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집에서 학교가 너무 가까운데, 그걸 막을 방법이 없어? 응.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시간에 외출을 제한하거나 어린이 보호구역에 접근을 금지할 순 있어. 하지만 그가 이사갈 집을 선택하는 데 제한은 따로 없어.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거주지역 제한 조항이 있긴 한데 말야.
️무슨 내용인데?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2를 보면 법원은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릴 때 거주지역 제한을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지금도 거주지 제한이 가능한 거네? 여기서 말하는 제한은 살 곳을 제한한다는 의미는 아냐.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여행을 가거나 다른 곳에 갈 수 있잖아? 너무 오랜 시간 다른 곳에서 거주하는 걸 대비해 만든 규정이거든.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주거를 이전하거나 7일 이상의 국내여행을 하거나 출국할 때에는 미리 보호관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돼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니까 경찰과 안산시가 순찰도 더 돌고 CCTV도 더 설치했어. 효과가 있을까?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이겠지. 조두순이 이사갈 때마다, 평생 이런 조치를 할 수 있을까? 인력이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는 문제니까. 또 다른 성범죄자는? 형평성 문제도 있고. 결국 조두순이 언론에서 보도되고 관심이 큰 성범죄자니까 더 신경을 쓰는 전시 행정식 조치라고 생각해. 근거도 마땅치 않고.
️근거? 만약 조두순이 ‘어떤 근거로 나에게만 이런 추가 조치를 하냐’고 따져 물었을 때 말할 근거가 없는 거지. 조씨는 이미 형량을 다 채우고 법원의 정보공개나 전자발찌 착용 명령을 따르고 있으니까. (조씨 입장에선) 이중처벌이라고도 볼 수 있도 있지.
️그럼 거주제한법도 이중처벌이라고 생각해? 난 거주지를 제한하는 것보단 기존 성범죄자 관리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봐.
️예를 들면? 성범죄 재발 위험이 있는 성범죄자의 교육과 치료를 확실하게 하는 거지. 지금 치료감호법에 따라 정신질환을 가진 범죄자들은 국립법무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돼 있거든. 검찰이 법원에 치료감호를 청구하고 법원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야.
️검찰도 소극적이야? 2022년 1~8월 검찰이 청구한, 소아성애자와 약물중독자 대상 치료감호 건수는 58건이거든. 2021년 정신질환 수용자는 5000명 정도고. 검찰이 치료감호를 해달라고 한 요청을 판사가 실제로 받아들여서 치료를 받는 경우는 더 적겠지.
️법원도 소극적이고? 법원도 마찬가지야. 전문가, 예산 부족 때문이라고 봐. 유일한 치료감호시설인 국립법무병원은 충남 공주시에 있거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해서 의사 1명이 118명을 보는 상황이라고 해.
️일하겠다는 의사가 없어서? 수감자의 정신질환을 들여다보는 것도 힘든데 접근성도 떨어지니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싶어. (성충동) 약물치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건 마찬가지야.
️얼마나 적은데? 2010년 제도가 시행된 후 12년 동안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이 내려진 게 96건이야. 1년에 10건도 집행되지 않은 거지. 조두순도 약물치료 대상자가 아니고.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크기 때문에 판사들이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치료 여부를 판단할 기준도 정확하지 않고.
️기준? 전자발찌나 치료감호, 약물치료 같은 추가 조치를 명령할 땐 재범위험성을 평가하거든. 이때 참고하는 PCL-R이란 도구가 있어. 사이코패스 조사라고 알려져 있지. 체크한 리스트를 더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인데, 피고인이 직접 체크하도록 돼 있어. 피고인 입장에선, 재범 우려가 없다고 나와야 하니 속여서 체크할 수 있지 않을까?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는데, 피고인 말만 들진 않을 거 아냐. 전문가가 평가하는 KSORAS란 도구도 있어. 문제는 이런 기준을 법원에서 신뢰하지 않는단 거야. 2022년 대전지방법원에서 성범죄 이력이 있는 아동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하지 않았거든. 당시 두 가지 평가 도구 모두,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나왔는데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거지.
️법원이 신뢰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시간과 돈이 들어도 전문가들이 제대로 감정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해. 제대로 된 평가 도구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맞게 범죄자들이 치료감호를 받는 거지. 그래도 안 되면 전자발찌를 채우고, 출소 이후에 약물치료를 하고. 꾸준히 교육하고. 단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방식이라고 생각해. |