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가(五友歌)


오우가(五友歌)


윤선도(1587∼1671)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東山)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 고산유고(孤山遺稿)

자연에 벗이 있다

나의 벗은 물과 돌, 그리고 소나무와 대나무다. 동산에 달이 떠오르니 그 더욱 반갑다. 나는 이 다섯 친구면 족하다.

그런데 여기에 인간은 없다. 윤선도(尹善道)가 이 시조를 지은 것은 1642년(인조 20). 쉰다섯 살의 그는 은거지에서, 좌절을 안겨준 현실에 무상함을 느끼고 변하지 않는 자연의 다섯 벗을 찬양했다.

둘째 수에서는 그칠 줄 모르는 물의 부단(不斷)함을 노래하였다. ‘구름 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셋째 수에서는 ‘꽃은 무슨 일로 피며는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손 바위뿐인가 하노라’며 변하지 않는 바위를 그리워했다.

‘친구는 하나도 많다’는 말이 있다. 인간에 절망한 고산은 자연에서 벗을 찾아 이를 시로 형상화함으로써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 '오우가' 시 전문

내 벗이 몇이나 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東山)에 달 오르니 그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1수)


구름 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제2수)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않는 건 바위뿐인가 하노라. (3)

 

더우면 꽃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다.

구천(九泉)에 뿌리 곧은 줄을 그로 하여 아노라. (4수)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고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제5수)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치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 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제6수)


* '오우가' 내용정리

갈래: 고시조, 평시조, 연시조

성격: 예찬적, 자연친화적

제재: 수(), (), (), (), ()

주제: 다섯 자연물의 덕을 예찬함.

특징

① 다섯 자연물을 벗으로 의인화하여 그것의 특징을 예찬함.

② 수(), (), (), (), ()의 관습적 상징성을 인간의 덕목으로 드러냄.

 * '오우가'의 전체 구성과 주제

  * '오우가' 소재의 상징적 의미

 ‘오우가’에 나타난 작가의 자연관

이 작품은 고산 윤선도가 56세 때 유배 생활에서 돌아와 해남 금쇄동에 은거할 무렵 지은 6수로 된 연시조로 산중신곡(山中新曲)’에 들어 있다첫째 수는 앞으로 나올 다섯 수에 대한 소개를 하는 서시이고둘째 수는 물셋째 수는 바위넷째 수는 소나무다섯째 수는 대나무여섯째 수는 달을 각각 친근한 벗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연물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섬세한 우리말 어휘를 고르고 어미문장 등을 잘 다듬는 작가의 언어적 감각에 의해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 있으며자연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사상과 정신이 잘 응축되어 있다특히 작가에게 영원불변의 자연물은 심미적 대상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덕성을 유추해 낼 수 있는 유교적 이념을 표현하는 매개물로 예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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