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실패하는 이유가 뭘까요?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스트레스, 도파민 중독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방문하시는 환자분이 늘었습니다.
특히 SNS 내 숏폼 콘텐츠 발달로 15초 이내의 영상을 빠르게 스위칭하면서 볼 수 있게 되면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관심 또한 늘고 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의 방법의 하나로 명상이 있습니다.
명상은 현재의 순간에 대해 집중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마음챙김 기반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들이 개발되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명상은 스트레스 감소를 통한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에서부터 지각, 정서, 인식 및 행동 변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긍정적 효과들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약물이나 심리치료와 같은 방법과 달리 거부감이 낮고 쉬운 접근성 및 용이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주고 있습니다.

명상은 한자로 하였을 때,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한다’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라틴어로는 ‘곰곰히 생각한다’는 의미로 동서양 모두에서 고용한 상태에서 깊게 생각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초의 명상은 다양한 종교의 수도법에서 시작되었는데, 현재 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명상은 불교에서 기원한 것으로 1950년대 이후 서양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불교 명상에서 종교적 색채는 배제하고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스트레스, 만성 통증에 효과를 입증하였고 현재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에서의 명상이란 고요한 상태에서 호흡, 통증 같은 특정 사물에 대한 집중과 관찰 훈련을 통해 불안, 우울, 불면 등의 각종 정신적 증상의 경감을 꾀하는 방법으로 일종의 정서 및 주의력 조절 훈련이라 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명상을 하는 것이 어려움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1/4 정도가 명상의 첫 경험에서 중단을 하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였습니다.
명상을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정신적 불안정과 같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서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한 연구에 따르면 특정 강박증을 가진 개인에게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히스테릭 성향이 있거나 심각한 우울 반응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명상을 하는 행위 자체에 초점을 두고 집중을 해야 하는데, 쓸데없는 생각들이 떠올라 몰입이 잘 되지 않거나 명상이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아 낯선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면, 명상 수행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어려움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 것이 아니라 최적 수준의 각성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직면하는 필수적인 요인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거기에 압도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 혼자 명상을 시작하게 되면 어떠한 방법과 마음 가짐으로 임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보아도 좋겠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명상의 종류와 방법 그리고 마음가짐에 대하여

정신의학신문 | 이호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많은 분들이 명상을 해 보고 싶어도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방법을 몰라 명상을 시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일상에서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명상 방법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명상을 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나 태도는 ‘특정 방식으로, 즉 의도적으로 현재의 순간에 비판단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첫 번째로는 호흡 명상이 있습니다.
호흡 명상은 허리를 세우고 편한 자세로 앉은 후 눈을 감은 채 호흡에 집중합니다.
숨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게 되는지에 대해 집중하며, 순간 주의가 흐트러져 어떠한 생각, 감정, 감각이 들게 되면 이를 판단하거나 억누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후 다시 호흡에 집중해 주면 됩니다.
물론 처음 시작할 때는 길게 집중하기 어려우나 몇 분 정도로 시작한 후 익숙해졌을 때 차츰 시간을 늘려가면 됩니다.

두 번째로는 걷기 명상이 있습니다.
일종의 산책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발바닥에 집중하면서 걷는 것을 뜻합니다.
편한 자세로 서서 약간 앞을 보며 오른발이 땅에 닿으면 오른발, 왼발이 땅에 닿으면 왼발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발바닥에 집중합니다.
주의가 흐트러지게 되면 호흡 명상과 마찬가지로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인 후에 다시 발바닥에 집중하면 됩니다.

익숙해지면 걷는 과정을 좀 더 세분화된 단계로 나눈 후 의도와 행위를 구분해 각 단계에 집중합니다.
집, 학교, 일터 등 특정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걷는 것이 아니라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됩니다.
특별한 장비나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아 어떤 곳이든 움직이면서 계속 명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균형 감각을 개선하고, 다리를 튼튼하게 해주고, 심박수 조정, 집중력 향상, 정신을 맑게 해주는 등의 장점이있습니다.

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걷기 명상을 2주 정도 지속하였을 때 도파민과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의 수준이 높아져 기분이 좋아졌다는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단, 이때 주의할 점은 다른 것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곳에서 진행되어야 하므로 휴대전화는 갖고 가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는 바디스캔(body scan)이 있습니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신체 전체에 걸쳐 차근차근 주의를 옮기면서 내 몸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곳은 없는지 살피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성통증 환자의 경우 이 과정에서 통증이 있는 부위와 멀쩡한 부분을 알 수 있게 되는데, 평소에 모든 신경을 쏟았던 통증 부위가 아닌 정상 부위에 대한 신경을 쏟게 되며 우리 몸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보통 사람들은 신체적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에 주의를 집중하게 되고, 이에 대한 속상한 마음과 짜증 또는 악화에 대한 두려움 및 걱정들로 인해 힘들어하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들은 바디스캔 명상을 통해 나의 몸에 대한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그에 휩쓸리지 않게 되면서 어느 정도 통증이 감소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요가, 먹기 명상 등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고, 명상에 기반을 둔 정신과적 치료 역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단, 명상을 만병통치약으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약물치료를 비롯한 다른 치료 방법들이 더 중점적으로 사용되고 효과를 보일 수도 있지만, 명상은 혼자서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고 꾸준히 진행할 경우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서대문봄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호선 원장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기

장승용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원장

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마음이 평온해지는 명상’, ‘5분 호흡명상’, ‘생각을 멈추고 마음을 비우는 명상’을 따라해 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동남아와 같은 해외 여행을 갔을 때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진행하는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적이 있나요?

TV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은 연예인들이 요가나 명상을 통해 수련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명상과 관련된 콘텐츠가 증가하고, 이를 즐기는 사람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명상은 실제로 치료 현장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최근많은 연구들에서 명상에 기반한 치료들이 우울장애, 불안장애, 스트레스, 만성 통증, 물질 중독 등 다양한 문제에서 효과를 보인다는 결과가 밝혀지고있습니다.

이에 더불어 자율신경계, 뇌파, 뇌영상 검사 방법을 활용해 실제 명상이 뇌에 변화를 유발하여 치료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즉,명상을 통해 부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어 몸이 이완되고 스트레스가 감소하여 알파파에 영향을 미치고, 감정과 관련된 뇌의 여러 부위의 활성도와 연결성을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명상은 크게 집중 명상과 알아차림 명상으로 구분됩니다.
집중 명상은 ‘사마타(samatha) 명상’이라고도 불리며 눈앞의 점이나 특정 사물 등 변화하거나 움직이지 않는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도록 하는 훈련으로 어떤 대상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해당 방법은 궁극적으로 사마타에 이르는 것을 추구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사마타는마음이 표상에 집중되어 마음의 떨림이나 동요가 그치고 가라앉아 고요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또 다른 명상은 알아차림 명상으로 ‘위빠사나(Vipassana) 명상’이라고 합니다.
호흡, 감각, 통증 등 변화하는 대상에 집중하고 집중이 흐트러지면 이를 알아차리고 다시 원래의 대상으로 집중을 돌리는 방식을 취합니다.
지금 현재에서 개인적인 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로 바라보고 집중하는 훈련을 통해 떠오르는 생각, 감정, 욕구 등을 쉽게 알아차리고자합니다.

위빠사나 명상에서는 앞서 언급한 사마타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필수이기는 하지만 최종 목적지는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마음을 깨끗이 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법과 개념을 명확하게 식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법은 ‘진실로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고 개념은 이미지나 말이 속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과 개념을 명확하게 식별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은 상태라고 하며,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는 고민, 분노, 욕심 등은모두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해당 상태에서 벗어나 본질을 명확하게 파악하고자 합니다.

위빠사나 명상은 망상을 떨쳐버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먼저 몸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고민이나 불안 수준은 신체의 동작에 대한 주의 집중을 통해 망상이 사라지면 괜찮아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몸을 움직일 때 신체의 감각에 대해 알아차리는 것을 ‘사띠(sati)’라고 일컫으며, 이는 현재의 순간을 알아차리는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띠를 지속시키는 것이 망상을 멈추고 진실의 상태를 관찰하는 기술이 될 수 있으니, 이를 발달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에 의해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을 때, 이러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고 직면하면 빠른 속도로 진정의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불안과 우울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붙잡지 않고, 빠져들지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그저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하루 얼마나 힘드셨나요? 처음 시작이 쉽지 않지만 저도 하루루틴에명상 시간을 넣고 꾸준히 실천해보려 합니다.
여러분도 하루 10분씩이라도 명상을 시도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

불안 – 회피형 애착 유형의 특징

정신의학신문 | 최명제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회피형’ 연인을 만나면 고생한다는 말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회피형 연인은 갈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위해 직접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다 한계를 느끼게 되면헤어지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마음고생을 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회피형 애착 유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보통불안 – 회피형 애착(anxious-avoidant insecure attachment)는 전체 유형의 20% 정도 존재하며, 주 양육자와 함께 놀이를 하다 떠나는 상황에서 별 다른 행동의 변화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 양육자가 다시 등장하게 되는 상황에도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감정 표현만 하지 않을 뿐 엄마가 돌아온 후에도 활발하게 놀지 못하고 나간 후에는 심리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즉, 이들은 낯선 사람, 외부 현상 변화에 대해 감정의 변화 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합니다.
성장한 후에는 주위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누군가와 지나치게 가까워지거나 친밀감을 표현하면 불편함과 두려움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피하려고 하기 대문에 자신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발달시킬 기회를 충분히 가지지 못합니다.
그래서이들은 정서적 자극에 민감하지도 못하며, 자신의 정서 표출에 매우 서투른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면 성인 애착(adult attachment)으로 발전하게 되고, 애착 대상이 양육자에서 친구/연인/배우자로 계속 전환되어 가게 됩니다.
성인 애착은 학자마다 유형을 달리 구분하고 있는데, Hazan과 Shaver (1987)는 안정, 불안정, 회피형 애착의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성인 애착 유형을 평가하는 척도로는 Collins & Read(1990)가 개발한 성인 애착 질문지(RAAS; Revised Adult Attachment Scale)이 있는데 총 18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리커트 척도를 사용합니다.
해당 척도는 3개의 하위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첫째는 대인관계가 가까워짐에 따라 느끼는 편안함의 정도인 친밀, 둘째는 타인에 대한 의존의 정도인 의존, 셋째는 자신이 버림받거나 사랑받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입니다.
이 중 의존감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 회피형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회피형 유형을 가진 사람들은 부모와 유대가 원만하지 않고, 감정 표현을 거의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이들 또한 타인에게 비감정적이고 무반응적인 특성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은 이성 교제에서의 만족도도 다른 유형에 비해 낮게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회피형 애착 유형을 형성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주 양육자들은 정서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고, 아이의 욕구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최명제원장

삶이 지루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져요 

정신의학신문 | 최강록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일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어떠한 성취감도 들지 않더라고요.남편이 주식으로 빚을 지긴 했지만 소액이기도 하고, 조금 노력하면 금방 갚을 수 있는 돈이에요.하지만 오히려 빚진 돈보다는 월 이자가 아깝더라고요.

여행에 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멋진 풍경을 바라봤습니다.
감흥이 없는 제 자신을 느꼈고, 이젠 더 살아봐야 그 어떤 것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빚을 갚는다 해도,돈 걱정이 없이 여행을 다닌다 해도,내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먹든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무감각합니다.
오히려 허무하고, 분명 좋은 것인데 왜 나는 기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더욱 실망감만 듭니다.

제 목표는 잘못된 것 같고,내가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내가 원했던 게 아닌지도 몰라요.모든일이 잘 풀리면 안도감을 느끼고 평온함을 느껴야 하는데,저는 하루 일이 잘 풀리면 식상하고 지겹습니다.
‘아,그렇게 걱정했는데 이 정도로 해결될 일이었네. 별것아니었구나.’하고 실망하기도 하고요.하지만 분명 해결하기 전까지는 전전긍긍합니다.
일이 잘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을 끝없이 하고요.

단순히 일에 대한 번아웃이라고 하기엔일뿐만 아니라 다른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는게 재미가 없다기엔다들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겠지만,유독 그 재미없는 삶을 못 견디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실 다들 부유하게 사는데, 제가 너무 각박하고 가난해서 힘든 상황에‘가난’이라는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잘사는 사람과 비교해서일까요?

옛날에는 죽고싶은 마음이 강렬했고, 자살하면 후련하겠다는 상상도 컸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죽기위해 준비해야하는 것들에 대해 그저 귀찮을 뿐입니다.
죽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젠 죽기 위해 노력하는 것 조차 부질없고 귀찮다고 할까요.괴로움을 호소한다 한들 귀찮습니다.
어짜피 아무도 모를 이 상황과 기분.죽는다고 달라질 게 있다면 좋겠지만, 죽어서도 저는 여전히 지루하겠죠.

옛날에는 퇴사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이제는 그냥... 뭐 그만두는게 더 귀찮습니다.
그만두려면 이핑계 저핑계 대야하죠. 인수인계서 만들어야 하죠.그냥 다니면 하던대로 하면 되는 걸 말이에요.

살아도 지겹고 죽어도 의미 없고,인생은 혼자라지만,다들 똑같다지만이러면 다들 어떻게 그렇게 즐거워 보이는 걸까요?다들 안 죽고 왜 사는 걸까요?여행지에 가서다들 왜 좋다고 사진을 찍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걸까요?

답변)안녕하세요 사연자님, 적어주신 고민 잘 읽어 보았습니다.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반복된 일상, 예상 가능한 뻔한 하루하루에 지겨움을 넘어서 허망함을 강하게 느끼고 계시네요. 글에는 허망함, 실망감, 지겨움이라는 감정 단어를 적어 주셨습니다.
한편 글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삶에 대한 짙은 절망감 그리고 더 나아가 무망감도 느껴졌습니다.
희망이 꺾이는 절망감보다 무망감은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무망감은 무엇을 바라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원한다, 바란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한자어인 망(望)은 심리적인 용어로 바꾸면 ‘욕구(Needs)’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작동되도록 만드는 힘이 바로 욕구입니다.
배고파서 먹고, 졸리면 자는 기본적인 생리 욕구부터, 일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무언가를 배우는 모든 일은 특정한 욕구들을 채우기 위해서 하는 일들입니다.
우리 삶의 방향키이자 연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사연자님께 몇 가지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현재 사연자님 삶에서의 ‘연료’는 무엇인가요?사연자님을 움직이게 만드는 중요한 욕구들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앞으로 어떤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살고 싶은가요?아마 막상 대답하기 막막하실 것 같습니다.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없다고 생각하거나 느껴진다’고 해서 정말로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자신의 관점대로 생각하고 느끼게끔 설계된 존재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들을 근거로 현상을 해석하고 결론 내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과 느낌은 매우 ‘주관적인 의견’이라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현상은 중립적인 자극이지만, 이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는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 주관적인 의견에서 시작됩니다.
‘무엇을 성취해도 기쁘지 않을 거야.’ ‘~하면 ~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모든 것은 이루어지지 않았어.’ 이러한 사연자님의 생각 역시주관적인 추론입니다.
그런데 이 생각들이 정말로 사실인가요? 아닐 겁니다.
분명히 성취해서 기쁨을 느낀 경험이 하나라도 있었을 것이고, 소망해서 이루어진 일도 하나라도 있었을 것입니다.

사연자님께서 현재 느끼는 매우 짙은 허무함과 지겨움, 무망감과 같은 감정들은 이러한 주관적인 해석과 추측이 수없이 쌓인 결과입니다.
사연자님이 평소에 미리 끊임없이 걱정을 한다는 내용이나 다른 내용들을 읽어 보고, 사연자님께서 평소 생각의 양이 무척 많고 속도도 빠른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생각의 양이 많고, 생각의 내용도 섬세하게 떠올릴 수 있는 기억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생각과의 거리 조절’이 잘 되지 않고, 오히려 동일시가 이루어지기가 쉽습니다.
즉, 생각하고 있는 내용들을 사실로 믿게 됩니다.

생각이 많고, 생각과 동일시가 잘 되는 분들은 제한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왜냐하면온전한 경험을 하더라도 그에 머물지 못하고 생각하며 의미 붙이는 과정에서 다른 의미들을 놓치기 때문입니다.

사연자님이 여행을 갔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멋진 풍경에 정말 오롯이 아무 생각 없이 ‘몰입’한 시간이 얼마나 되셨나요?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이라는 현재 시제에 오래 마음이 머물기보다는 생각의 흐름을 쫓아가 과거나 미래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멋진 풍경을 보며 감탄하고 즐거웠으면 했는데 전혀 그러지 못했네.’ ‘앞으로 계속 살아 봐야 어떤 것에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거야.’ 이러한 생각의 흐름을 의심 없이 쫓아가면 너무나 사실처럼 느껴지고 정말로 생각대로 될 것 같은 확신마저 듭니다.

하지만 그저 생각들일 뿐입니다.
생각에 의미를 크게 부여하거나 믿으면서 힘을 실어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생각을 많이 하는 습관은 ‘삶을 통제하는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서 또는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미리 생각하고 예상함으로써 ‘통제’하는 방식은 심리적인 에너지를 매우 소진시키는 일입니다.
많은 경우의 수를 상상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상상하는 과정에서 하게 된 생각과 감정들은 실제 경험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경험한 것처럼 느껴져 ‘식상해집니다’. 어떻게 보면 가상 현실에서 사는 것과 비슷합니다.

현재 사연자님의 마음은 어느새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자체로 엄청난 형벌입니다.
어느 장소를 가더라도, 누구를 만나더라도 어떤 경험을 하더라도 평소 생각하던 습관대로,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살면 모든 것에서 무슨 차이가 느껴지겠습니까. 노란색 선글라스를 끼고 본 세상 속 풍경이나 사람들 모두 노란색으로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사연자님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할지 생각해 봤습니다.
어쩌면 모든 게 뻔한 노란색 선글라스를 벗어버리고 다양한 색감을 가진 온전한 삶을 경험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요. 사연 글에는 삶에 대한 공허함이 아주 강렬하게 묻어납니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삶에 제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애착을 가지고 생생하게 살기를 바라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앞으로 사연자님께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생각과 거리 조절하는 연습입니다.
마음챙김(Mindfulness)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음챙김은 따뜻한주의(attention)를 자신에게 쏟는 것입니다.
생각의 흐름, 몸의 감각, 감정의 흐름, 주변 환경의 변화 등 수많은 현상이 우리 몸과 마음에 일어납니다.
이를 객관적으로 편견 없이 그저 관찰하고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
합니다.
생각을 거리를 두고 보는 연습이 익숙해지면, 부정적인 생각들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매 순간 똑같은 마음 상태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상을 관찰하면, 지겹고 똑같은 일상이란 한순간도 없다는 것을 체득하게 됩니다.
오히려새로움을 매번 경험하고 감탄하면서, 삶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피어납니다.
호기심이 관심이 되고, 몰입 경험이 되어 긍정적인 정서 경험의 빈도가 늘 것
입니다.
비록 긍정적인 정서도 찰나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삶에서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는 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는욕구를 선명하게 자각하는 것입니다.
사연자님은 이미 안정된 일자리와 여가생활을 다 누렸지만 그럼에도 만족스럽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욕구를 채워야 일상이 다채로워질지 고민해야합니다.
모든 노력들을 귀찮아하는 감정은 사연자님의 핵심 감정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 ‘좌절된 욕구’와 ‘억압된 감정’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제대로 다루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 도서를 참고해도 좋지만, 전문가와 소통하는 게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사연자님의 일상이 이전과는 다른 경험들로 채워지고, 긍정적인 감정들도 자주 느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불확실한 삶이 두려울 때, 통제욕구와 불안

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 오늘 무슨 일이 생길지,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고 늘 안개가 잔뜩 낀 길을 걷는 것처럼 불확실성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는 뜻이겠지요.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삶의 조건은 우리가 결정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태어난 시기, 나라, 지역, 성별, 가족 등 삶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 대부분이 우리의 의지나 선택과 무관하게 주어진 것들이죠. 물론 나이를 먹고 삶의 경로를 걸어가며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어떤 배우자를 만날지, 어떤 지역에서 살지와 같이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오는 질병, 가족과 관련된 문제, 경기침체나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닥쳐오는 실직처럼 여전히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불확실성은 삶이 계속되는 평생 우리와 함께합니다.
그렇기에 좋든 우리의 예측이나 통제를 벗어나는 삶의 다양한 사건들 앞에서 우리는 기대에 부풀기도, 반대로 불안이나 걱정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불확실성을 유난히 견디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통제 욕구가 높은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거나 통제하고 예측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호한 상황이나 예상치 못한 변수를 싫어합니다. 이들은 가능하면 모든 것을 본인이 내다보고 통제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높은 통제 욕구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때는 더 열심히 일하거나 앞일에 대비해 늘 준비하려는 자세, 성실한 태도로 나타납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염려, 불안이 유비무환의 자세, 최악의 결과를 피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지나친 통제 욕구가 독이 될 때도 있습니다.
자신이나 타인에게 지나치게 엄격해지고 사소한 것까지 모두 통제하고 간섭하려고 하거나, 최악의 결과를 떠올리며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피하고 안전한 자리에 머물게 하기 때문입니다.
완벽하게 통제하고 성공하지 못할 바에는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마음 깊이 자리하는 것입니다.

A씨는 최근 회사에서 팀장 승진 대상자로 뽑혔습니다.
승진하면 직급과 연봉이 올라가니 동료들은 모두 부러워하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정작 A씨는 승진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
팀장이 되면 팀원들도 이끌어야 하고 상사들과 팀원들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양쪽의 요구를 모두 잘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또, 최근 업계 시황이 좋지 않은데 팀장이 되면 영업 실적도 책임져야 합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열심히 한다고 해도 팀원들이 내 맘처럼 움직여줄지, 또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지 아직 승진 전이지만 불안합니다.
최악의 상황으로 혹시 팀장 자리에서도 강등되고 회사에서 평판이 나빠지면 어쩌나 하는 상상이 머릿속에 자꾸 떠오릅니다.

B씨는 솔로로 지난 지 7년째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알콩달콩 연애도 하고 싶고, 결혼해서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는 상상도 해보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과는 달리 막상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면 망설여지고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연인이나 배우자가 믿을만한 사람인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금까지 내가 열심히 꾸려온 삶이 그 사람으로 인해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더 안 좋아지지는 않을지 하는 불안감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내 행동은 스스로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지만 상대방의 행동은 예측하거나 조절할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누군가를 만나기가 망설여집니다.
그러다 보니 호감가는 사람이 있어도 만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계속 찾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A씨와 B씨는 공통적으로 통제 욕구와 불안이 높은 편입니다.
모든 상황을 자신이 통제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기대가 더 나은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는 상황입니다.
A씨와 B씨 모두 지금은 연애나 승진을 망설이고 있지만, 만약 연애를 시작하거나 승진을 하고 난 후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연인으로서 관계에서 최선을 다하고, 팀장으로서 주어진 일을 잘 감당하는 성실성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연인이나 팀원들을 지나치게 통제하려고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통제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불안과 완벽주의를 높이고 심할 경우 강박이나 집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높은 통제욕구와 완벽주의적 성향, 불안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몇 가지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통제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내려놓기

모든 상황이나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이나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세요.계획과 다르게 일이 진행되었을 때, 그 일이 가져온 긍정적 영향이나 새로운 가능성은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2. 실수에 조금 더 관대해지기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하더라도 실수를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 앞에서 자신이나 남을 탓하기보다 ‘그럴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갖고 조금 더 여유로운 태도를 가져 보세요.긴장과 불안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자신을 더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주변 사람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3.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음을 기억하기

지금까지 여러분이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최악의 결과가 실제로 일어난 적이 있었나요? 아마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삶을 완전히 망가뜨리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불안이 비현실적임을 인지하고, 차분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통제할 수 없는 내일은 우리에게 불안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대감을 주기도 합니다.
만약 남은 삶 동안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알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미리 계획된 프로그램에 따라 살아가는 것 같은 매일이 지루하고 생기 없다고 느껴지지 않을까요? 내일이 우리에게 어떤 선물을 가져다줄지 인생의 길흉화복을 모두 예측할 수는 없지만, 현재에 집중하며 다가오는 미래를 기대감으로 맞이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역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정희주 원장 

정신의학신문 | 최명제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불안장애란 우리가 흔히 위험에 대비하고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데 긴장감을 더해 주는 지극히 정상적인 수준에서의 불안이 아닌 병적 수준의 불안을 가지고 있는 경우 진단 내릴 수 있습니다.
병적인 수준의 불안장애는 과도한 수준의 불안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낄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유형이 존재할 수 있는데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범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특정 대상에 대한 공포증, 분리불안장애, 강박장애, 선택적 함구증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불안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걱정과 고민이 지나치게 많아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며, 짜증이 자주 나고, 집중이 어렵고, 어지럽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보통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모두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으로는 뇌의 감정 중추의 균형이 흐트러져 발생할 수 있는데,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마다 타고 태어난 기질과 성향에 차이가 있어 선천적으로 불안 성향이 높을 수 있고, 과거 경험한 위험한 사건이 하나의 트라우마로 작용될 경우 지속적으로 불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큰 수술을 받았거나 교통사고를 당한 것 등이 해당할 수 있습니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우선, 지나친 생각을 멈춰야 합니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여러 유형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럴수록 불안 수준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스스로의 문제해결 능력에 대해 믿음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불안을 조절해 줄 수 있는 운동, 춤, 노래, 미술 등 창의적 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와 함께 약물 및 상담 치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앞서 디지털 헬스를 통한 서비스를 활용해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관련 선행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를 통한 정신질환 선별 서비스의 경우 사용 환경이나 시간대에 제약이 없어 용이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사용자의 사용행동과 일부 상관이 존재할 수 있는데 해당 어플을 사용하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우울 및 불안장애로 진단받을 수 있는 점수가 높다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불면과는 유의미한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아직, 디지털 헬스와 관련된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신뢰도 높은 결과가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흥미로운 사실로 보여집니다.

불안, 우울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최명제원장

뮌하우젠 증후군을 아시나요?

정신의학신문 | 우경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얼마 전 미국에서 자신을 학대하던 엄마를 살해한 집시라는 여성이 SNS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녀의 엄마는 1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그녀가 불치병 환자처럼 행세하도록 강요하면서 학대를 이어 갔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약을 먹이고, 시술을 받게 하여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하고, 집 안에만 두면서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막기도 하였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학대를 당해오던 집시는 남자친구와 함께 살인을 공모하였으며, 교도소에서 7년간 복역한 후 지난달 28일 가석방으로 출소하였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SNS 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영화, 소설, 다큐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뮌하우젠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하였는데, 여기서 말하는 뮌하우젠 증후군은 우리에게 허언증이라고 널리 알려진 질병입니다.
정상적인 사람들 중에서도 어떤 의도를 가지고 과장이나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뮌하우젠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자신이 왜곡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거짓말을 하는 내내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도 못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부연 설명을 지어내기도 합니다.

리플리라는 영화에서도 이러한 질병을 가진 주인공이 나왔는데, 이들은 스스로가 살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면서 자신이 만든 허구를 진실이라고 믿고 거짓말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사소하고 가벼운 거짓말과 현실 부정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에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거짓말들로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무척이나 쉽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이를 반복하면서 계속된 거짓 인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짓말은 자신에게 일어날 수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집시의 이야기처럼 타인에게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어린 시절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당했거나 아동기에 심각한 질병을 경험했거나 심하게 아픈 친척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정체성과 자존감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보통 지식 수준이 높거나 센스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아 설득력 있게 병을 가장하기도 하고, 의료 행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기도 합니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수술과 같은 강도 높은 검사나 치료를 계획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게 되는 동기나 관심을 받고자 하는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는 확실하게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이 꾀병을 부리고 있는 질환과 관련한 치료를 받게 되면 일시적으로 안도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증상이 있다고 말하며 추가 치료를 받기를 원합니다.

심리치료 방법 중에서는 인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대상자의 사고나 행동 변화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며, 원인이 되는 근본적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여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강남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우경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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