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의 타락,결국 돈이었다…거장이 해부한 대한민국

신작 장편소설 ‘황금종이’를 출간한 조정래 소설가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해냄 출판사]

사회의 모순을 해소하는 게 작가의 사명이다.
소설을 써도 제가 바라는 세상은 오지 않겠지만 해야 할 일을 하다 죽겠다.
‘태백산맥’,<BR>
‘아리랑’,<BR>
‘한강’ 3부작으로 1500만권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한 조정래 작가(80·사진)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황금종이’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집필 의도를 이같이 밝혔다.
‘황금종이’는 ‘천년의 질문’ 이후 4년 만에 나온 조 작가의 장편이다.
‘황금종이’는
운동권 출신 변호사가 속물적인 의뢰인들의 사건들을 처리하면서 물질만능주의에 환멸을 느끼는 이야기를 다룬다.
재산을 노리고 어
돈에 얽히고설킨 재판을 계속하다 보면
돈이 살아 있는 괴물로도 보이,
인간을 맘대로 지배하는 절대자로도 보이,
묘한 생각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노인 등
돈 앞에서 존엄성을 잃는 인물들이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성을 지닌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시된다.

돈에 얽히고설킨 재판을 계속하다 보면
돈이 살아 있는 괴물로도 보이,

인간을 맘대로 지배하는 절대자로도 보이,

묘한 생각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신작 장편소설 ‘황금종이’를 출간한 조정래 소설가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해냄 출판사]
소설을 통해 조 작가가 전달하려는 것은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소설은
돈에 지배받는 한국 사회의 세태를 인물이 겪는 사건과 독백으로 노골적으로 제시한다.
작은 따옴표 안에 길게 늘어지는
돈에 대한 인물의 독백과 ‘
돈은 인간의 실존이자 동시에 부조리다’라고 강단의 교수가 칠판에 판서하는 등의 장면은 다소 설명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조 작가는
돈이 인간을 어떻게 구속하고 지배하는지,
인간이 왜
돈에 그렇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쓰고자 했다고 밝혔다.
조 작가는 소설에 이 시대의
운동권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도 담았다고 강조했다.
이태하와 함께 또다른
운동권 출신인 한지섭은 민주화 이후 정계에 진출하지만
운동권 정치인들의 타락에 환멸을 느끼고 지방에 내려가 농사를 짓는다.
조 작가는 한지섭과 이태하를 한국 사회의 이상적 지식인으로 꾸며낸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한지섭처럼) 초심을 잃지 않았다면 국민을 위한 세상이 됐을 것이라며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각자 자기 욕심을 차리면서 이제는 매도의 대상까지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올해 등단 53주년을 맞은 조 작가는 소설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드러냈다.
조 작가는 이번 작품을 쓰면서 40대 때와 똑같이 영감이 떠올라 특별한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며 인생의 마지막 작품은 불교적 내세관을 가지고 영혼의 문제를 다루고 싶다고 말했다.

신작 장편소설 ‘황금종이’를 출간한 조정래 소설가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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