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욱 정치국제외교안보디렉터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검사였고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
"(홍준표 대구시장, 플랫폼 청년의꿈)"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역사적 참패를 당한 초상집에서 상주와 문상객이 고성을 지른다.
그 당이 왜 그런 성적표를 받았는지 짐작이 간다.
오찬 초대를 둘러싼 윤석열-한동훈
불협화음도 참 어색하고 '박절'해 보인다.
두 사람의 세월, 죽고 못 살 듯했던 과거 궁합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패배는 둘의 공동 책임인데, 대들보 뽑힌 집안에서 형제가 재산 싸움하는 모습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22대 국회의원
거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한 전 위원장의 페이스북엔 건질 내용도 있었다.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는 대목이었다.
'공부'와 '성찰', 선거전이 한창일 때의 태도와는 거리가 있던 단어들이라 신선했다.
총선 때는 말이 달랐다.
"나이가 오십이 넘었다.
어디 가서 공부할 나이(라기)보다는 그간 준비한 것을 가지고 시민을 위해 봉사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총선 뒤 유학설을 잠재울 의도였겠지만, '공부 안 해도 정치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과잉으로
받아들인 이도 없지는 않았으리라.똑같이 '공부(工夫)'라고 쓰지만 한·중·일에서 의미가 각각 다르다.
한국에선 ‘배우고 익힌다’지만 중국에선 ‘시간의 틈, 여가’, 일본에선 '궁리한다, 아이디어를 낸다'라는 뜻이다.
이왕 공부를 결심했다면 세 버전의 '공부'를 다 했으면 싶다.
총선 당시엔 "공부보다 봉사할 때"총선 뒤 글엔 "공부와 성찰" 다짐제대로 공부해 비전·브랜드 쌓아야
먼저 정치를 '배워야' 한다.
지지자들의 열광과 셀카 요청, 화환 세례에 취해선 안 된다.
회사원들에게 외면당했던 여의도역 유세의 씁쓸함에서 공부가 시작돼야 한다.
정치는 사법시험 공부나 깡패 잡는 일과 다르다.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
사람으로 세력을 만들고 사람의 마음을 사야 한다.
총선을 원팀이 아닌 원톱으로 치렀다는 지적은 그래서 뼈아프다.
이번엔 '국민의힘 원팀'은커녕 '한동훈의 팀'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
이후 비실비실했던 김경율 전 비대위원을 빼면 솔직히 아무도 기억에 없다.
천하 인재 영입에 올인했던 과거 여당 지휘자들과는 극적으로 대비된다.
술자리를 멀리하고 머리를 맑게 유지하려는 생활 태도는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정치 선배나 동료들에게 지혜를 구하는 일까지 게을리해선 안 된다.
"AI처럼 말을 참 많이, 잘한다.
정말 머리가 좋다"보다 "남의 말을 잘 경청한다.
훌륭한데 몸과 말을 낮추더라"가 더 큰 칭찬임도 배워야 한다.
지난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방문을 앞두고 한 전 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 전 대통령을 찾아가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MB)도 찾아뵐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MB는 만나지 못했다.
'검사 한동훈'이 수사했던 MB의 입장을 고려했다면 성사되지 않을 일을 입에 올리는 데 더 신중했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궁리하는 일본식 '공부'도 중요하다.
'운동권 심판'과 '이재명·조국 심판'을 오갔던 구호는 선거 내내 도마 위에 올랐다.
비전과 브랜드 없는 '닥치고 공격' '닥치고 반사'가 얼마나 허망한지는 총선 결과가 제대로 증명했다.
여가와 시간적 여유를 뜻하는 중국식 '공부'의 의미도 작지 않다.
한나라당 이후 보수 계열 정당들의 역사 속에서 조급하게 복귀한 리더가 꿈을 쟁취한 사례가 거의 없다.
전당대회 출마를 권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야 한다.
당장 복귀하기엔 108석이란 기록적 참패의 상처가 결코 가볍지 않다.
멋있게 보이는 것보다 멋진 정치를 배우고 체득하는 게 백 배 천 배 어려운 법이다.
이를 위한 세 가지 '진짜 공부'에 성공하느냐에 정치인 한동훈의 명운이 걸려 있는 것 같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건강상 이유로 완곡히 거절한 것과 관련해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정치는 싫은 사람하고 밥 먹는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전 전 의원은 21일 블로그에 ‘밥도 같이 못 먹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대통령이 점심 초대를 했다.
그런데 한 전 위원장이 건강상
이유로 거절했다고 한다”면서 “한동훈, 정치인 다 됐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정치인은 자기가 한 말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뒤집는다”며 “오늘 (한 전 위원장이) ‘국민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SNS에 올렸다.
국민들은 믿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 보수우파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윤·한 갈등’”이라며 “윤 대통령은 총선 끝나고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기 전에 (한 전 위원장에게 오찬) 초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은 지난 16일 만찬을 했던 터라 전 전 의원이 주장한 시점의 선후 관계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에 “지난 19일 대통령실로부터 한 전 위원장 등 비대위와의 오찬을 제안받은
바 있으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도 이날 연합뉴스에 “지난 금요일(19일) 오후에 월요일(22일) 오찬이 가능한지 묻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전 전 의원은 “이번 총선 패배했다.
패배의 원인은 단 한 가지가 아니다.
윤 대통령도, 한 전 위원장도 (모두) 잘못했다”면서 “중요한 것은 지금이 위중한 시기라는 것이다.
네 탓 내 탓하며 성질부리고 꼬장부릴 때가 아니다.
지금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함께 손을 잡고 ‘위기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나라
국민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묻는다.
‘밥도 같이 못 먹습니까?’”라면서 “한 전 위원장님, 정치는 ‘싫은 사람하고 밥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은 웬만한 연예인 ‘찜쪄먹는’(능가하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인기란 덧없고 물거품 같은 것이다.
‘연예인병’ 고친 연예인들이 입 모아 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지난 11일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썼다.
한 전 위원장의 이런 입장 발표는 홍 시장의 거듭된 공세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최근 페이스북과 온라인
소통 플랫폼에서 ‘셀카나 찍으며 대권 놀이를 했다’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다’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전날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지칭하자 이를 정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한동훈과 게임의 법칙 [뉴스룸에서]
공동취재사진
김태규 | 토요판부장
법조팀에서 7년 정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보니 어느 법조인이 ‘문제적 인물’로 떠오를 때 “그 사람 아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하 한동훈)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인데, 그와 말을 섞어본 적이 없다.
2006~2007년쯤 대검찰청 기자단 회식 자리에서 멀찌감치 앉아 있는 모습을 본 게 전부다.
대검 간부가 그를 가리키며 “저 친구가 한동훈이에요. 머리가 좋은데 술을 한잔도 못
마셔요”라고 했다.
당시 검찰연구관이었던 그는 하얀 얼굴에 소년 같은 인상이었다.
그는 2016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윤석열 수사팀장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엔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에 보임돼 사법농단 수사를 지휘했다.
국정농단 수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기소로도 이어졌다.
일련의 적폐청산 수사를 진행하면서 ‘서초동 편집국장’이라는 뒷말이 나왔다.
수사 정보를 언론에 흘려 피의자를 압박하는 동시에 언론도 길들이고 있다는
평가였다.
‘조국 사건’ 수사로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사단’이 갈라선 이후인 2020년 1월, 한동훈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검사장 출신 법조인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한동훈은 인생을 게임이라고 생각해. 검사 일도 본인에게 게임이지. 그 게임에서 이겨야 하는 상대는 첫째가 대통령, 둘째가 삼성, 셋째가 대법원장. 이 셋을 모두 구속했어. 대단한 거지.”
웬만한 과오로는 잘못을 지적하기 쉽지 않은 거대 권력과의 맞짱을 즐긴다는 얘기였다.
없는 죄를 만들지 않는 한 검사로서 나쁘지 않은 태도일 수 있다.
이 법조인은 말을 이었다.
“한동훈이 넣는 영장은 웬만해선 기각 안 돼.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정황을 세밀하게 끼워넣어. 판사의 감정을 공략하는 거지. 그런 재주가 기획 업무에선 도움이 되지만 수사에선 독이야.”
중앙일보는 한동훈을 ‘조선제일검’이라며 상찬했지만 과거 한동훈은 검찰 내부에서 특수통보단 기획통(법무·검찰 행정 업무 담당)으로 분류됐다.
기획통은 특수통보다는 시야가 넓고 정무감각도 있는 편이다.
‘한동훈 구원 등판론’에 야권에서 나온 “한나땡”(한동훈이 나오면 땡큐)이라는 반응이 섣부르게 보였던 이유다.
그러나 그는 정치인으로서 바닥을 보였다.
‘이종섭 대사’ 건이 결정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해병대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를 올해 3월4일 이례적으로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로 임명했을 때 평생 검사만 했던 한동훈이 불길함을 감지하지 못했다면 이상한 일이다.
도피·도주 논란에 불이 붙어도 그는 “호주라는 나라가 국방 관련 외교 사안이 많은 나라로 알고 있다”(3월11일)며 넘어갔다.
3월15일에 가서야 “(이 대사가) 신속하게 들어와서 신속하게 정리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15%포인트 빠지는 격변이 일어난 뒤였다.
이 대사가 귀국했지만 아직 조사 계획이 없다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해선 “정치질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어떤 수사기관도 피의자의 사정을 봐주려고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조사를 벌이진 않는다.
돈봉투 사건 피의자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게 지난해 6월이다.
강제수사권을 가진 검사와 피의자 사이에 ‘무기대등의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면 위 티끌만한 정보를 가지고 기사를 써야 하는 법조 기자도 마찬가지다.
한동훈은 그동안 극심한 ‘정보 비대칭성’을 십분 활용해 거대한 게임에서 항상 승리했다.
하지만 정치는 투명한 영역이다.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량급 대사”라는 설명보다는 수사 외압 사건의 핵심 피의자라는 ‘팩트’가 명확하다.
인생을
게임으로 본다는 분석에 터잡았을 때 한동훈이 치른 이번 총선 게임의 상대는 국민 아니었을까. 뭐라고 변명하든 국민들은 보이는 대로 느끼고 상식선에서 판단한다.
그리고 이를 뒤집을 만한 은밀한 정보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대칭 정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잃은 한동훈은 그저 경험 없는 초보였을 뿐이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내려놓으며 정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그는 4월20일 페이스북에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 적었다.
한동훈은 다음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dokbul@hani.co.kr
권영세, 한동훈 '윤 오찬 거절'에 "잘못한 것…내부 분열 안 돼"
"윤과 가끔 소통…어떤 인물 필요한지 얘기 나눴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4.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회동을 거절한 데 대해 "한 위원장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전종철의 시사직격'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시간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거기에 맞춰주는 게 예의"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대통령실에서 한 전 위원장에게
시간을 너무 촉박하게 제시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을 두고 "금요일에 연락해서 월요일에 약속을 잡았다고 그래서 그걸 비난하고 이러는 건 그거는 옳은 태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108석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내부에서 분열이 있게 되면 잘못하면 개헌 저지선도 무너지게 된다"며 "그런데 지금 한 위원장하고 용산하고의 갈등이라든가 이런 걸 생각을 하고 또 개인적인 감정을 가진 분들도 뭐 이런 부분까지 전부 생각을 하게 된다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과거에 2016년에
그런 모습을 보지 않았나"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가 서로 조금씩조금씩 참아가면서 우리가 뭘 잘못했기에 이런 상황이 됐는지에 대한 반성과 거기에 대한 극복 이런 식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비서실장 및 국무총리 인선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과) 소통은 가끔씩 한다.
제가 필요할 때는 뭐 하는 편인데 그렇게 자주는 아니"라면서도 "정부의 핵심적인 보직에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분들의 후임을 뽑는 거기 때문에 대체로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어떤 식의 인물, 어떤 종류의 어떤 특징을 가진 인물들이 필요하겠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편하게 얘기를 좀 나눴다"고 말했다.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추천했나'라는 질문에는 "노코멘트하겠다"며 "꼭 정진석 의원을, 그 안에 제가 들어갔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거의 뭐 사람들의 생각이 크게 많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정 실장은) 노련하다.
여당과의 소통, 어떤 때는 야당과의 소통 이런 부분 혹은 동시적인 소통 이런 부분에 대해서 판단할 줄 아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again@newsis.com
한동훈, 대통령실 초청 거절 다음 날 SNS에 올린 글
[앵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오찬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거절했습니다.
만남을 거절한 이후, 한 전 위원장은 소셜미디어에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뿐"이란 말을 남겼습니다.
김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일 대통령실은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한 전 위원장에게 오찬을 제안했습니다.
총선을 치른 '한동훈 비대위' 지도부와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도 함께하는 오찬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은 거절했습니다.
한 전 위원장은
JTBC에 "비서실장께 지금은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도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이 한동훈 비대위와의 오찬을 제안받았지만,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절한 이후 한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에 대한 반박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총선 참패를 놓고 여당 내 '한동훈 책임론' 논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갑에서 낙선한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의 지원 유세로 보수층의 자포자기와 분열을 막을 수 있었다"며 지지를 표시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이정회]
한동훈, 尹과 미묘한 거리두기…'마이웨이' 모색하나
건강상 이유 들어 대통령 오찬 제안 완곡하게 거절
당분간 재충전에 주력할 듯…당권 건너뛰고 대권 행보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4·10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미묘한 거리를 둔 채 정치적 마이웨이를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비대위' 소속 인사들에게 22일 오찬 회동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한 전 위원장이
건강상 이유를 들어 이를 완곡하게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한 전 위원장은 전날 연합뉴스에 "지난 금요일(19일) 오후 월요일(22일) 오찬이 가능한지를
묻는 대통령 비서실장의 연락을 받고 지금은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이 거절 의사를 밝히면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 인사들의 오찬 회동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이번 오찬 제안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총선 기간 나타났던
윤 대통령과의 아슬아슬한 관계가 다시금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이번 총선 과정에서 여러 현안을 두고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거취 등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 등을 앞세워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 20일 '국민'을 강조한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한 것도 일종의 정치적 차별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적었다.
최근 '윤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취지로 자신을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해 반박하는 형식이었지만,
총선 과정에서 대통령실을 압박할 때 언급했던 '국민'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용산과 당분간 거리를 둔 채 정치적 충전기를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병민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선거 내내 그렇게 썩 유기적인 (당정) 관계는
아니었다고 본다"며 "(갈등) 얘기들이 최대한 나오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가 조성되고 (한 전 위원장이) 대통령과 만나야 보수가 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시선은 한 전 위원장의 정치 복귀 시기로 모인다.
당내에선 한 전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 출마보다는 이후에 정치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전 위원장이 이번에 당권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정치 복귀는 대권 도전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을 조금 아는 입장에서 절대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간상으로 본다면 한 1년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다만 본인의 목소리는 앞으로 계속 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충남 홍성·예산) 당선인도 S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해 "이번에는 좀 쉬었으면 좋겠다.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번 통화할 때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준 바 있다"고 말했다.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YTN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 정치에 다시 돌아올 것만큼은 확인이 되는 것 같다"면서 "여러분들이 한 전 위원장에게 좀 쉬어야 할 때라고 조언해서 아마 전당대회는 좀 지켜보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pc@yna.co.kr
김경율 “용산, 한동훈이 백수지만 금요일 전화해 ‘월 점심’? 이해 안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거절한 것에 대해,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금요일에 전화해서 월요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무리 한동훈 전 위원장이 백수상태이지만 약속을 정한다고 하며 일주일 정도 말미는
주는데 조금은 의아스럽다”면서도 “(한 전 위원장이)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금) 오후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한 전 위원장에게 22일(월) 대통령실에서 오찬을 하자고 제안했다.
그 사흘전(16일), 한 전
위원장을 연일 비판하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먼저 만난 데 이어, 윤 대통령이 직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한 수시간 이후에야 이 실장의 연락이 한 전 위원장에게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이 제안을 ‘건강상 이유’로 거절했다.
대통령실 측은 “총선을 치른 한 전 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오찬에 초청했다”고 했지만, 정작 한 전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비대위원들은 누구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도 김 전 비대위원은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은 “외부 비대위원들 단체 채팅방이 있었는데 전화 받은 사람 있느냐고 물어봤다.
아무도 없었다”며 “비대위 방에서도 왈가왈부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만나는데 정작 총선 당시 가장 애썼던 한동훈 왜 안 만나느냐. 그에 대한 대처로 갑작스럽게 일정을 잡은 게 아니냐. 그런 분석도 있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한 전 위원장 공격에 대해서는 “참 투명한 분”이라며 “어디에 표식을 꽂아 놓고 ‘여기 절대 돈을 묻어둔 곳이 아니다’라고 하지 않나.
‘내가 절대 한동훈을 대권 경쟁 후보자라고 생각해서 (공격)하는 거 절대 아니다’.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이어 “이분의 과거 30년의 정치 행적이라는 게 국가나 민족을 생각하는 거 보다 항상 본인의 어떤 일신상의 안위와 권력을 위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시장이 한 전 위원장에게 ‘배신’이란 표현을 쓴 데 대해서는 “배신은 국민에 대한 배신만 문제되는 것”이라며 “한동훈이 윤석열을 배신한 게 무엇이
있나”라고 했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문제를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이게 배신인가? 이게 배신이라고 한다면 홍준표 시장은 심각한 상황이다.
이게 어떻게 배신이 될 수 있나”라고 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윤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에서 채상병 특검이나 김건희 여사 특검이 언급될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해선 “공수처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채상병 특검법은 받아들이는 게 맞다”면서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주가조작이나 양평 고속도로 이런 것들이 근거가 없기 때문에 의제로 맞지 않다”고 했다.
한동훈 ‘오찬 거절’로 재부각된 ‘윤·한갈등’···당내에선 우려 목소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한 사실이 알려진 뒤 여당에서 각종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갈라서기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갈등을 진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쪽에서는 대통령실의 오찬 제안 자체가 때늦은 데다 일정을 급히 잡은 데서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평가했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22일 CBS 라디오에서 “금요일(19일)날 전화해서 월요일(22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건 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제안한
오찬 일정이 너무 촉박해 한 전 위원장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취지다.
대통령 측에서 오찬 거절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 표현으로도 보인다.
김 전 비대위원은 한 전 위원장 재임기 비대위원을 맡아 한 전 위원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만나는데 정작 총선 당시 가장 애썼던 한동훈 위원장은 왜 안 만나나(이런 의문)에 대한 대처로 갑자기 일정을 잡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더라”며 윤 대통령 만남 제안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한동훈 비대위’ 내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직접 연락하면 될 텐데 비서실장, 원내대표 두 다리를 건너서 (제안)한 것도 보면 전격적이지 않다”고도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먼저 만난 다음에야 오찬을 제안한 것도 갈등 요인으로 봤다.
홍 시장은 ‘대권 놀이’ ‘배신자’ 등 언사로 한 전 위원장을 거듭 겨냥했는데, 윤 대통령이 검찰 후배이자 총선 최일선에 섰던 당대표보다 그를 먼저 만난 데엔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김 전 비대위원은 “(한 전 위원장으로선) 인간적인 서운함은 분명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이 향후 대선 행보를 위해 윤 대통령과의 ‘갈라서기’를 의도한 것 아니냔 해석도 있다.
그간 당 지도부를 포함한 인사들은 윤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오찬 제안에도 다른 일정을 취소하며 응해 온 만큼 거절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한 전 위원장 본인도 총선 기간 ‘윤·한
갈등‘이 불거졌을 때 충남 서천에서 윤 대통령을 향한 ‘90도 폴더 인사’로 관계 개선에 나선 바 있다.
이와 달리 이번엔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 다음날인 지난 20일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는 입장문을 냈다.
일각에선 오찬 거절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국민의힘 홍성예산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과) 총선 끝나고 잠시 통화를 했는데 많이 지쳐 있더라”며 “한 전 위원장으로선 지금 쉼표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윤·한 갈등 가능성’을 묻는 진행자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두 분이 오래 같이 일을 했던 만큼 상황을 적절히 관리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총선 패배 직후 당내 불화를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서울 광진을에서 낙선한 오신환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 본인 심신이 굉장히 지쳐 있고 힘든 상황으로 안다”며 갈등 기류 해석에 선을 그었다.
김용태 포천가평 당선인은 “윤·한 갈등이 표출되고 하는 것은
국민과 당원으로 하여금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것이어서 적절치 않다”며 “갈등을 부추기고 갈라치기하려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친윤계 "한동훈, 대통령 시간에 맞추는 게 예의"…"총선 참패 책임"
권영세·홍석준, 韓에 공세…용산 출신 강승규는 옹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건강상 이유'로 거절한 일에 대해 국민의힘 친윤 핵심 의원들이 나서 한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총선 패배의 책임이 한 전 위원장에게 있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주장에도 "공감"한다는
의견도 이들로부터 나왔다.
친윤 중진 권영세 의원은 2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윤 대통령 오찬 요청 거절에 대해 "한 위원장이 잘못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에 이어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권 의원은 한 전 위원장 측근인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금요일날 전화해서 월요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건 좀 이해가 안 된다"고 대통령실의 오찬 요청 과정을 문제삼은 데 대해 "대통령의 시간은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다.
웬만하면 거기에 맞춰주는 게 예의"라며
"그걸 비난하는 것은 옳은 태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역시 친윤계인 홍석준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위원장이) 건강 상태는 그렇게 좋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많이 회복되지 않았을까"라며 "급히 이틀 전에 연락이 왔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렇다 할지라도 오찬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하고 대통령과 당과의
그런 관계에서도 지극히 필요한 사항이라고 보이는데, 한 위원장이 못 가게 된 것은 오해,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2021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현역의원 가운데 가장 먼저 윤석열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들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의 2021년 6월 정치참여 선언 현장에도 참석했다.
홍 의원은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이 "셀카나 찍으면서 나 홀로 대권 놀이나 한 것"이라고 한 전 위원장을 비난하며 총선 패배의 책임이 "여당 지도부 탓"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표현 자체는 센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취지 즉, 이번 총선 참패의 책임이 대통령실이
아니라 당과 당의 총선을 처음부터 이끈 한동훈 위원장에게 있다는 취지는 공감하는 면도 있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강승규 당선인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가 끝난 국면에서 한동훈 위원장께서 전화를 주셨다.
굉장히 지쳐있었고, 좀 쉬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 저도 '무조건 쉬어라, 다른 어떤 부분에 대한 주변의 얘기가 들리더라도 쉬는
것이 최선의 솔루션'이라고 충고했다"며 "본인이 지금 정리하는 시간일텐데 본인 정리도 안 끝났을 때 대통령께 가서 자기가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판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 전 위원장을 옹호했다.
오찬 불발을 두고 한 전 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결별한 것이라는 해석이 이는 데 대해서도 그는 "과대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두 분이 이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관계를 가져온 만큼 지금 어떤 과정에 있어서 나타난 여러 이슈가 있다면 또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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