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과학: 뇌 속에서 일어나는 중독과 같은 메커니즘


관계 치료와 상담, 정신 건강 관리, 그리고 사회적 인식 변화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연구 결과

마약 중독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감정, ‘사랑’

최근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우리 뇌에서 일으키는 반응은 마약 중독과 그 패턴이 유사함이 밝혀졌다.
즉, 우리가 흔히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 비유가 아닌, 실제 과학적 현상임을 입증하는 결과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 비유가 아닌, 실제 과학적 현상임이 밝혀졌다.
©GettyImages

핀란드 알토 대학교의 페르틸리 린네 박사 연구팀은 fMRI를 활용한 뇌 영상 분석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이 마약 중독환자들의 뇌 활동과 놀랍도록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특히 도파민과 관련된 보상 체계가 활성화되는 양상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연인 관계에 있는 참가자들과 최근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뇌 활동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볼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마약 중독자가 중독 물질을 접했을 때 반응하는 영역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마약 중독자의 금단 현상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이별의 고통’

주목할 만한 점은 이별 후 겪는 고통의 메커니즘이다.
연구진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마약 중독자의 금단 현상과 매우 유사한 신경학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왜 많은 사람들이 이별 후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별 후 경험하는 증상으로는 심각한 불면증과 식욕 부진, 극심한 불안과 우울감, 신체적 통증과 피로감, 집중력 저하와 일상생활의 어려움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마약 중독자들이 금단 현상으로 겪는 증상들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러한 중독과 유사한 메커니즘이 진화 과정에서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강력한 유대감과 애착은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고, 커플이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즉, 사랑이 중독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며, 이는 종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진화적으로 발달된 적응 메커니즘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연구가 시사하는 바

사랑의 신경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는 단순히 과학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특히 관계 치료와 상담, 정신 건강 관리, 그리고 사회적 인식 변화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연구 결과는 관계 치료와 상담, 정신 건강 관리, 그리고 사회적 인식 변화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BR> ©GettyImages

연구 결과는 관계 치료와 상담, 정신 건강 관리, 그리고 사회적 인식 변화 측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GettyImages

연구 결과를 통해 이별 후 회복 과정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가능해지고, 중독 치료 방법론의 응용 가능성이 제시될 수 있으며, 실연으로 인한 우울증의 의학적 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실연의 고통을 단순한 감정적 문제가 아닌 신체 메커니즘 관점으로 이해함으로써 더 나은 지원과 치료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반증도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흥미로운 과학적 발견을 넘어, 관계의 형성과 상실, 회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더 나은 정신 건강 관리와 관계 치료를 위한 토대를 마련해 준다.

물론 후속 연구의 필요성 또한 제기된다.
특히 사랑의 신경학적 메커니즘과 개인차 연구, 건강한 애착 형성을 위한 과학적 접근법 개발, 이별 후 회복을 돕는 새로운 치료법 연구, 사랑과 중독의 차이점에 대한 더 깊은 이해 등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별 후 회복을 위한 과학적 접근과 건강한 관계 형성을 위한 조언을 제시한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사회적 지지 시스템 구축,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 요청 등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바다거북아 안심해”…바닷물에 녹는 플라스틱 나왔다얇은 조각의 경우 10일 만에 분해…회수해 재활용도 가능

땅은 물론 바닷물에도 녹는 새로운 플라스틱이 개발됐다.<BR> ⒸRIKEN

땅은 물론 바닷물에도 녹는 새로운 플라스틱이 개발됐다.
ⒸRIKEN

전 세계 바다에는 171조 개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들이 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깊은 바다 밑바닥에 최대 1,100만t(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육지에 버려진 다량의 플라스틱이 비, 바람, 빗물 배수관 등에 의해 바다로 흘러 들어간 결과다.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한 해양 생물들이 피해를 입고, 원인 제공자인 인류에게 그 피해는 돌아온다.

환경에 해로운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하지만 기존 개발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바다 입장에서는 기존 플라스틱과 다를 바 없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은 플라스틱만큼 단단하고 내구성이 좋으면서도 바닷물에 녹는 새로운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11월 21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바다거북이 플라스틱을 먹는 이유

바다로 들어간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한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RISO) 연구진은 2021년 해양 생물 80종의 사망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컨서베이션 레터스(Conservation Letters)’에 발표했다.
여러 사망 원인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플라스틱 쓰레기였다.
날카로운 플라스틱은 동물 몸속으로 들어가 장기를 파손시키거나, 뒤엉키게 했다.
얇은 비닐이나 필름을 섭취한 고래는 몸속에서 이상 부력이 만들어져 수면에 떠 올랐고, 배에 치여 죽기도 했다.

해양 생물은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형태나 냄새로 인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고, 이로 인해 생명을 위협 받는다.<BR> ⒸGettyImages

해양 생물은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형태나 냄새로 인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고, 이로 인해 생명을 위협 받는다.
ⒸGettyImages

해양 동물들이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형태가 먹이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바다거북은 해초류나 연체류를 먹고 산다.
밧줄은 해초류처럼 보이고, 파도에 흔들리는 비닐은 해파리 등 연체류처럼 보인다.
또, 플라스틱 파편 냄새가 먹이 냄새와 유사하다는 점도 있다.
바다에 들어간 플라스틱에는 미생물과 조류가 달라붙으며 바다거북의 먹이와 유사한 냄새를 풍긴다.

2020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실린 연구에서는 어린 바다거북 15마리를 두고 실험을 진행했다.
바다거북들은 깨끗한 플라스틱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바다에 담가 두었던 플라스틱 냄새를 맡고는 먹이 찾기 행동을 보였다.

바다에 녹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거대 분자인 중합체(폴리머)다.
다수의 단량체(모노머)가 안정적으로 결합하여 폴리머를 이룬다.
플라스틱의 분해성을 높이기 위해 초분자(supramolecular)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시도도 다수 진행됐다.
초분자 플라스틱은 가역적 상호작용으로 구조가 유지되는 중합체다.
즉, 중합체를 쉽게 원료인 단량체로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초분자 플라스틱은 고무처럼 부드러운 재료 형태뿐이었다.
기존 플라스틱의 완벽한 대체재가 될 수 없었다는 의미다.

타쿠조 아이다 일본 RIKEN 신생물질과학센터(Center for Emergent Matter Science) 단장 연구팀은 내구성이 우수한 새로운 초분자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식품 첨가물의 일종인 ‘헥사메탄인산나트륨’과 농업 용도로 널리 이용되는 저렴한 물질인 ‘구아니디늄’을 단량체로 활용했다.
두 물질 모두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다.
두 단량체를 수중에서 혼합하자 수소결합에 의해 접착하며 가교 구조체를 형성했다.

바닷물에 녹는 플라스틱 생성 방법.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면서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량체를 가역적으로 결합해 제조했다.<BR> ⒸRIKEN

바닷물에 녹는 플라스틱 생성 방법.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면서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량체를 가역적으로 결합해 제조했다.
ⒸRIKEN

아이다 단장은 “결합이 가역적인 초분자 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약하고, 불안정하다고 여겨졌지만 우리 연구진이 합성한 새로운 소재는 그 반대의 특성을 보인다”며 “단량체 사이를 잇는 ‘다리’는 바닷물 등 염분에 노출되지 않는 한 끊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후 연구진은 다양한 유형의 구아니디늄 황산염을 활용해 딱딱하고 긁힘에 강한 플라스틱, 고무나 실리콘과 유사한 플라스틱, 하중 지지력이 우수한 플라스틱 등 다양한 경도나 인장 강도를 가진 플라스틱을 제조했다.
모든 유형에서 기존 플라스틱과 물성이 유사하거나 더 우수했다.
또한, 3D 프린팅을 통한 형태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닷물에 분해되는 초분자 플라스틱의 모습. ⒸScience

연구진이 개발한 바닷물에 분해되는 초분자 플라스틱의 모습. ⒸScience

새로운 플라스틱은 재활용성과 생분해성이 우수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개발한 플라스틱을 소금물에 녹였을 때 헥사메타인산나트륨의 91%, 구아니디늄의 82%를 분말로 회수할 수 있었다.
또한 얇은 플라스틱 조각은 흙에서 10일이면 완전히 분해되어, 비료와 유사한 인과 질소를 공급했다.

아이다 단장은 “해양에 미세 플라스틱을 남기지 않는 것은 물론 소금물을 이용해 사용하고 남은 원료를 다시 회수에 재활용할 수 있다”며 “활용성이 높아 의료, 건강 등 분야에도 널리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타인 성향 잘 반영하는 사람, '사회적 뇌' 영역 연결성 높아"UNIST 정동일 교수팀, 타인 존재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분석

의사결정 과정에서 타인의 성향을 잘 반영하는 사람일수록 뇌 특정 부위의 연결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동일 교수팀은 타인의 존재가 개인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뇌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사람들은 관찰자의 위험 기피적이거나 위험 선호적인 성향에 따라 자신의 의사결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인의 존재가 위험 선호적인 선택을 강화한다는 학계 중론과 다른 결과다.
특히 자신의 의사결정에 타인의 성향을 잘 반영하는 사람일수록 측두 두정엽접합부(Temporoparietal junction·TPJ)와 내측 전전두엽피질(Medial prefrontal cortex·mPFC) 영역의 기능적 연결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능적 연결성은 뇌의 서로 다른 영역들이 특정 작업을 수행할 때 동시에 활성화돼 협력적으로 작동하는 관계를 뜻한다.
내측 전전두엽피질과 측두 두정엽접합부는 둘 다 '사회적 뇌'라고도 불리는 영역이다.

제1저자 선희영 연구원은 "기존 이론으로는 친구들과 위험한 질주를 즐기던 운전자가 부모님을 모시고는 정속으로 주행하는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며 "이러한 행동의 괴리를 이해하고자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3단계로 설계한 실험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연구팀이 3단계로 설계한 실험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연구팀은 4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세 단계의 실험을 했다.
1단계에서는 100% 확률로 일정 금액을 받는 안전한 옵션과 확률(25%, 50%, 75%)에 따라 받는 금액이 다를 수 있는 위험한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임을 해 참가자의 위험 선호도를 측정했다.
2단계에서는 참가자들이 사전 정보 없이 파트너의 선택을 추론하고 피드백을 통해 이를 학습했다.
3단계에서는 위험 선호적 또는 위험 기피적 파트너가 각각 있거나 파트너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1단계와 동일한 게임을 진행했다.

1단계와 3단계 실험은 뇌 활성 영역을 분석할 수 있는 기능성 MRI(fMRI) 안에서 이뤄졌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관찰자가 위험 선호적인 사람일 경우 관찰자가 없을 때보다 위험한 옵션을, 관찰자가 위험 기피적인 사람이라면 안전한 옵션을 더 많이 고르는 경향성을 보였다.
참가자들이 관찰자의 성향과 비슷한 행동을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fMRI를 분석해 내측 전전두엽피질 영역은 관찰자의 존재를 의식할 때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측두 두정엽접합부 영역은 의사결정 단계에서 활성화되는 것을 알아냈다.
또 관찰자가 없을 때와 비교해 있을 때 두 영역의 기능적 연결도가 높아지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성향을 의사결정에 많이 반영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동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의 본질인 선호도는 변화시킬 수 없지만, 사회적 영향력을 통해 개인의 의사결정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과 한국뇌연구원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의 결과는 생명 분야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지난달 29일 게재됐다. 

시험을 잘 보는 과학적인 방법뇌가 학습하는 방법: 과학적 시험 공부 전략에 관하여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은?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학생들은 배운 내용을 복습하면서 시험을 준비한다.
우리는 시험을 잘 보고 싶지만 결과는 항상 가혹할만큼 정직하다.
혹자는 시험 성적이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승자'라고 표현하지만, 최근 발표된 신경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효과적인 시험 대비 공부의 비결은 ‘뇌가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방식’을 이해하는데 있다고 한다.

연구 결과는 청소년기의 뇌가 정보를 흡수하고 회상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신경가소성(뇌의 적응력)에 대한 연구 결과는 학습이 단순한 정보 저장이 아닌, 뇌의 물리적 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임을 보여주고 있다.
스위스 인젤 대학병원의 인지 신경과학자 보그단 드라간스키는 "좋은 시험 성적을 위한 빠른 요령이나 쉬운 방법은 없다"고 밝히며, "학습은 개인의 동기부여, 주의력, 인지적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개별적인 과정이므로,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뇌의 복잡한 정보 학습 과정

뇌는 기억을 물리적으로 뉴런 간의 연결, 특히 해마나 편도체 영역에 저장한다.
새로운 기억은 뉴런이 다른 뉴런과 새로운 시냅스를 형성할 때 만들어지며, 이는 신경 연결망을 구축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신경 연결이 반복적인 학습과 복습을 통해 강화된다는 점이다.
이는 나중에 무언가를 회상하기 위해 신경 연결을 통해 형성된 기억을 적극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는 의미와도 같다.

하지만 단일 기억이 아닌 더 복잡한 정보를 학습할 때 뇌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까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학습이 감각 입력, 감정 상태, 스트레스 수준, 인지 처리 중추, 기억 네트워크 등을 포함하는 매우 복잡한 뇌의 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유로 기억의 형성, 통합, 검색을 관장하는 메커니즘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신경 연결이 반복적인 학습과 복습을 통해 강화된다는 점이다.
©GettyImages

​최신 연구들은 '시냅스 가소성'이라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학습 과정에서 시냅스 연결이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특히 ‘장기 강화(Long-Term Potentiation, LTP)’과정을 통해, 자주 사용되는 신경 경로는 더욱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시험을 준비하는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연구에 따르면 ‘능동적 회상’ 즉, 학습한 정보에 대해 스스로 점검하는 방식이 노트를 다시 읽는 것과 같은 수동적 학습보다 기억 유지에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는 뇌의 보상회로가 새로움을 추구하도록 타고났다는 것을 암시하는 결과이다.
즉,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더 잘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은 새롭고 흥미로운 정보를 접할 때 분비되어 정보의 학습과 기억을 촉진시킨다.
이는 같은 내용이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하는 것이 왜 더 효과적인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따라서 교육 영상, 독서, 팟캐스트, 라디오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같은 주제를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운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노래로 표현하는 방법도 기억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검색 연습 효과(Testing Effect)'라고도 불리는데, 정보를 단순히 복습하는 것보다 기억에서 능동적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이 더 강력한 기억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학습 내용을 이야기 형태로 구성하는 것도 효과적인데, 연구에 따르면 서술형 텍스트보다 이야기형 텍스트에서 약 50%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었다고 한다.
©GettyImages

또한, 학습 내용을 이야기 형태로 구성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혀졌는데, 연구에 따르면 서술형 텍스트보다 이야기형 텍스트에서 약 50%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인간의 뇌가 진화 과정에서 이야기 형태의 정보를 더 잘 처리하는 방식으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뇌의 '미러 뉴런 시스템'은 우리가 이야기를 들을 때 마치 그 상황을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뇌를 활성화시키고 이는 더 깊은 이해와 기억을 가능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수면도 학습과 기억 통합에 필수적임이 드러났다.
수면 중에 뇌는 '기억 재활성화'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통해 낮 동안 학습한 정보를 처리하고 조직화한다.
서파 수면(깊은 수면) 동안 해마와 대뇌피질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보 교환이 장기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청소년들은 최적의 인지 기능을 위해 하루 8-10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드라간스키는 “학교가 아침 일찍 시작한다면 학교에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연구들은 수면 중에 뇌의 '글림프계'가 활성화되어 독소를 제거하고 신경세포들을 정화한다는 점도 발견했는데, 이 역시 충분한 수면이 다음 날의 학습 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와 학습과의 관계

연구 결과는 스트레스가 학습과 기억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스트레스는 새로운 정보로 기억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혀졌는데, 구체적으로 적당한 스트레스는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하여 기억 형성을 향상시키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이와 다르게 코티솔 호르몬의 과다 분비를 유발하여 해마의 기능을 저해한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뇌의 정보 인코딩 능력이 저하되어 학습이 더 어려워지고 덜 효과적이게 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해마의 크기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진 바 있으며 이는 만성적 스트레스가 학습 능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설명해주고 있다.

운동과 스트레스 감소

연구 결과는 규칙적인 운동이 학습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운동은 새로운 신경세포의 생성과 시냅스 형성을 돕는 단백질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의 생성을 촉진하여 해마의 신경발생을 증가시키고 학습능률과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전두엽의 실행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중력, 의사결정, 계획 수립 등 학습에 필수적인 인지 기능들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매우 중요한데, 특히 청소년기의 신체 활동은 뇌 기능에 큰 이점이 있다고 한다.
운동은 코티솔 수준을 낮추고 행복감을 주는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며, 짧은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집중력을 높이고 불안을 줄이며 복습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청소년기의 신체활동은 뇌 기능에 큰 이점이 있다.
© GettyImages

마지막으로, 드라간스키는 부모의 도움이 청소년의 더 나은 학교생활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가능하다면 부모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좋으며, 마음 챙김이나 심호흡과 같은 기법을 훈련시키는 것도 시험뿐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스트레스 수준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댓글 쓰기

Welcome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