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많은 동네 살면, 조기사망 위험 15% ‘뚝’…“규칙적 운동과 효과 비슷”

루이빌 대학교 그린 하트 루이빌 프로젝트 제공.

루이빌 대학교 그린 하트 루이빌 프로젝트 제공.

나무가 많은 동네에 사는 것은 규칙적인 운동만큼 심장 건강에 유익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루이빌 대학교(University of Louisville· UofL)의 연구자들은 켄터키 주 사우스 루이빌(South Louisville)에 있는 여섯 동네 주민 수백 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설계했다.
나무를 심기 전과 후, 마을 사람들의 심장 위험 요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혈액 및 기타 샘플을 사용하여 파악하기로 했다.
그린 하트 루이빌 프로젝트(Green Heart Louisville Project)의 ‘HEAL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무와 관목이 두 배 더 많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나무가 적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심장 질환, 당뇨병 및 일부 유형의 암과 관련된 혈중 염증지표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26일(현지시각)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제36회 국제 환경역학학회 연례회의에서 공개 됐다.
NBC뉴스, 루이빌 대학교 등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를 이끈 UofL 의과대학 아루니 바트나가르(Aruni Bhatnagar) 교수는 “우리는 지역 공동체에서 심장 질환 비율을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루이빌 대학교 그린 하트 루이빌 프로젝트 제공.

루이빌 대학교 그린 하트 루이빌 프로젝트 제공.

HEAL 연구는 의학적 치료의 효과 여부를 테스트하는 임상시험과 매우 유사하게 설계했다.
연구진은 중재군으로 선정한 동네에는 큰 나무와 관목을 심는 치료법을 적용했지만 다른 지역에는 적용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 주민들의 건강 데이터를 비교하여 나무 추가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고속도로로 나뉜 사우스 루이빌 10.4㎢ 지역에 거주하는 25세에서 75세 사이의 745명(여성 60%)을 모집했다.
이들 중 절반의 평균 가구소득은 5만 달러(약 6600만 원)로 나타났다.
미국 가구소득 중간 값(7만4580달러·약 9900만 원) 이하인 중·저 소득층 동네다.
연구자들은 중재를 시작하기 전에 각 참가자로부터 혈액, 소변, 손톱, 머리카락 샘플뿐만 아니라 건강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런 다음,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구 지역의 일부에 약 8500그루의 상록수, 630그루의 낙엽수, 45종의 관목을 심었고, 나머지 지역은 그대로 두었다.
연구진은 대기 질이 가장 나쁜 곳에만 녹지를 조성했다.
연구진은 작년과 올해 중재 지역과 대조 지역의 주민들로부터 새로운 샘플을 수집했다.
그 결과 녹지가 조성된 중재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나무나 관목을 심지 않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 수치가 13%~20% 낮게 나타났다.
이 단백질은 뇌졸중, 관상동맥 질환 및 심장 마비를 포함한 심장 질환과 관련이 있다.
hs-CRP 수치가 높을수록 당뇨병과 특정 암의 위험 또한 높다.

루이빌 대학교 그린 하트 루이빌 프로젝트 제공.

루이빌 대학교 그린 하트 루이빌 프로젝트 제공.

의학전문 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에 따르면 이 비율만큼 hs-CRP가 감소하면 심장마비, 암 또는 모든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거의 10~15% 감소하는 것과 같다.
바트나가르 교수는 이러한 감소가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의 여러 연구에서 주변 녹지율이 높은 지역에 사는 것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지만, 의도적으로 주변 녹지율을 높이는 것이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와 곧 발표할 추가 연구를 통해 지역 내 녹지가 주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도시 녹지를 늘리려는 노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의과대학의 피터 제임스(Peter James)직업·환경 건강 센터 소장은 이렇게 강력한 바이오마커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나무가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인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 하는 연구 결과라고 NBC뉴스에 말했다.
나무는 그늘을 제공하고 기온을 낮춰 도시 열섬 효과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더운 날씨는 심장 질환을 악화시키고, 질환이 없는 사람에겐 열사병을 일으킬 수 있다.
나무는 또한 소음을 완화하는데, 소음은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제임스 소장은 설명했다.
워싱턴 대학교의 환경 역학자이자 환경·직업 건강 과학과 교수인 조안 케이시(Joan Casey는 “나무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운동하며, 아마도 더 중요하게는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또한 나무는 산업 부지와 같은 건강에 해로운 다른 토지 이용을 대체한다”라고 NBC뉴스에 말했다.

루이빌 대학교 그린 하트 루이빌 프로젝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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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주요 고속도로가 연구 지역을 관통하기 때문에, 나무들이 자동차 배기가스의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함으로써 동네 사람들이 유해 입자를 지속적으로 들이마시는 것을 막아 준 것이 녹지 지역 거주민의 염증 마커를 낮춘 주요 원인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연구진은 나무를 심기 전과 후 동네 공기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녹지를 조성한 지역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계속 나타나면 3~4년 후 대조군 지역에도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아울러 나무와 관목들이 수면 개선과 어린이의 면역 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바트나가르 교수는 “궁극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나무와 건강의 관계에 대한 그 어떤 연구보다도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케이시 교수는 도시 계획자들이 도시의 녹지 공간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을 높일 때, 즉 수변과 같은 공간이 복원되고 그 결과 주택 가격이 상승하여 현재 거주자들이 녹지 공간이 완성된 후에는 그곳에서 계속 살기 어려워지는 ‘녹지 젠트리피케이션’(green gentrification)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임스 소장은 “핵심 메시지는 자연이 단순한 편의 시설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녹지 공간은 부유층의 특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우리에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요로감염증(UTIs)이 전 세계 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이로 인한 사망자 수도 빠르게 늘고있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거의 생각하지 못 했던 것이다.
1990년에서 2019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보고된 요로감염증 수는 2억 5200만 건에서 4억 500만 건으로 1.6배 증가했다.
사망자 수 증가 폭은 더욱 크다.
1990년 9만 9000명에서 2019년 23만 7000명으로 2.4배 늘었다.
요로감염증은 세균이 요도로 들어가 요도와 방광, 심한 경우엔 신장을 감염시켜 발생한다.
여성에게 특히 흔하다.
성관계나 뒤에서 앞으로 닦는 것 같은 부적절한 위생습관으로 대부분 감염된다.
균이 방광에만 영향을 미칠 때는 위험하지 않으며 치료 없이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 과정이 몇 주에서 며칠로 단축된다.
그러나 이러한 감염이 신장, 혈류, 또는 생식계의 다른 부위로 퍼지면, 혈액 중독, 패혈증, 신장 손상, 또는 신부전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하지 않은 상태로 방치하면 비율이 매우 낮기는 하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라고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세균 세포 생물학자 제이콥 라자루스(Jacob Lazarus) 박사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말했다.
음식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도 무시 못한 수준이다.
2023년 조지 워싱턴 대학교 밀켄 공중보건 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800만 건의 요로감염증 중 최대 64만 건이 고기에서 발견되는 세균 때문으로 추정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연구의 제1저자인 랜스 프라이스 환경·산업보건학과 교수는 “음식에 들어있는 대장균이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엔 익숙하지만, 요로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개념은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생고기가 종종 이러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대장균 균주로 오염된다는 점을 인식하면 그리 이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장균은 사람과 가축 포함 동물의 장에서 흔히 발견된다.
가축을 도축할 때 장에 서식하던 세균이 고기를 오염시킬 수 있다.
우리가 그 고기를 조리해 먹는 과정에서 대장균이 우리의 장을 통과해 요로로 퍼져 요로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대장균은 충분히 익히면 대부분 제거된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사람의 손, 도마, 싱크대, 다른 음식 재료와의 접촉 등을 통해 이동할 수 있다.
요로감염증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도 육류 소비와 관련 있다.
사육과정에서 항생제를 먹고 자란 가축을 인간이 점점 더 많이 섭취하면서 항생제 내성이 커져,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었던 요로 감염증 치료가 어려워진 탓이다.
가축을 사육할 때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한 동물들에도 일상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이에 약한 세균은 사라지고 항생제에 더 강한 균이 번성하게 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교(UCSF) 의대 소속의 비뇨기과 전문의이자 비뇨생식기과 의사인 미셸 반 쿠이켄(Michelle Van Kuiken) 박사는 “항생제를 많이 먹여 키운 고기를 인간이 섭취하면 항생제 내성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고기 섭취가 인간의 미생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고기를 먹으면 요로감염증에 걸린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다약제 내성균(다양한 항생제에 대하여 내성을 가진 병균)에 감염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지 워싱턴 대학교 밀켄 공중보건연구소의 항생제 내성 행동 센터의 최고 의료 책임자이자 미생물학자인 신디 리우(Cindy Liu) 박사는 더 위험한 감염 수가 증가하는 배경에 있는 또 다른 강력한 요인으로 항생제 내성 요로감염의 증가를 꼽는다.
“항생제 사용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방광, 신장, 요로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리우 박사는 경고했다.
앞서 언급한 2023년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리우 박사는 미국 소매 시장에서 팔리는 육류 제품의 30%에서 70%가 대장균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리우 박사는 특히 닭고기, 돼지고기의 대장균 감염 확률이 높아 취급할 때 주의해야 한다며 생고기를 만질 경우 따뜻한 물과 비누로 최소 20초 동안 손을 자주 씻고 사용한 조리 도구를 소독하는 등 청결하게 관리하며 고기는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기농’, ‘무항생제’, ‘동물복지’ 등의 인증마크가 붙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장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의대 비뇨기과 전문의인 그레이그 코미터(Craig Comiter) 박사는 다른 경로의 요로감염을 예방하려면 자주 손을 씻고, 용변 후 앞에서 뒤로 닦고, 물을 충분하게 마시고, 성관계 후 소변을 볼 것 등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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