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 찬성할 수 있다

이준석 공천탈락 국민의힘 의원들,

거부권 행사 법률, 언제 재의결해야 하는지 조항 없어”


김건희 특검 거부권은 민주당에 꽃놀이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다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BR> 문재원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다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처리(특검법 폐기)하고 나서 공천을 하면(현역 국회의원들을 배제하면)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당의 선거 일정을 뒤로 늦추려는 것 같은데 이게 사실 의미가 없다.
잘 모르고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오히려 민주당에게 꽃놀이패를 안겨주게 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아마 용산의 누군가는 12월28일에 특검법이 처리되면 15일 이내에 (대통령) 거부권을 통해 국회로 돌려보내고 그러면 1월 중순쯤에 (재의결을 통해) 최종 부결되고 나면 그 다음에 공천으로 의원들 잘라버리면 된다고 보고 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헌법 제53조와 국회법 어떤 조항에도 거부권을 행사한 법률을 언제 다시 재의결해야 되는지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과 김진표 국회의장의 의사에 따라 국민의힘의 공천탈락자가 나오는 시점 이후에 재의 안건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원래 공천 탈락하고 나면 그냥 국회에 안 나오는 분들도 있고, 열 받아서 무기명 투표니까 당론과 반대 투표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출석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서 재의결돼버릴 수 있다”며 결국 특검법이 공천 일정과 맞물려 상당한 장애물로 동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모르고 용산에서 작전을 짰다면 상당한 낭패를 볼 수 있다”며 거부권도 쓰고, 특검도 통과되면 그냥 그 시점에 선거는 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 총선 불출마에 이어 김기현 대표의 거취 결단이 국민의힘 내 현역 물갈이의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 주장은 이러한 물갈이 전략이 윤 대통령에게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쌍특검’(대장동 50억원 클럽·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법안은 오는 22일 이후 열리는 첫 국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여야는 12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을 12월 20일, 12월 28일, 내년 1월 9일로 잡아 놓았다.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이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는 기명 투표로 진행되며 재적 과반 출석과 출석 과반 찬성으로 법안이 가결된다.
이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간다.
문제는 재의결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규정이 헌법이나 법률에 없다는 점이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민주당의 판단에 따라 재의결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경우 재적 과반 출석과 출석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최종 확정된다.

민주 "국힘, 김건희 특검 거부 여론 띄워…방탄의힘인가"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상정을 규탄하며 철야농성에 돌입하고 있다.<BR> 2023.11.30.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상정을 규탄하며 철야농성에 돌입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3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이 '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해야 한다는 여론을 띄우고 있다며 "방탄의힘인가"라고 비꼬았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국민 70%가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김건희 특검에 공감하고 있다는 말"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할 여당이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라고 말하고 있으니 정말 염치없는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더욱이 선거의 유불리가 이유라니 황당무계하다"며 "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해소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는 것보다 당의 정략적 이익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작 시작되었어야 할 특검법을 지금까지 지연시킨 국민의힘이, 이제 와 선거 때문에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하니 정말 뻔뻔하기 이를 데 없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거부권은 꿈도 꾸지 말라"며 "국민의힘이 정말로 특검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면 당명부터 '국민의힘'이 아니라 '방탄의힘'으로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1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김건희 특검법을 포함한 쌍특검법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김건희 여사 원하던 법 통과시키려는데…여당 불참, 왜?

개 식용 종식 촉구 기자회견 참석한 <br>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개 식용 종식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목소리를 높였던 개 식용 종식 문제를 다룬 법안이 야당 단독으로 진행된 국회 상임위 소위에서 통과됐다.
여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이 회의 안건에 오른 데 반발해 회의에 불참했다.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개 식용 목적의 사육, 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의결됐다.

이 법은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은 개를 식용목적으로 사육·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개 식용 종식에 따른 농장주, 도축업자, 유통상인, 음식점 등 종사자의 생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지원 의무화 조항도 들어갔다.
개 식용 문화를 근절하자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 역시 의결됐다.

이날 회의에는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양곡관리법이 회의 안건으로 다시 오른 것에 반발해 불참했다.

국민의힘 농해수위 관계자는 개 식용 종식법에는 찬성하나 민주당이 여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곡관리법도 함께 심사하려 해 불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 식용 종식법은
김건희 여사가 이 이슈에 힘을 실으면서 ‘
김건희법’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 여사는 지난 8월 30일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장을 깜짝 방문해 개 식용이 금지될 때까지 끝까지 운동하고 노력할 것”이라며 인간과 동물이 공존해야 되는 시대에 불법 개 식용은 절대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도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개 식용 문화 종식’을 현 정부 임기 내 이루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건희 모녀, '5710일' 세금 안 내고 버텼다

[가족의 영광④] 최은순씨 5100일,
김건희 여사 610일... 대선 당시 거짓 해명 정황

글:정혜원(whj428)

이주연(ld84)

이정환(bangzza)

그래픽:이은영(ohmyey)

 

김건희 여사, 가족회사 임원으로 329개월 이름 올렸다'에서 이어집니다.
(https://omn.kr/26ll7)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가 부동산 압류 통보를 42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974년 이후
김 여사 일가가 거주 혹은 소유했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관련 부동산 등기부등본 144부를 확인한 결과, 국세청 관할 세무서와 지방자치단체, 건강보험공단이 세금 체납과 과징금 미납 등을 이유로 42회(압류번호 기준) 압류를 통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부동산들은 38곳으로 전국 규모로 분포돼 있었다.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건물을 비롯해, 경기 양평군 병산리, 경기 남양주시 금남리, 강원 동해시, 충남 당진 등 토지가 압류 대상이었다.
압류 42건 중 14건은 세금을 내지 않아 설정된 압류다.
9건은 지방세 체납, 5건은 국세를 체납했다.
이 같은 세금 체납은 상습적이었을 뿐 아니라 장기적이었다.
14건의 압류가 시작된 시점부터 말소되기까지 걸린 날을 모두 합하면 총 5710일에 이른다.

김 여사의 체납이 4건,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의 체납이 10건이다.
모녀가 세금을 내지 않아 부동산이 압류되고도 납부를 미뤄온 시간이 도합 15년 235일인 셈이다.
다른 28건의 경우는 국민연금 체납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과징금 미납으로 인한 압류였다.
과징금 미납으로 인한 압류는 2020년대에 발생했다.
최씨의 도촌동 부동산 차명 소유가 밝혀지고, 요양급여 불법 수급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과징금으로 인한 대규모의 압류가 설정된 것이다.
그 결과,
김 여사 일가 중 가장 많이 압류당한 인물은 최씨다.
압류 42건 중 37건이 최씨 명의 부동산이다.
4건은
김 여사 소유의 아파트에, 나머지 1건은 가족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 소유의 부동산에 압류가 설정됐다.
연도별로 보면 1980년대 2건, 1990년대 2건, 2000년대 7건, 2010년대 3건, 2020년부터 현재까지 28건이다.
최은순씨의 상습 체납, 말소까지 최장 5년 11개월

2020년대 들어서는 과징금 형태의 동시다발적인 압류가 주를 이뤘다.
성남 도촌동 부동산 차명 소유 사건과 요양급여 불법 수급 의혹으로 인해, 거대한 규모의 과징금 미납으로 인한 압류가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1년 최씨에게 23건의 압류와 1건의 가압류를 걸었다.
서울시 강동구와 송파구를 비롯해, 경기 양평·강원 동해·충남 당진 등 최씨 소유의 전국 부동산 곳곳을 압류했다.
압류는 2022년 12월 15일 동시에 말소됐다.
대법원이 최씨의 요양급여 불법수급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한 날이다.
최씨는 의료인 자격이 없음에도 동업자 2명과 함께 의료재단을 설립해 요양병원을 불법으로 운영하면서 요양급여 약 22억 9420만 원을 부정하게 수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최씨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최씨가 동업자의 범행에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압류가 말소된 것이다.

김 여사 일가에 대한 42회 압류 통보 중 말소되지 않은 현행 등기가 3건 있다.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과징금이 완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3건 모두 성남시 중원구가 실시한 압류다.
2020년 12월 성남시 중원구 시민봉사과는 최씨 소유의 송파동 아파트와 양평군 양근리 토지, 강동구 암사동 토지 및 건물에 압류 조치를 집행했다.
최씨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6필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행사·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 11월 16일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1·2심 법원은 최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최씨의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해서 중원구청은 27억여 원의 과징금과, 취득세 등 1억 5000만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최씨는 취득세와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며 소를 제기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취득세는 납부됐지만 과징금은 미납상태다.
재판 결과에 따라 거액의 과징금이 집행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연설 "납세는 자유와 연대의 출발점입니다"

5710일.
김 여사 일가가 납세의 의무를 어긴 날들의 최솟값이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은 '제57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세금의 역사는 자유민주주의의 역사"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가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 그리고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개인은 법률이 정한 납세를 통해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마그나 카르타' 정신이고, 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정신입니다.
납세는 자유와 연대의 출발점입니다.
"


김건희 여사 일가 가족회사도 압류 1건 확인



김 여사 일가 가족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도 압류 1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스아이엔디의 전신인 방주산업 시절, 충남 아산시 장재리에 주소지를 두고 있을 때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체납 내역이다.
2009년 11월 국민연금공단 천안 직장고객지원부는 법인 소유의 경기도 양평군 공흥리 토지 2필지를 압류했다.
국민연금보험료의 징수 업무를 담당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 압류는 연금보험료 미납이 주요 이유"라고 밝혔다.
해당 압류는 6개월하고 16일이 지나서야 말소됐다.

 

악몽이 돼버린
김건희 여사의 ‘국빈 방문’ [박찬수 칼럼]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br>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각)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BR>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각)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뒤 차량에 탑승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대를 받는 ‘국빈 방문’이란 유혹의 결과는 엄중한 성적표로 돌아온다.
윤 대통령에겐 내년 4월 총선이 시금석이다.
그 전에, 국회에서 날아오는 ‘
김건희 특검’의 칼날부터 먼저 받아야 할지 모른다.
대통령 부인이 자랑하고픈 멋진 해외 활동 사진과 기사는 이제 거꾸로 여론을 악화시키며 제 가슴을 파고드는 비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찬수│대기자

지난 11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공군 1호기에 오르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모습은 왠지 착잡해 보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당정 고위 인사들과 악수하는 윤 대통령 표정은 굳어 있었고, 회색 재킷의
김건희 여사는 미소를 짓지 않았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경제는 바닥이고 부산엑스포 유치는 참담하게 실패했다.
얼마 전엔
김 여사가 개인 사무실에서 재미동포 목사로부터 명품백을 받는 장면이 공개됐다.
‘함정 취재’라고 말하지만, 대통령 부인이 수백만 원짜리 선물을 스스럼없이 받는 청렴성의 결여를 덮을 수는 없다.
여기에 서울의 여당 우세지역이 6곳에 불과하다는 내부 자료가 공개되면서 총선 참패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국민의힘에서 끓어오른다.
‘이런 판국에 또 부부 동반 외유냐’라는 비판이 야당뿐 아니라 여당과 보수 언론에서도 나온다.
윤 대통령으로선 당장에라도 방문을 취소하고 전용기에서 내리고 싶었을런지 모른다.

길게는 1년, 짧게는 몇달 전에 확정한 외국 방문을 취소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올해만 13차례 해외 순방에 나서고 그중 다섯 차례가 의전과 수행원이 늘어난 국빈 방문이며, 8월의 워싱턴 한·미·일 정상회의만 빼고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모두 동행했던 점은 어떤 이유로도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물론, 순방 계획은 대개 연초에 짠다.
그때만 해도 대통령 지지율은 차츰 오를 거라고, 부산엑스포 유치는 성공하리라고 믿었을 것이다.

김 여사의 명품백 논란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을 터다.
그래도 11월에 영국과 프랑스를 다녀왔는데 12월에 네덜란드 한 나라만 국빈 방문하겠다고 다시 유럽 일정을 잡은 건 예전 정권에선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대통령실 외교·안보 참모는 우리나라 위상이 높아져 많은 나라에서 초청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무에 집중하는 실무 방문보다 폼 나는 국빈 방문을 선호하고, 외국 나갈 때마다 부인을 동행하는 건 이젠 후진국 모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은 남편의 재임 8년간 모두 22차례 해외에 나갔다.
오바마 대통령의 해외순방 횟수 52회의 절반도 채 되질 않는다.
빌 클린턴 대통령 부인 힐러리(8년간 47차례), 조지 부시 대통령 부인 로라(8년간 46차례)에 비해 해외 방문이 현저히 줄었다.
미셸은 남편의 국제회의 참석엔 거의 따라가지 않고 어린이나 군인 가족을 돕는 국내 행사 참석에 힘을 쏟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바이든 현 대통령의 부인 질도 비슷하다.
바이든 재임 첫 2년간 퍼스트레이디의 해외 방문국은 10개국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부인은 동행하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김건희 여사가 올해에만 12차례 15개국을 남편 따라 외국에 나간 건 너무 지나치다.
순방 예산을 초과하면서까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나 나토 정상회의, 지난해 영국 여왕 장례식에 대통령 부인이 굳이 참석해야 하는 이유를 알기 어렵다.
용산 대통령실이 공개하는 순방 사진 중 상당수는 대통령보다 부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직 고위급 외교관은 대통령이 되면 외국 방문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외국에서 환대를 받으니까, 그런 환대를 국내에선 받기 어려우니까, 대통령이나 부인이나 자꾸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외교 참모들도 여기 맞춰 순방 일정을 짜서 대통령과 부인의 눈에 들려고 한다.
뜬금없는 네덜란드 한 나라 국빈 방문은 그래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부도 다 그랬는데 왜 인제 와서 트집이냐고 항변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윤 대통령은 그런 정치 관행을 깨겠다고 검찰총장에서 곧바로 대선에 출마해 당선된 사람 아닌가. 바꿔야 할 건 바꾸지 않고, 바꾸지 말아야 할 국정운영 노하우는 뒤엎어버리는 게 지금의 모습이다.
더구나
김건희 여사는 대선 기간에 여러 논란이 불거지자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조심, 또 조심하겠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런데 막상 남편이 대통령이 되자, 명품 선물을 손쉽게 받고 남북문제에 나설 생각”이라는 말까지 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런 유혹의 결과는 엄중한 성적표로 돌아온다.
윤 대통령에겐 내년 4월 총선이 시금석이다.
그 전에, 국회에서 날아오는 ‘
김건희 특검’의 칼날부터 먼저 받아야 할지 모른다.
대통령 부인이 자랑하고픈 멋진 해외 활동 사진과 기사는 거꾸로 여론을 악화시키며 제 가슴을 파고드는 비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오랫동안 꾼 꿈이 악몽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다.

pcs@hani.co.kr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인가 [아침햇발]

대통령 부인 <br>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13일 최재영 목사한테서 선물받은 디올백이 든 쇼핑백을 앞에 두고 최 목사와 이야기하고 있다.<BR> 오른쪽은 최 목사가 ‘선물 제공 의사’를 미리 밝힌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서울의 소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13일 최재영 목사한테서 선물받은 디올백이 든 쇼핑백을 앞에 두고 최 목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 목사가 ‘선물 제공 의사’를 미리 밝힌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서울의 소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강희철 | 논설위원

값비싼 명품백을 받은 대통령 부인의 행위는 법 위반인가 아닌가. 초등 산수 같은 이 문제가 동영상 공개 열흘이 지나도록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는 건 코미디다.

김영란법 위반이 맞다.
” 윤석열 대통령의 특수부 시절 동료, 선후배 여섯 사람에게 물어 똑같은 답변을 들었다.
딱 떨어진다.
” 윤 대통령 내외와 교분이 남다른 이조차 딱 잘라 말했다.


김 여사는 남편이 취임한 뒤인 지난해 9월13일, 최재영 목사라는 사람에게서 300만원짜리 ‘디올’ 백을 선물받았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동일인에게 1회 100만원 또는 1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것이다.
처벌 조항에는 ‘3년 이하 징역, 3천만원 이하 벌금’이 명시돼 있다.
더욱이
김 여사는 백을 준비했다는 최 목사의 ‘제공 의사 표시’를 읽은 뒤 방문을 허락했다.
얼떨결에 마지못해 받았다는 변명은 통하기 어렵다.
거절하지 않았고, 돌려줬다는 말도 없다.

이 문제는
김 여사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금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공직자에겐 그 즉시 서면신고, 반환 또는 반환 종용 의무가 발생한다.
지체 없이” 이행하라고 법에 적혀 있다.
안 했다면 배우자와 똑같이 처벌받는다.

김 여사의 경우 이행 의무자는 윤 대통령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백 수수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알고 나서 법적 의무를 이행했는지가 중요하다.
설령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 해도 이번에 공개된 동영상까지 모른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윤 대통령이 어떻게 했는지는 반드시 확인돼야 할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지금껏 함구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영란법 주무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는,
김 여사에 대한 신고 여부를 묻자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별명이 ‘조선제일검’이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영상이 만천하에 공개됐는데도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얼버무렸다.

김 여사 말고 대통령실 다른 공직자의 부인이 같은 행위를 했어도 이럴까.

지난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br>김건희 여사와 숙소 인근을 산책하고 있다.<BR> 대통령실 제공

지난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숙소 인근을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감찰은 기본이다.
권익위가 직권조사에 나설 수도 있다.
걸핏하면 시행령을 고쳐 ‘등’의 범위를 마구 확대하는 정부이니, 업무조사에 필요한 실태조사 등”(김영란법)에 근거하면 못 나설 이유가 없다.
검경 수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김 여사가 임기 중 불소추 특권을 누리는 대통령 같다.

한편에선 어이없는 물타기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
‘독수독과’ 주장이 대표적이다.
백 수수 동영상(독과)은 ‘서울의 소리’가 설정한 함정(독수)에 빠진 결과물이니 그 자체로 원인 무효라고 떠든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유명 웹툰 작가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검찰이 재판에 넘긴 한 특수학교 교사에 대한 유력 증거는 아이 부모가 ‘몰래 녹음’한 음성 파일이다.
이것도 독과수인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처벌의 결정적 증거는 최씨의 태블릿 피시에서 나왔다.
한 방송사 기자가 최씨의 허락 없이 들고나와 방송에 내보냈다.
이 역시 독과수인가. 원래 독수독과는 검경 등 ‘수사기관’의 위법한 증거수집 행위를 금하는 형사사법의 원칙이다.
언론의 취재윤리와는 접점이 없다.
그런데도 이 둘을 한데 섞어 대중의 혼선을 유도하느라 분주하다.

대통령도,
김 여사도 지금은 힘이 세다.
이번엔 그냥저냥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끝내 아무 일도 없을 수는 없다.
이번 백 수수의 공소시효는 5년, 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4개월 뒤인 2027년 9월까지 수사와 처분이 가능하다.
만에 하나, 검찰이 그때까지 고의로 방치하면 직무유기가 된다.

ㄱ 전 검사장을 비롯해 그간 여사 문제를 거론한 사람은 단 한명도 예외 없이 대통령에게 손절을 당했다.
누가 감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겠나.” 윤 대통령의 옛 동료들은 걱정과 우려의 말을 이어갔다.
대통령이 이혼할 각오를 하지 않는 한 여사 문제는 정리 못할 것이다.
” 저런 일이 이번 한번뿐일까. 백도 심각하지만, 금융위원 인사 청탁 통화를 들었다는 전언이 더 쇼킹했다.
” ‘남북 문제에 제가 좀 나설 생각’이라는
김 여사의 말은 또 뭔가.”

윤 대통령이 모르지 않을 중국 법가의 고전 ‘한비자’에 ‘팔간’편이 있다.
최고 권력자가 경계해야 할 주변의 여덟가지 위험을 지목하면서, ‘동상’, 즉 한 이불 덮는 배우자를 첫손에 꼽았다.
2천년 전 통찰이 현실이라니, 섬뜩하고 놀랍다.

강희철 논설위원hckang@hani.co.kr


김건희 여사 명품 물, 대통령실 침묵으로 넘길 일 아니다 [사설]

‘서울의 소리’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재영 목사가 <br>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BR> 유튜브 화면 갈무리

‘서울의 소리’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난달 27~30일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선물 수수와 관련한 영상들을 잇따라 공개했다.

김 여사가 재미동포 통일운동가 최재영 목사한테서 300만원 상당의 손가방을 받는 모습부터 최 목사가 카메라 달린 손목시계를 차고 보안검색을 통과하는 장면,
김 여사를 접견할 다른 방문객들이 쇼핑백을 들고 대기하는 모습,
김 여사가 남북문제에 제가 좀 나설 생각”이라고 말하는 장면 등이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적절한 금품 수수 의혹은 물론 경호상 허점, 국정 개입 시사 등
김 여사 처신의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는데도 대통령실은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런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명품 선물은 반환하기 위해 대통령실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는 익명 관계자의 설명이 고작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 한해 300만원이 넘는 금품을 받을 수 없고, 이에 해당하는 금품은 지체 없이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환이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1년 넘도록 보관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법에 저촉된다.

미국에선 대통령과 배우자가 받은 일정 액수 이상의 선물은 모두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최 목사 외에도
김 여사를 비공식적으로 면담하는 이들이 있었고 추가로 선물이 건네졌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받은 선물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고, 반환을 위해 보관 중인 선물이 있다면 공개해야 한다.

명품 선물도 문제지만,
김 여사가 에스엔에스로 최 목사와 연락하며 비공식 접견을 하게 된 과정과 국정에 관해 나눈 대화 내용도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과 행보가 공식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허술한 경호·보안 문제도 예사롭지 않다.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폐지한 것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대통령 배우자와 친족 등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도 서둘러 임명해야 한다.

이번 영상 보도를 둘러싸고 ‘함정 취재’ 방식의 윤리성 논쟁도 진행 중이다.
보도의 공익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바탕으로 언론계와 수용자들의 숙고가 필요한 대목이다.
다만, 객관적 사실로 드러난
김 여사 처신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다.

김 여사와 대통령실은 함정 취재가 통하는 상황을 초래한 점부터 반성하고, 책임 있는 해명과 엄중한 후속 조처에 나서야 한다.



김건희 여사 앞 막시마 왕비 K팝 잘 알죠, 우린 EDM”

네덜란드 국왕 국빈만찬서 ‘문화 환담’


막시마(왼쪽 사진) 네덜란드 왕비가 13일(한국시간)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빌렘 알렉산더르 국왕과 함께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자리에서 알렉산더르 국왕과 건배하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암스테르담=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내외의 초청을 받은 국빈만찬에서 경제·산업과 함께 양국을 연결한 또 하나의 주제는 ‘소프트파워’였다.

김 여사는 네덜란드의 외국어 교육, 막시마 네덜란드 왕비는 한국의 콘텐츠 확장에 주목했다.
알렉산더르 국왕은 13일 암스테르담 왕궁으로 윤 대통령 내외를 초청한 국빈만찬에서 대한민국과 네덜란드가 보편적 가치에 기반, 세계 자유 연대를 이끌어갈 가장 훌륭한 협력자가 될 것”이라며 ‘K팝’ ‘K무비’를 열거하며 한국의 열풍이 네덜란드를 휩쓸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알렉산더르 국왕은 이제 대한민국은 네덜란드에 멀리 있는, 낯선 나라가 아니다”며 라디오에 K팝이 나오고 극장에서 K무비를, 넷플릭스에서는 K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슈퍼마켓에서 K푸드가, 김치가 꽃양배추 대신 판매되고 있다.
네덜란드 사람은 기아자동차를 타고, 유튜브에서 K블로거를 구독하고, K뷰티는 많은 사람이 최고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럽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모범국가로서 양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양국 국민의 교류와 유대도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2002년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월드컵 4강 신화의 중심에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계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박지성 선수의 유럽 이력의 시작과 끝은 바로 네덜란드 리그였다.
저는 중학생 시절이던 1974년 월드컵 때 ‘오렌지 군단’의 돌풍을 일으켰던 요한 크루이프에 열광했다.
지금 네덜란드의 많은 젊은이들이 K팝에 열광하고, 또 1000여명의 한국 학생은 네덜란드에서 미래를 위한 꿈을 키우고 있다”며 스포츠·문화 교류 발전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왕궁으로 초청을 받은 국빈만찬에 앞서 빌렘 알렉산더르(오른쪽 두 번째) 국왕, 막시마(오른쪽) 왕비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암스테르담=김지훈 기자


막시마(왼쪽) 네덜란드 왕비가 13일(한국시간)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빌렘 알렉산더르 국왕과 함께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암스테르담=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국빈만찬 중 빌렘 알렉산더르(왼쪽) 국왕과 건배하고 있다.
암스테르담=김지훈 기자

윤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은 지역 및 국제 정세, 경제·산업·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는 막시마 왕비에게 네덜란드 사람들은 영어를 잘해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막시마 왕비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의무적으로 가르친다”며 네덜란드의 조기 외국어 교육을 강조했다.

막시마 왕비가 한국에서 주목한 것은 K콘텐츠였다.
막시마 왕비는 한국의 K팝을 비롯한 K컬처에 대해 네덜란드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며 네덜란드에서는 EDM(Electronic Dance Music)이 유명하다”고 소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암스테르담=이경원 기자사진(암스테르담)=김지훈 기자


‘7시간 녹취’
김건희 승소… 판결문 뜯어봤더니 일부 녹취 공개는 공공의 이익”

1심에 이어 2심도
김건희에게 1000만 원 배상하라”
사생활 침해 인정하면서도 녹취 일부 공개 위법성 조각
녹음 위법이라고 공개행위가 반드시 위법한 건 아냐”

원고 :
김건희.
피고 : 백은종, 이명수.
사건 : 손해배상 청구소송.
결과 : 항소 기각 판결.
주문 : 法 원고와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 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선고일 : 2023년 12월7일.
재판부 : 서울중앙지법 민사7-1부 재판장 김연화, 주진암, 이정형 판사.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가 피소된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취재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도 헌법이 보장한 음성권과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침해한 불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부(재판장 김연화)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와 이명수 기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백 대표와 이 기자가 공동하여
김 여사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다.

▲ 지난 2월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불기 2567년 대한민국 불교도 신년대법회에 윤석열 대통령과 <br>김건희 여사가 참석해 합장인사를 하고 있다.<BR> ⓒ 연합뉴스


▲ 지난 2월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불기 2567년 대한민국 불교도 신년대법회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해 합장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수 기자는 2021년 7월6일부터 12월11일까지
김 여사와 48차례 통화를 하면서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
7시간 50분 분량의 통화 녹음이다.
이 기자로부터 녹음 파일을 받은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이듬해 1월16일 일부 내용을 보도했고 서울의소리는 유튜브를 통해 녹취록을 공개했다.

통화 녹취에는 △우리는 그렇게 무속인 안 만나” 등 무속 논란에 대한
김 여사의 견해 △학력 위조 논란을 제기한 비판 유튜버를 겨냥한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긴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거야” 등 발언 △미투(Me Too)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며 자신과 윤 대통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지한다는 발언 △조국 수사를 더불어민주당과 김어준·유시민 등 진보 인플루언서들이 키웠다는 주장 등이 담겨 당시 언론과 국민 이목이 집중됐다.


김 여사는 7시간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자 백 대표와 이 기자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서울의소리가 자신의 동의 없이 통화를 녹음하고 일부를 공개한 행위는 음성권, 인격권, 명예권,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침해한 불법 행위라는 주장이다.
반면 서울의소리 측은 처음부터 이명수 기자가 언론사 기자임을 밝히고
김 여사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기 때문에 사적 대화를 녹음한 것이 아닌, 공적 취재 활동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김익환 부장판사는 지난 2월 음성권은 헌법 제10조에 의해 헌법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인격권에 속하는 권리”라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동의 없이 상대방 음성을 녹음하고 이를 재생, 녹취, 복제, 배포하는 행위는 설령 그것이 형사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상 보장된 음성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해 민사상 불법 행위를 구성한다”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백 대표와 이 기자가 공동하여
김 여사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것이다.

녹음 일부 공개 행위에 法시급히 공개할 필요 있었어”

2심 재판부도
김 여사와 서울의소리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 비용도 각자 부담하라고 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서울의소리 측이 녹음 중 일부를 ‘공개한 행위’위법성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조각했다.
백 대표와 이 기자가
김 여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자료 1000만 원은 이러한 위법성 조각 사유를 모두 감안한 판결이다.

△원고(
김건희)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윤석열의 배우자로서 언론을 통해 국민 관심을 받고 있는 공적 인물이라는 점.

△대통령 배우자가 갖게 되는 정치적 지위나 역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미치는 직·간접적 영향력 등을 고려하면 유력한 대통령 후보자의 배우자인 원고의 정치·사회적 이슈에 관한 견해와 언론관·권력관 등은 유권자들의 광범위한 공적 관심사로서 공론 필요성이 있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인 바, 오로지 원고 및 윤석열 후보자를 비롯한 원고 가족들의 개인적 사생활에 관련된 것만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녹음 중 일부의 공개 행위는 그 주요한 목적이나 동기가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검증, 의혹 해소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점.

△피고들(서울의소리 측)은 기술적 조작 없이 원고 발언을 그대로 녹음했고 그 가운데 일부를 공개했는 바 비록 녹음 중 일부만을 편집해 공개했다 해도 그 표현 내용이나 방법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들이 이 사건 녹음 중 일부를 공개함으로써 달성하려는 이익은 대의민주주의 실현 및 국민 알 권리보장 등과 관련된 것이고, 원고가 보호받을 이익은 음성권 및 사생활 비밀과 자유에 관한 것이어서 침해 행위로서 달성하려는 이익이 보호 이익에 비해 더 중대하다고 볼 수 있는 점.

△위와 같은 공적 관심사에 대한 검증 및 의혹 해소 등을 위해서는 녹음 중 일부의 공개가 필요하고, 효과적이었으며, 당시 대통령선거까지 남은 기간 및 보도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시급히 공개할 필요성도 있었고, 달리 다른 방법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는 바, 이를 두고 상당성을 결여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이 사건 녹음 행위와 녹음 중 일부를 공개한 행위는 기본적으로 별개의 행위인 바, 이 사건 녹음 행위가 위법하다고 해 녹음 중 일부를 공개한 행위 역시 반드시 위법하다고는 볼 수 없는 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br>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묘역에 참배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0월 경기도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묘역에 참배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2심 재판부는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원고(
김건희)의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와 공공이익 등이 서로 충돌하는 이익을 비교 형량해 봐도 피고들이 이 사건 녹음 중 일부를 공개한 행위는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2심에서 패소한 백 대표와 이 기자는 지난 8일 재판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대법원 판단까지 받겠다는 것이다.
앞서
김 여사 측은 판결 확정 시 배상금 1000만 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건희 300만원 명품백 수수 영상 파장…몰카 ‘함정’ 취재엔 갑론을박

장인수 기자, 유튜브서 제보 영상 공개
대통령실 배우자 경호시스템 부실 확인
金 비싼 거 사오지 말라”면서도 거절안해
김영란법 위반…대통령실 입장 밝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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