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이 혈압 낮춘다…입증하는 연구결과 잇따라

체중을 감량하면 혈압을 조절하기에 용이해진다.<BR> Panuwat Dangsungnoen/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체중을 감량하면 혈압을 조절하기에 용이해진다.
Panuwat Dangsungnoen/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체중을 줄이면 혈압을 낮추고 심장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잇따라 입증됐다.
혈압이 높아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우선적으로 체중 감량을 고려해야 한다는 그간 통념이 다양한 방식의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심장학회지 ‘고혈압’에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 2건이 발표됐다.
글로벌제약사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주사를 투약받은 사람들의혈압이 크게 줄어든 사실을 확인한 연구결과와 비만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혈압약만 복용한 사람들보다 혈압이 잘 조절된다는 연구결과가 담겼다.

일라이릴리의 지원으로 진행된 첫 번째 연구는 과체중이나 비만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마운자로를 9개월간 매주 투약한 결과를 분석했다.
매주 5mg의 마운자로를 투약한 참가자들은 수축기 혈압이 평균 7.4mmHg(수은주 밀리미터)감소했고 10mg 투여 그룹은 10.6mmHg,
15mg 투여 그룹은 8mmHg 감소 결과를 보였다.
이는혈압약을 먹었을 경우와 필적하거나 능가하는 수준이다.

마운자로는 식후 혈당이 상승하면 더 많은 인슐린이 생산되도록 만들어 혈당을 떨어뜨린다.
위에서의 음식 이동 속도를늦춰 오랫동안 포만감을 느끼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두 가지 작용으로 체중 감량을 돕고 이번 연구에 의하면 혈압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는 브라질 상파울루심장병원 연구팀이 비만이면서 고혈압이 있는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다.
비만수술을 받고 혈압약을 복용 중인 환자가 혈압약만 복용한 환자보다 5년 후 더 낮은 체질량지수를 보였고 혈압약 복용량이 더 크게 줄어들었다.

비만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5년 후 체질량지수가 평균 28이었고 혈압약만 투여한 사람들은 평균 36이었다.
비만치료 수술을 받은 사람의 80% 이상,
혈압약만 복용한 사람의 14%가 5년 후 혈압약 복용 빈도가줄었다.
비만수술군의 50%는 약 없이도 혈압을 조절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두 연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비만 치료에 개입했지만 결과적으로 비만을 개선하면 혈압을 낮추고 심장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개념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다.
비만은‘질병’이기 때문에 개선하면 명백한 건강상 이점이 나타난다는 의미다.

고혈압 환자를 위한 혈압약들이 존재하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혈압을 관리하려면 체중 감량을 병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식단과 운동 관리를 통해 체중을 조절하면 혈압이 줄고 운동 능력이 향상되면서 궁극적으로 심장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

남성 탈모치료 효과 1등은 두타스테리드 0.5mg…미 학술지 효과 순위 공개

캐나다 연구진,
두타스테리드·피나스테리드·미녹시딜 비교 연구

탈모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기도 하다.<BR>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남성 탈모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제인 두타스테리드,
피나스테리드,
미녹시딜의 용량별 효과를 비교한 결과가 공개됐다.
두타스테리드를 하루에 0.5밀리그램(mg)복용했을 때 가장 많은 머리카락이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타스테리드는 다른 두 약물보다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고 알려진치료제라는 점에서 사용 과정에 각별한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캐나다 메디프로브연구소 연구팀은 이들세 탈모치료제의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 23건을 분석해 용량별 효과를 비교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피부과’2일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3월까지 발표된 23개 연구에서 탈모치료제 하나를 단독으로 사용한 뒤 24주 후와 48주 후의 총 모발 수와 말단 모발 수 변화를 비교했다.
주요 탈모치료제의 효과를 직접 비교한 첫 연구다.

세 가지 탈모치료제는 모두 다른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는 본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이며,
미녹시딜은 혈압약 사용됐다.
이 중 두타스테리드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이 승인한 탈모치료제다.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유일한 탈모치료제이며,
한국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는 경구용 치료제고,
미녹시딜은 국소 부위에 바르거나 알약으로 복용하기도 한다.

연구팀이 탈모치료제 효과를 비교한 결과,
아보다트라는 제품명의 두타스테리드 알약을 하루에 0.5밀리그램 복용했을 때 가장 많은 모발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적으로 6개월 복용했을 때 가장 많은 모발이 자랐다.

2위는 피나스테리드 알약을 매일 5밀리그램 복용하는 것이었으며,
3위는 미녹시딜 알약을 5밀리그램 복용한 것이었다.
피나스테리드 알약의 제품명은 프로페시아였으며,
경구용 미녹시딜의 제품명은 로게인이었다.

4위는 피나스테리드 알약 1밀리그래 복용이었고,
5위와 6위는 각각 5%와 2%의 미녹시딜을 국소 부위에 바르는 치료였다.

가장 효과가 낮았던 것은 미녹시딜 알약을 하루에 0.25밀리그램 복용했을 때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로 탈모치료제마다 용량에 따른 상대적 효과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온라인 의학전문매체 헬스데이뉴스에 따르면 앤서니 로시 미국 웨일의대 피부과 교수는 “두타스테리드가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을 수 있으나,
부작용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타스테리드는 성욕감소,
발기부전,
유방통증,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에이미 맥마이클 미국 웨이크포레스트침례교의료센터 피부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잘 견디고,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면서도 “모든 경구용 탈모치료제가 설사나 발진을 일으키기도 하고 바르는 미녹시딜에도 단점은 있다”고 말했다.

맥마이클 교수는 “대부분 (미국에서) 탈모 치료는 피나스트리드와 5%의 미녹시딜을 바르는 조합을 택하며,
여기에 레이저 치료 등의 추가 치료를 추가한다”고 말했다.
로시 교수는 “하나의 치료제만으로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우며,
최상의 치료 조합을 찾는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2잔 넘는 커피,고혈압과 반비례 상관관계"

이화의대 연구팀,
1만2천명 분석…"2잔 이하보다 고혈압 위험 16% 낮아"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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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커피 섭취량이 2잔을 초과하는 사람이 2잔 이하로 마신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이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화여대 의대 하은희(환경의학교실)·편욱범(순환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2∼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1만2천133명(남 5천303명,
여 6천830명)을 대상으로 하루 중 커피 섭취량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고혈압'(Clinical 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2잔 이하 그룹(9천260명),
2잔 초과 그룹(2천873명)으로 나눠 고혈압 유무를 살폈다.
성별로는 남성의 32%,
여성의 17%가 각각 하루에 2잔이 넘는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항고혈압 약물로 치료 중인 경우로 정의됐다.
분석 시점을 기준으로 전체 대상자의 19.4%(2천359명)가 고혈압 상태였다.

연구 결과 하루에 2잔이 넘는 커피 섭취량은 고혈압과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하루 커피 섭취량이 2잔이 넘는 사람의 고혈압 위험이 2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16% 낮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연관성은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서 두드러져 최대 24%까지 고혈압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그동안 커피 섭취와 고혈압의 연관성을 두고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연구 모델에 따라 다소 엇갈리는 결과가 도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커피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커피의 주요 성분인 카페인이 단기적으로는 교감 신경계 활성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생산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혈압 상승을 부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커피에 들어있는 풍부한 섬유질과 폴리페놀 등의 주요 성분이 카페인에 의해 유발된 승압 작용에 대한 내성,
항염증 작용 등을 통해 이런 부작용을 상쇄하고 오히려 더 유익한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우리 몸이 커피의 카페인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커피 섭취가 이미 발생한 고혈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아직 없고,
아직 알지 못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커피를 마시더라도 하루 3잔 이하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커피와 고혈압 발생의 인과관계를 본 게 아니라는 한계가 있지만,
한국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2잔이 넘는 커피 섭취가 고혈압과 반대의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인 당뇨 환자 심장병 사망 예방 적정 혈압은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아시아인 당뇨병 환자가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을 120~129mmHg,
최저 혈압인 이완기 혈압을 80~89mmHg로 유지하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가장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싱가포르 듀크-NUS(싱가로프 국립대학) 의과대학(Duke-NUS Medical School) 보건 서비스·시스템 연구소의 타젠 자파르 교수 연구팀이 2013~2019년 사이에 싱가포르의 여러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2형 당뇨병 환자 8만3천721명(평균 연령 65.3세,
여성 50.6%)의 의료기록(SingHealth Diabetes Registry)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20일 보도했다.

이 중 78.9%가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혈압 수치가 심장병에 의한 사망 위험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 120~129mmHg,
이완기 혈압 80~89mmHg가 심장병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축기 혈압이 일단 130mmHg를 넘으면 심장병 사망 위험은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완기 혈압도 90mmHg 이상으로 올라가면 심장병 사망 위험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완기 혈압은 70mmHg 아래로 떨어져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았다.

이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이완기 혈압이 70mmHg 아래로 내려가도 해로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완기 저혈압이 직접적인 원인인지는 알 수 없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전체적인 결과는 당뇨병 환자는 심장병,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수축기 혈압을 130mmHg 아래로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이완기 혈압은 너무 낮아도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당뇨병 위험과 발병률이 높고 따라서 혈관 관계 합병증 위험도 큰 만큼,
이 번 연구 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당뇨병 환자의 적정 혈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보건의료 시스템,
지역사회 단체 사이의 협력을 통해 치료제 접근을 개선하고 건전한 생활 습관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지금까지 아시아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혈압과 심혈관 질환 위험 사이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공격적 치료를 통해 수축기 혈압을 120~130mmHg로 떨어뜨리면 140mmHg 이하로 낮추는 것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가 하면 별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이는 연구마다 환자들의 연령 분포,
혈압 평가 방법,
추적 관찰 기간,
교란 변수 고려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새로운 연구 결과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심장 협회(AHA)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연 2회 주사 고혈압 치료제 나오나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1년에 두 번만 피하주사로 맞으면 되는 고혈압 치료제가 나올 전망이다.

6개월에 한 번씩 주사로 맞는 고혈압 치료 실험 신약 질레베시란(zilebesiran)이 2상 임상시험(KARDIA)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14일 보도했다.

질레베시란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혈압 조절 호르몬인 안지오텐시노겐(AGT)을 표적으로 하는 RNA 간섭 단백질이다.

2상 임상시험은 미국 시카고 대학 종합 고혈압 센터의 조지 바크리스 교수 연구팀이 미국,
캐나다, 영국, 우크라이나에서 202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진행했다.

임상시험 대상자는 377명(평균연령 57세)으로,
최고 혈압인 수축기 혈압이 135~160mmHg(평균 142mmHg)인 경도 내지 중등도 고혈압 환자들이었다.

이들은 고혈압 치료를 하지 않고 있거나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혈압약으로 안정적인 치료를 받고 있었다.

미국의 2대 심장 건강 전문학회인 심장 협회(AHA)와 심장 학회(ACC)는 고혈압의 기준을 수축기 혈압 140mmHg에서 130mmHg로 대폭 낮췄다.

AHA와 ACC의 고혈압 지침은 수축기 혈압을 기준으로 120mmHg 이하를 정상 혈압,
120~129mmHg를 직전 고혈압(prehypertension),
130~139mmHg를 1단계 고혈압,
140mmHg 이상을 2단계 고혈압으로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302명)엔 질레베시란이 피하 주사로 투여되고 대조군인 다른 그룹(75명)엔 위약(placebo)이 투여됐다,

질레베시란 그룹은 다시 4그룹으로 나뉘어 A,
B,C그룹엔 각각 질레베시란 150mg,
300mg,
600mg이 6개월에 한 번씩,
D그룹엔 300mg이 3개월에 한 번씩 투여됐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모든 질레베시란 그룹은 추가 혈압약 투여 없이 대조군보다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평균 10mmHg 이상 떨어졌다.
혈중 AGT 수치는 90% 이상 줄었다.

3개월 후에는 150mg 그룹이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평균 14.1mmHg,
300mg 그룹이 16.7mmHg,
600mg 그룹이 15.7mmHg 떨어졌다.

6개월 후에는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20mmHg 떨어진 환자가 상당히 많았다.
24시간 수축기 혈압이 직전 고혈압에 해당하는 130mmHg 아래까지 떨어진 환자도 적지 않았다.

부작용은 아주 적었다.
주사 부위에 나타난 가벼운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임상적으로 관련된 신장 또는 간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4명이 심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투약이 중단됐다.
2명은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났고 한 명은 혈압이 올라갔다.
또 한 명은 주사 부위에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심장 협회(AHA)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고혈압 없어도 매일 소주 1~2잔 마시면 혈압 상승 위험 크다"

"알코올 소량도 혈압 높여…가능하면 술 줄이고 끊는 게 좋아"伊·美 연구팀,
한미일 1만9천여명 연구 데이터 분석 결과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한국·미국·일본 성인 1만9천여명이 참여한 알코올 섭취 연구 데이터 분석에서 고혈압이 없어도 적은 양의 술을 꾸준히 마시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정도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탈리아 모데나대 및 레지오 에밀리아대 마르코 빈센티 교수팀은 31일(현지시간) 미국심장협회(AHA) 저널 '고혈압'(Hypertension)에서 한미일 성인 1만9천548명이 참여한 관찰 연구 7건의 데이터를 분석,
수축기 혈압 상승과 매일 섭취하는 알코올양 사이에서 분명한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혈압이 없는 성인도 하루 알코올음료 섭취량이 증가함에 따라 혈압이 수년에 걸쳐 매우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고,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적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만큼 혈압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997~2021년 한국,
미국 일본에서 발표된 7개의 대규모 관찰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는 20~70대 초반 1만9천548명(남성 65%)으로 고혈압이나 다른 심혈관 질환,
당뇨병,
간질환,
알코올 중독,
폭음 등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각 연구는 시작할 때 평소 알코올음료 섭취량을 기록했으며 모든 참가자의 건강 데이터를 5년 이상 검토했다.
연구팀은 평소 알코올음료 섭취량을 하루 섭취 알코올 그램(g) 수로 환산하고,
통계 기법으로 여러 연구 결과를 결합해 알코올 섭취량이 혈압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2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심장질환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인 수축기 혈압이 1.25mmHg 상승했고 이완기 혈압은 1.14mmHg 높아졌다.

또 하루 평균 48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수축기 혈압이 4.9mmHg,
이완기 혈압이 3.1mmHg까지 높아졌다.
알코올 12g은 맥주(5도) 300㏄,
소주(18도) 한 잔 반 정도에 들어 있는 알코올양에 해당한다.

다만 알코올 섭취와 혈압 상승 간 연관성은 남성에서만 관찰됐다.
또 연구를 시작할 때 고혈압을 앓는 사람은 없었지만 초기 혈압 측정치가 알코올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자인 미국 툴레인대 폴 K. 웰턴 교수는 "연구 시작 때 혈압이 높은 사람일수록 알코올 섭취량과 혈압 변화 간 연관성이 더 강했다"며 "이는 고혈압 수준은 아니더라도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 술을 끊거나 줄였을 때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빈센티 교수는 "알코올이 혈압 상승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이 연구 결과는 알코올이 혈압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며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고,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코올을 소량 섭취하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서 얻을 수 있는 유익한 효과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아직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아예 시작하지 말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하루 2잔 넘는 커피,고혈압과 반비례 상관관계"

이화의대 연구팀,
1만2천명 분석…"2잔 이하보다 고혈압 위험 16% 낮아"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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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커피 섭취량이 2잔을 초과하는 사람이 2잔 이하로 마신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이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화여대 의대 하은희(환경의학교실)·편욱범(순환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2∼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1만2천133명(남 5천303명,
여 6천830명)을 대상으로 하루 중 커피 섭취량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고혈압'(Clinical hypertens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2잔 이하 그룹(9천260명),
2잔 초과 그룹(2천873명)으로 나눠 고혈압 유무를 살폈다.
성별로는 남성의 32%,
여성의 17%가 각각 하루에 2잔이 넘는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항고혈압 약물로 치료 중인 경우로 정의됐다.
분석 시점을 기준으로 전체 대상자의 19.4%(2천359명)가 고혈압 상태였다.

연구 결과 하루에 2잔이 넘는 커피 섭취량은 고혈압과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하루 커피 섭취량이 2잔이 넘는 사람의 고혈압 위험이 2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16% 낮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연관성은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서 두드러져 최대 24%까지 고혈압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그동안 커피 섭취와 고혈압의 연관성을 두고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연구 모델에 따라 다소 엇갈리는 결과가 도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커피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커피의 주요 성분인 카페인이 단기적으로는 교감 신경계 활성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생산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혈압 상승을 부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커피에 들어있는 풍부한 섬유질과 폴리페놀 등의 주요 성분이 카페인에 의해 유발된 승압 작용에 대한 내성,
항염증 작용 등을 통해 이런 부작용을 상쇄하고 오히려 더 유익한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우리 몸이 커피의 카페인에 쉽게 적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커피 섭취가 이미 발생한 고혈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아직 없고,
아직 알지 못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커피를 마시더라도 하루 3잔 이하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커피와 고혈압 발생의 인과관계를 본 게 아니라는 한계가 있지만,
한국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2잔이 넘는 커피 섭취가 고혈압과 반대의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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