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해리스 TV토론, 경제·낙태·이민 격돌…정책 제시는 미흡

 

트럼프-해리스 TV토론, 경제·낙태·이민 격돌…정책 제시는 미흡

남창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번째 대선 TV토론에서 낙태, 경제, 이민(국경) 문제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미국 유권자들에게 이번 토론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주자로 나선 두 후보의 견해와 인물 됨됨이를 살필 기회였다. ABC 방송이 주최한 이 토론에서 두 후보는 서로를 헐뜯고 인신공격을 퍼붓는 등 날카로운 대립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쟁점 이슈에 관해 선명한 대조를 나타내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상대방을 비판하느라 정책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설명하는 데에는 거의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토론이 끝난 후 회견장에 있던 공화당 측 인사들은 ABC 방송 사회자 데이비드 뮤어와 린지 데이비스가 해리스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편향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경선에서 나섰던 비벡 라마스와미는 이번 토론을 ‘3대 1의 싸움’으로 묘사했고 마이크 월츠 하원의원은 ABC 측 팩트 체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트럼프가 100분여 진행된 토론 시간 내내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비난하는 한편 해리스를 칭찬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해리스가) 모든 기대치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2024년 9월 10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연합

 

트럼프 “바이든=해리스”공세 VS 해리스는 “난 바이든 아냐”

이번 토론을 앞두고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바이든 정부 심판론을 해리스에게 적용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는 토론 막바지에 “해리스가 바이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화석연료 배척 정책, 국경 정책 등에 해리스도 책임이 있다고 공격했다.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긍정적 기록을 내세우면서도 “나는 조 바이든이 아니다”라며 선긋기를 시도했다. 그녀는 “미국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제공할 것이라며 해리스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2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재차 바이든과 해리스를 연결했다. 그는 “세계가 3차 대전에 직면했다”며 “우리 대통령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현 행정부의 부통령으로서 해리스의 역할을 따지는 질문이었다.

잠시 침묵하던 해리스는 “당신은 조 바이든을 상대하는 게 아니라 나를 상대하는 것”이라며 공격을 피해 갔다.

트럼프는 마무리 발언에서 현 행정부에서 해리스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며, 해리스가 부통령 임기를 거의 다 채웠다는 점을 언급했다. 충분한 시간을 얻었지만 약속했던 변화를 얼마나 이뤘냐는 비판이었다.

그는 “해리스는 3년 반 동안 그곳에 있었다. 그들은 국경을 고치느라 3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일자리 창출과 우리가 이야기했던 모든 것들을 할 수 있는 3년 반의 시간이 있었다. 왜 그녀는 그것을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2024년 9월 10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있는 한 바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토론을 함께 시청하는 파티가 열렸다. | Rebecca Noble/AFP via Getty Images/연합

해리스 “트럼프, 낙태금지법에 서명할 것”…트럼프는 부인

두 사람은 이번 대선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이자 생명 보호 문제로 번지고 있는 낙태권 보장과 관련해 논쟁을 벌였다.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은 법원이 아닌 주 의회 차원에서 다룰 문제라고 판결한 이후, 미국 각 주에서는 투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낙태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있다.

낙태권 보장을 주장하는 해리스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며 그 근거로 미국 유명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에서 발행한 정책 가이드북인 ‘프로젝트 2025’의 한 대목을 인용했다. 이 가이드북은 이른바 ‘트럼프 공약집’이라고 불리지만, 트럼프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나는 금지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서명할 이유도 없다”며 낙태권 보장 여부는 연방정부가 규정할 일이 아니라 각 주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연방의회 차원에서 낙태 금지법이 추진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하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필리버스터 등 제도로 인해 상원 60표가 필요한 상황에서 해당 법안의 상원 통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2024년 9월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연합

경제 분야…해리스 ‘기회 경제’ 선전, 트럼프는 관세 부각

이번 대선 최대 이슈인 경제 분야에서는 트럼프가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통한 미국의 수입 증가를 강조한 반면, 해리스는 가정과 중소기업의 비용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설명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해리스는 “젊은 가정이 유아용 침대를 사고, 카시트를 사고, 자녀를 위한 옷을 살 수 있도록” 자녀 세액 공제를 6000달러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중소기업 창업에 대한 5만 달러 세금 공제 제안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관세 증가 공약으로 수십억 달러의 수입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일률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 한해서는 60~100% 관세를 적용하겠다고도 했다.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촉발될 것이라는 우려에 관해서는 자신이 집권했던 시기를 언급하며 “관세 부과에도 인플레이션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속된 인플레이션을 “시민과 중산층에 대한 재앙”이라고 했다.

2024년 9월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대선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 Win McNamee/Getty Images

공방 치열했지만 주요 정책에 대한 제시는 실종

이번 토론에서 두 후보 모두 주요 정책에 관한 새로운 내용을 거의 제시하지 않았다. 경제, 외교, 에너지, 낙태, 이민, 기후 변화, 의료 등의 주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해리스와 트럼프는 대부분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질문에 대해 두 후보 모두 답변을 회피하거나 방향을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리스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플로리다의 높은 주택 보험료에 관해 질문을 받자 “기후 변화는 사기”라는 트럼프 발언을 비난했다.

이어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고 노조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트럼프 역시 같은 질문을 받자 대답 대신 다른 바이든 대통령과 현임 행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의료보험 개혁안을 폐지하고 대안을 내놓겠다는 발언에 관한 질문에는 “우리는 그것을 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못했다.

“계획의 개념은 세웠다”고 말한 트럼프는 “우리가 무언가를 생각해낸다면, 더 좋고 더 저렴한 것을 생각해낸다면 그때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조셉 로드, 네이선 우스터, 제이컵  버그 기자가 기여했습니다.

낙태권 보장만? 美민주 해리스, 대선 핵심 이슈별 입장

제이컵 버그, 로렌스 윌슨


바이든과 경선 경쟁한 5년 전보다 훨씬 더 중도층 공략 집중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 공식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시시각각 자신의 정책 노선을 구체화하고 있다.

대선 경선에 늦게 뛰어드는 바람에 별도의 서면 공약집 없이 대선에 출마한 해리스 부통령은 공개 발언을 통해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입장과 일치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상충되기도 하며, 종종 그녀가 이전에 가졌던 입장과 다를 때도 있다.

미 공화당의 정치분석가 포드 오코넬(Ford O’Connell)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이점은 앞으로 남은 시간이 100일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번 미 대선 경쟁자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녀의 정치적 노선을 규정하는 것보다 해리스 부통령이 스스로의 정책적 노선을 먼저 소개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다음 내용은 주요 사안들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현재 입장과 그녀의 이전 발언들, 그리고 현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과 비교해 정리한 것이다.

낙태권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권을 자신의 선거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종종 자신을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는 데 찬성한 대법관 세 명을 임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비시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해리스 부통령도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제공했던 전국적인 낙태권 보호를 회복하기 위한 연방 차원의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6월 30일(이하 현지 시간) 애틀랜타에서 열린 집회에서 “의회가 낙태권을 복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의원으로 재직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주 정부가 낙태에 대한 제한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으며, 임신 20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도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지난 2019년, 해리스 부통령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위반한 전력이 있는 주와 지역’이 낙태 관련 법이나 조례를 시행하기 전에 미 법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할 것을 주장했다.

라틴 아메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항하기 위해 멕시코를 지나고 있다. 2022.7.7 | Isaac Guzman/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국 국경 불법 이민자

해리스 부통령의 국경 관련 입장은 지난 2020년과 비교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왔다.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였던 해리스 부통령은 불법 이민자 조사 및 추방을 담당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대해 “‘재창조 수준(starting from scratch)’의 개혁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현재는 이 입장을 철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2019년 “이민자들은 미국 사회의 일부분이다”라는 글을 남기며 이민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2021년 6월, 해리스 부통령은 과테말라에서 오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오지 마십시오. 미국은 우리의 법을 계속해서 집행할 것이고 우리의 국경을 지킬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불법 이민자 유입을 글로벌 이민 위기이자 인도주의적 문제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국경 단속 당국에 대해 더 많이 언급하면서 자신을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해리스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주(州) 법무장관 시절을 언급하며 “그 직책에서 나는 법 집행관들과 함께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따라 위치한 지하 터널을 직접 걸어 다녔다. 나는 우리나라에 불법으로 들어온 국제 범죄 조직, 마약 카르텔, 인신매매범들을 추적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초 초당적 국경 보안 법안을 반대한 것을 비판했으며, 이 법안은 이후 상원에서 두 차례나 의결에 실패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된다면 해당 법안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국경 관련 기록은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특히 그녀가 국경 지키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했는지가 논쟁의 중심에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3월 해리스 부통령을 비공식적으로 ‘국경 차르(Border Czar)’에 임명해 ‘현재 이민자들이 고향을 떠나게 만드는 불안정성, 폭력, 경제적 불안정에 맞서는 전략을 통해 이주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도록’ 지시했다.

같은 해 말, 해리스 부통령은 경제적 불안정 해소, 부패 척결, 인권 증진, 갱 활동 대응, 그리고 성적·성별 기반 및 가정 폭력 감소를 통해 글로벌 이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억 1천 500만 달러(약 1천 600억 원)의 공적 및 민간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해리스 부통령은 여러 차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밝혔으며, 지난 2023년 10월 7일 있었던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강력히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모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25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후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의 자국을 방어할 권리는 중요하지만 “그 방어 방식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총리와의 회담에서 가자 지구에서 발생한 막대한 인도적 고통, 특히 너무 많은 무고한 민간인의 죽음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하며, 2023년 12월에 했던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그녀는 이스라엘이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 지구에서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에 대해 더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대학 정치과학과(political science)의 패트리샤 크라우스(Patricia Crouse)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리한 상황에서도 그의 정책을 비판할 용의를 보였다”며 “이는 그녀가 미국의 대(對)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해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할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 및 인도적 지원을 지지하며, 이를 유럽 내 동맹국들에 대한 추가 침략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과 협정을 맺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앞으로도 군사 지원을 계속 제공할 계획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입장에 반대하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월 열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우리의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부문 지원을 강화하고, 인도적 필요 자원과 민간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15억 달러(약 2조 1천억 원) 이상의 지원책을 발표했다.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워싱턴DC의 행정부 청사를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7.25 | Kenny Holston-Pool/Getty Images

연방대법원

해리스 부통령은 대법원 개혁을 지지하지만, 2020년 이후 그녀의 입장이 변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는 대법관 수 증원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였으며, 2019년 3월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는 대법원에 대한 ‘사법 불신의 위기(crisis of confidence)’ 해결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달 후, 해리스 부통령은 대법관 수를 늘리는 문제에 대해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대법원 개혁안에 동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 개혁안에는 18년 임기 제한과 법적 효력을 지닌 사법 윤리강령이 포함되어 있다. 이 법안에는 대법관 증원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7월 29일 성명에서 “수많은 윤리 스캔들과 오랜 선례를 뒤집는 연이은 판결들로 인해 대법원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명백한 신뢰 위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러한 개혁이 대법원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 예산 및 치안 정책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총기 범죄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은닉되거나 장전된 무기 소지에 대해 최소 90일의 징역형을 구형하겠다고 하며 ‘무관용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치안 관련 견해는 2020년 변화했다. 그녀는 팟캐스트 방송 ‘에브로 인 더 모닝(Ebro in the Morning)’과의 인터뷰에서 ‘경찰 지원 운동’에 따라 교육, 주거 및 의료를 포함한 지역 사회 서비스 대신 경찰 부서에 자금이 지출된 것을 “올바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해 후반 바이든 캠페인에 러닝메이트로 합류한 후, 해리스 부통령은 경찰 예산 삭감이란 개념을 거부했다.

지난 2020년 10월 있었던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사법 개혁, 경찰의 목조르기 및 경동맥 조르기 금지, 법을 위반한 경찰관에 대한 전국적인 등록부 작성, 그리고 마리화나의 비(非)범죄화를 촉구했었다.

총기 규제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유세 연설에서 ‘총기에 의한 폭력으로부터의 자유’를 일관된 핵심 주제로 삼고 있다.

지난 4월 11일 기자회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총기 소유의 자유권이 명시된 수정헌법 제2조를 지지하지만, ‘합리적인 총기 안전법’을 원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합리적인 총기 안전법”을 소위 ‘공격용 무기’의 민간인 판매 금지, 보편적 신원 사항 조회, 그리고 ‘적기조례(red flag laws) 시행’으로 정의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한 안전한 총기 보관을 의무화하고, 총기 제조업체에 대한 기소 면책 종료를 지지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까지 이러한 입장에 반대한 바 없다.

2019년, 해리스 부통령은 군사적 수준의 공격 무기에 대한 강제 환수 프로그램을 지지한 바 있으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금은 더 이상 이 조치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

세금 및 경제 정책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연간 소득이 40만 달러(약 5억 6천만 원)를 초과하는 미국인들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지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는 것을 지지하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세 이전 수준인 35%의 법인세율을 지지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에 ‘LIFT 중산층법(LIFT the Middle-Class Act)’ 법안을 공동 발의했으나, 이 법안은 위원회에서 폐기됐다. 해당 법안은 개인에게 최대 3천 달러, 부부 공동 신고 시 최대 6천 달러의 ‘환급 가능한 중산층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경제 정책으로는 ‘식료품 가격 폭리 근절’이 꼽힌다. 기업의 식료품 가격 인상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규제해 부당한 이익 취득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공화당 측에서는 ‘사회주의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해리스 측은 인플레이션의 책임을 기업에 묻겠다는 취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밖에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신생아 가정에는 최대 6천 달러까지 아동 세액 공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대상 계약금 2만5천 달러 지원, 처방약 자기 부담 한도를 최대 2천달러(2025년 기준)까지 낮춘 메디 캐어(노령자 의료보험) 등 친서민 정책 지원책을 내세웠다. 다만, 물가를 잡는다면서 오히려 돈을 푸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한계점도 지적된다.

미국 의료당국 청사 앞에서 메디케어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대. 2019.4.29 | Win McNamee/Getty Images

건강보험

해리스 부통령은 의료비를 더욱 저렴하게 만들고, 이른바 ‘오바마케어(Obamacare)’로 알려진 ‘부담적정보험법(Affordable Care Act)’을 보호하고자 한다.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의료가 미국에서 기본적인 권리로 간주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보편적 의료 보험이 재정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2019년 내놓은 ‘모두를 위한 메디케어(Medicare for All)’ 계획은 모든 미국인에게 메디케어(만65세 이상 미국인을 위한 공공의료보험)를 확대하면서도 민간 보험을 유지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2019년 초 잠시 민간 보험 폐지를 지지하기도 했다. 그녀의 계획은 연간 소득이 10만 달러(약 1억 4천만 원)를 초과하는 사람들에게 4%의 세금을 인상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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