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
기후 변화를 막으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불균형을 막는 연구개발이 동원돼야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JVM_C011/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지속해도 기후 변화가 심화될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임스 핸슨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은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현재의 기후 변화를 완화하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 이상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3일 ‘옥스퍼드 오픈 기후변화’에 발표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초창기 연구자인 해양학자 로저 레벨 박사는 산업화로 인류가 화석연료를 연소하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크게 증가했는 사실을 1965년 밝혀냈다.
지난 수백만 년 동안 나타난 적없는 높은 수준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지표면 온도가 올라가는 온실효과가 일어난다.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는 1979년 발표한 연구를 통해 지구온난화로 대기 온도가 앞으로 1.5~4.5℃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빙하가 고정된 상태를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내놓은 예측으로, 실제로는 빙하가 녹는 등 해양에서도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고기후(지질시대 기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기후 민감도를 재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해 기후가 기존에 가정했던 것보다 높은 민감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금보다 2배 높아지면 지구 온도는 4.8℃ 상승할 것으로추정했다.
이는 유엔의 추정치인 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지난 세기 지구 온난화의 상당 부분이 인간이 만든 미세한 공기 입자인 에어로졸의 냉각 효과로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박에서 배출되는 에어로졸에 대한 규제 등으로 2010년 이후 대기 중 에어로졸의 양이 줄어들면서 지구 온난화가 본격적인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에어로졸의 냉각 효과는 결국 ’파우스트적 거래‘였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1970~2010년 10년마다 0.18도씩 지구의 온도가 상승했다.
2010년 이후에는 0.27도씩 증가했고 향후 10년 내 총 1.5도의 기온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1.5도는 지난 2015년 파리 기후협약에서 산업혁명 이전보다 그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하자는 협약기준이다.
1.5도는 인류를 지킬 수 있는 기후 변화의 상한선이라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처럼 기온이 상승하지 않도록 이산화탄소 배출을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탄소 요금 인상과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후 변화에 대한 책임이 큰 서구사회가 개발도상국이 기후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기후 변화를 완화하려면 에너지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수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 인공강우 등적극적인 공학 기술이 동원돼야한다는 것. 현재 지구는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에너지보다 훨씬 많은 양의 에너지가 흡수되는 에너지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 극지방의 얼음을빠르게 녹이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원인이 된다.
평균기온 1도 더 오르면 40억명이 견디기 힘든 더위 겪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퍼듀대
지구 온도가 1도 더 오르면 인간이 체온 조절 능력을 잃게 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piyaset/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현재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도 가량 높다.
여기서 1도 더 오르면 인간 스스로 체내 열을 식히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러계속 체온이 상승하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퍼듀대 공동연구팀은지구온난화가 가속화돼 앞으로 지구 온도가 더욱 높아졌을 때를 가정한 모델링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10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했다.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간은 기계를 돌리기 시작했고 화석 연료를 태웠다.
이는 전 세계 온도가 1도 상승하는 원인이 됐다.
위기를 감지한 글로벌 사회는 2015년 열린 파리협정에서 산업화 전보다 1.5도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동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연구팀은 최악의 경우 1.5~4도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가정한 모델링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지구의 여러 지역에서 인간의 한계를 초과한 열과 습도 조합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팀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젊고 건강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습구 온도의 한계는 31도다.
습구 온도는 온도계 수은주 끝에 물로 적신 솜을 감싸 측정한 온도로 대기 중 상대습도가 100%일 때의 온도를 의미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인류 역사에서 이처럼 인간이 견딜 수 있는한계를 넘는 온도와 습도 조합이 중동 및 동남아시아에서 여러 차례 발생했으며 한 번에 몇 시간 동안 이런 상태가 유지됐다는 기록이 있다.
연구팀은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상승할 경우, 앞으로 1도 더 상승하면 파키스탄과 인도의 인더스강 계곡에 사는 22억 명, 중국 동부에 사는 10억 명,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사는 8억 명이 매년 인간의 한계를 넘는 더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보았다.
합해서 약 40억명으로 전세계 인구 기준 약 절반에 달한다.
고온고습 환경은 땀의 증발을 막는다.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는 에어컨 등을 이용한 쾌적한 실내환경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고스란히 건강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온도가 3도 더 높아지면 미국 동부 지역과 중부 지역으로 영향이 확장되고 남미와 호주 등도 극심한 더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추정이다.
지난 2021년 미국 오리건 주에서 폭염으로 7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때의 더위는 인간의 임계점을 넘지 않은 더위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더욱 치명적이고 위협적인 더위를 경험하게 될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몸은 더울 때 땀을 흘리고 열을 발산하며 체온을 유지한다.
하지만 특정한 온도와 습도 조합에서는 땀이 증발하지 못해 열이 식지 않고 열탈진, 열사병, 심혈관질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현재의 기후 변화가 이어지면 앞으로 인간의 체온 항상성이 깨지면서 인간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기 힘든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현재 전세계 기후 위기 전략이 ‘기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습한 상태는 건조한 상태보다 훨씬 위협적이라는 점에서 온도와 습도를 모두 타깃으로 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낮은 온도와 습도 수준에서도 열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위협을 받는다는 점에서 노약자 돌보기 정책 또한 필요하다고 보았다.
1995년 시카고 폭염으로 사망한 939명의 대부분이 65세 이상 연령이었다.
2023년 지구 평균 기온 '1.5℃' 임계치 넘긴 날 '86일'
영국 BBC,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국의 지난 2일까지 관측 자료 분석
2016년, 파리기후협약 도입을 축하하기 위해 녹색 조명으로 불 밝힌 주 프랑스미국대사관. 주 프랑스미국대사관 제공
'역사상 가장 더운 해''라는 기록이 연신 쏟아지고 있는 올해(2023년)의 86일은이미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최소 1.5도(℃ ) 높았던 날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BBC가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국에서 관측한 지난 10월 2일까지의 기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2023년의 약 86일은 산업화 이전 평균 기온보다 1.5도 높았다.
2016년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지구 온도 상승 한계치를 여러 차례 넘긴 것이다.
2016년 발효돼 2021년부터 적용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1850년에서 1900년 사이의 평균 온도) 에서 가능한 1.5도를 넘지 않도록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했다.
20년~ 30년에 걸쳐 지구 평균 기온을 관측하고, 이 기온이 산업화 이전 기준 1.5도를 넘길 경우 '한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한다.
BBC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평균 온난화 수치는 현재 1.1도~1.2도 수준이나 1.5도를 넘는 날이 자주 발생한다는 건 장기적인 평균 온난화 수치를 깨는 날이 더 가까워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가올 2024년엔 2023년보다 더 더운 날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처음 1.5도의 문턱이 깨진 건 2015년 12월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맺기 위한 21차 유엔(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이었다.
2016년엔 지구 표층 수온을 높이는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를 넘긴 날이 75일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가 아직 3개월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1.5도 기준치를 돌파한 일수가 2016년 최고 기록을 깨고 86일에 이른 것이다.
BBC는 "기온 상승 현상이 6월~ 10월 사이에 시작된 것으로 볼 때 이번에도 엘니뇨 현상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온차가 1.5도를 넘긴 날은 9월까지 이어졌고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8도 이상 높은 날도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2023년엔 해수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았다며 이를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의 가장 큰 이유로 꼽지만 해수 온도 상승의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태평양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대기 중 오염 물질로 인해 기존 태양에너지를 반사시켜 지구 표면을 시원하게 유지하던 에어로졸의 수가 줄면서 온도 상승을 유발했다는 가설이 제기된다.
최근 몇 달 간 남극대륙의 기온이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급격히 상승했으며 그로 인해 지구 평균 온도가 올랐다고 설명하는 일부 학계의 분석도 있다.
BBC는 "2023년이 가장 따뜻한 해로 기록되며 '본 궤도'에 오르긴 했지만, 전체 12개월 평균 기온을 계산해 봤을 땐 평균 기온이 임계치인 1.5도를 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만 유발 지방 조직과 똑닮은 생체모사칩 개발…"비만 치료에 도움"
왼쪽부터 윤희정 연구원, 박태은 교수. UN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비만 지방조직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모사하는 생체모사칩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생체모사칩을 활용하면 비만 조직으로 인한 염증 및 기능 장애 뿐 아니라 다른 세포들과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다.
지방과 관련된 다양한 질병 발생 원리를 규명하고비만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박태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인체 백색지방조직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모사하는 생체모사칩을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악타 바이오머터리얼리아’에 게재했다고 6일 밝혔다.
지방조직은 대부분이 지방세포로 이루어진 체내 결합 조직의 한 종류다.
그 중 백색지방조직은 체내 에너지를 저장하고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방산이나 호르몬 등 다양한 물질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백색지방조직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돼 발생하는 비만은당뇨병이나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 암 발생 및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방조직의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모사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배양법은 단일구 형태의 지방 덩이를 함유하는 지방세포로분화시키는 것은 물론분화된 세포의 기능성을 유지하는 데어려움이 있었다.
지방조직의 미세환경을 모방하고 생리·병리학적 특징을 재현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지방세포의 배양을 개선하고 비만 지방조직을 모사하는 생체모사칩을 개발했다.
개발된 생체모사칩은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세포외 기질' 기반 하이드로젤 구조체 안에 지방세포가 3차원으로 배양됐다.
세포외 기질은 조직에서 여러 세포 사이에 공간을 채우는 3차원 구조 생체 고분자 네트워크로 세포로부터 분비·축적된 분자로 구성된다.
특히 지방조직의 세포외 기질은 비만화 과정에서 조성과 특성이 역동적으로 변화해 지방세포의 거동을 직·간접적으로 조절한다.
연구팀은 비만과 정상 지방조직 생체칩을 각각제작해 비만 지방 조직 내혈관 내피세포에서 관찰되는 기능 장애를 재현했다.
비만으로 증가된 지방내 염증 반응은 혈관내피 세포를 활성화시키며 지방 내 면역세포 수를 증가시켰다.
이러한 병리학적 특징은 개발된 비만 지방조직 생체칩에 면역세포가 2배 높게 부착된 것을 통해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또 개발된 칩을 활용해 비만일 경우 증가하는 암의 위험성을 간단하게 시각화 및 정량화했다.
특히 유방암은 비만일 경우 전이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비만조직 생체모사칩에서 유방암 세포가 혈관내피세포에 더 많이 부착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암 전이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논문의 1저자인 윤희정 연구원은 “생체모사칩을 활용하면 비만 조직으로 인한 혈관내피세포의 활성화, 염증 및 기능 장애 뿐 아니라 다른 세포들과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수 있어 지방과 관련된 다양한 질병 발생 원리를 규명하거나 비만 치료제 개발 등에 이용될 수 있을 것”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