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출입하는 정치팀 임재우 요원에게 물어봤어.
휘클리: 이 대표 단식을 예상했었어?
재우 요원: 아니. 당에서도 몇몇 최측근 말고는 몰랐어.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나 전략 부서 등과 협의하진 않은 것 같아. 단식은 이 대표의 결단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준비가 덜 됐다고도 볼 수 있는 것 같고.
휘클리: 단식하는 농성장 분위기는 어땠어?
재우 요원: 알려진대로 여권에선 찾아오는 이가 없었어. 야권에선 북적였지. 다만 단식이 길어지면서 농성장 분위기는 점점 비장해졌달까. 특히 강경지지자들은 단식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고. 자해 소동도 있었잖아. 단식을 그만하라면서.
휘클리: 이 대표는 지금 어때?
재우 요원: 입원 당시엔 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었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을 거쳐서 지금은 단식 치료에 특화돼 있다는 녹색병원에 있어.
휘클리: 대표가 체포동의안에 반대해달라고 했잖아. 처음부터 체포 안 되려고 단식을 했던 건가?
재우 요원: 처음에 그런 의심이 있었던 건 사실이야. 지금은 영장 청구가 정당하지 않다, 국회의 결단으로 부결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란 게 드러난 거고. 본인의 진의가 어찌됐든 ‘영장심사를 피하려 단식을 한 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됐지.
휘클리: 당내 분위기는 어때?
재우 요원: 단식이 길어지면서 이 대표의 건강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 체포동의안 부결 분위기가 확산되던 참이었어. 근데 이번에 이 대표의 부결 요청에는 ‘뜨악했다’는 반응이 많아. 가결표가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고.
휘클리: 왜 그랬을까? 검찰의 체포 요구에 응할 거라고 약속했었잖아.
재우 요원: 이 대표 쪽에서는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는 상황만은 막자는 절박함이 있었던 것 같아. 국회의원 다수의 동의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법원이 홀가분하게 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 사이에서 적지 않았거든. 영장심사를 받더라도 비회기 기간에 국회 표결 없이 받겠다는 게 이 대표의 입장이야.
휘클리: 잘못한 판단이란 비판 여론이 많잖아.
재우 요원: 본인이 6월에 했던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뒤집는 셈이니까. 여론이 움직이려면 일단 명분이 중요하잖아. 근데 애초 주장했던 윤석열 정부의 실정은 잊혀지고, 방탄 단식이란 여당 프레임에 말려 들어갔단 평가도 나와.
휘클리: 단식이 효과가 있었을까?
재우 요원: 이 대표가 확실한 구심이 됐잖아. 본인으로선 정치적으로 마이너스는 아니지. 지지자들 사이에선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못 세우고 있단 지적도 있었는데, 그건 넘어섰으니까. 특히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가결이나 대표 사퇴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졌지.
휘클리: 그 정도 의미야?
재우 요원: 이 대표는 0.7% 차이로 석패한 대선 후보고, 현재 여론조사로도 지지율 1위 차기 대선주자잖아.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대표가 가장 극렬한 방식으로 투쟁하고 있는데 의미가 클 수밖에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