에게 잠시동안의 기도 시간이 주어졌다.
이윽고 간수 2명이 안중근을 일으켰다.
교수대에 선 안중근. 안중근은 책상다리를 했고, 그의 목에 밧줄이 감겼다.
그리고 순식간에 쾅 하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기록을 살펴보면, 안중근에게 어떠한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10시 4분 감옥 의사는 안중근의 숨이 끊어졌음을 확인했다.

그의 나이 만 30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짧은 인생이 그렇게 마무리됐다.
안중근은 국권이 회복되면 자신의 뼈를 고국에 묻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유해는 어디로 간 것인지 아직도 알 수 없다.
안중근 의거 115년, 여전히 그는 되돌아오지 못했다.

-

안중근은 사형 선고를 받고 순국하기까지 약 40일간 약 200점의 유묵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약 60점. 일본 관리와 간수들의 요청으로 쓰인 것이 많고, 지금 남겨진 것들이 그러하다.
그래서 일본에서 보관·전시된 안중근의 유묵이 많다.

이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 18점이 공개됐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보관 중인 ‘독립’ 유묵이 15년 만에 국내에서 전시됐다.

미스터동이 방문한 날은 월요일 오전. 깜짝 놀랐다.
일부러 한가한 시간에 방문했는데, 꽤 많은 사람이 안중근 유묵 특별전시를 찾았다.
그 중 나도 마찬가지고.

불인자 불가이구처약. 어질지 못한 사람은 좋지 않은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어진 사람은 어떠한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안중근의 굳건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구절이다.

극락. 천주교 신자인 안중근이 불교 용어 ‘극락’을 남겼다.
‘천국’과 유사한 개념인데, 그의 포용력을 알 수 있는 대목.

안중근이 ‘일본은 나쁜 나라’라고 한 것이 아니라, 왜 ‘동양평화론’을 내세우며 이토를 저격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운전기사(이토)가 잘못 운전하면서, 자동차(일본)가 잘못 운행된다.
그러니 자동차 문제라고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기사를 바꿔야 했다.
일본 자체를 적대적으로만 보지 않았던 그의 철학이 ‘천주교 신자의 극락 글씨’로 다가온 느낌이었다.

유묵에 남겨진 단지 흔적. 약지가 절단된 안중근의 손바닥 도장을 가까이서 보니, 소설이나 영화 속 인물 같던 그가 현실로 느껴지며 이상한 감정이 솟구쳤다.
너무나 선명한 손금이 마치 조금 전에 새긴 것마냥 살아있었다.

이러한 느낌은 나만 느낀 것이 아니었는지, 주변인들도 고개를 숙여 안중근의 손바닥을 유심히 봤다.

여성 1명과 두 명의 어린 아이. 평범해 보이는 이들은 안중근 의사 아내 김아려 여사와 아들 안준생, 안분도이다.
하얼빈에서 거사가 진행된 뒤, 한국 여성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점을 수상히 여긴 일본 경찰이 연행해 찍은 사진이다.

욕보동양 선개정략 시과실기 추회하급. 동양을 보호하려면 먼저 정략을 고쳐야 한다.
때가 지나 기회를 놓치면 후회한들 무엇하리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엿볼 수 있는 글씨. 그는 ‘대한국’을 우선한 것이 아니라 동양평화를 강조했다.
그가 사형당하면서 끝내 ⌜동양평화론⌟ 집필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뭇내 아쉽다.

독립. 특별전시의 가장 하이라이트. 유묵 옆에는 ‘힘 있고 간결하게 쓰였다’고 설명돼 있다.

사실 '독립'말고도 유묵 대부분이 힘있는 글씨체다.
유묵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알 수 있다.
힘을 주고 꾹 눌러썼으리라 상상된다.

굳은 의지와 단호함이 느껴지지만, 안 좋게 보면 성격 자체가 꽉 막힌 사람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안중근이 평소 알고 지내던 신부님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상당히 뜻밖이다.
자칫 악필이라고 느껴질만큼 자유롭다.
반전의 모습에 인간적 친밀감이 전해져 온다.

순국 직전까지 써내려간 글씨는 당대의 울림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이번 안중근 유묵 전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3월 31일까지 | 무료

새코너 피드백 주기(3초)

간추린 미스터동

정치·사회 | 1분 57초

간추린 시사

한국계 첫 미국 상원의원

120년 한인 이민 역사에서, 앤디 김 민주당 하원의원(재미교포 2세)이 한국계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습니다.

미국은 연방제 국가로, 미국 50개 주가 상원의원을 2명씩 뽑는데요. 주별 인구에 비례해 뽑는 하원의원과 차이가 있죠.

앤디 김 의원은 2018년 첫 당선 이후 하원의원직을 3연임하며, 외교·안보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는데요.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 의사당 내 쓰레기를 스스로 치우는 모습이 전국에 보도되며 진정성 있는 정치인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냥 쉰다

1년 새 24.5만 명 증가

‘그냥 쉬었다’고 답한 비경제활동 인구가 257만 7천 명으로, 1년 새 24만 5천 명 늘어났습니다.

특히 15~29세 ‘쉬었음’ 인구 중 30.8%는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쉰다고 했습니다.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공채 축소가 주요 요인으로 꼽히죠.

북한군, 우크라이나 첫 교전

美 “상당수가 사망”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과의 교전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며 구체적 확인을 피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미국 고위급 인사의 발언을 통해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동연-김경수

독일 회동

지난 2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두고 독일에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친문’으로, 이재명 대표의 법적 판결을 받게 되면 당내 권력 재편에 적극 뛰어들 인사로 꼽히죠.

전 민주노총 간부

간첩 활동 ‘징역 15년’

북한 공작원과 접촉해 지령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전 간부 3명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전 조직쟁의국장 A는 징역 15년, 보건의료노조 전 조직실장 B와 금속노조 전 부위원장 C는 각각 7년, 5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북한 공작원 접촉 : 2017년부터 중국, 캄보디아 등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고 이를 이행.
  • 대북 보고문 발신 : 민주노총 내부 자료, 미군 기지 정보,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
  • 유튜브 댓글 사용 : 특정 문자를 포함한 유튜브 댓글을 통해 북한 공작원과 비밀 연락.
  • 2018~2022년 민주노총 총파업, 대선, 한미 연합훈련, 이태원 참사 등을 계기로 반정부 활동 유도.
  • 윤석열 정부 퇴진, 반미·반일 정서 고조를 위한 정치투쟁 지령.


간추린 미스터동

경제 | 1분 11초

간추린 경제

쿠팡, 3분기 매출

10.6조 원 돌파

쿠팡이 올해 3분기 매출 10조 6,900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481억 원으로,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 활성 고객 수 :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2,250만 명.
  • 1인당 분기 매출 : 43만 2,160원으로 8% 증가.
  • 매출 성장률 :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

멤버십 요금이 58% 인상됐지만, 고객 이탈 대신 순증세를 보였는데요. 쿠팡은 2026년까지 전국 9개 물류센터를 추가로 건립하여 확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다만 2022년 3분기 영업이익률 1.52%에서 올해 3분기 1.38%로 하락했는데요. 수익성 개선의 과제를 얻게 됐습니다.

쿠팡 김범석

보유주식 매각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보유 주식 최대 1,500만 주(약 5,043억 원)를 내년 8월까지 매각합니다.
이 중 200만 주는 기부할 계획인데요.

창업자의 주식 매도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쿠팡은 세금 납부 목적 등의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차익 실현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내년 집값 1% 하락

전셋값 1% 상승 예상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전국 집값은 1% 하락, 전셋값은 1%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도권 주택가격은 1.0% 상승, 지방은 2% 내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주택 시장 양극화 심화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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